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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연예인들 중에는 귀신을 직접 본 경험이 있다는 사람이 유난히 많습니다. 웬만한 가수들은 녹음 한번 하면 귀신을 접해 본다고 하고, 가끔 귀신들이 이번 드라마가 잘 될지, 이번 영화가 잘 될지 아닐지를 알려준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왜 귀신과 유난히 가까운 걸까요? 전부 지어낸 얘기들일까요? 그럴 지도 모르지만 이 바닥(?)에선 나름대로 오래 된 설명이 있습니다. 대략 이런 설명입니다.

아무리 연기를 못하는 여배우도 술집 작부 역할과 무당 역할은 잘 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왜일까요. 세 가지 종류의 직업에 필요한 '끼'가 서로 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죠. 이 '끼'는 바로 '신끼'라고 흔히 부르는 그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거라는군요.

가수들의 녹음실이나 영화 현상실 등에는 귀신들이 많이 산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하지만 그런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귀신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귀신들은 착한 귀신이기 때문에 웬만해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도 하네요.

뭐 당연히 믿거나 말거나 얘깁니다. 어지간한 괴담에 질린 분들, 마지막 얘기까지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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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괴담 - 귀신을 만난 스타들


영화 스튜디오나 음반 녹음실에는 흔히 귀신이 돌아다닌다. 왜일까. 스타들이 갖고 있는 '끼'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들과 소통하는 신기(神氣)와 통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아무튼 스타들과 관련된 괴담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영화 사상 가장 많은 괴담에 휩싸인 작품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걸작 공포영화 <엑소시스트>일 것이다.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성공을 거둔 이 영화는 선과 악이 한 소녀의 몸속에서 펼치는 영화를 소름끼치면서도 박진감있게 그려냈다. 한데 이 영화의 힘이 바로 진짜 악마의 개입에 의해 빚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영화를 찍기 시작한 뒤로 배우와 스태프를 포함해 9명이 죽었고 특히 배우 잭 맥고원과 바실리스키 말리아로스는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죽었다. 세트에서는 원인 모를 불이 나기도 했고, 수많은 관계자들이 악몽으로 시달렸다는 저주받은 영화다.

한국에선 영화 <실미도>를 촬영할 당시 인민군복을 입은 귀신이 출몰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이 정도의 '저주받은 영화'는 아직 못 들어봤다. 귀신을 직접 봤다는 스타 중에는 김보성의 목격담이 유명하다. 김보성은 이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도 꺼려할 정도다.

영화 <하얀 전쟁> 촬영을 위해 베트남 현장을 찾은 일행은 동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하지만 유독 김보성의 방에서는 여자 웃음소리가 나고 옷장 안에서 소리가 나는가 하면 자다가 깬 김보성의 눈에 흰 옷을 입은 여자가 물끄러미 자신을 내려다보는 광경이 목격되는 등 웬만한 사람 같으면 기절할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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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것도 무서운 거지만 밤에 잠을 못 자 피곤해서 견딜 수가 없다'는 김보성에게 한 스태프가 묘방을 가르쳐 줬다. "듣자하니 이 동네에 사는 처녀귀신이라고 하는데, 굳이 남자 방에 나타나서 괴롭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게다. 오늘부터는 베개 하나를 더 꺼내 머리맡에 놓고, '자, 여기서 편히 자라'고 말해 보라"는 거였다.

시키는 대로 했더니 과연 귀신의 요동은 멎었고, 김보성도 편히 잘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 자다가 보면 침대에서 누군가 옆에 누워있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누군가 들어왔다 나가는 듯한 소리도 들리곤 했다는 증언이다.

가수들 중에서 귀신과 가장 친한 사람을 꼽으라면 김민종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귀신 이야기를 물으면 김민종은 "어려서부터 절에 살아서 귀신과 친하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가 흔히 본 것은 우산 귀신. 비 오는 날, 방과 후에 산길을 걸어 절로 가다 보면 우산 저 모퉁이에 뭔가 하얀 것이 꾸물꾸물하고 매달려 있었다. 우산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달려간 민종에게 외할머니는 "절 근처에 못된 귀신은 못 산다. 귀신이 살아도 착한 귀신이고, 네가 집에 잘 오나 돌봐주는 거였을 게다. 다음부터는 친하게 지내라"고 해 줬다. 그 다음부터는 가수가 되고 나서 녹음실에서 귀신을 봐도 그리 무섭지 않더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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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이 아니더라도 가수들의 녹음실에서 귀신이 나오는 일은 엄청나게 흔하다. 이 녹음실 귀신에 대해서는 심수봉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목소리만 들어도 귀기가 느껴질 정도로 음기가 강한 심수봉의 목소리는 귀신과도 쉽게 어우리진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심수봉이 녹음에 들어가면 녹음실 기사들은 아예 캄캄한 밤에 더듬더듬 일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상할 정도로 심수봉만 노래를 시작하면 멀쩡하던 형광등이며 전구가 모조리 터져버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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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예계에서 가장 귀신을 싫어하는 연예인을 꼽으라면 당연히 이승환이 첫 손에 나올 것 같다. 지난 97년 발표한 <애원>의 뮤직비디오의 지하철 기관사 옆에 웬 흰 옷을 입은 여자가 서 있는 장면이 찍혀 있었던 것. 이 뮤직비디오를 놓고 진위 논쟁이 벌어지고, 일각에서는 '음반 홍보를 위한 조작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여기에 심한 상처를 받은 이승환은 뒷날 <귀신소동>이라는 노래까지 발표하며 '멀쩡한 사람을 음반 팔아먹으려고 귀신까지 만들어내는 놈으로 만들었다'고 질색을 했다. 그러니 귀신이라면 치가 떨릴 수밖에.(끝)






이밖에도 남동생과 한 방에서 자는데 벽장에서 웬 여자가 걸어나와 동생의 목을 조르기에 황급히 깨웠더니 동생이 웬 여자에게 끌려가는 꿈을 꾸고 있었다는 가수 김현정의 목격담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여가수 J양(이니셜입니다)의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그의 전 매니저에게 직접 들은 것입니다.

어느날 그가 J양을 태우고 밤길을 달리고 있었는데, 천천히 자동차 보닛 위에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더랍니다. 차창을 가릴 정도는 아니고, 차 맨 앞부분에서 앞유리 쪽으로 기어올라오려고 하는데,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더라는군요.

형상은 머리가 긴 걸 보니 여자인데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 골수가 흘러내리고 있고, 두 팔 역시 모두 엉망으로 뒤틀리고 피투성이였다는군요(당연히 하체는 보이지 않았답니다). 이 매니저는 태어나서 자기가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그런 그가 척 보기에도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시체의 형상이더라는 겁니다.

아무튼 이런 형상이 갑자기 달려들었으면 급브레이크라도 밟았을텐데, 느릿느릿 나타난데다 왠지 '차를 세우면 정말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때문에 세울 수가 없더라는군요. 그렇게 인적이 드문 길로 차를 계속 달리는데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더랍니다. 그렇게 무서워 본 적이 없었다는군요.

이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뒷자리의 J양이 나지막하게 한마디 하더라는군요.



"...오빠도 보여?..."



당연히 네게도 보이냐고 반문을 했겠죠. 그랬더니 J양의 대답.



"오빠는 처음 봤구나. 나는 자주 봐. 그런데 그래도 무서워."



그제서야 그는 평소에도 가끔 J양이 "오빠 저거 보여?"하고 아무것도 없는 방향을 가리키던 생각이 나더랍니다. J양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들이 계속 보였던 거죠. 그날따라 그 보닛 여자 형상은 왜 매니저에게도 보였던 걸까요.

아무튼 이것이 그가 J양의 매니저를 그만둔 이유라고 합니다.

...뭐, 믿거나 말거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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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가수 J양이라니까 이 가수 'J'인줄 아시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윗글에 나오는 J양이란 이 J가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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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시민공원의 흔히 볼 수 있는 박스형 매점에 사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아버지(변희봉)의 속을 무던히도 썩히는 덜떨어진 장남 강두(송강호)는 딸 현서(고아성)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여동생 남주(배두나)의 양궁 경기로 채널을 돌립니다. 그러나 이날 괴물이 한강 밖으로 몸을 드러내고, 강두는 두 눈 앞에서 딸이 괴물에게 납치되는 광경을 봅니다.

