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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제빵왕 김탁구'는 1회부터 '신데렐라 언니'의 뒤를 이어 시청률 선두를 차지했습니다. 1회부터 군더더기를 덜어낸 빠른 진행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신기하게도 1회는 어디서 많이 본 줄거리였습니다.

물론 한 30년 전이라면 TV에서도 이런 스토리가 심심찮게 나왔겠지만 21세기 들어 이런 스토리가 방송으로 나온 적은 거의 없었던 듯 합니다. 1회의 전반부를 요약하면 모든 걸 다 갖춘 부잣집에 아이 보는 식모(전미선)이 들어갑니다. 주인집 남편(전광렬)과 아내(전인화)는 딸 하나를 두고 있죠.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가고, 두번째 딸을 낳아 완고한 시어머니(정혜선)을 실망시킵니다. 그리고 부인이 집을 비운 날, 남편은 갑자기 식모에게 손을 뻗어 옵니다.
 
듣고 본즉 최근에도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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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토리 뿐만은 아닙니다. 드라마 1회의 배경은 1950년대 내지는 60년대쯤으로 보입니다. 드라마의 주요 환경인 대성그룹 회장 집안은 당시는 물론 요즘도 보기 힘든 호화로운 2층집입니다. 대리석으로 치장한 집안 분위기는 영화 '하녀'의 회장 이정재가 살던 집에서 그대로 따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전체 줄거리를 놓고 볼 때 영화 '하녀'와 유사한 부분은 도입부뿐입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부인이 "절대 남편과의 사이에선 아들을 얻을 수 없다"는 역술인의 말을 듣고 어린 시절부터 남편과 다같이 함께 자란 비서실장 승재(정성모)와 몰래 정을 통해 아들을 얻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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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남편과 식모 미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주인공 김탁구(윤시윤), 그리고 부인과 승재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당연히 김탁구의 라이벌인 구마준(신인 주원)이 될 거라는 건 드라마 세 편만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진행입니다.

그리고 나선 출생의 비밀을 가진 김탁구가 성장하고, 다시 구마준과 경쟁을 벌이고, 부잣집 아들로 오만방자하게 자란 구마준에게 결국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김탁구가 승리하고, 승리한 김탁구는 구마준에게도 형제애(사실 피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를 발휘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뭐 그런 진행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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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고전적인 진행이지만, 어쨌든 '제빵왕 김탁구'의 1회는 젊은 주인공들이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으면서 앞으로의 진행에 대해 흥미를 돋구는 역할을 충실히 해 냈습니다. 교과서적인 1회라고 할만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구도, 즉 '진짜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지만 결국은 스스로의 능력에 의해 일어서서 자기 몫을 찾고 '가짜 아들'은 성격적인 장애나 능력의 부족, 오만함 등의 부정적인 요소 때문에 몰락해간다는 그림이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아서 그렇지 수많은 한국 드라마들에서 비슷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권력자(왕이든, 회장이든, 어쨌든 권력과 돈이 있는 아버지)의 두 아들이 경쟁을 할 때 대개는 진짜 아버지의 혈통을 갖고 있는 아들이 보다 뛰어난 능력과 품성을 갖고 있고, 가짜 아들은 어딘가 부족해서 결국은 2등에 머물고 만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언뜻 보면 어머니가 천출(^^)이라서 고생하며 자라곤 하지만, 진짜 혈통을 가진 쪽이 승리한다는 건 대단히 보수적인 시각으로 감춰져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혹시 이 분야에서 전설적인 드라마 '생인손'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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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어찌 보면 왕조시대에나 있었을법한 혈통 제일주의라고나 할까요. 이런 시각에서 한국 드라마 속의 승리와 패배 구도를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아무튼 비슷한 맥락에서 '제빵왕 김탁구'가 얼마나 전형적인 구성에서 벗어난 결과물을 내놓을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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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물론 이 드라마에 그리 정확한 고증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늦어도 70년대 쯤으로 보이는 시대에 영화에서 나오는 정도의 현대화된 공정을 갖춘 제과 회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분명히 마준이가 빵공장에 가기 싫은 이유는 '일요일마다 깨워서 데리고가기 때문'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빵공장에 들어간 탁구와 뚱보 친구는 모두 책가방을 메고 있습니다.

