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꽃보다 남자'의 인기, 그 가운데서도 이민호와 김현중의 인기 다툼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오는 27일 열리는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후보로 나란히 올라 있습니다.

현재도 온라인으로 진행중인 인기투표 득표 현황(http://isplus.joins.com/100sang/vote/vote.html)으로 들어가 보면 정말 박빙의 대결이라는 말이 어떤 상황을 가리키는 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득표율 면에서 0.1% 단위까지 차이가 없는 40.4% 동률. 줄곧 0.1% 이내의 승부입니다. 투표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0.2% 이상 벌어진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3위인 이준기가 10%도 안 나올 정도로 두 사람에게 투표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기존의 지명도나 단순한 꽃미남으로서의 외형에서는 김현중이 훨씬 앞서 있었지만 막상 드라마가 방송을 타자 무명시절 다져온 연기력과 결국 금잔디와 맺어질 것이라는 주인공 구준표 캐릭터의 위용, 그리고 남성적인 매력에선 이민호가 한발 앞서 나가는 모습입니다. 좋은 라이벌이죠. 이런 인기투표 등을 보면 두 사람이 경쟁자인 것처럼 보이고, 벌써 어느 한쪽의 광팬들은 다른 한쪽을 깎아내리기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습니다.

최소한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은 공동운명체라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꽃남'은 짧은 시간에 네 주인공의 매력, 워낙 유명한 원작의 지명도, 만화적인 상상력과 1회의 폭력 논란이 불러 일으킨 화제, 여기에 별 관심 없던 사람까지 몰입하게 했던 설 연휴의 집중 재방송까지 호재로 작용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짧은 시간에 확 떠 버렸다는 겁니다. 2일 방송이 9회. 총 24부작이니 이제 3분의 1 가량 달려온 셈이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지난 7, 8회에서 스토리는 구준표 - 금잔디의 아기자기한 사랑 만들기 이야기에서 구준표 - 윤지후 - 금잔디의 삼각관계로 급속히 전환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대결을 거쳐 금잔디는 다시 준표 쪽으로 기울죠. 윤지후는 언제 경쟁자로 나섰냐 싶게 후원자로 변신했습니다. 구준표는 김장과 오뎅 먹기 등 서민 생활 체험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더욱 높였죠.

지금까지 이 드라마가 걸어 온 길을 생각하면, 앞으로 다뤄질 사건은 어머니의 방해 - 잔디의 TOJ(한국식이면 TOK쯤 되려나요?) 출전 - F4의 졸업 - 준표의 유학 등일 겁니다. 어쨌든 총 24부 중에서 전반 12부는 준표와 금잔디가 함께 학교를 다니면서 일어나는 사건, 그리고 후반 12부는 F4가 졸업한 뒤(또는 금잔디도 졸업한 뒤까지) 일어나는 상황이 다뤄질 겁니다. 후반 12부 중에는 어머니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한 준표-잔디 관계의 위기와 우연한 사고로 인한 준표의 기억상실 등이 중요한 사건이 되겠죠. 그리고 13회부터 등장하는 준표의 약혼녀도 꽤 중요한 역할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사건들이 진행되면서 드라마의 투톱은 구준표-금잔디에서 윤지후-금잔디로 슬몃 이동하는게 순리라는 점입니다. 구준표-금잔디의 관계만으로 24편의 드라마를 끌고 가는 건 누가 봐도 무리입니다. 일본은 비슷한 기간을 1부 9편, 2부 11편의 20부로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2부(리턴즈)의 주인공은 하나자와 루이(윤지후)"라고들 얘기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의 2부 얘기를 잠깐 하자면, 츠카사(구준표)는 미국 유학을 간 뒤 츠쿠시(금잔디)를 멀리합니다. 어머니의 음모에 의해 세계적인 대재벌의 후계자가 지녀야 할 몸가짐에 지나친 강박관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게 곧 알려집니다. 게다가 가문을 위해 정략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도 주어집니다.

당연히 츠쿠시는 상처를 받고, 이런 츠쿠시를 위해 루이가 백마 탄 기사처럼 나타납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츠카사가 "어떻게 친구의 여자에게..."라며 항변하지만 루이는 "내가 말했지. 네가 츠쿠시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면 절대 내가 가만 있지 않을 거라고"라며 당당하게 맞섭니다.