가족 중 유일하게 대학물을 먹었지만 운동권 출신으로 날건달처럼 지내고 있는 둘째 아들 남일(박해일)은 현서의 영정이 놓인 합동 영결식장에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 와중에 아버지의 한마디가 관객들의 웃음보를 풀어놓습니다.

"현서야~~ 너때문에 다 모였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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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기자시사회가 치러진 이후 전국은 <괴물>을 칭송하는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온갖 언론과 평론들이 입을 모아 <괴물>의 위대함을 찬양하고 나섰습니다. 저는 일반인 대상의 시사를 통해서나 영화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기대가 컸죠.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발걸음은 왠지 그리 가볍지 않았습니다. 일단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110억원. 큰 돈이지만 사실 1000만 달러를 조금 웃도는 정도의 돈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1/10 가격으로 저 정도의 CG 괴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이 괴물은 몸에 불이 붙었을 때 외에는 거의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합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더 이상 기대하면 곤란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네 명의 가족들은 각기 톱니바퀴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수행해냅니다. 아무래도 가장 인상적인 역할은 아버지 역의 변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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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철없이 밖으로만 나돈' 아버지 변희봉은 강변 노점 벽에 걸린 멧돼지 얼굴이 보여주듯 상당히 거친 과거를 가친 인물입니다. 비록 지금은 한강시민공원에서 컵라면을 파는 노인에 불과하지만, 사제총(혹은 엽총)을 들고 괴물과 맞서는 일순간, 그의 젊은 날을 짐작할 수 있는 표정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갈 때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거야말로 노련미  넘치는 노장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이었죠.

이밖에도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에게 굳이 연기를 잘했네 어쩌구 하는 것은 새삼스럽게 이승엽의 방망이질이 날카롭네 힘차네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생략해도 좋을 듯 합니다. 특히나 무슨 일이 있어도 뛰지 못하는 배두나의 거북이 캐릭터는 너무 실감이 넘쳐서 분통이 터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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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만큼은 아니지만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도 빛을 발합니다. 송강호의 답답한 캐릭터는 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어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이미 유명해진 'NO VIRUS' 신을 비롯해 관객들의 폭소선은 여러번 터집니다. 이 대목에서 박노식과 김뢰하가 별 특징 없는 장면에 투입된게 좀 아쉽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밥먹자"는 <살인의 추억>의 "밥은 먹고 사냐?"를 연상시키는 대사이긴 합니다만 두 '밥'의 의미는 완전히 갈립니다. 후자의 '밥'은 '너 따위도 모진 목숨을 이어갈 자격이 있느냐'는, '생존의 자격'을 내포한 단어라면 전자의 '밥'은 그저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누구라도 느끼는 것이 당연한 '생존의 욕구'를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아무튼 밥을 먹는 라스트신은 너무도 인상적인 마무리입니다.

(중간에 가족들이 밥을 먹는 장면에 현서가 나타나 밥을 함께 먹죠. 이건 '제사밥'이라는 한국 고유의 전통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라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괴물>은 매끈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런데도 불만이 있다면 기대가 지나친 탓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대체 괴물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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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영화는 그저 그대로 내러티브를 따라가면서만 보(아도 사실 별 상관은 없겠지만)면 어쩐지 엉성한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일단 아무리 괴물이 무서운 존재라 해도, 어느 정부가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이야기에만 정신이 팔려 괴물의 수색 자체를 포기하겠습니까. 게다가 미국의 생화학부대까지 파견돼 한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려 하는 것은 이 영화를 좀 지나치게 정치적인 작품으로 만드는 악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거대한 한편의 우화입니다. 우화라면 무엇에 대한 우화일까요. 봉준호감독은 일찌감치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는 프로파간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통해 이 영화에 제기될 반미 시비를 차단하려 합니다. 봉감독을 옹호하는 평론가들 역시 '그저 반미라기보다는 반미를 넘어선 권력 자체에 대한 비판'이라며 박자를 맞춥니다. 하지만 그 '권력'의 주체가 결국 미국이라는 점은 이 영화가 위치하고 있는 노선을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감독들이 위압적인 권력이나 부패한 사회를 괴물이나 유령으로 형상화하는 작품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에 나오는 좀비들이나 <천녀유혼>에 나오는 귀신들은 모두 부조리의 화신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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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골뱅이를 닮은 괴물은 무엇일까요. 어떤 존재를 1:1로 상징한다기보다는 부패한 권력 자체를 가리킨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이 부분에서 봉감독은 해석의 여지를 충분히 열어 둡니다. 어떤 이의 말대로 괴물은 '미국의 독(포르말린)에 의해 만들어진 독재 권력'을 상징하는지도, 또는 그 괴물과 접촉한 사람을 무조건 격리시키게 하는 북한 정권을 상징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아예 '분단이라는 모순' 자체를 상징할 수도 있죠.

쇠파이프(송강호)와 화염병(박해일)으로 무장한 '민중'들이 맞서야 하는 존재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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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쏟아지는 상징과 암호들은 이 영화를 그저 웃고 즐길 수만은 없는 작품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반미 코드요? 물론 그저 '반미'라고만 요약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 영화는 미국이 누리고 있는 전 지구적인 권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쉴새없이 전달합니다.

'바이러스를 처리하러 왔는데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코멘트는 누가 뭐래도 이라크전을 상징하는 것이죠. 아무튼 이런 수없이 많은 '기호들' 이 때문에 이 영화의 오락적인 효용은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비유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현악 4중주를 들으러 갔는데 풀 오케스트라는 물론, 전자기타와 가야금, 투베이스 드럼까지 등장한데다 어디선가 천둥소리, 대포소리, 폭포수 소리, 귀신 우는 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한다면 청중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정작 들으러 왔던 현악 4중주는 '자, 이건 기본이니까 안 들어도 알지?'라는 듯한 지나친 생략 때문에 사뭇 위축돼 있다면 막상 듣는 사람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청중들에게 '그저 현악 4중주만 들으려 했는데 천상의 소리가 다 나더라. 기대한 것 이상으로 듣고 나니 정말 행복하다'는 '신선'들의 고담준론은 왠지 허탈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고백할게 있다면, 저는 주인공이 바보스러운 영화를 대단히 싫어합니다. 특히 뭐 하나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이 답답한 가족 이야기가 제게는 참으로 부담스러웠습니다. 이 영화가 편하지 않았던 것은 구구절절 풀어놓은 이야기와는 달리 그저 제 개인적인 취향 탓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의 공과는 직접 보시고 평가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만치 공들여 잘 가꿔진 영화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200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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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이라'가 처음 만들어 질 때만 해도 3편까지 나올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겁니다. 스티븐 소머즈가 대단한 기대주였던 것도 아니고, 브랜든 프레이저 역시 관객동원력 있는 배우가 아니었죠. 하지만 이 샘은 파도 파도 제법 단 물이 나오는 명천이었습니다.

누구나 아다시피 '미이라' 시리즈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를 생각하지 않으면 존재하기 힘든 시리즈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내셔널 트레저' 시리즈까지 등장해 박스오피스를 휘젓는 바람에 올해 개봉되는 '미이라' 시리즈가 3편이라는 말에 '어? 3편은 벌써 보지 않았나?'하고 잠시 생각했더랬습니다. 이 영화 저 영화에서 서로 설정을 꿔다 쓰는 바람에 한 4편 정도는 이미 나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미이라 3' 는 앞선 두 편과는 몇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감독이 'XXX'의 롭 코헨으로 바뀌었고, 오코넬 부인 역이 레이첼 바이스(Weisz는 이렇게 읽는답니다)에서 마리아 벨로로 교체됐습니다. 아, 뭣보다 무대가 이집트에서 중국으로 옮겨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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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이렇습니다. 2차대전이 끝난 1946년, 릭 오코너(브랜든 프레이저)와 이블린(마리아 벨로) 부부는 은퇴 생활이 좀이 쑤셔 죽으려는 시점에 상해로 중요한 보물을 갖고 가 달라는 요청을 받고 냉큼 수락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들 부부의 아들 알렉스(루크 포드)가 진시황(이연걸)의 병마용갱을 발견해놓고 있었죠.

