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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의 최대 화제 인물은 아무래도 권리세였던 듯 합니다. 과연 12강에 오를 실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통해 계속 논란을 만들어 냈던 권리세는 결국 12강이 겨루는 첫번째 라이브 무대에서 황지환과 함께 첫번째 탈락자가 됐습니다.

사실 '위대한 탄생', 더 나아가서 '슈퍼스타K' 류의 포맷에서 이 사람의 실력이 결선 출전자 가운데 몇등이냐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누가 가장 노래를 잘 하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를 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권리세의 탈락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권리세의 팬덤이 약하다는 뜻이 아니라, 지난번 '슈퍼스타K'  시즌 2의 첫 결선과 마찬가지 결론이라는 의미에서입니다.




벌써 한참 된 지난해 9월17일, '슈퍼스타K' 시즌2도 11명의 도전자가 첫번째 생방송 결선 무대에 올랐고, 이날 3명이 탈락했습니다. 그리고 그 3명은 김소정, 김그림, 이보람이었죠.

김소정과 이보람은 도전자들 중 드물게 댄스와 노래를 함께 하겠다는 쪽이었고, 김그림은 논란이 일었지만 어쨌든 참가자들 가운데 미모로는 첫손에 꼽을만한 후보였습니다. 어찌 보면 첫날 탈락한 세 도전자는 전체 본선 진출자 가운데서도 미모로 TOP3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권리세의 경우에서 보듯 한국에서 이런 류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미모는 관심을 끄는 요인은 되지만 특별히 오래 생존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증명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당락의 절대 조건인 시청자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성비를 따져 보면 여성이 절대 우위에 있고, 여성 시청자의 절대 다수가 남자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이미 '슈퍼스타K' 시즌 1에서도 나타났죠. 마지막으로 갈수록 여성 도전자인 길학미의 우승 가능성은 점점 낮게 평가됐습니다. 다른 여성 도전자들에 비해 여자 시청자들의 표를 많이 받아 온 길학미인데도 '성 대결'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보면 '미모가 돋보이는' 권리세의 경우에는 그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혹자는 '미모가 문제가 아니라 노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탈락한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지금껏 '위대한 탄생'을 열심히 시청해온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권리세는 지금까지 바로 그 '실력' 때문에 특혜 논란을 자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탈락한 바로 그 무대에서 권리세는 빛을 발했습니다. 자우림의 '헤이 헤이 헤이'를 부르면서 권리세는 이제서야 재능의 단초를 발휘했다고 할까요.  이날의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TOP5 안에 들만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권리세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 반면, 나머지 도전자들은 첫 라이브 도전에서 심하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권리세보다 노래 실력으로는 훨씬 나은 것으로 평가됐던 이태권 등이 큰 무대의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크고 작은 실수로 안타까움을 자아낸 반면, 권리세는 평소 기량보다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여 '현장 체질'임을 드러냈습니다.

이미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해진 얘기지만, 이런 오디션에서의 성패는 역시 얼마나 현장에 강하냐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많은 도전자들에게 이런 무대가 처음이겠지만 그래도 노지훈이나 김혜리처럼 평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인물들이 있으니, '꿩 잡는게 매'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겠죠.



이날 무대를 놓고 보면 노지훈과 김혜리는 감히 다른 후보들이 도전할 수 없는 TOP2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김혜리는 고단위 물량 투입의 결과로, 용모에서도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였더군요.^ 백청강도 좋은 무대를 보여줬지만, 그건 아무래도 노련한 김태원의 선곡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015B도 리메이크했던 나미의 '슬픈 인연'은 백청강의 다소 과장된 창법이 잘 녹아들 수 있는 곡입니다. 특히 남자가 소화할 때에는 늘 지적됐던 백청강의 비음 섞인 고음이(본래 여자 노래라는 점에서)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백청강의 진짜 실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시청자들이 절대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으니 이건 별개의 사안이죠.^^)



반면 김윤아를 멘토로 삼은 정희주와 백새은은 앞으로도 고전을 면치 못할 듯 합니다. 정희주는 박상민의 '하나의 사랑'을, 백새은은 주주클럽의 '나는 나'를 골랐는데, 이 두 노래는 전혀 '드라마틱'하지 않다는 점에서 오디션 곡으로는 최악입니다. 노래에 기승전결이 있고, 확실한 클라이막스가 있어야 도전자들의 호소력이 빛을 발할텐데, 둘 다 그런 노래가 아니죠. (전에도 수없이 말해 왔지만, 오디션에서 '드라마틱한 선곡'은 절대적인 요소입니다. 정희주의 경우엔 신승훈도 정확하게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김윤아 본인이 다소 마이너 취향이라 해도, 자기 패밀리의 성공을 위해선 좀 더 대중적인 선곡이 필요할 듯 합니다. 이 부분을 고치지 않으면 결과는 불보듯 뻔합니다.




P.S. 이제 막 시작한 '위대한 탄생', 이번엔 누가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까요. 그런데 프로그램의 컨셉트 상 이미 멘토들에게 너무 초점이 맞춰져서 누가 1등을 하건, 허각이나 장재인 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P.S.2. 권리세도 재일교포 출신으로 이만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가정사나 성장기에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할만한 포인트가 있었을텐데, 제작진이 그만큼 세심하지는 않았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아쉽습니다^^). 앞으로 권리세를 국내에 데뷔시키려는 분들이 있다면 참고하실만한 부분일 듯 합니다. ...어쨌든 앞으로의 대결 관전 포인트는 '실력이냐, 감정이냐'라고 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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