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의 주된 텍스트는 '난중일기'입니다. 특히 해전 당일의 진행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1598년 음력 9월16일의 기록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본인과 아들 이회, 그리고 송희립 나대용 안위 김억추 등 당일 전투에 참여한 부하 장수들은 물론이고 승려 혜희, 정찰꾼 임준영, 항복한 왜의 무사인 준사 등등 조연급의 인물들도 모두 '난중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로 채워졌습니다. 물론 영화는 영화, 실제 역사는 역사,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차이가 있어서 '명량'이 나쁜 영화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단 '명량'을 실제 역사로 착각하는 일을 방지하거나, 혹은 그저 호기심에서 '명량'과 역사상의 기록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이..
8월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엄청나게 덥네요. 시작합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8월의 문화가이드 (2014) 8월은 자연스럽게 공연 비수기. 이럴 때면 절로 런던의 PROM이나 에딘버러의 프린지 같은 8월의 공연 천국이 그리워지네. 대신 서울의 8월은 대신 락 페스티발의 물결이야. 프레디 머큐리는 없지만 퀸이 슈퍼소닉 페스티발(8.14), 오지 오스본과 마룬5가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8.9~10), 레이디가가가 AIA리얼뮤직(8.15~16)에 내한하네. 여유만 있다면 돈 쓸 기회는 정말 많아. 물론 우리의 모토는 그런게 아니지? 고개를 돌리면 일단 8월21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부천 필하모닉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가 보여. 말 그대로 올 가을 유럽 투어를 앞두고 국내 팬들에게 그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
휴가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느끼는 거지만 휴가를 일찍 가게 된 해는 다녀오고 나면 남들 가는 휴가가 그렇게 부럽더군요.^^ 게다가 달력에 7자만 박혀도 어찌나 항공권이며 호텔 요금이 폭등을 하는지. 대부분의 국제선 항공요금은 8월15일을 경계로 정상가로 돌아옵니다(뭐 안 그런 회사도 많이 있죠). 국내 피서지도 8월하순이면 조금씩 한적해지기 시작합니다. 적절하게 늦은 휴가를 가시는 것도 생활의 지혜. 물론 '아이들 학원 방학할 때' 무조건 휴가를 가셔야 하는 비극의 주인공들이야 누가 거들 수가 없지만. 그런데 모든 생활이 '아이들 학원'에 맞춰지는 삶은 좀 우울하시지 않을까요. 그런 분들에게도 문화생활이 필요합니다. 7월편. 아주 유명한 퓰리처상 수상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1997년 로스토프에서 춤추는..
[김수현 전지현 생수 광고 해지 논란] 난데없이 한류스타 김수현과 전지현이 생수 광고 때문에 뜻하지 않은 화제의 중심이 됐더군요.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인기 상종가를 달리던 이들이 중국 생수 광고에 출연한게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게 큰 파문이 되면서 두 스타는 수십억원의 손해를 무릅쓰고 광고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내용을 읽어 보니 쓴 웃음이 먼저 나옵니다. 헝다 생수 업체의 원산지 표기가 백두산 아닌 장백산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고,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동북공정의 무시무시한 함의가 들어 있는 호칭이라는 주장이군요.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사전식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장백산 [명사] 장빠이산(長白山). 중국에서 백두산을 부를 때 사용하는 이름. 201..
요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마감 자체와 왔다갔다 하는 상황.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일(약간의 노가다성)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군요. 아무튼 너무 허물치 마시길... 올립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6월의 문화가이드 세월호의 충격으로 아직 온 나라가 어두워. 공연예술계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그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듯 해. 거액의 달러 빚을 내서 폴 매카트니 옹의 내한공연을 예매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취소로 허탈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이런 분위기에서 힐링을 위한 공연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5일 있었던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2번이었지만 이건 몇 달 전부터 매진 사례(이번 달 이 칼럼이 지각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좀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해). 그래도 ..
