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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덥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군요.

며칠 쉬고 온 듯 한데 피로가 장난 아닙니다. 역시 휴가지에서는 누구나 무리하게 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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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낼 물건을 대충 치우고 나니 랜 선이 남았습니다.

꽤 오래 앉아있던 자리입니다.

어찌 보면 6개월, 어찌 보면 2년 6개월 정도 앉아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도 퍽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시간은 꽤 빨리 흘러갔습니다.

체중이 제법 늘었고 흰머리가 꽤 돋았습니다.

그래도 어떤 때에는 퍽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잘 한 선택이라고 자위할 때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리고 나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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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썰렁해진 새 자리입니다. 어찌 보면 바뀐 건 의자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새로운 출발입니다.

특별한 격려나 각오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지만, 어째 흰머리는 늘어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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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좀 분주했던 탓에 제가 흥분해서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 상태였던 듯 합니다. 정신도 살짝 없고 오바도 좀 하고... 뭣보다 발 사진 찍느걸 까먹고 있다가 부랴부랴 한밤중에 찍게 됐습니다.

인원에 살짝 부침이 있었고 평소답지 않게 중간에 일찍 가는 분들도 눈에 띄었는데, 아침에 눈 뜨고 정리해보니 저까지 16명이 왔다 간 거였군요. 저까지 10명이 지난번 모임에 있었던 분들이고, 다섯 분은 오랜만에 다시 뵈었습니다. 처음 오실 분이 두 분이었는데 가수 아무개씨의 19년 팬이라는 한 분은 어디론가 실종되시고... 다른 한 분이 오셨습니다.

(이 분은 마지막에 "다음에 또 나와도 되죠?"를 저에게 세번이나 물어보셨습니다. 꽤 만족하신 듯 한데, 나머지 한 분은 오셨다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일*** 님과 *이* 님이 닉네임대로 1번과 2번으로 오신 듯 합니다. 그리고 K*****a님과 '유일하게 한자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오셨고, 처음으로 '실명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오셨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쓰는 건 그냥 다음에 봤을 때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여전히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먼저 생각하는 스핑크스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밖에 오신 분들을 좀 거론해 보자면,

멀리서 오셔서 일찍 가신 분,
멀리서 오셔서 일찍 가신 분 2(강남에서 모이게 한 분),
회사 여직원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우기는 분,
집에 식용유가 많다는 기러기 한 분,

1년 반만에 오신 분,
변함 없이 모자를 쓰고 오신 분,
모자 쓰고 오신 분이 불러서 예정에 없이 오신 분(?),
퀴즈 상품을 그 자리에서 아낌없이 기증하신 분(뭐 그러라는 상품이었지만...),
대량의 음료수를 반입해서 뿌리신 협찬자님,

퀴즈용 상품과 대형 청주를 반입하신 협찬 내외님,
상 밑으로 여유있게 통과하는 장화신은 고양이 한 분,
직장 관두고 새로 가게 알아보고 있는 분,
영화배우 고창석씨,
회사가 압구정동이라 장소 섭외하신 분,

이렇게 하면 저 빼고 15명입니다. (빠진 분은 없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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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한참을 웃고 떠들고 했는데 시간 참 잘 가더군요. 늘 하던대로 아무 주제 없이 아무 얘기나 하는데도 이제 얼굴이 익은 분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알아서 잘 노시는 모습이 흐뭇했습니다.

퀴즈 준비가 좀 약하긴 했는데, 출제에 의혹을 가진 분들이 평소보다 좀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띄더군요. 뭐 대략 지금까지 봐 오신 분들은 그 과정을 뻔히 아시지 않습니까? 새삼스럽게... 아무튼 2차에서는 댄스 계열과 말뚝 계열의 벽이 점점 엷어지고 있는 분위기가 참 고무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 참 좁더군요. 모임 장소에서 탤런트 김혜선씨를 만나 수십년만에 회포를 푸신 분도 있고, 또 한 분은 모임 자리에서 옛날 한 직장 동료와 예전 같은 건물 근무자를 만나셨습니다. 뭐 지금도 알고 보면 같은 회사에 다니는 두 분이 있군요.

매일 모여도 참 잘 노실듯한 분들인데 어쩌겠습니까. 먹고 사는게 만만찮으니... 다음번에는 좀 더 활기차게 뛰어노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그밖에 감사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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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맛있어서 다이어트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버렸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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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나가다가 이런 음료가 보이면 꼭 한번씩 사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분홍색 강추.


