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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바람에 SBS TV '김정은의 초콜릿' 출연이 무산됐다는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서태지의 특별 대우 요구 - 이를테면 사전 녹화 - 가 문제가 된 적이 있기는 했죠. 하지만 세상이 변해 요즘은 웬만한 가수는 웬만한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사전녹화를 합니다.

그밖에도 서태지는 까다로운 요구를 많이 하는 연예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편집권이 문제가 된 모양입니다.

그런데 편집권이란 과연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불가침의 권한일까요? 원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편집권이란 PD의 성역이며, 아무도 간섭할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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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당 PD가 'PD의 고유 권한인 편집권을 요구해서 거절했다'는 것은 현재의 관행을 볼 때 상식 밖의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방송가에선 오래 전부터 서태지 아니라 다른 가수들도 얼마든지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김정은의 초콜릿' 등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TV 쇼에 나갈 때, 여건이 되는 가수들은 거의 모두 자신의 프로그램을 스스로 편집합니다. 그렇습니다.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이승철이며 김장훈 등 많은 가수들이 직접 편집권을 행사해왔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가수들은 라이브 공연이라도 할라치면 대단히 세심하게 자신의 무대와 음향을 손질합니다. 몇번이고 조율을 하면서 스피커의 방향이나 각 악기 사이의 음량 균형을 맞춰 최고의 소리가 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하지만 불행히도, TV 라이브 프로그램에서 2,3곡을 부르기 위해 그만한 정성을 기울일 수는 없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한국적인 여건에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들 가수들은 대신 자신들의 출연분을 가져다 오디오와 비디오를 함께 편집합니다. 물론 이미 치러진 녹음에서 손질을 하는 정도일 뿐, 새로 녹음을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런 손질 과정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음질은 놀랍게 좋아집니다. 또 녹화중의 커트나 카메라의 방향, 소도구나 인력(댄스팀이나 합창단, 심지어 오케스트라의 등장) 등도 얼마든지 PD와 가수, 혹은 제작자 사이에서 협의가 가능합니다. 물론 전체 프로그램의 편집권을 요구한다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부분적으로 PD가 권한을 양보한다 해도 결국 프로그램의 공과는 PD가 짊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방송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방송사가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구현해주지 못하는 좋은 품질의 방송을 위해 가수나 제작자가 노력을 보탠다고 생각하죠. 이런 걸 말릴 PD는 대한민국에 거의 없을 겁니다.

이 문제 때문에 흥분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이제 마음을 좀 가라앉히시기 바랍니다. 서태지는 '김정은의 초콜릿'에 출연할 수도 있고, 출연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서태지가 요구한 것은 일반적으로 현재 방송가에서 'PD의 권한 침해'로 간주되는 것들은 아닙니다. 만약 출연이 없던 일이 된다면 무슨 다른 이유 때문일 겁니다.

그냥 그렇다는 얘깁니다.^^


p.s. 저희 기자가 쓴 좀 긴 글을 링크합니다.

'서태지, 방송사에 까다로운 요구... 비난 받을 일인가?'

http://isplus.joins.com/enter/star/200812/05/2008120516440804760201000002010400020104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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