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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페셜로 접어든 '지붕킥'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다양한 카메오입니다. 그동안 어떤 식으로든 김병욱 PD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저마다 재미있을 거라며 나오는 경우도 있고, 또 이런 저런 필요에 의해 등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카메오는 '그냥 한번 나오면 되지'라는 걸로 그치지 않을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엔 그냥 자연스럽게 묻어 지나가지만 때로는 드물게 작품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하죠.

지금부터 뽑는 카메오 베스트는 그냥 순전히 제 편견으로 꼽은 겁니다.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과는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보지 못한 에피소드인 경우도 있고, 판단 기준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한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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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이거JK는 베스트로 뽑기엔 분량이 너무 적었죠. 하지만 "스타일 바꿔. 사람들이 너랑 나랑 헷갈리잖아"같은 멘트는 정말 웃겼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인 순위는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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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뽑은 10위는 정일우. 정음에게 흰 강아지와 썰렁한 유머감각을 전해주고 추억 속으로 사라진 첫사랑 남자 역으로 등장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때와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역을 맡았는데 자기 몫의 웃음은 충분히 뽑아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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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는 로버트 레드퍼드 주연 영화 '은밀한 유혹'의 패러디에 출연했던 동네 마트 사은품 담당직원 김한석. 인나에게 반해 물량 공세를 펴고, 사은품 다 몰아줄테니 데이트 한번만 해 달라는 파격 제의를 해서 쫄쫄 굶고 있던 인나-광수 커플을 고민에 빠뜨리는 에피소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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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는 신지와 데니안. 특히 신지는 정음과 '서울대 의대생을 만나는 서운대생의 공감대'를 보여주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데니안과 묘한 커플 연기도 좋았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카메오들은 '김병욱표 시트콤 출신' 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나눌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전자 쪽이 훨씬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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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는 준혁을 짝사랑하는 여고생 1진 역으로 나왔던 티아라 지연. 준혁이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정음을 협박하는 모습에서는 살짝 리얼한 분위기가 풍기기도 했습니다. 요즘 '공신' 연기보다 이때가 더 좋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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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는 하이킥판 가족오락관을 진행하러 미국에서 갑자기 날아온 작은아버지 역의 허참. 이제는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게 됐었던 '자아, 몇 대 몇!'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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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는 하숙범에서 쌔끈한 미남 공대생으로 변신한 김범. 사실 이 에피소드의 김범은 스스로 웃기기보다는 정음과 인나가 범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버 경쟁을 하게 하는 역할이었는데, 살짝 살짝 웃어주는 살인미소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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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는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터지는 윤종신-장항준 비실 브라더스. 정수기를 고치러 왔다가 정음에게 반한 윤종신과 그 사랑을 맺어주려고 나름 애쓰는 동생 장항준은 정말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장항준 감독이 외치던 "형, 튀어!"와 거기서 이어지는 비실비실 탈주 장면과 함께 명장면으로 꼽을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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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에서 '내조의 여왕'을 패러디하는 데 못된 동창 이혜영 역할을 할 사람으로 박경림 이상의 인물을 생각해내기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물론 등장하는 순간부터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이 가능한 에피소드지만, 그 구상이 그대로 화면에 표현되는 즐거움도 시청자에겐 큰 법입니다. 박경림이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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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하이킥에서 참 잊기 힘든 에피소드가 바로 윤기원의 터미네이터였습니다. 그다지 근육질도 아닌 윤기원이 이 역할을 한다는 것도 그랬지만 마지막의 예언, "당신이 빌 게이츠 어쩌구와 함께 21세기 3대 부호로 꼽히던 주얼리 정이란 말이오?"는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합니다. 2위.



그럼 1위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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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봤지만 이 분을 빼놓고 지붕킥의 카메오를 논한다는 것은 역시 반칙일 듯 합니다. 순재의 청혼을 받고 고민하는 자옥 앞에 나타난 '젊은 남자' 영규. "누나, 누나아~~"하는 애교와 함께 스포츠카를 몰고, 웃통을 벗고 도끼질을 하는 남자의 유혹에 자옥의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리죠. 하지만...

등장한 카메오의 절묘한 연기며 에피소드의 완결성에서 이 이상의 카메오 출연 에피소드는 없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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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 세경 신애 자매를 서울로 끌어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김혜성-노승욱 콤비를 비롯해 수십명의 카메오들이 '지붕킥'을 수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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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주얼리 정의 파트너 후니훈, 줄리엔의 여자친구(?)로 등장해 신애를 울렸던 소이, 물론 찬반이 치열하게 오갔던 이나영 등등입니다. 아직 3월말 종영까지는 한달 넘게 남았으니 그 사이에 또 어떤 카메오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웃길 지 기대됩니다.

이 포스팅의 순위가 그때 다시 바뀔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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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하신 분도 있을 겁니다. 오늘은 입춘이지만 음력으로는 12월21일입니다. 즉 음력 날짜로 따지면 아직 경인년인 새 범띠해가 아니라 기축년, 소띠해가 끝나지 않은 것이죠. 당연히 설날인 오는 14일이 되어야 그때부터 범띠 해이고, 그때 태어난 아이라야 범띠라고 생각하실 분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역법에 따르면 띠의 경계는 음력설이 아니라 입춘입니다. 즉, 오늘 이후로 태어난 아이는 분명히 범띠인 것이죠. 물론 하루 전날, 즉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아이는 소띠지만 2월4일부터 2월14일 이전까지 태어난 아이들은 음력 날짜와 무관하게 모두 범띠입니다.

무슨 소리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엄연히 정해져 있는 규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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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력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간단할 듯 합니다. 조선 후기에 완성된 만세력은 역술원의 필수품이죠. 흔히 말하는 사주는 연주, 월주, 일주, 시주의 네 가지를 합한 것입니다. 이를 알아 보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도 만세력을 찾아 봅니다. 외워서 쓰는 분도 있지만 그건 그냥 기억력 자랑일 겁니다. 인터넷 만세력은
http://www.twomanplus.co.kr 를 사용했습니다.


일단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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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연주, 월주, 일주, 시주입니다. 그러니까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이 아이의 사주는 '기축년 정축월 갑신일 무진시'가 되는 것입니다. 음력 12월20일, 소띠 해의 마지막에 태어난 이 아이는 당연히 소띠입니다.

하지만 하루 지난 2월4일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월4일이 입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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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의 사주는 경인년 무인월 을유일 경진시입니다. 분명히 음력 날짜는 여전히 기축년 12월21일이지만, 이 아이는 범띠입니다. 입춘을 경계로 해가 경인년으로 바뀌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달도 12월이 아니라 1월이 되어 있습니다. (항상 12월은 축월, 1월은 인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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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설날인 2월14일 태어난 아이도 당연히 범띠입니다만, 이미 음력설을 맞기 열흘 전부터 줄줄이 범띠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음력으로 새해가 되어야 범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규정이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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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만약 음력설이 입춘보다 먼저인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음력설이 지났더라도, 입춘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띠가 바뀌지 않는다'가 정답입니다. 바로 지난해, 2009년이 그랬습니다.

음력으로 2008년은 쥐띠해, 2009년은 소띠해입니다. 그리고 음력설은 1월26일, 입춘은 2월4일이었죠. 일단 음력으로 섣달 그믐날인 12월30일을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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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25일은 음력으로 2008년(무자년) 12월30일. 그러므로 이날 태어난 아이는 당연히 쥐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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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은 음력 날짜론 2009년(기축년) 1월1일인데도 이날 태어난 아이는 쥐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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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2월4일, 입춘이 되어서 태어난 아이라야 소띠로 인정받는 겁니다. 음력 날짜로는 1월10일. 정식으로 소띠해가 된지 열흘이 지나서야 진짜 소띠가 태어나기 시작하는 것이죠.

대체 왜 이런거냐고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음력설이 며칠이건, 매년 띠가 바뀌는 것은 입춘을 경계로 한다는 원칙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혹시라도 어중간한 때에 태어나 자신이 무슨 띠인지 헷갈리셨던 분들, 이제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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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굳이 설명하자면, 오랜 농경 문화의 역사 때문에 '날짜는 음력으로 따지더라도 띠는 양력으로 구분한 것이 우리의 전통'이라고 알아 두시는 것도 좋겠지만, 더 헷갈리실 지도 몰라서 생략했습니다. 하긴 가끔 입춘을 비롯한 이십사절기가 양력인 걸 모르는 분들도 있더군요.^^

위 말을 착각하신 분이 있어서 덧붙입니다. '띠는 양력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1월1일부터 바뀐다는 말이 아니라, 양력 2월4일(즉 입춘)부터 그 다음해 2월4일(역시 입춘)까지를 경계로 바뀐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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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유명한 박성혜 전 IHQ 본부장이 책을 냈습니다. 제목은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누구나 아시다시피 '혼자 빛나는 별이 있느냐'는 영화 '라디오 스타' 대사의 변형입니다.