그럼 다음번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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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아무 이유 없는 안구 정화용 사진. 눈앞이 환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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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유가 중요합니까?

뭐 숫자가 중요합니까?

세월 정말 빠릅니다. 한번 모일까 했던게 5월초였는데 벌써 6월 중순이 돼 갑니다.

그냥 18일, 다음주 목요일 저녁에 시간 되시는 분들, 오랜만에 얼굴이나 뵙겠습니다.

클럽 모임 아닙니다. 당연히 새얼굴 환영입니다.

참가 조건은 있습니다. 머리에 꽃을 꽂은 (아 이런 지나간 유머 다시 쓰지 않겠습니다)

...이 아니고, 균일한 이름으로 댓글을 두번 이상 다신 분입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이 글에 비밀댓글로 메일 주소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장소와 시간은 메일로 보내 드립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인원 예측을 해야 장소 확정이 가능합니다.

모여서 대체 뭘 하는지는 다음 글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isblog.joins.com/fivecard/203

http://isblog.joins.com/fivecard/327

한번도 안 빠지고 다 참석해 본 제가 경험에 비쳐 말씀드리자면,

전혀 지루하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시간 열라 빨리 갑니다.

그럼 그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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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왼쪽을 보시면 인터파크부터 없던 광고판이 주루룩 생겼습니다.

링크프라이스(linkprice.com)라는 회사의 제휴 마케팅 버튼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평소 사용하시던 인터파크나 지마켓, 티켓링크, 반디 앤 루니스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실 때 저 버튼을 통해서 들어가시면, 저에게 아주 사소한 혜택이 돌아옵니다.

무슨 물건 사라는 큼지막한 광고도 많은데 그건 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평소 많이 이용하실법한 온라인 매장의 버튼들을 달아 놨습니다. 이 블로그 통해 구매한다고 절대 더 비싸게 받지 않습니다.^

물론 저에게 도움을 주신답시고 필요 없는 물건을 마구 사들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럴 돈이 있으면 그냥 기부금으로 부쳐 주십쇼. 어차피 돌아오는 혜택은 아주 미미합니다. 다만 이런게 쓸모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수준입니다. 평소에 이용하시던대로 이용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주 이용하시는 쇼핑몰이나 온라인 매장 사이트가 있으면 알려주셔도 좋겠습니다. 거기로 들어가는 버튼도 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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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이 좀 심하게 난 듯 합니다. 무리하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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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간혹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내용을 표방한 글들을 올리곤 했습니다. 여기서의 '인간답게'란 잘 먹고,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는 생활을 말합니다. 불행히도 그런 호사를 누린지가 꽤 됩니다. 마지막이 언제인지 기억이 잘 안 날 지경입니다.

놀러 다니는 호사는 접어 두더라도 아쉬운대로 먹는 호사는 좀 누려 보려 하는데, 똑같은 걸 먹어도 서울 시내에서 먹으면 그 맛이 안 난다는게 참 불만입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냉면의 경우에는 오히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제 맛을 내는 집을 발견하기 힘든게(남한에서 그렇다는 얘깁니다)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맛집들은 다 제 고장에 있을 때 제 맛을 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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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에 냉면이 있다면 강원도에는 막국수가 있다 - 아주 어린 시절부터 들어 온 말입니다. 특히 춘천은 오래 전부터 막국수의 고장으로 유명했죠. 하지만 요즘 춘천에 가면 너무 천편일률적인 막국수 맛에 실망하기 십상입니다. 춘천이 소양호를 끼고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한 80년대에서 90년대 초 사이, 시내 막국수 집들의 맛이 전부 똑같아지더군요.

(물론 요즘은 또 달라졌을 수도 있겠죠? 춘천 주변 사시는 분들의 적극적인 반론 부탁드립니다. 그 10여년 사이에 새롭고 개성있는 막국수집들이 많이 등장해 호황을 누리고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샘밭막국수처럼 이미 유명한 집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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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국수 종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냉면이든 막국수든, 맛만 좋으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로 또 희한한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의 등장입니다.

제 기억으로 80년대까지 막국수집에 '물막국수, 비빔막국수'라는 메뉴의 구분은 없었습니다. 막국수면 막국수지 대체 물, 비빔이 무슨 소용?

