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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TBC '상류사회'가 처음으로 전파를 탔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재미있더라'는 반응이 꽤 많았고, '첫회라 그런지 썰렁하더라'는 반응도 눈에 띄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자면 이만한 반응도 저희로서는 감지덕지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아무리 이수근 김병만이 나오고, '1박2일'의 이동희 PD가 연출자라 해도 처음 개국한 방송사, 마땅한 홍보 경로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첫회가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까 하는 것은 참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무슨 짓을 하든 최소 5%의 시청률은 보장하고 들어가는 지상파에서도 처음 시작할 때의 '무모한 도전'과 '1박2일'이 과연 얼마나 좋은 반응을 얻었는지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게다가 '상류사회'의 첫 방송 시간은 토요일 오후 7시30분. 지상파의 강자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토요일의 핵심 시간대입니다. 이 시간에 겁없이 뛰어든 '상류사회'가 첫 방송으로 이만한 반응을 얻었다는 건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상류사회'는 '골방 버라이어티'입니다. 그냥 장난 반으로 '펜트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인 공간(뭐 겉에서 보기엔 그럴싸합니다)이 있습니다. 이 공간을 절반으로 나눠 한 방은 이수근, 다른 한 방은 김병만이 거주합니다.
이 두 명의 거주자에게 시청자들이 보낸 택배가 도착합니다. 이 물건들을 하나 하나 까 보면서 벌이는 이야기, 그것이 바로 '상류사회'의 컨셉트인 겁니다.
보기엔 그럴싸하게 생긴 펜트하우스가 지어 진 곳은 여의도 인근, 영등포의 한 건물 옥상입니다. 촬영 내내 벗고 있는 두 출연자를 보면 아시겠지만 난방은 무척 잘 된다고 하는군요.^^ 물론 상류사회에 걸맞는 각종 편의시설...은 모르겠습니다.
오래 전 일본의 예능성 다큐멘터리(혹은 다큐성 예능) 가운데, 일정 기간 동안 한 사람이 신문이며 방송의 상품 응모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검증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트의 쿠폰 응모건, 각 기업의 신제품 이름 짓기 공모건 닥치는 대로 응모해서 상품을 얼마나 타낼 수 있느냐 하는 거였죠. 리얼리티의 나라 일본답게 실제로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는 몇달 동안 빈 아파트에서 감금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건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의 이야기고, 요즘은 집안에 앉아 전화 한통 걸지 않고도 온갖 생활용품을 구입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히키코모리들에겐 최적의 환경인 셈이죠.
어쩌면 '상류사회'는 그런 시대에 대한 패러디인 듯도 합니다. 집 밖으로 머리를 내밀지 않아도 온갖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 때로는 명품과 사치품도 직접 구매하러 나가지 않는 시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편리하고 발달했지만 여전히 그게 서민의 삶으로 느껴지는 시대.
이런 세상일수록 '진짜 상류사회'는 판타지에 가까운 것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 세트에서 샛강 건너 보이는 고층빌딩군의 불빛처럼 말입니다. 두 주인공이 거의 원시 상태의 알몸으로 출연하는 것 역시 현대 사회의 본질에 대한 풍자를 느끼게 하죠.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제목이 바로 '상류사회'가 아닐까 합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택배로 물품을 보내 준 시청자 중 1등을 뽑아 매주 100만원씩을 '품위유지비'라는 명목으로 시상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비싼 물건을 보내 주신 분들 위주로 드린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야 어디 프로그램이 유지되겠습니까.^^
처음 이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제작진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글쎄요, 작은 회사들이 신제품을 보내 주시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 일은 설마 없겠지만 혹시라도 장난으로 위험한 물건을 보내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택배 물품에 대한 사전 점검은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제 방송에서도 소개됐지만 X레이 검사와 안전도 체크는 기본입니다.
택배를 보내실 때 '이수근 앞', '김병만 앞'이라고 따로 따로 보낼 수도 있고, 별도 표시 없이 경쟁을 통해 갖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그 경쟁 방법까지 시청자가 지명해서 보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하다 보면 명품 스타킹을 선물받게 되기도 하고...^^
사실 첫회이다보니 택배 물품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 약점이었지만 앞으로 이 부분은 금세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자신의 방에서 벌인 100M 경주였습니다. 워낙 작은 방이라 20바퀴를 돌아야 100미터가 나온다는 미니 트랙(^^). 물론 금을 밟아도, 벽을 짚어도 실격패인 엄격한 규정 때문에 뛰는 자세도 각이 안 나옵니다.
'1박2일'에서 주로 비오는 날 많이 시도됐던 '방안 게임', 그 진수를 앞으로 '싱류사회'에서 맛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과연 그 방 안에서 대체 둘이 뭘 하고 70분을 보낼까' 했는데 그건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참 할게 많더군요. ㅋ
이렇게 길게 써 놨지만 핵심은 하나. '상류사회'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1661-3645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반복하지만 결코 비싸고 화려한 물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정성이 담긴, 그리고 마음이 담긴 물건이 좋은 방송을 만들어 낼 겁니다.
참 의상비 안 드는 방송, '상류사회'.
P.S. 이미 도착한 물품 가운데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물건이 있던데... 과연 그게 저 방 안에선 무슨 용도로 쓰일지...(들어가기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상류사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저도 궁금하군요.
P.S.2. '상류사회' 1회는 JTBC홈페이지(www.jtbc.co.kr)에서 다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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