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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전날 보는 만화책이 제일 재미있고 치과 가기 전날 그렇게 호박엿이 먹고 싶다고, 바쁜 와중에 하고 싶은 건 점점 늘어만 갑니다.
이달초쯤에 '올해의 가장 보고 싶은 공연'이 변경됐습니다. 물론 GNR의 공연이야 대단히 기대되는 바이지만 '가장'은 아니게 됐다는 얘깁니다. 이미 짐작하신 분도 많겠지만 한자로 地風火, 영어로 Earth, Wind, and Fire라고 쓰시는 형님들이 한국에 오신답니다.
'12월17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 대서양홀'이라는 곳에서 첫 내한 공연이 잡혔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이 형님들의 팀 결성 40주년이라는군요.
물론 오랜 팬들이야 이미 진작부터 예매 모드로 들어가셨겠지만 - 이 기회에 형님들을 지켜본 30년 세월을 잠시 되새겨 보겠습니다.
1979년, 한국에는 롤러 스케이트의 물결이 밀어닥쳤습니다. 네. 바퀴가 한줄로 붙은 날렵한 롤러 블레이드가 아니라 베어링같이 생긴 바퀴가 달린 롤러 스케이트입니다.
이 바람에 불을 댕긴 것은 바로 영화 '롤러 부기(Roller Boogie)'였습니다. '엑소시스트'의 목 돌아간 소녀 린다 블레어가 하이틴 스타로의 변신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스토리라인은 엄청나게 단순합니다. 그냥 소년 소녀들이 피겨 스케이팅과 비슷한 롤러 부기 선수권대회를 통해 꿈을 키워나가는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도저히 참고 보기 힘든 영화지만 1979년은 영화 '록키 2'가 개봉한 해이기도 합니다. 그냥 그 시절의 생각으로 눈높이를 내려 보시고... 아무튼 그 시절의 서울 시내 아파트(흙마당이 없는)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롤러 스케이트로 기초적인 턴 연습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주제곡으로 쓰인 노래가 바로 EW&F의 'Boogie Wonder Land' 입니다. 그리고 이 때가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EW&F라는 형님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안 때입니다.
롤러장이 청소년들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자 탈선공간(?)으로 자리하던 무렵, 서서히 소년은 팝에 눈을 떠 가기 시작했습니다.
'Boogie Wonder Land'가 있던 'I Am' 앨범에는 또 다른 불멸의 히트곡이 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촌스러워지지 않는, 놀라운 완성도의 명곡이죠. 물론 이 노래가 진정 필요하게 된 것은 그 후로도 거의 10년 세월이 지나서의 일이 됩니다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불면의 밤을 달랬을까요.
Earth, Wind & Fire - After the love has gone
그 뒤로는 이 형님들의 히스토리를 찾아 보게 됩니다. 사실 제가 처음 안 것이 1979년이라는 거지, 이 분들의 전성기는 이미 진작부터 시작돼 있었던 겁니다. 뭐 당시까지 제가 아는 팝이라고는 'Genghis Khan'이나 ABBA의 'Waterloo' 정도뿐이었으니 그런 말 할 처지는 아닙니다.
이건 좀 최근의 모습입니다. 지금부터 한 10년 전?
Earth,Wind & Fire - Fantasy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분들의 세계입니다.
어떤 분들은 EW&F를 무슨 70년대를 풍미하고 어디론가 가버리신 디스코의 제왕 그룹 정도로 생각하고, 빌리지 피플의 라이벌 정도로 생각하시는 경향도 있는데 이건 큰일 날 소립니다. 'Open Our Eyes'같은 초기 앨범을 들으면 정말 전율을 느끼게 하는 연주력에 감동하게 됩니다.
저는 TOTO의 골수 팬입니다만, TOTO를 비롯해 Steely Dan, 심지어 Chicago 등 연주력으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명 밴드들도 EW&F에게는 한 손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들 백인 밴드들에게 '진정 펑키한 것이란 이런 것'임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이 형님들이기 때문입니다.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 닉 캐논의 출세작 '드럼라인(2002)'에서 대학 고적대가 "역시 클래식이지!"하며 'In the Stone' 을 연주할 때 혼자 남몰래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이 형님들의 DVD는 LA에서 열린 Chicago와의 조인트 공연입니다. 피터 세트라가 빠진 Chicago와 모리스 화이트가 없는 EW&F... 뭔가 핵심 부품이 빠졌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이 두 형님들의 명성은 멤버 한 두 사람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피터 세트라 없이 내한공연을 왔던 Chicago와는 달리 이번 EW&F의 내한에는 모리스 화이트가 함께 한다고 하는군요. 건강도 안 좋다던데...
여기까지 오면 왜 '두 유 리 멤바'가 안 나오느냐고 불평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두 유 리 멤바'는 워낙 많이 들으셨을테니 하루쯤 쉬셔도 괜찮을 겁니다. 뭐 이 분들의 좋은 노래를 따지자면 끝이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곡은 이겁니다.