물론 이건 편의에 따라 구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운 음식을 못 드시는 분들은 비빔막국수를 기피할 수 있고, 그런 분들을 위해 물막국수라는 메뉴가 따로 탄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막국수의 본령에서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막국수를 먹는 기본 방식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사진 자료와 함께 설명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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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내력 있는 막국수집에는 이런 주전자가 있습니다.

물론 물주전자는 아닙니다. 당연히... 육수 주전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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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시킨 막국수가 나옵니다. 당연히 이 집에는 막국수에 '물, 비빔'의 구분이 없습니다. 그냥 '막국수'를 시키면 이렇게 나옵니다.

그런데 왜 두 덩이냐구요. 곱배기를 시킨 겁니다. (당연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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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곱배기에 육수를 휙 부어 버립니다.

물론 너무 철철 넘치게 부으면 못 씁니다. 저는 국수 양의 1/2 - 2/3 정도가 잠길 정도 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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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양념을 육수와 함께 이렇게 휘딱 말아 먹는 겁니다.

맛있냐구요?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즉, 막국수란 본래 나온 양념에 육수를 부어서 잘박잘박하게 비벼 먹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맛있는 막국수를 드실 때에는 다음 조건을 지키시는 걸 권장합니다.

1. '물, 비빔'의 구분이 없는 집으로 간다.

원래 전통있는 막국수 맛집들은 이런 구분이 없죠. 하지만 요즘은 전국 최고의 인기 맛집이라고 할 수 있는 천서리 홍원막국수에 가도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치고 다음 단계.

2. 구분이 있다면 무조건 비빔막국수를 시킨 뒤, '찬 육수 한사발'을 청한다.

(사실 냉면광들이 많이 쓰는 수법입니다. 처음 가는 냉면집을 갔을 때, 이 집이 비빔에 강한 집인지 물에 강한 집인지를 알 수 없다면 정석은 비빔냉면을 시키고, 따로 '찬 육수 한사발'을 요청하는 겁니다. 육수 맛을 보면 그 집의 물냉면 맛은 익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죠. 일부 주인들은 '한큐에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모두 맛보려는 잔꾀'라고 이런 행동을 미워하기도 합니다만.)

대개의 막국수집은 저런 요청을 받으면 육수를 주전자째로 갖다 주고, 아닌 경우라도 사발에 담아 줍니다. 이걸 갖고 인상을 쓴다던가, 눈살을 찌푸리는 집이 있다면 그 집은 막국수가 뭔지 이해하지 못하는 집입니다. 그런 집을 가서는 안됩니다. 인터넷을 통해 널리 소문내고, 망하게 해야 합니다.

비빔막국수를 시켜서 비빔냉면처럼 그냥 비벼 드시면 탈락입니다. 제대로 된 막국수집의 비빔막국수라면, 육수를 부어서 찰박찰박한 상태가 됐을 때 비빔 양념의 맛이 최고조로 올라와야 합니다.

3. 시킨대로 육수를 부어서 같이 비볐는데 이상하다! 이게 뭐야?

네.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집들이 가끔 있죠. 과감하게 '이따위 집은 다시는 안 온다'고 생각하시고, 주위에도 소문을 내십쇼. 어줍잖은 집들이 비빔냉면인지 막국수인지도 알 수 없는 요상한 물건들을 내놓고 막국수 전문 운운하는데, 그런 집들은 망해도 쌉니다. 막국수에 '막'자가 들어간다고 해서 막 대하면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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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상처받을 때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막국수'가 야식으로 시켜 먹는 족발에 딸려 나오는, 원가도 의심스러운 '쟁반막국수' 나부랭이라는 건 화가 납니다. 고추장에 식초와 겨자를 푼 물에 말아먹는 이상한 국수를 막국수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건 왕년에 빈병을 모아 오면 강냉이 아저씨가 바꿔주던 진로 포도주와 샤토 마고를 같은 부류라고 쳐 버리는 만행입니다.



위의 먹는 법 사진에 나온 집은 을지로 4가 전철역 한켠에 숨어 있는 춘천막국수(일명 산골면옥, 2266-5409)입니다. 1972년 개업했다니 40년이 되어 가는 셈이죠. 한 입만 먹어 봐도 지금까지 드셔 본 막국수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쟁반막국수 따위에 길들여진 분들의 설태(혀 상태) 교정을 위한 방문을 권합니다.

