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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추석 특집이 없었던 짧은 추석 연휴였습니다. 매년 과도한 성형 논란(?)을 일으켰던 동안 선발대회는 이제 시청자들이 이런 포맷에 식상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인들도 너무 젊어지는 바람에 대회 출연자들이 그리 돋보일 것이 없게 된 것인지 예전만큼의 폭발력은 없더군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주말 예능에다 '추석특집'이라는 간판만 붙여 단 이번 연휴 중에서 그래도 '1박2일'의 추석 놀이가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1:1:1 윷놀이는 방송이라는 시간 제한 때문에 말 수를 네개에서 두개로 줄여 진행됐지만 적절한 편집과 강호동 팀의 대역전이라는 화끈한 진행 덕분에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진행 도중, 강호동 팀은 만만찮은 - 어쩌면 결정적일 수도 있는 -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다른 분들도 눈치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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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앞의 말들이 모두 잡혀 꼴찌가 된 강호동-이수근 팀이 던지는 족족 개만 나와 '개잡이=게잡이'라는 평을 듣고 있을 때, 갑자기 터져나온 장타였습니다.

이승기-은지원 팀이 1등으로 나간 상황. 몽-김c 팀과 강호동-이수근 팀이 살아남기 위해 2등 자리를 노리고 있을 때 강호동 팀은 두 개의 말을 업은 상태였고 몽-김c팀은 두 말이 따로 따로 저만치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강호동 팀의 업은 말과 몽 팀의 뒤쳐진 말은 네 칸 차이. 윷이 나와야 잡을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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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강호동이 그림같은 윷을 던지며 뒤쳐진 말을 잡아 기적같은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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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보너스 샷으로 이수근이 개를 던지면서 역전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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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에도 2칸 차이로 쫓기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역시 마지막에 적시에 터진 걸 한방으로 추격전은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강호동 팀은 1번 더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넘기고 그냥 몽 팀에게 공격권을 넘겨 버립니다. 이 부분을 아무도 지적하지 않더군요.

바로 김c팀의 말을 잡았을 때 던져 나온 결과가 윷이었기 때문에, 이후에 강호동 팀은 2번 더 윷을 던질 수 있었죠. 하지만 1번만 더 던졌습니다. (말의 위치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편집상 삭제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동네에 따라 윷으로 상대의 말을 잡아도 1번만 더 던지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윷놀이의 상식은 윷이나 모로 상대의 말을 잡으면 2번 더 던지는 것입니다. 즉 윷이나 모로 1번, 상대의 말을 잡았으므로 1번을 따로 따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전혀 논란이 되지 않고 넘어간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윷놀이를 보다 흥미진진하게 하기 위해(즉 '예능의 정석'을 위해) 일부러 강호동 팀에서 한번을 덜 던졌는지도 모르겠지만(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전략가라고 할 수밖에...) 그게 아니라면 큰 실수였던 셈입니다. 만약 강호동 팀이 윷놀이를 졌다면 패인은 바로 그거였다고 부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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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연평도 꽃게찜과 꽃게 라면은 정말 침이 꿀꺽 넘어가게 하더군요. 특히 라면 끓일 때 꽃게를 넣으면 국물에서 풍기는 풍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다는 건 경험해 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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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까운 꽃게를 왜 라면 끓이는 데 넣느냐고 하실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얘기는 다리라도 넣어 보라는 겁니다. 전문 업소에서는 큰 찜통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지만 가정이나 펜션에서는 작은 솥에 여러 마리의 꽃게를 넣고 찌다 보면 서로 얽히고설킨 게들이 몸부림을 치기 때문에 다리가 많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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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떨어진 다리만 주워 라면 끓일 때 넣어도 맛이 그만입니다. 찌기 전에 게를 깨끗이 씻었다면, 찐 물로 끓여도 좋습니다. 게라는 동물은 어쩌면 이렇게 무슨 짓을 해도 맛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연평도는 배로 다섯시간...살짝 부담스럽지만 언제 또 게를 좀 해치우러 한번 떠야겠군요. 올해는 꽃게 시세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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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나영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사실 늦은 느낌입니다. 대체 왜 이제서야 이런 얘기들이 다시 나오고 있는지 분하기만 합니다. 왜 이런 일들이 자꾸 되풀이되는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혹시 혜진-예슬법이라는 이슈를 기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오래 전도 아닙니다.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양에서 두 명의 초등학교 재학생 어린이가 성폭행을 당하고 무참하게 살해되 시신도 버려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여론은 불타올랐고, '범인을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는게 결국 또 드러났습니다. '나영이 사건'의 결과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잘 잊어버리는 사회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줬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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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해 4월, '혜진-예슬법'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을 때의 시점에 쓰여진 것입니다. 과연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해보시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그리 변한 것은 없습니다.>>

엊그제 '혜진-예슬법'이라는 새로운 시사용어가 등장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새로 추진된다는 이 법은 아동 성범죄를 엄벌하자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025393

내용중에 눈길을 끄는 대목만 뽑아 봅니다.

법무부는 1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아동 성폭력 사범 엄단 및 재범 방지 대책'을 보고하고 안양 초등생 살해 사건과 같이 13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유사성행위 등 성폭력을 가한 뒤 살해한 경우 해당 범죄자를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는 내용의 가칭 '혜진ㆍ예슬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률 전문가도 아니고 그 근처에도 가 본적이 없는 저로서는 정말 당황스러운 대목입니다. 아니 그럼, 저렇게 나쁜 놈들을 지금까지는 대체 어떻게 다뤘다는 얘길까요.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어이가 없었습니다.

미성년인 친딸을 강제로 성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선고 기사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012279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곽병훈 부장판사)는 자신의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죄, 강제추행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친딸인 피해자를 수회에 걸쳐 강간 및 강제추행한 사안으로 패륜적 범행에 해당한다는 점과 피해자가 입은 육체.정신적 상처 등을 감안해 중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에 5년이면 중형이군요. 아니 대체 5년이 정말 중형이긴 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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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닙니다. 어린이나 마찬가지인 정신지체 2급자에 대한 성범죄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2001415

전주지법 제2형사부(조용현 부장판사)는 13일 항거 불능의 정신지체 2급 소녀를 성폭행 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장애인 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60)에 대해 징역 2년 을 선고했다.

다음을 보면 더 기가 막힙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 피고인이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는 등 뉘우치지 않는 점 등에 비춰 그 죄책이 매우 무거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만약에 피해자(또는 부모)가 합의라도 보고, 탄원이라도 해 주고,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친다고 연기라도 하면 그냥 풀어줄 태세로군요. 어이가 없습니다.

놀랍게도 실제로 그랬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1948921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2일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시 한 아파트 계단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김모양(당시 6세)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정모씨(50)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 정도면 원래 집행유예가 가능한 거였군요.

김 부장판사는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을) 세상에서 살아 남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고 이런 범행이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달라’ 고 호소했다”며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 어머니의 호소에 합당한 답변을 마련하는 일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자, 이렇게까지 거룩한 말씀이 있어야만 '징역 3년'이라는 엄청난 중형을 때릴 수 있었단 말이군요. 그럼 위에 나오던 징역 7년은 실로 엄청난 형벌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저렇게 말을 했다는 건 1심 재판부도 저 '호소'를 잘 알고 있었다는 건데, 그럼 대체 그때는 왜 집행유예라는 판결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더구나 이런 것도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1&aid=0000193854

그러나 오히려 친족간의 범죄라는 점이 처벌이 약화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동근 공보판사는 “우리 법원의 경우 대체적으로 피해자측이 처벌을 원하는 경우 7년,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 4~5년의 징역형이 선고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이 7년이 다른 사건의 경우에는 얼마나 큰 중형인지 한번 보겠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8&aid=0000801060

공사업체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종만 전남 영광군수가 1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군수직을 잃게 됐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1870447

멀쩡한 남편이 숨졌다고 허위 신고해 7억 원 대의 보험금을 챙긴 부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문준섭 판사는 24일 허위 사망신고를 통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박모(40)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뇌물 1억원을 받아 드신 군수나 죽었다고 사기를 쳐 보험회사를 등친 범인의 잘못이 가볍다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범인들이 7년 형을 받는데, 어린아이나 미성년자들이 평생 안고 갈 정신적인 상처를 받게 한 범인들이 3년, 5년, 심한 경우에나 7년 형을 받는다는 건 너무 약한 처벌이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7년이면 얼마든지 다시 나와서 활개(?)를 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일산 어린이 납치미수사건의 범인 이모씨도 본래 12년형을 받았다가 2심에서 10년으로 감형받고 복역한 뒤 출감해 2년만에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가 큰 일을 당했다고 치면(물론 지난 2년 사이에도 피해자가 없으란 보장이 없지만), 대체 10년이 길다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1948725

일산 초등학생 납치 미수범 이모씨는 10여년 전에도 5~9세 여자 어린이들에게 똑같은 성범죄를 저질렀던 상습범이었다. 이씨는 1995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여자 어린이들을 위협해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5건의 범행 모두 이번 사건처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이씨는 95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탄 여자 어린이를 흉기로 위협해 6층까지 데려갔다 여아가 소리치며 도망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그러나 이씨는 1시간30분 뒤 같은 아파트에서 2층 비상구 계단을 지나던 여아를 위협해 옥상으로 올라가 주먹 등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했다. 이씨는 다음해 2월과 3월에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자 어린이를 옥상으로 끌고가 성폭행했고, 반항하는 어린이에겐 흉기로 위협하며 폭행했다.


이 정도의 범죄력을 갖춰야 간신히 10년을 가둬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저지른 짓을 생각할 때 10년은 너무 짧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그런데도 이 10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http://www.freezonenews.com/news/article.html?no=25478

13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최근 잇따라 일어나 국민들을 격앙시키는 가운데 법무부가 ‘혜진.예슬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동 대상으로 성범죄를 하고 살해한 경우 법적 형량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무겁게 하자는 법률이다.

그러나 진보진영에서는 벌써부터 이 법의 실효가 없을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보신당 이선희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구멍난 치안은 처벌 강화로 해결이 안된다”며 “아동 성범죄의 경우 낮은 처벌이 범죄 재발의 원인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10년을 복역하고도 똑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른 일산 초등생 납치 미수범의 경우를 보라”며 “‘혜진.예슬법’에 의해 예상되는 범죄 차단 효과는 극히 적고 인권 침해의 여지만 넓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 범죄자가 형을 사는 동안 잘못된 성 인식과 인권 의식에 대해 교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도 프로그램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기존에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시행하고 경찰은 시국 사찰로 넋을 놓지 말고 민생 치안에 주력하라”고 말했다.


이 분의 생각으로는 이런 경우에도 10년이 결코 낮은 처벌이 아니었던 것이군요. 보통 사람의 입장에선 분통이 터집니다. 물론 '교정과 재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저 말 속에는 '10년이나 되는 중형을 받고도 결국은 재범이 일어나지 않았느냐'는 말에는 10년이면 매우 무거운 벌이란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사실 이런 낮은 양형은 판사들의 직업윤리를 의심하게 합니다. 현직 판사일 때 일반적인 판결의 형량을 낮춰 놓아야 결국 변호사로 개업했을 때 그 득을 보게 될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직 판사로 재직할 때에는 엄청나게 엄격한 양형을 매기다가 변호사로 독립하면서 이번에는 피고인의 편에 서서 가벼운 처벌을 호소한다면 아무래도 그만치 설득력이 떨어지겠죠. 한국 사법부가 일반적으로 가벼운 양형에 치우치는 데에는 이런 정서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이 고개를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물론 요즘 들어 젊은 판사들을 중심으로, 죄질이 나쁜 범죄자는 마땅히 법이 규정하는 한도 안에서 엄격한 처벌을 받게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특히 어린이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 범죄자의 경우 언제쯤 일반인들의 법 감정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형량이 매겨질 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전자팔찌나 범죄자 신원공개가 인권 침해라는 분들은 제발 이럴 땐 좀 빠져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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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2009년 10월의 시점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6월, 가칭 '혜진-예슬법'은 통과됐습니다. 부모의 간청에 따라 '혜진-예슬법'이라는 이름은 쓰지 못하게 됐지만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가중처벌이라는 취지는 살려서 입법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물론 4월에 들끓었던 여론은 6월이 되어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 역시 잊어선 안됩니다. 심지어 4월에는 닥치는대로 기사를 쏟아내던 언론들도 6월에는 잠잠해졌고, 형량 강화 사실을 보도한 매체도 얼마 안 됩니다.

