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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아내]

'네 이웃의 아내'는 금기 중의 금기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성경의 10계명 중 아홉번째가 바로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죠.

 

JTBC에서 새로 시작한 월화드라마의 제목이 '네 이웃의 아내'라는 건 그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른바 '남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이 드라마에서 특이한 점은 그 '남의 아내'가 곧 '나의 아내'라는 점입니다. 아파트에서 한 복도와 안 엘리베이터를 쓰고 있는 앞집. 그 앞집에 마주 보고 사는 부부가 서로 상대방의 남편과 아내를 탐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뭔 막장 불륜 스토리냐 싶기도 하고, 스티븐 킹의 스와핑 단편 같기도 한 얘기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드라마라는 것의 존재 이유가 '세상의 변화에 대한 단초를 짚어간다'는 것, 혹은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의 단면을 보여주자'는 것이라면, '네 이웃의 아내'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습니다.

 

 

 

 

송하(염정아)는 광고회사의 꽤 유능한 팀장. 종합병원 의사인 남편 선규(김유석)와 겉으로 보기에는 주위의 부러음을 살 만한 전문직 부부의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실상은 그냥 꾸역꾸역 살고 있는 커플. 신선한 자극도 이미 부부생활에선 사라진지 오래. 아직 어린 아들과 딸 남매를 두고 있습니다.

 

대기업 부장인 상식(정준호)는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철두철미하고 책임 추궁에 강한 남편. 유능하지만 독선적인,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고 살아온 남자의 모습입니다. 그런 상식에게 늘 반쯤 기가 죽어 사는 아내 경주(신은경). 남편 앞에선 목소리가 기어들어갈 정도로 순종적이지만 사실은 남편의 밥그릇에 침을 뱉는(위 사진) 비틀린 면을 보여주는 여자입니다.

 

주위에서 그리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부부들의 모습이지만 이들 사이에선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일에서의 성공을 향해 악착같이 버티던 송하에게도 어느새 직장이 시들해지고, 병원의 수익 창출에 영 비협조적인 선규는 경영진의 눈밖에 나 위기를 맞습니다.

 

 

 

 

상식 역시 어느 남자에게나 찾아오는 중년의 위기를 슬슬 느끼고 있고, 경주는 과연 두 딸에게 자신이 제대로 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회의하기 시작합니다.

 

아무튼 별 일 없던 것 같은 안온한 부부 관계에 변화가 생기는 계기는 평범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망 사건. 그것도 남편이 가정불화 끝에 아내를 폭행하고, 달아나던 아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는 사건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살인이라고 부르기엔 약간의 어폐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살인사건이라고 부릅니다).

 

그 사건 이후 송하는 "인생이란, 부부란 뭘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 사건으로 앞집이 비면서 상식과 경주가 앞집으로 이사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아울러 이 사건을 통해 경주는 상식에 대한 인간적인 기대를 더 낮춰 잡게 되죠.

 

 

 

 

그러는 사이 송하와 상식이 광고회사와 광고주 관계로 만나게 되고, 상식과 경주는 앞집 사람으로 얼굴을 마주칩니다. 그러면서 슬슬 이들의 잠들어 있던 과거가 눈을 뜨고, 비밀스러운 관계가 싹트기 시작합니다.

 

아울러 주변에선 또 다양한 인물들의 인생이 그려집니다. 이 드라마의 주제를 말하고 있는 건 주인공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 특히 아파트의 두 주부들입니다. 이름은 따로 없고, 주부1, 주부2라고 표현해야 할 듯한 캐릭터들이지만 비중은 제법 큽니다. 바로 서이숙-김부선 콤비죠.

 

 

 

 

영자 역의 김부선은 왕년의 아매부인으로 잘 알려진 분이지만 서이숙은 많은 분들께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대표적인 배우일 겁니다. 많은 드라마에 상궁이나 동네 아줌마 역 등으로 나오셨죠. 아무튼 이 드라마에서는 최고의 적역을 맡았습니다.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밖에선 아무도 몰라!" 라는 소름끼치는 대사를 말하는.

 

 

 

 

또 김부선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이세창 역시 할 얘깃거리가 많아 보입니다. 한참 연상인 아내와 조용히 잘 살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사실은 물밑에 숨은 바람의 제왕.

 

그밖에 송하의 직장 동료인 섹시한 유부녀 지영(윤지민)과 직장 내 넘버1 킹카인 정이사(양진우) 등이 주변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지 궁금한 캐릭터들이죠.

 

 

 

 

어쨌든 '네 이웃의 아내'라는 제목으로 출발했으니,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 사이의  속시원히 꿰뚫는 이야기가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해 '아내의 자격'이라는 드라마가 방송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또 불륜 드라마냐'고 보지도 않고 입방아를 찧었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의 몸서리치게 리얼한 묘사에 눈길을 빼앗겼습니다.

 

 

 

'네 이웃의 아내'는 '아내의 자격' 처럼 현실보다 더 리얼한 드라마를 표방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대신 이 드라마에는 미스테리가 있고, 코미디가 있습니다. 10년 넘게 산 부부들, 더 이상 할 말 못할 말이 따로 없는 부부들의 속내가 여지없이 파헤쳐집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늘 보는 드라마의 늘 보는 그런 결론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드라마가 30여편씩 방송되는 드라마 공화국, 하지만 결말이 궁금해지는 드라마는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부부의 진실'에 도달할까요?

 

 

 

 

P.S. '네 이웃의 아내'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드라마 리뷰 이벤트가 진행중입니다.

 

자신의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리뷰 하나 잘 쓰면 상품이 후두둑. 상품 중에는 명품 프라다 백도 들어 있습니다. 이 기회에 드라마 보고, 한 살림 장만하시기 바랍니다.

 

http://home.jtbc.co.kr/Board/Bbs.aspx?prog_id=PR10010260&menu_id=PM10020468&bbs_code=BB1001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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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도 어김없이 '뉴스9' 클로징에 다섯 곡의 노래가 소개됐습니다.

 

물론 다 좋은 곡들이겠지만, 뉴스와 연결해서 읽으시면 흥미를 더합니다.

 

어떤 엔딩곡들이었을까요. 바로 시작합니다.

 

 

 

 

930

 

누군가에게는 힘들었을, 누군가에게는 당혹스러웠을, 누군가에게는 억울했을지도 모를 9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내일(1)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뉴스9을 마칩니다.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

 

'Man in the mirror' - James Morrison

 

 

Man in the mirror란 누구일까요. 바로 그 자신이죠.

 

나는 거울 속의 남자와 함께 새로 시작해요.

나는 그에게 그의 방식을 바꾸라고 말하죠.

그리고 이보다 더 선명한 메시지는 없을 거에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으면, 그 자신을 돌아보고, 그의 방식을 바꾸라고. 

 

I'm starting with the man in the mirror
I'm asking him to change his ways
and no message could have been any clearer
if you wanna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take a look at yourself and then make a change

 

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제일 먼저 자신이 변하라는 교훈적인 노래죠.

혹은 이해할 수 없는 대응 방식 때문에 많은 사람을 답답하게 했던 어떤 사람에 대한 노래일 수도.... (물론 제가 선곡자의 의도를 100%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저도 이 글을 쓸 때는 시청자 중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사실 모리슨의 곡도 좋지만 이 곡은 아무래도 오리지널이 최강이죠.

 

 

 

 

 

 

 

101

 

10 1일 밤의 뉴스 9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Leader of the band/ Washington Post March

Dan Fogelberg

 

 

 

 

 

댄 포겔버그는 'Longer'로 한국인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포크 가수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은 작중 화자(아마도 댄 포겔버그 자신)이 존경했던 밴드 리더에 대한 이야기라서, '대체 이 곡이 왜 선곡된걸까'에서부터 제목 뒤에 '워싱턴 포스트 마치'는 왜 붙어 있는 거냐고 궁금해 할 분들이 꽤 있을 걸로 보입니다.

 

잘 들어 보시면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 살짝 행진곡이 들립니다. 아주 잠깐.^^

 

매우 유명한 곡이죠. '행진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필립 수자의 대표작인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입니다. 다음 동영상의 앞부분에 이 곡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가 어린이 작문 콘테스트의 프로모션을 위해 수자에게 작곡을 의뢰했기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라는 제목이 붙은 거였군요.^^ 어쨌든 이 곡은 오랜만에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재개된 날,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102

 

또다시 남북대화록 파문을 접하면서 사후에도 편치 않은 사람을 봅니다.

뉴스9을 마치겠습니다. 내일(3)도 저희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The Frozen Man' - James Taylor

  

 

 

손사장님이 사랑하시는 제임스 테일러가 또 등장했습니다. 사실 제임스 테일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지만(대부분 연식이 상당하신 분들 가운데), 그 분들이 좋아하시는 테일러는 70년대의 테일러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1991년 곡. 90년대에도 신곡을 계속 내놓고 활동한 테일러의 정력도 놀랍지만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팬은 매우 드물죠.

 

왜 이날 이 노래가 선곡됐나를 알아 보려면 설명이 꽤 필요합니다. 영상 앞부분을 보시면 이 노래를 작곡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임스 테일러 본인이 직접 길게 설명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다가 영감을 얻었다는 얘기죠.

 

요약하면, 대서양을 건너 미국을 향하던 시절의 범선이 항로를 잘못 잡아 얼음에 갇힙니다. 그러던 것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배가 발견되어 탐사대가 찾아가죠. 그리곤 얼어 있던 시체들을 일으켜 사진을 찍고... 그러니까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던 제임스 테일러는 '사진기가 발견되기 전에 죽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는 느낌과 함께 이 노래를 작곡합니다.

 

비록 다큐에선 시체를 일으켜 사진을 찍는 정도지만, 'The Frozen Man'의 가사에선 윌리엄 제임스 맥피라는 선원이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그에게 이 현대 사회는 아내도 아이들도 이미 없는 쓸쓸한 곳일 뿐입니다. 되살아난 기쁨의 노래는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테일러도 노래를 시작할 때 가사의 마지막 부분인 Lord have mercy on the frozen man'을 먼저 말하고 노래를 시작하죠.

 

이날의 가장 큰 뉴스는 NLL 대화록의 발견입니다. 그럼 클로징 멘트에 나오는 '사후에도 편치 않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매우 분명해집니다.

 

P.S. 참고로 이 곡은 2009년 11월19일 손석희 MC의 '백분토론' 마지막 방송 때 퇴장곡으로도 사용됐습니다. 본인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곡인 듯 합니다. 참고하실 분은 아래 블로그 글을.

http://blog.naver.com/unisite?Redirect=Log&logNo=120060429558

 

 

 

103

 

적어도 토요일까지는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4)은 부담없는 금요일입니다.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Sky Walker' - Isao Sasaki

 

 

 

하늘이 열린 날, 맑은 하늘 아래.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선곡입니다.

 

 

 

 

104

 

뉴스9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주말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Jason Mraz ’93 Million Miles’

 

 

 

유명한 제이슨 므라즈의 유명한 노래. 60대 무명 기타리스트와 함께 변기를 고치며 만든 노래라는 뒷얘기도 있는데 뭐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고...^^

 

아무튼 930만마일은 약 1억4900만 Km, 즉 1AU입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죠. 그 어마어마한 우주의 사이즈에 비해 보면 지구 어디에 살든 우리는 집에 있다는 코스모폴리탄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노래입니다.

 

특별히 10월4일의 뉴스와 관련지을 이유는 없고, 굳이 연결하자면, 요즘 대개 그렇지만 이날도 참 답답한 뉴스가 많았다는 점 정도. 거기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아버지는 내게 말하셨지. 아들아. 인생은 어둡게 보인단다.

하지만 빛이 없는 시간도 존재의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

알아둬라. 너는 혼자가 아니란 걸.

넌 언제든 집에 돌아올 수 있다는 걸.

 

He told me, Son sometime it may seem dark,
But the absence of the light is a necessary part.
Just know,
you’re never alone,
You can always come back home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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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가을의 중심. 가장 풍요로운 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루 늦었습니다만, 아무튼 10월의 권장 소비 문화 행사를 정리합니다.

 

가장 효율적인 문화 소비는 '10만원 가이드'와 함께~~

 

 

 

 

10만원으로 즐기는 10월의 문화생활 가이드

 

올해가 베르디와 바그너의 탄생 200주년이란 얘기는 이미 여러 번 해서 지겨울거야. 그래서 국내외에서 수많은 공연이 있었는데, 아마도 올해 한국에서 무대에 올려졌던 오페라 중에 지금부터 얘기할 공연만큼 의미 있는 무대는 없을 것 같아.

 

10 1, 3, 5일 예술의전당에서 올리는 파르지팔(Parsifal)’이야. 바그너의 마지막 오페라인 파르지팔은 아서왕 휘하 원탁의 기사 중 성배를 발견하는 기사 퍼시벌Perciva의 이야기를 모태로 하고 있어. 퍼시벌의 독일어식 표기가 파르지팔이지. 그리고 이 파르지팔은 이미 바그너의 초기작 로엔그린에서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의 아버지로 나와. 

 

아무튼 , 드디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페이지를 열었다가 헉 하고 놀랐어. 이 오페라의 주역인 구르네만츠 역으로 연광철 선생이 나온다는 거야.

 

참고로 바그너 오페라의 주역을 꿈꾸는 가수에게 최고의 무대는 잘 알려진 바이로이트 페스티발이야. ‘파르지팔도 바이로이트에선 거의 매년 공연되지. 그런데 연광철 선생은 거기서 5년 연속으로 구르네만츠 역을 맡았거든. 이건 한마디로 굴지의 바그네리안인 동시에 세계 최고의 베이스 가수로 인정받았단 뜻이야.