그래서 진시황을 부활시키려는 군벌 양장군(황추생)과 그를 저지하려는 린(양낙시), 그리고 빠지면 섭섭한 이블린의 오빠 조나단(존 해너)가 뒤얽혀 엎치락 뒤치락 대 활극을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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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시리즈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수많은 아류작 중에서 가장 밝은 색채를 자랑합니다. 여기서는 주인공 중 누가 죽거나 다칠 일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도 마음 편히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죠. 물론 생각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뭐 얘기의 진행이 저 따위야?'라고 화를 내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얼개는 짜 놓은 상태라 그냥 마음 편히 따라가면 됩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줄거리에 관대해졌느냐고 따질 분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다지 마음에 드는 훌륭한 스토리는 아니라 해도 스토리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들은 모두 충족하고 있습니다. 쓸데 없는 곁가지로 '대체 왜 얘기가 이런 데서 겉도는 거야?'하는 느낌을 주거나, 쓸데도 없는 설명으로 템포만 뜰어뜨리지는 않고 있으니까요. 아, '가족 이야기'가 좀 지루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건 가족영화로서의 이 영화가 갖춰야 할 최소한이라고 생각하시는게 마음 편할 겁니다.


이 영화에서 부인 역의 배역 교체가 일어난 것은 무엇보다 레이첼 바이스가 '엄마 역할'에 너무 크게 초점을 맞춘 대본에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엄마 역을 좋아하는 배우는 사실 없다고 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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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들 역으로 루크 포드가 새로 등장한 것은, 이번 작품으로 브랜든 프레이저와 '미이라' 시리즈의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차기작부터는 루크 포드를 중심으로 영화를 이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군요. (하지만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루크 포드의 매력이 너무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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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3'는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이미 만들어 진 다른 영화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카리스마틱한 과거의 제왕을 되살리려는 현대의 악당들이 반드시 등장해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건 그냥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칩시다. 영생의 샘물과 그걸 마셔야만 하는 이유는 '인디애나 존스 3 - 최후의 십자군'에서도 봤던 얘깁니다(생각해보면 다친 사람이 누군지도 똑같죠). 이밖에도 유사한 영화들로부터 빌려 온 설정이나 클리셰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에 매드 독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장면에서는 아주 잠깐, 아예 '인디애나 존스'의 메인 테마가 울려퍼진 것 같기도 한데, 혹시 들으신 분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배우들은 별로 언급할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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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프레이저의 주름살이 좀 안쓰럽고, 마리아 벨로는 레이첼 바이스보다는 케이트 베킨세일을 훨씬 닮았고(롭 코헨이 스티븐 소머즈의 시리즈를 이어 가는 영화라니까 '미이라 3'가 아니라 '반 헬싱 2'인줄 알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루크 포드는 너무 개성이 없고, 이연걸이나 양자경은 사실 이런 영화에 이런 역으로 나오는 것이 좀 망신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굳이 가장 반가운 얼굴을 꼽으라면 존 해너였고, 역시 가장 관심이 가는 건 양낙시(梁洛施, 이사벨라 렁)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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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시는 포르투갈계 아버지를 둔 올해 만 20세의 홍콩 여배우입니다. 가수로는 앨범을 다섯장이나 냈지만 아직 배우로는 이렇다할 경력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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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왕년의 장민과 장백지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인데, 앞으로 차세대 홍콩의 주역으로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연말 대만 금마장에서 이준기가 탕유(탕웨이)에게 신인여우상을 시상할 때 동반 시상자였다는 인연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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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셨겠지만 굳이 이 양낙시의 뒷조사를 하고 있는 건 영화에 대해 그리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미이라' 1편과 2편을 보신 분인데, 두 영화에 대한 기억이 좋았다면 이 영화를 보시는 건 반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만약 앞의 두 영화를 못 보셨다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권할 것은 '미이라 3'가 아니라 '미이라' 입니다. 3편은 그 다음에 볼지 말지를 생각해 보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굳이 한마디만 토를 단다면, 놀이공원의 기구들도 안전할수록 스릴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대신 매우 마음 편하게 탈 수 있는게 장점이죠. 그 밖의 다른 부분이요? 유머란 써먹으면 써먹을 수록 위력이 약해지는게 당연한 거죠. 그리고 농담에 대한 한 롭 코헨에 비해 스티븐 소머즈가 열 배는 뛰어납니다. 그런 부분은 아무래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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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롭 코헨은 아무래도 용에 무슨 한이 맺힌 것 같습니다. 제목에 용이 들어가는 영화를 만든 게 벌써 세번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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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번째 작품 '드래곤 하트'에 나오는 용(숀 코너리가 목소리를 맡았던)과 이 영화의 용을 비교해보시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합니다.


p.s. 2. 극중에선 아무도 진시황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이건 누가 봐도 진시황일 수밖에 없는 얘깁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중국인들이라면, 아무리 살아 생전에 악행을 많이 저지른 진시황이라도 '양키들'의 손에 의해 무참하게 부활을 저지당하는 걸 보고 싶어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홍콩에선 지난달 31일에 이미 개봉했는데 중국 본토에선 개봉하기 힘들겠죠?


p.s.3. (영화를 보신 분만 이해하시겠지만) 정말 4편에는 잉카 제국이 등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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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에 힘입어 이벤트를 마감합니다.

생각보다는 오답이 많이 나왔군요. 모두 46분이 참가하셨습니다. 아쉽게 정답을 맞추지 못한 분들은 다음 이벤트를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정답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메일 앞 부분입니다.

wlsl* 님, hae*님, nunul*님, shcc*님, piggy*님, jooye*님, next* 님, choijs* 님, exlud* 님, lonely* 님, y.soob* 님, infin* 님, naka1* 님, seawa* 님, nanjap*님, khoon* 님, m007* 님, parab* 님, jwrhe*님, anny* 님

사실 선착순 같은 건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퀴즈를 냈습니다. 물론 전에도 얘기했지만 살아가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들입니다.






아무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정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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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딘 쿤츠는 70년대 가명으로 한 TV 시리즈 작가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주축이었습니다. 그 중 '판초렐로'라는 이름의 멕시코계 남자가 국내에서도 매우 인기가 높았는데요, 이 역할을 맡은 배우의 이름은 뭘까요?

=> '기동순찰대(CHiPs)'는 국내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누린 드라마였고, 주인공 판치(판초렐로) 역의 에릭 에스트라다가 이 작품을 통해 빅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작품에는 적응에 실패해 그냥 이 드라마로 끝난 스타이기도 하죠.

40대쯤 되는 분들에겐 서비스 문제.^^



2. 오드 토머스 이야기는 '오드 패신저(Odd Passenger)'라는 제목의 인터넷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바로 저 위의 동영상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오드 토머스 역을 맡은 배우의 이름은 뭘까요?

=> 안소니 막스. 자막에도 나옵니다. 참고로 인터넷 드라마는 그닥 재미있는 편은 아닙니다. 4편까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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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딘 쿤츠의 원작 소설 'Demon Seed'는 영화화 된 뒤 한국에 들어와 '프로테우스 4' 라는 생뚱맞은 제목이 붙여졌습니다. 그 이유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 영화에 붙여졌어야 할 제목을 이미 한 고전 공포영화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제목을 차지한 고전 공포영화의 원제는 무엇일까요?

<죄송합니다. '프로메테우스 4'는 오타였습니다. '프로테우스 4'가 맞습니다.>

=>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의 원제는 Rosemary's Baby 입니다. 뱃속의 아이가 악마의 씨라는 것을 안 임신부 미아 패로의 공포를 그린 영화죠. 공포영화사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작품입니다.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악마의 씨' 혹은 'Demon Seed'라는 엉뚱한 답을 대신 분들이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4. '살인예언자'에서 추리작가 역으로 나오는 리틀 오지는 작중 화자인 오드 토머스에게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처럼 쓰라고 합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추리소설 역사상 언페어플레이 논란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작가들이 이 소설을 공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이 문제때문에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읽지 못하게 됐다는 분이 있어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읽어보실 분을 위해 이 부분은 역상으로 처리합니다. 마우스로 긁으시면 답이 보일겁니다. 이 작품의 범인은 작중화자, 그러니까 소설을 이끌어 가는 사람입니다. 이 결말을 두고 수많은 독자들과 다른 작가들이 '반칙'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사실 납득이 갑니다.

이 문제도 엄밀히 따지면 오답인 분(정확한 답을 대지 못한 분)이 꽤 많았습니다만, 그냥 홍익인간의 취지를 살려 정답처리 했습니다.