그럼 대체 형량은 얼마나 강화됐을까요.

13세 미만의 여성에 대하여 ‘형법’상 강간죄를 범한 자가 집행유예로 풀려나지 못하도록 법정형의 하한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상향 조정됐다. 또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유사강간행위를 한 자에 대한 법정형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상향 조정됐다. 유사강간행위에는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의 일부나 도구를 삽입하는 행위가 추가됐다.

아울러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상 강제추행죄를 범한 자에 대한 법정형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됐고, 13세 미만자를 상대로 성폭력범죄를 범하고 상해를 가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에 대한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하고 있다.

또 13세 미만자를 상대로 성폭력범죄를 범하고 살해한 자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함을 명확히 하고,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한 자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개정됐다.


정말 중형이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이번 사건의 범인은 위 기사의 '강화된 기준'에 따라 처벌됐습니다. 단, 위 기준에 따라 법이 정한 가장 경미한 선의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한민국 법원의 기준에 한탄이 절로 나오는 아침입니다.

(아울러 대체 왜 대한민국 법원은 알코올 중독이나 음주자의 범행이 좀 더 관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정말 의문이지만, 이것까지 건드리면 감당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우울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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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은 조지 오웰의 소설에 나오는 해, 그리고 아사하라 쇼코가 그 유명한 옴 진리교를 창시한 해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해의 이름에서 9을 Q로 바꿔(일본어로는 발음이 같은 '큐'라고 합니다) 1Q84라는 소설을 써냈습니다.

책을 잡으면 원래 잘 놓지 않는 편이긴 합니다만, 이만치 다음 얘기가 궁금해지는 책은 참 오랜만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하루키 선생의 책을 처음 읽는 것이 아닌 터라 결국은 끝까지 읽고 나서도 뭔가 한눈에 확 들어오는 명쾌한 설명 같은 것은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절묘한 글쓰기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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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소개된대로 이 책은 2중 구조로 쓰여져 있습니다. 한 장은 남주인공 덴고의 눈으로, 그 다음 장은 여주인공 아오마메의 눈으로 쓰여져 총 48장에 맞춰져 있습니다.

학원 수학 강사이며 데뷔하지 않은 소설가인 덴고는 어느날 편집자 고마쓰로부터 한 소녀가 쓴 미완성 소설을 제대로 된 소설로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습니다. 한편 무술 강사인 아오마메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는 바늘을 이용해 사람을 해치우는 킬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오마메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에 이끌려 이 세계와 겹쳐 있으면서도 이 세계가 아닌, 즉 1984년이 아니라 1Q84년인 세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지만, 이 둘은 지금껏 한번도 서로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다른 한 켠에 버티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을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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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의문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도대체 리틀 피플이 뭐냐'는 것입니다. 1Q84의 세계에서, 문제의 '교주'는 리틀 피플과 인간을 연결하는 존재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하루키는 칼 융을 인용합니다.

융의 '인간과 상징'을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융은 한 민족, 혹은 한 문화 공동체를 설명하기 위해 '원형'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신화나 전설, 꿈은 하나의 공동체를 묶어 주는 역할, 즉 그 공동체를 공동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설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하루키의 리틀 피플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정령과 같은 존재입니다. 끊임없이 하루키가가 이들을 가리켜 '선이나 악이라는 존재로 막연하게 가릴 수 없는 존재들'이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이들이 단순한 악령이나 외계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 나오는 '교단'의 모델이 하루키가 일찌기 논픽션 '언더그라운드'를 집필할 때 대상이었던 옴 진리교 사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굳이 왜 하루키가 이 교단과 리틀 피플에 대해 호의적인 묘사를 하려 하는지 좀 의아해지기도 합니다. 하루키는 칼 융과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인용하면서 이 교단의 존재 의미를 인류 공통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원시적인 종교성으로 설명하려 합니다. 과연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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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번데기와 도플갱어에 이르면 하루키에 익숙한 독자들은 '아아, 또 시작이구나'하는 실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하루키 스타일의 '독자 흔들기'입니다. 사실 하루키 선생은 가끔씩 이렇게 변화구를 던지면서 이야기의 진행에 목마른 독자들을 약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소설을 위해 하루키가 사용하는 소재와 학설들, 칼 융, 마셜 맥루헌,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그리고 '헤이케 이야기'와 '1984'는 모두 지나간 것들, 흘러간 것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애착을 드러냅니다. 굳이 2009년에 왜 하루키는 인터넷과 핸드폰이 없는 시대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까요.

그의 머리 속에서 1984년은 현재, 즉 2009년의 맹아가 될 수 있는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해, 어느 시점도 마찬가지겠지만 1984년의 우리가 뭔가의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죠. 하루키에게는 아마도 그 시간, 1984년의 시간들이 지금에 와서는 아주 먼 과거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재도 아닌, 별 의미 없이 정의되지 않은 시간으로 흘러가 버린 것이 참을 수 없는 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제가 이 소설에 끌린 것 역시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젊은 날을 보냈던 사람으로서의 느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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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하루키 특유의 논지 피해가며 변죽 울리기 - 이 소설에는 "나는 말이지, 특히 소설에 관해서는 내가 다 읽어낼 수 없는 것을 무엇보다 높이 평가해. 내가 죄다 알아버리는 그런 것에는 도대체 흥미가 없어. 당연하지. 지극히 단순한 일이야"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 는 이 소설에서도 여전합니다. 어떤 독자라도 '한 눈에 모든 것을 알아차리기'는 불가능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빛을 발합니다.

그런 모든 요소를 하루키의 허세라고 치부해 버리더라도, 이 소설이 갖고 있는 고갱이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파란 하늘, 두 개의 달이 빛나는 저녁, 두 개의 달을 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의 사랑을 떠올리고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내는 정경은 하루키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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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루키의 작품 중에선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유니콘의 꿈)'와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겹쳐지는 세계라는 면에서는 또 다른 무라카미인 무라카미 류의 '오분 뒤의 세계'를 연상시키기도 하죠. 물론 가리키는 방향은 정 반대입니다.

1Q84는 순간의 인기에 따라 사라질 책은 아닌 듯 합니다. 지금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읽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어쩌면 한 10년 뒤 쯤이 가장 좋은 시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한번 '빠져 보시죠'.


P.S.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다가 몰랐던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는 곡은 태어나 제목조차도 들어 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멜로디는 놀랍도록 친숙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L&P)의 라이브 앨범에서 들어 본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곡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이거였더군요. 'Knife Edge'.

모처럼 추억 속의 EL&P를 되새겨 보는 계기도 됐습니다.

'전람회의 그림' 가운데 '키에프의 대문'입니다. 익숙지 않은 분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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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퀴즈: 최민수의 스승, 손석희의 매형, 윤석화의 친구이면서 김혜자의 매니저이고 대학가요제 심사위원장인 사람은 누굴까요?

참 특별한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제목은 '주철환 음악이야기 - 노래는 불러야 노래'. 주철환 전 OBS 사장-교수-PD께서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한 현장이었습니다. 9월26일 오후 8시,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렸습니다.

오랜만에 들어가 본 이화여대에는 모세의 지팡이 앞에 갈라지는 바다를 연상시키는 멋진 건물이 들어섰더군요. 초행길이라 허겁지겁 들어가 보니 벌써 700여석의 내부가 꽉 차 있었습니다. 다행히 미리 좌석을 확보(?) 해둔 턱에 서서 구경하는 신세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콘서트는 거의 2시간30분에 걸쳐 펼쳐졌습니다. 워낙 마당발에 사람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수많은 게스트들이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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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등장한 게스트는 동북고 교사 시절의 제자 최민수. "일곱살 차이밖에 나지 않아 사실 선생님이라기보다는 형"이라는 소개를 받자 최민수는 "그래도 첫 마디에는 '선생님'이라고 딱 한번 불러 드리겠다"며 장단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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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는 주철환 선생에 대해 "영화 '작은 시인의 사회(죽은 시인의 사회의 최민수식 표현)'에 나오는 그 선생님 있잖아, 그 선생님 같은 느낌이었어요"라고 고교시절을 회상했습니다. 이어 최민수가 "무슨 선생님이 소줏병을 들고 학생한테 한모금 마시라고 할 수가 있어요?"라고 따지자(?) 주선생은 "전혀 기억에 없다"며 시치미를 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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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이분이 이렇게 웃으며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도 참 오랜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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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세윤이 '건방진 프로필'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출연자들 중 상당수가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주선생이 주례를 봐 준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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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환 선생의 옆에 선 흰 옷 입은 청년이 바로 아드님 오영군입니다. 이 분의 나이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저렇게 장성한 아들이 있다는 데 깜짝 놀라기도 하죠. 주변의 청년들은 현재 군복무중인 오영군의 친구들.

한 친구는 "아버님(주선생에 대한 이들의 호칭입니다)과 술을 마시면 꼭 사망자가 생기고 피를 토하는 부상자가 나오기도 한다"는 비화를 공개해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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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인 손석희 교수의 영상 메시지. "참 별 짓을 다한다 싶었다"는 멘트에서 빵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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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외의 인물인 김창렬. 알고보니 주선생의 수많은 주례 목록 중에서 연예인 1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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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얼굴이 잘 안 보이는 분은 바로 아래 사진의 왼쪽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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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KBS 뉴스 시청률 상승을 가져온 박영환 앵커. 이분이 바로 MBC TV '퀴즈 아카데미'의 1회 출연자였습니다. 당시 고려대 방송국 국장이었다는 이유로 강제 징발(?)을 당했던 거였죠. 당시 1회 출연자 중에는 영화 '과속스캔들'의 시나리오를 쓴 김영찬 작가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당시 '퀴즈 아카데미' 출연자 몇명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나눴습니다. (물론 제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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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비운의 프로그램(?)이던 'TV 청년내각'으로 등용된 이훈, 그리고 이훈이 MC로 나선 1994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가수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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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희망전도사'로 유명한 강연가 최윤희씨와 박경림.

박경림은 "신인 시절, 모든 사람이 '네가 무슨 방송이냐'고 할 때 주철환 선생님만큼은 유일하게 내게 '넌 앞으로 잘 될 수 있다'며 희망을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선생은 "사실은 나도 이렇게 잘 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습니다. 이어진 "이것이 바로 칭찬의 힘, 긍정적 사고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는 실례"라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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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사진은 알아볼 수 있게 나온 사진이 단 한장도 없어 바깥 사진을 공수해 왔습니다. 주선생은 자칭 '김혜자의 매니저'입니다. 김혜자 선생은 '연민'이란 노래의 가사를 낭송하기 전, "나는 가사가 하도 좋아서 누가 시를 써 준 줄 알았다"고 말해 다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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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덕담이 쏟아졌지만, 방송사 사장을 역임한 55세의 전직 대학교수가 자작곡으로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건 정말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저는 몇달 전에 "요즘 열심히 녹음하고 있다"는 말을 듣긴 했습니다만,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저 나이가 됐을 때, 이렇게 끊임없이 사고(?)를 칠 열정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12년,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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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에서 이민정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비키니 사진을 올렸을 때의 반응에 대해 털어놔 화제가 됐습니다. 올린 이유에 대한 해명(?)은 "발리에 웨딩 화보 찍으러 갔다가 모처럼 수영장에 혼자밖에 없어 찍은 사진들"이라는 약간은 빗나간 대답이었습니다만, 어쨌든 상관 없습니다. 올려 주시기만 한 것도 감지덕지인데 뭘 이유까지 따진단 말입니까.

