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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2009 외인구단'이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있습니다. 40대 정도의 시청자 중에는 원작 만화는 거의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외우다시피 하는 분들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만, 드라마 시청률은 지리멸렬을 면치 못했습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경제 위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가벼운 이야기 쪽에 눈과 귀를 기울이게 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가 21세기의 풍조와 맞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무엇보다 원작을 뜯어 다시 드라마를 만든 솜씨가 어쩐지 허술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가장 안됐다 싶은 사람은 주인공 까치 역을 맡은 윤태영입니다. 윤태영이 까치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뭔가 고개를 갸웃하지 않은 분도 아마 별로 없었을 겁니다. 그동안 윤태영이라는 배우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과 까치 오혜성이라는 주인공에서 겹쳐지는 부분은 별로 없는게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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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첫번째 이유는 윤태영이든 누구든, 까치 오혜성 역할을 한다고 나섰을 때 어떤 한 사람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바로 1986년의 최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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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야인시대'의 마루오카나 지금 방송중인 '천추태후'의 강조를 통해 최재성을 알 젊은 시청자들에겐 황당무계한 얘기겠지만 당시의 최재성은 지금의 조인성이나 송승헌이 부럽지 않은 초절정 꽃미남 스타였습니다. 거기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반항아 특유의 눈빛은 여성 관객들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죠.

그 시절을 못 본 분들을 위해 퍼왔습니다. 왕년의 '외인구단' 주제가로 한창 유행했던 정수라의 '난 너에게' 뮤직비디오입니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 '.



그렇기 때문에 윤태영에게 가해지는 평가에는 좀 부당한 요소들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게 사실입니다. 워낙 원작과 영화판의 최재성이 동일시되는 까닭에, 다른 사람을 그 이미지에 덧씌우기가 쉽지 않은 거죠.

사실 윤태영의 노력은 이미 촬영 전, 1년 전부터 시작된 야구 트레이닝에서부터 잘 알려졌습니다. 이 작품이 준비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부터 윤태영은 몸 만들기를 했고,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긴, '아르바이트로 연기하는거죠?'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던 그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전-현직 야구인들의 도움으로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받았고, 그 결과 직구 최고 시속이 120km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일반인이 130km의 공을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노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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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되는 '외인구단'을 보고 있으면 그 고생이 절로 느껴집니다. 방송이 시작된 뒤로 장염에다 크고 작은 부상까지 겹쳐서 발병해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죠. 가뜩이나 까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살을 뺀 뒤라 더욱 수척하게 보입니다. 나이들어보인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으면 참...

물론 윤태영에게도 장점이 있습니다. 영화판의 최재성에 비해 훨씬 진짜 선수같다는 것이죠. 실제 윤태영의 체격은 야구선수로 직접 나선다 해도 그리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탄탄합니다.

연기력 부분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1980년대 중반의 최재성은 '얼굴로 사는 배우'였죠. '외인구단'에서는 워낙 적절한 이미지 때문에 그냥 넘어갔지만 연기력은 사실 크게 기대할 게 없었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윤태영의 연기가 훨씬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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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뭐니뭐니해도 2009 외인구단이 영화판에 비해 갖는 강점이라는 것은 CG의 힘입니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이 어찌해도 극복할 수 없는 것이 1, 2, 3과의 CG 차이죠.
영화판을 만들던 시절의 제작진은 투수가 던진 공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투명한 아크릴 판 위에 야구공을 올려 놓은 다음 회전하는 모습을 찍어 보자는 식이었죠. 당연히 써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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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판 외인구단은 철저하게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특수효과(?)라면 검도 사범 출신의 나한일을 외팔이 최관 역으로 기용한 것이죠. 검도인답게 나한일은 한팔로 배트를 잡고(자세히 보면 짧습니다) 공을 쳐내는 연기를 훌륭하게 수행합니다. 2009년 드라마에서는 이 역할을 야구선수 출신 이정준이 맡았다더군요.

영화판을 통해선 나한일 외에도 하국상 역의 권용운, 조상구 역의 조상구(아예 이 배역때문에 이름을 바꿨습니다) 등이 데뷔했죠. 이 조상구씨는 외화 번역가로 이름을 떨치기 전에 다른 한 편의 이현세 원작 영화에서 오혜성 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옥의 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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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과 드라마 '외인구단'의 공통점이라면 최대한 유명 연기자의 캐스팅을 피하고, 무명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인생 역전을 노린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실제 생활에서도 외인구단'이라는 것이죠.

드라마 '외인구단'의 실패와 극장판 '외인구단'의 성공 사이에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원작에 대한 태도입니다. 영화판은 물론 20여년 전의 작품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원작의 에피소드들을 최대한 살리고, 새로운 에피소드의 추가를 기피했습니다. 가능하면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한 점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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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라마는 가능한 한 많이 뜯어고치겠다고 작정한 듯한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까치와 마동탁이라는 주축 캐릭터는 물론이고 이해할 수 없이 커진 현지의 비중, 지지부진한 진행 등은 원작에 대한 경외심의 부족과 함께 대체 원작이 왜 성공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결과일 뿐입니다.