5. 쿤츠가 쓴 오드 시리즈의 최신판은 소설이 아니라 만화(Graphic Novel)인 'In Odd We Trust'입니다. 이 만화를 그린 여성 만화가는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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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사진의 인물입니다. 누굴까요?

=> 중국계 만화가 퀴니 찬입니다.




6. 본래 대머리인 쿤츠는 어느날 갑자기 머리를 심고 콧수염을 깎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용모를 바꾼 이유를 묻자 그는 '이 사람처럼 보일까봐'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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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본래의 쿤츠, 오른쪽이 문제의 인물)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이 사람은 누굴까요?

=> 조지 고든 리디입니다.

워터게이트사건으로 옥살이도 했고, 출감한 뒤 토크쇼 진행자(?)도 했다는군요.^^





이상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출판사에서 비슷한 이벤트 의뢰가 왔군요. 흠... 올 여름은 책 읽다 다 갈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신 분들,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살인예언자'는 곧 발송하도록 조처하겠습니다.

다산북스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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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벤트는 마감했습니다.)

며칠 전 책 한 권을 받았습니다.

제목은 딘 쿤츠(Dean R. Koontz)의 '살인예언자(Odd Thomas, 다산북스)'. 원제는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솔직히 오드 토머스건 딘 쿤츠건 제게는 친숙한 이름이 아닙니다만 쿤츠의 작품은 38개국에 번역돼 3억2000만부나 팔렸다는군요. 오드 토머스 시리즈는 4탄까지 출간됐습니다. 인기가 없었다면 4탄까지 나왔을 리가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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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쿤츠의 모습입니다. 머리가 가발 같다구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살짝 맛을 보자면 주인공 오드 토머스는 아주 뛰어나게 사회성이 강하지는 않아 보이는 스무살의 청년입니다. 영화화한다면 스무살 언저리의 에드워드 노튼이 맡았다면 아주 잘 어울렸을 것 같은 인물이죠. 바람기 많은 아버지와 신경쇠약(자살충동)이 심한 어머니의 이혼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것 말고, 겉으로 보기엔 아주 평범한 청년이지만 그에겐 놀라운 재능이 있습니다. 바로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거죠.

죽은 사람들 중 일부는 그에게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그 때문에 그는 여러 차례 살인사건을 해결해 냅니다. 피해자들이 범인을 지목해주기 때문이죠. 그럼 왜 제목이 '살인해결자'가 아니라 '살인예언자'일까요. 이유는 오드 토머스가 사고를 칠 것 같은 사람에게 몰려드는 악령같은 존재들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의 문체는 명인의 솜씨를 느끼게 합니다. 그림 전체를 한번에 보여주지 않고, 일부러 독자의 시야를 좁혀서 망원경으로 보게 하죠. 그렇게 조금씩 시야를 확대해가다 보면 처음에는 고양이 꼬리인 줄 알았던 것이 호랑이가 되기도 하고, 냉장고인줄 알았던 것이 TV이기도 한 일이 발생합니다.

미국에서 장르문학이 크게 발달한 데에는 나라의 크기가 큰 역할을 했다더군요. 국내선 비행기도 2시간 이상 걸리는 노선이 대부분이다 보니 뭔가 읽을 거리가 절실했다는 얘깁니다. 그러다 보니 심오한 주제보다는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들이 큰 시장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살인예언자'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를 책은 절대 아니겠지만, 여름 휴가를 위한 책으로는 손색 없는 작품입니다. 496페이지나 되지만 순식간에 읽어 버리게 하더군요. 특히 오드 토머스의 캐릭터는 참 묘한 느낌을 줍니다. 어려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작가의 투영일 지 모르지만, 그를 묘사하는 쿤츠의 손길에는 남다른 애정 - 혹은 애처로워하는 느낌 - 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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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지금부터 이벤트 시작입니다.

이 책을 스무 분에게 보내 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가능하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어서, 책을 읽으신 뒤 뭐라고 한 줄이라도 코멘트를 할 수 있는 분들이었으면 좋겠지만, 뭐 활짝 열린 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그런 것까지 바랄 수는 없겠죠?  (양해의 말씀을 구하자면, 해외 배송은 곤란하다고 합니다. 국내에 계신 분들만 참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종목은 퀴즈입니다. 물론 기본 상식으로 풀 수 있는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퀴즈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검색 능력을 테스트할 뿐입니다. 지식과는 아무 상관 없고, 검색으로 답을 알아낸 뒤에도 어디 하나 써먹을 데 없는 하찮은 퀴즈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지적 능력과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성황리에 마감됐습니다. 참가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답을 아신 분들은
fivecard@naver.com으로 즉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엔 아예 주소(우편번호 포함)와 전화번호(택배회사가 확인하는데 필요하다는군요)를 함께 적어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못 맞춘 분들의 주소를 알고 있어 봐야 제가 어디다 팔아 먹을 데도 없으니 그런건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문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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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딘 쿤츠는 70년대 가명으로 한 TV 시리즈 작가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주축이었습니다. 그 중 '판초렐로'라는 이름의 멕시코계 남자가 국내에서도 매우 인기가 높았는데요, 이 역할을 맡은 배우의 이름은 뭘까요?



2. 오드 토머스 이야기는 '오드 패신저(Odd Passenger)'라는 제목의 인터넷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바로 저 위의 동영상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오드 토머스 역을 맡은 배우의 이름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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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딘 쿤츠의 원작 소설 'Demon Seed'는 영화화 된 뒤 한국에 들어와 '프로테우스 4' 라는 생뚱맞은 제목이 붙여졌습니다. 그 이유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 영화에 붙여졌어야 할 제목을 이미 한 고전 공포영화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제목을 차지한 고전 공포영화의 원제는 무엇일까요?

<죄송합니다. '프로메테우스 4'는 오타였습니다. '프로테우스 4'가 맞습니다.>



4. '살인예언자'에서 추리작가 역으로 나오는 리틀 오지는 작중 화자인 오드 토머스에게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처럼 쓰라고 합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추리소설 역사상 언페어플레이 논란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작가들이 이 소설을 공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5. 쿤츠가 쓴 오드 시리즈의 최신판은 소설이 아니라 만화(Graphic Novel)인 'In Odd We Trust'입니다. 이 만화를 그린 여성 만화가는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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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사진의 인물입니다. 누굴까요?




6. 본래 대머리인 쿤츠는 어느날 갑자기 머리를 심고 콧수염을 깎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용모를 바꾼 이유를 묻자 그는 '이 사람처럼 보일까봐'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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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본래의 쿤츠, 오른쪽이 문제의 인물)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이 사람은 누굴까요?






p.s. 이 이벤트는 이사온 새 집에서의 100호 포스팅 기념 사업의 일환입니다. (뻥 - 쓰고 나서야 100번째인줄 알았으면서 ;) 그리고 책을 제공해주신 다산북스 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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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시대의 흐름, 트렌드의 핵심인 '빠삐놈 현상'에 대한 중간 보고서입니다. 너무나 진도가 빨리 나가서 빠삐놈 현상을 꿰 차고 있는 분들에게는 뒷북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읽기 전에 침착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빠삐놈 동영상'이라는 게 인터넷을 완전히 차지해버렸습니다.

이게 지금까지 나온 최종 버전인 것 같습니다. 말보다 직접 보는게 빠릅니다.





오래전 전설의 CF였던, 고인돌 가족이 나오는 삼강 빠삐코 애니메이션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에다 DJ쿠(구준엽), 전진, 엄정화 등 수많은 이미지들이 한데 섞여 들어간 대중문화의 정수(?)라고 할만 합니다.



자, 대체 이 괴물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차근차근 짚어드립니다.

우선 누구나 다 아는 Santa Esmeralda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 노래가 '놈놈놈'의 후반부 추격장면에 쓰이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묘한 걸 생각해냅니다. 바로 고전 중의 고전인 이 물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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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당시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저 고인돌 아빠가 부르는 "빠빠라빠라바라밤"이 문제의 그 노래 구절이었던 겁니다.

당시 저 광고를 녹음하던 성우가 일이 이렇게 될 줄 짐작이나 했을까요. 아무튼 그러고 나서 (누구도 첫번째라고 인정하진 않았지만) 첫번째 작품으로 보이는 물건이 탄생했습니다.

아마도 전진이 가장 먼저 희생자가 된 듯 합니다.




