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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TV 버라이어티 신에서는 '애인 만들기' 놀이가 한창이었습니다. '동거동락'에서 '천생연분', 'X맨'에 이르기까지 이 놀이는 그칠 줄을 몰랐죠. 이런 판타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바로 MBC TV의 '우리 결혼했어요'였습니다. 자연히 애인만들기 놀이는 파장이 났습니다. 한 쪽에서는 부부가 되어 소꼽놀이를 하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꽃을 바치며 프로포즈 놀이를 해 갖고는 승부가 날 턱이 없었죠. (SBS의 '패밀리가 떴다'에서의 커플링 실패와 '골미다'의 부진에는 이런 요소들도 꽤 작용한 듯 합니다)

그렇게 호기있게 출발한 '우리 결혼했어요'는 숱한 화제의 커플들을 남기며 선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김이 쭉 빠진 느낌을 줬던 것도 사실입니다. 알렉스-신애 커플의 재결합, 신애의 (진짜) 결혼, 정형돈의 결혼 등 '우결'의 핵심인 판타지를 깨는 사건들의 발생이 큰 몫을 하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 포맷에 시청자들이 싫증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권-가인 커플을 통해 꺼져 가던 불꽃을 되살리던 '우결'이 새로운 커플의 등장으로 왠지 다시 불끈 일어날듯한 기미를 보였습니다. 바로 정용화-서현 커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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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솔직히 말해 제가 정용화에 대해서 큰 관심이 있었을 리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상대가 요즘 소녀시대 멤버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서현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 거죠.

얼마 전에 신문의 기획 코너에 '연예인의 기자 체험'같은 게 있었습니다. 소녀시대 멤버 중 한명을 추천해 달라고 SM에 요청했더니 '그런 거라면 서현이 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유를 물으니 '항상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읽는데 관심이 많다'는 겁니다. 소녀시대 멤버들 중 가장 '학구적인 소녀'로 꼽힌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실제로 만나 본 서현은 정말 '군대식 예절'에 철저한 진짜 소녀였습니다. 뭘 물어봐도 커다란 눈망울 가득 초롱초롱한 호기심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더군요. 소녀시대의 구성원에 대해 굳이 말을 보탤 필요가 없겠지만 막내 만큼은 정말 최강 막내라고 꼽을 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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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소녀시대의 이상형 월드컵을 보게 됐습니다. 거기서 '서현의 이상형'이 화제가 됐더군요. 다른 멤버들은 "서현은 남자를 모른다. 관심도 없다. 늘 고구마만 먹는다. 아마 남자와 고구마 중에서 고르라면 고구마를 고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MC 신동엽이 아니죠. "정말 남자와 고구마 중에 고르라면 뭘 고르겠느냐"고 묻자 서현은 천연덕스럽게 '고구마'라고 답해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지간한 다른 연예인이 이런 식의 발언을 한다면 '저건 누가 봐도 가식'이라는 생각을 할 법 하지만 서현이라면 곧이 듣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과연 누가 저 눈빛을 보고 의심할 수 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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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보다 고구마가 더 좋다는 소녀, 'Oh!'에서 '오빠 나좀봐'라는 가사가 낯뜨거워서 한번에 녹음을 하지 못하고 '오'와 '빠'를 따로 따로 녹음했다는('강심장'에서의 토크) 소녀가 대체 어떻게 닭살돋는 가상 결혼생활을 헤쳐나갈지가 궁금했습니다. (만 19세면 소녀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의 소녀는 그냥 '소녀시대 멤버'라는 뜻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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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런 특이한 서현이다 보니 분위기는 어색+썰렁으로 시작됐습니다. 정용화도 나름대로 분위기를 풀어 보려 했지만 본 조비를 존경한다는 정용화에게(록 뮤지션으로서는 대단히 좋은 대답입니다만) '저는 반기문 사무총장님을 존경해요'라는 대답을 한 서현 앞에서는 그저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긴 대체 어떤 아이들 그룹의 멤버가 '존경하는 인물'로 유엔 사무총장을 꼽을 것이며, '책은 늘 곁에 둬야 한다' '부모님께 상의할 수 없는 부분은 책 속에서 길을 찾는다' '나중에 제가 권해드리는 책을 꼭 읽어보시라'는 내용의 대화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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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30분이면 '오빠라고 불러. 나는 말 놓을게' '네, 오빠'로 진행되는 게 정상이었던 '우결'에서 두살 위인 정용화가 첫날 방송 끝날 때까지 존댓말로 일관하는 상황은 참 낯설지만 코믹했습니다.

어쨌든 큰 눈을 반짝이면서 '그런데 사랑하는 거랑 좋아하는 건 어떻게 다른거에요'라고 묻는 엉뚱소녀의 가상 결혼생활 체험, 왠지 이제까지 '우결'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그나자나 정용화는 서현 팬들(혹은 정진운)의 질투 어린 시선을 어떻게 피해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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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김연아라는 이름 앞에 무슨 수식어가 더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정수건, 이상화건, 이승훈이건, 이번 대회 들어 어느 금메달이 극적이지 않았을까마는 이 메달에 비할 것이 과연 있을까 합니다. 물론 다 똑같은 금메달이지만, 이 메달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하나의 커다란 생크림 케이크라고 할 때 그 꼭대기에서 붉게 빛나고 있는 체리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 오래 전이 아니더라도 그 케이크는 우리 몫이 아니고, 잔치도 우리 잔치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한복판의 체리가 우리 차지입니다. 그게 우리의 몫이 될 거라고 대체 누가 설마 기대를 해볼 수 있었겠습니까.

프리 연기를 마치고 난 김연아는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한국적인 정서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은 놀랐을지도 모릅니다. 그 울음이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 '내가 해냈어'라는 눈물이라는 걸 다 알지는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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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웃었다 하던 김연아가 자리에 앉고,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 전까지 최고 점수는 라우라 레피스토의 126.39점. 이미 쇼트프로그램에서 78.5를 받아 놨으니 뭐 130점대 정도면 충분히 금메달 확보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입니다. 하지만 화면에표시되는 점수는 150.06. 소리가 나지 않는 화면에서도 김연아의 입모양은 '오 마이 갓!'이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점수입니다. 쇼트와 프리 모두 세계 신기록. 합계 228.56이라는 건 온 세계가 이미 대세는 김연아라는 걸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 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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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바로 다음 순서인 아사다는 김연아의 150.06에 대한 박수가 채 끊기기도 전에 빙판 위로 나왔습니다. 이 관객의 환호가 내게 대한 환호가 아니라는 생각이 그동안의 긴장을 끊어 냅니다. 오히려 절반쯤 맥이 풀리고 체념한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금메달을 따는데 필요한 프리 점수는 155점. 이미 아사다의 머릿속에는 '불가능', '무리'라는 빨간 네온사인이 켜져 있습니다. 이미 최고조에 달해 있던 컨디션에서 '흥'이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갑니다.

연기를 마친 아사다의 얼굴에 울음기가 스치고 지나갑니다. 이 무대에 서기 위해 그토록 힘겹게 훈련한 기억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다시 4년 뒤에도 이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자칫하면 2.5점차이인 조애니 로셰트에게 은메달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두번이나 멈칫 한 것에 비하면 점수는 후한 편입니다. 131.72. 합계 2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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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마친 다음 김연아와 아사다의 얼굴에는 모두 눈물 기운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의미는 정 반대였습니다. '내 생각대로 제대로 해냈어!'라는 김연아의 표정과 '이렇게 끝인가?'라는 듯한 아사다의 표정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생각해보면 이틀 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승부가 갈린 셈입니다. 당시 아사다는 김연아 바로 앞 순서에서 73.38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김연아로서도 충분히 위협을 느낄만한 점수였죠. 76점대를 맞아 봤지만 매번 그런 점수를 낸다는 건 기대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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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부담을 안고 들어간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로 오히려 78.50이라는 미증유의 점수를 따냅니다. 앞선 사람이 잘 할 때 '더 잘해서 완전히 기를 죽인' 것입니다. 쇼트가 끝난 뒤 아사다는 "김연아와는 늘 쇼트에서 10점 정도 차이가 났으므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기세를 올렸지만, 설마 73점대를 찍었는데도 상대가 78점대를 낼 거라곤 상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상황이 바뀌었을 때 김연아는 아예 따라올 엄두를 낼 수 없는 성적을 낸 뒤 여유있게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 상대를 따라 뛰는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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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김연아-아사다-로셰트가 나란히 서고 태극기가 울려퍼집니다. 사무실의 누군가가 "마오가 인제 애국가 다 외겠네"라고 농담을 던집니다. 한바탕 웃고 나니 살짝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최근 대회에서 네번 연속 2등 자리에 오른 아사다.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기량을 갖고도 동갑내기인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난 것도 그리 행복한 운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4년 뒤가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피겨 2연패를 한 사람은 두 사람뿐입니다. 1932/36년의 소냐 헤니, 그리고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1984/88의 카타리나 비트입니다.

과연 김연아가 2010/2014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요. 물론 은퇴설도 이미 나와 있는 상황이지만 한번 기대해 봐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일테고, 부담이 만만찮겠지만 이렇게 온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한번 부탁해봐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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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리고 이날 자기의 우상을 바라보면서 함께 경기를 하고 미래의 '그 자리'를 꿈꿨을 곽민정. 그도 누구보다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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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지붕뚫고 하이킥'이 이틀간에 걸쳐 정음의 학력 위조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결국 스스로 자신의 학력 앞에 떳떳하지 못했던 정음이 준혁(윤시윤)의 가족에게 자신이 서울대생이 아님을 고백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죠.

