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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물론 성공한 드라마들은 다 겪는 일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악착같아지는 PPL의 러시가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짜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작진의 변명은 '이렇게 해서라도 수지를 맞추지 않으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꽃보다 남자'가 생각보다 회당 제작비도 많이 들었더군요. 자세한 수지는 준비가 되면 나중에 다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회는 다들 보셨습니까? 25회는 그냥 '시리즈를 끝내기 위한 60분'에 충실한 의미였군요. 후반부(13회 이후) 들어 윤지후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던 구준표는 마지막회를 맞아 윤지후를 제치고 다시 주인공의 위용을 회복했습니다.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 살짝 결말 설명부터 잠시 하자면, 구준표는 금잔디의 졸업식날 미국으로 함께 유학가자고 청하지만 잔디는 한국에서 의대 입학을 위해 더 공부하겠다고 말합니다. 결국 4년 뒤, 준표는 의젓한 차세대 경영자가 되어 돌아오고, 3수끝에 의대에 들어간 잔디가 봉사활동을 간 지방으로 헬기를 타고 찾아갑니다. 스웨덴으로 유학갔던 소이정도 돌아오고, 윤지후는 의대 상급생으로 여전히 잔디 곁에 있습니다. 불쌍한 송우빈만 4년 뒤에도 뭘 하는지 전혀 설명이 나오질 않는군요. 아무튼 네 남자와 잔디가 해지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멋진 엔딩 장면을 연출합니다.

다른 결말을 기대한 분들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제목이 '꽃보다 남자'인 이상 츠쿠시는 츠카사와 맺어지는게 순리죠. 변화를 준답시고 결말을 바꿨다가는 열혈 시청자 몇명쯤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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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드라마의 성격에 맞는 결산을 뭘로 할까 생각하다가, 혜택받은 연기자들을 지난번에 했으니 이번엔 혜택받은 사물 위주로 정리를 해 볼까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이 드라마의 꽃은 찬란한 PPL이었죠.

물론 이 순위는 전적으로 제가 개인적인 편견으로 추린 겁니다. 다른 분들은 각자 자기 생각으로 순위를 매겨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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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는 뭐니뭐니해도 애니콜 햅틱팝입니다. 극중에서 '구준표가 쓰는 전화기'로 소문났지만 사실은 F4 모두가 쓰는 전화기였죠. 특히 구준표가 사용하던 일명 추파춥스폰, 즉 색동무늬 커버 버전이 대단한 인기를 모았습니다.

사실 이 전화기는 이민호에겐 영욕이 함께 어린 상징입니다. 시청자들로부터 일찌감치 '구준표폰'이라는 영예의 명칭을 얻었지만 정작 이 전화기 CF의 메인 모델은 김현중에게 양보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LG텔레콤과 삼성전자 애니콜 광고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은 당사자들에게도 '광고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롭게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됐을 듯 합니다.

그나자나 이 전화기 사 달라는 자녀들 때문에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이 꽤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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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배스킨 라빈스와 본죽의 공동 수상으로 하겠습니다. 잔디와 가을의 아르바이트 장소로 늘 등장하던 '봄죽'이 노출로는 단연 앞섰다고 볼 수 있겠지만, 수시로 등장해 신제품 아이스크림을 먹는 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 배스킨 라빈스의 수혜도 만만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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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부터는 배경이 된 장소들이 대거 등장할텐데, 아무래도 장소라면 남산 N타워만큼 혜택을 본 곳도 없을 듯 합니다. 일단 서울 시내에 있는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서울 최고의 데이트 장소로 강조됐으니 관광객 유치에도 꽤나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꽃보다 남자'가 한류 드라마로도 뜬다면 곧 남산 케이블카 정거장 앞에서 두 손을 꼭 모으고 줄서 있는 일본 아줌마들을 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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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는 하얏트 호텔입니다. 각종 객실과 볼룸이 수시로 등장했지만 아마도 서울 남산 하얏트에서 가장 멋진 장소로 꼽을 수 있는 수영장과 풀사이드가 집중적으로 노출된 점이 큰 소득이라 하겠습니다.