(솔직히 말해 대체 츠쿠시가 왜 이런 남자를 두고 츠카사 같은 천둥벌거숭이에게 한눈을 파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일본판 '꽃보다 남자' 2부에서 루이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물론 오구리 슌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오구리 슌의 스타일은 영화 '크로우즈 제로' 쪽이 하나자와 루이 역보다는 훨씬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일본판 드라마가 이렇게 나갔다고 해서 한국판 '꽃보다 남자'도 이런 식으로 진행될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가 결국 원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사소한 에피소드를 빼고 중요한 사건들이 그대로 재현됐다는 점(9부의 더블 데이트 신도 그중 하나입니다)을 감안 한다면, 24부작이라는 긴 드라마를 끌고 가기 위해서는 구준표-금잔디의 사이가 쉽게 맺어져서는 안되고, 그 사이에서 누군가는 긴장을 유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할 사람은 바로 금잔디의 첫사랑인 윤지후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윤지후가 멋져 보이지 않으면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빛을 잃는 겁니다. 윤지후가 멋진 놈으로 그려질수록, 그 멋진 놈을 뛰어 넘어 구준표와 금잔디가 맺어질 때 시청자들이 긴장을 잃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월드컵에 출전해 우승을 하려면 브라질을 꺾고 우승을 해야 하는 거죠. '슬램 덩크'는 북산이 산왕과 붙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겁니다. 만약 산왕이 엉뚱한 학교에게 졸전 끝에 진다면 북산이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찬가지로 김현중의 윤지후가 살지 못하면 그건 구준표에게도 치명적입니다. 윤지후가 강적일수록 구준표가 부각되기 때문이죠. 윤지후는 거의 마지막까지 - 시청자들에게는 "혹시 작가가 미쳐서 구준표와 금잔디 대신 윤지후와 금잔디를 맺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져야 합니다.

이민호는 이제 뜰만큼 다 떴는데 무슨소리냐...고 하실 분들도 있지만 24부작이 다 방송되려면 줄잡아 3개월. 꽤 긴 시간입니다. 지난 연말만 해도 '에덴의 동쪽'이 이렇게 고전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한 발 삐끗해서 지루해지기 시작하면 그동안 벌어 놓은 시청률 까먹는 것도 순식간입니다. '꽃보다 남자'에 달려든 수많은 휘발성 팬들은 질리는 시간도 짧습니다. '...짜증나' 한마디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두 사람은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최소한 이 24부작이 끝날 때까지는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어느 쪽 팬이건, 다른 한 쪽을 깎아내리는 것은 곧 자신이 응원하는 쪽에게도 해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편이 낫습니다. 오히려 모자라 보이면 격려하고 부추겨 줘야 한다고나 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재까지 이런 구상에 가장 부족한 부분은 김현중의 연기력일 겁니다. 드라마라고는 처음(시트콤은 드라마가 아닙니다)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고, 본인의 진짜 성격에 비해 윤지후의 대사는 "너무나 낮간지럽고 쑥스럽다"는 김현중의 설명을 볼 때에는 차라리 작가가 '우결'에 나오는 김현중의 캐릭터에 맞게 윤지후 역을 좀 다듬는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이건 뒤로 갈수록 나아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 드라마의 진짜 위험은 금잔디 캐릭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거기에 비하면 김현중의 연기력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또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벌떡 일어선 이민호가 뿌린 화제에 대한 글



관련이 있다면 있는 글 ^^

728x90
설 연휴가 지나고 나자 '꽃보다 남자'의 위력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물론 취재 일선에서는 이미 처음 1,2주 사이에 '이건 대형사고다'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지만, 회사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이런 느낌은 늦게 전달됩니다.

특히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은 '꽃보다 남자'가 뭔지를 모르거나 어쩌다 눈에 띄어도 "뭐 저런 유치찬란하고 황당한 드라마가 있어"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설 연휴는 온 가족이 모이는 시기입니다. 70대 할머니와 10대 손녀가 함께 앉아서 이민호와 김현중의 화려한 미모에 정신을 잃고 빠져드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다들 "아, 이 드라마에 뭔가 있구나"라는 걸 절로 깨닫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전히 '배운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아내의 유혹' 못잖은 막장 드라마고, 교훈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생각도 없는 한심한 작품이지만 아무튼 대한민국에서 한글을 해독할 수 있는 여성 시청자들은 모두 '꽃남'의 노예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30일, 여러 매체에 의해 '이민호의 옛날 여자친구 사진'이 일제히 보도됐습니다. 요즘 같은 인기라면 대체 이민호와 한때라도 사귀었던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관심이 가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이런 사진이 나온다고 해서 이민호가 손해를 볼 일은 전혀 없습니다. 혈기방장하고 매력만점인 20대 젊은이가 지금까지 여자친구 한번 사귄 일이 없다면 그거야말로 경악할 일이죠. 만약 이민호가 어떤 인터뷰에서건 "지금까지 여자 손목도 안 잡아봤다"고 얘기한다면 그날로 바로 이민호의 성적 정체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나올 겁니다.

