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맨 처음 JTBC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의 컨셉트에 대해 들었을 때에는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러니까 소녀시대에게 다섯 명의 비행청소년들을 데려오고, 아홉 멤버가 다섯 소년들의 멘토가 되어 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는 거였죠.

별별 생각이 다 오갔습니다. ...과연 선도가 될까. 어쨌든 소녀시대 멤버들이 모두 다 주위에서 말하는 속칭 '범생이'는 아니었을텐데(물론 서현양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과연 멘토 역할을 할 자격은 될까. 한 단계 더 나가서, 전국의 청소년들이 '나도 소녀시대 누나들을 만나고 싶다'며 집단적으로 "비뚤어질테다"를 외치는 건 아닐까....

그리고 마침내 첫회가 방송됐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신생 방송사의 여러 가지 여건상 '내부자'들도 방송이 나가기 전 콘텐트를 요모조모 뜯어 보면서 꼼꼼히 검토할만한 여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부분 부분 보는 것과, 전편을 한꺼번에 보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더군요.



방송이 나가기 전, 실시간 검색을 통해 소녀시대 팬들...로 추정되는 분들의 반응을 슬쩍 살펴봤습니다. 대략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할 수 있을 듯 했습니다. 1번 그룹은 '방송 정말 기다려진다'에서 '어떻게 하면 나도 위험한 소년으로 선발될 수 있느냐'까지, 호기심을 보이고 있는 편입니다. 'SM 앞에 가서 옷벗고 막 난동부리면 뽑힐 수 있냐'는 의견도 있더군요.^^ 

두번째는 '이따위 프로그램 확 망해버려라' 그룹입니다. '종편 망해라' 그룹은 아니고, '어떻게 우리 누나들을 그따위 놈들과 붙여 놓을 수 있느냐'는 쪽입니다. 소녀시대에 대한 사랑이 질투로 변하면서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 놈들과 보낼 시간이 있으면 팬미팅을 하지!'라는 절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소년들일까요.


황용현. 전형적인 '뺀질이'입니다. 예고편에서 '놀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국회의원이 장래 희망이라고 말한 그 친구입니다.

그저 노는데 정신이 없고, 늘 지능적인 거짓말로 위기를 벗어나려 합니다. 곱상하고 순진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술 담배는 기본이고, 술을 마시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려 구치소에도 다녀온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언변과 지능이 우수하고, 사교적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보다는 훨씬 더 위험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진심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타입으로 보입니다.

윤아/효연 담당.


박경규. 부산 출신이고 현재 학교를 자퇴한 상태. 폭행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고, 가출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쉼터에서 픽업됐습니다.

결손가정에서 생활하고 있고, 스스로도 순간적인 폭력을 억제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충동조절장애 - 이건 흔히 말하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받아야 하는 병입니다 -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영/티파니 담당.



김회훈. 경남 거창 출신. 가장 의욕이라는 게 없어 보이는 타입. 뭘 하고 싶다기보다는 만사가 귀찮아 보입니다. 목표는 군대 다녀와서 '자는 것'.

욕을 많이 하는 건 혼자만의 특징이 아니고, 아직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습니다. 안경을 썼을 때와 안 썼을 때 이미지가 퍽 다릅니다.

서현/태연 담당.


구지수. 이렇게 찍어 놓고 보니 신장이 꽤 작군요.^ 광주 출신으로 가장 쿨해(?) 보이는 타입입니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 나름의 논리가 있고, 말수가 적어 허점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죠.

특히 대화를 할 때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방법을 몸에 익히고 있기 때문에, 어른이든 아이든 이런 친구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애어른이라고 할까요. 가수를 꿈꾼 적이 있고, 노래 실력도 꽤 있어 보입니다.

유리/제시카 담당.


김성환. 나이도 가장 어리고, 1m86의 신장에 꽃미남 풍의 얼굴을 갖췄습니다. 힙합에 관심이 많고 공부를 하지 않을 뿐, 이미 '비행'을 어느 정도 경험해 본 '형들'과는 약간 다릅니다. 담배도 피우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없을 거라고 속단해선 안될 듯. 앞으로 지켜보다 보면 의외로 주위와 잘 섞이지 못하는 문제를 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써니 담당(9를 5로 나누면 누군가는 단독 담당일 수밖에...)

어쨌든 프로그램은 이들 소년들의 평소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음주, 흡연, 욕설은 기본입니다.

학교에서의 모습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교사들도 어떻게 제지하지 못합니다. 그저 말로 달랠 뿐입니다. 아이들도 전혀 교사나 교실의 권위를 인식하지 않습니다.






아마 대다수 시청자들의 느낌도 소녀시대 멤버들의 반응과 별로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이 다섯 소년보다 그 현장의 '분위기'가 정말 더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렇게 세상 무서운 것 모르는 다섯 소년이지만, 소녀시대 멤버들 앞에선 순한 양이 되는 것도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긴 누군들, 그가 대한민국의 17~19세 청년이라면, 느닷없이 소녀시대 멤버들이 눈앞에 나타나 말을 걸 때 이런 표정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방송에서 나온 대로 이들 앞에 소시 멤버들이 등장한다는 건 절대 비밀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소년들에게 소녀시대가 상담자 역할을 한다면, '선도'가 효과적일 것임은 달리 의심할 필요가 없겠죠. 그건 전문가 의견과도 일치합니다.


그런데 이분 또한 소녀시대에 빠지지 않는 미인이더군요.

박소장님의 조언에 따라 소녀시대 멤버들은 이 다섯 소년을 훈련시켜 스트리트 댄스 대회에 출전시키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섯 소년들은 합숙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참 웃지 못할 일들이 많이 터져나올 듯 합니다. 학교에서건, 가정에선, 당최 제재라는 것을 받지 않고 자란 다섯 혈기황성한 소년들이 어떻게 적응해 갈지...가 볼거리인 거죠.


과연 이것이 진정한 '선도'로 인정받게 될지, 다섯 소년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될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특성상 결과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방송에 노출된다는 사실 자체가 다섯 소년들의 인생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몰고 갈 수도 있을 겁니다.

비록 이런 우려는 있지만, 이미 첫회를 통해 한국 청소년들이 접해 있는 환경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그 존재 가치를 절반은 입증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은 누군가로부터의 따뜻한 관심, 게다가 그 '누군가'가 평생 한번 만나볼까 말까 할 '여신들'이라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도 있을 거라고 턱없이 순진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첫회에서 보여준 진지함이라면(물론 진지하다고 재미가 없을 수는 없더군요. 특히 진지할수록 더 코믹해 지는 서현 같은 친구도 있으니...^), 저희 채널이 부끄러움 없이 간판 프로그램으로 내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소년들' - 학교에서 교사들은 '차라리 수업시간에 조용히 잠이나 자 주길' 바라고, 우등생들은 '그저 내 석차가 유지될 수 있게 알아서 밑밥을 깔아 주는' 존재로 여기는 그런 소년들 말입니다 - 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일정 부분이라도 기여한다면, 이런 예능 프로그램 하나 정도는 지금의 이 나라에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30분(대략 '1박2일'이 끝나갈 무렵입니다.^).

1회는 이쪽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home.jtbc.co.kr/Vod/Vod.aspx?prog_id=PR10010025&menu_id=PM10010236

p.s. 물론 청소년들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교본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조 아래쪽 손가락 모양 숫자를 누르시면 추천이 됩니다.

여러분의 추천 한방이 더 좋은 포스팅을 만듭니다.

@fivecard5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알수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