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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맛쇼'를 보신 분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이 다큐멘터러가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분들은 별로 없을 겁니다. '트루맛쇼'는 TV에 소개되는 맛집들이 얼마나 기만적인 제작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보는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과연 TV에서 아예 TV판 트루맛쇼를 방송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김재환 감독의 제작사 B2E에 이런 제안을 했죠.

3월4일부터 정규 편성된 JTBC의 '미각 스캔들'은 바로 그 결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김재환 감독이 제작 총지휘를 맡았고, '트루맛쇼' 제작진이 진행하고 있는, 최초의 '본격 TV 맛집 고발 전문' 프로그램이 탄생한 겁니다.

그리고 이 '미각스캔들'은 4일, 정규편성 첫 방송에서 이색적인 실험 프로젝트를 선언합니다. 바로 '편의점 음식만 먹고 한달을 살면 몸에 어떤 변화가 올까'를 알아보는 실험입니다.




사실 '미각스캔들'은 지난달 초, 설 연휴때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보내 제법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바로 '양념 치킨을 먹으면 안되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죠. 내용인즉, 상당히 많은 수의 치킨집들(동네 군소 치킨집들 뿐만이 아닌,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일반 프라이드 치킨을 튀기는 기름솥과 양념치킨용 치킨을 튀기는 기름솥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따로 관리하기만 한다면 별일 아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프라이드 치킨을 60~100마리 정도 튀겨 낸 '헌 기름'으로만 양념치킨용 닭을 튀긴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기름은 육안으로만 봐도 시커먼 색이기 때문에 새 기름과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게다가 튀겨낸 닭의 색깔 역시 확연히 다릅니다. 당연히 맛도 다르겠죠.



하지만 '양념을 묻히면' 결과는 전혀 달라집니다. 양념에 버무리면 이런 정도의 차이는 강한 양념 맛에 슬쩍 묻혀 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바꿔 말하면, '양념을 발라 놓으면 구별을 못 하기 때문에' 굳이 새 기름으로 튀길 필요가 없는 것이고, 몇몇 치킨집 주인들이 이런 사실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대체 '몇몇'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방송상으로는 그냥 '일부'라고 표현됐지만, 김재환 감독의 말에 따르면 '상상보다는 훨씬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양심적으로 장사하시는 치킨집 사장님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방송에 내보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앞으로 양념치킨을 꼭 드셔야 하는 분들이라면, 치킨을 주문하실 때 '그냥 프라이드 치킨을 주시고 양념치킨 소스를 넉넉하게 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듯 합니다.



어쨌든 첫회부터 꽤 강한 주제를 다뤘던 '미각스캔들' 팀은 정규 편성 이후 이색적인 실험에 도전했습니다. 바로 '한국판 수퍼 사이즈 미' 실험입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는 모건 스펄록 감독의 2004년작 다큐멘터리입니다. '볼링 포 콜럼바인' 류의 다소 장난스러운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용인즉, '과연 패스트푸드만 먹고 한달을 살면 몸이 어떻게 변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흔히 우리는 '햄버거만 1년 먹으면(방부제 때문에) 죽어도 시체가 썩지 않는다', '라면만 1년을 먹으면 몸보다 먼저 정신에 이상이 온다'는 식의 도시괴담을 얘기하곤 합니다. 패스트푸드가 몸에 좋을 리 없다는 것은 누구나 들어 본 상식이지만 실제로 라면이나 햄버거를 눈앞에 두거나 냄새를 맡으면 입에 침이 고이는 것 역시 인지상정입니다.



아무튼 스펄록은 직접 실험을 했고, 그 결과 한달만에 자신의 건강 상황이 상당히 악화됐다고 밝힙니다. 11kg인가 체중이 늘고, 당뇨병과 심장병의 위협을 받게 됐다는 등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와 맥을 같이 하는 실험 결과는 꽤 많습니다. 2010년 '데일리메일'에는 사진과 함께 참 아찔한 내용이 실렸습니다. 2009년 3월에 사 놓은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세트를 1년간 사무실에 놔 둔 결과를 사진으로 비교해 볼 수 있었죠. 그 결과.... 햄버거 패티는 이상하게 말라 붙었지만 빵과 프라이는 '육안상으로 큰 변화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기사 제목은 '방부제의 힘' 입니다.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1258913/Happy-1st-birthday-Mother-keeps-McDonalds-Happy-Meal-year--gone-off.html

(물론 반론도 분명히 있습니다. 어떤 식품이든 미생물이 번식하려면 습기가 있어야 하는데 프렌치 프라이는 일단 바싹 튀긴데다 소금을 뿌려 두죠. 표면이 단단하게 굳은데다 소금기도 있고, 바람에 말려 더 바싹 마르고 나면 보존성이 극도로 좋아질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이건 방부제의 효능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쪽을 믿든 그건 읽는 이의 몫...정도의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아무튼 '미각스캔들' 팀은 '수퍼 사이즈 미'의 영향을 받아 편의점 음식으로만 한달 내내 세 끼를 먹는 실험에 들어갑니다. 제작진의 강 모 PD와 서울대, 숭실대 재학중인 두 남학생까지 3명의 젊은이가 한달 내내 편의점에서 식생활을 해결하는 겁니다. 비용은 끼니당 3천원으로 제한. (가운데가 영화 '트루맛쇼'에도 출연했던 강 PD입니다.^^)



편의점 식사의 문제는 꽤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고생이나 재수생들이 밀집한 학원지역에서는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가장 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할 때 뭔가 미심쩍은 음식으로 한끼를 때우는 건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설마 한달만에 무슨 문제가 생길까 싶기도 한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끼니당 3천원이라는 가격이 좀 걱정스럽습니다. 바나나우유 하나에만도 1200원씩 하던데... 한끼 3천원이면 배는 곯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컵라면 1개, 삼각김밥 1개 정도면 음료수 사 마실 돈이 모자라지 않을까 싶네요.

(아울러 방송이 진행되다 보면 나오겠지만,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면 당연히 술 마실 일이 꽤 있을텐데 안주는 어떻게....? 그렇다고 술자리를 한달 동안 피하면, 금주의 효과로 건강은 오히려 좋아지는...?^^)



이런 저런 면에서 사뭇 궁금한 '편의점 음식으로 한달 살기' 실험입니다. 제 예상으로는 '수퍼 사이즈 미'와는 달리 상당히 체중 감소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이런 효과가 있다면 저도 한번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ㅋ)

                           (하도 오랜만이라서 감격적이라 올려 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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