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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 회 한 회가 다른 시트콤인 만큼, 내일이라도 원형 구도가 깨지고 서로 좋아하는 사람끼리 뭉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최근 몇주 동안 보여준 구도는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좋아함을 당하는 네 사람이 보일 뿐입니다. 4각관계라는 말이 무색해 지고 있는 것이죠.
지금까지 드러난 방향은 정음 -> 준혁 -> 세경 -> 지훈특히 7일 세경이 뜨게질한 목도리에서 이런 구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1. 정음 -> 준혁
이건 문제의 노트 그림 사건에서 대략 판가름이 났습니다. 준혁이 노트에 그린 얼굴의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정음은 한동안 웃고 지내지만, 그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 세경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급 우울에 빠집니다. 단순한 실망의 선을 넘은 반응이고, 급기야는 술을 마시고 준혁에게 찾아가 '너 나 좋아한 적 없어?'라고 진실게임을 빙자해 질문에 들어갑니다.
이때까지 분명치 않았던 관계를 어느 정도 결정하는 장면이었죠.
2. 준혁 -> 세경
워낙 노골적인 관계이다 보니 뭐라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세경 자매에게 바다를 보여주기 위해 용돈을 털어 낡은 스쿠터를 사고, 학교 시험도 포기하고 집으로 달려오는 준혁의 정성이야 뭐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죠.
다만 세경이 뜨고 있는 목도리가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준혁이 삼촌 지훈에게 그 목도리가 가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가장 큰 갈등의 요소일 것으로 보입니다. '삼촌-조카 사이에 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갈등은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 때에 비해 한 단계 심화된 듯 합니다.
3. 세경 -> 지훈
병원 사람들이 세경을 여자친구로 착각하는 것이나,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세경 자매를 돌봐주는 지훈의 모습은 착각을 유발시킬 수 있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치과에서 흘린 세경의 눈물은 세경의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눈치채게 해 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7일 방송에서 지훈이 손뜨게 목도리의 보답으로 사 준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웃고 있는 세경의 모습에서, 세경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해야겠죠.
4. 지훈 -> 정음
이 부분은 아직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이 시트콤에서 묘사되고 있는 지훈의 캐릭터 상 누구를 좋아한다고 해도 확실하게 마음을 드러내는 타입은 아닐테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습니다. 하긴 겉으로 드러난 지훈의 스펙으로 볼 때, 지훈이 누구를 좋아한다면 상대편에서 지훈을 좋아하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할테니 극의 흐름을 위해서라도 이 부분의 감정은 좀 더 감춰져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평생 책임지기' 사건에서 드러났듯 지훈에게 정음은 좋은 장난 상대이지만, 그 '자꾸만 장난치고 싶어지는 상대'라는 건 그만큼 편안한 상대라는 걸 암시하기도 하죠.
지금까지는 위의 화살표 방향으로 돌고 도는 관계가 이 시트콤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위의 화살표는 언제든지 반대 방향으로 역전될 여지를 갖고 있습니다. 워낙 세심한 '하이킥' 팀인지라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시청자들을 위해서는 모두 상처만 받는 회전목마형의 관계보다는 하루빨리 커플이 완성되는게 좋겠지만 한동안은 이런 구도가 관심을 끌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결과는 병욱신께서 알아서 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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