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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올드보이'를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어이없어 할만한 얘기였죠.

'올드보이'가 담고 있는 어둡고 음침하며 염세적인 분위기가 윌 스미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와 과연 어울리기나 한단 말입니까. 윌 스미스가 가발 쓰고 성형수술 하고 특수분장이라도 해서 최민식의 얼굴이 된다는 것 만큼이나 어이없는 얘기라서 많은 국내외 팬들은(국외에도 '올드보이' 마니아들은 많습니다) 격렬하게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그동안 언급을 하지 않던 윌 스미스가 모든 사람을 안심하게 할만한 대답을 내놨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드보이'는 '올드보이'인데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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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hool Rejects라는 한 영화 전문 웹진은 21일, 브라이언 깁슨이라는 필진의 글을 통해 윌 스미스가 자신의 '올드보이'는 박찬욱의 영화를 번안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건 전문을 보셔야 직성이 풀릴 겁니다.

제목: 윌 스미스는 올드보이가 박찬욱 영화의 번안작이 아니라고 말했다

윌 스미스의 '7 파운드(Seven Pounds)'의 레드 카핏 시사회에서 막 집에 돌아오는 길이다. 이미 두 번이나 오스카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던 이 스타는 벌써부터 오스카 관련 소문이 돌고 있는 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시사회 투어 중이다. 레드 카핏 시사회 풍경은 나중에 다른 글로 전하겠지만, 나는 스미스를 멈춰 세우고 몇가지 질문을 던진 뒤 함께 낄낄거리고 웃을 기회가 있었는 얘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내게 있어 가장 궁금한 소식은 그가 스필버그의 '올드보이' 판권 획득에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였고, 스미스는 이 뉴스에 대해 실망시키지 않았다.

우리는 이 소식을 거의 2주 전에 보도했지만, 그 사이 스미스가 내게 얘기해 줄만한 큰 발전이 있었다. 팬들은 벌써부터 이 리메이크와 스미스의 주연설에 대해 탐탁찮은 얘기들을 주고받아 왔다. 글쎄, 그의 입으로 직접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그는 분명히 스필버그의 '올드보이'에 출연한다. 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스미스는 그가 박찬욱의 2003년작 영화를 번안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매우 강조했다. 그럼 대체 어떤 영화일까?

"우리는 지금 그 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영화 '올드보이'의 번안은 아니다. 우리의 영화는 바로 '원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영화 '올드보이'의 원작 역할을 한 만화 말이다. 영화의 번안이 아니다" 라고 스미스는 말했다.

분명히 스필버그는 영화 '올드보이'가 아니라 원작 만화 '올드보이'의 판권을 구입한 것이다. 아마도 다음 질문은 "대체 그게 무슨 의미야?"라는 것일게다. 팬들이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무도 미국 관객들을 위해 (박찬욱의 영화보다) 더 나은 '올드보이'를 만들려고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건 스필버그가 원작 만화를 각색하려는 것이지 박찬욱의 걸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점을 베끼려 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이건 또 스필버그의 작품은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임을 뜻하지만, 사실 원작 만화와 박찬욱의 영화도 아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 좀 더 자세한 내용이 들어올 때까지 관심을 기울이시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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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스미스와 스필버그는 영화 '올드보이'의 원작이 됐던 일본 만화의 판권을 구입해 그걸 원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는 다른 영화를 만든다는 얘깁니다. 미네기시-쓰치야의 만화 '올드보이'를 영화화한 새로운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죠.

기사 원문입니다.

FSR Exclusive
Will Smith Says Oldboy Won’t be Adaptation of Chan-wook Park’s Film
Posted by Brian C. Gibson (
brian@filmschoolrejects.com) on November 21, 2008

I just came home from a red carpet premier of Will Smith’s film Seven Pounds. The star is on a tour of premiers promoting the film which is starting to create some major Oscar buzz for the already twice-nominated superstar. I’ll have a full red carpet report later, but first, I was able to stop Smith for a few questions, and a couple laughs. One of the hottest topics for me is Smith’s involvement in Steven Spielberg’s acquisition of the rights for Oldboy, and the actor didn’t disappoint on the news front.

