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스테파냐 페르난데스(Stefania Fernandez)가 2009년 미스 유니버스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페르난데스에게 왕관을 건네 준 지난해 수상자도 베네주엘라 출신이었습니다. 이름은 데야나 멘도사(Dayana Mendoza). 2007년 미스 베네주엘라 출신입니다.
사실 베네수엘라 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미녀의 나라'라고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우스개로 '베네주엘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와 미녀'라고 할 정도라는군요. 베네수엘라 미녀들이 미스 유니버스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6번째라고 합니다. 1979, 1981, 1986, 1996, 2008년에도 미스 베네수엘라가 미스 유니버스 왕관을 썼죠.
도대체 이 나라는 왜 이렇게 미인대회에 강한 것일까요? 남미의 다른 나라들과 인종적으로 다른 것도 아니고, 문화가 다른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좋은 성적을 연거푸 내고 있을까요? 우연히 그런 걸까요? 그런데 조금 알아보니 우연은 아니더군요. 비밀은 바로 '미인대회 사관학교'의 존재였습니다.
사실 미스 유니버스에서 베네수엘라가 역대 최다 수상국은 아닙니다. 미스 USA가 지금까지 7번 미스 유니버스가 됐다는군요. 하지만 영어 사용이나 스폰서 기업들이 절대적으로 미국 아가씨들을 선호했을 거라는 점을 생각하면 베네수엘라의 위력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1980년대 이후의 수상 성적만 놓고 보면 베네수엘라에 필적할 나라가 없습니다. 미국은 50, 60년대에 4번이나 왕관을 가져갔더군요. 한마디로 지금의 베네수엘라 미녀들은 월드컵의 브라질이나 세계육상대회에서의 자메이카가 보여주는 위력에 비해 손색이 없습니다.
(사진은 국내 대회에 나갔을 때의 스테파냐 페르난데스.) 물론 7명은 미스 유니버스만 센 겁니다. 미스 월드나 미스 영 인터내셔널 같은 다른 대회들을 합치면 세계 최고 미녀의 자리에 올랐던 베네주엘라 미녀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강한 것일까요. 이걸 조사하다 보니 오스멜 수자(Osmel Sousa)라는 사람의 이름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 수자씨는 말하자면 세계 최고의 미녀 조련사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수많은 베네수엘라 미녀들이 그의 손을 거쳐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는군요.
영국 타임즈가 지난해 데야나 멘도사의 수상 때 이런 특집기사를 낸 적이 있습니다. 제목은 '베네수엘라가 여섯번째 미스 유니버스 패권을 차지했다', 그리고 작은 제목은... '오스멜 수자가 또 해냈다' 정도더군요.
긴 기사라서 의미 있어 보이는 부분만 발췌했습니다. 기사 끝까지 나오는 사진은 모두 2008 미스 유니버스 데야나 멘도사.
매년 3월 선발과정이 시작된다. 17세에서 25세까지의 여성 수천명이 참여한다. 500명이 선발돼 주 대회에 나가고, 각 지역에서 선발된 60명이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두달간의 혹독한 훈련에 들어간다. 7월이면 주최측은 최종 후보 28명을 뽑는다. 대회장인 수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은 없다. 우리는 소녀들을 '미의 여왕이 되라'는 철학에 따라 무장시키는 학교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의 목표는 "그들을 완벽하게 만들자"다.
Each year, the selection process begins in March when thousands of women between the ages of 17 and 25 apply to take part; 500 are picked to enter their state beauty competitions. The 60 regional winners are then taken to the Miss Venezuela school in Caracas for two months of intensive training before a casting in July when Sousa and his team select the final 28 who will compete before judges for the Miss Venezuela crown. “In other countries there is no organisation like there is here,” says Sousa. “We have our school where the girls are prepared for this philosophy: to be beauty queens.” The aim, he explains, is “to make them perfect”.
학교는 카라카스 북부 아비야 산 기슭에 있는 거대한 핑크색 건물이다.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의 스폰서이며 중계사인 베네비전 방송사와는 한 블록 거리다. 카라카스 밖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로 배치돼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나는 고된 나날에 들어간다. 세계 대회에 출전하는 행운을 누리는 극소수는 1년 내내 이 학교에 머물기도 한다.
The school is a large pink building at the foot of the Avila mountain in northern Caracas, a block from the Venevision studios - the channel that funds and broadcasts Miss Venezuela. Students from outside the capital are put up in nearby rooms and subjected to gruelling days, often starting at 8am and finishing at 10pm. The lucky few who go on to compete at an international level stay at the school for a year.
9명 이상의 교사들이 하이힐을 신고 걷는 법, 음성과 동작, 사진 포즈 취하기, 에티켓, 인터뷰 테크닉 등을 가르친다. 화장법도 물론 포함된다. 짙은 파운데이션으로도 가려지지 않느 결함은 다른 방법으로 교정된다. 베네수엘라의 성형수술은 영국에 비해 싸다. 가슴 성형도 1300파운드(약 260만원?)면 된다. 살아있는 바비인형에 도전하는 10대 소녀들 사이에선 결코 드문 수술이 아니다.
