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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타블로의 학력에 대한 의심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의 운영자 왓비컴즈가 미주 중앙일보(시카고)와의 인터뷰에서 '타블로가 승자다. 더 이상 의혹을 제기하지 않겠다. 승자로서 관용을 베풀어 고소를 취하해 줬으면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왓비컴즈는 타진요 카페에 글을 올려 '보도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나는 나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카페 회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기사 제목은 “더 이상 타블로에게 학력 인증 요구를 않겠다. 고소를 취하해 주기 바란다” 지만 기사 내용을 보면 '고소 취하'의 대상이 고소된 사람 전체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왓비컴즈가 '나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큰 차이는 아닙니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 것은, 거기에 대한 타진요 회원들의 반응입니다.




일단 기사를 못 보신 분들은 순서대로 보시기 바랍니다. 미주 중앙일보가 왓비컴즈를 인터뷰한 기사입니다. '타블로가 이겼다'고 말하고 있지만 자신은 여전히 검증된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타블로 측이 고소한 사람은 7명이다. 이 중 2명만 타진요 회원이고 나머지는 아니다. 승자로 이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대화합으로 끝내기 바란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10/12/4045561.html?cloc=nnc)

그리고 이 기사가 자신의 진의를 왜곡했다며 왓비컴즈가 어젯밤 타진요에 올린 글입니다.


물론 그동안의 행동에 대한 반성이나 타블로에 대한 사과의 뜻은 전혀 없습니다. 너무도 당당한 모습입니다.

놀라운 건 이 인사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고, 여전히 '그동안 수고하셨다' '건강하시라' 등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 인사에 왓비컴즈는 일일히 댓글을 달아 주며 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탐진강님의 블로그에서 타진요의 한 회원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에 썼다는 '반성의 글'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 http://jsapark.tistory.com/1152 에 가면 전문이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실만 합니다.^^)

그 글 역시 반성의 의미로 읽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언뜻 보면 타블로와 가족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반성하는 듯도 하지만, 오히려 타블로에게 '몇십분이면 밝힐 수 있는 일을 쉽게 밝히지 않고 스스로 고난의 길로 갔느냐, 나같은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기 위해서였느냐'고 따지는 부분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여겨집니다.



소위 악플러의 밑도 끝도 없는 주장과 악성 루머라는 이름의 허위 사실 유포, 그리고 턱없는 공격으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수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유명인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피해에 대한 구제는 커녕,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도 사실상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당연합니다. 대다수 피해자들이 인기로 먹고 사는 유명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타블로 이전까지, 최진실의 자살 사건 이전까지 악플러들과 싸우는 연예인들은 사건이 어느 정점을 지나가면 '이제 다 밝혀졌는데 그만 하지 그래' '뭐 사실 피해본 것도 없잖아. 연예인들 알고 보면 다 그렇지' '아니, 가해자라는 것도 알고 보니 다 어린 학생들인데 끝까지 죄를 추궁하겠다고? 어쩌려고? 알고 보니 정말 인정사정없고 독한 * 아냐?' 이런 식으로 여론이 바뀌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당한 입장에선 참 펄쩍 뛸 일입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관용과 선처가 미덕'이라고 권하는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이걸 거부하면 천하의 독종 취급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결국은 이런 이상한 여론 때문에 아무리 억울해도 어느 시점에서는 '가해자가 대부분 미성년자들이라 잘 몰라서 한 일이고, 지금은 자신들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선처를 요청한다'는 발표를 하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가해자들을 잡은 사이버수사대 요원들에게도 참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피해자 측에서 신고를 하고 발을 동동 굴러도 '어차피 다 놔 주자고 할 거면서...'라는 생각이 들면 수사에 열의가 있을 리 없겠죠. 언젠가 접촉한 경찰 관계자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기껏 잡아 놔도 나중에 처벌 의사가 없다고 다 풀어주자고 할 거라면, 누가 굳이 잡아 들일 의욕을 느끼겠느냐'는 겁니다.

이제 변할 때가 됐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악성 루머의 유포와 이유 없는 증오의 표출은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폭력이나 모욕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사람들이 이해할 때가 됐습니다. 왜곡된 온정주의야말로 그동안 악플러들이 활개칠 수 있었던 환경이라는 걸 이제 아실 때가 된 겁니다.

아울러 악플러 여러분, 사소한 처벌 따위가 두려워 짐짓 반성을 가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뜻 있는 자의 삶이란 본래 가시밭길인 법입니다. 일각의 동정 따위에 나약해져선 곤란합니다. 정의의 칼을 휘두를 때의 기개와 배짱을 끝까지 간직하시고, 끝까지 소신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찬바람이 몰아칠수록 자신의 행동을 끝까지 책임지는 용자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끝까지 분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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