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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김연아 공화국입니다. 최근 월간 포브스 코리아가 조사한 결과에서도 김연아는 온갖 연예인들을 모두 제치고 한국의 파워 셀러브리티 1위에 올랐습니다. 추정되는 수입, 매스컴의 주목도, 일반인들의 평가를 종합한 결과입니다.

이런 종합적인 순위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흔히 '귀한 몸'의 지표로 기록되는 것은 광고 모델료입니다. 여기서도 김연아가 최정상에 올라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었는데, 새로 드러난 결과를 보면 'top of top'으로 대우받고 있다고 합니다. 흔히 광고업계의 3 top이라고 불렸던 전지현-송혜교-김태희보다도 한 단계 위의 대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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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광고업계는 통상적으로 모델의 순위를 정합니다. 모델료의 액수까지 얼마라고 정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S급, A급, B급, C급 정도로 규정해 놓죠. 모델이 되는 당사자도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만 이 내부 구분이 바로 모델료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결정합니다.

대부분의 큰 대행사들은 자체적으로 구분을 해 놓고 있고, 필요에 따라 대행사들끼리 정보 교환을 통해 구분을 재조정하죠. 예를 들어 스타 A의 결혼설이나 이혼설이 돌면 모델 우선 순위는 뚝 떨어집니다. 반면 최근의 F4 붐처럼 화려하게 떠오르는 스타는 갑작스럽게 모델료가 급상승하죠. 그 올라간 모델료를 유지하는지, 다시 과거의 수준으로 떨어지는지는 좀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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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전만 해도 연예인들은 앞다퉈 모델료를 공개하지 못해 안달을 했습니다. 어느 시기에나 한 시기를 이끌어가는 리드 모델이 있기 마련이고, 거기서 누구나 인정하는 '대세'가 되기 위해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모델료에는 어느 정도 뻥튀기도 있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6개월 단발을 1년 전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고, 1-2억원 정도를 늘려 발표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연예인들이 이렇게 발표하는 동안 대행사들은 '관례에 따라 모델료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확인할 길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CF 모델료와 관련된 기사는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이유는 바로 국세청. 연예인들의 소득이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이 인식되면서 세금 추적이 극심해졌습니다. 미디어를 상대로 할 때에는 모델료를 부풀리던 연예인들은 반대로 종합소득세 신고 때에는 수입을 줄여 신고하곤 했지만 세무서에서는 "몇월 며칠자 보도를 보니 무슨 무슨 모델을 해서 총 얼마를 벌었다고하던데 그건 뭐냐"고 따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 이후로 특히나 CF 수입 총액이 상위 TOP 10 안에 드는 연예인들일수록 CF 계약 내용을 비밀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공개하는 경우도 물론 아직 남아 있지만,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광고 관련 기사들은 '추정액'이라는 단서를 달고 나오게 됐죠.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광고대행사들은 여전히 '관례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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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개된 한 광고대행사의 모델료 기준표를 보면 김연아의 모델료는 1년 전속 기준으로 10억원. 이때의 전속이란 '다른 모든 광고에 출연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동일 계열의 다른 광고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계약기간은 3개월 단발, 6개월 단발, 1년 전속 중 하납니다.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2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하는 건 매우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죠. 장동건-삼성전자나 김혜자-CJ 정도 외에는 10년 이상의 오랜 파트너십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 동안에도 혜교-지현-태희 급의 모델들(S급)은 '10억원 선'의 모델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대행사의 자료에는 김연아가 10억원 급, 나머지 S급들은 8억원 급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이 액수는 김연아가 혜교-지현-태희급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급이라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 김연아가 10억원을 받으면 송혜교는 8억원만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송혜교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광고주가 있다면 10억원 급이 될 수도 있죠. 다만 현재로서는 최고의 큰손들인 대기업들 가운데 김연아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크다는 것을 말할 뿐입니다.

아울러 CF 몸값에 대한 순위를 보면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 가요를 통해 대중에게 소구하는 힘(즉 티켓 파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지현 김태희 송혜교의 예를 보더라도 이들의 최근 출연작은 그리 아름다운 결과를 낳지 못했습니다. 현재 연예인으로서의 가치를 보면 이들보다 손예진이나 이효리가 훨씬 우위라고 할 수 있지만 광고업계는 흥행력 있는 여배우나 가수보다는 생명력이 다소 떨어져도 모델로서의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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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모델로는 비가 최상위에 올라 있어 장동건이나 송승헌보다 인기 있는 모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남녀 모델을 통틀어 최상위에 있어야 할 모델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다소 의외일 수 있습니다. 배용준이나 이영애, 서태지도 없습니다. 이런 모델들은 다소 특수한 경우들입니다. 모델료는 S급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봐야 하지만 활동 범위를 스스로 엄청나게 축소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한꺼번에 여러 개의 광고에 출연해 매출액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모델 활동조차도 극도로 제한하고, 이미지 메이킹을 무엇보다도 우위에 놓고 있는 사람들의 특별한 경우죠.

이런 저런 점을 종합해 볼 때 김연아가 최고의 모델로 대우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답 1번은 김연아의 인기와 지명도입니다. 그리고 2번은 용모와 실력의 조화, 3번은 미혼이라는 점(눈치채셨겠지만 위 표의 등장인물들 중 기혼자는 한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4번이 '안티가 없다는 점'일 겁니다. 아마 '가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는 게 5번쯤 되겠죠.

누구나 인기가 있으면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나쁜 소문도 달고 다니기 마련이고, 안티 집단도 존재하죠. 하지만 지금 현재 국내의 유명인 가운데 안티가 가장 없는 사람이라면 김연아를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라이벌이 있다면 아마 얼마 전에 작고하신 김수환 추기경 정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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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김연아의 이미지를 자신들의 이미지 위에 덧씌우고 싶을 겁니다. 김연아의 위업 중 하나는 LG 냉장고와 삼성 에어컨 광고에 모두 출연했다는 겁니다. 삼성과 LG의 가전 분야는 특히나 라이벌 의식이 강해 절대 비슷한 시기에 모델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LG텔레콤과 삼성 애니콜 광고에 동시 출연할 뻔 했던 F4 이민호가 결국 빠진 걸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김연아에게는 삼성과 LG 어느 쪽도 감히 시비를 걸지 못했습니다. 이게 바로 현재 김연아가 갖고 있는 위력입니다. (물론 이민호가 표적이 된 사이 슬며시 두 광고에 모두 출연한 김범의 경우도 있긴 합니다. 김연아처럼 '감히' 건드리지 못한 건 아니지만.^^)

스포츠 스타로서는 이전에 누구도 이런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국민 영웅 박찬호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현역 시절 안티 그룹의 존재에 시달렸고, 박지성이나 박세리, 최경주도 각자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김연아는 어찌 보면 그동안의 스포츠 스타들에게 있었던 모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은 완전체라는 느낌을 줍니다. (하긴 그러고 보니 박태환이 있군요. 조금 경우가 다른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물론 일각에서는 장미란보다 김연아가 몇 배 더 잘 나가는 광고 모델이라는 게 불편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인지상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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