최근 몇년 사이 매니지먼트업계에서 여성 대표들의 목소리가 꽤 높아졌습니다. 특히 이 분들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성혜 전 본부장도 그중 하나였고 김민숙 바른손 대표, 이주영 스타파크 대표, 이정희 아바 엔터테인먼트 대표, 심영 KM컬처 이사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죠. 특히나 박성혜씨는 김혜수, 전도연, 지진희, 염정아, 임수정, 황정민 등이 톱스타로 올라서는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인물입니다. (물론 그냥 그 회사의 본부장이었다 이런 의미는 아닙니다).

그런 잘나가던 그가 어느날 모든 복록을 마다하고 미국 유학을 떠난다더니 다녀와서 열심히 책을 쓰고 있다고 하더군요. 계속해서 '도대체 왜'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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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이 분을 잘 알 리가 없으니 우선 왕년의 시네21 기사를 보시는 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이 분이 '잘나가던 시절'의 하루를 누가 쫓아다닌 내용입니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4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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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꽤 오랜 시간 잘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책 내용을 보니 신기한게 많더군요. 광고 카메라맨이던 지진희를 설득해 배우로 만든 건 알았는데 이미 오래 전, 대학 시절에 유명 가수들을 데려다가 잠실 학생체육관을 가득 채우고 이벤트를 벌였다는 것까지는 몰랐습니다.

어쨌든 박씨가 연예 바닥을 휘젓고 다니던 시절은 어느 유명한 감독님이 어느 유명한 매니지먼트사 대표와 논쟁을 벌이다가 "이런 XX, 매니저면 운전이나 잘 하면 되지..."라며 소리를 질렀다는 시절입니다. 그런데 박씨는 최근에서야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운전도 못하는 매니저가 대체 어떻게 살아남아서 업계를 주도했는지는 참 의문입니다. (물론 이 책에는 소상하게 내용이 나옵니다만, 그 내용을 제가 소개하는 건 곤란할 듯 합니다. 책도 팔려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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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가까이서 본 박이사님은 참 호기심 많고 잘 빠지는 사람입니다. 뭘 하나 좋아하면 푹 꽂히는 스타일이고, 역지사지를 잘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주변 사람들, 특히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솔직히 기자와 매니저라는 관계상 저한테 뭘 특별히 잘 해준 기억은 없지만, 특별히 다른 사람에게 잘 해준 기억도 별로 없는 그냥 공평한 사람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희한하게도 이 책이 나온 날짜가 1월10일. 그리고 이 책의 뒷부분에는 '15년을 그녀와 함께 일했다. 그녀가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한 날 하늘이 쪼개지는 줄 알았다'는 김혜수의 추천사가 들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 기사가 터졌고, 아무도 본인들로부터는 코멘트를 따 낼 수 없을 때, '한국에서 김혜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책을 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온 사방에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는 말을 수십차례 반복해야 했다고 합니다.

조금만 영악한 사람이라도 살짝 책 선전이 될 정도로만 얘기를 '흘렸겠지만', 이 사람은 그럴 인물이 못 됩니다. 하긴 참 '비즈니스 감각 없는 매니저'라는 얘기를 칭찬으로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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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미국까지 다녀온 마당에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인디 음악쪽 일을 해보려고 한다'더군요. '그걸로 무슨 돈이 되겠느냐'고 말리는 척 했는데 그래도 하고 싶답니다. 하긴 옛날에 저한테서 공연 티켓깨나 뜯어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 사람이 뭐 그렇게 계산에 밝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한국 연예산업에 벤처와 우회 상장 바람이 불어 개도 수표를 물고 다닌다던 시절, 한국에서 제일 큰 매니지먼트사의 2인자로 있으면서도 '한 30억쯤 챙겼지?'라는 질문에는 '챙기긴 챙겼지. 근데 그게 따지고 보면 언젠가는 주식이 올라서 그 정도 될 거라던가...' 라고 할 정도로 셈이 어두웠죠.

한마디로 이 책,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그렇게 자기 실속 안 챙기고 스타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살았던 사람(이런 식으로 쓰고 있으니 왠지 추도사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스타들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은 사람의 기록입니다. 어떻게 하면 스타들을 키워서 돈 벌고 성공하고 유명해질 수 있을까가 궁금한 사람이 볼 책은 아닙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남자들이 판 치는 세계에 들어가서 자리를 굳힐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컴플렉스를 이기고 자기 역량을 펼칠 수 있는지에 궁금한 여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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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블로그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매우 기특합니다.

(근데 이보셔. 물론 이름만 소개해도 어떻게 찾아 오겠지만 도메인은 덧붙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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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방송계에서 김승우는 많은 예능 PD들이 눈독을 들였던 MC 후보였습니다. 90년대에는 이승연 김혜수 등 여성 톱스타들이 토크쇼 호스트로 재능을 뽐냈고, 지난해에는 박중훈이 토크쇼에 도전한 바 있었죠. 항상 새로운 사람을 찾는 방송계의 속성상 이번에는 김승우가 나설 차례라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변의 채널을 통해 '김승우가 방송 MC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라면 해볼만 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스케줄만 맞았다면 한 시상식 MC로 나설 수도 있었습니다.)

배우로서의 인기도 인기지만 김승우는 타고 난 밝은 성격과 친화력을 자랑하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언변은 개그맨을 능가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사실 영화배우 가운데서는 신현준-정준호 콤비가 대표적인 개그 콤비로 알려져 있었지만 김승우의 입담은 이들보다 한수 위라는게 중론입니다.

그런 그가 진행한 KBS 2TV 토크쇼 '승승장구'가 첫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게스트가 김남주라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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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는 여러 모로 훌륭한 게스트입니다. 일단 '내조의 여왕'으로 지난해 성공적인 컴백을 했고 연말 방송사 자체 시상식에서도 뜨거운 눈물과 인상적인 수상수감으로 화제가 됐지만, 그동안 어떤 TV 토크쇼도 김남주를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톱스타라고 해서 모두 토크쇼에서 영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 스타들은 오래 전부터 토크쇼에 나오면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죠. 하지만 김남주는 시원시원한 성격과 매너로 일단 나오기만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다들 예측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승우가 진행하는 '승승장구'에서 첫회 게스트로 김남주를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그리 성공적인 선택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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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회. 당연히 소개할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김승우를 비롯해 4명이나 되는 보조 MC들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승우가 돋보여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김승우와 김남주가 함께 등장함으로써 결과는 최화정을 비롯한 네 MC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김승우와 김남주가 함께 출연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김승우는 토크쇼 진행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기에 앞서 김남주의 남편으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으로 자리매김됐습니다. 김승우 자신도 중간 중간 "나 MC야 MC"라는 말을 농담으로 던졌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엔 훨씬 더 심했을 겁니다.

김남주와 김승우가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얻는 장점이라는 것도 충분히 있었을 겁니다.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겠죠. 하지만 첫회 한 회에 그런 장점을 얻은 것과 함께 김승우는 자신이 토크쇼를 진행할 만한 인물이라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부각시킬 기회를 전혀 얻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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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쇼와도 특히나 다르게, 김승우라는 배우를 호스트로 기용한, 김승우라는 배우의 40년 내공을 표면에 내건 토크쇼라면 다른 어떤 쇼 보다도 MC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초반의 역량이 집중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지금부터 보아야 할 것은 '아이리스'의 남성미 넘치는 북한 비밀요원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새로운 남자 진행자라는 점이 부각되어야 하는 겁니다.

물론 '승승장구'의 제작진은 지난해 '박중훈 쇼'를 구렁텅이에 빠뜨렸던 아마추어 제작진과는 수준이 다릅니다. KBS 예능의 에이스 중 하나인 윤현준 PD가 맡고 있는 만큼,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을 모를 리는 절대 없습니다. 다만 이들에게는 '김승우 쇼' 첫 방송이 화제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이 MC로서의 김승우가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는 점보다 중요했던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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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청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기에는 좀 모호한 것도 사실입니다. 김승우와 김남주가 털어 놓는 얘기는 풍성했습니다. 그럼 과연 김남주가 나오지 않는 2회에는 뭘 기대해야 할까요. 사실 기대할 게 없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김승우에게 다음 주에는 뭘 기대해야 할 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남주가 나오지 않아도 이 쇼가 재미있을지는 전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보기에 '승승장구' 첫회는 이 쇼가, 김남주의 옆자리에 그냥 게스트로 김승우가 앉고, 메인 MC 자리에 유재석이든 신동엽이든 지석진이든 어떤 MC가 앉았을 때와 어떻게 달라졌을지를 생각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어차피 한번은 나올 거였다면, 김남주는 좀 더 아껴 두고 초반에는 김승우라는 MC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좀 더 확실하게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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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인적으로 김승우라는 인물의 MC 자질에 대해 절대 의심하지 않으며, '박중훈 쇼' 때와는 달리 제작진의 역량에 대해서도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쇼의 초기 정착에 첫회 게스트가 김남주였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 뿐입니다.

