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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기 전에 검색을 했어야 하는데 쓰고 나서 검색을 해 보니 이런 기사가 이미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뭐, 블로거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역시 기업들이 잘 하고 있군요.^^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00531000185 

사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0062908030008344 이런 기사 때문에 헷갈렸단 말입니다. ㅜㅜ >>


KIA의 K-5, K-7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KIA차가 K 번호를 고유 브랜드로 삼을 방침을 정한 모양입니다. 하위 차종인 포르테도 K-3, 그리고 고급 차종인 오피러스의 후속 모델이 K-9로 이름지어질 것이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숫자로 차의 등급을 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BMW의 3, 5, 7 시리즈에서 따 온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이미 삼성르노의 SM3, 5, 7이 써먹은 숫자이기도 합니다. 뭐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 위의 숫자인 K-9는 '더 좋은 차'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도음울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약간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K-9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 때문입니다.


저는 차에 대해서는 전문가도 아니고,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사실 전혀 모릅니다. 자동차 담당 기자를 한 적도 없고, 작명 전문가도 물론 아닙니다. 그저 일반적인 한국 남자들이 알고 있는 수준일 겁니다.

KIA차의 성능이나 제원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이름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있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 문제가 안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만 팔 차라면 전혀 문제가 안 되겠지만, 이 이름이 '세계시장을 겨냥한(특히 북미 시장)' 것이라는 보도 때문입니다.

사실 K-9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어의 canine이라는 단어입니다. 아주 널리 쓰이지는 않는 단어인 듯 하지만, 이런 뜻입니다.



발음은 K-9과 똑같은 '케이나인'입니다. 이때문에 이 단어가 쓰여야 할 곳에 영문자로 K-9을 쓰는 일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일종의 영어식 말장난이죠. 뭐 only 4 you 처럼 for를 써야 할 곳에 four를 쓴다든가, eye for eye(눈에는 눈)을 I4I로 쓴다든가 하는 거나 비슷한 거죠.

그런데 꽤 보편적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국내에도 개 훈련소 가운데 K-9이라는 표기를 한 곳도 있고, 군견이나 경찰견은 아예 거의 공식적으로 K-9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런 영화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사진만 봐도 뻔히 알 수 있지만 경찰견과 형사 제임스 벨루시에 대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SF 시리즈 '닥터 후'에 나오는 강아지 로보트의 이름도 K-9이죠. 물론 드라마의 시대가 바뀌면서 개 로보트의 모델은 계속 바뀌었지만, 이름은 항상 똑같이 K-9입니다.


(뭐 이 걱정을 하시는 분도 있다지만 이걸 외국 소비자들이 알 리는 없겠죠. 게다가 나쁜 이미지도 아닌 것 같고...^^)


결론은 K-9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개를 연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게 고급 차를 판매할 때 적절한 이름이 될지, 아니면 좋은 결과를 낳을 지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솔직히 저같으면, K-7보다 고급인 차에 '개'를 연상시키는 이름이 붙어 있다면 뭔가 어색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미국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며칠 전에도 나눈 얘기지만, 스웨덴 영화 '개같은 내 인생'에서 '개같은 삶'이라는 건 현지 표현으로는 '아주 팔자 좋은 인생'을 뜻한다고 하는군요.^^ 어떤 특정한 표현이 그 문화 속에서 어떤 의미로 통하는지는 제3자가 쉽게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물론 영미권에서도 머스탱이나 재규어처럼 동물의 이름을 붙인 차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개라고 안될 이유는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궁금한 것은, K-9이라는 이름을 정할 때 이런 요소들이 고려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KIA라는 회사 이름이 영어 약자로는 '전사자(Killed in Action)'를 뜻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K-9이든, canine이든,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전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요소들이 고려된 이름인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미국 생활을 하시는 분이나 미국 문화에 정통하신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오피러스 후속 정도의 고급 차종에 K-9이라는 이름이 적당할까요?


P.S.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KIA 차를 폄훼하거나 비웃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KIA 관계자들의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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