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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시선 - 인류 최초의 창조 학교 바우하우스 이야기>. 1000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볼륨.
등장인물만 대충 꼽아 봐도 조너선 아이브, 디터 람스, 스티브 잡스, 오스카 코코슈카, 파울 클레, 바실리 칸딘스키, 요하네스 이텐, 구스타프 클림트, 구스타프 말러, 르 코르뷔지에, 발터 그로피우스, 슈테판 츠바이크, 오토 폰 비스마르크, 지그문트 프로이트, 알마 말러... 뭐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벨 에포크. 프로이센 왕국의 독일 통일에서 20세기 초까지. 그때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아이디어가 넘쳤던 이 시기는 '아무도 예측할수 없었던 전쟁', 제 1차 세계대전으로 종말을 맞는다.
전쟁이 끝난 뒤, 기존의 어떤 것도 믿을수 없게 된 시대에 가장 창의적이었던 사람들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학교를 만든다. 그 이름도 찬란한 바우하우스.
<창조적 시선>은 그 바우하우스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버티다 어떻게 달라져갔으며,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에 대한 책이다. 또한, 인류가 어떻게 해서 '창조성'이란 개념을 발명하게 되었는지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방대한 책의 내용을 더 이상 짧은 몇줄에 압축할 재간은 없다. 김정운 교수의 '10년 공부가 담겼다'는 윤광준 선생(이 책의 사진을 맡은)의 말씀이 결코 과언이 아니라는것 밖에는. 이 책은 하나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대체 어떻게 끝나는지가 궁금해 약 3주를 매달렸다.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대단원.
맨 위에 써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얽혀 어디로 흘러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만들었는지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 단 각오는 단단히 하고 달려들어야 할 것. 어려워서 못 읽을 책은 절대 아니지만, 이야기의 망망대해 속에서 일엽편주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P.S. 문득 이 책과 매우 유사한, <판타레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이 책에 없는 것은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두 책은 빈의 제체시온 미술관에서 만난다. 비트겐슈타인 가문이 사재를 털어 마련했다는 미술관. 이 두 세계가 만나면 거기선 또 얼마나 더 엄청난 이야기가 쏟아질까. 한국에서도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 주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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