사실 '지붕킥'이 방송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정음이라는 존재는 '지붕킥'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안 그래도 '88만원 세대'에 대한 비관과 절망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시기. 과연 이 시기에 '어디 가서 학교 이름도 댈 수 없고, 졸업해 봐야 취직도 안 되는' 대학생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정음의 졸업식 관련 에피소드에서 다뤄진 서운대/서울대의 문제는 지난 20여년간 한국 위정자들이 아무 생각 없이 엉망으로 만든 한국의 대학에 대한 통렬한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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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대'라는 학교 이름은 그저 '나와도 서운한 대학'이라는 의미와 '서울대'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이름의 학교도 있지만 물론 그 학교를 겨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붕킥'에서 '정음의 고백'에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과연 대학이란 무엇인지, 우리나라에서 대학이라는 과정이 진짜 학교로서 기능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는 겁니다.

지난 2006년 이후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80-85%에 달합니다(전문대 포함). 비슷한 시기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45%대. 한번도 50%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대학 진학률이 80%라는 것은, 대학을 안 가는 사람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여기서 한국 위정자의 안이한 선택이 드러납니다. '대학 가기 힘들다고? 괜찮아. 대학을 늘려 줄게. 자. 이제 아무나 다 대학 갈 수 있어. 행복하지?' 그럴 리가 없습니다. 대학을 나왔으면 누구나 대졸자에 걸맞는 직장과 대우를 원합니다. 하지만 '아무나 다 가는 대학'과 대학생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 사회가 자동으로 대졸자에 맞는 일자리를 늘려 줄 수 있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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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고 있는 일자리 부족, 물론 경제난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무리하게 늘려 놓은 대학생과 대졸자 수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형들도 너무나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진학률 80%라는 건 성적순으로 얘기하면, 하위 20%를 제외한 학생은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얘기일 겁니다. 심지어 몇몇 대학들은 출산률 저하로 인해 줄어든 고3 수험생 수에 맞추기 위해 이미 정원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입학하는 학생이 모자라 학교끼리 통합을 꾀하기도 합니다. '대학 광고'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한마디로 '대학생 명함'을 따는 건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가 돼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고3 수험생들은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공부합니다. 대학만 나와서 다 똑같다면 왜 그렇게 기를 쓰고 공부할까요? 대학만 가면 다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 간단한 진리를 정책 담당자들은 대체 왜 몰랐을까요. (물론 요즘 드라마 '공부의 신'에 대해 쏟아지는 이상한 비판들을 생각하면 정책 담당자들 외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꽤 있는 듯 합니다만...)

저는 '서운대의 비극'과 '황정음의 비극'은 공부 안 하고 놀다가 좋은 대학을 못 간 황정음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서운대라는 학교가 존재할 수 있게 한' 교육정책 담당자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대학생이, 누구나 대졸 학력자가 될 수 있다'는 헛된 꿈 속에 사라진 수조원의 등록금은 대체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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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제 사회에서는 '서운대 출신'인 정음이라도 기대 이상의 실적(예를 들어 준혁의 성적 향상)을 낸 경우에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습니다. 실적을 냈는데도 학교 이름 때문에 차별받는 경우는 현실에선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다만 '실적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에선 차이가 있을 수 있겠죠.

(이건 좀 쉽게 얘기하기 어려운 문제긴 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울대생들이 서울대에 가기 위해 들인 노력과 시간, 재학중에 하는 노력의 합계를 생각해 볼 때 '내가 서울대를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한 불이익'을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 과연 그들 이상의 노력을 투입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좀 의문입니다.)

끝까지 정음을 용서하지 못하는 현경의 태도는 정음의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자기만 빼고 대부분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의 공범이 됐다는 데 대한 서운함, 그리고 '성적이 올랐는데도 갈 수 있는 대학이 서운대'인 준혁에 대한 분노가 합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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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절할 뻔 했습니다.

물론 '상상할 수 없던' 일의 연속입니다. 숏트랙 아닌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녀 500m를 한국이 모두 석권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 심지어 그런 날이 언젠가 올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별로 없을 겁니다. 하긴 뭐 더 거슬러 올라가면 오래 전에는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만미터는 더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이 실내 경기장에서 치러진 이후, 체격이 작은 아시아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온 건 맞습니다. 힘보다 회전 테크닉이 중시되기 시작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5000, 1만 미터로 가면 '역시 테크닉보단 힘'의 세계가 되어 버리는 겁니다. 이 거리가 되고 보면 2m에 육박하는 신장과 깍짓동같은 허벅지의 북유럽 선수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5000미터에서 이승훈이 은메달을 땄을 때만 해도 이건 정말 기적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금메달이라니. 그것도 스벤 크라머라는 위대한 선수 앞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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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라고 스벤 크라머에 대해서 잘 알았을 리가 없습니다. 지난번에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며 왕년의 스피드 스케이팅 유망주였던 네덜란드 출신 모델 다우첸 크루스(다우첸 크로스라고도 합니다)가 가장 응원하는 선수가 바로 스벤 크라머라고 한 인터뷰를 보고, 흠, 대단한 놈인가보군,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크라머는 이미 이승훈을 제치고 5000미터 금메달을 딴 상태였죠.



그리고 나서 크라머의 기록을 한번 찾아 봤습니다. 뜨악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퍼펙트 레코드,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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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토리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던 크라머는 2007년부터 세계 최고의 중장거리 선수로 자리를 굳힙니다. 2007년 솔트레이크시티, 2008년 나가노, 2009년 밴쿠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으로 5000미터와 1만미터를 제패하고 역시 3년 연속 개인 종합 1위에 올랐습니다. 또 2007년에서 2010년까지 유로파 컵에서도 4년 연속 개인 종합 1위였습니다.
 
당연히 세계 신기록도 모두 그의 차지입니다. 5000미터에서는 6분03초32, 1만미터에서는 12분41초69의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실격했지만 이승훈보다 4초 이상 빠른 12분54초대를 기록했는데 이것 역시 그의 베스트 레코드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성적이 아니었던 것이죠. 이승훈이 이번에 세운 올림픽 기록보다도 17초나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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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2007년 이후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1위였던 셈입니다. 그야말로 무적의 챔피언이었던 거죠. 이런 선수와 함께 뛰면서 금메달을 땄다는 건 실력과 운이 혼연일체가 된 성적이라고 봐야할 듯 합니다. 은메달과 동메달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이승훈을 번쩍 들어올린 것도 '아니 대체 너는 어디 있다가 튀어나와서 이렇게 잘 타는 거냐'는 놀라움과 대견함의 표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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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다음 기회에도 한국 선수가 이 수준의 성적을 낼 수 있을까요. 물론 이제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뒤라 좀 더 쉬워질 수도 있겠지만, 좋아도 너무 상상할 수 없게 어이없이 좋은 성적이라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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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디선가 지금도 이렇게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목에 걸고 '제2의 이승훈'을 꿈꾸는 강철 허벅지의 어린이들이 자라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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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얼굴도 보면 볼수록 잘생겼더군요. 송충이 눈썹이 일품입니다.

아무튼.

이승훈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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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실이' 배삼룡씨가 고인이 되셨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과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이 분이 고인이 되셨다는 소식 역시 한 시대를 마감하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40대 이상 되시는 분들이라야 '배삼룡'이라는 이름에 금세 반응할 수 있겠지만 1980년 언저리까지 이 분의 명성은 절대적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개그 콘서트'가 KTX라면 당시의 '웃으면 복이 와요'는 통일호나 무궁화호 수준의 속도였겠지만 파급력 면에서는 그 반대 방향으로 비교가 안 될 정도였을 겁니다.

그 시절 생각만 하면 다들 기억나시는 이름들이 있을 겁니다. '영원한 막둥이' 구봉서, 최강 콤비 남철-남성남, '땅딸이' 이기동, '비실이' 배삼룡, 그리고 당대의 미녀 코미디언 권귀옥, 미남 이대성 등이 MBC를 지켰고 '살살이' 서영춘, '합죽이' 임희춘, 또 코믹 댄스의 이상한 - 이상해 콤비, 그리고 미남-미녀였던 배일집 - 배연정 콤비가 TBC의 '고전 유모어 극장(뒷날의 유모어 극장)'을 지키던 시절입니다.

아마 제가 이 시절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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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최고의 코미디언은 누구일까요.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가장 '웃겼던' 사람은 배삼룡과 이기동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콤비 플레이를 보여준 기억은 별로 없지만, 한마디로 당대 코미디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만 했습니다. 특히나 이기동의 '쿵자라락작 삐약삐약, 닭다리잡고 삐약삐약'은 그 시절의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유행어였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배삼룡 선생은 코믹 바보 연기의 거성이었습니다. 슬랩스틱을 가미한 이 분의 바보 연기는 당대에는 감히 비교할 사람이 없었고, 후대로 내려오면서 맹구 이창훈과 영구 심형래가 그 맥을 이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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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기동씨는 "배삼룡씨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 대사를 못 외웠다. 하지만 그 틀리는 방향이 너무 기상천외였다. 너무 웃겨서 앞에서 연기 하는 사람이 연기를 못 할 정도로 웃겼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한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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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미녀 코미디언 권귀옥과 '땅딸이' 이기동. 두 분의 신체적 특징 때문에 참 많이 콤비로 등장했더랬습니다.))

