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혜화동은 사골칼국수의 고향이다. 대학로에서 내려오면 혜화동 로타리에 떡 보이는 혜화동칼국수집이 있고, 그 뒤에는 전직 대통령 단골집이었다는 국시집이 있고, 반대쪽으론 골목 안 가정집에 숨어 있는 손국수집이 있다.
 
전부 사골 머리 양지 다 때려넣고 푹푹 삶은 뽀얀 소고기 국물 칼국수다. 이 동네에선 닭칼국수나 바지락 칼국수는 취급하지 않는다. 모두 다 맛있고, 조금씩 미묘하게 다르다.
그런데 언젠가, 맛집 컬렉터인 L감독님이 한 말씀. "명륜 손칼국수 가봤어요? 혜화동 언저리를 넘어 서울에서 최고에요."
그렇다면 가봐야지, 했는데 그게 만만한 미션이 아니었다. 일단 저녁 장사가 없고, 주말에도 쉰다. 주차도 안된다(이번에 보니 가게 입구에 2대 정도 가능). 난관.
 
그래서 당초 생각보다 엄청 늦어서야 가 볼수 있었다. 설렁탕과 칼국수. 두 메인의 국물은 같다고 한다. 혹시 문배동 육칼처럼 반반 메뉴는... 없다. 그냥 미련이 남으면 공기밥을 시켜서 칼국수에 말아 먹을 것. 
수육/문어 반반 주문. 문어를 주문하니 초장이 나오고, 수육이 나오니 간장이 나오는데 송송 썬 마늘종을 반찬으로 주는게 특이하다. 물론 입에 같이 넣고 씹으면 한국인인 이상 싫을 리가 없다.
 
 
 
문어는 평범하게 그냥 맛있는데(미안하다. 포항 분들의 손을 거친 문어를 먹은 뒤로 다른 문어들은 그냥 평범하게 느껴진다), 수육에서 눈이 확 뜨인다. 꽤 두껍고 모양없이 그냥 대충 썬 고기인데 기가막히게 부드럽고 즙이 죽죽. 수육을 더 시킬걸!
대망의 메인 칼국수. 진하다. 그리고 진짜 칼로 썬 칼국수다. 후루룩이 아니라 호로록 호로록. 간이 깊이 배어 있다. 살강살강 씹히는 파와 부스러기 수육의 조화도 그만. 완벽하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간이 약간 세다. 이날만 그랬는지, 원래 그랬는지 모르겠지만(많이 가 보신 분들은 원래 그 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물을 타서 먹게 되더라도 또 가고 싶은 맛. #송원섭맛집 #명륜손칼국수 #간판을못찍었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