5월입니다. 좀 늦었습니다. 연휴와 함께 약간 게을러진;; 기온의 급강하/급상승으로 인한 감기 몸살 환자가 급증하는 시절입니다. 유의하시길. 그럼 시작합니다. 다행히 아직 지나간 추천 무대는 없군요. 세월호 사태 이전에 마감된 글이라 거기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네. 이 칼럼은 이쪽으로 가져오기 전에 주간 '매거진M'의 끝에서 두번째 페이지에 실립니다. 그런데 놀라울 정도로 마감이 빠릅니다.^^;; ) 그때문에 너무 태평스럽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아 주시리라 믿습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5월의 문화 가이드 (2014) 결혼 안 한 분들은 상관 없겠지만, 아이 키우는 분들에게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때문에 가외 지출로 마음이 무거운 달이야. 보통 사람들은 ‘어린이날의 놀이공..
금세 4월입니다. 이러다 곧 연말 공연 안내가 나갈 듯한 속도감...ㅠ 10만원으로 즐기는 4월의 문화가이드(2014) 4월. 내한공연이 별들의 전쟁일세. 수잔 베가(4월2일)도 오고 제프 벡 영감님(4월27일)도 또 오시지만 다들 너무 비싸. 베가 공연은 제일 싼 표가 6만6000원, 벡 영감님은 8만8000원. 능력 있는 사람들에겐 볼만한 공연인 게 분명하지만 이 칼럼의 취지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여. 5월28일 폴 매카트니 옹의 내한공연 계획이 발표됐으니 거기에 맞춰 저금을 해야 할 사람도 있겠지? 현존하는 최강의 기교파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 내한공연도 눈길이 가는데 레퍼토리가 너무 가곡 위주네. 물론 취향에 따라 이 쪽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불만이 없겠지만, 그래도 드세이가 공연을 한다..
이번달엔 후다닥 올립니다. 3월 공연/음악계가 꽤 풍성합니다. 조카들 졸업/입학 선물로 지출이 많으셨던 분들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으실 수도 있겠지만, 월 10만원 정도는 나만을 위한 지출로 남겨 두셔도 좋을 듯 합니다. 생각해 보면 꽤 좋은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그 돈 모아 봐야 다른 큰 일 못해요. 2년 모아야 명품 비슷한 백 하나 살 정도... 그러니까 마음을 살찌우는데 팍팍 쓰세요.^^ 10만원으로 즐기는 3월의 문화생활가이드 우선 뮤지컬 마니아들이 흥분할 만한 소식. 지난해 7월 라민 카림루가 소리소문없이 내한공연까지 하고 나가더니 이번엔 알피 보 내한공연 소식이 들어와 있네. 3월15일 예술의전당.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면 알피 보는 현재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
제가 좀 미친 것 같습니다. 또 이런 실수를 하다니... 아무튼 늦었지만 아직 하나밖에 안 지나갔군요. ^^;; 나머지 추천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2월의 문화가이드 1년 중 가장 짧은 달, 2월이야. 그래도 문화적으론 꽤 풍성한 달이지. 직장인들은 설 연휴에 목돈이 빠져나가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세뱃돈을 받아 풍성해졌을 테니 문화생활의 갈증을 한껏 풀어 보도록. 2월의 음악 공연 중에는 세계 정상급 솔리스트 두 사람이 참여하는 공연들이 눈길을 끄네. 바로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니에르와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야. 14일. 발렌타인데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로맨틱 라흐마니노프’에 라비니아 메니에르가 나와. 연주할 곡은 모짜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밀린 문화어 사전 세일 기간입니다. 별 설명 없이 그냥 나갑니다.^^ 사진은 신성일, 윤정희가 주연한 전설의 히트작 '내시'. (조여정 주연 '후궁'과 매우 흡사한 내용입니다.) 영충호 [명사] 뜻: 영남, 충청, 호남 지방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 전통적으로 영남, 호남, 충청 지방을 총칭하는 이름은 삼남(三南)이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는 따로 이 세 지역을 묶어 부르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인구 순에 따라 영남-호남-충청의 순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13년 8월12일, 이시종 충북지사는 충청 지역 인구가 호남 지역 인구를 넘어선 데 맞춰 ‘영충호 시대’ 라는 신조어를 내놨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0월 기준으로 충청남북도와 대전,세종시 인구는 총 526만여명으로 전라..