P.S. 개인적인 기준으로 볼때 가장 첫회에 돋보인 사람은 우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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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침에 일제히 엉뚱한 기사들이 일제히 포탈 사이트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유승호-고아성 키스신'이 KBS 2TV '공부의 신'에 나왔다는 거죠. '어라, 키스신은 안 나왔는데...'라는 생각이지만 아무튼 많은 분들이 키스신으로 생각하신 듯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장면을 키스신으로 보신 건 착각입니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백현(유승호)과 풀잎(고아성)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뭔가 서로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서로에 대한 느낌을 살짝 나누는 것은 맞지만, 그 장면은 그냥 머리를 털어 주는 장면이었던 겁니다.

물론 현정(지연)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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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부의 신'의 설정은 처음부터 이런 갈등을 예고하고 있긴 했습니다. 백현과 풀잎은 어린시절부터 잘 알던 친구 사이, 그리고 현재 백현과 현정은 사귀는 사이로 돼 있습니다. 물론 애정의 강도는 현정 쪽에서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했죠.

드라마가 시작한 뒤로 늘 현정은 백현을 '서방, 서바앙~~'이라고 부르며 따라다니지만 백현 쪽에서 그런 애정표현을 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백현을 좀 더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하는 듯한 풀잎과 뭔가 뜻이 담긴 눈빛을 주고 받곤 했죠.

문제의 장면은 본래 대본상으로는 볼에 뽀뽀를 살짝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현장에서 유승호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아직 그런 애정표현을 TV에서 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어린 나이인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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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일각에서도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형들의 관심이 유난히 뜨거운 드라마인데, 갑작스레 멜로드라마로 바뀌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결국 그냥 머리의 먼지를 털어 주는 정도로 수정된 것입니다. 위 사진들처럼 살짝 분위기만 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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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진짜 키스가 아니라고 해도, 현정의 눈에는 두 사람이 키스하는 것으로 비쳤을 것이란 점은 달리 말할 필요가 없겠죠. 사실 요즘의 진짜 고3 들이라면 키스신 정도에 긴장하거나, 실생활에서도 키스의 경험에 그리 민감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교생의 35% 정도가 이성 친구와의 포옹 정도를, 20%는 키스를 경험해 봤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316081106818&p=segye)

물론 1/5에 불과하지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준도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 방송에서 떳떳하게 보여줄 수 없는 장면인 것은 분명합니다. 더구나 '공부의 신'처럼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하려는 마음을 심어 주는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작품에서 이런 비 교육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여러 모로 도움이 안 되는 일이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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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의 신'은 당초 일각에서 제기됐던 강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스승의 날 에피소드나 다양한 교육 현장의 문제를 조명하며 일본판 '드래곤 자쿠라'와는 다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11부인 일본 드라마에 비해 16부인 한국 드라마가 내용이 더 풍부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이 부분은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의 교육 현장에 대한 정서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P.S. 어쨌든 진짜 키스하는 장면이 아니었으니 '아악! 안돼!' 라고 외쳤던 많은 분들, 이제 진정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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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쇼핑스토리(www.gmarketstory.co.kr) 후원으로 펼쳐진 스핑크스 신년회가 1월30일과 31일 양일간에 걸쳐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제 깜냥으로는 제법 큰 행사라 아직도 삭신이 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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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모임과는 달리 워낙 많은 분이 오셨기 때문에 대략 가나다순으로 표시해 보겠습니다. 이번 명단의 순서는 오신 순서와는 무관합니다. (빨간 숫자는 모임에 처음 오신 분들)

1. 55세의 열정으로 오신 분
2,3. 목발까지 짚고 처음 오신 분, 그리고 늘 오자를 신경써주시는 그분의 +1.
4. 연속 출장을 기록중인 기러기 한 분
5. '대금업에 종사하시는 분 치고는 참 선량한' 끼 많은 두얼굴의 사나이
6. 이상하게 후다닥님과 번갈아 오시는 분

7. 두번째로 멀리서 온 분
8,9. 저와 모임 나온 횟수가 똑같은 분과 그분의 +1
10. 무려 10권의 서적을 기증해주신 영화배우 고창석씨
11,12. 언제 블로그를 할지 궁금한 남편분과 절대 못하게 저지하고 있는 아내

13,14. 드디어 솔로 탈출에 성공하신 그분과 그분의 선물양(+1)
15.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가면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악착같던 30대 유부남 한분
16. 지난해의 앙금을 털어내고 새출발을 하고 있는 분
17. 새롭게 태어난 대망의 발라드가수이자 우리가 찾던 젊은 남자
18. 낚시 복장으로 오셨지만 팔세토 창법은 여전하신 그분

19. 1m78에 7cm 중장비까지 동원해 여러 사람 기죽이던 분
20. 연초부터 유해진 때문에 고생하던 데뷔전 영화감독 한 분
21. 여전히 제일 멀리서 오셔서 막차 타고 가신 분
22. 이제는 신입사원이 아니라며 피아노 반주도 해 주신 분(그리고 뭔가...^^)
23. 아이디의 비밀이 골프채도 아니고 와인도 아니라 참치라고 고백한 분

24. IT업계에 종사하시는 학생(?)이며 여자친구보다 카메라를 자주 바꾸는 분
25. 어딘가로 계속 문자를 보내시던 이 모임의 엄친아
26. 문닫기 10분 전에 쿠키 싸들고 오신 분
27. 처음 오셔서 별로 말수 없이 이것 저것 담아가신 분
28,29. 포항에서 오셔서 이날 총무 역할 하느라 바쁘셨던 분(+1)

30. 처음 오셔서 딱 1시간 머물고 볼일 보러 가신 분
31. 댓글은 죽어라고 안 달다가 악착같이 그냥 오신 분(청담동 회사원 정씨)
32. 그 분한테 묻어서 엉겁결에 오신 분(변호사 P씨)

그리고 여기에 저와 강연을 맡아 주신 이무영 감독님까지 모두 34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참가 인원이 최다였던 만큼 우발적인 불참 인원도 9명이나 되더군요. 당초 장소 크기를 고려해 참가자를 40명으로 한정했는데(29, 30, 31 세 분은 정원외^^), 이렇게 되고 보니 인원이 넘쳐서 초대하지 못한 분들께 죄송할 뿐입니다. (불참자 중 몇몇 분은 그래도 당일 오전 불참 통보를 하셨지만 예고 없이 안 오신 분들,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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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양재동에 위치한 카페 '올리브 3막 19장' 지하 소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장소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만족하셨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방음과 오붓한 분위기가 일품이었습니다.

제가 현장에 5시쯤 도착했고, 그때 이미 열 분 가까이 손님이 와 계셨습니다. 여러분들이 마른 안주 나누기 등을 도와주셨고("이게 혹시 저녁은 아니겠지?"라는 말도 들렸습니다^) 이른 시간부터 정담을 나누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6시부터 식사 시작. 메뉴는 낙지 볶음밥과 새우 볶음밥이었고 나중에 안주로 애플소스 소시지와 버섯 샐러드가 추가돼 나왔습니다. 허기진 분들을 위해 불고기도 준비할 수 있다는 통보가 있었지만 영업시간 연장을 위해 로비를 벌이느라 그쪽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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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50분부터 이무영 감독님의 강연이 시작됐습니다. '영화를 알고 봐야 한다'는 주제를 '냉면 맛도 모르고 프랜차이즈 냉면집에 가면서 냉면 마니아를 자처하면 곤란하다'는 데 비유해서 설명하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냉면은 진짜 냉면 전문점에서 먹어야죠. (23번님, 반성하세요.)

강연이 끝나고도 한동안 이어진 질문 공세가 성공적인 강연이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감독님도 밤늦게까지 유쾌하게 노시다 가신 듯 합니다. '상업적인 성공을 획득했으면 예술적인 평가까지 기대하는 것은 양심불량'이라는 감독님의 말씀에 공감하지 않는 듯한 분들도 꽤 있었지만, 아무튼 여기저기서 활발한 토론이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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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시경부터 전통의 퀴즈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30개. 선물은 15개. 문제를 맞추신 분이 그 자리에서 1부터 30 사이의 번호를 선택하시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남들이 꽝 번호를 찍을 때마다 그 자리에서 즐거워하시던 많은 분들의 모습이란... 네.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날의 퀴즈 진행중 가장 인상적인 답은 - '인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람' 이라는 힌트가 나간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히 한 분이 '간디'라는 오답을 내놨고, 그 다음 한 분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 분의 입에서 나온 답은 '알리'.

...대체 인도에서 웬 알리... (정답은 '석가모니'였습니다.)

그리고 늘 블로그를 출제 범위로 했던 데서 벗어나(뭐 사실 출제 범위라야 큰 의미가 없지만) 영화 제목과 관련된 퀴즈를 마련해 봤습니다. 안 오신 분들도 한번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유명한 영화의 제목을 살짝 변형한 것들입니다. 이 영화들의 제목을 맞추시는 것이 문제입니다.