해외라고 온전하지 않습니다. 톰 존스.




장르도 가리지 않습니다. 링킨파크까지.




건담도 제물이 됩니다.





온갖 연예인이 범벅이 된 초기 버전.




결국 현재까지 최종 버전은 맨 위의 대표 화면인 듯 합니다.

참 애니메이션 하나가 다양한 발전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네요. 중독성도 장난 아닙니다. 박수동 화백은 이런 일이 있을지 짐작이나 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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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빠삐코 아직 팔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 덕분에 대박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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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 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부산물이지만, '빠삐코'라는 게 한국산 오리지날 빙과가 아니었군요. 한 6년 전에 '까리뽀'도 한국산이 아니란 걸 알게 됐는데...

결국 국산은 '아이차'와 '쭈쭈바' 뿐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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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불쾌한 일입니다. 살다 보니 참 별 일이 다 있군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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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거짓말은 하지 말라니. 심지어 거기 동조하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아, 물론 한 사람이 위치를 바꿔가면서 장난을 칠 가능성도 있겠군요.

물론 증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증명할 방법이 하나 생각났습니다. 다음 블로거 뉴스는 글을 전송할 때 제목을 한번 달면 수정되지 않습니다.


블로거뉴스에서 제가 쓴 글 중 하나를 임의로 클릭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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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측 상단에 '블로거뉴스'라고 써 있는 박스가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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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박스에서 노란 펜촉 옆에 있는 제 이름을 클릭하면, 그동안 블로거뉴스로 송고한 글들의 목록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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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월남전 영화 속의 노래들'이란 제목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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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클릭하면 '님은 먼곳에와 월남전 영화 속 노래들'이란 제목의 글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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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다릅니다. 이건 다음 블로거뉴스에 '월남전 영화 속의 노래들'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보낸 뒤 제목을 수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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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죽 아래로 내려와서, '놈놈놈에 이야기가 없다고?'라는 제목은 지금 블로그에 있는 글의 제목과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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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만약 저 어이없는 작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제가 최근에 제목을 수정했다면, 지금 저 다음블로거뉴스의 목록에 제목이 지금과 똑같이 되어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죠.

이상입니다.

하도 어처구니없고 기가막힌 일이라 하소연삼아 올렸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별별 쓰레기를 다 만나 봤고, 자기가 썼던 글을 수정하면서 바락바락 우기는 정신병자도 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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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의 음반 가격이 1만원이라는 데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달랑 4곡이 들어 있는 싱글 한장에 1만원. 인터넷 쇼핑몰들에서 1만원에서 1만1천원 사이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물론 비싸긴 비쌉니다. 다른 가수들은 요즘 앨범도 1만1천원 선에서 팔리고 있기 때문이죠.

쇼핑몰 yes24의 가격으로 보자면 서태지가 4곡(실제로는 3곡)에 10400원입니다. 그런데 이효리는 13곡에 11900원. 이렇게 따지면 서태지가 3배 넘는 가격을 받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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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인영도 6곡(리믹스 빼면 역시 사실상 3곡) 담긴 '미니 앨범'에 97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서태지와 700원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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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이제 음반 가격이 가수마다, 파는 곳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미국은 더 심합니다. 아마존에서 아무 파트나 들어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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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인치 네일스의 Closer to God은 6.49달러, 역시 나인 인치 네일스의 다른 싱글은 6.7달러. 하집만 사라 맥클라클랜의 Live Acoustic은 달랑 5곡 담긴 싱글이지만 17.99달러나 합니다(그런데 이건 사실 캐니다에서 나온 수입반이라는군요). 뭐 같은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의 표 값도 다 다른 미국에서야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단순한 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몇마디 덧붙입니다. 맥클라클랜의 음반이 수입반이므로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선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5곡에 17.99달러를 내야 하는 거죠. 지금 몇몇 어리숙한 분들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고가일 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 가격에 내놔도 살 사람이 있기 때문에 통하는 가격이죠.

마찬가지로 서태지 음반이 4곡인데 왜 비싸냐... 이런 얘기 하시는 분들은 똑같은 3000cc 차인데 왜 어느 차는 3천만원이고 어느 차는 1억대냐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죠. 어떤 차는 수입이라 비싸고, 어떤 차는 한국산이라 싸다고 우긴다 해도 결국 똑같은 배기량의 차를 몇배 더 내고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가격이 존재하는 겁니다.

결론은 - 비싸서 당신이 안 사기 때문에 그 차 회사가 망할 것 같으면 그 차 회사는 중대한 실수를 한 겁니다. 하지만 당신 외에 불만 없이 그 차를 사는 사람이 많다면 그건 그 회사의 탁월한 결정인 거죠.

그리고 한마디만 덧붙인다면 - 참 태어나서 서태지 편이라고 욕먹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오래된 서태지 팬들이 혹시 이름을 기억한다면 거품을 물고 쓰러지겠군요.






일단 음반이 전반적으로 안 팔리는 추세이면서도 음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시장의 특징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사실 지금보다 10% 정도 더 비싸도 음반을 살 사람은 다 살 거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을 10% 정도 떨어뜨린다고 해서, 그만큼 더 팔리지는 않는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즉,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가 늘어난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칙과 현재의 음반 시장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 아실테니 생략.)

그리고 음악에 정가가 있다는 생각은 아무래도 빨리 버리는 게 좋겠죠. 팔리는 가격이냐, 안 팔리는 가격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작곡가나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작품자의 영혼 1g이 들어간 작품과, 전체 영혼을 다 쏟아 부어 만든 작품의 가격이 어떻게 똑같냐"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습니다. 뭐 이런 주장을 확대해 나가면 미술계에서도 '(화가 A가 그린)사방 30m짜리 그림과 (화가 B가 그린)사방 1m짜리 그림의 가격이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어!'라는 말까지 나올 수 있죠.

게다가 그걸 사는 사람이 10만명이나(물론 1만명이 10장씩 샀을 수도 있지만^^) 된다는 건 감히 누가 가격 얘기를 하느냐는 의미도 됩니다. 아, 물론 에르메스 백이 1천만원씩 한다는 걸 욕하듯, 누구에게나 욕할 자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엔 그만한 공감을 얻기도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럼 우선 모아이를 한번 맛뵈기로.




네온사인 덫을 뒤로 등진 건
내가 벗어두고 온 날의 저항 같았어
떠나오는 내내 숱한 변명의 노를 저어
내 속된 마음을 해체시켜 본다.

때론 달콤한 내 거짓으로도
때론 아이 같은 응석에 두 손을 벌려도
이제 ALL I NEED 모아이들에게
나의 욕심을 말해볼까 이젠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 내 눈에 눈물도 이 바다 속으로...
이 낯선 길 위로 조각난 풍경들
이런 내 맘을 담아서 네게 주고 싶은걸
IN THE EASTER ISLAND

이제 세상은 이 어둠을 내게 허락했고
비로소 작은 별빛이 희미한 나를 비출 때
차가운 바다 속에 내 몸을 담그니
내 가슴을 흔드는 잔잔한 물결뿐

해맑게 웃을때 나른한걸까
세상에 찌든 내 시크함을 조롱한걸까
나는 멍하니 이 산들바람 속에
성난 파도를 바라보고 있어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 내 눈에 눈물도 이 바다 속으로...
이 낯선 길 위로 조각난 풍경들
이런 내 맘을 담아서 네게 주고 싶은걸
IN THE EASTER ISLAND

내가 돌아갔을 땐 너는 맨발로 날 기다리겠지
무릎을 세우고 초조하게 있지는 마
이달이 질 무렵 돌아가니까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 내 눈에 눈물도 이 바다 속으로...
이 낯선 길 위로 조각난 풍경들
이런 내 맘을 담아서 네게 주고 싶은걸
IN THE EASTER ISLAND


가사가 상당히 서정적입니다.

이 노래를 듣고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노래는 이 노래였습니다.




크게 보아 '널 지우려 해'에서 이어지는 노래라고 말하면 너무 지나친 얘기가 될까요. 아무튼 '모아이'를 들어 보니 외계인이건, 서태지건, 멀리 떠났다 돌아온 사람이 이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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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 블로그와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갖가지 통계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우선 가끔 들여다보게 되는 건 리퍼러. 물론 다음 블로거뉴스가 전체의 70% 이상이니 그건 별 재미가 없고, 가끔씩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서 링크나 트랙백을 타고 들어오는 숫자를 보게 되면 참 흥미롭습니다.