 

여기다 지휘를 맡은 로타 차그로젝(Rotha Zagrosek)도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음악감독을 역임한 바그너 전문 지휘자야. 또 악한 마법사 크링졸 역을 맡은 몇해 전 국내 음악회에서 본 바리톤 양준모도 미래가 촉망되는 성악가지. 한마디로 흥분되는 무대야.

 

 

당연히 아쉬운 건 가격인데, 오페라하우스 3 B석에 5만원 정도는 투자할만한 생각해. 경쟁 상대라면 1015일 신영옥이 질다 역을 맡는 리골레토가 있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이미 질다 역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신영옥이니 누가 토를 달 수 없는 훌륭한 공연이겠지.

 

그런데 이 공연은 무대 장치 없이 콘서트 홀에서 약식으로 공연이 진행되는 콘체르탄테(concertante). 반면 파르지팔은 제대로 무대와 의상을 갖추고 하는 정식 공연이지. 비슷한 가격이라면, 이번엔 파르지팔을 권하고 싶어. , 물론 무조건 바그너 보다 베르디가 좋다는 사람은 취향을 따라야겠지.

 

 

 

다음은 전시. 지난 달에 로버트 카파전을 소개했으니 이번 달에는 라이프 사진전이야. TV나 영화의 위력이 요즘같지 않던 시절, 사진 저널리즘의 최고봉이었던 라이프(LIFE)’ 지는 지금까지도 그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잊혀지지 않고 있어.

 

이번 전시는 ‘people’ ‘moments’ ‘It’s life’라는 3개 섹션을 통해 1936~1972년 사이에 촬영된 140여점의 사진이 전시돼. 특히 관심을 끄는 건 ‘people’ 섹션이야. 윈스턴 처칠-아돌프 히틀러, 무하마드 알리-조 프레이저에서 김구-이승만까지 라이프의 앵글에 잡힌 20세기 대표 인물들의 모습이 자못 기대돼. 1125일까지. 12천원.

 

 

 

국립극장에선 9월부터 하반기 완창 판소리 공연이 재개됐어. 1019, 최승희 명창이 정정렬제 춘향가를 완창해. 지난 3월에 우리 나이로 여든인 성창순 명창의 심청가를 듣고 홀딱 반했는데, 올해 희수(喜壽)인 최승희 명창도 그 못잖은 관록을 보여 주실 거야. 워낙 고령이시니 따님인 모보경 명창을 비롯한 네 제자들이 분창자로 나와. 2만원.

 

 

 

최근 이 모 국회의원 사건과 주사파 논란을 보면서 존 르 카레의 영원한 친구라는 소설이 생각났어. 유럽에서도 한때 학생운동이 뜨거울 때가 있었지. 하지만 이상주의적 좌파였던 학생들은 나이를 먹어 가며 동서 양대 진영의 현실 정치 세력에 의해 도구가 되어 있는 자신들을 발견해. 그리고 세월이 흘러 소련과 동구가 몰락한 뒤, 이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 그로부터 꽤 긴 세월이 지난 어느날, ‘현장이 다시 이들을 찾아와.

 

이 소설의 결말과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그리 비슷하지는 않아. 단지 세상은 쑥쑥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여전히 젊은 날의 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게 공통점이랄까. 고전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러시아 하우스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그 뒤로 존 르 카레의 관심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 대략 12천원 정도.

 

마지막으로 놓치지 말고 지켜봐야 할 것이 간송미술관의 가을 개관이야. 매년 5월과 10월에만 꼭 보름씩 보물창고를 여는 독특한 진행인데, 그런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사진으로나 봐야 할 명품들이 나와. 게다가 이 전시는 공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이번에도 10월 중에는 개관을 할 테니 다들 개관 소식을 기다려 봐.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 B    5만원

라이프 사진전                  12천원

최승희, 정정렬제 춘향가 완창    2만원

존 르 카레, ‘영원한 친구        12천원

간송미술관 가을 개관 전시       무료

 

합계 94천원

 

 

 

 

아시는 분들은 이미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베이스바리톤 연광철은 한국 음악계의 진정한 국보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평가하는 한국 성악계의 최대 강점은 베이스에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쓸만한 강속구 투수가 없을 때 '어디 쿠바에서 배 타고 누가 도망 안 나오나' 하듯, 유럽 오페라 관계자들은 '소프라노는 발트해 연안에서, 베이스는 한국에서'라고 이미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병운, 연광철, 전승현(아틸라 전) 등 스타들이 줄줄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재 최고의 명성을 가진 스타는 바로 연광철.

 

일단 몸풀기 영상부터.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라이문도 역을 맡았습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와의 듀엣.

 

 

 

워낙 바그너 전문 가수로 잘 알려져 있어서 이탈리아 오페라에 출연한 모습은 저도 처음 봤습니다. 아무튼 가볍게 감상.

 

다음은 독일계 성악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슈베르트 가곡.

 

 

 

'겨울나그네' 중의 '밤 인사'입니다.

 

자, 다음은 대망의 '파르지팔'.

 

 

'파르지팔'은 바그너의 마지막 오페라입니다.

 

당연히 표면적인 주인공은 파르지팔 역의 테너지만, 바그너 오페라가 대개 그렇듯 테너의 역할은 사실 별게 없습니다. 전체 등장인물 중 맨 처음 무대에 오르는 기사 구르네만츠가 실질적인 주인공이죠.

 

그런데 연광철은 현역 최고의 구르네만츠로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발의 '파르지팔'에서 5년 연속 구르네만츠 역을 맡았다면 뭐 더 할 말이 없는 거죠.

 

2012년 바이로이트에서는 성배수호자인 왕 암포르타스의 부하인 구르네만츠와 그 시종들에게 모두 천사 날개를 달았습니다. 12분30초 쯤 보시면 구르네만츠가 등장합니다.

 

 

아무튼 뭐 이 정도로 해 두겠습니다.

 

(참고로 '파르지팔'의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는 '성 금요일의 음악'은 아주 오래 전 MBC 뉴스 타이틀 음악으로 쓰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라이벌이던 TBC 뉴스는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팡파레를 타이틀로 썼죠.^^)

 

 

신영옥이야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습니다만.

 

 

 

포레의 '월광'입니다. 아름답습니다.

 

이상하게도 신영옥이 질다 역을 맡은 영상은 유튜브에서 발견할 수가 없군요. 아무튼 맑고 투명한 소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라노입니다.

 

 

 

 

 

존 르 카레의 '영원한 친구'는 사실 끝까지 읽고 나면 좀 허탈할 수도 있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1970년대, 80년대의 이념을 21세기에 적용한다는 건 결국 이렇게 끝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마무리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영원한 친구'를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그룹 폭시 사진. 이 친구들은 요즘 어디가서 뭘 하는지...^^)

 

 

 

 

끝으로 간송 가을 전시는 13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송미술관 정도 되는 소장품을 가진 미술관이 아직 공식 홍페이지도, 전시 안내도, 이번 전시의 주제에 대한 발표도 없다는 건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매번 전시를 할 때면 이런 국보급 문화재들을 가산을 털어 마련한 간송 전형필 선생의 업적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지만, 그 전시 방식이나 미술관의 운영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만, 언젠가는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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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2]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히든싱어 시즌2가 오는 10월12일 돌아옵니다.

 

이미 시즌1의 성공적인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프로그램이지만 벌써부터 다양한 수단을 통해 히든싱어2가 시즌1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을 이루고 있는 건 다양한 이벤트입니다. (저 아래, 마지막 동영상을 보시면 그 이벤트의 성공을 위해 제작진 혹은 마케팅 스태프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이달 초,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대형 극장 이벤트가 그 시작입니다.

 

사실 이 이벤트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도 상품이 - 치킨 500마리가 걸려 있습니다. 지금부터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3000명이 들어 찬 대극장에서 정답을 발표했을 때 울려퍼지던 '우와'하는 함성은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이 극장용 듣기평가 이벤트는 10월1일 오후 2시30분, 히든싱어 시즌2 제작발표회장에서 마지막으로 상영된 뒤 정답이 공개됩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금이라도 막차로 지원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다음은 히든 콜택시 이벤트입니다.

 

'히든싱어 2'에 출연하시고 싶은 분들을 직접 찾아가 진행하는 이벤트. 번호를 눌러 신청하시면 택시가 여러분의 댁으로 찾아갑니다.

 

6일까지 운행합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어떤 거냐면,

 

 

 

짧아서 아쉬우시죠? 풀 버전으로 보시면 조금 더 자세합니다.

 

짧은 시간 사이에 10만명 넘게 이 영상을 보셨습니다.

 

저는 조용필 모창자가 가장 인상적...^^

 

 

 

 

사실 히든 콜택시라는 새로운 서비스(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걱정도 많았습니다.

 

이게 택시로 오해받으면 어쩌나, 대뜸 타고 "부산 가자"고 하시면 어쩌나, 노래가 잘 녹음이 안 되면 어쩌나, 노래하기가 혹 불편하지는 않은가...

 

그래서 결론은,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기 전에 직접 타 봤습니다.

 

그 영상입니다.^^

 

(아는 사람이 나와도 너무 놀라진 마시길...)

 

 

 

아....

히든콜택시의 뒷좌석은 아이패드를 통해 태진 노래방 홈페이지를 접속, 노래를 고르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기존 노래방과 큰 차이 없습니다.

다만 노래방 시트(?)가 다소 덜컹거리고 간혹 급정거 비슷하게 하는 경우, 그리고 차선 변경을 하는 경우가 있어 미리 예측하지 못하면 노래하다 당황할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사회자(운전자^^)의 평가에 따라 우수 모창자로 선발되시면 DR.DRE의 고급 헤드폰을 선물로 드립니다. (물론 선발되지 못한 분들에게도 기본 선물이 있죠.)

10월 6일까지입니다. 아직 시간 있습니다. 지원하십쇼.^^

그리고는,

감기때문에 목 상태가 좀 별로였다는 핑계.

 

그리고 뭐... 택시 뒷좌석에서 노래한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는 핑계.

 

뭐 그런 등등.

 

아무튼 그래서 저는 본편에는 출연하지 못하게 됐더라는 얘깁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히든싱어 시즌2,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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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1주가 지났습니다.

첫주 손석희 앵커가 JTBC '뉴스9'을 진행하면서 들려 드린 클로징 음악이 화제를 뿌렸습니다. 물론 거기에 대해서도 정리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2주째. 9월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흘러나온 엔딩 음악을 소개합니다.

확실히 첫주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넓어졌습니다.

 

 

 

 

923일 클로징 멘트:

증세를 해도 공약의 후퇴, 증세를 안해도 공약의 후퇴 가능성. 이런 경우를 말그대로 진퇴양난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오늘(23) 뉴스9,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내일도 저희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Beatles Recovered Band ‘When I’m sixty-four’.

당연히 비틀즈의 곡입니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수록곡.

단지 저작권 사용에 대단히 민감한 비틀즈이기 때문에 카피 곡을 선곡하신 듯.

여기선 뭐 그냥 원곡으로 들으시겠습니다.

 

 

 

당장 귀에 확 들리는 가사는 이렇습니다.

나를 계속 필요로 할 건가요?

나를 계속 부양할 건가요?

내가 예순 네 살이 되어도?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Sixty-four

 

사실 국내 노인복지의 시작은 거의 대부분 65세부터 자격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예순 넷이나 예순 다섯이나(이건 아니구나), 아무튼 복지에 민감한 나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Will you still feed me는 딱 걸렸단 느낌. 

 

 

9 24일 클로징 멘트:

 

시청자 여러분, 오늘(24)도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저희들이 추구한 것은 '한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였습니다. 내일도 그렇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James Taylor, ‘That lonesome road’

 

 

 제임스 테일러는 밥 딜런과 함께 손사장이 가장 좋아하시는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리로 향하는 길의 외로움을 노래한 'That lonesome road'는 성가풍의 멜로디와 코러스 때문에 'You raise me up'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당연히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니 외롭고 고될 수 밖에요. 지금 JTBC 뉴스가 걷고 있는 길처럼.

 

 

내가 가던 길을 멈추고 한두번 말을 들었더라면

내가 떠드는 대신 입을 다물고 눈을 크게 떴더라면

내가 머리는 차게 식히는 대신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더라면

나는 오늘밤 이 길을 가고 있는 신세를 면할 수 있었을텐데.

If I had stopped to listen once or twice/

If I had closed my mouth and opened my eyes

If I had cooled my head and warmed my heart

I’d not be on this road tonight

모두 가정법 과거완료, 즉,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한 후회라는 게 가슴아픈 가사... 

 

 

925일 클로징 멘트: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내일(26)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스9을 여기서 마칩니다.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엘튼 존, Sorry Seems to be a hardest word

 

 

복지공약 후퇴를 말한 박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죠.

(물론 26일부터 사과에 나섰죠. 이 노래는 25일까지의 상황을 대변하는 겁니다.)

정말 미안한다는 말 듣기가 어려웠죠. 문득 이 가사가 떠오릅니다.

 

It's sad, so sad/ It's a sad, sad situation/

And it's getting more and more absurd

이건 정말, 정말로 슬픈 상황이야. 그리고 점점 어처구니없어져 가고 있어.^^

....

 

 

926일 클로징 멘트:

 

오늘(26)부터 날씨가 부쩍 선선해졌습니다.

감기 피하시고 가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뉴스 9을 여기서 마칩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그리고서 버스커버스커의가을 밤이 흘러나왔습니다. 첫번째 국내 곡이자 연주곡입니다. 가슴이 저며옵니다.