드라마 '외인구단'은 오우삼의 '적벽대전' 상-하편과 함께 전설적인 원작을 무시하고 사소한 잔재주에 의존한 결과가 어떤 재난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남을 듯 합니다. 윤태영을 비롯한 연기자들의 땀방울은 대체 어디서 보상받아야 할까요.

댓글
  • 프로필사진 얼음칼 요즘 반응이 뜸하다. 댓글이 별로 없어서 내가 1등을 하네? 2009.06.19 16:50
  • 프로필사진 송원섭 Cuo^ 2009.06.19 16:51
  • 프로필사진 감자 김민정은 정말 엄지필인 듯. 2009.06.19 16:58
  • 프로필사진 송원섭 옛날 이보희는 너무 누나같아서.. 2009.06.20 10:29
  • 프로필사진 후다닥 제 또래 세대들에게 외인구단 하면 "최재성"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사실 지금의 캐스팅이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것 같습니다.
    조금씩 봤는데 간혹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 있던데요...
    지적하신대로 윤태영씨가 최재성씨 보단 훨씬 야구선수역에
    잘 맞고 연기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윤태영씨 워낙 빵빵한 집안이 부각 되다 보니 배우로서 자질이
    다소 묻히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다음에 좋은 작품 만나면 큰거 한방 터트리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120Km던지신다니 진짜 무섭군요..
    동호회 야구에서 100이상만 넘어도 무섭던데요... ^^
    2009.06.19 18:02
  • 프로필사진 송원섭 잘나올땐 130 나온답니다. 2009.06.20 10:29
  • 프로필사진 버팔로빌 마동탁과 엄지 캐스팅이 가장 아쉬운것 같네요..

    마동탁은 역시 김승환씨가 가장 어울렸었고..
    엄지는 김민정도 아닌것 같고, 이보희는 더 아니였지요..

    이번주엔 배도엽이 나올까 궁금하네요..
    2009.06.19 19:02
  • 프로필사진 ^^ 마동탁 역활은 맹상훈씨였던걸로.. ^^;;; 2009.06.19 21:43
  • 프로필사진 seba 아마 각각 다른 영화의 마동탁이었던걸로..
    김승환씨도 마동탁이었지요.
    2009.06.19 22:49
  • 프로필사진 송원섭 외인구단에선 최재성-맹상훈, 지옥의 링에서 조상구-김승환이었습니다. 2009.06.20 10:29
  • 프로필사진 huraijin 윤태영씨의 연기력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애초에 캐스팅 자체가 너무 원작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겠죠. 원작설정에 비해 너무 길고 나이들어 보인다고나 할까요. 오혜성 역 말고도 캐스팅에 무리수가 너무 많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9.06.19 19:35
  • 프로필사진 송원섭 그럴수도. 2009.06.20 10:30
  • 프로필사진 우렁각시 오혜성도 오혜성이지만,
    외인구단하면 역시 외팔이의 카리스마라고 전 기억합니다.

    어릴적 외인구단에서 외팔이의 눈빛만 제대로 기억나네요.^^
    2009.06.19 19:58
  • 프로필사진 seba 원작의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지금 세태와는 원작이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랑했던 여자의 말한마디 때문에 모든것을 버리는 남자라니.
    요즘은 더 딴나라이야기 같은..

    황미나 누님이 처음부터 참여하다가 발을 빼게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뒷배경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스토리라인 각색부터가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배도협 캐릭터도 꽤 괜찮았었는데요.

    근데 어디서 봤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원래 이현세씨가 까치를 그릴때 조상구씨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더군요.
    분위기는 정말 딱 그분위기인데 말이죠.
    2009.06.19 22:54
  • 프로필사진 송원섭 어린시절부터의 친구라더군요. 외모는 이현세 본인, 성격은 조상구씨라는 얘기도...^^ 2009.06.20 10:31
  • 프로필사진 인생대역전 이현세 선생의 작품은 드라마와는
    별로 인연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병헌과 엄정화가 나왔었던
    '폴리스'라는 작품이었던가요...
    KBS 2채널에서 했었던...
    그것도 참 제대로 망한 기억이 나네요.
    아무리 각색의 자유라지만,
    젊은 마동탁 역에 독고영재씨라니...ㅡㅡ^

    좋은 원작은...그냥 원작대로 나뒀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2009.06.19 23:11
  • 프로필사진 송원섭 같은 원작인 최민수 주연 영화 '테러리스트'는 꽤 성공했죠. 2009.06.20 10:30
  • 프로필사진 Nellholic 개인적으로 조상구씨가 오혜성역에 최재성씨보다 잘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까치의 독기어린 눈빛엔 조상구씨의 눈이 딱.