이 분이 한창 인기를 얻던 시절, 갑자기 '삼룡 사와'라는 제품이 나타났습니다. 배삼룡씨가 직접 광고 모델로 나오는 CF가 방송됐죠. '사와'는 요구르트에 과즙을 배합했다는 음료였습니다. 아마도 일본에 원류가 있는 제품으로, '사와'라는 이름은 사우어(SOUR)의 일본식 발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삼룡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주 제품은 '삼룡 사와'와 '삼룡 요구르트'였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땅딸이 요구르트'라는 제품도 등장했습니다. 이건 당연히 이기동씨의 제품이었죠. 물론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두 제품 모두 곧 시장에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두 분 모두 사업에는 별 재능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 이기동씨는 사업 실패 때문에 법정 시비에까지 말려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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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삼룡 사와'나 '땅딸이 요구르트' 같은, 들으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 상표명이야말로 당시 희극인들의 비극을 대변해주는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코미디언을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지금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죠. 수입 면에서도 다른 분야의 연예인들에 비해 매우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개그맨은 떠도 가난하다'는 연예계 속설을 낳았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배삼룡이나 이기동 처럼 당대 코미디의 에이스들도 '노후를 위해' 익숙하지 않은 사업에 투신했다가 몸서리를 겪은 것입니다.

잠시 사업으로 브라운관에서 떠나 있던 두 분은 얼마 뒤 다시 방송에 복귀했습니다. 저만 해도 꽤 어릴 때라 기억은 선명하지 않습니다만, '역시 배삼룡', '역시 이기동'이라는 평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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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한 구석에서는 '개그맨'이라는 이름의 '젊은 피'들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고영수, 전유성을 필두로 임성훈, 최미나, 송영길 등이 등장한 것이죠. 그리고 나서 10년 사이, 이주일이라는 코미디계의 마지막 슈퍼스타를 뒤로 한 채 '개그맨'이란 이름이 '코미디언'이라는 이름을 대체하게 돼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코미디'라는 말이 아예 '만담'이란 말처럼 저 역사속으로 잊혀져가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그 앞 세대와 뒷 세대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겨났습니다.

그래도 세상에 좋아지다 보니 아직 배삼룡씨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동영상이 있군요. 1998년 KBS 2TV 추석 특집 '그시절 그 쇼'라는 이름입니다. '촌놈의 콧구녕은 바람구멍으로 뚫어놓은 줄 아냐'는 대사는 왕년의 서민적인 분위기 그대로입니다.

한때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희극인이 병상에서 외롭게 투병중이란 소식도 꽤 오래 전부터 있었고, 병원비를 둘러싸고 그리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도 오갔다는 게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그곳에서도 늘 웃음 속에서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기억에만 의존해서 쓰다 보니 틀린 대목도 꽤 있을 듯 합니다. 많은 지적 환영합니다. 아울러 재미있게 보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도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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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광고는 동계올림픽 시즌을 맞아 절정에 달했습니다.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를 보다 보면 일단 김연아가 나오는 광고가 4개 정도 방송되고 나서야 다른 광고들이 서서히 등장하곤 합니다. 이때문에 김연아 독점의 느낌은 더욱 강해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계올림픽 기간 중 김연아가 나오는 광고의 비중은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이건 IOC의 방침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직 올림픽이 '아마추어 선수들이 나오는 대회'로 되어 있기 때문에, '대회기간중 IOC 스폰서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홍보에 나설 수 없다'고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긴 좀 더 생각해보면 오히려 독한 장삿속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김연아가 나오는 광고들을 잇달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렇게 많은 광고에 나오는데 정말 사람들이 저 광고를 모두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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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지난해 소녀시대(12개 - 이건 멤버 전원인지, 소녀시대 멤버가 1명이라도 출연한 광고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광고(9개)에 출연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소녀시대는 9명이다 보니 김연아 하나로 집중되는 느낌에는 비할 바가 못 됩니다.

하지만 일단 드는 것은 정말 사람들이 김연아가 광고하는 회사를 모두 기억할까 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우유, 수많은 화장품, 수많은 섬유유연제 가운데서 '아, 이거, 김연아가 광고하는 걸 사야지'라는 생각이 들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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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올림픽 기간 중에 방송되는 광고 가운데서 KB 광고 외에는 김연아가 나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KB는 이승기와 함께 출연하고, '이승기가 김연아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따로 촬영했다(말이 아름답긴 하지만 이승기와 찍으면 시간이 두배로 걸리기도 한단 말입니까.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승기도 바쁘고 김연아도 바빠서 함께 촬영할 시간을 뽑지 못했다'는 것이겠지만 이런 식의 포장이 나쁘지는 않습니다^^)'는 일화가 널리 보도되면서 눈길을 끈 덕분에 주목을 받은 듯 합니다.

그 밖에 김연아와 오셔가 함께 출연한 007형 전화기 광고는 이전의 '씽씽 불어라~~'에 비해 전혀 임팩트가 없습니다. 현대차 광고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Journey의 'Faithfully'가 나와서 보다 보니 김연아가 나오더군요.^ 나이키 광고는 참 왜 하는지 궁금할 정도로 김연아가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창의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최악의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나이키 광고가 갖고 있던 강렬한 표현과 이미지에 비해 이건 뭥미...라는 느낌이더군요.

평소보다 훨씬 적은 수의 광고가 방송되는 올림픽 기간인데도 이 정도인데, 과연 7-8개가 동시에 방송되는 시기에도 '김연아 광고'들이 모두 위력을 발휘할까요? 개인적으로는 비관적입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씽씽 불어라'의 하우젠과 '연아빵'의 뚜레주르, 그리고 종이 김연아가 등장한 섬유유연제 샤프란 외에는 김연아가 무슨 광고에 나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기억하실지 궁금합니다.

어쨌든 김연아가 광고 모델로 효과를 거두는 건 '오직 단 하나뿐인 연아'라는 희소성 때문입니다. 그럼 그가 광고하는 상품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효과가 묽어지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지난해 이후 김연아가 나오는 광고들을 보다 보면 '닥치고 김연아'라는 분위기가 너무도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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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김연아의 이런 '광고계 싹쓸이'는 유난히 빅 모델(big model)에 목을 매는 한국 광고주들의 특징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비티고 뭐고 일단 '지금 제일 잘 나가는 모델이 누구야? 김연아? 그럼 김연아 데려와. 돈? 지금 내 앞에서 돈 얘기 하나? 우리 있는건 돈밖에 없어'라는 식이죠.

물론 일부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 광고 효과'는 눈부십니다. 김연아를 모델로 쓴 뒤부터 해당 제품의 매출이 30%, 50%, 70%씩 치솟고 있다는 기사가 지면을 장식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이런 기사들을 글자 그대로 믿는 건 좀 힘들 듯 합니다. 김연아를 모델로 캐스팅한 것도 그 기업의 홍보 파트일 것이고, 이런 기사를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 곳도 같은 부서입니다.

그리고 '김연아를 썼더니 우리 제품이 폭발적으로 잘 팔리더라'는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1) 기존의 광고 효과를 좀 더 불붙게 하자는 확인 효과 (2) 기업 최고위층에게 '우리가 김연아 바람을 타고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 효과의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경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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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모델이 7-8개에서 많으면 10개까지 온갖 품목의 광고를 싹쓸이하는 풍토는 변한게 없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많이 기억해야 3,4개 정도일 겁니다. 나머지 회사들은 그냥 그 스타를 위한 후원금을 냈다... 정도로 위안을 삼아야겠죠. (물론 사람마다 관심 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1인당 3,4개면 충분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김연아가 최고의 스타고, 김연아가 갑부가 되는 것(이번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 중 수입 1위로 꼽혔더군요. 추정수입은 800만달러인데 아마 이보단 좀 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에 대해 불만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지금처럼 '어쨌든 빅 모델이 최고'라는 식의 광고 분위기는 매우 수준 이하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솔직히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생각대로 T' 광고는 장동건 때문에 히트한 것일까요, '되고송' 때문에 히트한 것일까요? 저는 다음에 나오는 것 같은 광고를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P.S. 익숙지 않은 분들을 위한 간단 해설: 미국인 청년이 파리로 가서 여자친구를 만나고, 아예 파리에 살고, 결혼식을 올리는 해피엔딩을 모두 구글이 함께 했다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광고입니다.

처음에 '해외 유학(연수)'을 찾아보던 주인공은 파리로 가고, '루브르 근처의 커피숍'을 검색한 뒤 아마도 누군가(예쁜 아가씨겠죠)로부터 들은 불어 표현을 검색합니다. 그 말이 '당신 참 귀엽군'이란 뜻임을 알게 된 이 청년은 잇달아 '프랑스 여자에게 어필하는 법' '초콜렛 가게' '프랑스와 트뤼포(프랑스의 유명 영화감독)' 등을 검색하면서 연애 진도를 나갑니다.
 
얼마 뒤  귀국한 이 청년, 그 뒤로는 '원거리 연애에 대한 조언'을 찾고, '(외국인을 위한)파리의 일자리'를 검색합니다. 그리고는 파리로 날아가는 항공편을 보고, 파리의 (결혼하기 좋은) 교회를 검색하죠. 이런 식으로 '연애와 생활 속 깊숙히 들어와 있는 구글'을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슈퍼볼 광고 가운데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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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에 이상화가 '빙상 여신'으로 등극했습니다. 빙상 경기의 꽃이라는 스피드 스케이팅의 남녀 500m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쓸어갔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이강석과 이상화의 성적이 뛰어났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올림픽이라는 무대, 그것도 세계적인 빙상 강국의 엘리트들이 총출동하는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다는 건 정말 기대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죠.

금메달을 딴 이상화에게는 바로 '미녀 스케이터'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전형적인 미인형은 아니지만 선이 진한 귀여운 얼굴이라 '미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지난번 대회에 비하면 헤어스타일도 세련되고, 외모에 많이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빙상 경기 선수 가운데서 미녀라고 하면 아무래도 피겨 스케이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상대적으로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은 '남성미'가 돋보인다면 모를까, 여성적인 미녀들이 하는 종목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세계적인 빙상 강국 출신의 미녀 슈퍼모델 가운데 스케이트 선수 출신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꽤 유망한 선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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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의 보그 화보에 나오는 슈퍼모델은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인 다우첸 크루스(Doutzen Kroes: 다우첸 크로스, 도젠 크로스라고도 표기합니다만 위키피디아를 보면 [Dow-tzen crews]라고 읽는 것이 정확하다고 합니다)입니다. 스케이트를 신고 있는데, 이건 그냥 포즈만 취한 게 아닙니다.

