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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K'의 시즌2가 지난해 시즌1에 비해 훨씬 더 독하고 재미있어졌다는 건 대략 합의된 얘기인 듯 합니다. 그 '악랄하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마침내 생방송으로 승부를 겨룰 본선 진출자 11명을 공개했습니다. (이미 한달 전에 가려졌는데도 참 비밀유지하느라 관계자들이 애를 썼을 듯 합니다.)

11명은 이보람, 박보람, 김지수, 김그림, 존 박, 허각, 앤드류 넬슨, 김소정, 장재인, 김은비, 그리고 막차로 합류한 강승윤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그냥 개인적으로 본 11명에 대한 생각입니다. 대체 왜 이 11명을 뽑은 걸까요? 그리고 각자는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을까요?

가능한 한 가나다순으로 했습니다.


1. 강승윤:
어린 나이에 록 스타일의 보컬을 구사하는 도전자입니다. 목소리를 너무 굵게 내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오히려 R&B 스타일의 보컬 천지인 요즘 세상에서 훌륭한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확고한 자기 스타일이 있지만, 그건 본선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미션을 소화해야 하는 '슈퍼스타 K' 스타일의 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프로듀서 박진영의 취향이 아니라는 점이 좀 걱정거리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실전 가수로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선호? ㅋ)




2. 김소정:
카이스트 재학생이란 학벌과 어린 시절의 이제니를 연상시키는 앳된 미모가 주목받은 케이스. 수재 출신(?)인 만큼 당연히 정신적으로도 안정돼 보입니다. 춤 실력도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프리 스타일의 춤으로 강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보컬을 함께 소화해야 하는 미션을 만났을 때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톱11에 뽑히는 데에는 화제성이 크게 기여한 듯 한 느낌. TOP 4에 들 수준은 아닌 듯 합니다. 특히 이보람에게 1:1에서 패했다는 게 계속 따라다닐겁니다.





3. 김은비:
존재감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다른 도전자들에 비해 강렬한 면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순진해 보이는 눈빛과 깨끗한 목소리가 강점. 심사위원들이 늘 강조하는 '발전 가능성'이라는 말에 의해 톱11까지 올라왔다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라이벌 대결에서도 유독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TOP11 생방송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타입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약해 보이는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느냐가 과제일 겁니다.




4. 김그림:
그룹 미션때 조를 바꿔달라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며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던 도전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해가 안 가는 선택이었죠. 본래 있었던 조가 2명의 악기 연주자들(도전에서는 허수)을 포함하고 있었고, 새로 간 조는 5명 모두 보컬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혀 득이 없는 선택을 한 셈입니다. 1:3의 경쟁률을 1:5로 만든 거죠.
외모와 노래 솜씨에서 김그림은 손색 없는 후보입니다. 다만 앞날이 그리 평탄할 거라는 기대는 좀 무리입니다. 시청자 투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슈퍼스타K'라는 경쟁의 특성상, 절대적으로 남자가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게다가 시청자들은 장재인이나 김지수 같은 독특한 캐릭터에 호의적이고, 김그림은 지금까지 축적된 '인성 평가'를 역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5. 김지수:
실력과 독특한 스타일을 겸비한 재목이라고 평할만 합니다. 20대 초반이지만 기타 테크닉도 완숙. 라이벌 대결에서 장재인과 붙은 게 위기였지만 오히려 당당한 솜씨로 장재인을 탈력시키는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미남형은 아니지만 듬직한 체구와 스타일에서는 강한 스타성이 느껴집니다. 독특한 목소리, 지금까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성실성, 노래에 대한 빠른 적응력, 음악을 이해하는 감각 모두 수준급입니다.
나이에 비해 노안^^이라는 점이 약점일 수도 있겠지만, 스타가 되기 위해선 모두 꽃미남 꽃미녀야 하는 건 아니죠. 개성있는 용모는 절대 약점이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입니다.




6. 박보람:
현승희와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였는데, 심사위원들이 모두 '정말 대조적인 스타일'이라고 말한 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승희의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표현력에 비해 박보람은 쭉쭉 뻗어나가는, 거침없이 던지는 강속구 투수같은 느낌의 재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박보람의 또 한가지 장점은 듣는 사람까지 밝게 만들어주는 성격입니다. 지난 2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했을 때에는 잠시 눈물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건 정말 감동적인 일입니다. '살 많이 뺀거다' '할머니가 대회 나간다고 보양식을 해주셔서 다시 쪘다' 는, 꾸밈없어 보이는 말솜씨에 빵 터졌습니다.
현실적으로 박보람이 TOP4 정도에 들 거라는 기대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가장 응원하는 도전자가 될 듯 합니다.