뭐하세요. 가을을 느끼자는데. 가사 같은 건 필요 없잖아요.

 

 

 

9월27일 클로징 멘트:

 

오늘(27일)밤 밤샘토론 예고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JTBC에서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 밤에 신예리 국제부장 사회로 밤샘토론을 합니다. 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이슈를 밤 12시 반부터 새벽까지 툭 터놓고 뜨겁게 토론할 예정입니다.

오늘 주제는 '꽉 막힌 정국, 누구 책임인가' 입니다. 토론으로 불금되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Junip, 'Line of Fire'

 

 

영화 'In the line of fire'에서처럼 line of fire는 총알이 날아가는 사선(射線)을 의미합니다. 또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는 최전방을 가리키기도 하죠. 그리고 치열하게 논쟁이 오가는 토론은 흔히 사선으로 비교되곤 합니다.

 

CNN의 유명한 토론 프로그램 제목도 'CROSSFIRE(십자포화)' 였죠. 이번 선곡은 토론 프로그램 'JTBC 밤샘토론'을 위한 응원곡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네 주위에 네 편은 아무도 없어

아무도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해

네가 부르는 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아.

 

No one else around you
no one to understand you
no one to hear your calls

이런 토론이 되면 안 될텐데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또 한주가 흘렀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월요일에 만나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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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뉴스9 엔딩 음악]

웬만한 예능보다 열기가 뜨겁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얘깁니다. 심지어 뉴스 끝날 때 나오는 엔딩 곡들까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뉴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뉴스가 뭐 뉴스지, 새로울게 뭐 있누. 특종이나 나오면 몰라도..."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종 없이도 새로운 뉴스가 어떤 것인지.

 

말로만 하던 심층성, 그러니까 '깊이 있는 분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지상파 뉴스의 불문율은 '1분30초'입니다. 1분30초 짜리 뉴스들을 길게 길게 붙인 것이 기본 포맷이죠. 이 길이가 넘어가면 시청자들이 지루해 한다는 것이 원칙처럼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JTBC 뉴스는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죠.

 

뭐 사실 이런 얘기를 길게 하려던 건 아닙니다. 새로운 뉴스이다 보니 새로운 시도가 많은데 그중 눈에 띄는 건 뉴스에 깔리는 '엔딩 뮤직' 입니다. 방송사 메인 뉴스의 마지막 부분에 노래가 깔리는 건 지금껏 볼 수 없던 현상이죠.

 

손석희의 '뉴스9'이 방송 첫주에 흘려 보낸 다섯 곡의 노래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참고로 선곡은 모두 직접 하셨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의미 깊어 보이는 건 2013년 9월16일, 손석희 앵커가 처음으로 뉴스를 진행한 날 마지막을 장식한 노래입니다. 필 콜린스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을 선곡했죠. 물론 손 앵커 본인의 선곡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밥 딜런의 원곡을 리메이크 한 것. 이 곡은 밥 딜런의 노래 가운데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이 리메이크된 곡입니다.

 

 

 

 

잠시 가사 보겠습니다.

 

사람들아 모여라, 지금 어디에 휩쓸려 다니든.

그리고 당신들이 키워낸 물결을 받아들여라,

얼른, 뼛속까지 젖도록.

그럴 만한 때라고 생각되거든, 흐름을 타고 헤엄쳐라.

아니면 돌처럼 가라앉을테니.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gather 'round people
Wherever you roam
And admit that the waters
Around you have grown
And accept it that soon
You'll be drenched to the bone.
If your time to you
Is worth savin'
Then you better start swimmin'
Or you'll sink like a stone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필자들이여, 비평가들이여, 오라.

그대들은 펜으로 예언하는 사람들.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라. 기회는 다시 오지 않으니.

그리고 너무 일찍 입을 열지 말라, 바퀴는 아직 돌고 있으니.

그리고 누구라고 아직 이름붙여 부르지 말라.

왜냐하면 지금의 패자가 나중의 승자가 될테니.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writers and critics
Who prophesize with your pen
And keep your eyes wide
The chance won't come again
And don't speak too soon
For the wheel's still in spin
And there's no tellin' who
That it's namin'.
For the loser now
Will be later to win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상원과 하원의원들이여, 오라

부름에 귀 기울이라.

문 앞에 서지 말고, 회당을 막지 말라.

왜냐하면 주저하는 자들이 곧 상처입는 자가 되리니.

밖에선 전쟁이 점점 더 뜨거워 가고

곧 당신들의 창을 흔들고 벽을 두들길테니.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senators, congressmen
Please heed the call
Don't stand in the doorway
Don't block up the hall
For he that gets hurt
Will be he who has stalled
There's a battle outside
And it is ragin'.
It'll soon shake your windows
And rattle your walls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이 땅의 어머니와 아버지들, 모두 오라

그리고 당신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인 것을 비난하지 말라.

이미 당신의 아들딸들은 슬하를 떠났고,

당신들의 길은 빠르게 옛 것이 되어 간다.

도와줄 생각이 없다면 새 길에선 벗어나 주길.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mothers and fathers
Throughout the land
And don't criticize
What you can't understand
Your sons and your daughters
Are beyond your command
Your old road is
Rapidly agin'.
Please get out of the new one
If you can't lend your hand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그어진 선, 던져진 저주.

지금 느린 자가 나중엔 빠른 자가 될지어다,

지금의 현재가 나중엔 과거가 되듯이.

지금의 질서는 빠르게 낡아 가고

지금의 1등인 것이 나중의 꼴찌가 되듯이.

왜냐하면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The line it is drawn
The curse it is cast
The slow one now
Will later be fast
As the present now
Will later be past
The order is
Rapidly fadin'.
And the first one now
Will later be last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공교롭게도 이 노래는 1984년 1월24일, IBM에 대항해 매킨토시를 내놓은 '젊은 사업가' 스티브 잡스가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틀었던 노래입니다. 월터 아이잭슨이 쓴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에 있는 내용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 애플의 회장인 잡스가 제일 먼저 무대에 올라 주주총회 개회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밥 딜런의 20년 전 노래 가사를 음미하면서 주주총회를 시작할까 합니다." 그는 살짝 미소 지은 뒤 앞에 있는 원고에 간간이 시선을 던지며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의 2절 가사를 읊었다. 잡스는 다소 상기된 얼굴로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노랫말은 이렇게 끝났다. '지금의 패자는 훗날 승자가 되리.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니' 이 노래는 무대에 선 백만장자 회장으로 하여금 반문화적인 자아상을 떠올리게 만드는 찬가였다. (후략) -

 

애플이 매킨토시를 내놓을 당시, 전 세계의 컴퓨터 시장은 IBM의 차지였습니다. 애플이란 회사의 존재감은 없었죠. 그것을 뒤엎은 신호탄이 잘 아시는, 조지 오웰의 1984를 패러디한 애플의 광고였습니다.

 

 

 

 

이 맥락을 살펴 보시면 지금 JTBC의 뉴스가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 이 노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굳이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 않습니다.^^

 

밥 딜런의 원곡도 한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17일, 이어진 노래는 America의 'My Back Pages'입니다.

불행히도 이 노래를 America가 부른 버전은 유튜브에 없더군요.

그래서 원곡을 소개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노래도 원곡은 밥 딜런의 노래입니다.

 

 

 

 

가사 내용은 좀 더 심오합니다만^^

주제를 요약하면 젊어서 너무 쉽게 판단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 Ah, but I was so much older then, I'm younger than that now 라는 후렴구가 귀에 걸립니다.

어떻게 하면 '그때' 보다 더 젊어질 수 있을까요?

 

 

 

 

18일, Adele의 'Make You Feel My Love' 입니다.

"달은 밝다지만 생활고를 비관해 세상을 뜨는 사람들의 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고향에 계시든, 타지에 계시든 따뜻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엔딩 멘트에 이어졌습니다. 이 노래도 밥 딜런의 원곡을 아델이 리메이크 한 것입니다.

 

 

 

 

 

Go to the ends of the Earth for you
To make you feel my love 
To make you feel my love...

 

가사에서도 따뜻한 느낌이 흐릅니다. 원곡은 굳이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밥 딜런과 프린스의 공통점은 리메이크할수록 듣기 좋아진다는...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9일, 추석인 목요일 밤의 엔딩 곡입니다. Toploader의 'Dancing in the Moonlight'.

 

 

 

처음으로 밥 딜런의 원곡이 아닌 곡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추석날, 축제 분위기를 북돋기 위해선 활기찬 선곡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밥 딜런의 노래 중에도 'Moonlight'이란 노래가 있습니다만, 가사는 좀 어둡습니다. Dancing in the Moonlight의 원곡은 1973년,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King Harvest라는 밴드가 불렀습니다.

 

제 느낌으론 이 원곡이 Toploader의 노래 보다 흥겹군요.^^

 

 

 

 

20일의 엔딩 곡.

고정 패턴은 없습니다. 이번엔 ABBA의 'When All Is Said And Done'입니다.

 

제목의 When All Is Said And Done'은 성경에 나오는 관용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 미카서 4장 1절에 나오는 'But when all is said and done, God's Temple on the mountain, Firmly fixed, will dominate all mountains, towering above surrounding hills. People will stream to it'을 한국 성서는 "마지막 때에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산들 가운데에서 가장 높이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백성들이 이리로 밀려들고..." 로 번역합니다.

 

'When all is said and done' 은 글자 그대로 '모든 것이 끝난 뒤' 라는 뜻입니다.

 

 

 

교차로에 섰지만 이젠 뛰고 싶지 않아요.

모든 게 끝났으니 이젠 더 이상 급할 게 없으니까요.

 

Standing calmly at the crossroads,no desire to run

There's no hurry any more when all is said and done

 

이렇게 해서 JTBC '뉴스9'의 새로운 첫 주가 끝났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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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추석 특집 문화어 퀴즈 http://v.daum.net/link/50019161 의 정답 공개를 위한 페이지입니다. 앞 글의 문제를 푸시고 모바일에서 정답이 안 보인다는 분들을 위해 페이지를 늘렸습니다.

 

답 없이 일단 문제를 풀어 보실 분은 앞 페이지로 가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선 바로 답이 보입니다.^^ 뭐 그런데 가끔은 답이 바로 보이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아무튼 정답은 이렇습니다.

 

 

 

 

  

추석 특집 문화어 사전은 문화어 퀴즈로 이뤄집니다. 최신 트렌드에 밝은 분들이 정답을 맞출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기성 세대가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다양한 문제들이 있으니 온 가족이 함께 풀어 보시고 세대간에 공감을 넓혀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영역 I. 다음 보기 중 밑줄 친 부분과 같은 뜻인 것을 고르시오.

 

1. 그 무렵이 전현무의 리즈 시절이지.

1)     아무도 모르던 무명 시절

2)     전성기

3)     막 유명해지기 직전

4)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암흑기

 

답 2) ‘리즈 시절은 그냥 전성기라는 뜻. 박지성의 맨유 진출 이후 팀 동료였던 앨런 스미스를놓고 벌어진 일부 영국 축구 마니아들의 잘난척에서 비롯된 말.

 

 

2. 철수: LG가 올핸 정말 잘 하는데?

 영희: DTD 몰라?

1)     꿈은 이뤄진다 (Dream, true dream)

2)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down)

3)     무리한 팀은 떨어진다(Double team dead)

4)     항상 두 팀은 두각을 보인다(Double team done)

 

답 2)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김재박 전 LG감독의 말. 이 말이 족쇄가 되어 LG 2003년 시즌 이후 10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올해는 반전.

 

3. 컨트롤 비트 다운 받았습니다

1)     내가 반격할 테니 이제 각오해라

2)     이제 조직은 내 쪽에 있다

3)     어떤 음악이든 편곡할 수 있으니 원곡을 달라

4)     힙합에 대해선 더 이상 묻지 마라

 

답 1) 최근 벌어진 힙합 아티스트 사이의 디스(DIS) 논쟁 때 다이나믹 듀오 멤버인 개코가 했다는 말. 서로 디스를 하면서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의 컨트롤(Control)’이란 곡을 이용했으므로, “이제 나도 공격을 할 테니 너희들은 다 죽었어라는 의미.

 

4. 여자들의 가장 강력한 적은 이제 LOL이야.

1) League of Legends

 2) Lots of Love

 3) Language of Lane

 4) Laughing out Loud

 

답 1)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는 왕년의 스타크래프트처럼 2013년 한국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최고 인기 게임. 한 인터넷 게시판에 남자친구가 lol 한다고 전화를 안 받고 문자로만 답해요라는 한탄에 다른 이용자가 , lol하는데 문자를 보낼 정도면 님을 정말 사랑하나봐요라는 답했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 요즘 젊은 층에선 lol에 빠진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5. 어머, 쌍수 밖에

 1) 양 손

 2) 쌍꺼풀 수술

 3) 빈 손

 4) 천한 수법

 

답 2) ‘쌍수를 들어 환영을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등장하는 쌍수쌍꺼풀 수술의 준말. ‘쌍수는 성형도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중고생들에게까지 보편화된 성형수술의 기본이다.

 

6. 덕중 덕은 양덕 이라니까.

 1) 서양 오타쿠

 2) 養德, 덕을 기름

 3) 서양 오리

 4) 게임과 만화를 모두 좋아하는 오타쿠

 

답 1) 서구인이면서 일본 만화나 게임에 중독 양상을 보이며, 그 애정을 코스프레로 표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특히 아시아인에 비해 코스프레의 수준이 높다. 그 최고봉은 영화 퍼시픽 림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라는 평.