1. 66.5

2. 12.87472km

3. 화씨 98.96

4. 초승달

5. 공공의 적

6. 목내이

7. 공부웅묘(功夫熊猫)

8. 세계말일(世界末日)

퀴즈의 열기는 청담동 회사원 정씨가 기증해주신 사인 CD 20장의 처리를 놓고 초유의 OX게임까지 벌이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2번 부부가 협찬해주신 면세가 100불 상당의 조니워커 4종 세트는 묘하게도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마지막 상품으로 8번 커플에게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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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가 끝난 9시 전후부터는 본격적인 술 처리 작업이 있었습니다. 28번 커플이 주신 1리터짜리 매컬런 댓병을 시작으로 13번 커플이 기증해주신 보드카와 위스키, 17번 손님이 기증하신 중국 술까지 다양한 술병이 돌고 돌았습니다.

이밖에 늘 관심 가져 주시는 M님이 전해주신 100병 가까운 맥주도 퇴치의 대상이 됐습니다. 당초 업소측에서 의무 구매량으로 정한 맥주 35병까지 가세해 여기저기서 치열한 격투가 벌어졌습니다. 이 부분에서 무적의 기량을 과시해오신 11번 님의 중간 결장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주류의 풍족 덕분에 12번님은 스타우트 1상자, 17번님은 S맥주 1상자를 상품으로 받아 가셨습니다. (17번님은 그 무거운 맥주 상자를 잘 들고 가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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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2008년 12월로 끝나 있었던 업소 측의 노래방기계는 2009년 1월까지 신곡을 업데이트한 상태로 변신해 있었습니다(19만원이나 들었다는 업소 측의 푸념을 들어야 했답니다^). 장내의 분위기는 노래 한곡 없이도 날밤을 샐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노래방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다가는 "왜 쓰지도 않을 걸 업데이트하라고 해서 생돈을 쓰게 했느냐"는 야단을 맞을 상황이라 노래 타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22번님의 도움으로 '그랜드 피아노 반주'를 시도해 봤습니다. (22번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스핑크스 모임에는 참 가수가 넘쳐났습니다. 그 때문에 마이크 못 잡아 보신 많은 분들, 다음 기회를 노려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이날은 전통의 명가수인 5번, 13번, 18번 님들의 열창 속에서도 새롭게 탄생한 17번 님의 가창력이 유난히 돋보였습니다. 그동안 정원관만 있던 소방차에 새로운 빛을 던져줬다고나 할까요. (반면 19번과 31번의 '내귀의 캔디'는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어쨌든 당초 예약시간인 11시를 훌쩍 넘겨 11시40분까지 이어진 자리는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며 지하로 내려오신 사장님의 눈길 속에서 곧바로 파했고, 인근 포장마차로 이어진 2차에도 2/3 이상의 참가자가 그대로 이동하는 성황을 이뤘습니다. 뭐 토요일이라서 그랬겠죠.

개인적으로는 지난 1주일 내내 감기 몸살로 골골했던 터라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몇잔 마신 술이 꽤 부담이 됐던 것 같습니다. 특히 2차 자리의 지나치게 밝은 조명이 견디기 힘들어서 중간에 일찍(그래도 31일 1시를 넘은 시간) 자리를 떴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시간 이후에도 많은 분들이 밤을 밝히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런 행사를 치를 수 있게 거금 100만원을 지원해 주신 G마켓 관계자 여러분, 다량의 주류를 지원해 주신 M님, 베스트셀러 10권을 지원해 주신 파란미디어 박언니 대표(그렇게 좋아하시던 술을 그냥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깝더군요), 좋은 장소를 마련해 주신 올리브 3막19장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이 모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스핑크스 방문자 여러분들 등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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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사진도 1조 2조로 나눠 찍는 상황... 공약대로 털고무신(?)을 신고 오신 분의 발이 참 인상적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 주신 분들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날 참가하신 여러분들의 신상이나 실명, 사생활에 대한 댓글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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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부의 신'은 연기자 김수로에게도 큰 획을 긋는 작품이 될 듯 합니다. 이미 방송 초기부터 '강석호 쌤' 혹은 그냥 '강석호'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던 때문이죠.

만화 원작이든, 일본판 드라마 '드래곤 자쿠라'든, 한국 드라마 '공부의 신'이든 어느 작품이거나 주인공은 다소 반골 기질이 강한 변호사 캐릭터입니다. 변호사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문제아 학교의 특급 문제아들을 지도해 최고 명문대에 합격시키는 것으로 아이들의 운명은 물론 자신의 운명까지 대역전을 노리는 인물이죠. 그리고 김수로는 '너희같이 멍청한 놈들일 수록 천하대에 가서 인생을 바꾸라'고 소리치는 강석호 역을 통해 대한민국 학부형들의 선호도 1위 연예인으로 떠오른 동시에 각계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김수로가 이 역할을 맡지 않았다면 어떤 선택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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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본 드라마 '드래곤 자쿠라'에서 이 역할을 누가 연기했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일본의 최고 연기자 중 하나인 아베 히로시가 등장했습니다.

아베 히로시는 일본 배우로는 드문 장신에다 호남형 외모와는 달리 엉뚱한 예측불허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기력의 소유자입니다. '트릭'이나 '히어로'에선 무표정과 망가짐을 오가는 절묘한 코믹 연기를 보여준 반면 최근 화제작 '천지인'에서는 또 진지한 표정으로 전국시대의 대표적인 무장 우에스기 겐신 역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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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히로시를 아는 한국 시청자들에겐 거의 자동으로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바로 차승원이죠. 차승원을 '한국의 아베 히로시'라고 하건, 아베를 '일본의 차승원'이라고 하건 거의 비슷한 느낌입니다.

훤칠한 키와 독특한 유머 감각이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시청 직원 김선아가 시장이 되는 드라마 '시티 홀'에서 차승원의 캐릭터와, 초등학교 교사 기무라 타쿠야가 총리가 되는 일본 드라마 '체인지'에서의 아베 히로시의 캐릭터가 얼마나 비슷한지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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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차승원이 강석호 역을 맡았어도 훌륭한 한편의 볼거리가 나왔겠지만, 상당히 다른 캐릭터가 됐을 겁니다. 아마도 지금보다는 '드래곤 자쿠라'의 아베 히로시가 연기한대로, 아이들에 대한 열정보다는 뭔가 알 수 없는 음모를 꾸미는 신비로운 인물의 이미지가 강조되지 않았을까요.

반면 현재의 김수로가 연기하는 강석호는 훨씬 '빈 몸으로 시작해 몸으로 부딪히는' 사나이의 이미지가 훨씬 강조돼 있습니다. 그리고 김수로가 연기하는 쪽이 훨씬 '교사적'으로 보이는 것도 당연한 결과일 듯 합니다. 어쩐지 영화 '울학교 ET'에서의 교사 느낌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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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과 카리스마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죠. 만약 '강마에' 김명민이 강석호 역을 맡았다면 어땠을까요.

이것 역시 나무랄 데 없는 한편의 드라마가 됐겠지만, 시청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카리스마틱한 강석호 변호사가 등장하고, 이런 인물이 왜 학교를 한꺼번에 손아귀에 넣지 못하는 지 의문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유승호나 이현우 같은 '공신돌'들도 오히려 반항하는게 더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현재의 김수로는 아이들과 적절한 선에서 대립과 억압의 상황을 잇달아 연출하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물론 김명민이 강석호 역을 맡아서 똑같이 강마에 연기를 할 리는 만무하지만, 만약 '강마에=강석호'라면 어떨까 하는 예상을 전제로 하는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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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버럭 범수'로 불렸던 이범수도 이 역할의 적임자로 꼽힐 만 합니다.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선임자 역할을 비롯해 '킹콩을 들다'에서 헌신적으로 여중생들을 이끄는 역도 코치, 그리고 '온에어'에서는 역시 헌신적으로 자기가 맡은 배우를 이끄는 매니저 장기준 역으로 줄곧 '신뢰감 가는 남자' 역할을 통해 캐릭터를 구축해 왔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반면 뭔가 너무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역할을 잇달아 맡음으로 인해서 자신의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아무튼 이범수가 강석호 역을 맡았다면 뭔가 매회 두어번씩 아이들과 멱살잡이를 하는, 박력 넘치는 '강쌤'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래저래 독특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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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저런 다른 선택들과 비교해 봐도 김수로의 강석호 연기는 발군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역할로 등장하는 김수로를 보고 있으면, 김수로가 아니었더라면 '공부의 신'의 초반 붐이 이렇게 확 일어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김수로의 열연 덕분에, 냉철한 듯 하면서도 인간적인 강석호 선생님은 2010년의 기억할만한 드라마 캐릭터에 꼽힐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다만 방송 시기가 연초라는 점 때문에 연말 연기상의 논공행상 때에는 상당히 불리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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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 덕분에 '하이킥' 본방 사수가 가능했습니다. 일단 관심의 초점은 '갑자기 밝아진 세경'입니다. 96회로부터 이어지는 내용인 97회에서는 이제 세경의 짝사랑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대신 이제부터는 준혁이 어떻게 세경을 위로하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고 사진 한장 찍어 핸드폰에 남기는 걸로 과연 세경의 짝사랑은 끝났을까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정리될 수 있을까요? 얼핏 보기에는 지훈을 짝사랑하는 세경이나 세경을 짝사랑하는 준혁이나 엇비슷한 심정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준혁에겐 있고 세경에겐 없는 것을 생각해 보면, 세경의 마음 속 병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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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이 마음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보게 된 지훈과 정음의 포옹 장면입니다. 준혁에게 이끌려 미술관을 나서던 세경은 미술관 정문 로비에서 지훈과 정음이 껴안고 있는 장면을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죠. 그리고는 막연히 준혁과 함께 걸어나오다 갑자기 잊어버린 게 있다며 사라집니다.

