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장자연 사건이 다시 점화됐습니다.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가 일본에서 불법체류로 체포됨에 따라 곧 한국 측에 인도될 듯 합니다. 김씨는 이미 대한민국 여권의 효력이 없어진 상태이므로 범죄인 인도 협정에 따라 넘어 오는 것이 아니고, 불법 체류자로서 추방되는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절차보다 훨씬 빨리 한국으로 넘어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군요.
경찰도 워낙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사건이라는 걸 알고 있는 터라 25일 오전 바로 분당경찰서에서 브리핑을 했습니다. 당연히 할 말이 나왔습니다. "내사 중지, 내사 종결로 구분됐던 사람들까지 모두 다시 조사선상에 선다. 엄밀하고 분명하게 수사하겠다." 네. 당연한 얘깁니다. 잊고 있던 일이 다시 불거지며 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럼 이번엔 '모든 것'이 밝혀질까요?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건이었지만, 언젠가 다시 불이 붙을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사건의 몸통 중 몸통인 김씨로부터는 단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의 무능과 부실수사를 탓했지만, 경찰로서도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번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사람 - 여기서 '사건'이란 '과연 장자연은 어떻게 술자리에 나가게 되었나'와 '과연 술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로 일단 한정합니다 - 은 굳이 규정하자면 죽은 장자연 본인과 김씨 두 사람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자연이 남긴 문서에는 여러 정황과 사람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는데, 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 역시 김씨 뿐입니다. 장자연이 증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씨의 증언과 확인이 없으면 대체 술자리에 누가 있고 누가 없었는지를 증명할 길은 없습니다. 술집 영수증이나 전화 통화 기록은 보조적인 증거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동안 잠자고 있었던 이번 사건은 다시 불붙을 전망입니다. 지난번 조사를 10여명이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확실히 죄를 인정받은 사람이 없어 각계에서는 경찰의 무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지난번 조사 때 '확실히 관련 없음이 인정된 사람' 또한 불기소 처분을 받은 몇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확증이 없어 기소를 할 수 없다'는 기소 중지 조치를 받은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죠.
이들 중 김씨의 입을 통해 사건 관련 정도가 새롭게 밝혀지는 사람들은 즉시 재소환되어 조사를 받게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시 수사선상에 선다고 해서, 김씨의 증언도 없는데 다시 불러들일 일은 없겠죠. 김씨가 뭔가 새로운 사실을 털어 놓는 경우라야 재조사가 의미가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김씨의 귀국과 경찰의 재조사를 통해 모든 것이 속시원히 밝혀질까요? 하지만 아직도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경찰은 아마도 김씨의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김씨의 수사 협조와 정상 참작을 맞바꾸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교환이 그리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어찌 보면 김씨의 입장에서는 더 '영양가 있는 증언'을 할수록 자신이 인정해야 할 죄가 커지기 때문이겠죠.
경찰이든, 언론이든, 일반 관전객들이든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김씨처럼 사회 대다수에게 관심 밖인 인물보다는 '뭔가 있는 거물'이 걸려들기를 바라겠죠.
하지만 이런 전제는 모두 김씨가 '경찰이 원하는 내용을 모두 증언해 준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김씨가 이미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 증언한 내용만을 모두 확인해준다거나 할 경우, 경찰은 재조사의 명분을 잃게 됩니다. 이런 경우, 마음 속으로 이미 모든 판결을 내려 버린 상태인 일반 국민들은 크게 불만을 갖게 되겠죠. 경찰이 어떻게 수사를 한 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찌라시' 수준의 결과는 나오기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물론 경찰이 취할 수 있는 방법에는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수단이 있으니(물고문 같은 걸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전보다는 한 단계 올라선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아무쪼록 김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밝혀 내길 바랄 뿐입니다.
'기양 살다가 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클 잭슨, 팬으로 15년의 기억 (45) | 2009.06.26 |
---|---|
황망... (24) | 2009.06.26 |
정말 어처구니없는 소녀시대 왜색논란 (288) | 2009.06.24 |
김수미가 말하는 김혜자, 감동이다 (40) | 2009.06.20 |
노홍철-장윤정, 이제 골미다가 우결? (24) | 2009.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