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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스타의 나무'를 클로즈업해서 찍어봤다.

 

사실 이 나무가 뭐 대단하다고 눈길을 운전해서 찾아가 사진을 찍는지 이해 못 하실 분도 많을 거다.

 

 

그런데 이 정적 속에 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보다 보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그드라실을 연상하기엔 아주 작은 나무 한그루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솟아나는 거다.

 

그런데 이런 나무들을 허허벌판에서 무슨 수로 찾아 사진을 찍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지난번에 올린 '켄과 메리의 나무', 그리고 오늘올린 '세븐스타의 나무' 모두 구글맵에 실린 고급 관광지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에서 그걸 어떻게 찾나 걱정하시는 분들, 일본 네비게이션은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한다. 전화번호, 주소, 그리고 네비게이션 용 코드(숫자)다. 비에이의 모든 숙박업소나 안내소에서는 이 관광지(나무)들의 네비게이션 코드가 적혀 있는 지도를 뿌리고 있다. 그러니 저 나무들을 어떻게 찾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물론 반대로, "비에이 어차피 넓어 봐야 손바닥 만한데 돌아다니다 보면 다 나오겠지" 하고 별 준비없이 다니는 분도 있다고 하는데, 그걸로는 큰일난다. 그 지형이 그 지형이고 더구나 눈까지 쌓이면 방금 지나온 길도 그 길 맞나 싶다. 그러니 반드시 지도와 네비게이션을 활용해야 한다. (물론 버스나 택시 투어를 하시는 분들은 이런 걱정 뚝. 기사님들이 알아서 한다.)

 

아무튼 료칸을 나서 5군데의 스팟을 도는데 거리는 약 43km에 불과하지만 구글맵의 예상 소요시간은 1시간. 그만치 속도 내기가 힘든 길들이다. 그러니... 오만은 금물.

 

 

컬러지만 흑백 사진의 느낌.

 

구글로 'seven star tree'를 검색해 보면 저 나무 하나를 찍은 오만장의 사진이 나온다. 똑같은 나무를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다른 각도에서 제각기 찍어 올린다. 세븐 스타의 나무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담배 '세븐 스타'의 광고 모델이 됐던 나무이기 때문인데, 그 많은 사진들 중 어떤 것이 실제로 광고에 쓰였던 오리지널 사진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잘 생긴 나무다.

 

 

 

그리고 이것이 오야코나무.

 

세 그루의 나무가 지평산에 보이는데 두 개의 큰 나무 사이로 하나의 여리여리한 나무가 서 있다. 다른 사진들을 보면 가운데 나무는 거의 묘목 분위기인데, 직접 찍어 보니 가운데 나무도 꽤 자랐다.^^ (세월의 흐름!)

 

언젠가는 가운데 나무가 더 키 큰 나무가 되어 있을지도.

 

 

그러는 사이 다시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눈길을 헤치고 도착한 마일드세븐의 언덕. 이것도 역시 담배 마일드 세븐 광고에 출연해 유명해진 나무들이다.

 

파란 하늘을 기대했지만 흐린 하늘이 오히려 더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세 그루의 나무도 멋지지만 사실 여기선 조연이다.

 

엄청난 악천후인데도 꽤 손님이 보인다.

 

 

유명한 나무임을 증명하는 비석(?)

 

 

저 나무들을 어떻게 담아 볼까 고민이 시작된다.

 

 

이렇게 한 절반 정도만...?

 

 

하늘과 눈밭을 절반 비율로...?

 

 

왠지 이 정도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 꽉 채운 것 보다는 절반이 좋다.

 

 

이런 사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찍고 보니 내 사진도 마음에 든다.

 

뭐 언젠가는 이런 모습도 볼 수 있겠지.^^

 

 

사실 저렇게 생긴 방풍림은 이 비에이 근처에 매우 흔하다.

 

단지 주변 언덕과 하늘과 그 조화를 이모저모로 따져서 그 일군이 선택된 것 뿐.

 

 

아무튼 행인을 만난 기념으로 사진을 부탁해본다.

 

자, 시즌이 시즌이니만큼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가 있는 곳으로.

 

 

다들 나무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렇게 정확하게 화살표 모양으로 생긴 나무는 참 보기 힘들다. 그런데 저기 그런 나무가 있다.

 

잘 다듬어서 저렇게 된 거 아니냐고? 솔직히 모른다. 아무튼 아는 건 잘 생겼다는 것 뿐.

 

고쳐서 저렇게 됐건, 기적처럼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저렇게 됐건,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마침 근처에 있던 잘 생긴 피사체끼리 한 화면에 모아 봤다.

 

 

사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크기기 짐작되지 않는다. 그냥 모형같기도 하고...

 

 

뭐 이렇게 봐도 마찬가지긴 한데, 아무튼 꽤 큰 나무다. 그리고 비현실적이었다.

 

물론 현장에 가 보신 분은 알겠지만 주변에 전깃줄도 있고, 건너편에 무슨 창고 같은 것도 있고 그렇다. 그래서 저렇게 곱게만 찍는 데에는 꽤 수고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아름다움은 그냥 그대로 지켜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크리스마스 나무의 교훈대로 앞으로도 잘 가꾸려 한다. (응?)