7. 앤드류 넬슨:
닉쿤을 연상시키는 금발의 미남 소년. 천진난만한 표정과 고운 목소리에서 보장된 스타성이 느껴집니다. 특히 김은비와 함께 라이벌 예선을 마친 뒤, 눈을 가리고 우는 모습은 모성애를 잔뜩 자극했을 듯 합니다.
...만, 솔직히 말해 합께 TOP11에 뽑힌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노래 실력이나 준비 정도에서 역시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들 중 특히 박모씨의 편애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실로 미지수. 가장 이해가 안 가는 TOP11로 꼽고 싶습니다. '슈퍼스타K'보다는 기획사 오디션을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8. 이보람:
TOP11에 들기에 충분한 재능과 실력을 갖췄다는 건 분명하지만,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것은 대단한 약점입니다. 나이와 외모, 그리고 노래와 춤을 겸비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화제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슈퍼스타K'는 단순히 노래자랑이 아니라 미래의 스타를 뽑아내는 교묘한 경쟁의 축소판입니다.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저 개인의 능력보다 더 큰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까지의 이보람은 'TOP11용' 출연자입니다. TOP4에 들기 위해서는 생방송 미션 초기에 좀 큰 반전이 있어야 할 듯 합니다.




9. 장재인:
'묘한 스타성'을 갖고 있는 후보입니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기타를 메고 바닥에 책상다리로 노래하는게 편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고, '재학시절 왕따였다'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성장기의 어려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회성의 부족이 가수로 성공하는데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건 누가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한박자 뒤지는 듯한 모습이 대중으로부터 더 큰 성원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과연 장재인의 이런 독특한 스타일이 과연 심사위원들에게도 끝까지 먹힐 수 있을지, 시청자들이 계속 성원을 보낼 지. 어쨌든 지난해의 조문근과 비교할 수 있을 도전자입니다.




10. 존 박:
많은 논란을 만들고 있는 출연자. 과연 실력이 정말 최고 수준이냐는 논란에서 이번 대회 자체가 '존 박 스타 만들기'아니냐는 논란까지, 가장 많은 화제를 달고 다니는 인물이죠.
일반적인 부드러운 목소리보다는 다소 쇳소리가 섞인 독특한 목소리, 안정된 음감, 큰 키와 잘생긴 얼굴은 확실히 스타의 재목이라는 걸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막상 대결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도 이런 '가능성' 때문에 계속해서 올라오고 올라오고 하는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이나 제작진이나, 이런 재목을 그냥 떨궈 버리긴 너무 아까운 거죠.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존 박의 장기 생존은 낙관하기 힘들 듯 합니다. 특히 허각 같은 후보와 비교선상에 놓이면 존 박은 시청자들로부터 의외의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11. 허각:
이름이 '허걱'을 연상시켜서 웃었는데 쌍둥이 형제의 이름은 '허공'이더군요. 아버님의 유머감각이... 아무튼 평범한 외모와는 달리 현재까지 숙성된 목소리와 노래 솜씨는 이번 참가자들 중 김지수와 함께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굳이 문제점을 꼽자면 '너무 전형적'으로 잘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고운 목소리는 감동을 전하는 데 좀 약점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승훈보다 이승철의 목소리가, 이승철보다는 임재범의 목소리가 더 감정을 싣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 이유죠.
TOP11을 놓고 볼 때 허각은 나이와 외모에서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절대 열세입니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건 실력에서 확실히 인정을 받았다는 뜻일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환풍기 수리를 하며 놀이공원에서 공연을 해 왔다는 사연도 설득력이 있겠지만, 노래만큼 좋은 무기는 없겠죠.




솔직히 김보경이 TOP11에 오르는 것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들의 수준이 훨씬 높았다는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다른 TOP11 선발자들 가운데서 김보경만 못해 보이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TOP11 역시 꽤 잘 추려진 멤버들입니다. (소녀가장이라서 뽑자는 건 아닙니다. 심사위원들의 '올드한 창법'이라는 주장에 좀 아쉬움이 있다는 얘기.)

각자의 개성이 강하고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라 딱 잘라 말하긴 쉽지 않지만, 실력으로만 본다면 김지수, 장재인, 허각을 TOP3로 놓고 싶습니다. 가능성과 스타성을 염두에 둔다면 강승윤, 박보람, 김소정이 역시 TOP3가 될 겁니다. 물론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나머지 다섯 후보들은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할 듯.



어쨌든 전체적으로 좋은 평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심사위원 중에서 확실한 후원자가 있느냐 하는 겁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보면 앤드루 넬슨과 존 박은 박진영, 김지수는 윤종신, 그리고 강승윤은 이승철(물론 잠시 현승희 지지로 돌아서기도 했지만)로부터 상당한 후원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심사위원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박진영. 아무래도 '가장 성공한 제작자'라는 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지금부터는 심사위원들이 지원하는 데 상당히 한계가 있겠지만 어쨌든 '박심'이 누구를 향하는지, 그리고 심사위원 가운데서 비교적 조용했던 엄정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재미를 더할 것 같습니다.

누가 우승할지는 생방송 대결을 조금이라도 본 뒤에 찍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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