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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완벽남'의 이미지는 자칫 인간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요소를 커버한 것이 바로 '1박2일'을 통해 형성된 '허당'의 이미지였죠. 뭔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감정적으로 이승기와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이 '허당' 이미지는 매우 값진 것이었습니다.
그 '허당' 이미지가 최근 흐려졌다는 인식 때문인지 9일 방송된 '1박2일'의 코리안루트 3편은 대대적으로 '이승기 검증'을 실시했습니다. 과연 이승기는 엄친아인가, 허당인가를 파헤쳤죠. 그리고 그 결과, 이승기는 '완벽한 허당'으로 드러났습니다.
UFO 검증 때의 어리바리한 모습은 일단 통과. 운이 없어 찬물 열바가지까지 당첨. 이어 벌어진 잠자리 복불복 대결에서 이승기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퀴즈 대결에서 최하위를 차지했습니다. 영화/드라마/만화/ 주인공과 제목을 연결하는 게임에서 다른 출연자들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가운데서도 이승기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미래소년 코난'의 포비를 몰라 최하위가 결정된 뒤에도 강호동은 "이 기회에 이승기를 검증해 보자"며 계속해서 퀴즈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개구장이 스머프'의 아즈라엘을 몰랐고("가가멜이 나오지 아즈라엘이 왜 나와?"),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를 몰랐고("그 넷중에 누가 도로시죠?"), 심지어 뺑덕어미를 몰랐습니다("영심이? 아, 맞다. 콩쥐팥쥐!"). 시청자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한 웃음을 자아냈지만 웃으면서도 과연 정말 저걸 모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서 저런 '무식'을 연기했다면 이승기는 아마 예능의 천재일 지도 모릅니다. "그 넷 중에서 누가 도로시죠? 사자는 아니고..."같은 멘트를 그 자리에서 만들 수 있다면 정말 대단.
아무튼 이날 찬물 열바가지를 뒤집어 쓴 데 이어 바보 취급까지 받게 된 이승기. 이어진 남도 자유여행 프리젠테이션에서도 이승기의 자해 개그는 계속됐습니다. 여기서 이승기/강호동 조는 1박2일의 여행 내내 남도 진미를 모두 맛보며 열끼 가까운 식사를 하는 안을 내놨습니다.
솔직히 강호동/이승기의 강심장 조가 내놓은 여행 계획은 예능으로는 그럴듯 하기도 했지만 진짜 한국관광공사 직원이 심사를 하는데 이런 여행안이 높은 점수를 받을 리 없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죠. 이런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데 이승기가 일조했다는 건 뭐랄까... 역시 '허당' 이미지를 굳히는 결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계획으로 1등을 노렸다는 건 누가 봐도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위에서도 말했듯 이승기의 허당 이미지는 연예계에서 이승기가 활동하는데 도움이 되면 됐지 결코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승기가 뺑덕어미를 몰랐다고 해서 이승기를 바보로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나오는 문제를 두꺼비가 파리 잡듯 척척 맞췄다면 잘난체 한다고 불쾌하게 생각할 사람(물론 이런 사람들이 더 문제입니다. 하지만 세상엔 이런 사람이 얼마든지 있죠)이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설사 9일 방송된 '1박2일'의 이승기 부분이 다소 의도된 것이라고 해도, 크게 탓할 여지는 없을 듯 합니다. 아무리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100% 야생 리얼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오는 커플들이 모두 진심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 말입니다.
[물론 이번 방송분이 조작이라고 단언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요지는 '조작이든 아니든, 아무 상관 없다' 쪽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프로그램의 목적은 국민을 계도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상상을 나눠 주는 것이란 점이 중요합니다.]
P.S.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날 최고의 웃음은 이수근의 모자이크 쇼. 감동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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