크루스는 양친이 스케이트 선수 출신이고, 그 자신도 꽤 유망한 스케이트 선수였습니다. 최근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한 패션 웹진과 인터뷰를 했는데 거기에 왕년 선수 시절의 기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
http://www.modelinia.com/blog/modelinia-exclusive-speed-skate-away-with-doutzen-kroes/17709 )

이에 따르면 크루스가 직접 밝힌 학생 시절 기록은 이렇습니다.

500 meters: 42.9 seconds
1000 meter: 1 minute and 20 seconds
1500 meter: 2 minutes and 10 seco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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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계올림픽의 금메달 기록이 500미터가 38초 전후였고 지난해 12월 열린 자코파네 ISU 주니어 대회에서 500m 2위를 차지한 한국의 안지민(이번에 밴쿠버에도 출전했죠)이 40.36+40.35의 기록을 냈습니다. 학생 선수로 42초대는 나쁘지 않은 기록입니다.

게다가 역시 자코파네 대회의 1000m 메달 기록이 모두 1분20초대입니다. 이런 성적을 보면 그냥 '이름만 선수'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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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빙판에서 금메달을 위해 땀을 쏟기에는 다른 분야의 재능 - 이를테면 미모와 몸매^^ - 이 너무나 탁월했던 모양입니다. 크루스는 모델로 전향해 곧바로 최고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하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사랑은 여전합니다.

얼마전 보그에서는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패션 화보 촬영을 하기도 했죠. 안타깝게도 상대 모델이 안톤 오노라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바로 저 맨 위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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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에 소개한 인터뷰에서도 크루스는 자신이 네덜란드의 에이스인 스벤 크라머(Sven Kramer, 이승훈을 누르고 5000m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의 열렬한 팬이며, '누구도 크라머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날도 이상화와 함께 빙상에 나선 선수들을 유심히 바라봤는데 역시 한 선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이상화의 금메달 라이벌이었던 중국의 왕베이싱(王北星)이 호감가는 미녀형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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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가 길고 이목구비가 선명합니다. 꾸미지 않아서 그렇지 잘 꾸몄다면 꽤 미녀 소리를 들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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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미국의 헤더 리처드슨이 눈에 띄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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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크리스틴 네스비트도 꽤 팬이 많은 선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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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델이나 연예인이 아니라 운동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역 선수 중에도 크루스의 뒤를 이을만한 재목이 하나 눈에 띄더군요.

바로 노르웨이의 헤게 뵈코(Hege Bokko, 일부 표기로는 Boekko라고 쓰기도 하는 걸 보면 헤게 보코 보다는 뵈코라고 읽는게 정확할 듯 합니다). 바로 이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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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지난해 자코파네 세계 주니어 대회에서 주목을 끈 선수로 1000m에서 2위를 기록한 유망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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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밴쿠버까지는 진출하지 못한 듯 하지만, 몇년 안에 세계를 주름잡는 빙상계의 미녀가 되어 좀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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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은 빙상계 최고의 미녀는 당연히 이상화죠. 부디 대회 남은 일정중에도 이상화 선수의 역주를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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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한창이던 14일 밤에 SBS TV에서 희한한 프로그램 하나가 방송됐습니다. 제목은 '용구라환의 빅매치'. 물론 아직 정규 편성이 될지는 결정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첫 방송에는 MC로 김용만, 김구라, 신정환(그래서 용구라환)이 나섰고, 출연자는 연예인 20명과 연예 담당 기자 20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할 말 많을 것 같은 양측이 나서서 '빅매치'를 벌인다는 거였죠.

약 2주 전에 이 프로그램의 녹화가 있었는데, 밤 11시쯤 시작한 녹화가 무려 다음날 새벽 4시30분에 끝났다고 합니다. 물론 첫회다 보니 그렇기도 했겠지만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 정말 사람 진을 다 빼놓는 듯 합니다. TV로 보실 때는 잘 모르시겠지만 소위 '예능인'이 되려면 체력이 필수입니다. 얼마 전 '강심장' 녹화 도중에 박가희가 졸았다는 게 이해가 갑니다. 어쩌면 '스타 골든벨' 찍다가 출연자 중 몇몇이 화장실 갔다 온다는게 당연한 얘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방송에 나오지 않았고, 녹화장에도 가지 않았습니다(저 녹화 시간 얘기를 듣고 정말 안 가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서 구하라양의 눈물을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듯 합니다.



이날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정말 모시기 힘들었습니다. 섭외가 준비의 90%'라는 자막이 뜨더군요. 사실 저도 섭외를 받았습니다. 고참급으로서 정리하는 역할을 맡아 달라는 얘기였지만, 솔직히 좀 겁이 났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제작진이 갖고 있는 생각이 좀 위험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이 프로그램이 구상될 때의 분위기는 '한풀이'가 키 워드였습니다. 기자와 연예인은 흔히 적대적인 관계로 묘사되기 쉽습니다. 더구나 패널 구성도 가능하면 '기자들에게 한이 많을 듯한' 연예인 위주로 꾸미고(MC 중에 김구라와 신정환이 있다는 건 매우 상징적입니다), 방송의 주요 내용은 '그때 나한테 왜 그랬어요'라는 식의 진행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땀이 났습니다. '저는 현역 기자도 아니고, 요즘 현장을 잘 모른다'는 말로 일단 출연 요청을 고사하고, '방송의 방향이 이 쪽으로 잡히면 아마도 출연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시청자 입장에서는 서로 치고 받는 방송이 아마 제일 재미있었을 겁니다. '대체 왜 맨날 연예인만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거냐'는 식으로 몰아부치기 시작하면 보는 분들은 즐겁겠지만 출연한 기자들은 죽을 맛이겠죠.

제작진은 '물론 갈등 상황의 묘사는 한 부분이고, 서로 같은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만큼 훈훈한 이야기도 많이 나올 것 같다. 그 쪽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오락 프로그램인 만큼 그게 될까 싶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프로그램을 만드는 의의는 충분히 납득을 했으므로 '이러이러한 부분을 잘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하는 선에서 저는 물러나기로 했습니다(물론 협의 내용은 비밀입니다^^).


그러고 나서 제작진은 갖은 고생을 통해 20명의 기자들을 섭외했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후배들과 낯이 생소한 후배들(물론 당연히 다들 저보다는 후배들이죠^)이 출연한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방송에 나간 것에 비해 대여섯배 많은 이야기가 오갔겠지만 기자들이 방송인도 아니고, 계속 '빵빵 터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만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참 제작진도 고생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같은 직업군의 인물들이 나오는 걸 보고 있으니 재미는 두배였을 겁니다. 'F4 기자'들을 보면서 '음...나도 예전엔...'(^^)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고, 계속해서 카메라의 초점이 되던 최재욱 기자(현장에선 '앙드레 기자'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를 보면서 너무 희화화되는 게 아닌가 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업계의 호인으로 유명한 최기자는 평소 방송 경험이 많지 않은 걸로 아는데, 이날따라 좀 많이 긴장한 듯 했습니다.

예상대로 고참급의 기자들은 나름 신중한 모습으로 '방송을 재미없게' 하는 데 일조한 듯 했고(그래서 그랬겠지만 이 친구들은 방송에 별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창 때인 젊은 기자들은 각자 끼를 뽐내서 영상 세대임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초등학교 동창 사이라는 이해완 기자와 환희의 이야기는 충분한 웃음을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기자가 제목으로 뽑은 '첫사랑을 가수 H군에게 빼앗겼다'는 얘기는 알고 보니 좀 과장이었지만, 아무튼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해피 투게더 프렌즈'를 거쳐 '절친노트'로 이어지는 구성은 훌륭했습니다.

기자들의 재능(?)을 엿볼 수 있었던 '그 자리에서 제목 뽑기'는 어찌 보면 좀 장난 같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행위가 그냥 '제목 장난'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조금은 오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네. 나이 먹은 뒤로 걱정만 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 있었다면 한가인을 닮은 제국의 아이들의 막내 동준군을 보고 '연정훈 뜨악'이라는 제목을 뽑았을 것 같은데 마침 그걸 짚어낸 친구가 있더군요.^


마지막 부분, 김형우 기자와 구하라의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이 보기엔 어땠을 지 모르지만, 솔직히 제게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로 느껴졌습니다. 솔직하고 활발하던 구하라가 어느날 인터뷰 기피증이 걸릴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한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자도 가슴이 아팠다는 얘기였죠.

연예인의 거의 모든 면을 다 볼 수 있는 사람은 매니저들이겠지만, 기자나 PD, 스타일리스트 등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각기 자기 시각에서 매니저들이 볼 수 없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늘 가까이서 보다 보면, 그리고 그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 보면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죠. 그래서 그들이 잘 될 때 같이 기뻐하고, 잘 못 될 때 안타까워하곤 합니다.


아무튼 이런 대목을 보다가 저도 옛날 일이 생각났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은 예전 일입니다. 연기력은 좀 떨어졌지만 남다른 외모와 몸매로 남성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던 신예 미녀 스타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CF 시장에서는 새로운 블루칩으로 눈길을 끌었죠. 처음 주목을 끈 것도 스포츠 의류 모델을 통해서였고, 그 뒤로 수많은 CF 제의가 몰려들었습니다. 그 매니저도 저와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이 친구가 쑥쑥 성장하는게 제게도 참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친구가 캔커피 모델로 발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확인해보니 맞더군요. 특기사항은 이번에 이 친구가 A 캔커피 모델을 맡게 됐는데 이 친구는 1년 전 쯤 B 브랜드 캔커피의 모델을 했더란 겁니다.