[그린라이트] [싱글턴] [감성주점] [FA로이드] [예거밤] [아구아밤] 밀린 문화어 사전에 대한 묶음 특집입니다. 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반성의 뜻이기도... 아무튼 별다른 설명 없이 넘어갑니다. 감성주점 [명사] 뜻: 청춘 남녀가 짝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찾는 유흥업소 마땅히 정해진 짝이 없는 청춘 남녀가 다양한 핑계로 술자리에서 즉석 짝짓기를 해 온 것은 굳이 기원을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진 행위다. 그리고 각 시대에 따라 이 목적을 수행하는데 최적화된 업소들이 등장해 왔다. 대부분의 경우 술자리에서의 즉석 만남은 남자 손님들이 여자 손님들에게 먼저 다양한 방법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동시에 관심을 전달하고, 여자 손님들이 이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이뤄진다. 한국의..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에도 문화가이드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적극적으로 즐기시기 바랍니다. 인생 뭐 있겠습니까. 10만원으로 즐기는 1월의 문화가이드 (2014) 연말 술병은 다들 회복해 가나? 아직도? 세월이 하 수상해서 맨정신으로 새해를 맞을 수 없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뭐 어쩌겠어. 세상이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한편에선 좋아지는 게 있기 마련이야. 예를 들면 말러의 10번 교향곡을 국내에서 정상급 지휘자의 리드로 저렴한 가격에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아진 일 중 하나야. 1월23일, 한스 그라프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연주야. 사실 많은 작곡가들이 9번 교향곡을 작곡하고 죽었기 때문에 말러는 ‘9번 교향곡’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이 10번 교향곡의 ..
12월입니다. 이 코너를 쓰기 시작하고 13번째 글. 그러니까 1년이 돌았다는 얘깁니다. 새해 준비, 1년의 마무리...이런 말들에 너무 크게 의미 두고 갑갑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인생 뭐 있나요? 한살 더 먹으면 그만이지. 사실 남들도 별거 없어요. 송년회 못 가고 야근하고 있으면 어떻습니까. 볼 사람들은 새해에 보면 돼요. 연말에 괜히 한 것도 없이 올해가 다 갔네 뭐 쓸데없이 자책하지 마시라고 한 얘깁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12월의 문화생활 가이드 이 연재를 시작한지 벌써 1년이 됐어. 세월 징하게 빠르군. 12월에 뭔가 문화생활을 하라고 권할 때에는 아무래도 크리스마스가 끼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 커플인 사람들에게 이 날은 참 잘 넘기기 어려운 날이야. 솔..
유구무언입니다만... 그러니까 여행도 좀 다녀오고 하느라고 11월을 건너 뛴 걸 잊고 있었다는. 아무튼 한 분도 '왜 11월은 없냐'고 재촉해 주시지 않은 점도 약간 원망스럽습니다.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 뭐, 지나갔지만 아 11월엔 이런 것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봐 주시길. 대신 12월엔 정상적으로 퍼 올리겠습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11월의 문화가이드 잠시 훑어보니 클래식 쪽의 11월 라인업이 정말 화려해. 2~3일 모스크바 필, 11~12일엔 베를린 필 내한공연. 솔로이스트로는 정경화와 랑랑. 오페라의 해답게 예술의 전당에서만 네 편의 오페라가 올려지더군. 물론 베를린 필 공연(45만원짜리 R석은 약간 남아 있는지도)의 7만원 짜리 C석은 아예 구하는게 불가능한 상황이야. 재수 좋게 구한..
임해군의 기행에 대해 두번째 이야기를 풀어가려 합니다. 앞에서 말한 유희서 청부살인 사건은 사실 빙산의 일각. 유희서가 명문가 출신의 공신이었기 때문에 유난히 부각된 것 뿐이고, 임해군의 세도에 희생된 사람들은 부지기수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오히려 나름 잘 나가던 유희서 같은 사람도 서슴없이 해치울 정도로 임해군의 행동은 안하무인이었다는. 임해군의 비행에 대한 첫번째 글은 이쪽입니다. 임해군, 소시오패스에 가까웠던 왕자 http://fivecard.joins.com/1155 그리고 임해군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다 보면 '오죽하면...'이란 생각이 드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임해군에 대한 정사의 기록에 대한 부분입니다. 임해군 (1574-1609) 2편 임해군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다 보면 특이한 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