지난해 이후로 미니홈피를 이용한 비키니 마케팅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실 이런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는 이유도 제각각입니다. 물론 '일부러 화제 되라고 사진을 올렸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보는 사람들이 추측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잘 보다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제 찬바람도 불기 시작했으니 미니홈피 비키니 시즌은 끝물인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미니홈피 비키니 상' 후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스타들이 미니홈피에 올리는 사진을 놓고 '성형수술 성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미리 체크하려는 시도'라고 가시돋친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여기선 그런 의견은 무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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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민정. 바로 어제 방송에서 얘기한 그 사진입니다. 물론 미니홈피에 굳이 비키니 사진을 올리는 스타들에게 가장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면 자신감입니다. 올려서 욕을 먹거나 비난을 받을 수준의 사진을 올리는 바보 연예인은 한국에 없습니다.

그만치 일단 미니홈피에 올라온 사진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자체 화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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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드시 발리에서만 미니홈피 사진을 찍는다는 법은 없죠. 집에서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참 집에서 찍은 사진 치고는 광선까지 신경쓴 공이 역력합니다.^ 아, 탤런트 연미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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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곽현화. 용모도 몸매도 훌륭합니다. 웃기기만 하면 참 좋을텐데...

지금까지는 알려진 스타들이라면 이제부터는 미니홈피 비키니가 큰 역할을 한 신인들입니다. 이들의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노력이 필요했는지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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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가수 소리입니다. '효리 말고 소리'라는 구호만으론 좀 부족했던 듯 합니다. 오일이 카메라에도 튄 듯, 절로 뽀사시한 느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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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한예슬'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온 신인 윤선경입니다. 쇼핑몰도 함께 운영한다는군요. 한예슬과 얼마나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 미니홈피 비키니 활동 외에 어떤 연예활동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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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한예원의 수줍은 비키니(?). 이 정도로는 뭘 기대했건, 별 효과가 없을 게 자명합니다. 예상대로 거의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예원은 지금도 잘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자체 화보(?) 따위는 필요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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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여자친구'가 대표작인 주아민입니다. 이 사진이 공개된 뒤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꾸는 1초 사이에 누가 사진을 퍼 갔더라'고 좀 궁색한 변명을 하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1초간이라도 공개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사진 덕분에 어쨌든 'MC몽 여친=주아민'이란 이름은 대단히 생생하게 아로새겨졌습니다. 네. '올해의 미니홈피 비키니' 상은 아무래도 이 분의 차지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아주 간단하게 최근 몇년 사이의 미니홈피 비키니 사(史)를 돌이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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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 비키니의 역사를 바꿔 놓은 분입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4억소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분이죠. 이 분은 미니홈피와 쇼핑몰을 통해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널리 퍼뜨려 쇼핑몰 대박의 신화를 이룩했다고 합니다.

누군가 노출(?)을 비난하자 '그래, 난 사업가야'라고 당당하게 받아쳤다는 분입니다. 많은 남자들이 존경과 감사를 드려야 할 분입니다. 이분이 없었다면, '미니홈피 자체화보'의 유행은 절대 없었을 겁니다.


그 뒤로 황혜영이나 김준희같은 이 부문의 신화적인 존재들이 비키니 사진을 공개했고 그로 인한 화제가 쇼핑몰 대박으로 이어졌다고들 하지만, 이런 분들의 지나치게 프로페셔널한 비키니 사진들은 별 감동을 주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니홈피 비키니' 장르는 아무래도 좀 덜 연출된 자연스러움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좋은 카메라를 써도, 너무 전문가의 냄새가 나도 실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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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미니홈피 비키니 상' 수상자로는 아무래도 '손호영 누나'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손정민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얏트 호텔 야외수영장으로 보이는 공간인데, 아마추어리즘이 빛나는 수작 화보라고 불러야 적당할 듯 합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던 일이 오프라인에서 곧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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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손정민 스타화보가 등장한 것이죠. 손정민의 예에서도 보듯 미니홈피 비키니 사진 등장은 얼마 뒤 스타화보 공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미 미니홈피 비키니 공개때 다 예정됐던 일인지, 아니면 미니홈피 비키니 공개 이후에 섭외가 들어간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천둥이 치면 비가 오고 방귀가 나오면 .... 하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두 사진을 비교해 보시면, 프로가 찍었다는 화보보다 위의 자체 화보가 더 훌륭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다큐멘터리의 승리라고나 할까...

아무튼 비키니 화보는 아주 신인이 아니더라도, 순간적인 지명도 획득과 새로운 활동의 신호탄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사례들을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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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4차원'으로 불리던 화요비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꽤 화제가 됐던 사진이죠. 아무튼 이 사진 이후 화요비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꽤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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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현에게는 이 비키니 탑 사진이 '이제 연예인'이라는 신호탄 역할을 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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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키니의 일상화 - 혹은 생존 확인 신호화를 이룬 이파니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수시로' 존재를 확인해주는 목적으로도 미니홈피 비키니는 훌륭하게 가치를 인정받을 만 합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 미니홈피 비키니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미풍양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이견이 있는 분이라면, 왜 그런지는 각자 블로그를 만들어서 자기 블로그에 쓰시기 바랍니다.




...글쎄 추천은 공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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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이 LPGA에서 마침내 1승을 올렸습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남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고 하는군요.

이번 우승이 있기까지 최나연은 무려 55회나 LPGA 대회에 출전해 54전 55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올시즌 신인왕과 MVP 동시 석권을 노리는 신지애를 비롯해 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거나, 거둔 선수는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최나연이 첫 우승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골프 문외한인 제가 대체 왜 LPGA 우승 경력도 없는 선수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걸까요. 물론 답도 뻔합니다. 당연히 '얼짱 골퍼'라는 호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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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각종 언론들이 '얼짱 골퍼'라는 별칭을 붙여 준 골퍼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미셀 위만 얼짱 소리를 들은 게 아닙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김초롱 외에는 모두 얼짱 골퍼라고 불렸다고 해도 심하게 사실과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최나연은 다른 조작된 '얼짱 골퍼'들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건 어느날 보게 된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입니다. 건강미넘치는 얼굴과 짧은 머리가 흰 미니 드레스와 너무나 생기있게 잘 어울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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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화장발, 조명발, 뽀샵빨.... 수도 없이 많은 가공이 있었겠지만, 어쨌든 원판이 받쳐주지 않으면 이런 정도의 비주얼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이 바닥 10년'의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생얼은 어떨까. 궁금해졌습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최나연'의 이름으로 된 사진들은 수도 없이 나옵니다. 일단 꽤 가공된 사진들을 먼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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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예쁜 얼굴이고, 어느 정도 가공이 된 것이 분명한데도 여성적인 매력보다는 산에서 뛰어놀던 야생 소년(?)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특히 어린왕자 삽화형의 헤어스타일이 그런 느낌을 더욱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굳이 비슷한 인물을 고르라면 피구왕 통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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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최나연은 일간스포츠의 '오픈하우스'라는 코너에 등장해 '쌩얼'을 보여준 적이 있더군요. 역시 실물은 보다 더 남자다운(?)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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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하우스: 최나연 편'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쪽으로.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125488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125494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125502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125506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125509

그 스스로도 자신의 성격을 중성적인 쪽으로 파악하고 있더군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왜 남자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오느냐'는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답니다. 힙합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평소 취향도 한몫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여자인 건 맞습니다. 이상형이 조인성이라는군요. 게다가 그린에 나갈 때는 피부 관리가 가장 걱정이라는(혹시 성적보다 더...?) 보통 여대생입니다. 그리고는 여고시절부터 가수 채연의 팬이고 지금껏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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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스포츠 스타들이 가장 경계하는 사진은 경기 현장에서 찍힌 사진들입니다. 땀이나 먼지로 엉망이 되기 쉬운데다, 스포츠 사진을 찍는 포토그래퍼들은 연예인을 찍는 경우와는 달리, '실물보다 예쁘게 찍어야 한다'는 쪽으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나연은 '현장 사진'의 공포를 이겨내는 몇 안되는 스포츠 스타로 꼽힙니다. 물론 스포츠를 얼굴로 하는 건 절대 아니겠죠. 김연아나 박태환이 얼짱이 되기 위해선 용모 못잖은 우수한 성적이 따라 주기 때문입니다.

최나연도 어쨌든 LPGA 1승을 통해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골퍼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성적이 얼마나 따라주느냐가 '최나연'이란 이름을 보다 확실히 각인시키느냐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나연 프로필
생년월일=1987년 10월28일
출생지=경기도 오산
신장=168cm
혈액형=O형
학력=대원외고-건국대(재학)
가족=아버지 최병호(44), 어머니 송정미(43), 오빠 창환(24)
소속=SK텔레콤
KLPGA프로데뷔=2004년 11월
KLPGA투어 우승=통산 3승
LPGA 루키 시즌=2008년
LPGA투어 성적=준우승 2회(사이베이스클래식, 에비앙마스터스·2008년)
2008년 상금랭킹=109만6000달러(랭킹 11위)
2009시즌 최고 성적=SBS오픈 공동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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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늘 말씀드리지만 추천은 공짜 아닙니까. 소신있게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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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염원과는 반대로 JYP는 "박재범 없이 6인 체제 2PM의 활동을 재개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진영 명의로 된 발표문에는 분칠이나 화장이 없더군요. 직설적으로 "재범이에게 쏟아졌던 비난의 말씀이 과했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지금 당장 재범군의 탈퇴철회를 요구하는 말씀도 조금 과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는 말을 통해 당장 팬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실 놀랄 일은 아닙니다. 최초 사건 발생 시점부터 JYP의 대처를 보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일정한 원칙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움직임과 그 원칙을 보면 앞으로 일어날 일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팬들입니다. 팬들에게는 그 움직임의 방향이 보이지도 않는 듯 합니다. 네비게이션도 없습니다.

오히려 옆에서 구경하는 입장에서 판단한다면, 현재 박재범의 앞날에 가장 큰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은 팬들로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일단 팬들의 주장을 한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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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YP는 박재범을 보호하지 않았다?

이것이 아마도 2PM 팬들의 생각인 듯 합니다. 그래도 나름 이 바닥에서 꽤 오랜 세월을 보낸 사람으로서, JYP의 대처를 볼 때 현재까지 취해진 조치는 박재범을 위한 최선의 배려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박재범에게 사건 발발과 함께 쏟아진 비난이 그리 정당하지만은 않았다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사건 직후의 하늘을 찌를 듯한 네티즌의 분노와 비난은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말하자면 여론이 어느 정도 이성을 찾았다고 생각됩니다.

2PM 팬들이 판단력이 있다면,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과연 재범이 그대로 한국에 남아서 어떻게든 '그건 과거의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이렇게 빠른 국면의 전환이 가능했을까요? 박재범의 미국행을 JYP가 막았다면 전체 여론(팬들만의 여론이 아닌)이 그에게 쏟아진 비난이 지나쳤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을까요?

