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요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마감 자체와 왔다갔다 하는 상황.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일(약간의 노가다성)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군요.

 

아무튼 너무 허물치 마시길...

 

올립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6월의 문화가이드

 

 

세월호의 충격으로 아직 온 나라가 어두워. 공연예술계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그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듯 해. 거액의 달러 빚을 내서 폴 매카트니 옹의 내한공연을 예매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취소로 허탈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이런 분위기에서 힐링을 위한 공연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5일 있었던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2번이었지만 이건 몇 달 전부터 매진 사례(이번 달 이 칼럼이 지각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좀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해).

 

그래도 6월의 볼거리로 우선 추천하고 싶은 건 트럼페터 앨리슨 발솜의 내한 공연이야. 클래식계의 속성상 미녀 연주자는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되고 각 음반사에서도 스타를 만들기 위해 애쓰지. 또 그렇게 키워진 스타들은외모 때문에 주목받는다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한 법이지. 아무튼 발솜은 2013년 그라모폰 어워드 수상자야.

 

6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공연. 개인적으로 트럼펫 만큼 대중친화력을 가진 악기는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를 보면 정말 그런 느낌이 들 거야.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3악장이 왕년장학퀴즈의 테마로 유명하지), 코플랜드의시민을 위한 팡파레(제목은 낯설지 모르지만 들어 보면 무조건 아는 곡이야)’ 등이 연주돼. 물론 피아졸라의리베르탕고를 어떻게 트럼펫으로 소화할지 궁금하기도 하지. 5만원 짜리 B석 추천.

 

 

 

 

 

또 하나. 6월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 줄 공연으로 7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고란 브레고비치의집시를 위한 샴페인을 추천하고 싶어. ‘집시 음악이라는 말을 들으면 머리에 떠오르는 건 뭔가가슴에 사무치는 슬픔을 담았으면서도 미친 듯이 흥겹고, 웃으면서도 눈물이 나는그런 강렬한 느낌이지(나만 그런가?).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집시 음악은 사라사테의지고이네르바이젠을 비롯해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들이 수용한 집시 음악인데, 지휘자 이반 피셔나 렌드바이 부자 같은 헝가리 출신 음악인들이 그 정서를 기가 막히게 소화해 왔어. 그런데 브레고비치는 같은 동유럽이긴 하지만 세르비아 출신이야. 그리고 클래식 음악의 틀에 수용되지 않은진짜 집시 음악의 계승자로 평가받는 인물이야. 궁금한 사람은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과 브레고비치가 같이 작업한 영화 ‘집시의 시간이나언더그라운드의 음악을 찾아 들어 보는 것도 좋을 거야.

 

 

티켓 가격이 그리 싸지는 않아. 8만원에서 4만원 사이. 우리는 당연히 4만원 짜리 A석을 선택해야겠지만 여유 있는 사람들은 맨 앞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밴드와 눈을 맞추며 흥겹게 춤춰 보는 것도 좋을 거야.

 

예산을 많이 소진했네. 이달의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최민우 저, ‘뮤지컬 사회학이야. 제목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그만치 정공법으로 쓰여진 책이야. “뮤지컬, 아니, ‘한국 뮤지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봐라는 자부심이 돋보인다고나 할까.

 

 

 

한국 뮤지컬 시장은 알면 알수록 희한한 시장이야. 뮤지컬 관객 수는 매년 폭증한다고 하는데 그럼 한국을 대표하는 국산 뮤지컬은 뭘까. 2009오페라의 유령 30만을 넘는 관객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한 작품을 300번씩 보는 마니아 관객들이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 가는 주역이라고 본다면 대체 한국의 뮤지컬 시장규모는 얼마로 봐야 할까. 대체 왜 뮤지컬 한 편의 남자 주인공으로 네 배우가 돌아가며 출연할까.

 

이런 희한한 시장이 만들어진 원인과, 그 시장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 단언컨대 이렇게 속 시원한 답을 주는 책은 지금까지 없었을거야. 특히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가는 팬덤 현상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주로 조승우 vs 김준수)도 압권. 이 칼럼을 읽을 정도의 대한민국 문화인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어. 인터넷 가격 1 2천원 정도.

 

뭔가 이번 달엔 평소 기준으로 약간 비싼 볼거리들을 추천해 날로 먹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무료 전시 추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3월부터아시아 미술 신소장품전을 하고 있는데 622일이면 끝나. 그 전에 다들 챙겨 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국립중앙박물관이라고 한국 유물만 전시하는 건 아니야. 아시아 각국의 보물들을 사들여 소장하기도 하는데, 그중 새로 들어온 물건들을 선보이는 기회야.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이 기본 관람료가 무료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이번 기회에 한번씩 들러 보는 것도 좋을 거야. 참고로 유료 전시인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12000)도 같이 하고 있어(이건 편법 추천이 아니야).

 

그러고 보니 이번 달은 월드컵의 달이네. 지구 정 반대편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 거리 응원은 커녕 중계방송 시청도 좀 곤란할 것 같아. 너무 밤 새고 무리하지 말고, 7월에 만나.

 

67, 고란 브레고비치 - 집시를 위한 샴페인   A 4만원

611, 트럼페터 앨리슨 발솜 공연             B 5만원

최민우, 뮤지컬 사회학                            12천원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 미술 신소장품전           무료

 

 

집시 음악이라면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집시의 바이올린이란 어떤 걸까. http://fivecard.joins.com/139

 

세월은 빨라서 벌써 이게 6년 전. 그런데 놀랍게도 저 글에서 언급한, 그날 들은 그 연주를 유튜브에서 발견했습니다.

 

이반 피셔가 지휘하는 BFO, 협연은 렌드바이 부자.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 바이젠. 2008년 8월23일 에딘버러 어셔 홀입니다.

 

 

 

 

 

저 박수갈채 속에 제 박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자못 감동적이군요.^

 

물론 대중음악으로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집시 킹스 형님들을 빼놓고 얘기하면 서운하겠죠.

 

 

 

 

집시 킹스에 명성으로 밀린다면 서운할 고란 브레고비치.

 

저 'Volare'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유명한 멜로디, 'Bella Ciao'.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추억의 테마인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3악장으로 마무리.

 

 

 

의외로 트럼펫 계에 미녀 연주자들이 많군요. 이건 멜리사 베네마의 연주입니다ㅣ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