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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침에 일제히 엉뚱한 기사들이 일제히 포탈 사이트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유승호-고아성 키스신'이 KBS 2TV '공부의 신'에 나왔다는 거죠. '어라, 키스신은 안 나왔는데...'라는 생각이지만 아무튼 많은 분들이 키스신으로 생각하신 듯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장면을 키스신으로 보신 건 착각입니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백현(유승호)과 풀잎(고아성)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뭔가 서로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서로에 대한 느낌을 살짝 나누는 것은 맞지만, 그 장면은 그냥 머리를 털어 주는 장면이었던 겁니다.

물론 현정(지연)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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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부의 신'의 설정은 처음부터 이런 갈등을 예고하고 있긴 했습니다. 백현과 풀잎은 어린시절부터 잘 알던 친구 사이, 그리고 현재 백현과 현정은 사귀는 사이로 돼 있습니다. 물론 애정의 강도는 현정 쪽에서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했죠.

드라마가 시작한 뒤로 늘 현정은 백현을 '서방, 서바앙~~'이라고 부르며 따라다니지만 백현 쪽에서 그런 애정표현을 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백현을 좀 더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하는 듯한 풀잎과 뭔가 뜻이 담긴 눈빛을 주고 받곤 했죠.

문제의 장면은 본래 대본상으로는 볼에 뽀뽀를 살짝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현장에서 유승호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아직 그런 애정표현을 TV에서 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어린 나이인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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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일각에서도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형들의 관심이 유난히 뜨거운 드라마인데, 갑작스레 멜로드라마로 바뀌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결국 그냥 머리의 먼지를 털어 주는 정도로 수정된 것입니다. 위 사진들처럼 살짝 분위기만 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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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진짜 키스가 아니라고 해도, 현정의 눈에는 두 사람이 키스하는 것으로 비쳤을 것이란 점은 달리 말할 필요가 없겠죠. 사실 요즘의 진짜 고3 들이라면 키스신 정도에 긴장하거나, 실생활에서도 키스의 경험에 그리 민감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교생의 35% 정도가 이성 친구와의 포옹 정도를, 20%는 키스를 경험해 봤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316081106818&p=segye)

물론 1/5에 불과하지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준도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 방송에서 떳떳하게 보여줄 수 없는 장면인 것은 분명합니다. 더구나 '공부의 신'처럼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하려는 마음을 심어 주는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작품에서 이런 비 교육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여러 모로 도움이 안 되는 일이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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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의 신'은 당초 일각에서 제기됐던 강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스승의 날 에피소드나 다양한 교육 현장의 문제를 조명하며 일본판 '드래곤 자쿠라'와는 다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11부인 일본 드라마에 비해 16부인 한국 드라마가 내용이 더 풍부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이 부분은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의 교육 현장에 대한 정서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P.S. 어쨌든 진짜 키스하는 장면이 아니었으니 '아악! 안돼!' 라고 외쳤던 많은 분들, 이제 진정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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