P.S.2. 게다가 제목이 '제빵왕'이고 첫회부터 제과 공장이 나오는데, 끝나고 나오는 수많은 협찬 공지 중에서도 유명 제과회사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게 좀 신기하더군요. 무슨 이유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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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어쨌든 제목은 표절 맞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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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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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votoms1 ㅋㅋㅋ. 저도 왠지 이름이 들어본듯 하다 생각햇는데 그래서 였군요. ^^ 2010.06.10 11:24
  • 프로필사진 비밀댓글입니다 2010.06.10 11:43
  • 프로필사진 송원섭 조처했습니다. 인제 안나올겁니다. 2010.06.11 09:58
  • 프로필사진 박지영 저는 처음에 기무타쿠가 나오는 드라마인줄 알았다는...ㅡㅡ 2010.06.10 12:16
  • 프로필사진 가라한 ㅍㅎㅎㅎ 김탁구.. ㅋ 2010.06.10 13:00
  • 프로필사진 붉은비 처음에는 기무라 타쿠야가 제빵사로 출연한 일본 드라마가 있나 했다가, 댓글을 보고서야 'ㅋㅋㅋ'을 터뜨렸습니다.(센스가 많이 떨어졌다니까...-_-;)

    부계 혈통이 Winner Takes All 하는 스토리는 사실 서양쪽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 않습니까?^^
    2010.06.10 13:06
  • 프로필사진 송원섭 ㅋㅋ 2010.06.11 09:58
  • 프로필사진 이지연 아주 전형적인 구도의 이야기지만 재미있을 것 같네요.
    준혁학생 윤시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도 궁금하고...
    2010.06.10 14:14
  • 프로필사진 맹물 전설적인 드라마 '생인손'을 기억하시는 분....
    저 기억합니다. ㅋㅋ
    송옥숙씨가 노비면서 마님딸과 자신의 딸을 바꿔치기했었죠..
    2010.06.10 14:39
  • 프로필사진 후다닥 주연이 한모씨 아니었나요? 2010.06.10 17:22
  • 프로필사진 후다닥 검색해보니 한애경씨로 나오네요.. ^^;;; 2010.06.10 17:25
  • 프로필사진 맹물 정말 한애경씨네요..
    송옥숙씨이라고 생각한건 뭐지..ㅋㅋ
    2010.06.10 18:24
  • 프로필사진 굽은가지 송옥숫씨는 패션 7080인가뭔가 하는...
    이요원 김민정 출연..
    2010.06.14 10:38
  • 프로필사진 신도림 어제 첫회는 빠른 전개로 잘봤는데요.
    벌써 걱정되는 게
    제발 익히 알고있는 내용대로 드라마가 전개되지 않길....
    또 새로운 드라마 만든다고 황당하게 말도 안되는 내용으
    로 전개되지 않길....
    2010.06.10 14:45
  • 프로필사진 ㅇㅇ 근데요 송원섭님..지금 인터넷에는 타블로 얘기가 한창인데...송원섭님이 써주실 수 없나요??
    학력위조 정말 궁금한데..타블로는 더이상 인증안하다고 하던데..그럼 더이상 확인도 않고 이대로 끝나건가요? 성적증명서랑 논문번호면 된다던데
    2010.06.10 14:57
  • 프로필사진 송원섭 뭐 대략 일단락된게 아닐까요. 2010.06.11 09:59
  • 프로필사진 cipher0 제목 보고는 저도 '뭔 일본 드라마?' 했습니다만 그런거군요. 그나저나, 흐흠, 그러다 진짜 아들과 가짜 아들이 눈맞으면 시대의 흐름인 BL, 진짜는 딸이고 가짜는 아들이라 눈맞으면 막장드라마의 해피엔딩, 진짜는 아들이고 가짜는 딸이면 SM 집사물로 가다가 결국 집사에게 무릎꿇는 아가씨, 뭐 그런 식으로 가는 전개가 될 수 있는 건가란 생각도 잠시 해보고요.