이 집에 처음 가 본 게 벌써 20년이 넘었군요. 지금도 이 자극적이지 않은 토속적인 맛이 생각나면 한걸음에 달려가곤 합니다. 을지로 4가 전철역의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간판이 보입니다. 허름하기 짝이 없는 공간이지만, 중요한 건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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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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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런 좋은 말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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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ing the truth to people who misunderstand you is generally promoting falsehood."
 
Anthony Hope Hawkins가 이런 말도 남겼군요.

네. 반성하고 있습니다.



p.s. 아, 참고로 4번은 "도둑이 제발 저리다"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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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블로그 방문자 천만 해볼만 하다'는 소감이 들게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그동안 몇 차례의 오프 모임을 통해 기량을 갈고 닦은 분들은 한결 원숙해진 반면, 새롭게 등장한 강자들은 저마다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주셨다고나 할까요.

자리를 함께 하신 분들은 아마 거의 동의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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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시간을 제가 엉뚱하게 생각한 관계로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4*, *****C, **닥, **이, ***+***, ***c 님이 먼저 와 계셨고 이어 ***** 님과 그 부군, **, **차, **리 님이 오셨습니다. 저까지 12명. ***한자 님은 강북에서의 회식을 중단하고 달려오시는 열정을 보여주셨습니다. 감동적입니다.

뭐 늘 그렇듯 대략 있을 법한 이야기와 살짝 간보기가 이어졌고, 초반 탐색전을 지나 공부가주가 한 둬병 쓰러질 무렵 전통의 퀴즈가 진행됐습니다. 아마도 가장 안타깝게 틀린 분은 '철수와 미미의 청춘스케치', 그리고 '송우빈'이 생각 안났던 분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음번에는 꽝을 더 늘려서 스릴 넘치는 경기를 이끌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2차에서 15세 이전에 거세를 해야만 구사할 수 있다는 절정의 쌍화점 창법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이날의 소득이 아닐까 합니다. **4*님의 신공에 다들 놀랐습니다. 그동안 어정쩡한 가성으로 목소리만 컸던 **리 님의 굴욕의 날이었다고나 할까요.

3차를 가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류를 멀리 한 탓에 두통이 심해서 좀 버티기가 힘들었던 점을 다시 사과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3차를 강행하셨다는 몇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박수를 보냅니다.^

다음번에는 서울 아닌 곳에서 뵐 수 있길 바랍니다.^^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아, 염장질이 남았군요.

이런 초콜렛과 (잘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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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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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전은 딱 두개를 받았는데 그중 하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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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님의 축전은 모자이크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마 남사스러워서 공개할수가...^^

아무튼 다음 off는 (1)통산 2000(먼저집과 합해서)   (2) 새로 1500   (3) 새로 2000 정도쯤에 있을 듯 합니다. 이번에 아쉽게도 불참하신 분들은 그때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다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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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도착한 순진찌니님의 순진무구한 축전(?) 입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이런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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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단 올라섰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음주에는 여러가지로 복잡해서 오프 모임도 힘들 것 같아 약간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축하 모임에 참가하시겠다고 밝히셨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좀 전에 메일로 장소와 시간을 발송했습니다. 화환이나 플래카드는 사절입니다. 약간의 회비만 지참하시고 시간 맞춰 오시면 되겠습니다.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실 분들을 위해 동영상만 올립니다.





  소외감 느끼실 올드팬 용입니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아울러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축전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fivecard@naver.com 입니다.




보니엠도 이런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틀어놓고 2분 정도는 인내를.


아니 근데 축전이 뭔지 모르신다굽쇼?

http://lezhin.com/186
http://lezhin.com/187
http://lezhin.com/194
http://lezhin.com/201
http://lezhin.com/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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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백만돌이가 됐을 때 천만이란 숫자는 저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번 옛날 집을 800만에서 끊고 이사해야 할 때 꽤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이번엔 진짜 천만을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느낌을 정리하라면 뭐

千萬多幸, 賤慢多倖

정도가 되겠습니다. 하기야 처음 블로그 시작할 때에 비하면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막강한 존재 때문에 방문자 수의 인플레가 장난 아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블로그에 방문자 하루 만명'이라는 말을 들으면 '히이이이익?'하는 게 당연한 반응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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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짐바브웨 달러의 천만달러짜리 액면을 보면 '이거 다 뻥튀기야'라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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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베르사이유 조약 이후의 독일 인플레이션도 천만 마르크짜리 지폐를 만들어 냈다죠.