밤늦게까지 세경을 걱정하며 기다리던 준혁에게 세경은 아까와는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웃음을 지으며 나타납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온 식구들에게 큰 소리로 신나게 아침 인사를 하고, 갑자기 힘이 넘치는 듯 온 집안의 먼지를 털어 내고 대청소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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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을 경험한 사람에게 이런 류의 행동은 매우 흔합니다. 애써 강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처를 숨기고, 일거리를 찾아 몰두하면서 아픔을 잊으려 합니다. 이러다 보면 실연의 상처는 빨리 잊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가 있습니다. 세경은 거의 매일 지훈과 정음을 봐야 하는 처지입니다. 아예 성북동 집을 떠난다면 모르겠지만, 그 집에 발붙이고 사는 한은 매일 두 사람을 지켜봐야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 세경의 독백대로 '이 시간도 다 추억이 되겠지만', 그것도 사람이 안 보일때 얘기죠. 바로 뻔히 보이는 '그 사람'이 내 마음은 전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환장할 겁니다.

게다가 마음을 정리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을 빼고 사귀는 두 사람을 혐오하는 거지만 세경은 두 사람을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지훈의 죄라야 세경을 불쌍히 여기고 옷이며 목도리며 사주고 공부하라고 격려해준 것 뿐입니다. 정음 역시 세경이 서울에서 거의 처음으로 정을 준 사람이죠. 네. 통속적으로 말하자면 '차라리 미워할 수라도 있으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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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정적으로, 세경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상대가 아무도 없다는 점입니다. 최소한 준혁에게는 '베프' 세호가 있죠. 제대로 이해를 해 줄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자기의 고민을 얘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소문나지 않게 할 수는 있는 상대입니다.

하지만 세경에겐 세상에 단 둘뿐, 어린 신애와 자신 뿐입니다. 아무리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도 혼자 이겨내야 합니다. 이건 스무살 남짓한 사람에겐 어쩌면 실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죠. 술잔을 기울이며 하소연할 상대도 없다는 건.

결국 세경은 지훈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온 집안을 대청소하는 걸로 자신의 뜻을 다졌습니다. 하지만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응어리진 마음은 언젠가 다시 터지고 말 겁니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충격이 클 것이라는 점도 자명합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살아 보면 여러분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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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남은 '하이킥'의 애정전선은 준혁이 어떻게 세경의 응어리를 풀어 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듯 합니다. 지금 세경이 웃을 때 마음 속으로는 울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일시적이나마 그런 세경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역시  세상에서 준혁 하나 뿐이기 때문이죠. 과연 준혁이 그 짐을 질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지가 궁금합니다.


P.S. 물론 3월말 종방이면 아직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훈과 정음 사이에 문제가 생기고 지훈이 세경 쪽을 돌아보게 될 여지도 충분합니다. 진짜 심각한 갈등은 그때 발생할 수 있겠죠. 세경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쨌든 남은 30여회 동안 세경의 앞날은 그리 편치 않을 듯 합니다. (할일이 태산인데 시트콤 러브라인에 빠져 있는 이런 중년 아저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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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고은찬 역을 통해 윤은혜는 톱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박신혜도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이제껏 듣지 못했던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의 황정남씨도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남장이 남용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무조건 화제를 만들어라'가 21세기 연예계의 대세라고는 하지만, 그저 예쁜 여자들이 남장만 하고 나오면 화제가 될 거라는 생각부터 좀 안이하게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송혜교까지 CF 에서 남장을 하고 나왔더군요. 이건 한마디로 아이디어 부족의 결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채플린 느낌이 나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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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이나 '바람의 화원' 같은 작품이야 워낙 여자의 이중생활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남장이 안 나올 수가 없겠죠. '미남이시네요'도 처음부터 그런 기획이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선덕여왕에서 덕만의 남장도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어쨌든 '남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었던 덕만'이라는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만큼 필요했던 장면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 남장이라는 소재의 처리는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는 데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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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은 어지간한 드라마며 CF에 걸핏하면 콧수염을 단 미녀들이 등장합니다. 너무 자주 나온다는게, 그리고 별다른 개연성 없이 그냥 '남장 한번 보여주자'는 식으로 서비스처럼 등장한다는게 그리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아무개 남장' 같은 얘기가 어느 정도 인터넷에서 먹히는 화제거리라는 점 때문에 더욱 남용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테면 '탐나는도다'에 갑자기 등장한 서우의 남장신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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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엊그제 '제중원'에 나온 한혜진의 남장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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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집니다. 한 술 광고에서 선우선의 남장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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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장이라고 다 똑같은 여장은 아닙니다. 만약 현실이라면, 지금 위에서 든 수준의 미녀들이 남장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여자인지 알아보지 못할 확률은 민소희가 점 찍는다고 남편이 못 알아볼 확률이나 그게 그거일 겁니다.

'지붕킥'에 나왔던 황정남 에피소드는 그런 여장 붐에 대한 일침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다 알아보는데 혼자 그 남장이 통할거라고 생각했던 정음이 다 탄로났는데도 끝까지 우기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죠. (물론 같은 시트콤에서도 이나봉-이나영이 등장했을 때에는 다들 속아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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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다른 남장들은 그냥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 번 해 볼까' 수준을 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것이고, 이젠 제발 그만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비교하자면 개그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개그맨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들고 나오는 여장 에피소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개그맨들이 수백개 코너에서 여장을 하고 나왔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황마담 외에 여장으로 살아남은 캐릭터가 뭐가 있을까요. 남장도 이미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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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앞으로는 좀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했으면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P.S.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 글은 송혜교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거나, 남장 여자 역할을 한 것이 송혜교의 책임이라거나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요즘 남장여자 느낌의 설정이 너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 뿐입니다. 그러니 '송혜교가 무슨 잘못?' 류의 댓글은 그만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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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이 후원하는 스핑크스의 밤 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두둑한 협찬금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많은 분들이 참가 신청을 해 오셨습니다. 반드시 모셔야 하는 분들(현금 및 기타 협찬, 강연, 그밖에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분들)을 포함해 40분이 넘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그냥 평소의 안녕하세요 분위기보다는 훨씬 행사에 가까울 듯 합니다. 팝 칼럼니스트이자 영화감독이신 이무영 감독님이 흔쾌히 강연을 맡아 주기로 하셨고, 여느 때처럼 퀴즈도 준비됩니다. 물론 늘 그렇지만 상품은 대단한 건 없습니다. 맞추는 재미죠.^

어쨌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모이는 만큼 서로 서로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다음 공지사항을 꼭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1. 회비는 2만5천원 으로 하겠습니다. 양주 반입은 기증의 갸륵한 뜻을 높이 사서 회비를 1만원 정도 할인해 드리겠습니다(상황에 따라 그 외의 임의 할인도 가능할 듯 합니다). 커플 할인은...고려했지만 염장의 의미가 더 짙어 오히려 커플 할증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으므로 적용하지 않겠습니다.

2. 처음 오시는 분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름표를 준비하겠습니다. 물론 실명은 아니고 여기서 여러분이 설정하신 닉네임 기준입니다. 아울러 모든 분들에게 예의가 무척 중요할 듯 합니다. 당사자들 사이에 충분히 친분이 쌓이지 않았는데도 나이가 좀 위라는 이유로 항부로 반말을 하시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약주 드신 후에 다 같이 조심합시다.

기분 좋자는 모임입니다. 만약 과음이나 기타 이유로 분위기를 흐리는 분이 있다면 성별이나 친소관계를 따지지 않고 즉시 퇴장하시도록 하겠습니다. 소수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에 다수가 기분을 망치는 경우는 절대 좌시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3. 장소의 설비 자체는 나무랄데가 없지만 몇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양재역 부근이라 강남/분당 거주자 외에는 좀 치우친 지점이라는 것, 둘째는 전철역에서 도보로는 약 20분 정도 걸리는(마을버스로 한 정거장) 위치라는 것, 세째는 설치되어 있는 노래방 기계의 신곡이 2008년 12월 이후에 업데이트되지 않았다는 것 등입니다. 곡 선정시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4. 그랜드피아노가 설치되어 있어 잘 보이면 연주가 가능할 듯 합니다. 혹시 평소 결혼식 반주 외에는 연주 기회가 없어서 한탄하시던 분들에겐 좋은 기회일지도. (피아노 반주가 가능한 분은 따로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으니 비밀댓글로 의사표시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5. 프로그램은 참가자 전원의 자기 소개, 강연, 퀴즈, 가무 순으로 하겠습니다(그 사이 적절한 부분에 식사가, 전 구간에 음주가 적용됩니다). 안타깝게도 업소의 운영 방침이 철야와는 거리가 먼 터라, 오후 11시면 '왜 빨리 안 가냐'는 재촉이 시작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최대한 예쁘게 보여도 12시를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을 듯.