일부 팬들은 '그렇게 추방하듯, 이코노미 좌석에 태워서 쫓아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참 답답한 일입니다. 당시의 상황에서 한국을 떠나는 박재범이 편안한 퍼스트 클래스에 타고 출국했다면 과연 그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을까요.

그리고 지난번 글에서도 거론했지만 2PM은 박재범 혼자가 아닙니다. 과연 나머지 여섯 멤버들이 박재범 때문에 함께 비난받는 일까지 감수해야 했을까요. 그랬다면 JYP는 정말 무능한 회사였을 겁니다. 박재범과 나머지 여섯 멤버를 분리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중복을 막기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한 저의 기본 생각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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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재범을 복귀시킨다는 약속을 해라!

문제는 박재범의 복귀 시점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팬들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4800만 전 국민이 박재범의 팬이라면 모를까, '박재범을 용서'하거나 '다시 활동을 시작해도 좋다는 허락'을 할 수 있는 것은 전 국민입니다.

박재범이 JYP 숙소에서 돈을 훔쳤다거나, 후배 멤버들을 구타했다거나 하는 문제라면 박재범이 계속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팬들이 가장 먼저 결정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다릅니다. 박재범이 4년전에 저지른 잘못이 정말 대단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만 보이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지는 '여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여론'의 성숙은 그 판단의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과연 팬들에게 그 시기를 판단할 능력이 있을까요.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팬들이 '탈퇴 철회', 혹은 '나중에라도 반드시 복귀시킨다'고 약속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것이 '당장 복귀시키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팬들은 주장하지만, 과연 그것이 차이가 있을까요. 외부에서 보는 시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왜 팬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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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재범 없는 2PM은 보이콧한다?

반대로 한번 생각해 봅시다. 박재범이 언젠가 국내에 복귀해 활동을 하는 날이 온다고 예상해 보겠습니다. 그때 만약 2PM이 없다면, 혹은 2PM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실패한 유닛이 되어 있다면 그때에도 복귀가 가능할까요? 아니, 복귀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대중의 취향이란 무서울 정도로 빠른 변화를 보입니다. 3주 전 쯤의 2PM은 최고의 인기 아이들이었지만 6개월 전, 1년 전의 2PM을 보고 오늘날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6개월 후, 1년 후의 2PM의 모습을 생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 정상의 위치에 와 있는 2PM이 재범의 문제와 함께 막연히 활동을 쉬는 동안, 또 다른 어떤 신인들이 나와 그 자리를 위협할지 모릅니다. 기존의 다른 팀이 새로운 이미지로 그 인기를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안정된 인기란 없습니다. 전성기의 모습으로 어떤 유닛을 평가한다는 것은 가장 초보적인 오류입니다. 한번 얻은 인기가 영원하다면 H.O.T나 god 멤버들은 지금도 톱스타로 군림하고 있어야겠죠.

지금 2PM 멤버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사람들이 2PM을 잊지 않도록, 그리고 박재범을 잊지 않도록 열심히 활동하는 것 뿐입니다. 2PM이 건재해야 - 언제쯤 가능해 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 박재범이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생긴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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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박재범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은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여인이 남자를 위해 항상 최선의 판단을 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사랑에 눈이 먼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박재범의 팬이 아닙니다. 단지 구경꾼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구경꾼의 눈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솔직히 팬들이 이 글을 읽고 태도를 바꿀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뻔히 보이는 일이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게 그냥 좀 답답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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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멤버 강인이 폭력 사건 연루로 시끄럽습니다. 안 그래도 남성 아이들 그룹들이 잇달아 내부 분열, 표절설, 물의와 탈퇴 등으로 수난을 겪고 있는데 이번엔 폭력까지 끼어들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따갑기만 합니다.

그런데 강인이 연루됐다는 이번 사건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뭔가 있어선 안될 일이 있었다는 정황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경찰과 관련된 인물이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건을 처음으로 알렸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겁니다.

이게 왜 문제인지 바로 느낌이 없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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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인사이드에 코메디 갤러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 강인이 경찰서에 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16일 오전 6시58분의 일입니다. (지금은 누군가가 지워서 글이 사라졌습니다.  원래 있던 주소는
http://gall.dcinside.com/comedy/52114310  이었습니다.)

제목은 '강인 술퍼먹고 싸우다 잡혀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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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말씀드렸지만 원글은 현재 지워진 상태고, 누군가가 글을 그대로 캡처한 내용만 인터넷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습니다. 아무튼 6시58분은 이 사건이 알려지기 훨씬 전입니다. [단독]이라는 간판으로 이 사건을 보도한 머니투데이 기사가 처음 나온 것이 오전 8시42분. 디씨인사이드에 올라온 글은 최초 보도보다 거의 2시간 가까이 빠릅니다.

그때문에 아래 댓글의 반응도 '장난치는거 아니냐'는 식의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글을 올린 사람은 '강인의 본명이 김영운 아니냐', 심지어 '나 경찰서에서 일한다'고 자기의 신원을 드러내기까지 합니다.

물론 진짜 경찰관이나 경찰서에서 일하는 전-의경이 아닌 누군가가 자신의 신분을 사칭해 장난으로 올린 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초 보도가 있기 2시간 전이라는 점, 강인의 본명이나 시비가 붙었던 업소의 이름까지 적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MBC 기자에게 전화왔으니 곧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까지 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글을 올린 인물은 사건이 진행될 당시 경찰서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게 됩니다. (사진은 클릭하시면 크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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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이라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강인이 경찰서에 온 것을 봤을 뿐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술먹고 싸우다 끌려왔다'는 내용을 유출했습니다. 사건의 진상이나 수사 과정에 대해서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경찰서에서 일하는 사람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경찰서로 조사받으러 온 사람의 신원을 공개해 버린다는 것은 직업윤리의 심각한 부재라고 보게 됩니다. 이 사건이 정말 경찰서에 있던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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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과 비교할만한 사건이 몇해 전에 있었습니다.

서울지법 민사84단독 예지희(芮知希) 판사는 26일 탤런트 황수정씨(33)가 “재소자 검색프로그램에 실린 수의(囚衣) 차림의 내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국가와 사진 유포자 정모씨(교도소 경비대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가 재소자 검색 프로그램에 실려 있는 황씨의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군인 신분으로 교도소에 배치된 정씨에게 재소자 검색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방치한 국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 생략, 동아일보 2003년 6월26일 보도)


문제의 전 교도대원은 황수정과 성현아의 사진을 인터넷에 유출한 죄가 인정돼 손해배상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두 사람은 실제로 죄가 있었고, 복역중인 상태였지만 죄수복 차림의 사진을 유출하는 것은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에 해당하는 죄였던 겁니다. 그런데 이 유출자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장난치듯 사진을 흘렸습니다.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쉽게 사진을 유출하지 않았겠죠.

더구나 강인은 지금 실제로 폭행에 가담했는지를 조사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혐의가 범죄로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사기관들이 피의자의 신상을 개인적으로 흘려 내보낸다면 과연 누가 안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기관의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접할 수 있는 개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누구보다 충실하게 보호하고 보안을 유지할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책임을 망각했거나, 아예 처음부터 죄의식 같은 것은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언제든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강인이 폭행에 가담했건 안 했건, 이런 사건은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개인의 신상정보가 너무도 간단하게 빠져나오는 일은 그 몇배나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일부 경찰들이 심부름센터 업자들과 결탁해 용돈을 받고 몇몇 사람들의 신원 정보 등을 유출해 물의를 빚은 사건도 이런 보안의식의 부재와 밀접한 관계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한 얘기가, 모두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경찰서 근무자를 사칭해 벌인 장난일 수도 있습니다. 제발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뭔가 경찰이 내부 기강을 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P.S. 노파심에서 덧붙이면 - 이 글은 강인을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글이 아닙니다. 그와는 아무 상관 없지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법기관에서의 개인 정보 유출 혐의에 대한 글입니다. 제대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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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세 개'가 무엇이냐는 넌센스 퀴즈가 있었습니다. 정답은 '아이템 세 개'. 이와 유사하게 '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물고기가 뭐냐'는 것도 있었죠. 정답은 아이디어(魚)였죠. 그만치 기획 회의라는게 지긋지긋했다는 뜻입니다.

요즘 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 아마도 '섭외'일 겁니다. 기자들뿐만이 아닙니다. 방송국에서도 구성작가의 역량으로 집필력 못잖게 섭외력이 중요한 기준이 된지 오랩니다. 연예인들의 지위가 급상승하면서 사회 전분야에서 연예인 섭외의 수요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학 축제는 물론 어지간한 고등학교 축제에도 연예인들이 필수라더군요.

QTV '열혈기자'에서도 출연자들을 자주 좌절시키는 것이 바로 이 섭외입니다. 요즘 '내가 만약 저런 미션을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을 가끔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일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친구들은 과연 어떻게 연예인들을 섭외할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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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V에서 진행중인 '열혈기자'는 연예기자가 되기를 원하는 열두명의 도전자가 매주 미션을 수행하고 최종 승자 1명이 채용되는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도전자들은 첫회부터 섭외의 무서움을 맛봐야 했습니다. 첫 미션이 각각 3명씩의 연예인 이름만을 받고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위치를 찾아가 사진을 찍어 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저렇게 '맨땅에 헤딩'을 하라면 잘들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잘들 해 내더군요. 내심 놀랐습니다. 이 친구들에게 최근 네번째 미션으로 주어진 것이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연예계 현상을 영상 뉴스로 만들어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미션이 '사진만 찍어 오면 된다'는 것이었다면, 네번째 미션은 한 단계 더 어려워 진 셈입니다. 이번엔 최소한 인터뷰까지 따 와야 하기 때문이죠.

이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지켜봤습니다. 팀마다 대응 방안이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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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팀. 이 팀에는 삼촌이 방송국 간부인 K양이 있었습니다. K양에겐 정말 든든한 백그라운드인 셈이죠. K양은 첫번째 미션 때에도 삼촌의 도움을 적잖이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삼촌의 도움으로 K양은 웬만한 취재 공력으로는 가기 힘든 곳까지 출입하며 영상에 담았습니다. 물론 이들이 친척의 도움으로 앉아서 문제를 해결한 건 아닙니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음악 페스티발을 취재하는 열의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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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앉아서 쉽게 떡먹기를 한 팀'은 두번째 팀이었습니다. 이 팀에는 모 기획사 사장님이 집안 어른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K군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 팀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여성 5인조 카라 측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촬영 내용은 정말 영양가가 넘쳤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연예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나갔어도 저렇게 협조가 잘 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였죠.^^ 하지만 문제는 쉬운 떡을 그냥 먹었을 뿐, 참신한 구상이나 기획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문제점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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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팀. 이 팀 멤버들에게는 '방송국 삼촌'도, '기획사 사장님과 친한 삼촌'도 없었습니다. 결국 '일반인의 뼈저림'을 가장 심각하게 느낀 것도 이 팀이었죠.

이들은 (1) 연예인의 이름을 죽 적는다 (2) 인터넷을 이용해 기획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전화번호를 따낸다 (3) 기획사마다 전화를 한다는 단순 무식 돌파력의 3단계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오기 하나로 수백명의 기획사에 전화를 한 것이죠. '영상 인터뷰를 하자'는 내용으로.

그렇게 해서 딱 한명의 연예인을 섭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인맥 없는 섭외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영상 뉴스=연예인 인터뷰 섭외'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여러 모로 아쉽습니다. 반드시 인터뷰만이 영상 뉴스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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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어려움 끝에 간신히 섭외에 성공하니 기쁨 두배.)

이렇게 세 팀의 미션 해결 과정을 살펴보다 보니 문득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잘 아는 매니저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몇 사람과의 대화를 편의상 한 사람으로 정리했습니다.)