 

7. 영희: 오빠 나 김태희 닮지 않았어?

   철수: 답정너냐?

1)     오오, 이게 진정 너의 모습이냐?

2)     이런 질문 좀 안 하면 안되냐?

3)     김태희가 누구야?

4)     너랑?

 

답 2)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대답만 해라는 말의 줄임말. 특히 남녀관계에서 여자의 주도권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답정너냐고 묻는 것은 제발 그만 좀 하라는 뜻.

 

 

 

영역 II. 보기 중 빈칸 부분에 들어갈 말을 고르시오

 

1. 양갱이란 본래 고대 중국에서 ________()로 만들던 것이다.

1)     양고기

2)     양미리

3)     버드나무

4)     붉은 콩

 

답 1) 양갱(羊羹)이란 본래 양고기를 끓여 나오는 국물을 굳혀 만들던 것. 이것이 일본으로 전해지며 오늘날 팥이 들어간 과자가 됐다.

 

2. 갑을(甲乙)이란 20세기 이전엔 _____()란 뜻이었다.

1)     1등과 2

2)     어중이떠중이

3)     작년과 재작년

4)     급여를 미리 당겨 씀

 

답 1) 추사 김정희의 말 가운데 관악산의 샘물 맛이 두륜산과 비해 갑을을 논하기 어렵다(未知於頭輪甲乙何如)는 말이 나온다. 이때의 갑을은 누가 1등이고 누가 2등인지라는 뜻.

 

3. ‘유명세(有名稅)뒤에는 ______라는 동사만 올 수 있다.

1)     타다

2)     치르다

3)     즐기다

4)     먹다

 

답 2) 한자를 보다시피 유명세는 세금이다. 따라서 유명세는 유명해진 대가로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나쁜 점을 의미하는 말이며, ‘타다’ ‘즐기다등과는 함께 쓰일 수 없다.

 

4. 좀비(zombie)란 본래 _____에서 쓰던 종교용어다

1)     마니교

2)     조로아스터교

3)     부두교

4)     라마교

 

답 3) 부두교에서 주술에 걸려 움직이는 시체를 가리키던 말.

 

5. 여객기내에서 끓인 라면이 맛이 없는 건 ______ 때문이다

1)     화력

2)     기압

3)     승무원의 실력

4)     수질

 

답 2) 고공의 낮은 기압 때문에 물이 제 온도에 끓지 않아 맛이 없다. 항공사에서는 승객이 고산병에 걸리지 않도록 인공적으로 기압을 높이지만 그래도 지표보다는 꽤 낮은 0.8기압 정도다.

 

6. __________ ‘썰전은 가장 완벽한 TV 프로그램 입니다

1)     단언컨데

2)     단언컨대

3)     단연컨데

4)     단연컨대

 

답 2) 맞춤법 테스트. ‘단언컨대가 맞다.

 

 

7. “잠깐만요, 보라언니 이에서 시금치 ___________”

(주의: 문법적으로 옳은 것을 고르시오)

1)     빼시고 갈게요

2)     빼고 가실게요

3)     빼시고 가실게요

4)     제거하고 가실게요

 

답 1) 최근 국립국어원이 개그콘서트제작진에게 뿜 엔터테인먼트코너의 유행어 가실게요가 틀린 표현이라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주체 높임형 선어말 어미 '-'와 약속형 종결어미 '-ㄹ게'가 함께 쓰이면 안 된다는 것.

 

 

영역 III) _______안에 들어갈 수 없는 말을 고르시오.

 

1. 철수: 그 여자 참 예쁘지?

기영: 그러네. ________라고 할 수 있지.

1)이얼사 2) 볼매 3) 걸조 4) 흔녀

 

답 4) ‘이얼사는 이기적인 얼굴 사이즈, ‘볼매는 볼수록 매력있는 얼굴’, ‘걸조걸어다니는 조각’, ‘흔녀는 그냥 흔한 여자(훈녀와 착각 금지). 따라서 4.

 

2. 나 현찰이 없는데 혹시 ____()로 내면 안돼?

1)문상 2) 백상 3) 도상 4) 겸상

 

답 4) 1~3은 각각 문화상품권, 백화점상품권, 도서상품권

 

3. 조선시대 왕의 실명은 드라마 __________ 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뿌리깊은 나무의 이도

 2) ‘장옥정의 이순

 3) ‘이산의 이산

 4) ‘해를 품은 달의 이훤

 

답 4) 1~3은 각각 세종, 숙종, 정조의 실명. 조선시대에 이훤이란 왕은 없었음.

 

4. 반인반수는 __________ 같은 가상의 생물을 말한다.

 1) 켄타우로스

 2) 최강치

 3) 이누야샤

 4) 그리폰

 

답 4) 어쨌든 반인이려면 사람 형상을 해야 함. 그리폰은 사자, , 독수리, 독사가 혼합된 신화 속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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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당신은 얼마나 문화인일까 맞춰 보는 코너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인은 일반적인 문화적 소양에 근거하지 않습니다. 다만 얼마나 최신 문화 정보에 익숙하고, 세대를 뛰어 넘은 대화를 할 만한 자격이 있나 살펴보고자 하는 퀴즈입니다.

 

뭐 웃자고 풀어 보는 퀴즈이니 죽자고 달려들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정답은 각 문제의 아랫 부분을 마우스로 긁으면 나옵니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곤란할수도. 모바일에서 풀어 보시고 PC에서 정답을 확인하세요.

혹시 잘 안 보이시는 분들은 정답 페이지 http://v.daum.net/link/50019484 참조.)

 

 

그럼 시작합니다.

 

 

 

 

추석 특집 문화어 사전은 문화어 퀴즈로 이뤄집니다. 최신 트렌드에 밝은 분들이 정답을 맞출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기성 세대가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다양한 문제들이 있으니 온 가족이 함께 풀어 보시고 세대간에 공감을 넓혀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영역 I. 다음 보기 중 밑줄 친 부분과 같은 뜻인 것을 고르시오.

 

1. 그 무렵이 전현무의 리즈 시절이지.

1)     아무도 모르던 무명 시절

2)     전성기

3)     막 유명해지기 직전

4)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암흑기

답 2) ‘리즈 시절은 그냥 전성기라는 뜻. 박지성의 맨유 진출 이후 팀 동료였던 앨런 스미스를놓고 벌어진 일부 영국 축구 마니아들의 잘난척에서 비롯된 말.

 

 

2. 철수: LG가 올핸 정말 잘 하는데?

 영희: DTD 몰라?

1)     꿈은 이뤄진다 (Dream, true dream)

2)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down)

3)     무리한 팀은 떨어진다(Double team dead)

4)     항상 두 팀은 두각을 보인다(Double team done)

답 2)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김재박 전 LG감독의 말. 이 말이 족쇄가 되어 LG 2003년 시즌 이후 10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올해는 반전.

 

3. 컨트롤 비트 다운 받았습니다

1)     내가 반격할 테니 이제 각오해라

2)     이제 조직은 내 쪽에 있다

3)     어떤 음악이든 편곡할 수 있으니 원곡을 달라

4)     힙합에 대해선 더 이상 묻지 마라

답 1) 최근 벌어진 힙합 아티스트 사이의 디스(DIS) 논쟁 때 다이나믹 듀오 멤버인 개코가 했다는 말. 서로 디스를 하면서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의 컨트롤(Control)’이란 곡을 이용했으므로, “이제 나도 공격을 할 테니 너희들은 다 죽었어라는 의미.

 

4. 여자들의 가장 강력한 적은 이제 LOL이야.

1) League of Legends

 2) Lots of Love

 3) Language of Lane

 4) Laughing out Loud

답 1)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는 왕년의 스타크래프트처럼 2013년 한국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최고 인기 게임. 한 인터넷 게시판에 남자친구가 lol 한다고 전화를 안 받고 문자로만 답해요라는 한탄에 다른 이용자가 , lol하는데 문자를 보낼 정도면 님을 정말 사랑하나봐요라는 답했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 요즘 젊은 층에선 lol에 빠진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5. 어머, 쌍수 밖에

 1) 양 손

 2) 쌍꺼풀 수술

 3) 빈 손

 4) 천한 수법

답 2) ‘쌍수를 들어 환영을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등장하는 쌍수쌍꺼풀 수술의 준말. ‘쌍수는 성형도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중고생들에게까지 보편화된 성형수술의 기본이다.

 

6. 덕중 덕은 양덕 이라니까.

 1) 서양 오타쿠

 2) 養德, 덕을 기름

 3) 서양 오리

 4) 게임과 만화를 모두 좋아하는 오타쿠

답 1) 서구인이면서 일본 만화나 게임에 중독 양상을 보이며, 그 애정을 코스프레로 표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특히 아시아인에 비해 코스프레의 수준이 높다. 그 최고봉은 영화 퍼시픽 림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라는 평.

 

7. 영희: 오빠 나 김태희 닮지 않았어?

   철수: 답정너냐?

1)     오오, 이게 진정 너의 모습이냐?

2)     이런 질문 좀 안 하면 안되냐?

3)     김태희가 누구야?

4)     너랑?

답 2)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대답만 해라는 말의 줄임말. 특히 남녀관계에서 여자의 주도권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답정너냐고 묻는 것은 제발 그만 좀 하라는 뜻.

 

영역 II. 보기 중 빈칸 부분에 들어갈 말을 고르시오

 

1. 양갱이란 본래 고대 중국에서 ________()로 만들던 것이다.

1)     양고기

2)     양미리

3)     버드나무

4)     붉은 콩

답 1) 양갱(羊羹)이란 본래 양고기를 끓여 나오는 국물을 굳혀 만들던 것. 이것이 일본으로 전해지며 오늘날 팥이 들어간 과자가 됐다.

 

2. 갑을(甲乙)이란 20세기 이전엔 _____()란 뜻이었다.

1)     1등과 2

2)     어중이떠중이

3)     작년과 재작년

4)     급여를 미리 당겨 씀

답 1) 추사 김정희의 말 가운데 관악산의 샘물 맛이 두륜산과 비해 갑을을 논하기 어렵다(未知於頭輪甲乙何如)는 말이 나온다. 이때의 갑을은 누가 1등이고 누가 2등인지라는 뜻.

 

3. ‘유명세(有名稅)뒤에는 ______라는 동사만 올 수 있다.

1)     타다

2)     치르다

3)     즐기다

4)     먹다

답 2) 한자를 보다시피 유명세는 세금이다. 따라서 유명세는 유명해진 대가로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나쁜 점을 의미하는 말이며, ‘타다’ ‘즐기다등과는 함께 쓰일 수 없다.

 

4. 좀비(zombie)란 본래 _____에서 쓰던 종교용어다

1)     마니교

2)     조로아스터교

3)     부두교

4)     라마교

답3) 부두교에서 주술에 걸려 움직이는 시체를 가리키던 말.

 

5. 여객기내에서 끓인 라면이 맛이 없는 건 ______ 때문이다

1)     화력

2)     기압

3)     승무원의 실력

4)     수질

답 2) 고공의 낮은 기압 때문에 물이 제 온도에 끓지 않아 맛이 없다. 항공사에서는 승객이 고산병에 걸리지 않도록 인공적으로 기압을 높이지만 그래도 지표보다는 꽤 낮은 0.8기압 정도다.

 

6. __________ ‘썰전은 가장 완벽한 TV 프로그램 입니다

1)     단언컨데

2)     단언컨대

3)     단연컨데

4)     단연컨대

답 2) 맞춤법 테스트. ‘단언컨대가 맞다.

 

 

7. “잠깐만요, 보라언니 이에서 시금치 ___________”

(주의: 문법적으로 옳은 것을 고르시오)

1)     빼시고 갈게요

2)     빼고 가실게요

3)     빼시고 가실게요

4)     제거하고 가실게요

답 1) 최근 국립국어원이 개그콘서트제작진에게 뿜 엔터테인먼트코너의 유행어 가실게요가 틀린 표현이라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주체 높임형 선어말 어미 '-'와 약속형 종결어미 '-ㄹ게'가 함께 쓰이면 안 된다는 것.

 

영역 III) _______안에 들어갈 수 없는 말을 고르시오.

 

1. 철수: 그 여자 참 예쁘지?

기영: 그러네. ________라고 할 수 있지.

1)이얼사 2) 볼매 3) 걸조 4) 흔녀

답 4) ‘이얼사는 이기적인 얼굴 사이즈, ‘볼매는 볼수록 매력있는 얼굴’, ‘걸조걸어다니는 조각’, ‘흔녀는 그냥 흔한 여자(훈녀와 착각 금지). 따라서 4.

 

2. 나 현찰이 없는데 혹시 ____()로 내면 안돼?

1)문상 2) 백상 3) 도상 4) 겸상

답 4) 1~3은 각각 문화상품권, 백화점상품권, 도서상품권

 

3. 조선시대 왕의 실명은 드라마 __________ 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뿌리깊은 나무의 이도

 2) ‘장옥정의 이순

 3) ‘이산의 이산

 4) ‘해를 품은 달의 이훤

답 4) 1~3은 각각 세종, 숙종, 정조의 실명. 조선시대에 이훤이란 왕은 없었음.

 

4. 반인반수는 __________ 같은 가상의 생물을 말한다.

 1) 켄타우로스

 2) 최강치

 3) 이누야샤

 4) 그리폰

답 4) 어쨌든 반인이려면 사람 형상을 해야 함. 그리폰은 사자, , 독수리, 독사가 혼합된 신화 속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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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이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사회를 거치면서 예견됐던 일이기도 합니다.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으로 시작하는 초 호화 캐스팅과 계유정난이라는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 그리고 과연 '관상이란 과연 운명을 지배하는 것인가'라는 흡인력 있는 주제가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결과입니다.