6. 따라서 일찍 시작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요새 다섯시면 어둑어둑 하더군요. 저는 다섯시 전까지 가 있겠습니다. 뭐 준비라야 별게 없겠지만, 준비를 도와주실 분이나 너무 북적이지 않는 분위기를 즐기고 다른 분들과 친해지고 싶은 분들은 일찍 오셔도 좋습니다. 저녁식사는 6시를 기준으로 - 어차피 전원이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할 수는 없을테니 - 시작하겠습니다. 별다른 일이 없는 분들은 6시까진 와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처음 오시는 분들일수록 일찍 오시는게 좋습니다.)

7. 혹시 상품이나 주류를 협찬해주실 분은 비밀댓글로, 품목과 수량을 미리 알려주시면 매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8. 장내에서의 사진 촬영을 원천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지만, 자신 외의 다른 분의 얼굴을 찍는 것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경우에는 촬영 자체가 다른 분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다른 사람의 얼굴을 찍더라도, 타인의 얼굴이 보이는 사진으로 공개 포스팅을 하거나 하는 일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빠뜨린 부분 두가지:

9. 주차 부분을 업소측에 문의했더니 '주변 골목 안에 알아서 대면 된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들었습니다. 주변 골목이 대략 저층의 상가+사무실 건물인 상황이라 토요일 저녁때면 꽤 한산할 듯 합니다. 연락처만 명기하면 별 문제 없을거란 대답.

10. 장내는 원칙적 금연으로 하겠습니다. 흡연이 고프신 분들은 들락날락 하셔야 할듯.



그럼, 다들 놀 준비를 위해 지금부터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P.S. 장소 공지 메일은 28일 오전 9시경에 보냈습니다. 메일 못 받으셨다는 분들,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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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잘때 걸려오는 전화는 아예 배터리를 빼 버릴지언정 안 받는게 인생의 지침이었는데, 어쩌다 전화를 받았습니다(생각해보니 아이폰은 배터리를 뺄 수가 없군요^^). 요즘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시트콤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김병욱 감독님, "요즘 낮에 자고 밤에 깨서 일하는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내 시간으로 생각하고 전화를 했다"며 정말 미안해 하시더군요.

어젯밤 보도된 '하이킥' 관련 기사 가운데 엔딩과 관련된 언급이 있는데, 전혀 하지 않은 이야기가 보도됐다는 겁니다. 하이킥이 '다소 슬픈 결말이겠지만 작가들과 상의중이니 지금 유행하는 괴담처럼 황당무계하지는 않을 거다'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터넷으로 보신 거죠. 감독님은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 지금같이 시청자들이 민감할 때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겠느냐"며 난감해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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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주무시고 내일 아침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워낙 다급하신 목소리였습니다. "지금이라도 해명 인터뷰를 좀 할 수 있겠느냐"는 거였죠. 뭐 이미 잠도 다 달아났고, 이 시간에 다른 후배를 깨울 수도 없고, 오랜만에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톡톡톡.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314605

그리고 나서 이쪽으로 왔습니다.

새벽 세시. 본인에게는 한낮이라고 하시지만 목소리에서는 피로감이 역력했습니다. "요새 정말 시간이 부족해요. 그래서 잠을 잘 못 자요. 내가 그래서 정신도 오락가락 하나봐. 이 시간에 전화해서 깨우고 정말 미안해요." 그렇게 피곤하신 분이 왜 전화 인터뷰까지 하셨냐고 하니 대답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전화하신 분들 입장도 있지, 어떻게 그냥 끊어요. 뭐라도 얘기를 해야지." 참 기자 입장에서 보면 눈물겨운 봉사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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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5분짜리 주 5회. 125분이면 70분짜리 미니시리즈 2회 방송분이나 비슷한 분량입니다. 특히 시트콤이라지만 세트 촬영 못잖게 야외 촬영이 많은 김병욱표 시트콤임을 생각하면 노동강도는 비슷하죠. 이야기를 뽑아내는 시간은... 뭐 상상에 맡길 일입니다.

문제는 미니시리즈라면 통상 16회, 8주면 끝나지만 현재 '하이킥'은 20주째 방송되고 있다는 거죠. 그야말로 농담이 아니라 살인적인 노동 강도입니다. 그런 스케줄에서도 현재 퀄리티의 방송을 뽑아내고 있다는 건, 일반인보다 방송 관계자들에게 더욱 놀라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체크해 본 결과, '대장금'의 이병훈 감독님이나 최완규 작가 같은 양반들도 이 시트콤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종영을 두달 앞둔 현재 제작진의 에너지는 고갈 직전이라는 얘깁니다. 아무리 이 분이 '스텐레스 김'이라고 해도 이런 상황이면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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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 전에도 슬쩍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슬프게 끝나는 건 아니겠죠?" 그런데 철통같은 방어에 부딪혔습니다. "지금은 그런 얘기 하면 안돼요. 뭐라고 한마디만 하면 난리가 나요."

이런 상황에서 인터뷰 기사에 '슬프게 끝나긴 하겠지만...'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걸 보고 아이쿠 하신 모양입니다. 벌써부터 하이킥 게시판이며 댓글이며 난리가 났더군요.

물론 제가 입장이 입장인 터라 기사를 쓴 분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항상 인터뷰라는 걸 하고 나면 크건 작건 그런 말을 햇네 안 했네 하는 시비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대화를 하다 보면 뉘앙스라는 것이 있어서, 평소 잘 아는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더라도 말한 사람이 a라고 한 얘기를 듣는 사람은 b라고 듣기도 합니다. 아무튼 기사를 쓴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에서 '지붕뚫고 하이킥'의 연출자가 '슬픈 결말'이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기사가 나가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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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트콤의 엔딩은 개인적으로도 관심사인 터라 "세경이가 불쌍해지지 않게 끝내 주세요"라고 당부하긴 했지만 저도 내심 불안합니다.^ 안 그래도 피곤해 죽을 지경이라는 분을 괴롭힐 수도 없고... 뭐, 어떤 결말이든 그건 만든 사람의 몫입니다. 아무튼 가장 아쉬운 건, 어쨌든 3월 19일이면 이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 특히 저 자매와 헤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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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지난번 '거침없이 하이킥'의 엔딩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민호(김혜성)과 유미(박민영), 윤호(정일우)와 민정이 어떤 결말을 맞느냐였습니다. 특히 저는 전자 쪽이 궁금했습니다. 결국 꿈처럼 유미가 민호의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고, 민호는 언제든 다시 유미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혹은 다짐)를 하죠. 이번 '지붕킥'에서도 그런 희망을 보여주는 결말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P.S.2. 얼마전 이 분으로부터 "혹시 요즘 재미없어졌다는 생각 들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소신을 담아 "절.대. 아니니 그냥 하던 대로 하시라" 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기 꼭지가 빠진 이수근의 표정을 볼 때처럼 찢어지는 웃음이 없어도 저는 세경이의 짝사랑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른 드라마건 시트콤이건 어디서 대체 이런 작품을 보겠습니까. (혹시 "안 웃겨서 싫다"는 분들이 생긴 데에는 제가 책임의 일부를 져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하지만 현재대로의 '지붕킥'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공감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모양에도 하이킥을 날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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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팀이 지리산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더군요. 20여년 전에 딱 한번 가본게 전부지만, 지금도 지리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 장엄한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가 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지리산 종주'는 남자들의 로망이었습니다. 특히나 화엄사에서 시작해 천왕봉에 오른 뒤 중산리로 내려오는 '정통 코스'를 뛰어 봐야 진정한 지리산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제고 나도 한번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방송에서처럼 겨울은 아니었지만, 종주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자격'팀이 새해 첫 사업(?)으로 지리산 종주를 선언하기에 내심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실 말이 좋아 지리산 종주지 40대의 체력으로는 꾸준히 준비를 해 온 분들이 아니라면 꽤 무리인 코스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차에 최근 '남자의 자격' 팀에서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는 비덩 이정진을 만나 그 뒷얘기를 들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인터뷰를 하거나 한 건 아니고 편한 자리에서 나온 얘기지만, 아무튼 지리산에 관련된 몇가지 이야기만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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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남자의 자격'팀은 화엄사에서부터 걸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기후가 큰 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당초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생각했던 것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지리산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리산 종주를 시도할 때에는 어느 쪽부터 올라가건 본래 첫날이 가장 난코스에 해당합니다. (물론 저도 지리산 전문가는 절대 아니고, 20여년 전 종주를 한번 해본 것이 전부입니다. 제가 모르는 편하게 오르는 코스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번 방송에서도 소개됐던 화엄사-노고단-세석-천왕봉-중산리 코스를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일단 첫날을 고생하고 그 다음날부터는 비교적 평온한 코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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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화엄사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길은 현지인들이 '코재'라고 부르는 난코스 중의 난코스입니다. 길 이름이 '코재'인 이유는 바로 걸어 올라가면 바로 앞 땅에 코가 닿을 지경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 정도로 경사가 가파른 길입니다. 체력이 좋은 사람도 세시간은 걸어야 노고단에 이르는 길인데, 그렇게 내내 경사로를 오르다 보면 녹초가 되기 십상입니다. (더구나 눈길이니 8시간도 무리는 아니겠죠.)

