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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즈 갓 탤런트' 인기의 주역인 수잔 보일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홀리 스틸과 한 무대에 선 동영상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지미 키멜 쇼에서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섰다는군요. 지미 키멜은 지난번 소개했던, 맷 데이먼이 나오는 'I'm F***ing Matt Damon' 시리즈의 무대를 제공한 바로 그 사람입니다.

어떻게 됐냐구요? 직접 영상을 보시면 압니다. 참고로 47세와 10세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다정하거나 사이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보시기를 권합니다. 충격적인 무대가 연출될 지도 모릅니다. (일단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제목이 낚시라는 이유로 저를 죽이고 싶을 분도 있겠지만, 화면의 완성도로 보아 뭔가 착각할만 하다든가,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든가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해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찾아 봤습니다.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하를 보게 됩니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5093629&q=%BC%F6%C0%DC%20%BA%B8%C0%CF%20%C8%A6%B8%AE%20%BD%BA%C6%BF

물론 이런 경우 현실과 조작을 구별못한다는 건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얼마전 주말에 좀 심각한 경우를 발견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우연히 TV를 보다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송되는 '로스트 테이프(Lost Tapes)' 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습니다. 당연히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었죠. '몬테레이의 바다 괴물(Monster of Monterey)이라는 작은 제목으로, 일반적인 다큐멘터리같은 화면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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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1977년 일본 어선이 건져올린, 이상하게 목이 길고 거대한 해양 생물의 시체를 보여주더군요. 그리고는 흔히 장경룡이라고 불리는 플레지오사우루스(Plesiosaurus)에 대한 설명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2007년, 샤론 노박이라는 여성 저널리스트가 요트로 세계일주를 하던 도중 미국 서부의 몬테레이 앞바다에서 겪은 일이라는 부제의 영상이 시작됐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샤론 노박(Sharon Novak)은 요트 여행을 모두 온라인으로 중계하기 위해 마스트 끝을 비롯해 보트 곳곳에 카메라를 부착했고, 배 위에 있는 노박의 모습은 잡지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팬(?) 혹은 독자들에게 공개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선상 트루먼 쇼인 셈이죠. 심지어 노박의 잠수복에도 카메라가 달려 있습니다.

문제의 날, 노박은 배를 타고 육지를 향해 오다가 우연히 조난 신호를 포착합니다. 주변에 다른 배가 없다고 판단한 노박은 일단 구난을 위해 신호 위치로 향하죠. 하지만 문제의 장소, 배는 있지만 배 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배 한 켠에 낭자한 핏자국만 있을 뿐입니다.



공포에 질린 노박은 요트의 엔진을 가동해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지만 엔진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바람으로 항해하기 위해 돛을 펴던 노박은 밧줄을 풀던 도중, 무언가가 배에 부딪히는 바람에 배 밖으로 떨어집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노박. 그리고 마스트에 달린 카메라는 노박을 향해 물 밑에서 헤엄쳐가는 뭔가 거대한 물체를 슬쩍 보여줍니다. 노박의 몸에 달린 카메라로 볼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만... 아무튼 노박은 "살려줘! 수영할수가 없어!"라고 외치며 서서히 배에서 멀어져갑니다.



이 화면의 화질로는 뭘 볼 수가 없죠. 좀 더 선명한 영상을 보기 위해선
http://animal.discovery.com/videos/lost-tapes-top-10-scariest-moments/ 를 방문한 다움, 10위부터 1위까지의 영상 중 '1. Sharon Novak's Disappearance'를 클릭하면 됩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물 밑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노박을 향해 움직이는 장면을 100번쯤 다시 돌려 보여줬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냉정합니다. 테이프가 끝나는 시점에서 방송을 딱 끊어 버리고 엔딩 타이틀이 흐릅니다.



아무튼 이 '로스트 테이프'라는 방송을 본 뒤로 상당히 짜릿한 충격이 왔습니다. 그러니까 제목을 잃어버린 테이프라고 지은 것은, 탐험자들 본인은 사라지고, 테이프만 남아 있는 경우의 충격적인 영상들을 모아 방송한다는 뜻이겠죠. 이런 테이프를 통해 전설 속 동물들의 실체를 조명한다는 시도도 신선한 듯 했고... 아무튼 흥미로운 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를 느끼고 뒷조사를 좀 해보려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요. 샤론 노박이라는 여성 저널리스트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나오질 않는 겁니다. 이 정도의 사고라면 이렇게 정보가 없을 리가 없는데 말이죠. 테이프야 디스커버리 채널이 독점으로 점유해서 관련 영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하다못해 샤론 노박이라는 사람의 존재 여부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온갖 미국내 게시판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진위 여부를 놓고 아귀다툼이 한창이더군요. '이 바보야 그럼 니 눈엔 저게 진짜로 보이냐'와 '넌 디스커버리 채널(엄밀히 말하면 애니멀 플래닛)을 호구로 아냐'가 격돌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보면서도 영화가 떠오르긴 했던 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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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결정타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역시 없는게 없는 imdb.com. 거기서 찾아 본 '로스트 테이프'에는 엄청난 수의 제작진이 붙어 있었고, 출연한 배우(!)들의 명단도 있었습니다. 제가 본 '몬테레이의 괴물'편에는... '샤론 노박 역을 한 로렌 올리프라(Lauren Olipra)라는 여배우의 얼굴도 나와 있더군요. 어쩐지 여류 저널리스트치고는 너무 예쁘다 했더니...

완전히 속았습니다. 보는 동안은 진짜 다큐인 줄 알았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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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TV에서 부지불식간에 어느새 리얼 다큐와 픽션의 경계가, 현실과 조작의 경계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 TV에서 그렇습니다. '제리 스프링거 쇼'나 '치터스'가 사실이냐 연출이냐의 논란 속에서도 별탈없이 계속 방송을 타고 있고, 위에서 말했듯 디스커버리 채널까지도 유사 다큐멘터리로 낚시질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한국 방송도 이렇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참 모골이 송연합니다. 그때 되면 꽤 심각한 문제가 될 듯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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