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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2 김광석 편]을 보고 뭔가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1980년대. 요즘 자꾸 떠오르는 말입니다. 그때 이문세가 있었고, 변진섭이 있었고, 이승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켠에 노찾사가 있었고, 동물원이 있었고, 김광석이 있었습니다.

 

2013년 12월28일. JTBC '히든싱어2'의 김광석 편이 방송됐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히든싱어'는 많은 히트곡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조 가수가 출연하고, 그 가수의 노래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모창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출연해 과연 방청객과 시청자의 귀를 얼마나 혼동시킬 수 있는가 하는 데서 1차적으로 재미를 찾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음원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가수를,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 편을 제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여기 쓴 적이 있듯, '히든싱어'의 진정한 매력과 감동은 출연자가 원조 가수와 얼마나 비슷하냐, 혹은 비슷하지 않느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팬과 가수 사이의 교감에서 오는 것입니다. 즉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은 진정한 트리뷰트 쇼의 성격을 가진 프로그램이고, 그 원조 가수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이 있었다는 것이죠.

 

(이미 많은 분들이 보신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 다시 적지는 않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이쪽으로.

히든싱어, 감동은 어디서 올까? http://fivecard.joins.com/1118 )

 

 

그렇다면 김광석 편이야말로 반드시 만들어 볼만 하다는 의견이 점점 커졌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가능하느냐는 것이죠.^^ 즉 후배 모창 가수들은 자기 육성으로 노래를 하고, 고 김광석은 음원으로만 존재할 때 그게 듣는 이를 혼동시킬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냐. 그것이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기술적으로 유사한 시도를 보자면, 방송중에 작곡가 주영훈이 언급하기도 했지만 냇 킹 콜과 나탈리 콜 부녀가 함께 부른(?) 'Unforgetable'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죽은 아버지 냇 킹 콜이 부른 노래에 나탈리 콜의 노래를 입혀 세대를 뛰어 넘은 듀엣곡이 탄생한 것이죠.

 

 

 

 

그리고 위에서 보시는 저 광고, 아이유와 김광석이 함께 '서른 즈음에'를 노래하는 광고도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런 정도라면 얼마든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광석의 주요 레퍼토리들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녹음됐다는 점입니다. '히든싱어'에서 후배 가수들과 라이브(?)로 경쟁하려면 원곡 음원에서 반주와 육성을 분리하고, 그 육성만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유족과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 덕분에 그동안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나의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잊혀지는 것' 등이 디지털로 복원되어 있었고, 이번 '히든싱어'를 위해 '먼지가 되어' '일어나' '서른 즈음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이 새로 분리될 수 있는 음원으로 등장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그를 있게 했던 노래 '사랑했지만'을 비롯해 '거리에서' '기다려줘' 등 초기 히트곡들은 복원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히든싱어'에서는 이 노래들이 경쟁곡으로 쓰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먼지가 되어' '나의 노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서른 즈음에'가 방송에 사용됐습니다.)  

 

대신 그런 아쉬움은 후배 가수들의 노래로 달랬습니다.

 

 

 

(에이핑크 정은지의 음색이 참 곱더군요. 지금껏 미처 몰랐습니다.^)

 

그렇게 해서 '히든싱어2' 김광석 편이 만들어졌습니다. '세계 방송 사상 유례가 없는' 이라는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자화자찬이라 낯간지럽지만 이런 식으로 고인이 된 가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프로그램은 아마도 국내에선 처음일 것이고,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기 힘들 것은 분명한 듯 합니다.

 

'음원 김광석'이 쟁쟁한 후배 가객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미 누가 이기고 누가 이기지 않고에 연연할 분들은 없었을 겁니다. 아이유 때도 '너무 쉽다'는 여론이 있었고(물론 10~20대 시청자들 이야기입니다. 중년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남진 때도 너무 쉽다는 여론(물론 50대 이상 시청자들 얘깁니다. 젊은 시청자들은 헉 했다고 전해집니다)이 있었지만, 이번 김광석 편을 갖고 난이도를 얘기하는 분들(물론 있었습니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 프로그램의 재미와 진정한 의미는 쉽고 어렵고에 있지 않다는 걸 다들 이해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들, '음원 김광석'의 턴에서 방문이 열리고 빈 공간만이 드러날 때,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오는 듯한 느낌을 다들 공유하셨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 있었어야 할 그 가수가 이 자리에 없다는 사실이 짙은 안타까움으로 남으면서.

 

 

 

 

 

 

내친 김에 그의 노래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964년 대구 태생. 증언에 따르면 그의 음악 역정은 80년대 대학가의 포크 동아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의 음악 동아리들은 필연적으로 대학가의 노래패, 즉 음악을 통한 변혁 운동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죠. 그래서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동인들이나 나중에 김광석이 참여하는 동물원 멤버들은 모두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그런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광석과 안치환은 여러 무대에서 같이 공연하기도 했고, 많은 분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김광석이 부른 '광야에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광석은 나중에 낸 자신의 '다시 부르기' 앨범에 노찾사를 세상에 알린 노래인 '그루터기'와 '광야에서'를 녹음해 넣기도 했습니다.