- 혹시 요즘 일반인들로부터 섭외 요청이 있나?
"글쎄, 일반인이라니, 어떤 일반인들 말인지?"

- 이를테면 행사 섭외.
"뭐 행사전문업체를 통해서 올 때가 더 많다. 그냥 일반인들이 바로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 대학 총학생회 같은 곳은 자기네가 직접 연락을 하잖나.
"그런 데는 이미 프로고... 그 친구들은 자기네끼리 정보 교환도 하고 해서 이제 사정에 아주 빠삭하다. 몇군데 학교가 연결해서 가격 네고까지 들어온다."

- 고등학교는?
"고딩들은 아직 '아무개 방송사 누구 피디 아들 다니는 학교' 이런 식으로 오는 경우가 많지. 고딩들이 직접 전화해서 섭외하고 하는 일들은 드문 것 같다. 학부형들이 대신 전화한다."

- 드물다면 있긴 있단 말인가.
"있긴 있었다. 그런데 아직 애일텐데 너무 애 아닌 척 해서 좀 재수없었다. 지가 어른인줄 아는 것 같았다. 애들은 좀 애 같은 맛이 있어야지."

- 그래서 안 갔나.
"스케줄도 안 맞고 해서 안 갔다. 뭐 재수없어도 조건 맞으면 갈수 있었지."

- 일반인이 직접 연락하면 잘 해주나.
"학교 방송제에 축하 영상 따 달라는 연락은 엄청나게 많이 온다. 다 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런건 웬만하면 해주려고 한다. 사인 해 주는 거랑 비슷하고... 안해주면 요즘은 인터넷에서 씹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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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봉사, 자선 요청도 많을텐데.
"사실 이런게 더 부담스럽다. 시간 많이 뺏기고, 돈은 당연히 안 되고... 한군데 가면 거기는 가고 왜 우린 안 가냐는 말도 나오고. 거기다 가끔 사기도 있다. 분명 무료 행사라고 갔는데 가보면 사람들이 '돈내고 들어와서 이게 뭐냐'고 한적도 있다. 그렇다고 거기까지 가서 무대에 안 올라가면 욕은 우리가 먹는다. 웬만하면 검증된 곳만 하려고 한다."

- 결혼식 축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해달라면 사실 난감하다. 그래도 아는 사람의 축가라야 가수도 할 맛이 나지 않겠나. 가끔 아는 피디의 친구의 친구까지 해달라는 사람도 있는데 솔직히 이건 양심불량이다. 축가 해주고 돈 달라 할 수도 없고 - 물론 주면 받긴 하지만 - 가수한테 미안하다. 팬들 축가는 해준 적 있다."

- 일반인이 연예인 섭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달라.
"잘 알면서 왜 그러나? 일단 뭐니뭐니해도 인맥이 최고다. 기자도 있고 피디도 있지만, 매니저만큼 연예인 섭외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아는 매니저가 있으면 최고다. 같은 처지라서 한번 도와달라고 하면 다들 도와준다. 언제 입장이 바뀔지 모르니까."

- 그게 안되면?
"팬클럽 회원이라도 있어야지. 싸이 1촌이라도 아무 관계 없는 것보단 나을 거다. 물론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정성을 보이고, 세상 이치를 좀 알만한 사람이면 얘기 못할 사람 없다. 페이 문제도 있고, 사기도 많으니까 경계하는거지 우리가 무슨 사람을 가리거나 하는 건 아니다. 정성을 들이고 믿음이 가고 하면 도와줄 일은 도와주고 돈 받을 일은 돈 받고 한다. 그렇게하면 중간업체 안 끼고 할수도 있지. 뭣보다 정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평소 알고 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키워드는 결국 '정성'이었습니다.

'열혈기자' 멤버들이 만난 클릭비 오종혁의 말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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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오해하시면 곤란합니다. '미리 연락 안 하고 현장에 가서 몸으로 부딪히는게 낫다'는 말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땀에 범벅이 되어, 이 사람이 나를 진정 필요로 하고 있고, 이런 정성을 갖고 있다고 설복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뜻이죠. )

결론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 가장 중요한 건 정성과 진심이더군요. 여기에 인맥을 더하면 제목에서 말한 세가지 조건이 완성됩니다. 정성과 진심이 통할 때라면, 당장은 안 될 일이 있을 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안 될 일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관여하면서 참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물론 '맨땅'에 헤딩한다고 뭐든 그 자리에서 해피엔딩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해피엔딩은 먼 미래의 일까지 감안해서 얘기하는 겁니다. 정말 진심을 담아 노력하면 당장은 안 될지 몰라도 언젠가는 더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가장 손쉬운 길인 '인맥'을 형성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 바로 '정성'과 '진심'이기 때문이죠. 이건 반드시 연예인 섭외에서만 통하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P.S. '인맥이 중요하다'고 해서 저한테 부탁하진 마세요.^ 저 힘 없습니다. 그리고 그냥 가지 마시고 아래 추천을 좀 꾸욱.;;

P.S.2. QTV '열혈기자' 방송시간입니다.

화요일 오후 11시 (말하자면 '본방'은 이때입니다)
목요일 오전 1시
금요일 오후 6시
토요일 오후 9시
일요일 오전 11시
월요일 낮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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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V '열혈기자'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기자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2명의 도전자가 예선을 통과해 현재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그중 한명이 최종 선발됩니다.

공식적으로 세번째 미션은 일간스포츠의 간판 상품 중 하나인 취중토크. 스타와의 '술 한잔' 을 통해 솔직한 진심을 들여다보는 특색있는 인터뷰입니다. 초기에는 '취중토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인터뷰어로 나서는 기자도 주당 기자가 나섰고, 인터뷰 대상도 연예계에서 소문난 주당들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진짜 인터뷰에서 누룩 냄새가 났죠. 하지만 영원히 그렇게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가끔씩 '기사에서 술 냄새가 안 난다'는 비판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나 건강상의 문제로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진짜 주당 중의 주당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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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석은 "사회에 나와서 한번도 나보다 술 센 사람을 만나 보지 못했다"고 공언하는 공식 인증된 주당입니다. 인기 연예인 중에는 참 술 센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30-30클럽(하룻밤에 양주 스트레이트 30잔과 폭탄주 30잔을 마셔야 가입할 수 있다는 클럽)'을 자랑하는 영화배우 정모씨^^를 비롯해 수많은 주당들을 만나봤지만 남희석만큼 위압감을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개그맨과 MC로 10년이 넘게 발군의 활약을 하고 있는 남희석은 현재 일간스포츠 지면에 '남희석의 아무거나'를 연재하고 있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합니다. 글쓰는 일로 10년 넘게 먹고 살고 있지만, 사실 남희석의 글을 보다 보면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물론 전문인력이 아니기 때문에 문장을 쓰는 세세한 스킬이나 맞춤법, 어법에서는 걸리는 부분이 있지만 발상의 자유로움이나 전개 방식, 글을 시작하고 끝맺는 방식 등은 천부적인 소질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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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열혈기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스타와의 술자리 인터뷰는 제작진이나 저희나 꼭 한번 넣어 보고 싶은 아이템이었고, 이 코너를 넣는다면 최고의 적임자는 남희석일 거라고 생각했던 터였습니다. 그래서 이 코너에 출연 요청을 했고, 장난기 넘치는 그는 "그거 재미있겠다"며 흔쾌히 응했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해 인터뷰는 현장에서 인터뷰 대상을 만나기 전에 승부가 60% 이상 결정돼 있다는 것이 정론입니다. 얼마나 사전에 꼼꼼하게 준비를 해 갔느냐가 인터뷰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현장에서의 순발력이나 친화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사전 준비만큼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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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개인적으로는 도전자들이 남희석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 오기를 기대했지만 제작진은 '깜짝 인터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출연자들이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남희석이 갑자기 출현하는게 가장 효과적일 거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선 양보를 해야 했죠.

설정은 이랬습니다. 남희석과의 취중토크를 앞두고 출연자들은 하루 종일 힘든 미션을 수행하느라 분주했습니다. 도전자들은 '1차 미션 수행 뒤에 선배와의 술자리가 있고, 거기서 환담하는 내용을 촬영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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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의도대로 도전자들은 힘든 미션을 마쳐 홀가분한 심정으로 술자리에 모였습니다. 소주로 만든 폭탄주가 몇잔 돌았고, 다들 마음이 풀어진 상태에서 '남희석이 술집 바깥에 도착했다'는 사인이 왔습니다. 도전자들과 함께 술자리에 앉아 있던 저도 이제 가면을 벗을 때가 됐습니다.

"...기자라면 항상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지. 이렇게 술을 마시고 있다가도 주변에 연예인이 나타나면 주목할 줄 알아야 해. 이를테면 지금처럼 저렇게 스타가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단 말이야."

'저렇게'하고 가리킨 순간 남희석이 술집 안에 등장하자 출연자들은 바로 상황판단을 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출연자 A양은 나중에 "어? 정말 술을 마시다가 연예인을 만날 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것이 새로운 미션이라는 걸 알고 다들 바짝 긴장했죠.

남희석에게는 이미 "까칠하고 날카롭게 대해 달라"고 요청을 해 놓은 상태였고, 그는 역시 자기 역할을 120% 해냈습니다. 처음 술자리에 앉았을 때부터 폭탄주 제조자의 임무를 차지한 그는 "난 술 안 마시는 기자와는 친해지고 싶지가 않아요"로 시작해 출연자들의 기를 팍팍 눌렀습니다.

10대1이지만 대한민국 정상급 MC의 노련함과 기세 앞에서 도전자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더군요. '질문이 재미없어' '지금 기자회견하나?' '어디 술자리에서 필기를 하고 그래' 등등의 코멘트에 도전자들은 우왕좌왕하기 바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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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남희석은 몇가지 인터뷰에 대한 팁을 주고 있었습니다. "'요즘 방송 뭐 뭐 하세요'라는 질문이 가장 기분나쁘다. 그정도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인터뷰하러 나온 사람의 자세 아닌가", "'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요?'라는 질문도 수준 이하다. 정상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에피소드가 흘러나올 수 있게 해야지." "특히 술자리에서는 술자리 분위기에 걸맞게 질문을 해야지. 허허 하하 웃다가 갑자기 정색하면 분위기가 뭐가 되겠나."

하프타임. 남희석이 바깥에서 취재진에게 "너무 재미있다. 이런 건 매일 해도 되겠다"며 신나하고 있을 무렵 저는 짐짓 도전자들을 혼냈습니다. 남희석의 기에 눌려 다들 기사 한 줄 쓸 게 없는 질문만 하거나 아예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결의를 다지더군요. 하지만 후반전에도 이런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워낙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기량차(?)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혼자 질문을 독점했다' '알맹이 없는 질문만 많이 하면 뭘 하나'라는 식으로 비판을 받은 도전자 B양은 화장실에서 혼자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또 가장 술이 약한 C양은 남희석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칠세라 따라 마시다가 장렬하게 첫 전사자로 기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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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도전자들도 지리멸렬. 남희석의 팬클럽 회원이었다는 D군은 친분을 과시하긴 했지만 기사로 쓸 거리는 그닥 뽑아내질 못했고 E군은 "질문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몇 차례 커트당한 뒤 좌절했습니다. F군은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말문을 열지 못할 정도더군요. G군은 의욕은 돋보였지만 "예의가 없다"는 면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계란 기자들과의 만남이 즐거웠던 듯 남희석은 예상 시간을 훨씬 넘긴 3시간의 술자리가 끝난 뒤 "해장 겸 매운 짬뽕을 먹으러 가자"며 그때까지 살아남은 열혈기자들을 인솔하고 밤거리로 사라졌습니다. 이미 구도는 '형님과 동생들'로 짜여진 상태였습니다.