(2) 그 다음은 검색어. 어떤 검색어로 이 블로그에 찾아들어왔나를 보여주는 거죠. 종전의 블로그에서는 지원되지 않던 기능입니다. 이게 언제부터의 통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재 검색어 순위는 이렇습니다.

1. 52 송원섭
2. 30 장녹수 실제얼굴
3. 24 놈놈놈
3. 24 손태영 임신설 %...
3. 24 연예가중계손태영
4. 22 님은 먼곳에 노래
5. 18 월남전
6. 15 카드카운팅
7. 14 수애 수지큐
8. 10 송원섭의 스핑크스

1위는 제 이름인데... 이건 즐겨찾기나 rss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검색에서 그냥 치면 나오는데 귀찮게 뭔 즐겨찾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겠죠.^

아무튼 끊이지 않고 꾸준한 것이 바로 '장녹수 실제얼굴'과 '카드카운팅'입니다. 후자는 '21'을 최근에 보신 분들이 많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체 '장녹수 실제얼굴'을 계속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은 누굴까요? (이 분도 즐겨찾기 대신 '장녹수 실제얼굴'을 이 블로그에 들어오기 위한 키워드로 삼고 있는 걸까요? ^^;;)



(3) 역시 광고로 돈 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군요. 애드센스를 단 뒤 통계를 보면, 전체 방문자 중에서 광고에 주목하는 사람은 하루 0.1% 미만인 듯 합니다. 하긴 저 자신도 제가 애드센스를 달기 전까지는 다른 블로그에 광고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아예 감지하지 못했을 정도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듯 합니다. 아무튼 이걸로 축재(^^)를 하려던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야 할 것 같네요.

(다음에서 수익쉐어 프로젝트를 내놨다고 하는데 그건 과연...?)

IT 쪽 포스팅을 하는 블로그들은 광고가 아니더라도, 현물지원(이 물건 좀 써 보시고 포스팅해 주세요)이나 심지어 현금지원(이 상품에 대해 쓰시면 얼마씩 드립니다)도 있다고 하던데, 블로그 소재가 안 좋은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영화 광고를 유치할 수도 없고... (광고 하지도 않겠지만, 한다 쳐도 영화 광고를 한켠에 걸어 놓고 이 영화 별로라고 쓰는 건 광고주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얼마 전 한 출판사에서 이 블로그를 통해 도서 마케팅을 하시고 싶다는 제의가 와서 당연히 그러마고 했습니다. 물론 보상은 책. 안 읽어보고 포스팅할 수는 없어서 지금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한 20분 정도에게 이벤트를 통해서 공짜 책을 나눠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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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최근 개봉된 '다크 나이트'와 관련, 이 영화에 나오는 배트맨의 모습이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더군요.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실린 한 칼럼에 근거한 기사였습니다.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view.asp?page=1&gCode=int&arcid=0920984551&cp=nv

보다 보니 궁금해서 원문을 찾아 봤습니다. 그런데...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한글 기사를 좀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유를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 ‘배트맨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닮은 꼴. 미국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8일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유명 추리소설가 앤드류 클래번의 칼럼을 실었다. 그는 칼럼에서 “두 사람은 선악 구별만 하는 단순한 도덕 관념, 긴급 사태를 핑계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철면피라는 점이 똑같다”고 주장한다.

부시 대통령이 2001년 9·11 사건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자 환호를 보낸 미국인들은 얼마 전 개봉된 영화 ‘배트맨:다크 나이트’편에 똑같이 열광하고 있다. 클래번에 따르면, 이 같은 미국인의 심리가 바로 보수 진영의 요람이다. 항상 정의의 승리를 위해선 모든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여기는 사고방식이 네오콘(신보수주의)과 부시 정권을 낳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특히 영화계가 보수주의를 더 한심하게 만들고 있다”며 “진보 진영이 부시 정권을 사실적으로 비판하는 반면, 보수 진영은 만화 캐릭터나 동원해 부시를 응원한다”고 지적한다. 배트맨 같은 블록버스터 ‘영웅’은 보수 이미지를 ‘단순·만용·일방주의’로 고착시킬 뿐이란다.

또한 진보 영화계가 얼핏 우월해 보이지만 진실의 한쪽 면만 부각시킨다는 점에선 보수 진영과 마찬가지라고 클래번은 꼬집었다. 테러리스트의 인권 침해 문제는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테러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인권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 나온 배트맨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 얻을수록 미국 보수주의의 현재는 우울해진다”며 “이제 보수주의도 만화가 아닌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기자

>> (이상 국내 모 일간지 기사.)


이 기사를 봐선 앤드류 클래번이라는 사람은 부시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자, 그럼 원문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냥 보시라는 얘기는 않겠습니다.^^ 제가 엉뚱한 번역을 했는지도 모르니 다들 한번 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 기사에서 굵게 표시한 부분을 원문에서 찾아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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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트맨과 부시의 공통점

폭력과 공포에 휩싸운 도시로부터 구원을 요청하는 외침이 흘러나온다. 플래시 불빛이 밤하늘을 비치고, 흘러가는 구름 표면에 박쥐의 심볼이 비쳐진다.

가만. 저건 박쥐가 아니군. 사실, 손가락으로 따라 그려보면... 그건 마치... W처럼 보인다.

현재 모든 박스 오피스 기록을 깨고 있는 '다크 나이트'는, 내가 보기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거의 찬가의 수준으로 조지 W. 부시가 지금과 같은 테러와 전란의 시대에 보여온 강고한 의지와 도덕적인 용기를 찬양하고 있는 영화다. W(부시)처럼, 배트맨은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테러리스트들과 맞서고 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비방당하고 또 혐오를 사고 있다. 또 W처럼, 배트맨은 때때로 긴급 상황을 처리가히 위해 국민들의 권리를 잠시 유보해 두어야만 할 때가 있다. 물론 상황이 해결되는 즉시 그가 훼손된 권리를 원상회복 시킬 것 역시 당연하지만.

그리고 W처럼, 배트맨은 때로 사람들이 그릇된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자유로운 사회 와 파괴에만 열중하는 범죄자 집단 사이에 도덕적인 동등함(moral equivalance)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전자(자유 사회)는 비록 어리석음에 빠지더라도 고이 간직되어야 할 것이지만, 후자(범죄자 집단)는 반드시 지옥문 안에 갇혀 감시를 받아야 할 것들이다.

따라서 '다크 나이트'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의 영화다. 그리고 지난해의 '300'같은 영화들처럼, 부시 행정부가 하찮은 것들을 위해 타협할 수 없는 가치와 필요를 묘사함으로써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반대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좌경 색채의 영화들 - '엘라의 계곡 (In The Valley Of Elah)', '렌디션(Rendition)''리댁티드(Redacted)' - 등은 도덕적 균형을 설교하고, 굴복을 옹호하며, 군과 그들의 사명을 비하하고, 미국과 이슬람 파시즘 사이의 차이를 구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개봉될때마다 '충격과 공포 작전(역주=Operation Shock and Awe: 2003년 이라크 침공 때의 작전명)' 수준으로 흥행에서 박살이 났다.

그렇다면 좌경 세력이 자신들의 영화를 직설적이고 사실적으로 만들면서 자유를 만끽한데 비해, 왜 할리우드의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사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을 말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만(역주=배트맨 이야기를 빌려서) 했을까?  도덕심, 신앙, 자기 희생, 정의를 위해 싸우는 고귀함 등등, 우리를 지키는 데 힘을 더하는 보수적인 가치들은 대체 왜 '300',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스파이더맨 3'와 같이 판타지나 만화 원작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일까?

영화 제작자들이 이슬람 테러리즘을 사실주의적인 영화에서 다루게 되는 순간, 이런 가치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좋은 편은 나쁜 편과 구별할 수가 없고, 결국 우리를 보호해주는 영웅들이 모욕받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진다. 대체 왜 이래야만 하나?

내게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바로 '다크 나이트'의 줄거리에 내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사실을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미움을 받았고,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당했다. 물론 십자가에 못박힌 사람도 있다(역주=누구일까요?).

좌경세력은 우익의 도덕관을 단순하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도덕이란 상대적이며 미묘하고 복잡한 것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그들은 그들 자신의 주장 안에서 이미 틀려 있다.