그래서 '신예 OOO, 캔커피 브랜드 싹쓸이'라는 식의 기사를 만들었습니다. 항상 기사는 '전에 없던 일, 새로운 일'을 내세워야 하기 때문인데, 누구든 캔커피 모델을 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한 모델이 두 브랜드의 캔커피 모델을 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요즘은 통신/전자 업계 라이벌 회사들끼리 상대 모델을 빼앗아 오는 경우도 있지만, 특히나 그 시절에는 한 모델이 같은 업종에서 두 브랜드의 모델을 하는 건 신기하게 여길만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사가 나가고 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얼른 기사를 좀 '내려 달라'는 겁니다. 인터넷도 부실하던 시절이니 기사를 없애는 건 문제가 아닌데 대체 왜? 알고 보니 광고주 측에서 난리가 났다는 겁니다. 듣고 나니 어이가 없더군요. 광고 모델을 기용할 때에는 후보자들이 그동안 어떤 광고에 출연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 상식인데, 같은 업종의 모델로 나섰다는 사실을 모르고 일을 진행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였거든요.

설명인즉 모든 사람들이 OOO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모델로 기용하는 데 OK를 했고, 다른 브랜드 모델을 했다는 사실에도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오너급에서 이 사실을 모르고 결재 도장을 찍은 사람이 있었다는 겁니다. 당연히 뒤늦게 '왜 남의 모델을 쓰느냐'는 반응이 나오는 바람에 책임자가 문책을 당하는 등 난리 법석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당연한 결과로 모델 기용은 '없던 일'이 돼 버렸습니다.

그야말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됐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연예인과 동생같은 매니저의 일이었고, 정말 잘 포장해주고 싶은 일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쓴 기사 한 줄 때문에 몇천만원이 그냥 허공으로 날아간 겁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제가 뼈저리게 느낀 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한 일이 연예인들에게는 수천만원, 수억원의 차이가 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당연히 여러 차례 느꼈던 일이지만 이렇게 피부와 와 닿은 적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김형우 기자와 구하라의 사연도 그랬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기자와 연예인 사이에 이런 정도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예전과 지금은 일하는 분위기도 달라지고 환경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는 일인데 어떻게 정이 쌓이지 않겠습니까. 원로급 기자와 연예인으로 가면 더 많은 얘기가 있을 겁니다. 앞으로 연예 기사를 보시는 분들도 이런 면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진짜 기자'의 기사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하는 일이 TV 감상문 쓰기이거나 남의 기사 베끼기인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가 있을 수는 없겠죠.)

다시 제 회상으로 넘어갑니다. 여러 차례 본인과 매니저에게도 사과를 했고, '앞으로 더 벌도록 도와주면 된다(?)'는 격려도 받았지만 아무튼 이 일은 여전히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 그 친구는 톱스타로 군림하고 있고, 요즘은 연기력으로도 좋은 평을 얻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송구스럽습니다.

한고은씨, 그땐 정말 미안했어요.



P.S. 김창렬의 이 '에라이'가 사실은 'L.I.E'라는 DJ DOC의 노래라는 걸 제작진이 몰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노래, 정말 가사 적나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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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의 'Oh!'가 공개되면서 각 멤버들이 입고 나온 치어리더 유니폼의 넘버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백넘버라고 하려고 했더니 등번호가 아니라 앞쪽에 번호가 붙어 있더군요.^^). 각 멤버들이 갖고 있는 번호는 모두 직접 고른 거라고 합니다. 물론 개개인마다 그 사연을 다 알 수는 없더군요.

소속사에서도 번호의 의미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몇몇 방송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얘기로는 수영의 번호 24는 본래 '24세에 결혼하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소녀시대 활동을 위해선 24세로는 곤란하다며 '42로 바꿔야겠다'고 했다는 정도더군요. 그리고 티파니의 0번은 본래 '01'이었는데 전달 과정에서 1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0번이 됐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티파니는 '팀의 공식 구멍(0)이 됐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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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연은 직접 만나기 전에는 다 알 수가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냥 재미로, 과연 소녀시대 멤버들이 고른 등번호는 과연 어떤 스타플레이어들의 번호인지를 한번 살펴보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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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의 7번은 어떤 종목이건, 누가 뭐래건 에이스의 번호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김재박 감독과 이종범의 7번이죠. 세계 어느 종목의 어느 팀이라도 팀내에서 7번을 달 수 있는 선수는 그 번호 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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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보자면 최고의 7번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이었던 라울의 7번, 그리고 맨유에 있을 당시 호날두가 달고 있던 7번을 빼놓을 수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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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의미로 태연의 9번 역시 많은 선수들이 선호하는 번호입니다. 야구로 치자면 메이저리그에서 20세기 최고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테드 윌리엄스가 9번을 고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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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9번은 더욱 의미가 크죠. 90년대 세계 최강의 스트라이커였던 호나우두는 브라질 국가대표 노란 유니폼의 9번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마이클 조던도 23번이란 고유 번호를 버리고, 드림팀에서 9번을 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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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의 11번은 차범근-차두리 부자로 설명을 끝내도 될 듯한 번호. 고전적인 축구 포메이션에서 골키퍼를 1번으로 놓고 죽 나가다가 레프트 윙어는 9번, 스트라이커는 10번, 라이트 윙어는 11번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축구 사상 최강의 라이트 윙어였던 차범근의 11번은 의미가 각별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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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의 12번은 별로 선호되지 않는 번호인 듯도 하지만 꽤 많은 스타들이 달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스타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마이클 조던의 시절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혔던 존 스탁튼의 12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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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재 미식축구 최고의 스타인 톰 브래디의 12번도 기억해둘만 하죠. 지젤 번천의 남자인 바로 그 톰 브래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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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21번을 보는 순간 팀 던컨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NBA 팬이라고 할 수 없을 듯. 그 밖의 선수들에겐 사실 그리 선호되는 번호는 아닙니다. 고교야구에서는 투수들이 많이 다는 번호이기도 한데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2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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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의 22번도 고교야구에서는 포수들이 많이 달고 있는 번호죠. 2번이 포수를 뜻하다 보니 주전 포수가 2번을 다는 경우가 많고, 신입생 포수들은 22번을 달고 올라가서 주전이 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생긴 현상이라고도 합니다.

그 22번 중 가장 유명한 22번이라면 바로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 역사를 쓴 선수인 이만수 현 SK 코치를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22번 헐크'의 전설은 대구 지방에선 여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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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최고의 22번은 아마도 AC 밀란 시절의 카카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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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의 24번 역시 어린 선수들 중에는 포수 희망자들이 많이 다는 번호입니다. 앞의 2는 포수, 뒤의 4는 4번 타자를 뜻하죠. 하지만 24번 중에 정작 유명한 포수는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오히려 가장 유명한 24번은 왕년 피츠버그 시절의 배리 본즈일 듯. (저땐 참 날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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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역 24번으로는 코비 브라이언트를 빼고 얘기하기 곤란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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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24번은 바로 이 선수가 아닐까요.^^ (혹시 수영과 특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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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연의 32번, 역시 굉장히 유명한 번호입니다. 21세기 초까지 세계 농구계를 지배했던 샤킬 오닐의 32번은 그 자체가 상표가 돼 있죠. 생각해보면 최고의 파워포드였던 칼 말론도 32번이었는데 샤크의 명성 때문에 존재감이 약해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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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최고의 32번은 전설의 투수 샌디 쿠펙스. 200승도 안 되는 통산 성적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거의 만장일치로 들어설 정도로 전성기에는 무적의 투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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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티파니의 0번... 참 드문 번호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단연 공필성 코치가 유명하지만, 메이저리그에도 0번이 있는지는 제가 무식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NBA에서는 길버트 아레나스가 0번 플레이어로 꽤 유명하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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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녀시대 멤버들이 번호를 고를 때 이런 스타플레이어들의 백넘버를 얼마나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흔히 야구에서 에이스의 번호로 꼽히는 18번, 랜디 존슨과 이치로의 51번, 박찬호의 61번 등이 없는게 좀 아쉽기도 합니다.

본래 소녀시대가 9명이다 보니 당초 생각은 야구로 한정해 번호를 고르자는 거였는데 좀 더 유명한 선수들로 모으다 보니 온갖 종목이 다 등장했군요. 아무튼 결론은... 소녀시대 포에버?


P.S.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은 그닥 히트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는 듯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녀시대의 노래는 '다시 만난 세계'와 '힘내', '소원을 말해봐'인데 정작 대박이 난 노래는 '소녀시대'와 '지'... 이번 'Oh!'도 후자의 길을 걷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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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월드컵'은 지난해 TV 예능이 만들어 낸 가장 성공적인 놀잇감 중 하나입니다. KBS 2TV '샴페인'에서 시작해 이제는 그 후속이랄 수 있는 '달콤한 밤'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상형 월드컵'은 아주 간단한 진행 방식이면서도 보는 이를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7일 밤에는 소녀시대 멤버 중 8명(윤아 빼고 나머지 모두)이 출연해 초유의 '다수결 이상형'을 뽑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종전의 이상형 월드컵이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번 이상형 월드컵은 각 단계에서 승자를 8명의 멤버가 다수결로 가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났죠. 짝수인 8명이었기 때문에 두어 차례 4:4 동률도 발생했지만, 그 경우에는 멀리 있는 윤아에게 문자 메시지로 부재자 투표를 하게 하는 기민함도 보여줬죠. 유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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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월드컵이라는 게임은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출연한 남자 연예인에게 수많은 여자 연예인 가운데 누가 자신의 이상형과 가장 가깝냐고 물으면 평소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사람도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A도 좋고, B도 좋은데 C 또한 매력적이군요'라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럴 때 누군가 기지를 발휘합니다. '좋아, 그럼 오늘 너에게 누가 진짜 너의 이상형인지 알게 해 주마'라는 상황입니다. 그 대상인 인물에게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여자 연예인을 32명(너무 많으면 16명^^) 정도 적게 합니다. 그리고는 적당히 대진표를 짜서 1:1로 경합을 시작합니다.