다음날 남희석은 남자 도전자 세명을 점찍었습니다. "연예인 입장에서 기자를 만나더라도, 어딘가 관심이 가고 끌리는 사람인 경우가 있어. 그런 게 좋은 자질인 것 같아. 아무개는 웬만한 연예인들이면 만나서 대화를 하더라도 '이 사람 봐라?'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 있어. 또 다른 아무개는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자세가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아무개는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고 싶어." 제작진이나 저희 쪽의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흥미로운 시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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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도전자들은 영화배우 장진영의 빈소와 이영애의 동선을 체크하는 '단순작업'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일명 '뻗치기'라고 불리는 작업입니다. 하염없이 시간을 낚시질하며 현장에서 기다리는 작업이죠. 법조 기자들은 검찰청이나 법원 앞에서 죽치고, 사회부 기자들은 경찰서에서 죽치듯 연예 기자들도 이렇게 시간과의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됐습니다.

두세시간씩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서 있다 보면 별별 생각이 다 납니다. '내가 과연 이런 일이나 하려고 여기까지 왔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하지만 이들에겐 그것마저도 새로운 자극이고 신기한 현장 경험으로 여겨졌던 듯 합니다.

처음에는 '과연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기자를 뽑을 수 있을까'하는 비관적인 생각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시작한 뒤에는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이 퍽 행운이란 생각이 듭니다. '정말 현장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열정이란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전염성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P.S. 그나자나 회를 거듭할 수록 누군가를 떨어뜨리고 누군가를 남겨야 한다는 건, 점점 힘들어진다는 게 고민입니다. 생각같아선 다 데리고 있고 싶은데 말이죠.

남희석이 등장하는 '열혈기자'는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QTV에서 방송됩니다.

방송시간입니다.

화요일 오후 11시 (말하자면 '본방'은 이때입니다)
목요일 오전 1시
금요일 오후 6시
토요일 오후 9시
일요일 오전 11시
월요일 낮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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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작품일수록 이상하게 정작 보게 되는 건 한참 뒤의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 뮤지컬깨나 보셨다는 분들 가운데서도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입니다. 2007년 토니상에서 8개 부문을 수상했고, 올해에야 브로드웨이를 벗어나 영국과 일본 등지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질 정도로 '새로운'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근래 몇년 사이 나온 작품 가운데서 '빌리 엘리엇'이나 '위키드' 못잖게 입소문이 났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뮤지컬의 주제가 역할을 하고 있는 'I Believe'는 뮤지컬 '렌트'의 'Seasons of Love'나 '헤어'의 'Let the Sun Shine in'에 해당하는 히트 넘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 뒤의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 강렬함이 며칠이 지나도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시간과 자본의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꼭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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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부터 - 19세기 말 독일의 한 소도시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활화산처럼 뿜어나오는 젊음의 호기심과 욕구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여전히 18세기의 방법으로 청소년들을 통제하려 합니다. 15세 소녀 벤둘라 역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어른들에 대한 갈증에 시달립니다.

체벌이 당연히 허용되는 학교. 우등생이며 머리가 일찍 깬 멜키어와 낙제 위기의 열등생에다 겁보인 모리츠는 절친한 친구 사이. 특히 멜키어는 억압 일변도의 세상을 냉소할 수 있을 정도의 지성을 갖추지만, 15세라는 나이 때문에 역시 어른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린 시절의 소꼽친구였던 멜키어와 벤둘라가 다시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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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라인만 놓고 보면 철지난 성장 드라마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뮤지컬. 귀가 뻥 뚫리는 음악이 처음 보는 작품인데도 관객의 심장 박동을 두배로 빨라지게 합니다.

위에서는 'I Believe'를 다른 의미로 '렌트'와 '헤어'에 비교했지만 사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작품 전체를 볼 때에도 그 두 뮤지컬과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 보여줍니다. 당연히 '세상을 향한 강렬한 반항의 외침'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흔히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은 '아가씨와 건달들'같은 소극이나 본격적으로 오페라를 모방하기 시작한 '팬텀 오브 오페라'나 '레미제라블'같은 대작들을 연상하지만 뮤지컬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이나 반역의 목소리를 한껏 높이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줄거리의 흐름은 다소 유치하고 뻔할 수도 있지만 거기 들어간 노래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긋지긋한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 역할을 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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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나오는 노래들은 '헤어' 풍의 사이키델릭에서 시애틀 출신 얼터너티브 밴드들을 연상시키는 그런지 록까지, 배우들은 마지막 한 호흡까지 무대에 쏟아 부으라는, '부르다 쓰러질' 노래들의 연속입니다. 현재 공연이 이뤄지고 있는 연강 홀은 500석 정도 규모. 무대의 에너지가 그대로 객석에 전해집니다.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릅니다.

백번 얘기하는 것보다 노래를 한번 들어보는게 빠를 겁니다. I Believe. 특이하게도 2007년 11월, 극장 파업으로 공연을 이어가지 못하게 된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브로드웨이 출연진이 거리에서 I Believe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입니다.




다음은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2007년 토니상 시상식장 축하 공연.




그리고 UCLA에서 열린 시연회장에서의 'Totally Fu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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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배우들의 역량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보려 해도 이 공연의 제작사 뮤지컬헤븐이 만든 홈페이지는 어떤 배우가 어떤 역할을 연기하는지조차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최소한의 정보도 주지 않는 홈페이지는 도대체 왜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다른 모든 사람들을 고려해도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건 벤둘라 역의 김유영입니다. 무대에 처음 올라왔을 때부터 '아, 이 역할은 딱 쟤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감정의 기복이 유난히 센 벤둘라 역할을 그 깔끔하게 해낸 걸 보면 김유영은 올시즌의 가장 빛나는 신인 중 하나로 꼽을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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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국내 배우들의 연기가 브로드웨이판에 비해 겉모습만 따랐을 뿐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최소한 김유영만 보더라도 감히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P.S.2 그러고 보니 '헤어'도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됐군요. 한국에서는 언제쯤 '헤어'를 볼 수 있을지... 누군가 한번 가져와야 할 작품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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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연예계를 돌이켜보면 참 굵직한 사건 사고가 한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자연 사건으로부터 최진실 유해 도난사건, 마이클 잭슨의 죽음까지 충격적인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쁜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는 걸 어제 깨달았습니다. 바로 휘트니 휴스턴의 복귀 소식입니다. 무려 7년만의 일이군요.

수많은 명가수들이 명멸하고 있고, '노래 잘 하는 여가수'에 대한 대명사도 어느새 "니가 무슨 휘트니 휴스턴이냐?"에서 "니가 무슨 머라이어 캐리냐?"로 바뀐지 오래지만 그래도 제 마음 속에는 진정한 이 시대 최고의 여가수는 휴스턴이라는 생각이 남아 있습니다. 셀린 디온도, 머라이어 캐리도, 알리샤 키스도 감히 거기에는 따를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 복귀에 대한 생각(감격?)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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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섭의 두루두루] 휘트니 휴스턴, 누나가 돌아왔다

지난 2월 8일 그래미상 시상식장, 휘트니 휴스턴이 '올해의 R&B 앨범' 부문 수상자를 발표하기 위해 무대로 나서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수상자도 아닌 시상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낸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상을 받은 제니퍼 허드슨마저 "다른 사람도 아닌 휴스턴으로부터 상을 받다니"라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그 휴스턴이 최근 새 앨범을 내놓고 복귀를 선언했다. 7년만의 일이다.

'도대체 휘트니 휴스턴이 뭐길래 이 호들갑일까'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휴스턴이 판 음반의 수는 1억7000만장에 달한다.

전미 음반산업협회(RIAA)의 통계에 따르면 휘트니 휴스턴은 미국 내에서 지금까지 5400만장의 앨범을 팔아 역대 20위에 올라 있다. 여자 가수로는 네번째다. 특히 단 5장의 앨범으로 낸 성적이라는 게 경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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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 '휘트니 휴스턴'을 내놨을 때 그는 이미 관심의 대상이었다. 어머니 시씨 휴스턴은 그래미상을 수상한 관록의 가스펠 가수였고, 사촌인 디온 워윅은 이미 톱스타가 되어 있었다. 여기에 R&B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이 대모(代母)라면 그 성장 환경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이런 경우 주로 등장하는 것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격언이지만 휴스턴은 예외였다. 세번째 싱글 '세이빙 올 마이 러브 포 유(Saving All My Love for You)'가 빌보드 싱글 차트를 석권하는 등 5곡이 잇달아 히트했고 앨범은 14주 동안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휴스턴의 추종자들이 등장할 정도로 그의 가창력은 여성 디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가끔 경쟁자로 꼽히는 머라이어 캐리조차도 "아레사 프랭클린과 휘트니 휴스턴이 없었다면, 그 후배들인 우리들 중 아무도 지금처럼 노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높이 평가했다. 1992년 케빈 코스트너와 공연한 영화 '보디가드'도 주제가와 함께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고, 아이들 스타 출신인 바비 브라운과의 결혼도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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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지 않는 해는 없었다. 2001년, 앨범 6장에 1억 달러(약 1240억원)라는 초유의 계약에 성공했지만 가정 불화와 마약의 충격이 밀려왔다. 2007년 이혼이 성립되며 외신은 폐인이 된 휴스턴의 모습을 전송해왔다. 전 세계가 디바의 실종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마침내 6집 '아이 룩 투 유'의 발매 소식이 들려왔다. 올해 초 그래미 시상식 전야제에서 휴스턴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전성기의 힘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앨범도 마찬가지. 예전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편안해졌다는 느낌이다.

오는 9월 14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는 휴스턴을 두고 외신은 "지난 10년간 가장 흥분되는 음악인의 복귀"라고 타전하고 있다. 올해 46세를 맞은 전설의 디바가 과연 "진짜 전설은 이제부터"라는 장담을 실현할지, 지켜보는 가슴이 뛴다.
isblog.joins.com/five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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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휴스턴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과 머라이어 캐리가 처음 나타났을 때의 충격을 비교하자면 전자가 훨씬 큽니다. 이유는 당연히... 머라이어 캐리는 앞에 휴스턴이 있었기 때문이죠.

휴스턴 이전에도 많은 훌륭한 R&B 가수들이 있었지만 스타일은 다릅니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후계자를 꼽자면 차라리 디온 워윅이 더 가까울 것이고, 다이애나 로스는 흑인이지만 흑인 본연의 창법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흑인 여가수의 싱싱한 힘과 탄력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R&B의 틀을 넘어 보다 팝적인 사운드를 완벽하게 소화한 여가수는 아마도 휴스턴이 처음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디바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한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그리고 휴스턴의 등장은 많은 후배 여가수들에게 '아, 나도 저렇게 노래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줬다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 면에서 머라이어 캐리의 코멘트는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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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가 휴스턴에 대해 한 말은 2005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가끔 자신의 후배 여가수들이 부른 노래를 듣다 보면 '흠, 이건 날 따라한 거잖아'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거죠. 하지만 자신도 분명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 말을 한 것입니다.

원문은
http://www.usatoday.com/life/people/2005-04-10-mariah-carey-cover_x.htm 관련 부분을 인용하자면 이렇습니다.