아무튼 무슨 말을 하자는건지는 대략 다 아셨을 것이고 말씀드릴 안건은 두가지입니다.

1. 3월 6일 (이번주 금요일입니다) 천만 기념 오프 모임을 하는데 대한 의견을 듣겠습니다. 의견이라면 뭔지 모를 분들을 위해 딱 잘라 말씀드리자면 '좋다/안된다' 의 둘 중 하나입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연락 가능한 이메일 주소를 남겨 주십쇼.

2. 저번에 간절히 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강남 모임' 실현을 위해, 강남역 주변의 괜찮은 모임 장소 추천을 받겠습니다.

이 두가지의 안건에 대해 일단 모두 '비밀 댓글' 로 포스팅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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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9876543 스샷을 잡으려고 한번 시도해 봤는데 안타깝게 놓쳤습니다.

9999999 나 10000000 스샷은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한번 도와줘 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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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분을 선정했습니다.

제가 무슨 대단한 심사를 한 건 아니고, 선착순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아무튼 당첨되신 분들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lcg***@naver.com   이현*
pink****@hanmail.net **라
van****@naver.com 김*현
god*****2@naver.com 김*빈
101*****@hanmail.net 제이*

muha***@naver.com 정*재
chn***@hanmail.net 작은**
rab***@vcomm.co.kr  김*영
lilli******@hanmail.net 선우***
cycl****@hanmail.net 김찬*

hae*****@gmail.com 이*영
dnc*****@hanmail.net  **스
shc****@postech.ac.kr 김*휘
dkd******@hanmail.net 할수******
haki****@naver.com 김*림

뭐 본인이 보시면 충분히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티켓 수납 요령은 상기의 메일 주소로 이미 연락 보냈습니다. 메일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받으신 분들은 이 글에 비밀 댓글로 확인 한번씩 해 주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혹시 위의 명단에 있는데 메일이 안 간 분들도 비밀댓글로 달아 주시면 안전할 듯 합니다.)

그럼 구경들 잘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빠진 분들, 죄송합니다. 다음번엔 더 많은 인원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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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자 인생의 활력소가 가끔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 짓을 왜 시작했을까 후회하기도 하고, 갑자기 멈춰선 방문자 수가 위산을 분비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블로그라는 놈을 시작한게 2006년 5월 1일, 지금의 집으로 옮겨 온게 작년 5월입니다. 정든 옛 집을 떠날 때에는 그동안 쌓아온 히스토리가 아깝기도 했지만 옮기고 보니 훨씬 요란한 새집이 돼 버렸습니다.

800만 조금 넘었을 무렵에 떠나온 그 옛날 집에도 하루에 1000명, 2000명씩 방문자가 발생해서(검색 엔진의 힘인지, 아직도 즐겨찾기를 움직이지 않고 옛날 집을 통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는지^) 그래도 조금씩은 숫자가 늘고 있었는데, 간밤에 숫자가 역전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900만을 넘었습니다.

물론 최근 몇달은 한달에 100만 이상 방문자수가 붙었기 때문에 900만이 그리 오래 갈 숫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블로그 시작하고 처음 도달한 숫자라 느낌이 각별합니다.

요즘 머리카락이 다 빠질 지경이라 자축 모임이나 이벤트는 좀 힘들 것 같고, 포스팅으로 그냥 의미를 남길까 합니다(사실 퀴즈 낼 여력이 좀 부족합니다^^). 현재 목표는 이번 달 안으로 천만을 넘는 건데, 그때는 반드시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자축곡은 당연히 -




가사가 들어 있는 버전도 있지만 일본어 노래에 거부감을 느낄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연주곡 버전으로 들어 봅니다. 지금도 가사가 귓전에 맴도는 듯 합니다.

저넓은 은하수 헤쳐나가는 달려라 009 우리의 용사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 아아아 무적의 009

라고만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스폰서가 붙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는 2월27일 오후 9시 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올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http://isplus.joins.com/100sang/) 에 몇분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약 3일 동안 응모를 받았는데 벌써 지나치게 많은 분들이 응모해 주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좀 더 일찍 끊었어야 했는데... 아무튼 먼저 약속한 15분에게 초대권을 2매씩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대권을 받을 분들은 다음 포스팅에 공지했습니다.