그런데 90년대 이후에는 '종주'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종주가 아닌 사람들의 경험담이 대다수였습니다. 왜냐하면 노고단이 관광지로 개척되면서 도로가 정비된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화엄사가 아닌 노고단에서 차를 내려 '종주'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힘든 코스인 코재는 생략하게 되는 것이죠. 그 전에 지리산에 오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코재도 오르지 않고 무슨 종주냐'고 항변하지만, 어쨌든 세상이 좋아진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이런 상황에 맞춰 당초 '남자의 자격' 팀도 노고단에서 행보를 시작하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폭설로 상황이 바뀌어버린 것이죠. 평지에서 노고단에 오르는 도로가 막혀 버렸고, 결국 '남자의 자격'팀은 예정에도 없던 코재를 걸어서 올라가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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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가 "코재가 만만치 않았을텐데"하자 이정진은 대뜸 "아, 코재를 아시는군요"하고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사실 90년대 이후에 지리산에 간 사람들 중에는 앞서 말한 이유로 아예 코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수더군요. 그 때문일 겁니다.) 아무튼 방송에서 보듯 중산리로 간 윤형빈과 김국진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은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 고행에 도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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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니아답게 이정진은 장비부터 다른 멤버들과 달랐습니다. 아이젠을 비롯한 동절기 장비는 물론이고 하체용 방습방한복까지 모두 자기 것을 사용했다는군요. 겨울 산행에 필수인 보온병을 보유한 사람도 이정진 하나 뿐이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면 거의 전원에게 물이 얼어서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위 자막에서도 보듯 거의 모든 보급품을 다 갖고 있는 바람에 전 대원의 보급창 구실을 하죠.)

그러다 보니 당시 배낭 무게는 30kg. 기본 짐에다 일행이 먹을 쌀을 모두 짊어지는 바람에 무게가 대폭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후미에서 자칫 포기할 멤버들을 독려하는 책임을 졌습니다.

산에 가면 '초보자나 체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앞에 세우라'는 말이 있습니다. 숙련자들은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점점 빨라지게 되어 있는데 초보자가 뒤에 있으면 점점 거리가 벌어지게 되고, 자칫 등정을 포기할 수 있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차라리 초보자를 앞에 세우고, 뒤에서 숙련자들이 뒤를 쫓듯 올라가면 초보자의 페이스를 기준으로 속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낙오자가 생기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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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속설대로 '남자의 자격'팀은 이윤석의 바로 뒤에 이정진을 배치했고, 예상대로 힘들어하는 이윤석은 이정진의 독려로 무사히 노고단에 오르게 됩니다. 이정진의 소감은 이랬습니다.

"사실 노고단 대피소에 올라갔는데 다리는 괜찮았지만 오른 팔이 아팠다. 윤석이형을 뒤에서 밀고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오른팔을 거의 들고 있다시피 하고, 팔뚝으로 등을 밀면서 올라갔다(웃음). 나중엔 부축해서 올라가야 했다. 아무튼 전원이 다 올라가서 정말 다행이다." (아마도 직접 들어보진 못했지만, 김태원을 뒤에서 밀고 올라간 김성민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겁니다.)

악천후로 인한 조건의 악화로 결국 노고단 팀은 천왕봉에 가지 못했습니다. 대신 상대적으로 상태가 양호한 이정진 이경규가 비교적 가까운 반야봉에 오르는 걸로 등정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그것도 조건 때문에 여의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정진은 "노고단 대피소까지 가 보니 체력이 남은 사람이 나와 (이)경규형밖에 없는 것 같았다. 더 가고 싶었고, 갈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경규형이 몰래 말리더라(웃음). 날씨만 좋았어도 더 갈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하더군요. 결국 천왕봉 일출은 엄홍길 대장과 함께 간 윤형빈, 김국진 조의 몫이 됐습니다.

"재미있게 말을 하지 못해서" 화면에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지만^^ 아무튼 이정진도 비주얼만 담당하고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네. 리얼 버라이어티는 정말 날로 먹을 수 없는 것이더군요.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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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에게는 요즘 방송되고 있는 '남자의 자격'이 '산에 눈 온 그림만 나오는 지루한 프로그램'일 수도 있었겠지만, 겨울 산에서 눈꽃을 보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다시 옛날 생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셨을 겁니다.

비록 지금은 산에 한번 올라가려면 무릎 걱정부터 해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언제고 다시 눈 녹은 물로 분유를 끓여 먹고 비료푸대로 봅슬레이를 하던 겨울 설악산의 기억을 되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불쑥 고개를 드는 지리산 등정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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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아직도 어두워진 다음에 도착한 세석평전의 그 많던 텐트 불빛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과연 그런 광경을 다시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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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유소습격사건2'가 나오면서 오리지널 '주유소습격사건'이 새삼 생각납니다. 전편이 만들어 진 것이 벌써 11년 전. 1999년입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는 영화인 건 분명합니다.

사실 이성재-강성진-유오성은 그때 이미 꽤 이름 있는 배우들이었습니다. 물론 유오성도 '친구'이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비트'의 태수 역을 통해 그해의 신인 후보로도 거론되는 좋은 연기력을 보였고(그 해에는 '비트'의 임창정과 '초록물고기'의 송강호도 있어 주의가 분산됐습니다), 이미 주연급 배우였습니다. 하지만 유지태는 아직 배우와 모델 사이에 있는 파릇파릇한 신인이었죠. 사실 이 영화에서는 연기도 살짝 어설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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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나오는 유지태를 보면서 오늘날의 스타 유지태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 별 신통치 않은 역으로 나왔던 배우들이 오늘날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타로 성장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일단 대표적인 경우가 '김혜수의 남자'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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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영화를 본 뒤에도 유해진의 얼굴과 인상은 강렬하게 남았지만, 컬컬한 탁성과 다소 거친 연기 때문에 '배우가 아니라 진짜 동네 양아치를 데려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진짜 배우 출신이라곤 생각지 못했죠. 하지만 그때도 연극 마니아들은 유해진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양아치를 데려왔나' 싶었던 연기가 진짜 고도의 리얼리티를 보여준 연기였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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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뿐만 아니라 이 분도 '주유소 습격사건'에 나왔을 때는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에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도 기억이 분명치 않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바로 이원종. 그 전에도 출연작은 많았지만

이원종과 유해진은 3년 뒤, 역시 김상진 감독의 히트작인 '신라의 달밤'을 통해 코믹 연기의 달인으로 자리합니다. 당시 이원종은 보스 역으로, 유해진은 배신의 귀재인 파마머리 오른팔 역으로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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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해진의 휘하 양아치 중에는 지금은 낯익은 얼굴 이종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혼자 카메라를 차지하는 신이 없을 정도로 단역이었죠.



지금까지 거론된 분들은 이 영화 이후에도 꽤 숙성기간을 갖습니다. 하지만 다음 분들은 이 영화 덕분에 바로 수직 상승 효과를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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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웃기는 철가방' 역의 김수로. 이 영화 이후 '반칙왕'에서 최고 레슬러 유비호 역을 비롯해 코믹 연기의 달인으로 평가받기 시작합니다. 물론 지금은 '공부의 신'에서 타협 없는 강석호 변호사 역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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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리 양아치 역의 정은찬(당시 이름은 정소영)도 이 영화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다가 몇년 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뭉치 역을 통해 상당한 인기를 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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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원은 뭐 굳이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당시 '남자의 향기'로 데뷔한 지 1년 된 파릇파릇한 새싹 이요원은 이 영화에서 야자수머리를 팔랑이는 10대 알바 역을 통해 바로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양쪽에서 손꼽히는 블루칩이 됐고, 순탄하게 톱스타로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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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서 폭주 자동차를 모는, 손만 나오는 남자가 차승원이란 것도 주목할 만 합니다. 어쨌든 한 영화에서 이렇게 많은 톱스타들이 배출된 것도 참 드물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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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봉한 '주유소습격사건 2'에서는 과연 어떤 새로운 스타들이 배출될까요. 궁금합니다.

혹시 제가 빠뜨린 사람이 있으면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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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 스토리'를 아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어제, 1월20일 '러브 스토리'의 원작자인 소설가 에릭 시걸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국내 어느 방송에서도 하지 않은 추모 방송이 바로 MBC TV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방송되더군요.