좌익이든 우익이든, 모든 미국인들은 자유가 노예보다 낫다는 것을, 사랑이 증오보다 낫다는 것을, 친절이 잔혹보다 낫다는 것을, 관용이 편견보다 낫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알게 되었는지, 늘 알지는 못하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다.

정말 문제가 복잡해지는 건 우리가 이런 가치들을, 이 가치들이 널리 통하지 않는 세계에서 지켜내야 할 때이다. 우리가 관용을 지키기 위해 관용을 베풀수 없는 상황, 친절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친절해져야 하는 상황,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증오를 품게 될 때 말이다.

스스로 이런 어려운 일들을 떠맡는 영웅들이 등장할 때면, 나머지 우리들은 그들로부터 등을 돌리려는 듯한 경향을 보인다. 우리의 도덕적인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비방하는 경향도 보인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평화적인 가치의 귀감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우리 편의)사나운 병사나 잔혹한 심문자들을 저주하고 심판받게 했다. 정작 우리의 가치들을 지킨 건 그들인데 말이다. 게리 올드먼이 연기하는 고든 경찰국장이 미움받는 배트맨에 대해 "그는 멀리 도망가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그를 뒤쫓을테니까"라고 말하듯이.

이거야말로 진정한 도덕적 혼란이다. 우리의 예술계가 때때로 사람은 생명을 수호하기 위해 타자를 죽여야만 하고, 그들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때로 그 가치를 침해해야 하고, 무비 스타들이 영웅인 적 하기 위해 우리의 아부의 조명 속에서 거들먹거리는 동안 진짜 영웅들은 어둠 속에서 축 처진 어깨로 살금 살금 도망치거나 모욕당해야만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을 때라야, 그리고 그럴 때에만 우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마땅히 받아야만 할 정당한 대우를 해줄 수 있고, 그때서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참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건 할리우드의 보수주의자들이 그들의 가면을 벗고, 낮의 햇살 속에서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때일 것이다. (끝)



원문입니다. 주소는
http://online.wsj.com/article/SB121694247343482821.html?mod=sphere_ts&mod=sphere_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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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Bush and Batman Have in Common
By ANDREW KLAVAN
July 25, 2008; Page A15

A cry for help goes out from a city beleaguered by violence and fear: A beam of light flashed into the night sky, the dark symbol of a bat projected onto the surface of the racing clouds . . .

Oh, wait a minute. That's not a bat, actually. In fact, when you trace the outline with your finger, it looks kind of like . . . a "W."

There seems to me no question that the Batman film "The Dark Knight," currently breaking every box office record in history, is at some level a paean of praise to the fortitude and moral courage that has been shown by George W. Bush in this time of terror and war. Like W, Batman is vilified and despised for confronting terrorists in the only terms they understand. Like W, Batman sometimes has to push the boundaries of civil rights to deal with an emergency, certain that he will re-establish those boundaries when the emergency is past.

And like W, Batman understands that there is no moral equivalence between a free society -- in which people sometimes make the wrong choices -- and a criminal sect bent on destruction. The former must be cherished even in its moments of folly; the latter must be hounded to the gates of Hell.

"The Dark Knight," then, is a conservative movie about the war on terror. And like another such film, last year's "300," "The Dark Knight" is making a fortune depicting the values and necessities that the Bush administration cannot seem to articulate for beans.

Conversely, time after time, left-wing films about the war on terror -- films like "In The Valley of Elah," "Rendition" and "Redacted" -- which preach moral equivalence and advocate surrender, that disrespect the military and their mission, that seem unable to distinguish the difference between America and Islamo-fascism, have bombed more spectacularly than Operation Shock and Awe.

Why is it then that left-wingers feel free to make their films direct and realistic, whereas Hollywood conservatives have to put on a mask in order to speak what they know to be the truth? Why is it, indeed, that the conservative values that power our defense -- values like morality, faith, self-sacrifice and the nobility of fighting for the right -- only appear in fantasy or comic-inspired films like "300," "Lord of the Rings," "Narnia," "Spiderman 3" and now "The Dark Knight"?

The moment filmmakers take on the problem of Islamic terrorism in realistic films, suddenly those values vanish. The good guys become indistinguishable from the bad guys, and we end up denigrating the very heroes who defend us. Why should this be?

The answers to these questions seem to me to be embedded in the story of "The Dark Knight" itself: Doing what's right is hard, and speaking the truth is dangerous. Many have been abhorred for it, some killed, one crucified.

Leftists frequently complain that right-wing morality is simplistic. Morality is relative, they say; nuanced, complex. They're wrong, of course, even on their own terms.

Left and right, all Americans know that freedom is better than slavery, that love is better than hate, kindness better than cruelty, tolerance better than bigotry. We don't always know how we know these things, and yet mysteriously we know them nonetheless.

The true complexity arises when we must defend these values in a world that does not universally embrace them -- when we reach the place where we must be intolerant in order to defend tolerance, or unkind in order to defend kindness, or hateful in order to defend what we love.

When heroes arise who take those difficult duties on themselves, it is tempting for the rest of us to turn our backs on them, to vilify them in order to protect our own appearance of righteousness. We prosecute and execrate the violent soldier or the cruel interrogator in order to parade ourselves as paragons of the peaceful values they preserve. As Gary Oldman's Commissioner Gordon says of the hated and hunted Batman, "He has to run away -- because we have to chase him."

That's real moral complexity. And when our artistic community is ready to show that sometimes men must kill in order to preserve life; that sometimes they must violate their values in order to maintain those values; and that while movie stars may strut in the bright light of our adulation for pretending to be heroes, true heroes often must slink in the shadows, slump-shouldered and despised -- then and only then will we be able to pay President Bush his due and make good and true films about the war on terror.

Perhaps that's when Hollywood conservatives will be able to take off their masks and speak plainly in the light of day. (끝)

Mr. Klavan has won two Edgar Awards from the Mystery Writers of America. His new novel, "Empire of Lies" (An Otto Penzler Book, Harcourt), is about an ordinary man confronting the war on t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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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눈이 삐었나 이곳 저곳 해외 블로거들의 주장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그렇습니다. 클래번이라는 작가가 엄청난 부시 빠에다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였다는 거죠.

대체 어떻게 저런 원문에서 그런 기사가 나왔는지 참 궁금하기만 합니다. 결론은 없습니다. 아무튼 참 믿을 게 별로 없는 세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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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시간이 좀 남아서 저걸 다 번역하긴 했지만, 절대로 내용에 공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참 접해 볼 기회가 없던 주장이라 좀 신선하긴(^^) 하더군요. 실제로 미국인들 중에는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그런데 대체 얼마나 빠심이 깊어야 저 사인이 W로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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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 이런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처(Foreign Policy)는 제가 예로 든 기사와 다르더군요. 혹시라도 착오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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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죽었네 살았네, 일본 바이어들이 발길이 끊어졌네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류 상품은 뭘까요. 복잡할 게 없습니다. 한류 스타들이 나오는 콘텐트, 특히 드라마입니다. 영화도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파급 효과나 위력 면에서는 드라마에 비할 바가 아니죠. 그럼 '겨울연가'의 빅 히트 이후로 대체 한국의 자랑스런 한류 스타들은 얼마나 많은 콘텐트를 만들었을까요.

소위 4대천왕의 마지막 드라마 작품들입니다.


이병헌, 2003년 올인 (2009년 방송 예정 아이리스)

장동건, 2000년 이브의 모든것

배용준, 2002년 겨울연가 (2007년 태왕사신기)

원빈, 2000년 가을동화


이렇습니다. 한마디로 물건이 없는데 뭘 사라는 겁니까.

이 대목에서 가정을 한번 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배용준의 데뷔작 <사랑의 인사>부터 모든 출연작이 일본에서 없어서 못 파는 히트상품이 된 마당에, 2003년 이후에 배용준이 출연한 드라마가 단 한편이라도 있었다면, 그 드라마의 가격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불행히도 그런 기회를 사소한 이유로 놓쳐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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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를 놓친 사람들

요즘 '욘사마'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좀 모자란 사람이거나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기 마련이다. 연예계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동아시아를 뒤흔드는 배용준의 위명은 익히 알고 있기 때문.

이런 '욘사마의 치세'는 NHK가 드라마 <겨울연가(일본 방송명은 <겨울 소나타>)>를 지상파로 방송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4월3일부터 2년간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위성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방송되며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겨울연가>가 지상파에서도 위용을 떨치며 배용준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다.

