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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그렇다면 올해로 3년 째를 맞은 이 쇼,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서 2008년에는 누가 배출되었을까요. 아마도 잊어버리신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바로 앤드류(안드루) 존스톤이라는 소년입니다. 그런데 왜 기억이 안 날까 하시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보시면서 기억을 되살려 보시기 바랍니다.
수전 보일에 대한 내용은 자연스럽게 곧 올라올 겁니다.
영국 ITV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는 그저 노래자랑이 아니라 춤과 노래 등을 복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기자랑 프로그램입니다. 2008년 이 프로그램에는 앤드류 존스톤이라는 소년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폴 포츠와 흡사한 분위기를 풍겼던 겁니다.
첫 등장은 이랬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보시는게 가장 빠를 겁니다.)
열 세살이라지만 사실은 또래들보다 훨씬 큰 덩치. 그러면서도 너무나 앳되게 보이는 얼굴과 어딘가 불안한 듯한 소년다운 눈빛, 그리고 사연.
사이먼이 장래 희망을 묻자 소년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친구들도 너를 성원하니?"라고 묻자 소년은 "사실 학교에서 또래들로부터 이지메를 당한다(bullied)"고 말을 합니다. 노래를 시작한 것도 여섯살 때, 처음으로 아이들로부터 학대를 당한 것도 여섯살 때라는군요.
하지만 막상 노래를 시작하자 그야말로 천사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여자 심사위원인 아만다 홀든의 입에서 '오 마이 갓'이라는 입말이 나오는게 전혀 무리가 아닙니다.
노래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Pie Jesu'. 사라 브라이트먼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노래 중 하납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목소리로 부를 때 위력적인 곡이죠.
예선 통과는 당연한 일. 이 프로그램은 예선 통과자들을 적당히 묶어서 여러 차례의 세미파이널을 치르고, 여기서 수위권에 든 출연자들을 다시 파이널에서 겨루게 합니다.
세미파이널에 등장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노래는 'Tears in Heaven'.
뭐 통과를 못할 리가 없겠죠.
그리고 바로 5월 31일,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파이널에서의 모습입니다. Pie Jesu. 하지만 예선 때보다는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복병이 등장합니다.
지난 2007년에도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던(사이먼 혼자 통과시키자고 우겼다고 합니다) 조지 샘프슨(George Sampson)이라는 14세의 소년 춤꾼입니다.
세미파이널도 있지만 같은 노래와 같은 춤입니다. 파이널에 진출한 조지 샘슨의 춤을 한번 보시죠. 노래는 Singing in the Rain입니다.
얼핏 보기만 해도 얼굴에서 벌써 끼와 재능이 넘쳐 흐르는 것 같은 소년이죠. 조지 샘프슨과 앤드류 존스톤, 둘 다 대단하죠. 자, 여러분이라면 누구의 손을 들어 주시겠습니까.
여기서 영국 시청자들과 제작진은 조지를 우승자로 뽑았습니다.
물론 여기엔 또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앤드류가 지나치게 폴 포츠를 연상시킨다는 것일 것 같군요.
숫기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 다소 인간승리의 냄새를 풍기는 사연, 오페라 풍의 목소리... 올해에도 앤드류를 우승자로 뽑는다면 그건 너무나 '브리튼즈 갓 탤런트'라는 쇼의 성격을 한가지로 규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올해 참가자 중에는 공교롭게도 12세의 오페라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패럴 스미스. 앞니 치열 교정만 한다면 몇년 안에 아름다운 숙녀 가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더군요. 물론 어렸을 때의 얼굴로 커서의 얼굴을 짐작하는 건 - 특히 백인에게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패럴 스미스라는 경쟁자의 존재도 상당히 앤드류에게 가야 할 표를 분산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그래서 올해에는 조지 샘프슨이 1위, 앤드류 존스톤은 3위에 그쳤습니다. 물론 3위라도 이 정도의 관심이 몰렸으면 우승자 못지 않죠.
그리고 무엇보다, 누가 선곡을 도와주는지는 모르지만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선곡은 기가 막힙니다. 사실 폴 포츠의 경우도 'Nessun Dorma'가 그의 목소리에 그렇게 어울리는 노래는 아니었지만, 일단 현장에서 불렀을 때의 폭발력은 다른 아리아들과 비교할 바가 아니죠.
마찬가지로 Pie Jesu도 특히나 때묻지 않은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들었을 때 감동은 형언하기 어려운 곡입니다. 저만 해도 이 노래를 들을 때 우선은 사라 브라이트먼이 생각나지만 그 다음엔 바로 샬롯 처치가 생각나거든요.
1997년, 11세때의 샬롯 처치입니다.
물론 이랬던 미소녀가 지금은 이렇게 컸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앤드류 존스턴, 만약 폴 포츠가 없었다면 정말 최고의 깜짝 스타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은 소년인데 무척 아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정도의 성과도 대단한 거죠. 다만 특수체질(?)이 아닌 한은 저 목소리로 죽을 때까지 노래하는 건 불가능할텐데 커 가면서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이 쇼에 나오고 나서 듣보잡이 됐다든가 그런 건 아닙니다. 그렇게 내버려 둘 사이먼 코웰이 아니죠. 작년 9월에 앨범도 냈고,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수전 보일 현상에 대한 글은 이쪽입니다.
샤힌 자파골리를 빼놓으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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