 

좋은 배우들의 열연은 '관상'의 가창 큰 힘입니다. 영화 초반은 송강호와 조정석의 착착 감기는 유머에 김혜수의 존재감이 영화를 풀어 갑니다. 후반은 잔혹무도한 수양대군(이 영화에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역을 맡은 이정재의 오만방자함이 힘을 발휘하죠. 이 배우들 보는 맛 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끌고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한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조금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네. '관상'이란 영화는 대체 '관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가 매우 궁금해집니다.

 

 

 

 

 

줄거리.

 

보는 즉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차린다는 관상의 대가 내경(송강호)은 처남 팽헌(조정석), 아들 진형(이종석)과 함께 어느 바닷가 시골에 묻혀 살다 도성의 유명한 기생 행수 연홍(김혜수)의 방문을 받습니다. 관상의 사업적 가치를 알고 있던 연홍이 내경의 소문을 듣고 한양으로 불러 올리려 한 것입니다.

 

비록 관상쟁이가 됐지만 내경과 진형은 모두 역모죄로 처단된 양반의 자손. 아버지가 관상 보는 것을 싫어하는 진형은 어쨌든 선비답게 글공부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역적의 자손이 출세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아는 내경은 이런 진형을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곡절 끝에 내경과 팽헌은 도성으로 향하고 진형은 절로 들어가 공부를 계속합니다.

 

도성에서 내경과 팽헌이 마주한 것은 세종이 승하하고 문종이 등극한 직후의 천하.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는 수양대군(이정재)과, 이에 맞서 문종-단종 부자를 보호하려는 김종서(백윤식)의 편으로 세상이 나뉘고 있는 사이 내경은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집안을 다시 일으켜 보려 합니다. (여기까지)

 

 

'관상'의 초반은 매우 활기차게 시작합니다. 15세기판 납뜩이 팽헌으로 변신한 조정석은 끊임없이 촉새 짓을 하고, 가끔씩 이를 눌러 주면서 오히려 웃음을 증폭시키는 송강호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관객들을 쉽게 빨아들입니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특히 내경이 김종서를 만난 뒤부터 이야기는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하고, 그 다음부터는 미리 놓인 철길을 따라 흘러가는 느낌을 줍니다. 역사의 갈 길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은 모든 관객이 알고 있지만, 영화 후반만 놓고 보면 내경은 존재감이 너무 미약해져 버립니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내경이 하는 생각이나 행동이 관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히 얘기하면 줄거리를 건드리기 때문에 이 정도만. 궁금하신 분들은 저 아래쪽을 읽어 보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살려내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힘입니다. 이름만 대도 대한민국이 다 아는 명배우들은 장면 장면마다 매력적인 커트를 내놓더군요. 특히 후반부, 한명회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신은 배우 김의성의 소름끼치는 표정과 함께 관객의 기억에 남을 만한 명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문득 왕년 조니 뎁 주연 영화 '프롬 헬'에서 이안 홈의 눈동자 색이 바뀌던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그밖에도 관객을 사로잡는 요소들은 충분합니다. 치밀한 고증보다는 상상력의 소산이겠지만 조선시대 기방의 화려하고 방자한 모습이나, 황토빛이 도는 유려한 영상, 수양대군과 수하들의 공격적인 모습이 잘 드러난 야외 신 등에서의 미술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 정도면 추석 연휴를 앞둔 관객들에게 훌륭한 볼거리가 될 듯 합니다. 특히나 조정석, 이종석 팬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 듯 합니다.

 

P.S. 개인적으로 영화 첫 부분에서 '아마데우스'가 떠올랐습니다.^^

 

P.S.2. 충분히 의도된 것이겠지만 이 영화 속 송강호의 얼굴은 참 윤두서 자화상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자, 기본적으로 여기까지.

 

더 아래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줄거리에 노출되실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여기서 멈춰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2부 시작.

 

 

 

 

 

 

영화 '관상'은 누구나 결말을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전제는 '관상이라는 것이 있고, 그를 통해 사람의 운명을 꿰뚫어 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 '관상'은 흘러가던 도중 갑자기 변화구를 시도합니다. 김종서를 만나고 죽음의 위협을 경험하기 전까지 내경은 백발백중의 귀신같은 실력을 발휘합니다. 처음 만난 연홍의 속내를 한눈에 꿰뚫고, 관상만 보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고, 탐관오리를 적발해 내는 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도, 한명회의 경우엔 죽은 다음의 일까지 예측해 냅니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능력이 어느 순간 갑자기 뚝 떨어져 버립니다. 이를테면 김종서가 호랑이의 길상을 가진 인물이란 것을 알아내지만, 그가 비명횡사하고 멸문을 당할 팔자라는 것은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수양대군이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성품이라는 것은 읽어 내지만 그가 왕위에 오를 팔자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정말 관상이라는 것을 제대로 읽는 것이 가능하다면 내경은 문종이 곧 죽을 것이라는 점, 단종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란 점, 또 김종서의 측근들은 모두 일찍 죽고 집안이 몰락할 것이라는 점, 반면 수양대군의 측근들은 모두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라는 점 등을 맞춰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영화 속에서 죽은 여자의 경우처럼 '무병장수할 관상이라도 상대를 잘못 만나면 비명횡사 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지만, 그럼 양쪽 진영의 사람들이 함께 있어 길한 관상인지 흉한 관상인지 정도는 짚어 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내경은 "나는 파도만 바라보고 있었지, 바람을 보지 못했다.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라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누구나 파도를 보고 바람을 읽습니다. 파도가 동쪽에서 치면 동풍이 불고 있다는 뜻이죠. 수양대군의 측근 신숙주가 부귀영화를 누릴 관상이고, 김종서의 측근 황보인이 비명횡사할 팔자라면(물론 영화 속 내경은 이 자체를 읽어내지 못하지만) 어느 쪽이 승자가 될 운명인지는 너무 당연하게 읽혀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죠.

 

내경이 생명의 위협을 겪은 뒤에도 계속 관상쟁이 노릇을 하는 것은 첫째, 김종서의 부름이 있은 뒤 역적의 후손으로 망해버린 집안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둘째는 이름을 바꾸고 벼슬길에 들어선 아들 진형의 앞날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비록 내경이 문종과 단종에게 충신 역할을 하지만 이건 당대의 세도가인 김종서 곁에서 보호를 받기 위한 것일 뿐, 그가 자진해서 문종이나 단종의 안위를 걱정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설정상 선량한 사람이긴 하지만 '자신과 아들 진형의 앞날을 위해' 편을 선택한 것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마지막까지 '김종서가 죽으면 우리 다 죽는다'며 수양대군의 김종서 살해 현장에서도 끝까지 김종서를 보호하려 합니다. 만약 그가 '누가 역사의 승자가 될 지'를 관상을 통해 읽어냈더라면 당연히 수양대군 쪽으로 편을 바꿨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그에게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경이 무능한 관상쟁이로 바뀌면서 영화는 점점 무거워지고 갈 길이 뻔해집니다. 내경이 더 이상 사람들의 얼굴에서 아무 것도 읽어내지 못하게 된 이상, 앞으로 보여질 내용들은 내경이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한 저주가 실현되는 과정 뿐입니다. (영화 초반, 내경은 진형에게 "벼슬길에 나가면 화를 당할 관상"이라고 했고, 처남 팽헌에게는 "성질을 못 이기면 신세 망칠 관상"라고 했죠.)

 

이런 주장에 대해 혹시 어떤 분들은 애당초 처음부터, 영화 '관상'이 생각한 관상의 힘은 한 사람의 '능력치와 성격'을 읽어 내는 것이지 '운명이나 미래'를 읽어 내는 것은 아니었다고 항변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볼만한 여지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관상의 힘'을 제한된 것으로 설정해 놓고 들어갔다고 하면 내경의 능력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야기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을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그 정도의 능력이라면 애당초 내경에게 역사를 바꿀 어떤 기회를 기대하는 것 조차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물 됨됨이를 파악하는 정도의 능력이라면 아무리 김종서가 신임한다 해도,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된 일들일 뿐입니다. 아울러 문종 앞에 선 내경이 "그 인물과 행동거지를 함께 보면 과거의 일 뿐만 아니라 미래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한 이야기가 매우 공허해지는 것이죠.

 

내경에게 진정 미래를 꿰뚫는 능력을 인정하되, '그럼에도 바꿀 수 없는 운명의 힘'을 보여주는 극적 장치를 좀 더 정교하게 보여주었더라면, 혹은 운명의 힘을 직감하면서도 그를 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할만한 동기를 내경에게 부여했더라면, '관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P.S.3. 이 영화에서 가장 와 닿는 말은 수양대군의 대사  "하지만 나는 이미 왕인데, 이제 와서 내가 왕이 될 관상이라고 하면 그걸 맞춘다고 할 수 있나?" 입니다.  이 세상의 가짜 예언자들과 아부꾼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할까요. 결과적으로 "관상이란게 무슨 쓸모가 있어?"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수양대군은 왜 내경에게 계속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고 물어 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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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이] 여기저기서 '힐링 드라마' '힐링 예능'이 등장한지 오랩니다. 하지만 진짜 '힐링 드라마'라고 부를만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바로 JTBC 새 주말드라마 '맏이'. 어떤 드라마일까요?

 

타이틀 사진을 보면 어떤 내용일지 대략 짐작하실 만 합니다. 어린 다섯 남매가 부모를 잃고 갖은 고생을 다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죠. 제목이 '맏이'인 것은 그 성장을 위해 맏언니가 엄마 노릇을 하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한다는 이야기임을 보여주는 것이구요.

 

그 '맏이'가 14일 처음 방송됐습니다. 그리고 방송 첫날부터 반응이 호평 일색입니다. 한마디로 무공해 청정 드라마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일단 누가 누군지 구별을 해야 드라마 보는 데 도움이 될 듯. 드라마의 중심인 오남매부터 시작합니다.

 

아역 캐스팅은 단연 최강입니다. 얼굴만 봐도 캐릭터가 절로 느껴집니다.

 

 

다섯 남매의 성격까지 뚜렷합니다. 드라마의 핵심인 맏이답게 똑똑하면서도 심지가 굳고 갖은 고생 속에서도 밝고 바른 마음씨를 간직하는 맏딸 영선. 아역 유해정, 어른 역은 윤정희가 연기합니다.

 

둘째 영란은 집안 살림이야 어쨌든 예쁜게 좋고 비싼게 좋은 허영 덩어리. 어느 집안에나 희한하게 둘째 중에 이런 성격이 많은 듯 합니다. 예쁘게 자라지만 그 예쁜 얼굴 때문에 결국 문제를 만듭니다. 아역 박하영, 어른은 조이진.

 

 

 

'난 공부가 제일 싫어요'라고 말하는 세째 영두. 아들이지만 똑똑한 구석도 없고, 야무진 구석도 없는 그런 아이. 아역은 김윤섭, 어른은 강의식. 그저 착한 것 하나 외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네째 영숙은 말 없이 소심하고, 부모를 잃은 충격 때문에 몽유병까지 생기는 약한 아이입니다. 언니의 도움이 유난히 필요한 동생이죠. 아역 한서진. 어른은 미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막내는 아직 아기 상태에서 못 벗어난 영재. 김예찬 군이 연기합니다. 10여년 뒤라고 해도 아직 아역 상태일 듯.

 

 

 

 

이 다섯 아이들이 아빠(윤동환)와 엄마(문정희) 밑에서 가난하지만 아무 걱정 없이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엄마와 아빠를 모두 잃고 어쩔 수 없이 고모를 찾아가 살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고모도 소실 살이에 눈치 보며 사는 처지라는 것. 그 고모네 환경입니다.

 

 

 

고모 은순(진희경)은 동네 갑부 이상남(김병세)의 첩 살이를 하면서, 둘 사이에 아들 종복이를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그 이상남의 본처가 이실(장미희). 둘 사이에는 인호(아역 박재무, 어른 미정)와 지숙(아역 노정의, 어른 오윤아) 남매가 있지만 이실은 누구에게나 냉랭하기만 합니다. 워낙 상남과의 결혼이 원치 않은 결혼이었던데다 결핵이 깊어지며 누구 하나 곁에 가까이 두려 하지 않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실을 어려서부터 짝사랑했던 창래아재(이종원)만이 마음을 기울여 이실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정도. 딸인 지숙까지도 '차라리 돌아가시는게 낫겠다'는 속내를 비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 은순의 조카 오남매가 들이닥치면 반가워 할 사람이 있을 리가 없겠죠. 은순 역시 떠맡을 처지가 아니지만 여기 말고는 기댈 데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같이 사는 사이가 됩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영선이 친자식들조차 열지 못한 이실의 차가운 마음을 열게 되는 스토리.

 

 

 

 

그리고 한 동네에서 성장하는 영선의 소울메이트 순택네가 있습니다.

 

순택이네는 그래도 양반 끄트머리를 자처하는 집안. 어머니 반촌댁은 일자무식에 떡장수지만 그래도 아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전형적인 어머니입니다.

 

그 아들인 순택(아역 채상우, 어른 재희)은 도내 1등을 차지하는 수재. 부잣집 아들인 인호와 학교에서는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입니다. 당연히 부모의 온갖 기대를 품에 안은 '개천에서 난 용' 캐릭터죠.

