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은동아]에 대한 세번째 글입니다.
가끔 되물어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랑하는 운동화' 아니고, 스포츠 드라마 아닙니다.
아무튼 앞글들은
[사랑하는 은동아] 1. 왜 이 드라마를 선택했나 http://fivecard.joins.com/1312
[사랑하는 은동아] 2. 좋은 예고를 만들기 위해서 http://fivecard.joins.com/1314
'첨밀밀'에 이어 '사랑하는 은동아' 제작진이 오마주할 작품으로 선택한 영화는 바로 이 작품, '화양연화'입니다.
1990년대의 왕가위 감독은 인간을 벗어난 존재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중경삼림'이나 '아비정전'도 흠잡을데 없는 작품들이지만 이 영화, '화양연화'에서 보여준 감정의 폭발은 그야말로 최고. '어른들의 금지된 사랑'을 이야기할 때 아마도 영원한 레퍼런스로 남을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은동아'도 어쩔 수 없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연인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특히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현수와 은동이의 관계는... 대본만 보더라도 참 보는 이들을 가슴아프게 합니다. (물론 가슴아프게만 하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도 웃음이 넘치는, 특이한 구성이 돋보입니다.)
어쨌든 실로 어느 한 장면을 꼽기 힘든 이 영화. 우메바야시 시게루의 음악. 냇 킹 콜의 목소리.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추억입니다.
아무튼 구상은 끝났고, 이제 실천에 들어갑니다.
일단 '첨밀밀' 편. 서울 당인동의 창 넓은 카페가 영화 원작에 나온 전파사로 변신했습니다.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지만 찍는 품은 장편 드라마와 똑같습니다.
이 영상에는 '사랑하는 은동아' 본편의 주역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왼쪽 모자 쓴 분이 이동규 조명감독, 오른쪽 카메라 옆에 있는 분이 김천석 촬영감독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 중 한 분인 김천석 감독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통해 드라마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분이죠.
시간 절약을 위해 촬영 장소를 한 곳으로 제한했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흔히 "나 드라마 촬영장 구경 가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실제 촬영장에 가면 30분도 못 버티고 지겨워서 도망가시곤 합니다. 만들어 놓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분들은 신 단위로 보게 되지만 촬영은 컷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화면에 나타나는 장면이 바뀔 때마다 카메라를 옮기고 조명도 새로 세팅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분들은 촬영장에 직접 가도 왜 1분 남짓한 장면을 찍는데 길게는 한시간씩 시간이 가는지 의아해 하곤 합니다.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두 주인공은 카페 한 구석의 기타를 집어들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두 사람 모두 기타 유단자. 주진모는 고교시절 일산 부근에서 소문난 밴드의 기타리스트였고, 김사랑은 클래식 기타리스트 배장흠씨의 제자로 지난해 7월 무대에 서기도 했습니다.
못 믿으실까봐 퍼왔습니다. 약 4분13초 정도부터.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영화 '원스'의 느낌이.
아무튼 이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고,
'첨밀밀' 편 촬영이 마무리됐습니다.
해가 진 뒤 곧바로 '화양연화' 편 촬영이 시작됩니다.
장소는 종묘 뒤편. 흔히 '순랏길'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해가 지고 노란 가로등이 켜지면 이렇게 운치있는 모습으로 변모합니다.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촬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이 담벼락.
처음이라 좀 어색한 듯한 느낌도 있지만 이내 프로답게 감정이 잡혀 갑니다.
사실 두 배우는 이 예고 촬영 때까지 두 사람이 같이 찍는 장면이 없었습니다. (포스터 촬영 외에는)
어깨에 기대자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장만옥. 감정 들어갑니다.
치파오 차림이 참 잘 어울립니다.
모니터 화면으로 보면 이런 느낌.
밤도 깊어가고, 짧은 영상이지만 베스트 컷을 얻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에 밤은 점점 깊어갑니다.
다음 글에선 우리 최강 비주얼의 세 현수, 주니어-백성현-주진모 중 주니어 커플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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