 

그리고 다시 차를 달려 시키사이 언덕으로 가본다.

 

 

2012년 여름에 왔던 시키사이 언덕은 이렇게 원색의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언덕이었는데,

 

 

사실 겨울에 와 보니 아무것도 없다. 지금까지 본 겨울 풍경만 못하다.

 

 

그래도 왔으니 사진 한 장.

 

이렇게 해서 비에이 주변의 꽤 유명하다는 스팟들을 돌아봤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정도. 내려서 사진 찍고 다시 출발하고 하는 식으로 했는데도 이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날씨 때문에라도 내려서 그리 오랜 시간을 한군데 머물 수 없었다. 아무튼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으므로 만족도는 매우 높다. 한번 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차를 달려 일단 후라노로.

 

 

후라노 가는 길로 접어드니 어느새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야속하기도 하다.

 

 

후라노 뒷산은 스키 리조트.

 

본래 후라노에 들어서면 唯我独尊(유이가도쿠손) 이라는 유명한 오믈렛카레집을 가려 했는데

 

 

...휴일이다. (사진은 유이가도쿠손 옆의 도나리노도쿠손이라는 계열 빵집)

 

 

그래서 온통 거리가 눈빛으로 반짝이는 후라노 시내를 달려,

 

 

그 집 못지않게 유명하다는 마사야를 갔다.

 

오무카레(오믈렛 커리)를 시켰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아, 먹기 전에 찍을 걸...

 

그리고 다시 차를 달려 삿포로 시내로 진입해 렌트카를 반납하니...

 

 

해가 저물었다.

 

 

그럼 삿포로의 겨울 밤을 장식하는 화이또 이루미네이숑 (최대한 현지 발음을 살림)을 봐야지

 

 

오랜만에 사람 많은 데 오니 좀 이상하다 ㅎ

 

 

그런데 한 20년 전에도 느꼈지만, 이 화이또 이루미네이숑은 사진이 제일 예쁘다.

 

실제로 보면 절대 이렇게 예쁘지 않다.

 

그리고 얼음이 조명 때문에 녹았다가 다시 얼기 때문에 엄청나게 미끄럽다. 조심해야 한다.

 

 

저 멀리 삿포로 TV타워가 보이고,

 

 

TV 타워 바로 앞에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들어가 본다.

 

 

먹을 건 꽤 많은데 살 물건은 사실 없다.

 

 

제일 맛나게 보였던 통닭.

 

응? 근데 좌상단에... 수거구(收据口)라고 쓰고 RECEIPT MOUTH...?

 

한글로는 수취 입?

 

여러분 한국만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뭔가 조명이 지나쳤는지 그림처럼 찍힌 광경.

 

 

그래도 높은 곳에 오면 일단 올라가라고 배웠다.

 

사진에 밝게 보이는 곳에 라운지가 있다. 심지어 커피값도 한국돈 5000원 정도.

 

한국같으면 만원은 받았을 것 같다.

 

라운지에 자리 잡고 앉아 방금 지나온 오오토리 공원 방향을 찍었다.

 

비행접시 아니다. 미안하다.

 

 

이렇게 해서 4박5일간의 혹한기 일본 운전 훈련을 마쳤다(다녀와서 2주간 몸살).

 

 

 

4박5일 동안 달린 코스가 대략 이런 그림으로 나온다. 810km 정도의 거리로, 구글맵 예상 주행 시간은 12시간30분 정도 된다. 물론 동쪽에서 서쪽으로 돌아갈 때 길 잘못 들어 헤멘 거리, 비에이에서 돌아다닌 거리, 기타 등등의 자질구레한 주행을 합하면 900km 정도 될 것 같다. 이렇게 보면 하루 200km도 안 달린 셈이지만, 눈길인데다 낯선 객지라는 이유만으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전자 피로는 상당히 심하다. (특히 조금이라도 빨리 달려 보려고 애쓸수록 피로는 가중된다. 게다가 그런다고 예상소요시간보다 빨리 도착하지도 않는다. 홋카이도의 신비?)  

 

핵심적인 교훈을 정리하면

 

1. 같이 가는 사람과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 차내에서 꽤 긴 시간을 보내는데 거기서 투닥거리면 여행은 악몽.

 

2. 일정에 욕심을 내지 말자. 충분히 숙달된 운전자로 수시 교체가 가능하다면 더 달려도 되겠지만, 혼자 운전하는 경우 하루 주행거리는 200km 미만으로 하는 것이 여러 모로 좋을 것 같다.  (물론 각자의 체력에 따라. 혼자 운전해 본 사람으로선 하루 200km도 길었다.)

 

3. 운전 시간을 줄이려 조바심을 내 봐야 아무 소용 없다. 결국은 네비게이션이 예언한 시간만큼 걸린다.

 

4. 사진 욕심은 내면 낼수록 좋다. 특히 사진에 담지 못한 웅대한 자연 풍경이 너무 많아 아쉽다.

 

5. 료칸은 당연히 좋지만 매일 료칸 숙박을 하는 것도 지친다. 가이세키도 매일 먹으면 지겹다.

 

6. 어쨌든 홋카이도의 진짜 매력은 도시 밖에 있다. 과감하게 도시로 나가라. YOU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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