이 수영장은 겨울에는 스케이트 링크로 변신해 수많은 남녀들에게 역사가 이뤄지는 장소를 제공해왔습니다. 마지막회의 풀사이드 파티 신도 괜찮았지만 아마 내년 겨울이면 '그 스케이트 신을 찍은 곳'을 찾아 오는 사람들이 제법 될 것 같습니다. 워낙 비싸서 만만치 않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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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는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사실 드라마 노출의 정도는 훨씬 심했지만 드라마를 광고 영상으로 삼았다는 반발이 드러나며 마케팅 효과가 오히려 감소한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경우라도 드라마라면 사람이 주인공이어야지, 건물이나 배경이 주인공이어서는 안 됩니다. 돈 들여 드라마에 협찬을 제공한 쪽에서는 가능한 한 자신들의 시설물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좋다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적당한 선을 지키는게 훨씬 낫습니다. 공연히 반감을 불러 일으켜 봐야 득 될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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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가 말 많은 누벨 칼레도니아. 초기에 잔디가 준표에서 지후로 미끄러져가는 중요한 부분이 촬영된 곳인데 본 드라마의 촬영 이전이었으므로 배우들이 꽤나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아시다시피 누벨 칼레도니아는 신혼 여행 장소로 꽤나 뜨고 있는 장소입니다. 하트섬을 비롯해 이 섬의 풍불과 리조트 풍경이 자세히 소개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역시 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살짝 눈썹을 찌푸리게 됩니다. 또 배우들 몇몇이 "보기보단 참 개발이 덜 됐더라"는 식으로 현지 촬영중의 고생담을 털어놔 한때 필화 사건으로 번질 뻔 한 일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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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는 농심...을 꼽아야 할 듯 합니다. 유난히 라면을 좋아하는 준표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농심은 초기 스폰서가 아니었죠. 그래서 '스폰서 유치를 위한 의도적인 장면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했는데 제작진의 해명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라는군요.

아무튼 라면 먹는 장면은 많이 봤건만 어느 라면인지를 구별해서 생각나지 않으니 라면 PPL은 그리 큰 성공이라고 보기는 힘들 듯 합니다. 그냥 김현중의 라면 CF를 더 자주 방송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게 나을 듯. (그런데 정작 '꽃보다 남자' 방송 때에는 이들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CF가 그리 많이 방송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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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는 로터스. 스포츠카의 명성이 국내에서까지 그리 높지 않던 로터스는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젊은이들의 드림카로 꼽힐만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구준표가 몰고 다니던 파란색 유로파 모델과 소이정이 타던 주황색 엑시지 모델이 강한 인상을 남겼죠. (여기서 또 불쌍하게도 송우빈의 차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윤지후가 타던 모터사이클은 엠비 아구스타라는 명품이라는데, 특이하게도 모델명이 F4라는군요. 잘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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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가 아쉬운 빈폴. 물론 초기에만 해도 프레피 룩이라는 이 드라마의 간판 스타일과 함께 대단한 호응을 얻은 듯 합니다만, 뒤로 갈수록 쏟아지는 명품 러시 속에서 좀 빛을 잃었다는 느낌입니다. 재벌가 자제들의 의상이라 워낙 화려했던 탓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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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게 봤던 구준표의 이 트레이닝(추리닝이라고 해야 느낌이 나는데..) 복도 사실은 대단한 명품이라는군요. 프레드 페리라는 브랜드인데 국내에는 정식 수입도 되지 않은 브랜드랍니다.





정식 순위는 이 정도로 해 두고... 이밖에도 수많은 협찬사들이 있지만 다 기억이 나질 않아 여기서 굳이 거론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아차상이라면 '부산오뎅연합회' 정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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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단일 브랜드였다면 대단한 성공을 누렸을텐데요. 아깝습니다. 날씨가 아직도 쌀쌀하던데, 혹시 여자친구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한번에 오뎅 20개씩 먹는 젊은이들 덕분에 포장마차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으로 '꽃남의 유산'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또 어떤 브랜드가 꽃남의 수혜자로 우뚝 설지 궁금합니다. 혹시 제가 기억 못한 브랜드가 있으면 추가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그나자나 다음주 월,화요일부터 심각한 금단 증상에 시달릴 분들이 꽤 있겠군요. 뭐 떠나 보낼 건 떠나 보내야죠.






p.s. 물론 아무리 상품들이 크게 성공했다 해도 가장 성공한 건 이 드라마에 출연한 꽃미남 꽃미녀들이죠. 과연 누가 이 드라마를 통해 가장 큰 성장을 이뤘을까요. 그건 지난번에 따로 정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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