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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그물건]이라는 제목을 보면 많은 분들이 김정운 교수의 저서 [남자의 물건]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가 숨어 있습니다.

 

상품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광고만 보고 물건을 고르는 시대가 아니죠. 많은 사람들이 광고 대신 블로그 후기나 상품평을 읽고 구매를 선택합니다. 그것도 뭔가 판매자의 입장을 대변한 듯한 사용후기는 외면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중에도 진짜 소비자의 입장에서 쓴 상품 후기(판매자의 지원을 받지 않은)는 드물기 때문에, 더욱 영향력이 커지는 경향입니다.

 

[남자의 그물건]은 바로 그런 심리를 꿰뚫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그 첫회, 대한민국의 4대 휴대폰을 비교하는 실험이 이뤄졌습니다. 4대 휴대폰이란: 다들 이름만 대면 아시는 전화기들입니다.

 

프로그램에서는 실명을 감추기 위해 갤선생, 아선생, 옵선생, 베선생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아마 각각 어떤 전화기를 가리키는지 알아보시기가 무척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가지 전화기는 세 번의 가혹한 테스트를 거칩니다. 세 차례의 실험을 통해 어떤 전화기가 최강의 성능(...이라기보다는 내구성?)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자, 첫번째 실험. 전화기를 사용하다가 수세식 변기에 빠뜨렸다는 경험담은 꽤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 전화기를 주머니에 확실하게 넣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황에서 소변을 위해 바지를 풀다가 풍덩 빠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변기 안에서, 그러니까 물에 빠진 폰의 입장에서 바라 본 모습입니다.^^)

 

실험 조건은 10초간 변기에 빠뜨린 전화기를 건져 내 (1) 깨끗한 물로 세척한다 (2) 분리시킨 뒤(물론 분리할수 없는 폰도 있죠) (3) 1시간 동안 건조시키고 (4) 다시 전원을 넣는다는 과정입니다. 전원이 켜져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OK, 아니면 실패죠.

 

 

 

 

상식으로는 '물에 빠뜨리면 스마트폰은 끝장'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 실험은 4개의 대표 폰 모두 통과했습니다. 10초간 물에 빠뜨렸어도 제대로 말리기만 하면 다시 작동시키는 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측정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당장은 문제가 없어도 남아 있는 습기 때문에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여지는 있을 듯도 합니다만, 그건 방송이라는 환경에서는 측정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번째 실험. 상당히 가혹한 조건입니다. (1) 빵 굽는 오븐의 온도를 섭씨 100도로 맞춰 놓고 (2) 1시간 동안 가열해 '구운' 다음 (3) 1시간 동안 다시 식히고 (4) 다시 작동해서 제대로 작동되는지 보겠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미친 실험 조건이지만(실제 전화기의 사용 온도는 섭씨 0~50도로 규정돼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혹한 조건을 통과해 작동되는 전화기가 있는지는 솔직히 궁금합니다. 사실 위 자막에서 보듯, 전화기를 사용하다 보면 거의 100도에 가까운 환경에 전화기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고온 때문에 기계 외면은 다들 조금씩 변형(우그러지거나 들뜨거나) 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4개 중 3개가 제대로 작동됐습니다.

 

 

  

 

 

 

갤선생과 아선생, 베선생이 작동에 성공한 겁니다. 아선생은 약간 액정의 가장자리에 손상이 가고 화면의 선명도가 좀 떨어지는 변화가 있었지만, 아무튼 작동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운명하신 것은 옵선생. 변기 테스트에서도 배터리를 다시 충전하는 과정을 통해 살아난 옵선생이었지만 이번엔 한번 잠들어 다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세번째 테스트는 더 무식합니다.

 

 

스쿠터, 중형차, 5톤 트럭을 갖고 차례로 전화기를 깔고 지나가는 겁니다. 일단 첫번째 스쿠터는 큰 무리 없이 모두 통과.

 

 

 

 

중형차에서도 대부분 통과. 하지만 세번째 트럭은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일순간에 액정이 산산조각나는 갤선생.

 

 

그래도 전원은 이상 없이 들어옵니다. 기능도 제대로 작동됩니다.

 

한번으로는 승부가 가려지지 않아 2차 승부에 들어갑니다. 트럭으로 '한 놈만 살아남을 때까지' 깔아뭉개는 순서인 것이죠.

 

 

5톤 트럭에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뭉개짐을 당하고는 당당한 갤선생, 아선생, 베선생이 모두 불귀의 객이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주자인 옵선생. 특히나 가열 실험에서 탈락한 불명예를 안은 터라 더욱 긴장되는 상황!

 

 

 

놀랍게도 트럭으로 두번이나 밟고 지나간 옵선생의 전원이 들어옵니다.

 

이로써 충격에는 가장 강한 휴대폰이란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렇게 해서 '남자의 그 물건' 첫회가 끝났습니다.

 

해외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이렇게 '무식하게' 실제 상품을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하는 프로그램은 단연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첫회 전화기가 던진 충격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지금부터 발열내의, 패딩 등 계절 상품부터 수만가지 상품들과 유명 브랜드들이 맨몸으로 실험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애당초 상품 협찬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서지는 전화기들은 모두 제작비로 산 것들입니다. 사실 누가 꼴찌가 될지 모르는데 협찬은 쉽지 않겠죠.^^ 결과가 1등이라면 모르지만 줄줄이 꼴찌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아무튼 '남자의 그 물건'의 실험이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상품 선택에 기준으로 작용하는 날이 올지, 한번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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