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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연예인들이 팬이나 일반인들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술값은 연예인이 내는 게 보통이겠죠. 이런 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연예인이 트위터(twitter)라는 문명의 이기를 통해 한밤중에 '술 번개'를 치고, 거기에 수십명이 우루루 모여들어서 심야 술 파티를 벌였다면 이건 해외 토픽에 날 일일 겁니다.
상당히 늦은 시간이었지만, 역사의 현장을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안 가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4월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SK전을 참관하다 나온 김창렬이 오후 10시를 좀 넘은 시각 자신의 트위터(@doc0102)에 한 줄의 메시지를 올려 놓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한 줄의 메시지는 누가 봐도 그냥 넘어갈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뒤로 장소는 압구정동의 한 실내 포장마차라는 공지까지 올라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슬슬 용기를 내어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번개라면 아무나 가도 되는 거냐, 정말 가도 되냐, 등등입니다. 질문에 대한 김창렬의 당연하다는 대답입니다. (뒤쪽이 질문, 앞쪽이 답변입니다.)
이 '번개'를 시작했을 때 김창렬 일행은 모두 4명. 김창렬과 '천하무적 야구단'의 코치로 유명해진 전 두산 투수 이경필씨와 친구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1시를 넘기면서 서서히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죠. 가게에 들어서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트위터 메시지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 자리로 안내됐습니다.
제가 들어선 시간이 11시30분 정도. 이때 이미 40명 가량이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김창렬이 이미 알고 있던 지인들은 오히려 말석에 위치하고 있었고, 정말 트위터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일텐데도 아무 거리낌없이 어울리는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김창렬의 트위터 번개가 처음은 아닙니다. 얼마 전에도 김창렬은 남희석과 함께 홍대 앞의 한 막걸리집에서 번개를 날렸고, 이때에도 약 2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아마 20일에도 김창렬은 이 정도의 인원을 예상한 모양이었지만, 이번엔 열두시가 넘은 시각에도 계속 인원이 늘어나더군요. 주최측은 예상보다 많은 인원에 살짝 당황한 듯도 했지만 재미있어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한 컷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건 안쪽 분들.]
이경필 코치는 한쪽에서 주전자에 소주와 홍초를 부어 이날의 주종인 홍초소주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으로는 쿨의 김성수가 유일했고, 이어 개그맨 김현철, 에픽하이의 미쓰라 등이 도착했습니다.
김창렬에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고(?)를 쳤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씩 웃으며 "재미있잖아요"라고 대답하더군요. 참 즐거운 악동입니다. 한밤중에 사람들이 놀 수 있는 큰 판을 벌여 놓고 유유자적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토대로 오프라인 모임을 해 봐서 짐작합니다만, 김창렬은 참 모범적인 주인장이었습니다.]
이날 김창렬은 거의 자리에 앉지 않고, 이 자리 저 자리를 돌면서 쉴새없이 술잔을 날렸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처리할 일이 다 마무리되지 않아 일찍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던 게 참 유감스러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술자리는 새벽 세시 정도까지 이어진 모양이더군요. 다들 출근/등교/귀가 잘 하셨길 바랍니다. 혹시 끝까지 계셨던 분들이 보시면, 최종 인원은 어느 정도까지 갔는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자리를 뜰 때, 소주 매상이 55병 정도 나갔다며 업주 측이 무척 흐뭇해^^ 하더군요.
가는 길에 아쉬워서 "더 궐기해서 김창렬을 술 사다 파산한 연예인 1호로 만듭시다"라고 선동을 하기도 했지만, 참 이런 이벤트가 벌어진다는 건 아직 세상에 겪어 보지 못한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듯 합니다.
P.S. 뭐 이런 사건은 자주 발생할수록 좋겠지만, 다음번에는 번개 한번 때리면 수백명이 모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자기가 먹을 술은 자기가 들고 오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일 듯 합니다. 또 DOC가 곧 신곡이 나온다는데 신곡 발표 쇼케이스도 이렇게 심야 번개로 하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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