누가 나오는지는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최소한 이 친구들은 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성인블로그의 제왕이신 Lezhin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얼마전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축전'이란 말도 처음 들었는데 두 개의 포스팅이 사람을 쓰러뜨리더군요.

문제의 포스팅은 http://lezhin.com/186 과 http://lezhin.com/187 입니다. 반드시 순서대로 보셔야 합니다. Lezhin님, 존경합니다. (아, 제 메일 주소는 fivecard@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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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여러 모로 불편한 병원을 탈출하자마자 감기에 걸려 버렸습니다.

며칠 병원에 있었다고 몸의 경계가 허술해졌는지 그냥 제대로 쓰러져 버리더군요.

주말 이틀 동안 식은땀과 된땀을 번갈아 흘리며 앓다가 겨우 정신이 좀 들었습니다.

아직도 기침이 가라앉지 않지만 이제 좀 수습되는 듯 합니다. 한가지만이면 괜찮을텐데 이건 이중고라서... 아무튼 블로깅도 곧 재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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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병원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혹시 이게 낚시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까봐 - 이건 낚시 아닙니다. 17대 1로 악당들과 싸우다가...는 아니지만 아무튼 약간의 부상으로 집 근처 병원에 들어앉게 됐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2008 운세의 마지막 챕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연말연시라 한창 바쁠 때 혼자 쉬게 되어 여기저기에 참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게 팔자라면 받아들여야죠.^^ 어쩌겠습니까. 병상 사진이라도 찍어 올려 볼까도 했는데 뭐 흉한 모습 보여 뭘 하겠습니까.

아무튼 당부하자면, 다들 샤워하실 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목욕탕에서 넘어져 다쳤다...는 대개 운동선수들이나 연예인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말려들었을 때 흔히 써먹는 핑계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당하고 보니 아찔합니다.

입원이긴 합니다만 별 일은 아니니 걱정들은 마시고 - 그나자나 이 부상 때문에 각종 마무리 송년회와 신년회는 당분간 힘들어질 듯 합니다. 다들 올해 마지막 주말 잘 보내시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을 저렇게 붙인 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강력한 낚시 얘기가 있어섭니다. 오래 전 제가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를 한 편 올려 보겠습니다. 어찌 보면 좀 무섭고 슬픈 얘기기도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6.25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서울 거리, 한 거지 소년이 있었어.

비록 거지라고는 하지만, 시절이 시절이다보니 거지지, 누가 거지가 되고 싶었겠어?

먹을 게 없어서 거지가 되긴 했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초롱초롱 빛나는 눈에다

잘 씻어놓고 보면 배추쪽같이 희멀걸 것 같은 얼굴의 소년이 있었어.

이 비슷한 또래의 소년들이 깡통을 놓고 다들 구걸을 하는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매일 지나다니는 할아버지가 있었어.

 전당포를 경영해서 그 시절에도 따슨 밥을 먹고 사는 부자였지.

 이 할아버지도 수많은 거지들 중에서 어딘가 눈에 띄는 소년을 알고 있었지.

 어느날 밤, 가게 문을 닫고 집에 가던 할아버지가 괴한들에게 뒤통수를 맞고 쓰러졌어.

 할아버지의 현금 보퉁이를 노린 거지.

 괴한들은 달아나고, 혼자 거리에 쓰러진 할아버지를 그 소년이 발견하고,

 병원까지 업고 뛰어가서 목숨을 구하게 된거야.

 정신을 차린 할아버지는 소년을 알아보고,

 '진작부터 너를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내 너에게 목숨 빚을 졌구나.

 이 은혜를 갚고 싶다.

 혹 부모님이나 친척이 계시냐' 하고 물었어.

 그런 사람이 있으면 거지로 길에 나앉아 있을 리가 없지.

 소년이 고개를 젓자 할아버지는,

 '그럼 우리 집으로 가자.

 세끼 밥이나 먹고, 학교는 가게 해 주마.'

 그래서 소년은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갔어.

 마침 할아버지도 아들 내외를 전쟁통에 잃고 가정부 아줌마와 손녀딸만 함께 살던 참이었지.

 소년이 들어오면서 집안은 묘하게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

 잘 씻기고 먹여 보니 예상대로 소년은 귀태 나는 미소년인데다 머리도 총명했지.

