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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1박2일'을 보다 보면 이제는 선수 중의 선수가 된 여섯 멤버들의 개인 기량 발전에도 주목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정말 하는게 운전 밖에 없는 듯 하던 이수근은 이제 여섯 멤버 가운데 가장 웃기는 멤버로 발전했고, 초반에는 그냥 거친 형들(?)의 놀림감이던 허당 이승기는 오히려 형들을 가지고 노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좀 너무 웃자랐다는 느낌이 가끔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섯 멤버 가운데 가장 놀라운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제가 보기에는 은지원입니다. 수시로 '천재'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은지원은 여섯 멤버 가운데 순발력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미리 짜여져 있는 룰 안에서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지만, 그때마다 발생하는 새로운 국면에 대한 적응에서는 이제 한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을 확실히 짙게 한 것이 26일 방송에 나온 '섭섭도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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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로 떠난 전남 영광 여행에서 갑자기 돌발적으로 고민 상담이 시작됩니다. 고민 상담이라면 연예계 고민 상담의 1인자 무릎팍 도사 강호동이 있지만 경쟁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무릎팍 도사를 연기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전에도 한번 등장했던 이수근의 '물렁뼈 도사'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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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렁뼈도사는 내공 부족으로 조기 은퇴. 그리고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은 섭섭도사 은지원이었습니다. 은지원은 손님으로 바뀐 이수근, 리액션에 약점이 있다는 김C,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이승기를 연속으로 처리해 도사로서의 자격을 인증받았습니다.

사실 이게 미리 짜여져 있던 얘기라면 별로 할 얘기가 없겠지만, 프로그램의 흐름으로 볼 때 '섭섭도사'라는 이름조차도 이수근이 그 자리에서 지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세 손님에게 적절한 대처를 해서 돌려보낼 수 있었다는 건 은지원의 순발력이 만만찮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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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집으로' 특집 때에도 은지원의 솜씨에 대해 칭찬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집으로'라는 당시 방송분의 컨셉트가 아예 은지원을 위해 짜여진 거라고 봐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스스로 상황을 만들고 거기에 대처해야 하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전혀 다른 경우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이제 메인 MC의 자리를 위해 은지원에게 남은 과제는 뭘까요. 제 생각엔 긴 호흡과 교양입니다. 순발력과 받아 치는 실력으로는 발군인 박명수도 단독 MC로 나섰을 때에는 만만찮은 곤란을 겪었습니다. 이건 메인 MC와 서브 MC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은지원에게도 좀 다르지만 비슷한 주문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1시간 가량 길이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정확한 문장 구사력과 평균 이상의 교양 수준이 필수입니다. 초기의 강호동을 생각하면, 지금의 강호동이 얼마나 많은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 알수 있을 겁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발군의 순발력을 자랑하는 은지원이 앞으로 어떻게 차세대 MC의 모습을 갖춰 가는지도 지켜볼 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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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나자나 영광굴비... 정말 침샘을 바쁘게 하더군요. 내외가 한참 침을 삼켰습니다. 어디 가서 숙성 잘 된 보리굴비 한마리 구해다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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