We reported on this news almost two weeks ago, but there is a big development from what the star was able to tell me. Fans have already made themselves heard about their distaste for Oldboy being remade and Smith being the man rumored to take the lead. Well, we heard it straight from the star’s mouth that he is definitely starring in Steven Spielberg’s Oldboy…with a twist. Smith wanted to make a very strong point that this is not an adaptation of Chan-wook Park’s 2003 film. So what is it an adaptation of?

"We’re looking at that right now. Not the film though, it’s the original source material. There’s the original comics of ‘Oldboy’ that they made the first film from. And that’s what we’re working from, not an adaptation of the film…,” said Smith.

Apparently Spielberg wasn’t acquiring the rights to the film Oldboy, he was acquiring the rights to the original source material of the graphic novel ‘Oldboy.’ I guess the next question would be - what does this mean? This means that fans can rest a bit easier knowing that no one is trying to make a better Oldboy for an American audience. This means that Spielberg is free to truly adapt the source material and not try and copycat the brilliance of Park’s masterpiece. This also means that it will likely be an entirely different film, however, but the graphic novel is still very close to Park’s movie. So stay tuned as more details com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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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기자가 쓴 글은 아닙니다.^^ 저 FSR이라는 사이트의 성격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블로그와 웹진의 중간 정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도 필진이 10여명이나 되는 제법 큰 사이트로군요. 아무튼 저 글을 받아 쓴 뉴스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뉴스들의 논조는 거의 다 일치합니다. '다행이다. 좋은 영화 하나 망치나 걱정했는데. 스필버그, 잘 생각했다.'

그만큼 영화 마니아들이 '올드보이'를 높이 평가한다는 거죠. 예를 들면 이런 부분을 걱정한 겁니다. 리메이크설이 한창일 때 해외 네티즌 반응 중에 이런 게 있더군요.

올드보이는 걸작이야. 너 바보구나. 예를 들어서, 스필버그가 만들고 윌 스미스가 출연하는 영화에서 근친상간 얘기가 다뤄질 리가 없잖아! 스필버그는 아마 망치를 워키토키로 바꿔 버릴 거야.

Oldboy is a classic, you are a moron..For one...a movie made by Speilberg and Starring Will Smith..isnt' going to be about incest...Is Spileberg will change the hammer to a walkie-ta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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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장면의 망치...;;;

물론 원작 만화와 영화 '올드보이'가 아주 많이 다르지는 않다는 점이 좀 걱정이긴 하지만(어쨌든 '올드보이'의 핵심인 15년간의 감금생활 같은 건 그대로 남겠죠), 만화에 등장하지 않는 박찬욱판 '올드보이'의 특징들은 스필버그의 영화에서는 제외될 거란 얘깁니다. 어찌 보면 스필버그와 박찬욱의 '올드보이' 각색 대결이 되겠군요. 은근히 '내 작품 망가질까봐' 걱정하셨다는 박찬욱 감독님(전해 들은 얘깁니다), 이젠 마음 편히 보셔도 될 듯 합니다.

혹시 "뭐야, 그럼 한국영화의 수출이 아닌 거야?"라고 실망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 스필버그가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한다면 제대로 만들 리가 없잖습니까. (대체 어떤 괴작을 만들지 궁금하기도하지만) 그렇게 만들려면 안 만드는게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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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미국에서 시사중이라는 '7파운드'는 윌 스미스가 일곱 사람의 인생을 바꿀 운명을 갖고 있는 세무서 직원으로 출연하는 영화라고 합니다. 로자리오 도슨, 우디 해럴슨과 함께 13세 소년 코너 크루즈가 윌 스미스의 아역으로 출연한다는군요.

성이 크루즈라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누구일까요. 그는 바로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입양한 흑인 소년입니다. 윌 스미스가 일찌감치 자기 역으로 찍었다는 후문이니 나중에 배우로 대성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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