    이번 드라마의 오혜성역을 맡은 윤태영씨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다만 드라마가 좀...-_-
    2009.06.20 10:45
  • 프로필사진 아쉬운드라마죠 2009년이라는 타이틀도 뺐으면 좋았을 듯~

    원작에 나름 충실해보려고 시도한 군더더기 진행들이 유난히 눈에 띄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드라마 전개의 기승전결(클라이막스 포함)의 진행이 무뎌졌다고 보임, 특히 까치가 외인구단훈련 2년동안 갔다오는 동안- 엄지가 마동탁과 결혼하고, 야구장에선 시합이 펼쳐지는데- 복수심의 대결이라던가 그런 부분도 미비하고- 왜 그렇게되었는지에 대한 호소력이 거의 뭐 일상다반사같은 느낌이 들었음- 또한, 전반적으로 이야기전개가 지루했고 현지(남상미)는 오버캐스팅, 마동탁역할하신 분도 안 어울렸던 것 같고.. 윤태영씨 까치역할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고 김민정씨가 화면상에서 너무 잘 어울렸던 것 같았음- 그리고 pd나 제작진들 야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은느낌이/야구시합 부분을 그렇게 찍고 싶었을까(야구는 9회까지 길어보이지만- 당사자들(투수/타자/수비수/감독/타순 대기자 등 모든 선수/스텝들) 에겐 매순간 순간마다 휙획 전개되는 스피드전개가 핵심인 요소인 스포츠라고 생각함)- 그런 부분도 망각한건지 원.. 시청자들에게 대충 시합장면들은 이정도 보여주면 되겠다 싶어 찍어 편집한 것 같은 듯~ 그래서인지 시합장면에선 생동감이 영 없더군요~
    2009.06.20 14:16
  • 프로필사진 echo 영화보고 차라리 만들지 말지 이렇게 생각한 건 저 하나일까요? ;; 2009.06.20 15:18
  • 프로필사진 zizizi 전체적으로 캐스팅이 너무 아니더군요. 연출과 작가가 배우들 쪽으로 파워가 없었나?? 드라마에 긴장감도 없고. 아무리 보려해도 재미가 없어서 못 보겠더군요. 결국 조기종영이라니.. 2009.06.20 18:03
  • 프로필사진 목욕하니 이 드라마가 mbc에서 만든게아니라 다른 제작사에서 만든거를 mbc에서 방송한거예요
    그래서 제작비를 최소화한다고 캐스팅도 힘들었다던데요
    그래도 난 캐스팅 잘만 한거같던데...
    2009.06.21 00:26
  • 프로필사진 아람 확실히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가 봅니다. 드라마 자체는 아쉽지만 윤태영이랑 김민정 캐스팅은 참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윤태영씨도 그렇지만 김민정씨가 연기력이나 외모에 비해 작품운이 없는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2009.06.21 04:41
  • 프로필사진 namaste 나름, 그나마 나아졌다는 야구경기 장면도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거 같더라구요. 욕하면서도, 원작에 대한 애착 덕분(?)에 거의 매주 봤지만.. 야구장면이 나올때마다 실망감이 너무 커졌다는.

    특히, 문학구장과 잠실구장에서 "수원"으로 연결되는 그 어설픔이란.. 휴~
    2009.06.21 18:12
  • 프로필사진 흐르는강물 골수야구팬인 저로써는 야구하는 장면에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재미가 하나도 없더군요.

    야구는 느리고..심심한 스포츠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2009.06.22 09:29
  • 프로필사진 skywalker 우와 역시 마지막편이 방송되기 전에 작성한 포스트가 맞지요?

    송기자님의 예언자적인 감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전설적인 원작을 무시하고 사소한 잔재주에 의존한 결과가 어떤 재난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남을 듯 합니다.'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결말로 비난을 자초했으니까요.

    차라리 이보희가 나왔던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그립네요..
    2009.06.23 14:33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외인구단은 별로였고 ‘국경의 갈까마귀’는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국경의 갈까마귀’를 영화로 했으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도.......

    개인적으로 SF물을 좋아해서 이현세씨 최고의 작품을 ‘아마게돈’으로 생각합니다. 허나 만화영화는 대실망이었지요........^^;
    2009.06.23 15:38
  • 프로필사진 ㅋㅋㅋ ㄹㄹ 2009.06.24 12:48
  • 프로필사진 윤애꾸 영화판에서는 최재성이
    라이벌 마동탁이 친공에
    얼굴을 잘못맞아 애꾸가
    되었는데 드라마판에서는
    윤태영이 애꾸가 된일이
    한번도없더라!애가있는
    새신랑이니까 그냥맨얼굴로
    가겠다는 심보아니냐!
    2009.07.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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