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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고은찬 역을 통해 윤은혜는 톱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박신혜도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이제껏 듣지 못했던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의 황정남씨도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남장이 남용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무조건 화제를 만들어라'가 21세기 연예계의 대세라고는 하지만, 그저 예쁜 여자들이 남장만 하고 나오면 화제가 될 거라는 생각부터 좀 안이하게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송혜교까지 CF 에서 남장을 하고 나왔더군요. 이건 한마디로 아이디어 부족의 결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채플린 느낌이 나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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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이나 '바람의 화원' 같은 작품이야 워낙 여자의 이중생활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남장이 안 나올 수가 없겠죠. '미남이시네요'도 처음부터 그런 기획이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선덕여왕에서 덕만의 남장도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어쨌든 '남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었던 덕만'이라는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만큼 필요했던 장면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 남장이라는 소재의 처리는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는 데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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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은 어지간한 드라마며 CF에 걸핏하면 콧수염을 단 미녀들이 등장합니다. 너무 자주 나온다는게, 그리고 별다른 개연성 없이 그냥 '남장 한번 보여주자'는 식으로 서비스처럼 등장한다는게 그리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아무개 남장' 같은 얘기가 어느 정도 인터넷에서 먹히는 화제거리라는 점 때문에 더욱 남용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테면 '탐나는도다'에 갑자기 등장한 서우의 남장신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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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엊그제 '제중원'에 나온 한혜진의 남장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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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집니다. 한 술 광고에서 선우선의 남장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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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장이라고 다 똑같은 여장은 아닙니다. 만약 현실이라면, 지금 위에서 든 수준의 미녀들이 남장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여자인지 알아보지 못할 확률은 민소희가 점 찍는다고 남편이 못 알아볼 확률이나 그게 그거일 겁니다.

'지붕킥'에 나왔던 황정남 에피소드는 그런 여장 붐에 대한 일침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다 알아보는데 혼자 그 남장이 통할거라고 생각했던 정음이 다 탄로났는데도 끝까지 우기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죠. (물론 같은 시트콤에서도 이나봉-이나영이 등장했을 때에는 다들 속아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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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다른 남장들은 그냥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 번 해 볼까' 수준을 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것이고, 이젠 제발 그만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비교하자면 개그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개그맨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들고 나오는 여장 에피소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개그맨들이 수백개 코너에서 여장을 하고 나왔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황마담 외에 여장으로 살아남은 캐릭터가 뭐가 있을까요. 남장도 이미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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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앞으로는 좀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했으면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P.S.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 글은 송혜교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거나, 남장 여자 역할을 한 것이 송혜교의 책임이라거나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요즘 남장여자 느낌의 설정이 너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 뿐입니다. 그러니 '송혜교가 무슨 잘못?' 류의 댓글은 그만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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