 

그 동생인 순금(아역 박지원, 어른 미정)은 오빠와는 달리 공부는 전혀 소질이 없지만 마음만은 하늘만큼 넓은 소녀. 눈치도 없고 남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 그야말로 무공해 캐릭터입니다. 특히나 아역 박지원 양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 단 1회만 봤을 뿐인데도 웃음이 빵빵 터집니다.

 

 

 

'맏이'의 초반은 이 아역들의 눈부신 활약이 신화를 만들어 낼 것 같은 예감.

 

부모 없이 오남매만 남아 갖은 고생 끝에 천천히 어른이 되어 가고, 어른이 되어서도 돌봐줄 사람 없어 또 고생하고, 그중에 또 철없이 맏언니 속 썩이는 캐릭터도 있고...

 

이렇게 이야기만 들으면 참 불쌍하고 눈물나고 답답한 이야기일 듯 하지만, 대한민국 원로 작가 중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정수 작가는 그리 뻔한 드라마와는 거리가 먼 분입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나올 듯 한 구석에서도 아이들은 여전히 천진난만하게 어른들을 웃깁니다. 그 웃음이 오히려 더 찡하게 와 닿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전체적인 드라마의 색채는 밝은 녹색입니다.

 

 

 

 

저 또한 농촌 생활 한번 해 본적 없지만, 오가는 한마디 한마디가 그리 정겨울 수가 없습니다. 어른들에게는 '그래, 저 시절엔 다들 저랬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할 드라마죠. 반면 젊은이들에게는 '정말 저 시절엔 저랬나' 싶은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피가 조금 다를 뿐,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람살이의 모습은 똑같다고나 할까요.

 

또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듣다 보면 이건 금세 우리 삼촌, 우리 고모, 우리 누이의 모습이라고 공감할 만한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요 인물들만 20여명이 되는 대형 드라마인데도 인물 하나 하나, 대사 하나 하나가 모두 그냥 흘려 보낼 수 없다는 데서 대 작가의 관록이 느껴집니다.

 

저 불쌍한 아이들이 언제 다 자라서 사람 구실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 드라마지만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오기는 하는데, 그래도 눈길을 떼기 힘들게 하는 드라마. 이런 드라마는 참 오랜만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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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많이 타시죠?

 

색다른 택시 한번 타 보시는게 어떨까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택시,

 

요금 대신 노래를 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택시가 있습니다.

 

바로 JTBC에서 운영하는 '히든 택시'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히든 택시는 10월12일부터 JTBC에서 방송되는 '히든싱어2'를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물론 이 택시의 운영 목적은 '히든싱어2'의 출연자 모집을 위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씀드리면 어디 예심 보러 나가기도 귀찮은 분들, 택시 탈 때 하시는 콜 전화 한통 하시면 이 히든택시가 달려갑니다. 그럼 차 안에 설치된 노래방 기계로 노래 한 곡 하시면 됩니다.

 

 

 

타신 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선팅이 잘 되어 있습니다만,

 

 

 

차 안에는 이렇게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앞에도 카메라가 있죠.

 

여러분은 뒷좌석에서 노래만 하시면 됩니다.

 

아, 물론 여러분이 노래하시는 모습은 영상으로 촬영됩니다. 재미있는 분들은 이걸로 바로 방송에 출연하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노래로 차비를 내시면 서울 시내 원하시는 곳에 모셔다 드리는 진짜 택시 역할을 합니다. 죄송합니다. 서울만 됩니다. 수원 양양 광주 부산 가시는 분들은 KTX나 고속버스를...

 

그리고 택시 수가 많지 않다 보니, 길에서 손 들고 타시기는 힘들 듯 합니다. 히든 택시는 히든 콜, 1688-5530으로만 운영됩니다. 전날 전화 주시면 예약 가능합니다.

 

 

 

 

뭐 간판은 출연자 모집이지만 사실 다 즐겁자고 하는 거죠. 노래 잘 하는 분, 이승철 모창 똑같이 하는 분, 이런 분들 아니라도 아무나 전화하시면 됩니다. 그냥 택시 타고, 노래 한 곡 하고, 잘 하면 상품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품?

 

물론이죠. 이런 행사를 하면서 상품이 없다면 누가 참가하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저희 차량 MC가 "기본적으로 모창자의 자질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들께 디자인도 예쁜 닥터 드레 헤드폰을 드립니다.

 

하루에 몇명?

 

모창능력자로 인정만 받으면 100분 다 드립니다.

 

(네. 회사 털어먹으려고 작정했습니다.)

 

물론 노래 실력이 좀 아쉬워도 재미있는 분이면 그냥 드릴 수도 있습니다.

 

노래 실력은 몰라도 끼가 가수 급인 분들, 대환영입니다.

 

평소에 저 무시하셨던 분들, 저도 이 정도 힘은 있습니다.(으쓱) 아, 이도 저도 아닌 분들께도 기본 상품은 드립니다. 뭐 그것도 꽤 쏠쏠할겁니다.

 

 

 

 

지금 즉시 전화하십쇼. 히든콜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히든콜 1688-5530!

 

 

P.S. JTBC 홈페이지에 오시면 이 말고도 수많은 참가자 모집 이벤트가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출연하지 않아도 주변의 친구가 추천하면 상금이 30만원(아, 물론 그 친구가 출연자로 선택될 경우에 드립니다). 아직도 저희는 배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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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회를 달려온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 마침내 막을 내립니다.

 

조선 인조 시대.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이라는 대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욕의 역사라는 점 때문에 이 시대를 그린 드라마는 그리 흔치 않았습니다. 특히나 병자호란 이후 인조 말년에 소현세자와 강빈이 죽음을 맞는 과정은 사극 소재로 인기있는 내용은 아니었죠.

 

'꽃들의 전쟁'은 그 시대를 주도했던 악녀 소용 조씨(드라마가 끝날 무렵엔 귀인 조씨)와 간신 김자점을 조명하는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숙종 시대의 장희빈과 인현왕후 이야기가 남인과 서인의 정국 변화에 따른 부침으로 오르락 내리락이 있는 이야기인 반면, 귀인 조씨는 너무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휘둘러 드라마로는 흥미가 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만, 아무튼 숨가쁘게 달려온 50회는 여느 사극에 비해 정하연 작가 특유의 현실적 역사관이 반영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갔습니다. 여기에 젊은 노종찬 PD의 속도감 있는 연출도 새로운 사극의 개척이란 평을 들었습니다.

 

'꽃들의 전쟁'은 인조(이덕화), 김자점(정성모), 귀인 조씨-얌전이(김현주)의 죽음으로 한 시대의 끝을 맺고, 새로운 임금 효종(김주영)의 시대를 예고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인조의 둘째 아들 봉림대군으로 태어나 형 소현세자의 죽음으로 왕위에 오른 효종의 시대. 그는 어떤 왕이었을까요.

 

 

 

 

 

효종 이호(孝宗 李淏, 1619~1659)

 

TV에서 효종(봉림대군)의 일대기를 그린 최초의 드라마는 1981 KBS 사극 대명이다. 한국 방송이 본격적인 컬러TV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린 대하 사극 대명은 효종이 병자호란의 비극을 딛고 야침차게 북벌을 준비하는 내용을 그렸다. 효종 역을 맡은 배우 김흥기의 열연도 화제였다.

 

많은 사람들이 효종=북벌이라는 공식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와 관련해 효종이 이완 대장과 함께 기해년 단옷날 대군을 일으키기로 약속하지만, 왕이 단오 전날인 음력 54일 급사하는 바람에 대망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도 있다. 이 때문에 효종의 갑작스런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북벌의 성패 여부를 떠나 효종의 치세는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1649년 왕위에 오른 효종은 두 가지의 장애를 극복해야 했다. 첫째는 아버지 인조를 왕위에 올려 놓은 반정 공신 세력이 건재하다는 것, 둘째는 형 소현세자의 세 아들을 제치고 왕위에 올랐다는 것이었다.

 

우선 효종은 아버지의 총희인 희빈 조씨와 김자점의 연합 세력부터 손을 댔다. 권신 김자점은 잇단 탄핵으로 귀양을 간 뒤 아들과 손자가 모반을 계획했다는 고변으로 멸문지화를 당했다.

 

 

 

 

하지만 이것이 두번째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자점을 역적으로 처단했으면 아버지 인조의 노염을 사 사약을 받은 소현세자빈 강씨는 복권을 시켜야 하는 것이 순리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빈의 죽음은 김자점의 음모 때문이라고 생각하던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종은 강빈에 대해 말하는 자는 역적으로 다스리겠다고 못을 박았다. 눈치 없이 강빈의 복권을 주장했던 황해감사 김홍욱은 장살(杖殺)을 면치 못했다.

 

이런 기록은 JTBC 드라마 꽃들의 전쟁에서 강빈을 살려내기 위해 왕위를 던질 각오까지 하는 의로운 봉림대군(김주영)의 모습과 엇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효종으로선 어쩔 수 없었다. 강빈이 억울하게 죽었다면 자신이 조카가 올라야 할 왕위에 올랐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대신들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김홍욱의 죄에 이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효종과 강빈의 관계는 좀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효종의 대의가 '간신 김자점' 등 난신적자를 처단하는 데 있었다면, 당연히 억울하게 죽은 세자빈 강씨의 원을 풀어 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자면 자신의 정통성이 흔들립니다. 게다가 소현세자의 세 아들 중 막내 석견은 살아있는 상황. 만약 강빈이 복권되면 왕위의 정통성은 석견에게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미 왕위에 오른 자신은 그렇다 쳐도 자신의 아들(뒷날의 현종)은 어찌 될지 모르는 국면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현종의 안전을 위해 불쌍한 석견을 죽여야 하는 일이 생길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미 죽은 어머니의 신원 때문에 살아있는 아들을 해쳐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대의명분이 뭐건 냉정하게 생각할 때 이거야말로 부질없는 짓일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홍욱의 죽음을 놓고도 당시 그 많은 사대부들이 임금을 탓하지 않은 것입니다.

 

반면 효종이 실제로 강빈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근거도 있습니다. 아래 글에 1659년 3월11일 효종과 송시열의 대화 내용을 인용했는데 이날의 대화 속에는 강빈과 김홍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열이 아뢰기를,

강빈(姜嬪)의 옥사(獄事)에 대해서 지금까지 인심이 평정되지 않고 있는데 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매양 경과 함께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으나 틈이 없어 하지 못했다. 강빈의 악행을 어찌 한 입으로 다 말할 수 있겠는가. 단지 한 가지 일을 가지고 말하겠으니, 경은 일단 들어보라.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비록 금수라도 있게 마련이다. 소현(昭顯, 즉 소현세자)의 상을 당했을 때 대조(大朝, 인조를 말함)께서 애통해 하면서 그를 책망하기를 ‘이는 밤에 잠자리를 삼가지 않은 소치이다.’ 하셨는데, 강빈이 발악하기를 ‘아무 달 이후에는 서로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였다. 그 후 자식을 낳고서는 서로 가까이하지 않았다는 말을 실증하고자 즉시 스스로 죽여서 감추었다. 그 성질이 이와 같으니 역모한 것이 괴이할 게 뭐 있는가. 또 역모한 형상은 안에서나 알 뿐이지 밖의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그 일이 낭자하여 완전히 의심이 없는데 밖의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억울하다고 여기니, 내가 실로 마음이 아프다.”
하자, 시열이 대답하기를,
“그 역모한 자취를 밖에서는 참으로 모릅니다. (하략).”
하였다. 상이 가만히 한참 있다가 이르기를,
“이는 내가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과연 경의 말과 같겠다. 그러나 역모는 참으로 의심이 없다.”
하니, 시열이 대답하기를,
“설령 이 참으로 역모를 했다고 하더라도, 김홍욱(金弘郁)이 어찌 역모한 사실을 알고서 구원할 리가 있겠습니까. 소견이 이와 같은 데 불과한 것이었는데 전하께서 너무 갑자기 죽였으므로 인심이 더욱 안정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내가 이미 법령을 정하기를 만일 감히 말하는 자가 있으면 강과 같은 죄를 주겠다고 하였는데, 그가 어찌 감히 이 법을 무시하고 말을 한단 말인가. 이 때문에 내가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19금 스토리가 등장해서 좀 그렇습니다만...) 이상의 내용을 보면 효종이 강빈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은 대단히 부정적이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자신이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야 뒷날 석견을 두고 다른 말이 없을 것이라는 깊은 생각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아무튼 효종의 북벌론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정통성을 확보했으니 그 다음엔 국론을 하나로 묶을 이데올로기가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북벌론. 국력을 길러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자는 명분에 감히 반대할 사람은 없었다. 그 핵심에는 서인의 거두 송시열과 어영대장 이완이 있었다.

 

북벌을 전제로 실시한 부국강병책은 효과적이었다. 광해군 때부터 추진되어 온 대동법은 효종 때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무기 개량 사업의 성공으로 1654년과 58년 두 차례에 걸친 나선정벌에서 조선의 조총 부대가 러시아군을 물리치는 데 기여하는 성과도 있었다.

 

나선정벌에 참여한 조선군의 병력은 1 150, 2 270명 수준이었지만 그 실력의 우수성은 효종을 매우 고무시킨 듯 하다. 1659311, 40세의 효종은 송시열과 독대한 자리에서 “10만 포수(조총수를 의미)을 길러 요동으로 쳐들어가면 명의 유민들과 포로로 잡혀간 우리 백성들이 내응할 테니 어찌 성공하지 못하겠느냐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석달 뒤, 종기가 덧난 왕은 돌연 숨을 거뒀다.

