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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나라 역법에 따르면 띠의 경계는 음력설이 아니라 입춘입니다. 즉, 오늘 이후로 태어난 아이는 분명히 범띠인 것이죠. 물론 하루 전날, 즉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아이는 소띠지만 2월4일부터 2월14일 이전까지 태어난 아이들은 음력 날짜와 무관하게 모두 범띠입니다.
무슨 소리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엄연히 정해져 있는 규칙입니다.
만세력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간단할 듯 합니다. 조선 후기에 완성된 만세력은 역술원의 필수품이죠. 흔히 말하는 사주는 연주, 월주, 일주, 시주의 네 가지를 합한 것입니다. 이를 알아 보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도 만세력을 찾아 봅니다. 외워서 쓰는 분도 있지만 그건 그냥 기억력 자랑일 겁니다. 인터넷 만세력은 http://www.twomanplus.co.kr 를 사용했습니다.
일단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오른쪽부터 연주, 월주, 일주, 시주입니다. 그러니까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이 아이의 사주는 '기축년 정축월 갑신일 무진시'가 되는 것입니다. 음력 12월20일, 소띠 해의 마지막에 태어난 이 아이는 당연히 소띠입니다.
하지만 하루 지난 2월4일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월4일이 입춘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의 사주는 경인년 무인월 을유일 경진시입니다. 분명히 음력 날짜는 여전히 기축년 12월21일이지만, 이 아이는 범띠입니다. 입춘을 경계로 해가 경인년으로 바뀌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달도 12월이 아니라 1월이 되어 있습니다. (항상 12월은 축월, 1월은 인월입니다)
정작 설날인 2월14일 태어난 아이도 당연히 범띠입니다만, 이미 음력설을 맞기 열흘 전부터 줄줄이 범띠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음력으로 새해가 되어야 범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규정이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음력설이 입춘보다 먼저인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음력설이 지났더라도, 입춘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띠가 바뀌지 않는다'가 정답입니다. 바로 지난해, 2009년이 그랬습니다.
음력으로 2008년은 쥐띠해, 2009년은 소띠해입니다. 그리고 음력설은 1월26일, 입춘은 2월4일이었죠. 일단 음력으로 섣달 그믐날인 12월30일을 보시겠습니다.
2009년 1월25일은 음력으로 2008년(무자년) 12월30일. 그러므로 이날 태어난 아이는 당연히 쥐띠입니다.
그런데 다음날은 음력 날짜론 2009년(기축년) 1월1일인데도 이날 태어난 아이는 쥐띠입니다.
비로소 2월4일, 입춘이 되어서 태어난 아이라야 소띠로 인정받는 겁니다. 음력 날짜로는 1월10일. 정식으로 소띠해가 된지 열흘이 지나서야 진짜 소띠가 태어나기 시작하는 것이죠.
대체 왜 이런거냐고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음력설이 며칠이건, 매년 띠가 바뀌는 것은 입춘을 경계로 한다는 원칙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혹시라도 어중간한 때에 태어나 자신이 무슨 띠인지 헷갈리셨던 분들, 이제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P.S. 굳이 설명하자면, 오랜 농경 문화의 역사 때문에 '날짜는 음력으로 따지더라도 띠는 양력으로 구분한 것이 우리의 전통'이라고 알아 두시는 것도 좋겠지만, 더 헷갈리실 지도 몰라서 생략했습니다. 하긴 가끔 입춘을 비롯한 이십사절기가 양력인 걸 모르는 분들도 있더군요.^^
위 말을 착각하신 분이 있어서 덧붙입니다. '띠는 양력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1월1일부터 바뀐다는 말이 아니라, 양력 2월4일(즉 입춘)부터 그 다음해 2월4일(역시 입춘)까지를 경계로 바뀐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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