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사직구장편이 방송될까 말까, 개인적으로 궁금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27일에 '1박2일' 팀의 나영석 PD를 만날 일이 있었기 때문에 묻지 않을 수가 없었죠. 당시 나PD는 "방송을 보여주고 당당하게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방송이 나갔고, 예상대로 많은 부분이 해명됐습니다. 물론 앞장서서 '1박2일'을 성토했던 사람들이 이 정도 한방에 입장을 바꿀 리도 없었죠. 어떻게든 비판할 거리를 찾으려면 꼬투리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때부터 '편집에 농락당하면 안된다' '어쨌든 야구장은 야구 팬들의 것이다' '야생 다큐가 왜 도시 한복판에 들어왔느냐' 등등의 억지 논리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립니다. 물론 처음부터 조용했던 대다수 시청자들은 "보니 별 것 없는데 왜 저럴까" 분위..
잠시 얘기를 하다 말았지만 올림픽 스타들의 방송 출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장미란이나 이용대가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들이 큰 반향을 잇고, 진종오 이배영 등 많은 메달리스트들이 스타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들에겐 모처럼의 영광이자, 기쁜 조명일 겁니다. 그런데 벌써부터(사실 아직 그리 문제가 생길 정도로 과열됐다는 조짐도 없었습니다. 하나 있었다면 이용대가 출연한 아침 프로그램 중 한 쪽이 방송 날짜를 어기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는 정도..) 미디어들이 '올림픽 스타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아우성을 칠 조짐을 보입니다. 사실 저는 이쪽이 더 우려됩니다. 박태환과 가족들은 이미 '방송 출연은 일체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입니다. 물론 너무도 당연히 이 결정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본인이 싫다는데 강..
왜 한국은 유명 공연의 티켓 가격이 비쌀까. 이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들어 공연 단가가 더욱 더 치솟으면서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보는 쪽에도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으신지요. 거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송원섭의 두루두루] 싼 가격에 수준급 공연을 보고 싶으시다구요. 런던에 있는 세계적인 음악 공연장 로열 알버트 홀은 7월말에서 9월초까지 매일 서너 차례씩 총 60여회 공연을 한다. 1895년 시작돼 올해로 104년째 계속되고 있는 프롬스(Proms)라는 행사다. 본래 산책하다(promenade)라는 말에서 비롯된 이 프롬스는 '서서 즐길 수 있는 클래식'을 표방하고 있다. 무대와..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가 방송됐습니다. 일단 느낀 점은 두가지. '(일부러 안 웃기는 건지는 몰라도)여전히 서태지는 웃기는 데에는 재능이 없구나', 그리고 '서태지가 참 친절해졌구나' 하는 겁니다. 물론 골수 팬들에게는 서태지만큼 재미있는 사람이 없고, 서태지만큼 친절한 사람이 없을 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인의 시각에선 그랬다는 얘깁니다. 아무튼 그러면서 더 보태지는 생각은 '이제 서태지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겁니다. 외모상으로 서태지는 아직도 20대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윗세대, 혹은 동년배들에게 이렇게 젊어 보이는 서태지가 과연 그보다 훨씬 어린 10대-20대 팬들에게도 그렇게 젊어 보일까요. 그건 굉장히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싱글 '모아이..
이 블로그에 며칠 전 '권상우, 왜 33시간 동안 침묵했나'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처음 열애 보도가 나가고 나서 권상우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손태영과 자신의 결혼 계획을 밝힐 때까지 왜 33시간이나 걸렸을까에 대한 내용이었죠. 이미 다 보셨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못 보셨다면 그런데 그 글 아래 흥미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권상우 팬을 자처하는 한 분이 쓴 글이었죠. 물론 이 분도 수많은 팬들 중 한 분이고, 권상우 팬 중에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겠지만, 이 분이 쓰신 글은 많은 분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쓴 글입니다. (호주 골드코스트에 아파트까지 사 놓고 신혼의 꿈에 부풀어 있을 권상우가 받을 충격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송원섭의 두루두루] ‘권상우의 배신’에..
드디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개봉을 앞둔 역사적인 국내 시사에 나섰습니다. 너무 인파가 밀려 영화를 못 본 기자들 - 개중에는 기자를 사칭한 정체불명의 인사들도 꽤 많았다지요(^^) - 이 분노의 일갈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놈놈놈' 자체에 대한 얘기는 좀 뒤로 미루고자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영화 '놈놈놈'이 제작에 들어갈 때부터 꼭 해야겠다고 벼르던 얘깁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얘기죠.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주위에선 '그게 뭐 그리 중요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게 한국 문화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심각해졌군요. 이런 얘깁니다. [송원섭의 두루두루] '석양의 무..
사실 주말에 볼 영화들을 고르다 보면 왠지 심각해지고 피곤해질 것 같은 영화들은 저절로 피하게 됩니다. 안 그래도 복잡하고 고민할 것 많은 세상, 극장에서 들어가서까지 힘들어 질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이건 그래도 봐야 할 것 같다는 작품들이 나옵니다. 지난해 본 영화 중에는 독일 영화 '타인의 삶'이 그랬죠. 질식할 것 같은 압제 사회에서 한 지식인과 그를 감시하는 남자 사이의 묘한 유대에 대한 영화...라는 설명만 듣고는 별로 볼 의욕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보고 나서는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되뇌게 되는 작품이었죠. '크로싱'을 보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