 처음엔 거지라고 싫어하던 손녀딸도 한살 아래인 소년을 잘 돌보기 시작했고,

 어느새 둘은 친남매 못잖게 친숙한 사이가 되어 버린거지.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

 둘은 어른이 됐어.

 둘은 너무나 서로를 아꼈지만, 누구도 그걸 남녀감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

 그러다 나이가 찬 소녀가 선을 보고 결혼을 하게 됐어.

 소년은 왠지 모를 상실감에 시달리게 됐지.

 그러던 어느날, 못 먹는 술을 마시고 거리를 방황하던 소년은 문득 깨달아버렸어.

 그녀를 잃으면 자기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그리고 그녀에게 반드시 이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걸.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식은 바로 내일.

 미친듯이 집으로 달려간 소년은 소녀를 찾았어.

 그러나 방은 텅 비어 있었지.

 이방 저방을 찾아 헤매던 소년은 마침내 다락방에서 소녀를 발견했어.

 소녀도 허전한 마음에 어려서 함께 소년과 함께 찍은 사진첩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던 참.

 이제 처녀가 된 소녀는 놀란 눈으로 숨을 헐떡이는 소년을 바라봤지.


소년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어.

 '누나...'

 소녀는 물었지.

 '왜...?'

 소년은 목이 메어 소리쳤어.

 '누나, 결혼하지마! 난 누나를 정말 사랑해!!!'

 소녀의 눈이 놀람으로 커지는 걸 바라보면서 소년은 소녀를 와락 껴안았어.


 그 순간!








'우지지지직!' 소리가 소년의 머리 속 가득 울렸어.








그 소리에 놀란 소년은 눈을 번쩍 떴어.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눈앞에 있던 깡통이, 너무 세게 껴안는 바람에 찌그러져 있었던 거야."



어땠습니까? 너무 강했나요?^^

즐거운 연말, 사랑하는 분들을 이 얘기로 낚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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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이 국내외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당연히 고환율이 첫번째 이유겠죠. 일단 시간 나면 일본으로 향하던 사람들이 연초 데뷔 1.5배 이상 오른 일본 돈 때문에 포기를 했겠고, 그래도 어딘가 쉬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제 1감으로 떠오르는 곳이 부산일겁니다.

서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제주도만 해도 한참 오른 항공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단 바다를 건너 가는 건 좀 부담스럽죠. KTX 덕분에 서울-부산간의 심리적 거리가 3시간 이내로 줄어들었기도 합니다. 물론 오해도 있죠. '따뜻한 남쪽'이라는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사실 부산은 바람이 셉니다. 그리 '따뜻한 남쪽'은 아닙니다.

제 경우에 부산을 가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바로 풍부한 먹거리죠. 사실 부산을 생각하면 머리 속에 온갖 해산물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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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회 말고도 좋은 먹거리가 널렸습니다. 전국 주요 도시는 꽤 다녀 봤지만, 미향으로 소문난 전주나 광주보다 부산의 먹거리들이 제게는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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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 자란 분들에 비하면 어림없겠지만, 제 경우에는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 때 한달 동안 지옥의(^^) 합숙생활을 한 것이 부산의 맛에 익숙해지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장돌뱅이처럼 이런 저런 이유로 부산을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그래도 일정 기간 동안 거주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더군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저라면 '부산의 맛'으로 꼼장어와 복어를 가장 먼저 꼽겠습니다. 꼼장어라면 제가 경험해 본 걸로는 일단 자갈치 시장 주변의 꼼장어구이, 동래의 돌판 꼼장어, 기장의 짚불구이 장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래의 돌판 꼼장어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복어는 조리법이 정말 다양합니다. 우선 복국은 서울에도 분점을 낸 유명한 복국들보다 해운대 끄트머리 미포에 있는 할매복국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뭐랄까, 좀 소박한 맛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복국보다 우선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은 복불고기입니다.

'복불고기 서울에도 많은데...'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일단 부산에 가서 드셔 보시면, 차원이 다르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서울이나 여타 지역의 복불고기집들은 대개 돼지고기를 요리하듯 고추장 범벅이 된 복불고기를 내놓습니다만, 진짜 복불고기의 맛은 간장 양념에서 찾아야 합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16년 동안 복불고기만 먹어 온 알독 김병만 선생은 말합니다. "간장 복불고기 먹어 봤어?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마."