    생인손도 오랜만에 보는 제목이군요. 당시 손과 얼굴에 열심히 분장해서, 제대로 된 분장에 신경쓴거라고 했다든가, '~지오니까'라고 해서 말투 고증에 신경썼다고 했다든가, 뭐 그랬던 그 드라마 맞지요? 바꿔치기해도 결국 혈통대로 흘러간다는 그 얘기 말여요. 그런 것 치고는 할머니는 뭐 호의호식하고 고해까지 해서 자기 맘 부담까지 덜어버리고 뭐 막판에는 편하게 지내셨던 것 같지만요.
    2010.06.10 15:33
  • 프로필사진 송원섭 아니 저는 그 마님 딸은 결국 마님 되고 하녀 딸은 결국 하녀 되더라, 뭐 그런 무시무시한 혈통결정론이 좀...^^ 2010.06.11 09:59
  • 프로필사진 ikari 생인손... 아이바꿀때 천둥, 번개가 번쩍 번쩍 그걸 기억하는 제 나이가 슬픕니다 ^^ 2010.06.10 16:24
  • 프로필사진 후다닥 ㅎㅎㅎ
    생인손 주인공이 딸을 바꿔 치기 했는데 마지막 에피소드에선
    바꿔 치기한 친딸이 자기집 가사 도우미로 들어왔더라는
    설정때문에 보면서
    혈통따라 가는거여? 뭐여? 했던 기억이....
    2010.06.10 16:28
  • 프로필사진 mono01 기무타쿠! 대단한 감각입니다.. ㅠ.ㅜ 2010.06.10 18:33
  • 프로필사진 비, 너마저... 동건씨 충격이 아직 남아있는데,

    비, 너마저.....
    2010.06.10 22:09
  • 프로필사진 halen70 하하하.. 점점더 스핑크스의 진면목을 보여주시는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송기자님의 세계에 좀 가까이간듯한 느낌입니다.. 2010.06.11 01:35
  • 프로필사진 genesis_of_4 김탁구 .. 저거 본순간 키무라타쿠야 ..?

    한일공통드라마 작품 혹은 ..말그대로 '핑퐁'인줄

    마지막사진

    미스터브레인 1화 마지막장면 ..터닝포인트는 체인지
    2010.06.11 09:44
  • 프로필사진 송원섭 /몰아서/ 그러니까 '김탁구'가 한국에서 부르는 기무라 다쿠야의 별명이라는 걸 모르셨던 분들이 이렇게 많았던 거군요.^ 2010.06.11 10:00
  • 프로필사진 굽은가지 김배신자 석호필 정도밖에요. 2010.06.14 10:41
  • 프로필사진 눼없어 드라마 첨부터 어쩐지 작위적일 정도로 전형적인 인물 설정이 눈에 거슬리긴 하더라구요. 60년대 '하녀'가 문제작일 수 있었던 이유는 부유층의 가식, 위선과 그것을 이용하여 신분상승을 노리는 이의 멘탈리티를 굉장히 적나라하게 포착했던 탓이었던거 같은데요. 기성 공중파 드라마는 이젠 화석으로 화한 그런 그림을 자꾸만 이런 식으로 재활용할라구 할까요. 혹여나 성공극장이라는 프레임에 있어서 이미 한 가지의 모범답안이 된건 아닌지. 하하. 그래도 주인공이 명랑해서 보기는 좋더라는..:-) 2010.06.11 10:54
  • 프로필사진 zizizi 식모.. 라는 말을 간만에 들어본 게 신세경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들어보는 식모의 아들... -_- 저 드라마 출연하는 주인공들은 `식모'라는 단어가 잊혀진 다음에 태어난 세대 아닙니까?

    참, 저도 김탁구라는 제목 듣고 빵 터졌습니다. 으하하, 작가분 웃기셔~
    2010.06.11 11:53
  • 프로필사진 후다닥 갑작스레 "지옥에서 온 식모"가 생각나서 빵 터졌습니다. 2010.06.11 11:56
  • 프로필사진 작냥 상당히 뒷북이긴 한데요, 송기자님...^^;
    김탁구에서 나오는 회사는 '대성그룹'이 아니라
    '거성'이라는.. 하하.
    (검프 이후로 드라마 끊으려고 했는데
    수포로 돌아간 작냥...흙흙)
    2010.06.1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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