바로 20일 방송된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현경과 보석이 하루 종일 티격태격하다가 눈밭에서 결전(?)을 벌이는 그 장면입니다. 정작 내용은 친구들 앞에서 남자로서의 체면이 깎인 보석이 분을 참지 못하고 하루 종일 복수를 꿈꾸다가 마침내 현경을 향해 분풀이를 하는 내용이죠.

그런데 이 장면은 멀리서 보면 연인들이 눈밭에서 사랑을 발산하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생사를 건 대결을 멀리서 잡는 화면에는 너무도 유명한 곡, 영화 '러브 스토리'의 테마 중 하나인 'Snow Frolic'이 흘러나옵니다. 물론 절대 의도적인 곡 삽입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에릭 시걸의 사망일에 방송에서 이 곡을 듣는 기분은 참 묘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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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잘 아시겠지만 Snow Frolic은 바로 이 곡입니다. '러브 스토리'에서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가 눈밭에서 유치하게^ 뛰노는 장면의 배경으로 깔린 곡이죠. 이 장면과 이 음악은 너무나 유명해서 지금까지 1000번 이상은 패러디와 리메이크로 이용됐을 겁니다. 특히 눈을 씹어먹는 알리 맥그로의 야수적인^^ 장면이 인상적이죠.



배경음악에 따라 같은 장면도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 목소리를 죽이고 음악을 바꾸면 격투 장면은 저절로 눈밭에서 뛰노는 연인들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어떤 노부부도 부러운 듯 웃으면서 "거 참, 한창 때구만"이라고 중얼거립니다. 뭐 정말 멀리서 보기에는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는 광경으로 보일 뿐입니다. 그리곤 너무나 적절하게, '인생은 가까이서 보기엔 비극, 멀리서 보기엔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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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소설 '러브 스토리'는 지금은 50대를 넘어 60대를 바라보는 분들의 청소년기를 달뜨게 했던 작품입니다. 제 경우에는 이런 역할을 한 작품이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작품이겠습니다만, 저보다 한 10년 정도 연상인 분들은 이 작품 때문에 잠을 설치고, 얼른 어른이 되어서(?) 저런 사랑을 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해집니다. 요즘의 청소년들에겐 어떤 작품이 이런 역할을 할까요. '뉴 문'?

어쨌든 에릭 시걸의 기일이 된 20일, '하이킥'에서 '러브 스토리'의 주제음악을 듣게 된 것은 참 뜻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맞출 수 있는 일은 아니죠. '하이킥'의 방송 내용이 그날 그날 정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 말입니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참 대단한 우연의 일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왕년에 영화 '러브 스토리'에 대해서도 썼던 글이 있군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이후, 그리고 '꽃보다 남자'와 함께 한껏 떠올랐던 프레피 룩과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



20일 방송된 '하이킥'은 'Snow Floric' 외에도 추억을 자극하는 음악 한 곡을 소개했습니다. 바로 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죠. 90년대의 화제작 영화 '접속'에 삽입돼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곡입니다. 문득 걸작으로 꼽히는 '접속'의 사운드트랙 앨범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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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e Blue Eyes의 내용은 대략 짝사랑하는 남자의 넋두리 같은 것으로 여겨집니다만(하긴 부르는 목소리가 남자일 뿐, 꼭 주인공이 남자라는 법은 없겠군요), 이날 '하이킥'에서는 지훈을 그리는 세경의 심경을 대변하는 노래로 쓰였습니다.

지훈이 90년대 중반 의대를 다녔다고 생각하면 LP 전문 레코드점이나 벽에 가득 낙서가 쓰인 카페 같은 소품들은 지훈의 나이에 비해 너무 과장되게 옛날 것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아무튼 지훈이 세경에게 추억을 보여주고 '지나고 나면 지금 이 순간도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는 장면은 어떤 멜로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아련함을 안겨주더군요.

아무튼 영화 '접속'에 쓰인 노래 가운데서도 'Pale Blue Eyes'가 사용된 것은 왠지 지훈과 세경은 현실에선 이뤄질 수 없는 사이라는 느낌을 자아내 더욱 처연하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벌써부터 제작진은 체력과 지구력의 고갈을 호소하고 있던데, 과연 이 시트콤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Pale Blue Eyes, 가사와 함께 들어 보시겠습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왼쪽 아래의 추천도 한방 날려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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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지붕뚫고 하이킥' 91회는 정음과 인나가 각각 남자친구들에게 상대를 바꿔 유혹을 시도하는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뭐 보나 마나 될 게 없는 승부지만, 그리고 누가 봐도 정음과 인나의 수준에서 진행되는 일인 만큼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지만 아무튼 쏠쏠한 재미가 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특히 절친한 두 친구가 서로의 남자친구를 유혹하기 위해 대시하는 장면은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장면이더군요. 바로 지난해 케이블TV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연애불변의 법칙'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서로 사귀고 있는 커플 가운데 한 쪽(왜 그런데 항상 여자 쪽인지도 의문입니다)이 방송 제작진에게 남자친구의 정조를 시험해달라고 부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많은 분들이 '하이킥' 91회를 보셨겠지만, 이날 방송의 의도에 대해서는 살짝 오해하신 듯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한줄 적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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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설정부터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특히나 제작진이 의뢰인의 남자친구를 유혹하기 위해 투입하는 '유혹녀' 캐릭터부터가 상식을 벗어납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유혹녀는 상대방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선정적인 옷차림을 하고, 그 남자에게 끌린 척 연기를 합니다. 그리고 밤이 깊어 술자리가 진행될수록, 유혹은 수위가 높아갚니다. 유혹녀가 상대 남성과 키스를 하는 것 정도는 보통이고, 그 이상의 신체 접촉도 진행되곤 합니다.

이쯤 되면 대체 이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인지 의문스러워집니다. 배우가 멜로드라마에 출연한 거라면 연기라고 이해를 하겠지만 직업이 연기자도 아닌 사람들이, 다른 여자의 남자친구를 유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생판 처음 보는 사람과 키스까지 한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얘기였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술집 여자냐' 고 궁금해 하기도 했지만 예전에 취재를 시켜 본 결과 멀쩡한 일반인들인 걸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혹시 '연애불변의 법칙'의 현장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 있으면 참고하실만한 기사입니다.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170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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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하이킥' 91회에서 펼쳐진 정경은 전형적인 '연애불변의 법칙'과 똑같이 진행됩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로 마음(?)을 표현하고, 바싹 붙어 앉아 속닥이는 것도 같죠. 물론 정음과 인나가 친구라는 것을 지훈이 안다는 점이 좀 다를 뿐('연애불변의 법칙'에서는 전혀 모르는 매력적인 여자가 우연히 친구의 친구, 혹은 후배의 친구라며 갑작스럽게 호감을 표현합니다),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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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91회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들이 저런 식으로 간단하게 유혹에 넘어가 망신을 당하느냐는 거죠.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음모설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두 연인이 공모를 한 상태로 '연애불변의 법칙'에 유혹을 의뢰한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남자친구는 대략 유혹에 넘어간 척 해 주고, 여자친구도 격분한 척 하다가 '그래도 만나온 세월이 있는데'라며 용서해주는 걸로 끝을 낸다는 음모설입니다. 물론 사실로 밝혀진 적도 없고, 밝혀질 수도 없는 얘기지만 아무튼 이런 음모설이 나온 배경에는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 하나같이 다들 금세 유혹에 넘어가고, 거의 대부분이 그냥 슬쩍 용서해버리는거냐'는 세태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솔직히 '연애불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이 그 정도로 유명해진 마당에, 어떤 남자친구든 갑자기 인생에서 별로 볼 일이 없었던 매력적인 여자들이 나타나 유혹을 펼친다면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 남자친구들이 모두 절세의 훈남들이거나 왕자병 환자들이라면 모를까, 누구라도 마음 속으로는 '이거 몰래카메라 아니야?'라는 의문이 들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하이킥' 91회는 그런 상황에 대한 패러디를 통해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일이 일어나는 세상에 대해 조소를 날리고 있습니다. 그냥 제 의견이지만, 김병욱 감독의 연출 의도도 바로 이쪽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유혹하는 장면이 평소 '하이킥'의 톤과는 달리 좀 끈끈하긴 했지만,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노가리 먹어도 돼요?" 같은 코믹한 멘트는 유인나의 캐릭터를 살리는 효과를 낳았죠.^^)

물론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듯 결과는 해피엔딩. 지훈은 바보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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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날 '하이킥'은 '연애불변의 법칙' 패러디에 이어 두 가지를 살짝 인용했습니다. 광수가 정음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를 읽다가 질린 정음이 하품하는 장면은 시트콤의 클래식인 '프렌즈'에서, 레이첼이 자신에게 돌아오겠다는 로스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를 읽다가 로스가 잠들어 버리는 장면을 연상시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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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석이 진저리처던 뱀이 혹시 알을 낳은 게 아닌가 의심하는 장면은 스릴러의 대가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명작 단편인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다'의 결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안 보신 분이 있을까봐 더 자세히 말씀드리긴 그렇고, 아무튼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다'나 '제왕' 등이 실린 포사이스의 단편집은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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