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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포털에서 '아역 김소현 손예진 닮은꼴 미모 화제'라는 얘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김소현이라면 '러브 어게인'에 김지수의 딸로 나오고 있는 처자. 1999년생이라는 무시무시한 출생 연도를 갖고 있는 만 13세 소녀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러브 어게인' 1회를 보다가 '어라, 저 이목구비가 예사롭지 않은 저 아이는 누구지?' 했던 참이었습니다.

 

문득 시대를 넘어 세상을 울리고 웃겼던 브라운관 속 소녀들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갔습니다. 그중 몇몇은 '잘 자랐다'는 말을 듣고, 또 다른 몇몇은 성인으로서의 모습이 어린 시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아무튼 아역 시절 이미 레전드의 반열에 오른 분들을 한번 돌이켜 보자는 것이 이번 포스팅의 의도입니다.

 

 

 

 

사실 우리의 김소현 양은 상당히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해 아역이라고 불리려면 최소한 7~8세에는 데뷔를 해서 그 즉시, 혹은 10~12세 이전에 스타덤에 올라야 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15세 쯤이라면 방송계에서 통상 아역으로 분류하더라도 이미 하이틴 탤런트로 보아야 하는게 맞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일단 '미모의 아역' 얘기를 할 때 15세 이후에 빛을 발한 분들은 제외합니다. 임예진 김혜수 강주희 뭐 이런 분들, 그리고 가까이는 송혜교 한지민 등이 '아역' 시절 떴지만 실제로는 아역이라고 볼 수 없는 분들입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해 봅니다.

 

 

 

 

기억이 희미하실 분들부터 시작합니다. 맨 처음 강수연이 TV에 나왔을 때 - 아마도 TBC 어린이 드라마 중 한편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당시까지 아역 배우의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하던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얼굴에서 벗어난, 이목구비가 뚜렷한 어른 얼굴의 소녀가 등장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살짝 패인 보조개, 오똑한 콧날, 그리고 이미 '애기 소리'가 아닌 목소리(성인이 된 지금의 목소리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한국 아역사에서 '미모'를 논하게 된 계기가 바로 강수연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달리 미모를 뽐냈던 이 소녀는 결국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일세의 국민 여배우로 떠오릅니다. 일각에서(방송이든, 연예 기사든) '잘 자란 아역' 운운 하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 리스트에 강수연이 빠져 있는 걸 보면 코웃음을 치게 됩니다. 그만치 그런 콘텐트를 만드는 사람들의 시야가 좁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의 미모, 연기력, 화제성, 그리고 성인이 된 뒤 연기자로서의 성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까지 한국에서 강수연을 능가할 아역 배우는 나오지 않았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자료의 부족으로 강수연의 소시적 미모를 제대로 보여드릴 수 없어 아쉬울 뿐.)

 

 

 

나이는 강수연 보다 아래지만 강수연보다 먼저 데뷔한 아역 스타 가운데 윤유선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윤유선은 강수연과 달리 '전형적인 어린이 얼굴'의 배우였습니다. 미모라고 부르는 게 미안할 정도의, '살인적인 귀여움'을 갖고 있던 어린이였습니다.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호돌이와 토순이' 등을 통해 진행자로도 주목받았죠.

 

성인 연기자로는 20대의 나날을 어물어물 지나가 버린 느낌이 있습니다만, 오히려 30대 이후에 연기자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40대에 접어들어서도... 어린 시절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슈퍼 동안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죠.

 

 

 

 

한동안 '강수연=예쁜 아역의 대명사'였던 시절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바로 이상아였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지미의 어린 시절과 똑같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확인할 길이 없어 아쉽기도 합니다. 아무튼 영화 '길소뜸'에서 김지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이상아의 아역 시대는 화려하게 열렸습니다.

 

이 리스트에 있는 누구와 비교해도 어린 시절의 미모로는 감히 따를 사람이 없었던 이상아. 그런데 아역 시절 이상아는 가녀린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심한 허스키 보이스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엄청난 노력으로 목소리의 약점을 극복, 놀라운 의지의 소유자임을 증명하기도 했죠.

 

 

 

 

90년대 아역의 최고봉을 꼽자면 이재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모는 물론이고 아역 본연의 귀여움과 연기력 면에서 단연 발군이었죠.

 

특히 이재은의 강점은 한복을 입었을 때 드러나는 이마. 밥 먹는 옆에서 대본 한권을 읽어 주면 다시 볼 필요도 없이 줄줄 외웠다는 총명함까지, 당대의 이재은은 역대 최고를 다투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주로 극성맞은 역할('인수대비'의 한명회 부인 같은...)을 맡고 있는데,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비교적 근대(?)로 오면 문근영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맑디 맑은 눈망울에서 떨어지던 수정 같은 눈물방울을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거의 없을테니 설명도 필요 없겠죠.

 

특히나 문근영은 10세 이하에서 20대 중반에 이르는 현재까지, 공백기나 쇠퇴기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절정에 달했던 것은 13세 때인 2000년의 '가을동화' 지만 그 이전이나 이후, 문근영의 명성은 줄곧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이른바 '국민여동생'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습니다.

 

 

 

 

문근영보다 세 살 아래, 문근영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고 봐야겠지만 미모 하나만큼은 역시 레전드로 꼽아 아깝지 않은 소녀가 있었습니다. 바로 '반올림'의 고아라죠. 역시 13세때인 2003년 '반올림'으로 데뷔했습니다.

 

사실 스무살이 넘은 지금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아역 고아라'를 말할 때 과거형을 쓴다는 게 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점은 고아라에게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죠. 뭐 성인 변신을 위한 확실한 작품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여담: 고아라에 비하면 유아인은 참 어른 얼굴이 된 셈이군요.^^)

 

 

 

 

위의 여섯 아역 스타들과 비교해 볼 때도 일단 미모를 따진다면 김소현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최근들어 갑자기 많은 작품('해품달' '옥탑방 왕세자' '러브 어게인')에 출연하며 관심이 집중됐다는 면도 있지만, '손예진 닮은꼴 미모'가 갑자기 거론되는게 그리 공허한 호들갑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10년, 20년 뒤에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정도인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죠.

 

여러분이 직접 '아역 미모'의 순위를 매기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제가 지금까지 본 역대 최고의 아역은 이 친구입니다.

 

 

 

 

솔직히 아역을 평가할 때 '어른 얼굴'에 가까운 미모가 그리 중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신애를 능가할 아역을 지금까지는 못 본 듯 합니다. 귀여운 얼굴, 연기력, 어딘가 보고 있는 사람의 가슴을 무겁게 하는 청승맞은 눈빛까지... 완벽합니다.

 

P.S. 자료를 찾다 보니 이 아역이 눈길을 끄는군요. 누구일까요?

(눈썰미 있는 분이라면 금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지금 얼굴이 그대로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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