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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장동건과 고소영이 5월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결혼할 모양입니다.

지난해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얘기, 그리고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아니, 장동건은 왜 고소영이랑 결혼하는 거에요?"라는 질문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 바닥'을 이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건너기 힘든 인식차이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저런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은 두 사람 중 한쪽(굳이 말하자면 장동건 쪽)에 과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 물론 누가 더 낫고 누가 더 못하다는 차원으로 들어가면 정상적인 판단은 애당초 불가능해집니다.

제목을 '장동건은 왜 고소영과 결혼할까'로 단 것은 굳이 확대해서 읽으면 '장동건은 왜 일반인과 결혼할수 없을까'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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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소위 '한류스타'급으로 꼽히는 한 연기자에게, 누구나 부러워하는 톱스타로서의 삶을 살면서 남에게 차마 얘기할 수 없는 고충이 있다면 어떤 거냐고 물었습니다. 상당히 편한 자리였기 때문에 편안한 대답이 나왔습니다. '이성에 대한 욕구를 해결할 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농담처럼 나온 얘기였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 스타들은 매우 분방한 생활을 즐기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뭐 그 나라의 일반적인 성의식 수준에 비하면 그리 과도하다고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미혼인 경우에는 아무도 그 사생활에 대해 토를 달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와 관계를 갖는다든가, 윤락가에서 상대를 산다든가 하는 경우라면 물론 예외적으로 논란이 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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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팬들은 대단히 보수적(이라고 쓰고 위선적이라고 읽어도 좋을 듯 합니다)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대다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일반인 수준 이상의 청교도적인 생활을 기대합니다.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일반인 가운데 '꽤 눈에 띄게'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은 20세에서 30세 정도 사이의 10년 동안, 10명 정도의 데이트 상대를 갖는다 해서 그리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1년에 1명 꼴이죠. 하지만 만약 한 스타가 25세에서 35세 사이에 10명 정도의 데이트 상대가 노출된다면, 그 즉시 '카사노바' '황소개구리' '*레' 등으로 불릴 공산이 큽니다.

특히 스타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기대되는 순결의 강도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최근에는 '한류 스타'라는 족쇄가 대단히 강력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농담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겨울연가'를 보고 배용준에게 반한 일본 팬들 중에는 영화 '스캔들'이나 '외출'에 나온 배용준의 베드신을 보고 충격을 받은 분들도 적지 않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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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런 분들에게 배용준이 휴 그랜트나 잭 니콜슨처럼 사창가에서 발견됐다(물론 가상 상황입니다. 배용준씨 죄송합니다.^^)는 뉴스가 전해진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사귄다는 이야기는 대단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물리적으로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은 참 힘든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일단 만날 기회가 극히 제한됩니다. 톱스타들만큼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도 없죠.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최측근은 대단히 제한돼 있고, 일반인들처럼 누구로부터 이성 상대를 소개받거나 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흔히 '기자들이 너무 쫓아다녀서'라는 말이 나오곤 하지만 요즘 연예인들은 '4천만이 기자'라는 우스개를 던지곤 합니다. 다음 텔레비존 같은 곳에 '내가 본 %%%의 데이트 장면 직찍'이라도 올려 놓으면 이건 어지간한 미디어에 등장하는 것과 아무 차이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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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으로 말하면, 일반인 가운데서 톱스타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의 풀은 대단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톱스타들과 비슷한 디자이너 샵을 다니거나, 비슷한 메이크업 스튜디오를 드나들거나 하는 사람들로부터 비슷한 류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죠. 그러다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연예인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약간 기형적인 '한국형 그루피(Groupie)' 그룹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빠순이'와는 다르게 상당한 재력과 미모를 발판으로 연예인들 주변에 진을 치고 있곤 합니다. 연예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장래를 함께 할 수 있는 상대'로 보일만 한 스펙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상당히 한정된 숫자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스타들과 관계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실제로 상당한 수의 스타들이 적절한 상대라고 생각하고 데이트를 나누던 사람에 대해 "걔 얼마전까지 &&&, $$$ 이랑 사귀던 애야"라는 말을 듣고 좌절하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몇차례 경험하다 보면 일부 연예인들은 스타들 주변으로 접근해 오는 일반인들을 상당히 경계하게 되기도 합니다. '내'가 아니라 '연예인'을 만나기 위해 진을 치고 있는 전문적인 '한국형 그루피'가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길을 계속 갖게 되는 거죠. 물론 1회성 만남이라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심각한 관계는 힘들어집니다.

아무튼 일반인들이 하듯 한 사람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상대에 대해 파악하고, 혹은 데이트를 하면서 알아가고, 서로의 장단점에 눈을 뜨면서 관계를 지속하고 평생을 함께 할 것을 결심하는 과정은 톱스타일수록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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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모르는 사람일수록 '노팅 힐' 처럼 스타와의 꿈같은 만남을 기대할 수 있지만 스타의 바쁜 스케줄과 보안 유지때문에 때로 애정 관계가 무시당할 수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역시 정상적인 '일반인'은 참아내기 힘든 고행의 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나를 알고, 내 생활을 설명할 필요도 없고, 나를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일반인들의 경우라면 직장 동료, 어린시절부터의 친구, 스스럼없는 학교 동창 등등이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겠죠. 그리고 그것이 장동건의 경우에는 고소영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누가 '장동건의 심정'을 고소영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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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과연 김연아는 대체 누구와 데이트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한창 나이 스무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데이트를 하고 누구를 사귄다는게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닙니다만, 거기에 쏟아지는 세상의 관심을 뛰어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김연아도 김연아지만 그 상대가 되는 남자 쪽에는 정말 상당한 시련일지도 모릅니다. (그 국민적 적대감^^을 이겨내려면 어지간한 내성으로는 힘들지도.)

P.S. 2. 물론 내용이 남자 톱스타의 경우로 한정되어 있는게 맞습니다. 여자들의 경우는 또 다른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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