정작 곤란한 건 바로 그 옛날 여자친구겠죠. 이런 식으로 얼굴이 공개되면 불편할 일이 꽤 있을텐데 말입니다. 심지어 일부 매체는 얼굴도 가리지 않고 사진을 싣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30일 일제히 보도된 사진 외에도 현재 인터넷에는 '이민호의 전 여자친구'라고 돌아다니는 사진이 2-3 종 정도 있습니다. 화질이 선명치 않아 같은 인물인지, 그냥 닮은 사람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사진들에 대해 이민호의 소속사 측 역시 너무도 평온한 반응입니다. "이민호가 고교시절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한 2-3번 정도 여자를 사귄 걸로 알고 있다. 아마 그 중 한명인가보다"라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럼 여자도 안 사귀어 봤겠느냐는, 지극히 당연한 입장이죠.

(흥미롭게도 그 상황에서 이런 사진을 갖고 이민호에게 협박(?)을 시도한 웃기는 기자 - 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지만 - 나부랭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런 자료를 확보했다. 어떻게 하기를 바라느냐'는 식으로 접근을 하더라는군요. 어쩌다 이 바닥이 이렇게 망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민호 본인도 쿨하기 그지없는 반응을 보입니다. 저런 먼 과거의 일들 말고 현재의 일들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한때 일각에서 다비치 멤버 강민경과 사귀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민호는 "앞으로 박보영, 문채원, 최은서까지 3번은 더 열애설이 날 것 같다"며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끼리 스스럼없이 놀러 다니다 보니 함께 찍은 사진도 많고 본 사람도 많을 거란 얘기죠. 이렇게 떳떳한데 뭐 더 보탤 말도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얘기가 나왔던 강민경과 함께 찍은 사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학교 ET' 시사때 박보영과의 모습.

(울학교 ET 시절 이야기는 이쪽에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같은 소속사 후배이자 친구인 최은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가장 절친한 친구라면 일지매군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민호의 옛날 여자친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매우 평온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미남 미녀들끼리 만났나"하는 찬탄과 부러움이 대세를 이루고 있죠. 몇해 전만 해도 일부 아이들 그룹의 경우, 소속사가 멤버들의 과거 사진까지도 '세탁'을 하고 입단속을 하던 것과는 천지 차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세상이 성숙해졌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이민호가 유독 '옛날 여자친구' 들로 화제가 된 건 아무래도 무명이었던 시기가 길었고, 현재 너무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무명 시절은 어딜 가도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일도 없었겠죠.

그나자나 지금은 드라마 찍느라 정신이 없어 개인 행동은 할 시간이 없겠지만, 이제부터 F4 멤버들은 어딜 가나 세상의 눈길에 시달릴텐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스스로 달라진 위상을 알아차리게 되면 그 충격도 만만찮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남자들은 대개 현재의 F4 중에서 외모로는 김현중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아무래도 이민호 쪽으로 몰리는 듯 합니다. 한국판 '꽃남'의 특징은 김현중이 연기하는 윤지후(하나자와 루이) 캐릭터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 같은데, 윤지후는 원작이나 일본판 드라마에 비해 훨씬 적극적인 인물이더군요. 김현중이 '야심만만'에서 "친구의 애인이건 뭐건, 마음에 들면 일단 대시하고 본다"고 말했듯 극중의 윤지후도 금잔디에게 서슴없이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구상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김현중의 연기력도 그만큼 뒷받침이 되어야겠죠. 물론 연기가 태어나서 처음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재 하고 있는 것도 대견하긴 합니다만, 회를 거듭하면서 좀 더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현실의 단면에 대한 글



김현중과 이민호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글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부는 뒷전, 전 일본의 주먹대장들이 모이는 스즈란 고등학교에 전학생 겐지(오구리 슈운)가 찾아오면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현직 야쿠자의 아들인 겐지는 스즈란을 제패하면 대를 잇게 해 주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아직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스즈란 전체 짱이 되기 위해 주먹을 날린다. 하지만 스즈란의 3학년에는 이미 스즈란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괴물 세리자와(야마다 타카유키)가 있다. 난제에 직면한 겐지에게 한심한 야쿠자 켄(야베 쿄스케)이 나타난다...

아무리 봐도 어디선가 본듯 한 스토리. 한마디로 뻔한 얘기 되겠습니다. 일본 만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학원 폭력물이라는 장르가 아예 따로 있을 정도라는 걸 잘 아실 겁니다. 유명한 '상남 2인조'를 비롯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작품들이 있죠. 이 '크로우즈 제로'도 만화 '크로우즈'가 원작입니다. 한국에도 이런 장르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이 있죠. 허영만의 '비트'가 원조 격이 될 것이고, 조운학의 '니나잘해'도 기억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이런 작품들의 구조 또한 천편일률적인게 보통입니다. 주먹으로 일본 제일이라는 학교에 전학생이 찾아오고(사실 이런 경우 이 전학생은 무시무시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새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과거와는 어느 정도 단절을 노리는데도, 워낙 새 학교의 텃세가 심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주먹을 든다... 뭐 이런게 전형적인 구조인데, '크로우즈 제로'는 그 부분에서 좀 다르죠), 새 학교에서의 주먹잡이들은 '드래곤 볼'처럼 쑥쑥 여기저기서 등장합니다.

