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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추석 특집이 없었던 짧은 추석 연휴였습니다. 매년 과도한 성형 논란(?)을 일으켰던 동안 선발대회는 이제 시청자들이 이런 포맷에 식상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인들도 너무 젊어지는 바람에 대회 출연자들이 그리 돋보일 것이 없게 된 것인지 예전만큼의 폭발력은 없더군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주말 예능에다 '추석특집'이라는 간판만 붙여 단 이번 연휴 중에서 그래도 '1박2일'의 추석 놀이가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1:1:1 윷놀이는 방송이라는 시간 제한 때문에 말 수를 네개에서 두개로 줄여 진행됐지만 적절한 편집과 강호동 팀의 대역전이라는 화끈한 진행 덕분에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진행 도중, 강호동 팀은 만만찮은 - 어쩌면 결정적일 수도 있는 -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다른 분들도 눈치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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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앞의 말들이 모두 잡혀 꼴찌가 된 강호동-이수근 팀이 던지는 족족 개만 나와 '개잡이=게잡이'라는 평을 듣고 있을 때, 갑자기 터져나온 장타였습니다.

이승기-은지원 팀이 1등으로 나간 상황. 몽-김c 팀과 강호동-이수근 팀이 살아남기 위해 2등 자리를 노리고 있을 때 강호동 팀은 두 개의 말을 업은 상태였고 몽-김c팀은 두 말이 따로 따로 저만치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강호동 팀의 업은 말과 몽 팀의 뒤쳐진 말은 네 칸 차이. 윷이 나와야 잡을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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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강호동이 그림같은 윷을 던지며 뒤쳐진 말을 잡아 기적같은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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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보너스 샷으로 이수근이 개를 던지면서 역전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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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에도 2칸 차이로 쫓기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역시 마지막에 적시에 터진 걸 한방으로 추격전은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강호동 팀은 1번 더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넘기고 그냥 몽 팀에게 공격권을 넘겨 버립니다. 이 부분을 아무도 지적하지 않더군요.

바로 김c팀의 말을 잡았을 때 던져 나온 결과가 윷이었기 때문에, 이후에 강호동 팀은 2번 더 윷을 던질 수 있었죠. 하지만 1번만 더 던졌습니다. (말의 위치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편집상 삭제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동네에 따라 윷으로 상대의 말을 잡아도 1번만 더 던지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윷놀이의 상식은 윷이나 모로 상대의 말을 잡으면 2번 더 던지는 것입니다. 즉 윷이나 모로 1번, 상대의 말을 잡았으므로 1번을 따로 따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전혀 논란이 되지 않고 넘어간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윷놀이를 보다 흥미진진하게 하기 위해(즉 '예능의 정석'을 위해) 일부러 강호동 팀에서 한번을 덜 던졌는지도 모르겠지만(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전략가라고 할 수밖에...) 그게 아니라면 큰 실수였던 셈입니다. 만약 강호동 팀이 윷놀이를 졌다면 패인은 바로 그거였다고 부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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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연평도 꽃게찜과 꽃게 라면은 정말 침이 꿀꺽 넘어가게 하더군요. 특히 라면 끓일 때 꽃게를 넣으면 국물에서 풍기는 풍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다는 건 경험해 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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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까운 꽃게를 왜 라면 끓이는 데 넣느냐고 하실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얘기는 다리라도 넣어 보라는 겁니다. 전문 업소에서는 큰 찜통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지만 가정이나 펜션에서는 작은 솥에 여러 마리의 꽃게를 넣고 찌다 보면 서로 얽히고설킨 게들이 몸부림을 치기 때문에 다리가 많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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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떨어진 다리만 주워 라면 끓일 때 넣어도 맛이 그만입니다. 찌기 전에 게를 깨끗이 씻었다면, 찐 물로 끓여도 좋습니다. 게라는 동물은 어쩌면 이렇게 무슨 짓을 해도 맛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연평도는 배로 다섯시간...살짝 부담스럽지만 언제 또 게를 좀 해치우러 한번 떠야겠군요. 올해는 꽃게 시세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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