이 코너라면 대한민국에서 신동엽 이상으로 감칠맛나는 진행을 보여줄 MC는 아마도 없을 듯 합니다. 거의 모든 상황을 '몰고 가는' 식의 '깐죽성' 넘치는 진행은 그야말로 최고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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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최종적으로 남는 사람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자명합니다. 물론 현실에서의 친분 관계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을테고, 또 토너먼트 제도의 특성상 대진운이라는 것이 작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4강 정도는 충분히 갈 수 있는 두 후보가 32강에서 맞붙는 바람에 한명은 떨어지고 한명만 남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토너먼트는 스포츠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대진운의 또 다른 영향 - 이를테면 강팀끼리 먼저 붙는 바람에 입는 체력적인 손실이나 부상, 기량의 파악 등의 부정적인 요소 - 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마지막으로 남는 단 한명은 정말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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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당연히 '예능적인 요소'는 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응답자가 정말 진지하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할 경우라는 것은 전제로 하고 얘기해야겠죠(또 모 출연자의 경우에는 일부러 '현장에 있는 아무개를 최종 정답으로 해 달라'는 제작진의 요청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출연자들을 놓고 볼 때, 의외로 진지한 눈빛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경험자들로부터도 '정말 1:1로 붙여 놓으면 사람이 솔직해지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하는 사람 자신도 재미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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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한 개인이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고 단체로 진행할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결과에 대해서는 꽤 인정할 만 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있을 듯 합니다.

개인과 단체의 경우 가장 큰 차이는 탈락표의 동향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각 정당의 대표 경선 때 많이 등장하는 경우죠. 1차로 A, B, C, D 등 네 후보가 입후보해 경선을 벌이고, 과반수를 넘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봅시다. 이때 A와 B가 1차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고 할 때, C와 D를 지지하던 표가 어디로 향하는지가 실제 패권을 결정하게 됩니다.

다수결 이상형 월드컵의 경우에도 누구든 초기에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탈락하는 경우에는 맥이 빠지고 결과에 대한 기대가 반감될 겁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투표를 계속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자신이 그럴듯하게 생각하는 차선 쪽으로 쏠릴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굳이 나눠 보자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남아 있을 경우에는 이 후보를 최종 1위로 만들기 위한 쪽으로 움직이는 포지티브(positive)한 행동 방식이 나타나겠지만, 그 후보가 탈락한 뒤에는 누가 더 좋아서라기보다는 덜 싫은 쪽을 위로 올려 보내는, 다시 말해 장점이 많다기 보다는 감점 요인이 적은 쪽을 선택하는 네가티브(negative)한 행동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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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요소들을 감안해 볼 때 송승헌이 최종 승자로 꼽힌 것에는 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뭐 얼마 전 윤아/서현과 함께 문화부장관 표창을 함께 받은 인연 덕분인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투표를 통해 이름을 써 내서 다수결로 뽑힌 것보다 오히려 이런 과정을 거쳐 뽑힌 것이 더욱 설득력있게 느껴집니다. 대한민국의 우상인 '소녀시대가 뽑은 이상형'이라는 칭호는 꽤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사실 남자들로서는 꽤 부러울 일입니다. 이날 신동엽의 멘트 중 "여러분이 어떤 연예인의 전화번호가 알고 싶으면 그냥 가서 물어보세요. 그 분들도 아마 (소녀시대 멤버들로부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받는 일을) 굉장히 좋아하실 거에요"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그런 소녀시대가 뽑은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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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7일 소녀시대의 다수결 이상형 월드컵을 보고 나니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만약 이 다수결 이상형 월드컵을 적절하게 의미 있는 숫자, 예를 들어서 10대 후반에서 20대 정도까지의 여성 1000명 정도를 상대로 진행하면 어떨까요. 혹은 40대 여성 1000명 정도를 놓고 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여자들만 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겠죠. 적절한 장소에 적당히 많은 인원을 놓고 조사를 진행해 '대한민국의 이상형'을 뽑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달콤한 밤' 제작진이 한번 특집으로 진행해 본다면 결과가 매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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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는 노래 잘 하는 여자를 보면, 혹은 자신의 노래 실력을 과신하고 뽐내는 여자를 보면 지가 무슨 휘트니 휴스턴인줄 아느냐고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살짝 흘러 이 말은 지가 무슨 머라이어 캐리냐는 것으로 바뀌었죠. 요즘은 누가 이 자리에 들어갈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바로 그 휘트니 휴스턴이 서울에 왔습니다.

2010년 2월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휘트니 여신님을 친견하고 돌아온 길입니다. 물론 많은 걸 기대해선 안된다고 다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20년 전, 아니 10년 전 휘트니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습니다. 'One moment in time', 'Run to you'가 세트 리스트에서 아예 빠져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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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서 90년대 중반 무렵까지, 세상은 세 명의 디바를 이야기했습니다. 바로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 그리고 셀린 디온이죠. 종합적인 차트 성적이나 판매량으로는 머라이어 캐리가 휴스턴을 앞지를 수도 있을 것이고(RIAA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음반 판매량으로 캐리는 통산 6300만장, 휴스턴은 5500만장 선입니다), 셋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 하는 것 등은 취향의 문제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제 기준으로 평가할 때, 제가 노래를 들어 본 여가수 가운데 맨 윗 줄에는 휘트니 휴스턴과 바브라 스트라이잰드가 있고, 이 줄에는 이 두 사람 외에는 올라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에 노래 잘 하는 가수가 한두명일까마는 이만한 가수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벌써 보셨겠지만 그 인간의 한계를 넘은 듯한 가창력의 절정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1989년 그래미 시상식장에서 부른 One moment in time.

하지만 휴스턴은 어느새 가수로서의 생명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만큼 철저하게 망가져 버렸죠. 가십 잡지에는 홈리스 가까운 모습이 된 휴스턴의 사진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말 많은 결혼생활과 이혼, 고질적인 마약 문제(90년대 이후 줄곧 '왜 휴스턴은 한국에 오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올 때 '세계에서 가장 마약에 대해 민감한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어왔습니다)가 이 뛰어난 엔터테이너의 가수 생명을 갉아먹은 것이죠.

어쨌든 지난해 앨범 'I look to you'를 내놓고 가수로서 재기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을 때 떠올랐던, '과연 그 기적적인 보컬 퍼포먼스를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은 기대에 비해 너무나도 얌전한 노래인 'I look to you'를 들었을 때 '아니겠구나' 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간간이 공개된 라이브 솜씨도 기교는 여전했지만 인간 음역의 한계를 넘나들던 가창력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복귀해서 노래하는 모습들입니다. 지난해 11월22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부른 I Didn't Know My Own Strength.



또 지난해 12월 영국의 신인 발굴 프로그램인 'The X Factor'에 출연해서 부른 'Million Dollar Bill' 입니다.


이어진 월드 투어 소식. 놀랍게도 10년만의 월드 투어가 서울에서 시작된다는 신기한 소식을 듣고서 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연장에 앉았습니다. 숨이 턱에 차서 공연 직전에 입국하는 것도 아니고, 이틀 전에 입국해서 컨디션 조절을 한다는 스케줄이라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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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휴스턴이 부른 노래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For the lovers
Nothin' but love
한국어로 '감샤합니다'라고 인사합니다.

I Didn't know my own strength
My love is your love
Exale (Shoop Shoop)
If I told you that
It's not right but It's OK

그리고 옷을 갈아입겠다고 들어간 뒤 3곡이 나왔습니다.
One Moment in time - 뮤직비디오
For the love of you - Gary Houston(오빠)
Queen of the night - Chorus

1집 메들리:
Saving all my love for you, Greatest love of all, All at once
(한 곡이 더 있는 듯 한데 확실치 않습니다)

I wanna dance with somebody
I love the lord (from Preacher's Wife)
I Look to you
Step by step
I always love you

encore: Million dollar bill



굵은 글자로 표시된 것은 모두 지닌해 발매된 최신 앨범인 'I look to you'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이 앨범 수록곡이 5곡이나 된 것은 최신 앨범에 대한 홍보의 의미도 있겠지만, 이 앨범의 노래들이 현재 휴스턴이 소화할 수 있도록 맞춤 제작된 것들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공연 내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댄스 곡들의 비중이 높았고, 휴스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또 노래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힘들어하고, 왠지 시간을 끌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휴스턴의 파워풀한 목소리를 뽐낼 수 있는 노래는 거의 부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Saving all my love for you 같은 노래는 가사를 모르는 사람은 '아 그게 그 노래였어?'라고 말할 정도로 리메이크됐습니다(다만 이 노래를 부르기 전, 마이클 잭슨에 대한 애끓는 추모의 정을 얘기하며 눈물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I look to you의 녹음에서는 가릴 수 있었지만, 라이브에서는 왕년의 매끈한 목소리 대신 인생의 굴곡이 느껴지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굳이 느낌으로 얘기하자면 휴스턴의 대모인 아레사 프랭클린이 왕년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대략 어떤 분위기인지 상상할 수 있게 해 주는 영상입니다. 지난해 9월 미국 Good Morning America를 통해 소개된 I'm Every Woman 입니다. 이 노래의 특징을 이루는 끝부분의 고음부를 비롯해 힘든 부분은 거의 다 코러스에게 넘겨 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위의 동영상이나 마찬가지로 6일 서울 공연에서도 팬들은 그가 노래를 마칠 때마다 일제히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아마도 그 분들이 모두 귀가 없어서, 혹은 20년 전의 휘트니가 저 노래들을 부를 때 얼마나 듣는 이가 소름끼칠 정도로 완벽한 가창을 보여줬는지 몰라서 그랬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왕년의 영웅이었던 그녀가 오랜 방황과 고난을 겪은 뒤 돌아와, 아직도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워서였을 겁니다.