엄밀히 말해 영화 '크로우즈 제로'는 작품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실한 구석이 꽤 있습니다. 뻔한 구조는 장르의 특징이라고 하더라도, 영상의 대부분이 교복을 입은 꽃미남들의 액션 잔치이기 때문입니다. 그 액션 또한 성룡이나 이연걸의 아크로바틱 액션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는 상당히 지루해집니다. 미이케 다카시는 신이 나서 힘을 주고 찍었을 지 모르지만 '용이 간다'에 비해 달라진 게 없는 솜씨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굳이 찾아 볼 사람들에게는 이런 건 사실 무의미하겠죠. 한마디로 '간지'나는 꽃미남들의 '후까시', 웃기지만 잔뜩 멋을 부린 아드레날린 넘치는 대사, 슬로비디오 속에서 움직이는 펄펄 뛰는 젊음, 비가 오지만 대장이 우산을 버리면 다 함께 우산을 버리고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어가는 막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걸 잘 알면서도 볼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이 장르가 살아남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폼 나잖아!)

이런 장르가 살아남기 위해서 갖춰야 할 키워드는 위에서 다 나왔습니다. '간지', '후까시', 그리고 바로 '꽃미남'이죠. 이 영화에선 오구리 슌이 그 역할의 90%를 떠맡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구리의 가장 특징은 아무래도 일본 배우라고는 믿기 어려운 신장에 있습니다. 유지태나 강동원, 조한선, 정우성, 조인성 등이 활보하는 한국이라면 좀 얘기가 다르겠지만 1m75를 넘는 미남 배우들이 극히 드문 일본에서 1m84짜리 아이들 스타의 존재는 한국 농구계에 나타난 서장훈이나 하승진의 충격 못지 않습니다.

1982년생. 고교생 역할을 하기에 얼굴이 늙어보이는 편은 절대 아닌데, 솔직히 말해 과연 꽃미남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적잖이 느끼게 되죠. 물론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무라 타쿠야나 원빈을 미남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양쪽 나라에서 모두 극소수일겁니다.

야마시타 토모히사나 김현중의 경우(너무 닮긴 했습니다만)도 마찬가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가 진짜 김현중일까요.^^)



그런데 과연 이런 얼굴은 어떻습니까? 과연 한국에서도 이의 없이 꽃미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얼굴인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긴 요즘 한국에도 마츠모토 준을 좋아하는 팬들이 꽤 있다고도 합니다만, 일단 한국에선 저 다리 길이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뭐 가메나시 가즈야에 비하면 마츠모토 준은 양반이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친구들도 미남 소리를 듣는 일본인 만큼 오구리라면 당연히 최고 대접을 받을만 합니다(네. 반면 한국에서 잘생겼다는 얼굴이 일본에 가면 안 먹힐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오구리도 만약 무명 시절 한국 유명 기획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면 아마 즉시 이런 얘길 들었을 겁니다. "턱 좀 깎고... 치열교정 하면 턱도 들어가. 조금만 손보면 되겠네."

물론 그랬다면 특유의 매력이 사라진 그냥 편안한 얼굴이 돼 버렸겠죠. 일본 스타들도 수시로 성형을 하지만, 그래도 일본의 대형 기획사 중에는 오구리 같은 얼굴의 스타성을 알아보고 그대로 밀어붙이는 회사도 있다는 게 한국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여배우라면 요즘의 한국의 연예인들 가운데 아오이 유우 같은 매력을 가진 얼굴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 본연의 매력, 혹은 독특한 개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게 일본 쪽인 듯 합니다.


비중은 별로 크지 않았지만 구로키 메이사도 참 특이한 매력을 가진 배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워낙 많이 본 얼굴인데 의외로 출연작들은 눈에 익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CF 모델로 너무나 잘 나가던 얼굴이었습니다. 88년생인데 비해 대단히 성숙해 보이는 얼굴. 역시 아버지가 미국인이었습니다.

유명했다는 음료 광고




그리고 최근에 나왔다는 도시바 광고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리자와 역의 야마다 타카유키. 얼굴은 장동건 느낌이 좀 납니다만, 역시 신장에 원한이 많을 것 같은 타입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숙원이 '조선여자를 데려다 (신장 면에서) 품종 개량을 좀 해보자'는 것이었다는데, 참 이 분야에선 그게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크로우즈 제로', 자신이 원하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아는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그냥 '남들이 재미있다던데'라는 말에 부화뇌동해서 보시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p.s. 학교 이름은 스즈란, 한국말로 하면 '영란(鈴蘭)남자고등학교'더군요. 서울에는 같은 이름의 여고가 유명하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