An army of more than nine teachers give classes on how to walk in high heels, voice and movement, posing for photographs, etiquette, and the vital interview techniques. The contestants are also taught to apply their make-up - and what can't be hidden by foundation can be rectified in other ways. Plastic surgery in Venezuela is relatively affordable compared with the UK, and breast implants - which can cost as little as £1,300 - are not uncommon among teenage girls desperate to emulate these living Barbies.
수자에게는 완벽한 도전자를 만들기 위해 몇몇 과격한 방법도 용인된다. 예를 들면 지방 흡입이다. "만약 어떤 여성이 체육관에 가기를 게을리해 허리 라인을 다듬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나는 그걸 한방에 빼버리는게 더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코 성형이나 종아리 가늘게 하기 역시 흔한 일이다. 수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건 "사소한 디테일 수정"일 뿐이다.
Such measures must be taken to create the perfect contestant, admits Sousa, who prefers radical procedures such as liposuction as the simplest way to deal with a contestant's “excess” weight. “If a girl is lazy in going to the gym and has to work on her waistline, I think it's much easier to get it all out in one go,” he says. Nose jobs and “thigh trimmings” are also frequent over the duration of the course, but Sousa's view is that they are “correcting little details
수자씨와 포즈를 취한 데야나 멘도사. 그런데 이 멘도사양은 지난해 당신 이후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를 방문했다가 "그곳은 정말 아름답고 평온했다. 거기 더 오래 머물고 싶었다" 어쩌고 하는 무뇌 발언을 해서 미녀에 대한 선입견 하나를 더욱 굳히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아무튼 기사에서 보듯, 세계 제패는 공짜로 이뤄진 게 아니었습니다. 안 그래도 좋은 조건에서 선수촌을 통한 집중적인 엘리트 미녀(?) 육성까지 한 결과였습니다.
마지막은 역대 미스 유니버스 수상자 명단입니다. 인도가 혹시나 베네수엘라의 경쟁국이 아닐까 했는데 라라 두타 외에는 그리 눈에 띄는 수상자가 없군요.
왕년의 베네수엘라 선배들도 살짝 곁들입니다.
2009: Stefania Fernandez, Venezuela
2008: Dayana Mendoza, Venezuela
2007: Riyo Mori; Japan
2006: Zuleyka Rivera, Puerto Rico
2005: Natalie Glebova, Canada
2004: Jennifer Hawkins, Australia
2003: Amelia Vega, Dominican Republic
2002: Oxana Fedrova, Russia (dethroned), replaced by Justine Pasek, Panama
2001: Denise Quinones, Puerto Rico
2000: Lara Dutta, India
1999: Mpule Kwelagobe, Botswana
1998: Wendy Fitzwilliams, Trinidad and Tobago
1997: Brook Lee, USA
1996: Alicia Machado, Venezuela
1995: Chelsi Smith, USA
1994: Sushmita Sen, India
1993: Dayanarra Torres, Puerto Rico
1992: Michelle McLean, Namibia
1991: Lupita Jones, Mexico
1990: Mona Grudt, Norway
1989: Angela Visser, Holland
1988: Porntip Nahirunkanok, Thailand
1987: Cecilia Bolocco, Chile
1986: Barbara Palacios Teyde, Venezuela
1985: Deborah Carthy Deu, Puerto Rico
1984: Yvonne Ryding, Sweden
1983: Lorraine Downes, New Zealand
1982: Karen baldwin, Canada
1981: Irene Saez, Venezuela
1980: Shawn Weatherly, USA
1979: Maritza Sayalero, Venezuela
1978: Margaret Gardiner, South Africa
1977: Janella Commisiong, Trinidad & Tobago
1976: Rina Messinger, Israel
1975: Anne Marie Pohtamo, Finland
1974: Amparo Munoz, Spain
1973: Maria Margarita Moran, Philippines
1972: Kerry Anne Wells, Australia
1971: Georgina Rizk, Lebanon
1970: Marisol Malaret, Puerto Rico
1969: Gloria Diaz, Philippines
1968: Martha Vasconcellos, Brazil
1967: Sylvia Hitchcock, USA
1966: Margareta Arvidsson, Sweden
1965: Apasra Hongsakula, Thailand
1964: Corinna Tsopei, Greece
1963 Ieda Maria Vargas, Brazil
1962 Norma Nolan, Argentina
1961 Marlene Schmidt, Germany
1960 Linda Bement, USA
1959 Akiko Kojima, Japan
1958 Luz Marina Zuluaga, Colombia
1957 Gladys Zender, Peru
1956 Carol Morris, USA
1955 Hillevi Rombin, Sweden
1954 Miriam Stevenson, USA
1953 Christiane Martel, France
1952 Armi Kuusela, Finland
그러고 보니 미스 재팬도 둘이나 보이는군요.
마지막 사진에 대해선 노코멘트입니다. ...제게 돌을 던지실 분들은 던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