She gives kudos to some of her successors, notably Keys, whom she praises as "talented and very much involved in everything she does musically."
And Carey doesn't pretend to be unaware of the influence that her ornate, technically dazzling vocal style has had on many of Idol's female contestants ? or a lot of their peers on the pop and R&B charts, for that matter.
"There are definitely moments when I hear things that I've done, very specifically, repeated on record," she says. "And I'm like, 'Hmmm, that's interesting ? did I get publishing (credit) on that?' "
But Carey quickly adds, "We've all been influenced by other people. None of us would sound the same if Aretha Franklin hadn't ever put out a record, or Whitney Houston had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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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의 감동적인 장면들은 한둘이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첫 손에 꼽는 것은 오래 전에도 한번 소개했던 1989년 그래미상 시상식장에서 부른 One Moment in Time입니다. 이 노래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의 미국 중계방송 주제가로 사용됐습니다.

동영상 기준으로 3분대 후반에서 4분대 전반에 걸쳐 도달하는 클라이막스의 아름다움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라이브에서 이런 가창이 가능하다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죠.

예전에는 유명 가수들의 그래미상 시상식 라이브를 모은 Grammy's Greatest Moments라는 편집 음반에 이 라이브가 담겨 있었는데, CD 버전으로 들으면 그 장면에서 관객들이 터뜨리는 탄성도 생생하게 들립니다. 요즘은 워낙 CD 자체가 귀한 시대가 돼 놔서... 어디서 팔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느끼셨습니까? 다음은 1994년 버전의 I'm Every Woman.




이 노래를 안 들으면 들은 것 같지가 않겠죠. '웬다이아'입니다. 2000년 버전.



신곡은 퍼올 수가 없게 돼 있습니다. 여기선 광고로 만족하시고, 가서 들으세요.

I Look to you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dwlEkiiREFA

아무튼....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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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결혼을 놓고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영애라는 스타의 위치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게 비밀 유지를 위해 온 정성을 기울였는데 며칠 사이 결혼식장이라는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이영애를 목격했다는 주장에서 남편의 신원에 대한 온갖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영애의 비밀 결혼은 몇가지 부분에서 초유의 사건입니다. 이영애 정도의 톱스타가 해외에서 몰래 결혼식을 올린 것도 처음일 뿐더러, 법무법인을 통해 보도자료로 결혼 사실을 알린 것도 처음입니다. 어찌 보면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연 셈입니다.

사실 2년 전, 또 다른 스타가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연 적이 있습니다. 바로 전도연입니다. 전도연의 결혼이 남긴 새로운 기록이라면 전도연은 그동안 몸담아온 연예계의 동료 배우나 관련자들을 일체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았고, 남편의 신원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았으며, 결혼식장의 안팎에서 일체의 취재를 불허했습니다. 이런 결혼식은 대한민국 연예계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2년 사이, 많은 것이 변한 듯 합니다. 여론의 방향이 정 반대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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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과 이영애의 결혼식은 대단히 닮아 있습니다. 이영애가 '대장금'으로 세계 만방에 한국 대중문화를 알린 스타라면 전도연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월드 스타입니다. 연기력이라면 전도연은 이영애는 물론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한 수를 접어주는 빅 스타죠.

전도연이나 이영애나, 결혼식을 비밀리에 치른 이유로 든 것은 똑같습니다. '여자로서 조용한 결혼식을 치르고 싶었고, 스타에게도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는 있다'는 것이죠. 사실 전도연의 비밀스러운 결혼과 이영애의 결혼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전도연의 시도가 없었다면 그 뒤의 수많은 보안 철저했던 결혼식도 없었을 것이고, 이영애의 이런 결혼 발표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2년 전 전도연의 결혼식에 대해 '전도연씨, 왜 숨습니까'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톱스타로서 이렇게 결혼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반응은 압도적으로 전도연에게 호의적이었습니다. '스타는 사생활을 누릴 권리도 없냐'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 는 주장이 대부분이었죠. 그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옛날 글과 댓글 보러 가기:
http://blog.joins.com/fivecard/7690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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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일이라 기억들이 희미하실지 모르지만 당시 전도연 측의 정보 관리는 철저했습니다. 신랑의 이름이나 직업, 나이 등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져 있었죠. 하지만 결혼식 당일, 참석한 하객들에 의해 신원이 공개됐고, 신혼여행지 공항에서 두 사람이 발견되며 세상에 알려진 것입니다. 직접 알린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2년 뒤, 그리 다를 것 없는 이영애의 결혼을 놓고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영애의 비밀 유지에 대해 '팬들에 대한 톱스타로서의 예의'를 지적하고 있더군요.

불친절한 톱스타, 이영애 http://v.daum.net/link/4019144

이영애,결혼의 자유와 스타의 책임 사이에서 http://v.daum.net/link/4024824

스타와 팬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든 이영애의 결혼 http://v.daum.net/link/4020262

이영애 결혼, 무시된 대중들 남편에게 집착하는 이유 http://v.daum.net/link/4023410

물론 그 반대 입장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조회수나 추천수에서 위쪽의 주장들이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 한 느낌입니다.

이영애는 결혼도 궁민 허락받아야 하는거임??  http://v.daum.net/link/4025126
이영애 결혼,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한다. http://v.daum.net/link/4033061
이영애의 결혼과 팬들의 빗나간 짝사랑 http://v.daum.net/link/4023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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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전도연에게 요구하지 않았던 '톱스타의 예의'를 이영애에게는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을까요? 이영애가 전도연보다 훨씬 스타이기 때문입니까? 그건 아니겠죠.

스타를 가족처럼 느끼고, 스타의 결혼식에는 온 국민이 하객이 된 것처럼 느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전도연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스타가 아닌 한 여자로서의 결혼'이 이영애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참 궁금합니다. 물론 제 입장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전도연과 이영애에 대한 반응의 차이는 대중의 변덕일까요, 세상의 변화일까요?


P.S. 많은 분들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겟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있는 댓글들이 많더군요. 이 글에 한해서 댓글 기능을 정지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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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법무법인 결혼 발표'가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이영애가 언제 누구와 결혼한다'는 떠들썩한 화제가 나오고, 그 결혼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결혼식 당일에는 으리으리한 결혼식장과 톱스타들로 만발한 하객이 오고... 뭐 이런 모습이 일반인들이 기대하는 톱스타의 결혼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세기의 결혼식'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법무법인에서 날아온 '보도자료 한 장'은 좀 실망스러웠던 듯 합니다. 물론 누구와 어떻게 결혼하는지는 당사자의 자유이지만, 이번엔 유독 서운함을 표시하는 팬들이 많은 듯 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요즘 웬만한 연예인, 특히 톱스타의 결혼식은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치러집니다. 외국 매체들 사이에서 벌어지던 '아무개의 결혼식 사진 독점 공개'는 이제 한국에서도 재현되고 있습니다.

스타들의 결혼식은 언제부터 보안 대상이 되었을까요. 시대순으로 되새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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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으로 스타들의 결혼식장 내부가 취재 금지 영역이 된 최초의 경우는 1998년 황신혜의 결혼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시절까지만 해도 스타의 결혼식을 취재 대상으로 하는 매체들이 그리 많지 않았고, 현장에 나온 사진기자들끼리도 대부분 안면이 있는 처지였기 때문에 낯뜨거운 취재 경쟁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대략 현장에서 포토라인을 준수하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결혼식 당일, 처음 보는 보디가드들이 등장했고 취재용 카메라(누가 봐도 금방 티가 납니다)를 가진 하객은 결혼식장 로비에서 제지당했습니다. 이전까지 없던 일이라 승강이가 오갔지만, 결국 황신혜 측이 "결혼식장 내부 사진은 나중에 배포하겠다"고 얘기하는 걸로 합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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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분위기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식장 내에 너무 많은 취재 카메라가 있는 것은 좀 문제라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폐해가 극에 달했던 것이 2000년 조성민-최진실 부부의 결혼식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결혼식인 만큼, 온갖 매체란 매체는 총출동했던 결혼식이었죠.

하이야트 그랜드 볼룸이라는 드넓은 결혼식장에도 불구하고 식장 안에는 앉은 하객보다 서 있는 사진기자가 더 많아 보일 정도로 취재 인력이 넘쳐났습니다. 결혼식은 패션쇼장을 연상시키는 T자형의 무대 위에서 진행됐고, 신랑 신부가 T자형 무대 위에서 객석 쪽으로 행진할 때에는 사진기자들이 일제히 무대 쪽으로 달라붙어 행진이 방해될 정도였습니다.

현장에서 취재하던 기자들조차도 '최소한 식이 열리는 식장 안에는 취재 카메라를 막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눌 정도였으니 말 다 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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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시까지는 식장 내 취재 불가 방침을 내린 결혼식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2001년 가수 임재범의 결혼식은 꽤 화제를 낳았습니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결혼한 임재범은 식이 열리는 동안 사진기자는 물론 취재기자도 들어 올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래도 취재 기자들은 어떻게든 삼엄한 경비를 뚫고(?) 식장 안에까지 들어갔지만 내부 사진은 제대로 찍힌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때문에 박박머리로 삭발을 한 신랑 임재범의 모습은 그리 널리 보도되지 못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훨씬 나중 여성동아 인터뷰때 나온 사진입니다. 화질로 보아 임재범 측이 제공한 사진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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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츰 식장 내 비공개는 연예계의 원칙이 되어 갔습니다. 하지만 많은 스타들은 결혼식 장면을 보여주는게 팬들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일정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연예인 결혼식장에서는 식이 열리기 한시간 정도 전에 약식 기자회견을 갖는 것이 보통입니다. 신랑-신부 양측이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고, 부부 중 한쪽이 연예인이 아닌 경우는 한쪽만 나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튼 대부분 취재진에게 식장 내 취재를 불허하는 대신 '결혼식용 사진'을 촬영하고 간단히 당일 소감을 말하는 자리를 갖는게 일반화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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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정도의 타협도 용납할 수 없는 스타들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톱스타들일수록 그랬죠. 2007년 전도연의 결혼식을 시작으로 심은하, 김희선의 결혼식은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식장은 물론, 식장 건물 전체가 취재진 출입금지 구역이 됐고 결혼식 광경은 절대 보안의 대상이 됐습니다. 대부분 '점잖은 집안과 결혼을 하기 때문에 소란을 피울 수 없다'는 이유들이었죠.

이들은 어쨌든 결혼식 시간과 장소는 미리 알렸고 전도연은 끝까지 결혼식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심은하는 결혼식장을 현장 중계했고 김희선은 사후에 남편과 함께 찍은 결혼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2007년 결혼한 전재용-박상아 커플은 아예 결혼식 사실을 감췄고, 결혼식 다음날에서야 그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죠.

아무튼 이때부터 취재진은 술래잡기를 벌였습니다. 결혼식장은 호텔 객실에 방을 잡고 15층 높이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하객 가운데 일부와 사전 교감을 해 사진을 제공받기도 하고, 결혼식이 열리는 호텔의 강 건너편에 있는 고층 건물에서 촬영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들이 동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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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요즘도 수많은 스타들은 결혼식 직전 '사전공개' 순서를 갖습니다. 권상우-손태영 부부도 인터뷰는 따로 하지 않았지만 결혼식 직전 취재진에게(엄밀히 말하면 취재진이 찍은 사진을 볼 팬들에게) 포즈를 취하는 순서를 가졌습니다. 강호동과 유재석도 신부들은 감춰 뒀지만 신랑들이 식장에서 미리 포즈를 취했죠.

아무튼 전도연의 결혼식이 원천 비공개 결혼식의 시작이 됐듯, 이번 이영애의 결혼식은 스타들의 해외 결혼식을 유행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등장하고 있지만, 결혼식을 가문의 잔치로 생각하는 한국인의 오랜 습관에 비쳐 볼 때 이런 결혼식은 대단히 예외적인 경우가 될 듯 합니다.

