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라는 제목만 듣고 벤 애플렉이 신화에 대한 영화를 만드려는 걸까 생각했습니다. 일세를 풍미한 특수효과의 거장 래리 해리하우젠의 [아르고 황금 대탐험(Jason and the Argonauts)]의 리메이크 쯤 되는 영화가 아닐까 말이죠. 그런데 의외로 영화는 매우 건조한 느낌의 첩보(?) 영화였고, 사실 아르고라는 제목은 영화의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정보가 들어오는데, 약간 황당무계한 이 영화의 내용이 모두 실화라는 겁니다. 지난 연말에는 개봉하자마자 밤 12시대 외에는 개봉관이 없는 상태로 2~3주만에 사라지는 바람에 [아르고]는 자칫하면 전설 속의(?) 영화가 될 뻔 했습니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아르고]가 각종 영화상의 주요 후보로 떠오르면서 다시 이 영화를 ..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이 있고, 왕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있습니다. 영화적으로는 당연합니다. 두 인물은 1인 2역으로 같은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다 보면 1인2역이 아니라 1인3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왕이 아니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효과적이려면 두 남자는 생김새와 목소리가 똑같지만 신분상으로서는 상당한 격차가 나야 합니다. '왕자와 거지'를 보건, '가게무샤'를 보건 한쪽 남자가 비천한 신분인 것은 매우 당연한 공식입니다. 그리고 그 비천한 남자는 빠른 속도로 변해갑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하선이라는 한 평범한 남자가 왕과 닮았다는 이유로 15일간 왕 노릇을 하고, 그 길지 않은 시간 사이에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변신 이야기는 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