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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콘서트'가 다시 전성기입니다. 7일 방송에서는 간판 스타 중 하나인 강유미가 '가문이 영꽝'으로 복귀해 반가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달인'이며 '박대박'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 '할매가 뿔났다' 등 한마디로 현재는 버릴 코너가 없을 정도로 알찹니다.

몇번째 전성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999년 시작된 프로그램이니 내년이면 10주년. '웃으면 복이 와요'도 아니고 스탠딩 코미디를 중심으로 한 라이브 코미디 프로그램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흘러든 결과인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대체 '개콘'의 이런 융성에 비해 다른 방송사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힘은 왜 예전같지 않은 것일까요. '개그야'나 '웃찾사'는 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일까요. '개콘'과 여타 비슷한 프로그램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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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어떤 프로그램이든 부침이 있다는 것입니다. '개콘'을 원조로 하는 3대 지상파 방송사의 라이브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서 한때 '웃찾사'가 가장 재미있던 시절이 있었고, 또 한때는 '개그야'가 지존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그중에서도 '개콘'이 전성기를 누린 기간이 제일 길다고 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게다가 '개콘'이 현재 누리고 있는 전성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닙니다. 시청률의 급상승은 일요일 오후 10시대에서 9시대로 한시간 빨라진데 따른 이익이지만 10시대일 때도 다른 개그 프로그램들이 무너져 갈 때 개콘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개콘의 힘은 무엇일까요? 스포츠 기사에서 어느 팀이든 우승의 원인을 분석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장이 바로 '신구의 조화'입니다. 노장이 자기 몫을 다하고, 신인이 조기에 주전으로 정착해 주면 성적 안 나올 팀이 없겠죠. 현재의 개콘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노장들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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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김대희 박성호 등 '개콘 1세대'들이 여전히 버팀목 역할을 해 주고 있고, 2002년에서 2004년 사이 데뷔한 김병만(2002) 이수근 변기수(2003)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 김대범 강유미 황현희(2004) 등이 주전으로 만개한 상태에서 신봉선을 필두로 '왕비호' 윤형빈, '수제자' 노우진, '박대박'의 박성광-박영진, '여성학자' 박지선 등 데뷔 만 3년 이내의 신진들이 자리를 잡아 주고 있습니다. 출연진의 폭이나 활약에서 역대 어느 세대의 '개콘'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화려한 진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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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코너의 생사와 '편집에서 살아남기'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제작진의 입장을 볼 때도 '살릴건 살리고 죽일 건 죽인다'는 편집 방침이 확실해 진 것이 눈길을 끕니다. 최근 새로운 코너로 등장했던 '뜬금뉴스', '변수무당' 코너는 신속하게 사라졌지만, 그중 반응이 있었던 캐릭터인 안상태의 '난...'과 박휘순의 '미쳤어, 미쳤어'는 '봉숭아학당2008''에 흡수됐습니다.

또 개그 코너들의 전반적인 향상에 대해선 최근 5-6년 동안 KBS가 기울여 온 코미디 개발의 노력에도 시선을 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개그사냥'과 '폭소클럽'의 존재죠. 다양한 스타일의 코미디 개발을 모토로 내걸고 야심차게 추진되었던 프로젝트들입니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신인이 발굴되어 KBS의 공채 개그맨으로 흡수되기도 하고, 마땅히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는 신인들이 기량을 키우기도 해왔습니다. 한때 KBS의 한 관계자는 "'개그사냥'이 싱글 A, '폭소클럽'이 더블-트리플 A, '개그콘서트'가 메이저"라는 식으로, KBS 개그의 팜(Farm) 시스템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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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이 두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됐습니다. 아무래도 시청률 면에서 대박이 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개콘'이 오늘날 누리고 있는 영광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개콘'에도 위기가 올 거란 예감을 갖게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 없이는 신인들이 기량을 키울 수 있는 곳이라곤 대학로의 공연 무대뿐입니다. 이런 무대의 현장감각도 중요하지만, 방송 적응이라는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진짜 방송 프로그램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죠. 물론 그 효과는 두통약처럼 즉각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이 등장해서 성과로 연결되기까지 3-4년이 걸린 걸 보면, 위기가 찾아오기 까지도 꽤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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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랜만에 강유미가 복귀한 '가문이 영꽝', 재미있더군요. 왠지 강유미의 얼굴에서 고생(?)의 흔적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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