 

 

 

 

그 뒤에도 북벌론이 일시에 자취를 감추지는 않았다. 숙종 때인 1673, 윤휴는 오삼계 등 삼번(三藩)의 난으로 청이 혼란에 빠지자 이때야말로 북진해 심양을 함락시킬 기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681년 강희제가 삼번의 난을 제압하고 내정에 힘쓴 뒤로는 국력의 차이가 현격해졌다. 박지원, 박제가 등 북학파의 시대에 청은 이미 복수의 대상이 아니라 배워야 할 본보기였다.허생전에서 허생이 효종의 심복 이완을 꾸짖는 장면은 박지원이 얼마나 북벌론을 허황된 것으로 여겼는지 잘 보여준다.

 

어쨌든 북벌 정책을 통해 확고한 권력 기반을 확보한 효종은 형 소현세자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1656, 소현세자의 세 아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석견을 귀양지 제주에서 불러 올려 경안군에 봉한 것이다.

 

효종이 귀인 조씨를 죽일 때 그 소생인 숭선군도 죽여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지만, 효종은 어린 아이가 무슨 수로 역모를 꾀했단 말이냐며 어린 이복동생을 지켰다. 권력 앞에 형제고 조카고 없었던 조선의 군왕 치고는 칭찬받아 마땅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효종이 강화시킨 왕권은 효종-현종-숙종으로 이어지는 삼종의 혈맥을 거치며 영,정조 시대의 정치적 안정을 가져왔다. 이쯤 되면 효종을 역사의 승자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끝>

 

 

 

 

허생전의 마지막 대목은 다들 읽어보셨을테니 여기서는 생략.

 

 

전에도 얘기한 바 있지만 숙종은 뒷날의 영조나 정조보다도 강력한 왕권을 휘두른 왕입니다. 남인과 서인을 자유자재로 조종한 정치젹 역량의 힘이기도 하지만, 그 근거에는 이른바 삼종의 혈맥이라는 탄탄한 정통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삼종의 혈맥이란 효종-현종-숙종으로 이어지는 세 왕이 모두 임금의 정궁(정비)으로부터 태어난 대군으로 이어진 순도 높은 왕들이라는 것이죠. 그게 뭐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조선 초기를 제외하면 이렇게 3대를 잇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북벌사업이 실제로 가능성이 있는 것이었는지, 그 주도 세력은 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떠나 효종의 치세는 왕조를 이어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뿌리를 내린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그는 매우 성공적인 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P.S. 강빈이 신원된 것은 숙종 때의 일입니다. 그리고 나서 영조 때, 소현세자의 증손이며 석견(경안군)의 손자인 밀풍군 이탄이 이인좌의 난에 연루되어 자결합니다. 만약 강빈이 더 일찍 신원됐다면 소현세자의 자손들에게는 더 일찍 비극이 찾아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효종을 현명한 군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악녀 얌전이와는 이별입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의 소득 중 하나는 김주영이란 새로운 배우를 발굴한 것.

 

'꽃들의 전쟁'은 이렇게 끝나고, 다음주부터는 새 주말드라마 '맏이'가 방송됩니다. '그대 그리고 나'의 원로 김정수 작가가 집필하는, 가족애 넘치는 시대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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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9월이 된걸 몰랐다구요~~~~!!!"

(아래 사진의 피터 핀치 같은 심정...)

 

 

 

 

10만원으로 즐기는 9월의 문화 가이드

 

9월이라고 갑자기 시원해지거나 하지 않는다는 건 웬만큼 살았으면 다들 알았을 거야. 하지만 이러다 어느날 갑자기 찬바람이 불고 나면 파카 찾아 입기 바쁠테지. 요즘 점점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아쉽기도 하고 겁나기도 해.

 

8월의 대한민국은 대형 록 페스티발의 도가니였지. 그만한 대형 행사는 아니지만 쏠쏠한 행사가 있네. 예술의 전당에서 9 7일과 8일 열리는 예술의 전당 재즈 페스타. 자라섬에서 서재페까지 다양한 재즈 페스티발이 있지만 라인업이나 가격, 위치로 볼 때 특이한 공연이야.

 

 

 

 

출연진은 재즈파크 빅밴드 with 정엽, 빛과 소금, 박성연&말로(7), 웅산 with MC스나이퍼, JK 김동욱, 전제덕, 서영도&이순용&구본암(8) 등이야. 이 정도에 1일권 55천원이면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하다고 봐. 물론 장소 특성상 이런 페스티발의 특전인 아무데나 주저앉아 먹고 마시기는 좀 힘들 지도 모르겠어.

 

 

 

전시 중에는 세종미술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로버트 카파 100주년 사진전을 우선 꼽지 않을 수가 없네. 카파는 어느 스페인 병사의 죽음을 비롯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종군 사진기자야. 카파가 누군지 몰라도 막상 사진을 보면 대개 , 이 사진할 사람이지. 그의 사진을 보다 보면 종군 사진기자란 누구보다 자신들이 실업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는 그의 말이 실감날거야. 1028일 까지. 12천원.

 

 

 

 

 

요즘 ‘mobile’이란 철자를 보고 모바일이라고 읽지 않으면 촌사람 취급을 받기 딱 좋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 전시장에선 모빌이라고 당당하게 읽을 수 있을 거야. 리움 미술관의 움직이는 조각 알렉산더 칼더전이지.

 

,,고 미술시간을 경험한 사람에게 모빌이 뭔지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번 전시를 방문한 사람은 아마 칼더(미술시간엔 콜더라고 배운 사람도 있겠지)의 작품 중엔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과 안 움직이는 조각인 스태빌(stabile)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1020일까지. 8천원.

 

 

 

 

테드 창의 이름을 안다면 장르 문학에 꽤 관심이 있는 사람일거야. 국내에서 그리 지명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일단 읽어 본 사람들에겐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작가지.

최근 아주 오랜만에 테드 창의 신작이 번역되어 나왔어.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라는 제목이야. IT 쪽 전공이 아닌 사람은 한글 제목을 보나 영어 원제 The Lifecycle of Software Objects. 를 보나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걱정은 금물. 테드 창의 특기가 굉장히 과학적으로 보이는 설정을 전혀 전문적인 이해 없이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거야.

 

그런데 이 책도 좋겠지만 먼저 테드 창 걸작선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보라고 권하고 싶어. ‘바빌론의 탑’, ‘네 인생의 이야기’, ‘지옥은 신의 부재등 그의 대표작들이 거의 다 수록돼 있어. 그리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거야. 대략 1만원 정도.

 

마지막으로 최근 영화 설국열차더 테러 라이브가 흥행 대박이 나는 걸 보고 느낀 바가 많았어. 그래서 생각나는 작품들을 추천할게.

 

먼저 영화. ‘더 테러 라이브가 가졌던 문제의식을 36년 전에 더 신랄하게 짚어낸 시드니 루멧 감독의 네트워크.  1977년 아카데미 각본상, 남우주연상(피터 핀치), 여우주연상(페이 더너웨이), 여우조연상(베아트리스 스트레이트) 4개 부문을 수상한 수작이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벌어지던 어느날, 스타 앵커가 생방송 중 자신의 자살을 공언하면서 벌어지는 얘기야. 물론 기술적인 면에선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지만 상황의 박력이나 기상천외의 전개는 지금 봐도 놀라울거야.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직 1만원 이내에 구할 수 있어.

 

 

 

다음은 책. ‘설국열차팬들은 프랑스제 원작 만화를 사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떠올린 책은 배명훈의 연작소설집 타워. ‘설국열차가 기차 안에 온 세상을 쑤셔넣었다면 타워 674, 인구 50만의 거대 빌딩에 한 나라를 밀어 넣었어. 여기저기서 수시로 작렬하는 기발한 상상력이 A, 유머는 S급이야. 수록작품 중 타클라마칸 배달사고는 언제 봐도 감동적이지. 2009년작이라 책값도 7000원 정도.

 

그럼 10월에 보자고.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

 

 

예술의전당 재즈페스타             55천원

로버트카파 100주년 사진전         12천원

움직이는 조각 알렉산더 칼더 전       8천원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1만원

배명훈, 타워                          7천원

영화 네트워크’ DVD                   1만원

 

합계                              102천원

 

 

 

음. 참 골라 놓고 보니 정말 주옥같군요.^^

 

배명훈 작가는 최근 '청혼'을 내놨군요. 아직 못 읽어 봤습니다. 그 사이 '신의 궤도', '은닉' 등을 내놨는데 지금까지 개인적인 선호로는 역시 '타워' > '신의 궤도' > '은닉' 입니다. '신의 궤도'는 장난기와 서정성의 조화가 가슴이 아린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만, '은닉'은 왠지 어딘가 너무 먼 곳으로 가 버린 듯 한 느낌.

 

지인 중 한 사람은 '타워'를 읽고 "언젠가 먼 훗날의 국어 교과서에 들어갈 작가"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어로 된 클래식을 남길 작가'라는 의미로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유명 작가의, 아마도 제목이 '112'가 될 작품은 전혀 기대하지 않습니다.)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역시 예상대로 멋진 작품입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신다면 이 책도 보지 않을 수 없을 듯.^^ 물론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그의 최고작은 아닙니다.

 

음악 소개를 안 했더니 영상으로 마무리할 게 없었는데 적절한 영상 발견.

 

알렉산더 칼더가 지인들을 상대로 자신의 철사 모형들을 갖고 진지하게 서커스 공연을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습니다.

 

(PART1의 6분대에는 우리나라 '구구단 송'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멜로디가 들려옵니다. 아랍 쪽 노래인 듯 한데, 이 곡은 대체 뭘까요. 아는 분 계시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 영상물들은 1961년 제작된 것입니다. 칼더는 이런 공연을 수시로 펼쳤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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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감이 있지만 올라갑니다. 이 글이 나가고 한참 뒤(그러니까 최근) 크레용팝의 '일베돌' 논란이 있었죠.

 

뭐 결론부터 얘기하면 뜻도 모르고 남들이 쓰니까 뭐 원래 있는 말인가보다 하고 쓴 사람들이 잘못인데, 그걸 갖고 응원을 하네 이제 정이 떨어졌네 하는 게 좀 우습게 보입니다. 애당초 이상한 표현을 만들어 낸 사람들에게 뭐라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그 말을 따라 쓰는 어린 친구들에게 그 말의 책임을 다 지라는 건 지나쳐 보입니다.

 

그 말이 잘못된 것이니 쓰지 말라고 타이르면 충분할 일 아닐까요.

 

 

 

문화어사전, 일단 '갑을관계'부터 시작합니다.

 

갑을관계[명사]

: 지시하는 자()와 실행하는 자(), 혹은 돈을 내고 일을 시키는 자()와 돈을 받고 일을 해 주는 자()의 관계

 

흔히 갑을관계라고 표현되는 말. 여기서의 갑과 을이란 대개 계약서상으로 돈을 대는 자와 돈을 받고 용역을 집행하는 자 정도로 요약되지만, 실상은 주도권을 쥔 자와 끌려가는 자정도의 의미가 된다. 당연히 을은 갑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갑은 수틀리면 판을 뒤집어 을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19세기까지만 해도 갑을이라는 말에 이런 의미는 들어 있지 않았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도 삼한갑족(三韓甲族, 아주 오래 전부터 명문거족인 유서 깊은 집안)이란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역시 갑이 좋은 것이긴 하나, 그렇다고 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갑이 가장 좋은 것이라면 을은 그 다음으로 좋은 것으로 통했다.

 

추사 김정희의 서독(書牘)을 보면 이곳의 샘물 맛은 관악산에서 흘러내려온 것인데, 두륜산과 비해 갑을을 가리기 어렵다(此中泉味是冠岳一脉之流出者未知於頭輪甲乙何如)’라는 용례를 볼 수 있다. 여기에 쓰인 갑을이란 ‘1,2등을 가리다, 비슷하게 좋은 것들 사이에서 순위를 매긴다는 정도의 뜻이다.

 

갑을 관계이란 말이 지금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현대적 계약서의 등장 이후다. 통상 모든 계약서에는 긴 회사 이름을 생략하기 위해 이란 대명사가 쓰인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 돈을 내는 쪽이나 정부 기관, 언론사, 대기업 등이 의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힘있는 쪽이란 등식이 성립했다.

 

이후 갑이 을에 대해 저지르는 강자의 횡포를 흔히 갑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갑이 그렇게 말할 리는 없고, 힘없는 을들이 뒤에서 흉을 볼 때 쓰는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갑을 관계가 얼마나 일반화되어 있는지는 한 중소기업 사장이 늘 로 살아가는 데 지쳐 자녀들에겐 항상 수입 브랜드 GAP을 입혔다는 농담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혹자는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 교육열도 자식 세대만큼은 갑의 위치에서 살기를 바라는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20134월 이후 포스코 상무 사건, 제과회사 회장 장지갑 구타 사건, 남양유업 욕설 통화 사건 등이 잇달아 이슈가 되면서 갑의 도덕적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청 업체와 대기업 사이의 관계를 풍자했던 KBS 2TV ‘개그콘서트갑을 컴패니코너가 한 달만 더 버텼더라면 화제를 선도하는 인기 코너가 될 수 있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갑을 컴패니 2012년 연말 방송을 시작했으나 2013 3월 종방, 간발의 차이로 대목을 맞이하지 못했다.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그 다음.

말썽많은 '일베 용어' 차례.

 

민주화 [명사]

 

: (일베 사이트에서 쓰이는 의미) 뭔가를 억눌러 획일화시키다

사전에선 ‘민주적으로 되어 가는 것’이란 뜻. 1960년대 이후 90년대까지 한국 사회 운동의 지상 과제였다. 대개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2013년 네티즌 세계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일 때가 있다.