 

1992년 MBC 대학가요제에서는 이런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죠. 김광석, 노찾사, 안치환이 함께 부른 '그날이 오면'. 

 

 

 

그러던 어느날 김광석은 김창기 등 동료들과 함께 동물원이라는 그룹을 결성합니다. 이미 대학가의 '몰려 다니는 노래꾼' 들 사이에선 특히 서정적인 노래들로 나름 인기를 모았던 팀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들은 김광석이 한때 고려대 앞에서 경영했던 '고리' 라는 카페에서 낮이나 밤이나 뭉쳐 다니던 사이였는데, 우연히 이들의 노래를 접한 김창완의 적극 후원으로 음반을 내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나온 것이 1987년 동물원 1집. 특별히 메인 보컬이 있다기보다는 노래마다 특성에 맞는 사람이 보컬을 맡는 형식. 그래도 단연 기억에 남는 '동물원의 목소리'는 김광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김광석이 부른 동물원의 노래가 많지는 않습니다. 1집에선 '거리에서', 2집에선 '흐른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정도죠. 다만 이 노래들이 그 앨범에서 각각 가장 유명한 노래들이긴 합니다.^^

 

 

 

 

하지만 동물원은 기본적으로 아마추어리즘, 혹은 직장인 밴드의 한계를 가진 팀이었고 프로 가수의 꿈을 가졌던 김광석은 결국 동물원을 벗어나 1989년 솔로 1집을 발표합니다. 물론 이 앨범에도 동물원 멤버 김창기('히든싱어2'에 출연하신 분입니다^^)가 작곡한 '기다려줘'가 가장 잘 알려진 노래일 정도로 동물원 멤버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는 쭉 이어집니다.

 

한때 동물원 멤버들은 한 인터뷰에서 '동물원은 광석이형이 유명해지기 전에 어울려 놀던 동네 놀이터 같은 팀'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김광석이 떠난 뒤에도 동물원은 동물원 대로,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같은 히트곡을 낳으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키워 갑니다.

 

 

 

(1995년 방송된 KMTV 김광석 슈퍼콘서트는 그리 많지 않은, 김광석의 방송 출연 영상물입니다.)

 

'가수 김광석'을 낳게 한 가장 큰 동인은 2집, 그리고 '사랑했지만'의 히트입니다.

 

'사랑했지만'은 역시 '히든싱어2'에 패널로 참가했던 한동준('너를 사랑해'라는 불멸의 히트곡을 가진 분이죠)이 작사 작곡한 곡입니다. 위의 영상 끝부분을 보시면 직접 말하기도 하지만 정작 김광석은 이 노래를 부르기 전, 그리고 심지어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한 뒤에도 이 노래에 대해 큰 애정이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영상을 보면 애정이 다시 생긴 듯 합니다^^)

 

그 외에도 이 2집에선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날들' 등이 히트했지만 김광석은 이 2집에 대한 애정이 다른 음반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특히 스타 가수들에겐 매우 흔한 일입니다. 조지 마이클은 'Last Christmas'에 대해 '정말 이젠 더 이상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죠.^^).

 

그래도 팬들에겐 변함 없이 최고의 걸작입니다.

 

 

 

1994년 4집의 마지막 곡인 '자유롭게'입니다.

 

2집 이후에도 김광석은 3집의 '나의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4집의 '일어나', '서른 즈음에' 등을 히트시키며 전설이 되어 갑니다. 네번째 앨범이 마지막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의 활동기간은 정말 짧았던 셈입니다. 그 외에 리메이크 앨범, 라이브 앨범을 합쳐도 그를 기억할 수 있는 음원 자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1996년 1월. 향년 만 32세.

 

너무 이른 나이였습니다. 

 

물론 그 뒤로도 김광석의 노래들은 수없이 많은 후인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2월 28일, '히든싱어2'에 출연해 우승하셨습니다.

 

 

'히든싱어2' 는 김광석 편으로 정규 시즌을 마칩니다. 임창정 신승훈 조성모 김범수 주현미 윤도현 아이유 남진 휘성 박진영 김윤아 김광석 까지 12명의 가수가 출연했습니다. 이제 2014년 1월4일, '히든싱어2'의 가장 화려했던 장면들을 모은 하이라이트가 방송되고 1월11일과 18일에는 모창가수들 중의 탑을 찾는 왕중왕전이, 그리고 25일에는 왕중왕전의 우승자를 가리는 특별 생방송이 진행됩니다.

 

'히든싱어2'의 포스트시즌 경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P.S. 김광석 편의 감동을 이어가려면 어떤 가수가 있을까요. 저라면 '히든싱어3'에선 이런 가수는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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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주말의 일입니다. 운전을 하고 가디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을 듣고 있는데, 대략 이런 사연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대단히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인 분이었는데, 나이가 드시더니 어머니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고 계시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공연까지 같이 보러 가셨다. 두 분이 사이 좋게 해로하셨으면 한다."