그리고 공연의 마지막 곡. 'I will always love you'를 부르며 머리를 매만지는 휴스턴의 모습을 보니 정말 마음이 짠하더군요. 그동안의 사소한 불만들이 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노래가 만족스러워서는 아닙니다. 모든 관객들은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 옛날처럼 노래하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그거야말로 욕심이지. 이렇게 돌아와 줬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노래는 본래의 악보에서는 한 줄 정도 아래로 내려온 상태였지만 어쨌든 휘트니가 돌아와 있다는 게 중요하지.

부디 7일에라도 목소리가 회복돼 좀 더 나은 공연을 보여주기를, 그리고 앞으로 6월까지 이어지는 50회의 공연에서는 조금이라도 과거의 기량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제발 감기라서 그랬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 속엔 이렇게 노래하는 휘트니가 살아 있다는 건 과연 보는 사람과 본인, 누구에게 더 잔인한 일일까요. 추억이란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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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페셜로 접어든 '지붕킥'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다양한 카메오입니다. 그동안 어떤 식으로든 김병욱 PD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저마다 재미있을 거라며 나오는 경우도 있고, 또 이런 저런 필요에 의해 등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카메오는 '그냥 한번 나오면 되지'라는 걸로 그치지 않을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엔 그냥 자연스럽게 묻어 지나가지만 때로는 드물게 작품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하죠.

지금부터 뽑는 카메오 베스트는 그냥 순전히 제 편견으로 꼽은 겁니다.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과는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보지 못한 에피소드인 경우도 있고, 판단 기준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한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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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이거JK는 베스트로 뽑기엔 분량이 너무 적었죠. 하지만 "스타일 바꿔. 사람들이 너랑 나랑 헷갈리잖아"같은 멘트는 정말 웃겼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인 순위는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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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뽑은 10위는 정일우. 정음에게 흰 강아지와 썰렁한 유머감각을 전해주고 추억 속으로 사라진 첫사랑 남자 역으로 등장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때와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역을 맡았는데 자기 몫의 웃음은 충분히 뽑아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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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는 로버트 레드퍼드 주연 영화 '은밀한 유혹'의 패러디에 출연했던 동네 마트 사은품 담당직원 김한석. 인나에게 반해 물량 공세를 펴고, 사은품 다 몰아줄테니 데이트 한번만 해 달라는 파격 제의를 해서 쫄쫄 굶고 있던 인나-광수 커플을 고민에 빠뜨리는 에피소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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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는 신지와 데니안. 특히 신지는 정음과 '서울대 의대생을 만나는 서운대생의 공감대'를 보여주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데니안과 묘한 커플 연기도 좋았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카메오들은 '김병욱표 시트콤 출신' 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나눌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전자 쪽이 훨씬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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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는 준혁을 짝사랑하는 여고생 1진 역으로 나왔던 티아라 지연. 준혁이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정음을 협박하는 모습에서는 살짝 리얼한 분위기가 풍기기도 했습니다. 요즘 '공신' 연기보다 이때가 더 좋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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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는 하이킥판 가족오락관을 진행하러 미국에서 갑자기 날아온 작은아버지 역의 허참. 이제는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게 됐었던 '자아, 몇 대 몇!'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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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는 하숙범에서 쌔끈한 미남 공대생으로 변신한 김범. 사실 이 에피소드의 김범은 스스로 웃기기보다는 정음과 인나가 범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버 경쟁을 하게 하는 역할이었는데, 살짝 살짝 웃어주는 살인미소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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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는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터지는 윤종신-장항준 비실 브라더스. 정수기를 고치러 왔다가 정음에게 반한 윤종신과 그 사랑을 맺어주려고 나름 애쓰는 동생 장항준은 정말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장항준 감독이 외치던 "형, 튀어!"와 거기서 이어지는 비실비실 탈주 장면과 함께 명장면으로 꼽을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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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에서 '내조의 여왕'을 패러디하는 데 못된 동창 이혜영 역할을 할 사람으로 박경림 이상의 인물을 생각해내기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물론 등장하는 순간부터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이 가능한 에피소드지만, 그 구상이 그대로 화면에 표현되는 즐거움도 시청자에겐 큰 법입니다. 박경림이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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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하이킥에서 참 잊기 힘든 에피소드가 바로 윤기원의 터미네이터였습니다. 그다지 근육질도 아닌 윤기원이 이 역할을 한다는 것도 그랬지만 마지막의 예언, "당신이 빌 게이츠 어쩌구와 함께 21세기 3대 부호로 꼽히던 주얼리 정이란 말이오?"는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합니다. 2위.



그럼 1위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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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봤지만 이 분을 빼놓고 지붕킥의 카메오를 논한다는 것은 역시 반칙일 듯 합니다. 순재의 청혼을 받고 고민하는 자옥 앞에 나타난 '젊은 남자' 영규. "누나, 누나아~~"하는 애교와 함께 스포츠카를 몰고, 웃통을 벗고 도끼질을 하는 남자의 유혹에 자옥의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리죠. 하지만...

등장한 카메오의 절묘한 연기며 에피소드의 완결성에서 이 이상의 카메오 출연 에피소드는 없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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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 세경 신애 자매를 서울로 끌어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김혜성-노승욱 콤비를 비롯해 수십명의 카메오들이 '지붕킥'을 수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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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주얼리 정의 파트너 후니훈, 줄리엔의 여자친구(?)로 등장해 신애를 울렸던 소이, 물론 찬반이 치열하게 오갔던 이나영 등등입니다. 아직 3월말 종영까지는 한달 넘게 남았으니 그 사이에 또 어떤 카메오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웃길 지 기대됩니다.

이 포스팅의 순위가 그때 다시 바뀔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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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하신 분도 있을 겁니다. 오늘은 입춘이지만 음력으로는 12월21일입니다. 즉 음력 날짜로 따지면 아직 경인년인 새 범띠해가 아니라 기축년, 소띠해가 끝나지 않은 것이죠. 당연히 설날인 오는 14일이 되어야 그때부터 범띠 해이고, 그때 태어난 아이라야 범띠라고 생각하실 분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역법에 따르면 띠의 경계는 음력설이 아니라 입춘입니다. 즉, 오늘 이후로 태어난 아이는 분명히 범띠인 것이죠. 물론 하루 전날, 즉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아이는 소띠지만 2월4일부터 2월14일 이전까지 태어난 아이들은 음력 날짜와 무관하게 모두 범띠입니다.

무슨 소리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엄연히 정해져 있는 규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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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력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간단할 듯 합니다. 조선 후기에 완성된 만세력은 역술원의 필수품이죠. 흔히 말하는 사주는 연주, 월주, 일주, 시주의 네 가지를 합한 것입니다. 이를 알아 보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도 만세력을 찾아 봅니다. 외워서 쓰는 분도 있지만 그건 그냥 기억력 자랑일 겁니다. 인터넷 만세력은
http://www.twomanplus.co.kr 를 사용했습니다.


일단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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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연주, 월주, 일주, 시주입니다. 그러니까 2010년 2월3일에 태어난 이 아이의 사주는 '기축년 정축월 갑신일 무진시'가 되는 것입니다. 음력 12월20일, 소띠 해의 마지막에 태어난 이 아이는 당연히 소띠입니다.

하지만 하루 지난 2월4일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월4일이 입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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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의 사주는 경인년 무인월 을유일 경진시입니다. 분명히 음력 날짜는 여전히 기축년 12월21일이지만, 이 아이는 범띠입니다. 입춘을 경계로 해가 경인년으로 바뀌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달도 12월이 아니라 1월이 되어 있습니다. (항상 12월은 축월, 1월은 인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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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설날인 2월14일 태어난 아이도 당연히 범띠입니다만, 이미 음력설을 맞기 열흘 전부터 줄줄이 범띠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음력으로 새해가 되어야 범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규정이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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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만약 음력설이 입춘보다 먼저인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음력설이 지났더라도, 입춘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띠가 바뀌지 않는다'가 정답입니다. 바로 지난해, 2009년이 그랬습니다.

음력으로 2008년은 쥐띠해, 2009년은 소띠해입니다. 그리고 음력설은 1월26일, 입춘은 2월4일이었죠. 일단 음력으로 섣달 그믐날인 12월30일을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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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25일은 음력으로 2008년(무자년) 12월30일. 그러므로 이날 태어난 아이는 당연히 쥐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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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은 음력 날짜론 2009년(기축년) 1월1일인데도 이날 태어난 아이는 쥐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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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2월4일, 입춘이 되어서 태어난 아이라야 소띠로 인정받는 겁니다. 음력 날짜로는 1월10일. 정식으로 소띠해가 된지 열흘이 지나서야 진짜 소띠가 태어나기 시작하는 것이죠.