 

인터넷 사이트 일베저장소(www.ilbe.com)는 한국 온라인 이념지도에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곳으로 통한다. 박정희와 전두환을 숭상하고, 5.18 사망자 사진에 ‘홍어 말리는 중’이라는 사진설명을 붙이는 포스팅이 재미로 올라오는 곳이다. 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포스팅에는 두 개의 버튼이 붙어 있다. 다른 사이트의 ‘찬성’이 있는 위치에는 ‘일베로’라는 버튼, ‘반대’ 위치에는 ‘민주화’라는 버튼이 있다. 이 사이트에서 ‘민주화’란 곧 ‘싫다’ 혹은 ‘억누르다’ ‘반대하다’의 뜻으로 사용된다. 반대로 ‘산업화’는 ‘좋다’ ‘추천한다’는 의미다.

 

514일 인기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이 라디오 생방 도중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소수 의견이라고 무시하거나 억누르지 않는다”는 의미로 ‘민주화’라는 말을 사용한, 너무도 ‘일베적’인 용법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6시간만에 전효성은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사용했다”며 공개 사과로 진화에 나섰지만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반면 일베 사이트에서는 “우리가 전효성을 보호해야 한다”며 음원 단체 구매 운동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일베식 표현' 때문에 혼이 난 사람 중에는 가수 김진표도 있습니다. 김진표는 한 방송에서 헬기 추락 장면을 보고 '운지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썼다가 큰 항의를 받은 것이죠.

 

그 문화를 모르시는 분들은 '대체 왜 운지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단어냐'고 의아해 하시기 마련입니다. 그 내용에는 최민식이 나왔던 운지천 광고와 관련된 몇 단계의 파생 과정이 있습니다만, 굳이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시간 낭비죠). 아무튼 그 결과 어디선가 떨어지는 것을 '운지하다'라고 쓰는 표현이 나돌고 있는데, 그 표현의 출발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비하하는 것이라는 점만 알아 두시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김진표 본인은 '전혀 그런 의미인지 몰랐다'고 곧 사과했습니다. 사실 모르는 사람이 '운지'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떨어진다'는 뜻으로 알아들을만한 여지가 충분합니다. 한자로도 隕地 라고 써 놓으면 그럴 듯 하기 때문입니다. 저 隕자는 '떨어질 운', 즉 '운석'의 운입니다. 앞뒤 배경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본래 그런 말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멤버들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 트윗의 '노무노무'라는 말도 일베 사이트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 게 크레용팝을 '고발'한 네티즌들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한국어의 음상을 생각하면 '너무너무'를 '노무노무'로 쓰는 것도 충분히 있을 법한....

 

 

뭐 크레용팝 소속사 대표라는 이 분은 확실히 그쪽과 친하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 일베 회원들이 크레용팝이 인기를 얻는데 큰 기대를 했다면, 이쪽 소속사에서는 이 사이트에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당연한 일 아닐까요.^

아무튼 사과든 해명이든 그리 깔끔하진 않았지만 거의 봉합되어 가는 느낌.

 

 

 

 

마마돌 [명사]

 

: 아이돌 출신으로 자녀를 둔 뒤 현역으로 복귀한 연예인

일본의 가수 겸 배우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 때문에 생긴 단어다. 198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아이돌이었던 마츠다는 1986, 24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결혼을 발표하며 무대를 떠났으나 87년 출산 후 곧바로 컴백, 미디어로부터 마마돌(Mama+Idol)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2013 116일 결혼한 원더걸스의 선예가 임신 발표를 하면서 국내에서도 마마돌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팬들의 기대가 한창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룹 업타운 출신인 윤미래가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와 결혼해 2008년 이미 아들 조단을 출산했으므로 마마돌 1호로 불릴만한 자격이 있지만 일단 업타운이 아이돌 그룹이냐는 데 약간의 논란이 있고, 윤미래도 결혼 뒤에는 아이돌이라기보다는 힙합 아티스트의 이미지로 활동했으므로 마마돌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지는 않았다.

 

순혈 아이돌 출신으로는 S.E.S 출신의 슈가 지난 2010년 결혼해 이미 아기엄마가 됐지만 결혼 시기가 전성기를 지난 뒤였고, 출산 후 사실상 활동이 없기 때문에 나이나 인기로 볼 때 국내 마마돌 1에 대한 기대는 선예 쪽으로 몰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선예가 출산후 선교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이라 원더걸스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것... 소속사에선 일단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과연 어떻게 될지.

 

 

 

731 [명사]

 

뜻: 20세기 초 제국주의 일본의 만주군 휘하에 있었던 특수부대의 이름.

피점령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생체실험으로 악명이 높다. 2차대전 종전 후에도 한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나1980년대 이후 발견된 기밀 문서를 통해 그 실체가 공개됐으나 이 시설에서 얼마나 많은 한국인, 중국인, 몽골인 포로가 희생됐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얼빈 교외에 있었던 유적은 현재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이 부대의 만행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말이 마루타라는 단어다. 이 부대에서는 실험용 포로를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라고 불렀다. 지난 2009년 국회 질의응답 중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는 마루타라는 말을 아느냐는 질문에 전쟁 포로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리고 “731부대가 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 항일 독립군이라고 대답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정 총리는 나중에 알고 있었으나 질문자가 너무 다그쳐 말을 끝맺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2013, 무뇌아적인 역사인식으로 줄곧 극우파적인 행동을 일삼아 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13 ‘731’이라는 숫자가 붙은 항공자위대 훈련기에 탑승한 사진을 공개해 다시 말썽을 빚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독일 총리가 나치 문양이 새겨진 전투기에 탑승한 것과 같다고 강도높게 비판했고 미국에서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P. S. 음모설 하나. 지난 2006 721, 일본 민방 TBS731부대의 실체를 밝히는 시사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이 방송의 한 장면에 아무 맥락 없이 당시 내각 관방장관직을 맡고 있던 아베의 사진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자민당이 발칵 뒤집혔고 원인 조사가 이뤄졌으나 제작진의 단순 실수로 결론이 내려졌다.

당시 자민당 총재를 노리던 아베는 "고의라면 내 정치생명을 노린 음모"라며 격분했지만 그 이상의 사실은 밝혀진 바 없다.

 

 

 위의 전투기 사진은 많이 보셨겠지만 마지막에 언급한 이야기는 꽤 오래 전 일입니다.

 

 

 

 

그러니까 2006년 7월21일, TBS의 '이브닝 파이브'라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731부대 관련 내용이 등장했고, 그 보도 과정에서 별 맥락 없는 아베 당시 장관의 선거 포스터가 노출됐다는 겁니다.

 

정상적인 반응은 '대체 아베와 731이 무슨 관계?' 라는 식이었을 것이 분명하고, 아베 본인은 당연히 펄쩍 뛰었죠. TBS 측은 사과.

 

 

흥미로운 것은 일본 우익 사이에서는 TBS가 "재일교포들의 지배를 받는 반일 방송"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실제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진실은 저 너머에.

 

어쨌든 2006년의 이 사건이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면,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워낙에 별 맥락 없는 사건들의 연속인데다, 시간이 좀 경과한 것들이라 더 어수선하게 보이는군요.^^ 아무튼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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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 '월드워 Z'의 반향이 꽤 컸던 듯 합니다. 인터넷 서점에 들러 보니 아직도 맥스 브룩스의 원작 소설 '세계대전 Z'와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가 아직도 장르소설 부문 차트에 올라 있더군요. 최근에는 김봉석 평론가의 '좀비 사전'이라는 새 책도 나왔습니다.

 

아래의 정의는 그냥 아주 압축된 내용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물론 진짜 좀비가 어디선가 나타나 여러분을 공격할 거라고 생각진 않지만, 왜 갑자기 첨단 과학이 검색자 마음까지 읽어주는 21세기에 걸어다니는 시체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됐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문화어 사전 (6)


좀비[명사]

뜻: 살아 있는 시체


좀비(zombie)는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서 사용되는 크레올(Creole)어로 ‘움직이는 시체’라는 뜻이다. 부두교 주술사가 시체에 마법을 걸어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한 것을 말한다. 서구 전설 속의 언데드(undead)와 사실상 같다.


미국 대중문화 시장에 좀비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전설적인 호러 전문배우 벨라 루고시 주연의 1932년작 ‘화이트 좀비’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후 좀비 영화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의 성공으로 상업적인 폭발력을 과시하며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거듭났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는 ‘좀비’라는 말이 아예 나오지 않지만, 로메로가 정립한 세 가지 원칙, ▲사람의 살을 먹이로 하고 ▲뇌를 파괴해야만 동작을 멈추며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좀비가 된다는 설정(1954년 나온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나는 전설이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은 이후 거의 모든 좀비 영화의 기초가 된다. 이후 ‘좀비의 정의’에 가장 심취했던 사람은 영화 ‘월드워Z’의 원작자인 맥스 브룩스다.

 

 

 

 

소설(가상 논픽션) ‘세계대전Z’와 ‘세계대전Z 외전’을 쓴 맥스 브룩스는 저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통해 좀비의 유래와 발생 근거, 신체적 특징과 퇴치법을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게 규정했다. 그러나 정작 브룩스의 작품을 기초로 한 영화 ‘월드워Z’는 브룩스의 설정을 여러 곳에서 무시하고 있다. 브룩스가 묘사한 좀비는 인간의 절반 정도 속도로 움직여야 하지만 영화 ‘월드워Z’의 좀비는 표범처럼 날쌔고, 심지어 점프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영화 ‘월드워Z’는 원작 팬들로부터 심한 비판을 받았다.

 

 

인기 미드 '워킹 데드'는 좀비 역을 연기하는 엑스트라를 공모하는데 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올라가는 초 인기라고 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좀비 되기를 갈망하는지...^^

 

 

심지어 이런 좀비 분장 도구까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파는 곳은 여기.

http://www.funshop.co.kr/goods/detail/25055?t=s 

 

뭐 재미있을 거 같긴 합니다만...^^

 

 

 

1970년대 이후 살아 움직이는 시체를 부르는 이름은 ‘좀비’로 통일되어 가는 분위기지만, 아직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이름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강시(殭屍)다.


전승에 따르면 강시는 본래 변방에서 군역을 살다가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은 시체를 말한다. 이 시체들을 남쪽 고향으로 운반하기 위해 도사의 법력을 이용,  한줄로 세워 멀리 이동하게 했다 는 것이다. 죽어서 굳은 시체이므로 무릎을 굽히지 못하고, 양발로 콩콩 뛰어야만 움직일 수 있었다.

강시(殭屍)가 등장하는 문헌으로는 청나라 때 기효람(紀曉嵐)의 소설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무공이 뛰어난 의원 호궁산(胡宮山)이 젊어서 강시를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 이야기다. 이 강시는 눈에서 붉은 빛이 나고 송곳니와 손톱이 길었는데 온몸이 통나무처럼 단단해 때리고 차도 끄덕없었고, 간신히 나무 위로 피신해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이 강시의 모습은 1980년대 홍콩에서 대유행한 강시 영화에 그대로 적용됐다. 그 대표작인 임정영 주연 ‘강시선생(1985)’은 중국어권을 비롯한 동남아권에서 크게 히트했고, 서구에도 ‘Mr.Vampire’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다만 본래 산 사람의 양기를 빨아들이는 강시가 송곳니로 사람을 깨무는 것으로 묘사된 것은 명백히 뱀파이어 영화의 영향이다.

 

 

 

라고 쓰긴 했습니다만, 사실 홍콩 영화계에서도 강시 영화의 원조를 찾자면 아무래도 홍금보 주연 '귀타귀(1980)' 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듯 합니다. 이 영화에서 이미 강시, 시체 조종, 귀신 쫓는 마법 등에 대해 나올 것은 다 나왔습니다. 심지어 나중에 '강시선생' 시리즈의 최대 수혜자가 되는 배우 임정영도 이 '귀타귀'에 출연했죠.

 

최근 들어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기존의 설정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괴물들에게 새로운 성격을 부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느리고 사고력이 없는 기존의 좀비들과 달리 21세기의 좀비들은 빠르고(‘28일 후’), 강력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으며(‘월드워Z’), 심지어 연애까지 할 수 있는(‘웜 바디스’) 존재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유명세(有名稅) [명사]

 

뜻: 명성을 얻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

많은 사람들이 ‘유명해짐으로서 얻는 기세, 혹은 지위, 혹은 특전’ 등의 뜻이라고 오용하는 말. 이 때문에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어린이들도 유명세를 ‘타고’, 벚꽃 철을 맞으면 관광 명소들이 유명세를 ‘누리고’, 아이돌 스타들은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떨친다’는 표현이 난무한다.

그렇지만 ‘유명세’는 한자로 有名稅라고 쓴다. 잘 보면 ‘세’가 ‘권세 勢’가 아니고 세금 稅’다. 즉 ‘유명세’란 ‘유명해졌기 때문에 내야 하는 세금’, 즉 ‘명성의 대가로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불이익’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유명세를 얻다’나 ‘유명세를 누리다’, 심지어 ‘유명세를 타다’ 등은 써서는 안 되는 잘못된 표현이다. 어디까지나 유명세는 ‘치르는’ 것이다. 한류스타가 된 연예인이 마음대로 시장 떡볶이집에 갈 수 없는 경우나,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싸이월드에 쓴 글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것 등이 ‘유명세를 치르는’ 좋은 예.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틀리게 쓰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유명세를 탄다'고 쓰면 안 됩니다. '유명세를 치르다' 만이 맞는 표현입니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들이 마구 쓴다고 해도, 배운 사람은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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