그리고 사연을 보낸 사람(그 부부의 딸)은 부모님이 함께 들으시라면서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신청했습니다. 어어, 왜 하필 신청곡을 그 노래로? 하는 사이에 벌써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DJ나 PD가 제지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만 노래가 나오더군요.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악 소리를 냈을 겁니다. 가사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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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고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가네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가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여기까지는 뭐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젭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사랑하던 아내의 죽음을 맞은 어느 노인의 애절한 노래였던 것입니다. 부모님이 오래 오래 함께 행복하게 사시란 노래가 아니었죠. 제목만 보고 가사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탓에 착한 따님이 불효녀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짓궂은 친구들이 일부러 결혼식 피로연 같은 데서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이나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같은 노래들을 부르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노래를 결혼식 축가로 신청하는 사람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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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오래된 고전인 트윈 폴리오의 '웨딩 케익'이란 노래는 결혼식 신청곡으로 종종 등장했습니다. 장난기 있는 DJ들은 친구들이 보낸 신청곡 사연은 다 읽어 준 뒤, "제가 이 노래를 틀어 드리면 10년 우정이 끝장 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다른 노래로 바꿔 틀어 주곤 했죠.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이제 밤도 깊어 고요한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잠못 이루고 깨어나서 창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사람은 간곳이 없고 외로이 남아 있는 저 웨딩케익
그 누가 두고 갔나 나는 아네 서글픈 나의 사랑이여
이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않는 사람에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가네 그대 아닌 사람에게로
이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사랑치 않는 사람에게로
마지막 단 한번만 그대 모습 보게하여 주오 사랑 아...


아픈 내마음도 모르는 채 멀리서 들려오는 무정한 새벽 종소리
행여나 아쉬움에 그리움에 그대 모습 보일까 창밖을 내다봐도
이미 사라져 버린 그모습 어디서나 찾을 수 없어
남겨진 웨딩 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남겨진 웨딩 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음...

...네. 특히나 신랑 되시는 분이 이 노래를 들었으면 참 심경이 묘했을 겁니다. 신부의 친구들이 결혼 축하곡이라고 신청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이 노래라니. 이건 무슨 경고도 아니고 암시도 아니고 그냥 지금이라도 결혼 취소하라는 노래군요.

이 노래는 Cornnie Francis의 'Wedding Cake'를 그대로 가져다 가사만 붙인 노랩니다. 이 시절에는 도대체 저작권이란 개념이 없어서 그냥 작곡자 란에 '외국곡'이라고 써 버리면 그만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원곡의 가사는 저 가사와 정 반대 방향으로 '새로 출발하는 커플의 행복'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죠.

원곡은 이렇습니다. (트윈폴리오의 곡은 없더군요.)




어버이날에도 비슷한 노래가 있습니다. 사실 god의 '어머님께'에서도 어머니는 마지막에 일어나지 못하시죠. 이 노래에 흐르는 모자간의 끈끈한 사연은 참 눈물겹지만 어버이날 축하곡으로 듣기엔 너무 청승맞은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이 노래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있습니다.요즘 분위기에 맞는 어버이날 축하곡은 테이의 '어머니'나 박효신의 '1991년 어느 추운 날에'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아버님을 챙기고 싶은 분들은 싸이의 '아버지'나 넥스트의 '아버지와 나'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절대 신청해선 안 될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최성빈, 혹은 F&F의 '사랑하는 어머님께'입니다. 이 노래가 아직도 가끔 어버이날 라디오에서 선곡된다는 건 참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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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이렇게 흘러가기 때문이죠.

어머님 죄송합니다.
이 글을 읽으실 때쯤 전 그녀와 함께 멀리 떠나있을 꺼예요.

어머니와 그녀를 사이에 두고 많이 고민했지만 저의 현실은 그녀를 버릴 수 없어요
어머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을 그녀에게서 배웠으니까요
저 몰래 어머님이 그녀를 만나 심한 말 하신 걸 알고 그녀에게 갔었죠
조그만 자취방에 그녀는 고열로 의식을 잃은 채 하염없이 울고 있었죠
그녀를 업고 병원으로 뛰면서 전 정말 죽고 싶었죠

이제껏 무책임한 저의 행동은
순결했던 그녀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기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를 이렇게 만든 건 모두 나의 잘못이야
용서해 너의 몸이 낫는 대로 우리 멀리 떠나자 아무도 없는 곳에
어머님 용서하세요 그녀에게 저밖에 없는데 그녈 버릴 수는 없어요
언젠가 우리 모두가 다시 뵐수 있는 날까지 건강하시기를

저희는 지금 기차 안에 있어요
떠나기 전에 우리는 그녀가 다니는 성당에서 조촐한 결혼식도 올렸어요
그리고 신부님 앞에서 그녀와 전 눈물로 약속했죠 후회하지 않겠다고
어머님 저는 그녀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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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에 나오는 황당무계한 신청곡들을 들은 DJ들이 정말로 틀어주고 싶었을 노래는 아마도 이 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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