대체 왜 이런거냐고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음력설이 며칠이건, 매년 띠가 바뀌는 것은 입춘을 경계로 한다는 원칙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혹시라도 어중간한 때에 태어나 자신이 무슨 띠인지 헷갈리셨던 분들, 이제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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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굳이 설명하자면, 오랜 농경 문화의 역사 때문에 '날짜는 음력으로 따지더라도 띠는 양력으로 구분한 것이 우리의 전통'이라고 알아 두시는 것도 좋겠지만, 더 헷갈리실 지도 몰라서 생략했습니다. 하긴 가끔 입춘을 비롯한 이십사절기가 양력인 걸 모르는 분들도 있더군요.^^

위 말을 착각하신 분이 있어서 덧붙입니다. '띠는 양력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1월1일부터 바뀐다는 말이 아니라, 양력 2월4일(즉 입춘)부터 그 다음해 2월4일(역시 입춘)까지를 경계로 바뀐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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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유명한 박성혜 전 IHQ 본부장이 책을 냈습니다. 제목은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누구나 아시다시피 '혼자 빛나는 별이 있느냐'는 영화 '라디오 스타' 대사의 변형입니다.

최근 몇년 사이 매니지먼트업계에서 여성 대표들의 목소리가 꽤 높아졌습니다. 특히 이 분들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성혜 전 본부장도 그중 하나였고 김민숙 바른손 대표, 이주영 스타파크 대표, 이정희 아바 엔터테인먼트 대표, 심영 KM컬처 이사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죠. 특히나 박성혜씨는 김혜수, 전도연, 지진희, 염정아, 임수정, 황정민 등이 톱스타로 올라서는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인물입니다. (물론 그냥 그 회사의 본부장이었다 이런 의미는 아닙니다).

그런 잘나가던 그가 어느날 모든 복록을 마다하고 미국 유학을 떠난다더니 다녀와서 열심히 책을 쓰고 있다고 하더군요. 계속해서 '도대체 왜'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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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이 분을 잘 알 리가 없으니 우선 왕년의 시네21 기사를 보시는 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이 분이 '잘나가던 시절'의 하루를 누가 쫓아다닌 내용입니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4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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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꽤 오랜 시간 잘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책 내용을 보니 신기한게 많더군요. 광고 카메라맨이던 지진희를 설득해 배우로 만든 건 알았는데 이미 오래 전, 대학 시절에 유명 가수들을 데려다가 잠실 학생체육관을 가득 채우고 이벤트를 벌였다는 것까지는 몰랐습니다.

어쨌든 박씨가 연예 바닥을 휘젓고 다니던 시절은 어느 유명한 감독님이 어느 유명한 매니지먼트사 대표와 논쟁을 벌이다가 "이런 XX, 매니저면 운전이나 잘 하면 되지..."라며 소리를 질렀다는 시절입니다. 그런데 박씨는 최근에서야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운전도 못하는 매니저가 대체 어떻게 살아남아서 업계를 주도했는지는 참 의문입니다. (물론 이 책에는 소상하게 내용이 나옵니다만, 그 내용을 제가 소개하는 건 곤란할 듯 합니다. 책도 팔려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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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가까이서 본 박이사님은 참 호기심 많고 잘 빠지는 사람입니다. 뭘 하나 좋아하면 푹 꽂히는 스타일이고, 역지사지를 잘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주변 사람들, 특히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솔직히 기자와 매니저라는 관계상 저한테 뭘 특별히 잘 해준 기억은 없지만, 특별히 다른 사람에게 잘 해준 기억도 별로 없는 그냥 공평한 사람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희한하게도 이 책이 나온 날짜가 1월10일. 그리고 이 책의 뒷부분에는 '15년을 그녀와 함께 일했다. 그녀가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한 날 하늘이 쪼개지는 줄 알았다'는 김혜수의 추천사가 들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 기사가 터졌고, 아무도 본인들로부터는 코멘트를 따 낼 수 없을 때, '한국에서 김혜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책을 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온 사방에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는 말을 수십차례 반복해야 했다고 합니다.

조금만 영악한 사람이라도 살짝 책 선전이 될 정도로만 얘기를 '흘렸겠지만', 이 사람은 그럴 인물이 못 됩니다. 하긴 참 '비즈니스 감각 없는 매니저'라는 얘기를 칭찬으로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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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미국까지 다녀온 마당에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인디 음악쪽 일을 해보려고 한다'더군요. '그걸로 무슨 돈이 되겠느냐'고 말리는 척 했는데 그래도 하고 싶답니다. 하긴 옛날에 저한테서 공연 티켓깨나 뜯어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 사람이 뭐 그렇게 계산에 밝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한국 연예산업에 벤처와 우회 상장 바람이 불어 개도 수표를 물고 다닌다던 시절, 한국에서 제일 큰 매니지먼트사의 2인자로 있으면서도 '한 30억쯤 챙겼지?'라는 질문에는 '챙기긴 챙겼지. 근데 그게 따지고 보면 언젠가는 주식이 올라서 그 정도 될 거라던가...' 라고 할 정도로 셈이 어두웠죠.

한마디로 이 책,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그렇게 자기 실속 안 챙기고 스타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살았던 사람(이런 식으로 쓰고 있으니 왠지 추도사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스타들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은 사람의 기록입니다. 어떻게 하면 스타들을 키워서 돈 벌고 성공하고 유명해질 수 있을까가 궁금한 사람이 볼 책은 아닙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남자들이 판 치는 세계에 들어가서 자리를 굳힐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컴플렉스를 이기고 자기 역량을 펼칠 수 있는지에 궁금한 여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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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블로그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매우 기특합니다.

(근데 이보셔. 물론 이름만 소개해도 어떻게 찾아 오겠지만 도메인은 덧붙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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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방송계에서 김승우는 많은 예능 PD들이 눈독을 들였던 MC 후보였습니다. 90년대에는 이승연 김혜수 등 여성 톱스타들이 토크쇼 호스트로 재능을 뽐냈고, 지난해에는 박중훈이 토크쇼에 도전한 바 있었죠. 항상 새로운 사람을 찾는 방송계의 속성상 이번에는 김승우가 나설 차례라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변의 채널을 통해 '김승우가 방송 MC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라면 해볼만 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스케줄만 맞았다면 한 시상식 MC로 나설 수도 있었습니다.)

배우로서의 인기도 인기지만 김승우는 타고 난 밝은 성격과 친화력을 자랑하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언변은 개그맨을 능가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사실 영화배우 가운데서는 신현준-정준호 콤비가 대표적인 개그 콤비로 알려져 있었지만 김승우의 입담은 이들보다 한수 위라는게 중론입니다.

그런 그가 진행한 KBS 2TV 토크쇼 '승승장구'가 첫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게스트가 김남주라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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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는 여러 모로 훌륭한 게스트입니다. 일단 '내조의 여왕'으로 지난해 성공적인 컴백을 했고 연말 방송사 자체 시상식에서도 뜨거운 눈물과 인상적인 수상수감으로 화제가 됐지만, 그동안 어떤 TV 토크쇼도 김남주를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톱스타라고 해서 모두 토크쇼에서 영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 스타들은 오래 전부터 토크쇼에 나오면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죠. 하지만 김남주는 시원시원한 성격과 매너로 일단 나오기만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다들 예측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승우가 진행하는 '승승장구'에서 첫회 게스트로 김남주를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그리 성공적인 선택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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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회. 당연히 소개할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김승우를 비롯해 4명이나 되는 보조 MC들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승우가 돋보여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김승우와 김남주가 함께 등장함으로써 결과는 최화정을 비롯한 네 MC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김승우와 김남주가 함께 출연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김승우는 토크쇼 진행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기에 앞서 김남주의 남편으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으로 자리매김됐습니다. 김승우 자신도 중간 중간 "나 MC야 MC"라는 말을 농담으로 던졌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엔 훨씬 더 심했을 겁니다.

김남주와 김승우가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얻는 장점이라는 것도 충분히 있었을 겁니다.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겠죠. 하지만 첫회 한 회에 그런 장점을 얻은 것과 함께 김승우는 자신이 토크쇼를 진행할 만한 인물이라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부각시킬 기회를 전혀 얻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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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쇼와도 특히나 다르게, 김승우라는 배우를 호스트로 기용한, 김승우라는 배우의 40년 내공을 표면에 내건 토크쇼라면 다른 어떤 쇼 보다도 MC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초반의 역량이 집중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지금부터 보아야 할 것은 '아이리스'의 남성미 넘치는 북한 비밀요원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새로운 남자 진행자라는 점이 부각되어야 하는 겁니다.

물론 '승승장구'의 제작진은 지난해 '박중훈 쇼'를 구렁텅이에 빠뜨렸던 아마추어 제작진과는 수준이 다릅니다. KBS 예능의 에이스 중 하나인 윤현준 PD가 맡고 있는 만큼,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을 모를 리는 절대 없습니다. 다만 이들에게는 '김승우 쇼' 첫 방송이 화제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이 MC로서의 김승우가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는 점보다 중요했던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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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청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기에는 좀 모호한 것도 사실입니다. 김승우와 김남주가 털어 놓는 얘기는 풍성했습니다. 그럼 과연 김남주가 나오지 않는 2회에는 뭘 기대해야 할까요. 사실 기대할 게 없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김승우에게 다음 주에는 뭘 기대해야 할 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남주가 나오지 않아도 이 쇼가 재미있을지는 전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보기에 '승승장구' 첫회는 이 쇼가, 김남주의 옆자리에 그냥 게스트로 김승우가 앉고, 메인 MC 자리에 유재석이든 신동엽이든 지석진이든 어떤 MC가 앉았을 때와 어떻게 달라졌을지를 생각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어차피 한번은 나올 거였다면, 김남주는 좀 더 아껴 두고 초반에는 김승우라는 MC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좀 더 확실하게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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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인적으로 김승우라는 인물의 MC 자질에 대해 절대 의심하지 않으며, '박중훈 쇼' 때와는 달리 제작진의 역량에 대해서도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쇼의 초기 정착에 첫회 게스트가 김남주였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 뿐입니다.

P.S. 개인적인 기준으로 볼때 가장 첫회에 돋보인 사람은 우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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