제가 찾는 집은 부산 연산동의 '제일복집(051-851-3263)'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제일복집은 어디론가 사라진 듯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장사를 그만두셨을 것 같지는 않고, 혹시 부산 사시는 분들 가운데 이 제일복집이 어디로 갔는지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로 소식 좀 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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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동역 6번출구로 나와 반도보라아파트쪽으로 100m 정도만 가면, 아파트 담벼락 바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이 집에 처음 갔을 때는 크로바 호텔 바로 뒤에 있었습니다. (위 사진의 안 보이는 오른쪽이 바로 반도보라아파트 담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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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본 게 2004년. 놀랍게도 2002년과 대략 거의 비슷한 가격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인장은 한술 더 떠서 "10년 전과 똑같은 가격"이라고 주장합니다. 제가 10년 전에도 왔었는데 그때는 25000원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잠시... 뭐 아무튼 착한 가격입니다. 복불고기는 3만원에 2인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개 기사를 보면 복샤부샤부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는 간장 복불고기라고 생각합니다. 소불고기 양념과 거의 흡사한 소스에 팽이버섯과 미나리, 양파 등 각종 야채를 넣고 솥뚜껑같은 번철에 구워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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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에 이렇게 되죠.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소주보다는 맥주가 더 어울립니다. 껍질 무침과 콩나물 무침을 안주로 홀짝홀짝 맥주를 들이키면서 복살이 익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다 익으면 차가운 맥주로 혀를 식히면서 야들야들한 복살과 미나리를 씹는 맛... 침샘이 터질 것 같군요.

당장 KTX 표를 끊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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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복죽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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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일정이라면 복불고기로 한 끼, 저녁은 적당한 곳에서 회로 한 끼 정도 때워야겠죠. 횟집도 횟감과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일테니 그건 알아서 고르셔야 할 겁니다.

10년 전 회사 선배에게 소개받아 동래의 신화정이라는 횟집에 갔습니다. '이 집에서 양식 회가 발견되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자신만만한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때 이 집에서 먹은 돌도다리(이시가리)회와 광어 서더리를 넣고 끌인 미역국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어디 횟집을 가도 광어 뼈로 끓인 미역국이 있는지 물어보게 되더군요.

최근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을 해보니 여전히 번창하고 있더군요.

밤에 술을 드신 분이라면 다음날은 더더욱 복국을 드셔야 합니다. 숙소가 해운대 쪽이라면 위에서 말한 할매복국이나 서울에서 더 유명한 금수복국이 좋겠죠. 뭐 여행지의 아침이니 아점 정도의 시간대가 되겠지만.^

리듬이 깨져서 점심을 걸러야 하거나, 아니면 집으로 향하는 차편 시간 때문에 뭘 먹기가 애매하신 분들에게는 부산 역전의 신발원 만두를 추천하게 됩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서면 가야밀면도 좋겠죠.

부산역 바로 길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세계 어디서나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붉은 바탕의 황금색 용문이 서 있습니다. 물론 이 골목은 차이나타운+러시아타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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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에서 몇미터 안 되는 곳에 신발원(新發園) 간판이 보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곳이지만, 의외로 가게와 간판이 작아 잘못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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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명성을 듣고 처음 간 사람은 테이블이 세개밖에 없는 초간편 매장 규모에 놀랍니다. 대다수 중국집과는 달리 매장보다 주방이 더 크죠.^

메뉴에도 짜장면 탕수육은 없습니다. 신발원은 그냥, 너무도 순수하게 '만두집'이자 '빵집'이기 때문입니다. 고기만두와 물만두를 빼면 나머지는 단팥빵, 커빙(중식 식빵), 꽈배기 등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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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신발원이 자랑하는 고기만두. 돼지고기와 생강 마늘 부추 맛이 나는 전형적인 중국식 만두입니다. 제갈공명이 남만의 원귀들을 달래기 위해 만들었을 바로 그 만두 맛이라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

돼지고기를 평소 선호하지 않는 마나님과 순식간에 한 접시를 해치우고, "이거 포장해서 기차에서도 먹을까?"했더니 0.1초만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면서, 신발원 만두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전혀 담백하지 않습니다. 진짜 그 고기만두 맛입니다. 그리고 일품입니다. 기차 안에서 냄새를 풍기면서 만두를 먹으면 옆 자리 사람들이 큼큼거리며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아마 그 분들도 침을 삼켰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챙겨 먹는 사이사이에 뭘 하냐구요? 그런건 각자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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