해외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양가 주요 친척들이 해외에 거주하거나, 아니면 양가 모두 널리 친척들이 결혼식에 참가할 필요가 없을 경우에만 가능할 듯 싶습니다. 대단한 스타가 대단한 명문가와 결혼을 하는 경우, 결혼식을 멀리 해외에서 치러 참가하지 못한 가족들의 원망도 대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결혼식은 아직 '가족에 대한 의무'라는 성격이 강한 만큼, 비록 힘들게 취재 봉쇄를 하더라도 어쨌든 결혼식은 양가 친지들이 두루두루 참여한 가운데 정상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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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은 '어떻게' 보다는 '왜'일 것이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연예인에게도 사생활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 외에 다른 것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영애 스스로 '내 사생활은 스타로서의 의무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팬들은 자신의 결정을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남들이 동의하건 말건, 어쨌든 본인이 그렇게 선택했을 뿐입니다.

아무튼 신비주의를 금과옥조로 여겨온 이영애는 정말 온갖 매체를 따돌리고 은밀한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소문은 4년 전부터 돌았고, 지난 1월부터는 '결혼이 임박했다'는 결정적인 제보에 따라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결혼식 5일 전 남편 정씨를 만나는 데 그쳤습니다. 당시 정씨는 "결혼식은 특종을 줄테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라"고 했다는군요. 하지만 이런 약속은 참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정씨 인터뷰 기사 참조: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212975)

할리우드 스타들은 조용하고 은밀한 결혼을 위해 진입로가 없는 고성을 빌려 결혼하기도 하고, 카리브해의 외딴 섬에서 치르기도 하고, 어느날 갑자기 시골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홍보담당자를 통해 간략하게 결혼 사실만 알리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찬성하지 않지만 어쨌든 본인들의 선택입니다.

아무튼 이런 결혼식을 취재하기 위해 해외 취재진들은 스쿠버 다이버를 동원하기도 하고, 헬리콥터를 띄우기도 하면서 철통같은 보안을 돌파하려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스타의 결혼식 장면을 보여주려는 기자들의 고민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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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스테파냐 페르난데스(Stefania Fernandez)2009년 미스 유니버스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페르난데스에게 왕관을 건네 준 지난해 수상자도 베네주엘라 출신이었습니다. 이름은 데야나 멘도사(Dayana Mendoza). 2007년 미스 베네주엘라 출신입니다.

사실 베네수엘라 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미녀의 나라'라고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우스개로 '베네주엘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와 미녀'라고 할 정도라는군요. 베네수엘라 미녀들이 미스 유니버스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6번째라고 합니다. 1979, 1981, 1986, 1996, 2008년에도 미스 베네수엘라가 미스 유니버스 왕관을 썼죠.

도대체 이 나라는 왜 이렇게 미인대회에 강한 것일까요? 남미의 다른 나라들과 인종적으로 다른 것도 아니고, 문화가 다른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좋은 성적을 연거푸 내고 있을까요? 우연히 그런 걸까요? 그런데 조금 알아보니 우연은 아니더군요. 비밀은 바로 '미인대회 사관학교'의 존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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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스 유니버스에서 베네수엘라가 역대 최다 수상국은 아닙니다. 미스 USA가 지금까지 7번 미스 유니버스가 됐다는군요. 하지만 영어 사용이나 스폰서 기업들이 절대적으로 미국 아가씨들을 선호했을 거라는 점을 생각하면 베네수엘라의 위력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1980년대 이후의 수상 성적만 놓고 보면 베네수엘라에 필적할 나라가 없습니다. 미국은 50, 60년대에 4번이나 왕관을 가져갔더군요. 한마디로 지금의 베네수엘라 미녀들은 월드컵의 브라질이나 세계육상대회에서의 자메이카가 보여주는 위력에 비해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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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국내 대회에 나갔을 때의 스테파냐 페르난데스.) 물론 7명은 미스 유니버스만 센 겁니다. 미스 월드나 미스 영 인터내셔널 같은 다른 대회들을 합치면 세계 최고 미녀의 자리에 올랐던 베네주엘라 미녀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강한 것일까요. 이걸 조사하다 보니 오스멜 수자(Osmel Sousa)라는 사람의 이름을 만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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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자씨는 말하자면 세계 최고의 미녀 조련사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수많은 베네수엘라 미녀들이 그의 손을 거쳐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는군요.

영국 타임즈가 지난해 데야나 멘도사의 수상 때 이런 특집기사를 낸 적이 있습니다. 제목은 '베네수엘라가 여섯번째 미스 유니버스 패권을 차지했다', 그리고 작은 제목은... '오스멜 수자가 또 해냈다' 정도더군요.

긴 기사라서 의미 있어 보이는 부분만 발췌했습니다. 기사 끝까지 나오는 사진은 모두 2008 미스 유니버스 데야나 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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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선발과정이 시작된다. 17세에서 25세까지의 여성 수천명이 참여한다. 500명이 선발돼 주 대회에 나가고, 각 지역에서 선발된 60명이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두달간의 혹독한 훈련에 들어간다. 7월이면 주최측은 최종 후보 28명을 뽑는다. 대회장인 수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은 없다. 우리는 소녀들을 '미의 여왕이 되라'는 철학에 따라 무장시키는 학교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의 목표는 "그들을 완벽하게 만들자"다.

Each year, the selection process begins in March when thousands of women between the ages of 17 and 25 apply to take part; 500 are picked to enter their state beauty competitions. The 60 regional winners are then taken to the Miss Venezuela school in Caracas for two months of intensive training before a casting in July when Sousa and his team select the final 28 who will compete before judges for the Miss Venezuela crown. “In other countries there is no organisation like there is here,” says Sousa. “We have our school where the girls are prepared for this philosophy: to be beauty queens.” The aim, he explains, is “to make them perfect”.

학교는 카라카스 북부 아비야 산 기슭에 있는 거대한 핑크색 건물이다.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의 스폰서이며 중계사인 베네비전 방송사와는 한 블록 거리다. 카라카스 밖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로 배치돼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나는 고된 나날에 들어간다. 세계 대회에 출전하는 행운을 누리는 극소수는 1년 내내 이 학교에 머물기도 한다.

The school is a large pink building at the foot of the Avila mountain in northern Caracas, a block from the Venevision studios - the channel that funds and broadcasts Miss Venezuela. Students from outside the capital are put up in nearby rooms and subjected to gruelling days, often starting at 8am and finishing at 10pm. The lucky few who go on to compete at an international level stay at the school for a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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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이상의 교사들이 하이힐을 신고 걷는 법, 음성과 동작, 사진 포즈 취하기, 에티켓, 인터뷰 테크닉 등을 가르친다. 화장법도 물론 포함된다. 짙은 파운데이션으로도 가려지지 않느 결함은 다른 방법으로 교정된다. 베네수엘라의 성형수술은 영국에 비해 싸다. 가슴 성형도 1300파운드(약 260만원?)면 된다. 살아있는 바비인형에 도전하는 10대 소녀들 사이에선 결코 드문 수술이 아니다.

An army of more than nine teachers give classes on how to walk in high heels, voice and movement, posing for photographs, etiquette, and the vital interview techniques. The contestants are also taught to apply their make-up - and what can't be hidden by foundation can be rectified in other ways. Plastic surgery in Venezuela is relatively affordable compared with the UK, and breast implants - which can cost as little as £1,300 - are not uncommon among teenage girls desperate to emulate these living Barbies.

수자에게는 완벽한 도전자를 만들기 위해 몇몇 과격한 방법도 용인된다. 예를 들면 지방 흡입이다. "만약 어떤 여성이 체육관에 가기를 게을리해 허리 라인을 다듬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나는 그걸 한방에 빼버리는게 더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코 성형이나 종아리 가늘게 하기 역시 흔한 일이다. 수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건 "사소한 디테일 수정"일 뿐이다.

Such measures must be taken to create the perfect contestant, admits Sousa, who prefers radical procedures such as liposuction as the simplest way to deal with a contestant's “excess” weight. “If a girl is lazy in going to the gym and has to work on her waistline, I think it's much easier to get it all out in one go,” he says. Nose jobs and “thigh trimmings” are also frequent over the duration of the course, but Sousa's view is that they are “correcting little det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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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씨와 포즈를 취한 데야나 멘도사. 그런데 이 멘도사양은 지난해 당신 이후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를 방문했다가 "그곳은 정말 아름답고 평온했다. 거기 더 오래 머물고 싶었다" 어쩌고 하는 무뇌 발언을 해서 미녀에 대한 선입견 하나를 더욱 굳히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아무튼 기사에서 보듯, 세계 제패는 공짜로 이뤄진 게 아니었습니다. 안 그래도 좋은 조건에서 선수촌을 통한 집중적인 엘리트 미녀(?) 육성까지 한 결과였습니다.

마지막은 역대 미스 유니버스 수상자 명단입니다. 인도가 혹시나 베네수엘라의 경쟁국이 아닐까 했는데 라라 두타 외에는 그리 눈에 띄는 수상자가 없군요.

왕년의 베네수엘라 선배들도 살짝 곁들입니다.


2009: Stefania Fernandez, Venezuela
2008: Dayana Mendoza, Venezuela
2007: Riyo Mori; Japan
2006: Zuleyka Rivera, Puerto Rico
2005: Natalie Glebova, Canada
2004: Jennifer Hawkins, Australia
2003: Amelia Vega, Dominican Republic
2002: Oxana Fedrova, Russia (dethroned), replaced by Justine Pasek, Panama
2001: Denise Quinones, Puerto Rico
2000: Lara Dutta, India
1999: Mpule Kwelagobe, Botswana
1998: Wendy Fitzwilliams, Trinidad and Tobago
1997: Brook Lee, USA
1996: Alicia Machado, Venezu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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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Chelsi Smith, USA
1994: Sushmita Sen, India
1993: Dayanarra Torres, Puerto Rico
1992: Michelle McLean, Namibia
1991: Lupita Jones, Mexico
1990: Mona Grudt, Norway
1989: Angela Visser, Holland
1988: Porntip Nahirunkanok, Thailand
1987: Cecilia Bolocco, Chile
1986: Barbara Palacios Teyde, Venezu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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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 Deborah Carthy Deu, Puerto Rico
1984: Yvonne Ryding, Sweden
1983: Lorraine Downes, New Zealand
1982: Karen baldwin, Canada
1981: Irene Saez, Venezuela
1980: Shawn Weatherly, USA
1979: Maritza Sayalero, Venezu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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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 Margaret Gardiner, South Africa
1977: Janella Commisiong, Trinidad & Tobago
1976: Rina Messinger, Israel
1975: Anne Marie Pohtamo, Finland
1974: Amparo Munoz, Spain
1973: Maria Margarita Moran, Philippines
1972: Kerry Anne Wells, Australia
1971: Georgina Rizk, Lebanon
1970: Marisol Malaret, Puerto Rico
1969: Gloria Diaz, Philippines
1968: Martha Vasconcellos, Brazil
1967: Sylvia Hitchcock, USA
1966: Margareta Arvidsson, Sweden
1965: Apasra Hongsakula, Thailand
1964: Corinna Tsopei, Greece
1963 Ieda Maria Vargas, Brazil
1962 Norma Nolan, Argentina
1961 Marlene Schmidt, Germany
1960 Linda Bement, USA
1959 Akiko Kojima, Japan
1958 Luz Marina Zuluaga, Colombia
1957 Gladys Zender, Peru
1956 Carol Morris, USA
1955 Hillevi Rombin, Sweden
1954 Miriam Stevenson, USA
1953 Christiane Martel, France
1952 Armi Kuusela, Finland


그러고 보니 미스 재팬도 둘이나 보이는군요.

마지막 사진에 대해선 노코멘트입니다. ...제게 돌을 던지실 분들은 던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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