Earth, Wind & Fire - Reasons
아무튼 형님들을 친견할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형님들, 한국에서 제대로 하시려면 지금부터 무리하지 마시고,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달초쯤에 '올해의 가장 보고 싶은 공연'이 변경됐습니다. 물론 GNR의 공연이야 대단히 기대되는 바이지만 '가장'은 아니게 됐다는 얘깁니다. 이미 짐작하신 분도 많겠지만 한자로 地風火, 영어로 Earth, Wind, and Fire라고 쓰시는 형님들이 한국에 오신답니다.
'12월17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 대서양홀'이라는 곳에서 첫 내한 공연이 잡혔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이 형님들의 팀 결성 40주년이라는군요.
물론 오랜 팬들이야 이미 진작부터 예매 모드로 들어가셨겠지만 - 이 기회에 형님들을 지켜본 30년 세월을 잠시 되새겨 보겠습니다.
1979년, 한국에는 롤러 스케이트의 물결이 밀어닥쳤습니다. 네. 바퀴가 한줄로 붙은 날렵한 롤러 블레이드가 아니라 베어링같이 생긴 바퀴가 달린 롤러 스케이트입니다.
이 바람에 불을 댕긴 것은 바로 영화 '롤러 부기(Roller Boogie)'였습니다. '엑소시스트'의 목 돌아간 소녀 린다 블레어가 하이틴 스타로의 변신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스토리라인은 엄청나게 단순합니다. 그냥 소년 소녀들이 피겨 스케이팅과 비슷한 롤러 부기 선수권대회를 통해 꿈을 키워나가는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도저히 참고 보기 힘든 영화지만 1979년은 영화 '록키 2'가 개봉한 해이기도 합니다. 그냥 그 시절의 생각으로 눈높이를 내려 보시고... 아무튼 그 시절의 서울 시내 아파트(흙마당이 없는)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롤러 스케이트로 기초적인 턴 연습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주제곡으로 쓰인 노래가 바로 EW&F의 'Boogie Wonder Land' 입니다. 그리고 이 때가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EW&F라는 형님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안 때입니다.
롤러장이 청소년들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자 탈선공간(?)으로 자리하던 무렵, 서서히 소년은 팝에 눈을 떠 가기 시작했습니다.
'Boogie Wonder Land'가 있던 'I Am' 앨범에는 또 다른 불멸의 히트곡이 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촌스러워지지 않는, 놀라운 완성도의 명곡이죠. 물론 이 노래가 진정 필요하게 된 것은 그 후로도 거의 10년 세월이 지나서의 일이 됩니다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불면의 밤을 달랬을까요.
Earth, Wind & Fire - After the love has gone
그 뒤로는 이 형님들의 히스토리를 찾아 보게 됩니다. 사실 제가 처음 안 것이 1979년이라는 거지, 이 분들의 전성기는 이미 진작부터 시작돼 있었던 겁니다. 뭐 당시까지 제가 아는 팝이라고는 'Genghis Khan'이나 ABBA의 'Waterloo' 정도뿐이었으니 그런 말 할 처지는 아닙니다.
이건 좀 최근의 모습입니다. 지금부터 한 10년 전?
Earth,Wind & Fire - Fantasy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분들의 세계입니다.
어떤 분들은 EW&F를 무슨 70년대를 풍미하고 어디론가 가버리신 디스코의 제왕 그룹 정도로 생각하고, 빌리지 피플의 라이벌 정도로 생각하시는 경향도 있는데 이건 큰일 날 소립니다. 'Open Our Eyes'같은 초기 앨범을 들으면 정말 전율을 느끼게 하는 연주력에 감동하게 됩니다.
저는 TOTO의 골수 팬입니다만, TOTO를 비롯해 Steely Dan, 심지어 Chicago 등 연주력으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명 밴드들도 EW&F에게는 한 손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들 백인 밴드들에게 '진정 펑키한 것이란 이런 것'임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이 형님들이기 때문입니다.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 닉 캐논의 출세작 '드럼라인(2002)'에서 대학 고적대가 "역시 클래식이지!"하며 'In the Stone' 을 연주할 때 혼자 남몰래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이 형님들의 DVD는 LA에서 열린 Chicago와의 조인트 공연입니다. 피터 세트라가 빠진 Chicago와 모리스 화이트가 없는 EW&F... 뭔가 핵심 부품이 빠졌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이 두 형님들의 명성은 멤버 한 두 사람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피터 세트라 없이 내한공연을 왔던 Chicago와는 달리 이번 EW&F의 내한에는 모리스 화이트가 함께 한다고 하는군요. 건강도 안 좋다던데...
여기까지 오면 왜 '두 유 리 멤바'가 안 나오느냐고 불평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두 유 리 멤바'는 워낙 많이 들으셨을테니 하루쯤 쉬셔도 괜찮을 겁니다. 뭐 이 분들의 좋은 노래를 따지자면 끝이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곡은 이겁니다.
Earth, Wind & Fire - Reasons
아무튼 형님들을 친견할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형님들, 한국에서 제대로 하시려면 지금부터 무리하지 마시고,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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