<겨울연가> 폭풍 이후 한국의 배용준 관련 소프트웨어는 동이 났다. 배용준이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모든 드라마와 영화가 일본의 특수 상품이 된 것. 업자들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것은 배용준이 2002년 <겨울연가> 이후로 현재 일본에서 방송중인 <태왕사신기> 외에는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없었다는 거였다.

그런데 '욘사마 신화'가 탄생하기 불과 3개월 전인 2004년 1월, 아주 사소한 문제로 배용준의 출연을 거절한 드라마가 있었다. 제목은 <폭풍 속으로>. 그 사연은 이렇다.

한국 TV 드라마계에서 2003년은 최완규 작가-유철용 PD-그리고 이병헌의 해였다. 바로 <올인> 두 글자로 요약할 수 있었다. 다른 화제작도 많았지만, 이병헌-송혜교 커플의 탄생을 비롯해 '올인'보다 더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드라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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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 콤비는 2004년을 맞아 또 하나의 야심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폭풍속으로>는 최완규 작가가 젊은 시절 푹 빠져 있었다는 외화 <야망의 계절(Rich men, Poor men)>을 원안으로 한 작품. 어느 모로 보나 빈틈없고 철저한 엘리트인 형과 잡초처럼 자라난 동생의 이야기로, 원작격인 <야망의 계절>에서는 피터 시트라우스와 닉 놀테가 형제로 출연해 톱스타가 됐다.

<폭풍 속으로> 제작진은 형제 중 동생 역할을 배용준에게 제의했고, 배용준은 선뜻 '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배용준은 막상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자 독특한 제의를 했다. '시놉시스(드라마 기획안)가 지나치게 형 역할 중심으로 쓰여진 것 같으니, 동생 중심으로 다시 써 달라'는 요구였다.

사실 그리 일반적이지는 않은 요청이었다. 시놉시스는 어차피 대본을 쓰기 전에 관계자들에게 드라마가 갖고 있는 대략의 골격을 설명해주는 정도의 용도로 쓰일 뿐, 정작 방송될 때에는 시놉시스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가는 드라마도 비일비재하다. 제작진도 이미 동생이 실질적인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배용준에게 제의를 한 것이었고, 형 역할을 제의받은 몇몇 톱스타는 '동생이 주인공인 드라마'라며 출연을 거절했을 정도다. 게다가 그때까지 대본이 이미 나와 있던 것도 아니고, 그때부터 더욱 동생 중심으로 대본을 쓰면 그만인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시놉시스를 다시 써 달라'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일. 그런데도 배용준은 '당장 보기에 좋지 않다'며 계속해서 수정을 요구했다. 그런 사소한 것 하나라도 꼭 짚어 넘어가야 하는 꼼꼼한 성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별 것 아닌 문제가 자존심 대결로 발전하면서 결국은 출연 자체가 물 건너간 일이 되고 말았다. 배용준의 입장은 "그거 고치는 데 돈이 드냐. 그만한 일도 못 해주느냐"는 것이었고 제작사 측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 공연히 까다롭게 군다"는 것이라 의견차가 좁혀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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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의 성공으로 한껏 자신감에 차 있던 최-유 콤비는 사실 이런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박신양과 이정재라는 만만찮은 카드들이 <폭풍 속으로>'의 형제 역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배용준 카드가 사라지자 우여곡절 끝에 이정재의 캐스팅도 불발됐고, 어찌어찌 하다가 이 역할은 <다모>로 가능성을 보인 신인 김민준에게 돌아갔다. 형 역할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김석훈이 맡았다.

그로부터 1개월 뒤, 제작진은 아직 신인 티를 벗지 못한 김민준의 연기를 볼 때마다 다 잡았다 놓친 배용준을 그리워해야 했다. <폭풍 속으로>는 20%대로 수준급의 시청률을 보였지만 배용준은 이내 '욘사마'라는 아호를 달고 먼 하늘로 날아올랐다.

만약 <폭풍속으로>가 '배용준의 최신작'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더라면 이 드라마는 도대체 얼마에 일본으로 팔려나갔을까. 지금도 <폭풍 속으로>와 관련된 몇몇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때 그거 좀 그냥 고쳐 줄 걸." (끝)






- 결국 '폭풍속으로'도 25%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났지만 제작진의 눈에는 얼마나 배용준이 밟혔을까요. 물론 최완규 작가는 그 뒤로도 '해신'과 '주몽'을 히트시켰고 현재도 '식객'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저 때 생각을 하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앉아서 100억원대의 돈을 날린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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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아이 스레이를 나서서 씨엠립으로 돌아오는 동안 니르낫은 우리 부부의 침묵이 좀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즉 30분이면 다 보고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든(주요 조각들은 손상을 우려해 멀리서나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반티아이 스레이를 보려고 추가 요금까지 받으면서 비포장도로를 한시간이나 달려왔느냐는 비난으로 침묵을 해석한 듯 니르낫은 당초 예정에 없었던 프레 룹을 들렀다.

프레 룹은 앙코르 와트를 연상시키는 5탑형 사원으로, 대지 위로 우뚝 솟아오른 규모가 어쩐지 피라미드를 연상키는 거대 유적이다. 물론 앙코르 와트와 마찬가지로 역시 정면에서는 세개의 탑만 보인다.특히 위 사진에서도 보듯 층층이 쌓아올린 돌은 붉은 색을 띤 라테라이트(뭔지는 모른다)라서 매우 선명한 느낌을 준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을 읽어 보면 이 사원 역시 해질녘에 들르면 사원의 붉은 빛이 석양을 맞아 타오르는 듯한 붉은색으로 보인다고 한다.(앙코르 유적지는 왜 죄다 해질녘 아니면 해뜰때가 가장 멋지다는 것인지....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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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보단 좀 더 붉은 빛이 강조된 사진. 앙코르 와트의 3층을 오르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살짝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주위 경관이 매우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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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뽀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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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내기층에서 입구 쪽을 내려다 본 모습. 중앙 문 쪽에 있는 흰 사람의 모습이 유적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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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반대쪽은 폐허에 가깝다. 다행히 주위에 큰 나무는 없었는지 타 프롬처럼 되진 않았다. 타 프롬이 뭐냐고? 잠시 후면 아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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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고만고만한 밀림 한 가운데서 우뚝 솟아오른 프레 룹에서 돌아보는 조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날씨가 좋으면 앙코르 와트도 보인다고 하나 이날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점심 식사 후에 들른 곳은 앙코르 와트와 함께 앙코르 지역 관광의 핵심을 이루는 타 프롬(사실은 따 쁘롬이라고 읽어야 제 맛이다).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에 나와서 새삼 눈길을 끌었던 타 프롬은 거대한 유적지가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 하나에서 자란 나무들에 의해 제멋대로 훼손된 현장을 그대로 보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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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대로라면 타 프롬은 지금도 계속 성장하는 나무들 때문에 변형되고 있어야 하지만 자세히 보면 대부분의 나무 뿌리들을 제거해서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타 프롬은 인간의 야망과 비전에 의해 설계된 거대한 문명이 자연의 힘 앞에서는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져내리는지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매우 독특하고 매력적인 관광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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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사진을 본 사람들이 많을 게다. 이런 식으로, 돌담 위에 씨앗 하나가 떨어져서 나무로 자라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어떻게 저렇게 머나먼 돌담 아래까지 저 굵은 뿌리를 내려 보낼 수 있었을까. 참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눈으로 보고 있으니 믿을 수밖에.물론 이 다음 사진에 비하면 이 장면은 사실 약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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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힘+세월의 힘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식물은 하나의 생명체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기업과도 같다. 사방으로 물을 구하기 위해 뻗어나간 뿌리들 가운데서도 몇개는 경쟁에서 지고 뿌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뒤 흔적만 남아 있다.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해 폐쇄된 사업 부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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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위에서 나무가 자라고, 점점 나무가 커 지면서 나무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돌담은 다시 무너져 내린다. 이제 사원은 인간이나 인간이 거기에 담았던 의미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만다. 천년도 안 되는 시간 속에서 나무는 자신의 자리를 찾았고, 좀 더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나무들은 이깟 유적 따위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원시림 속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녹색으로 채색된 사원은 묘한 매력을 풍겨낸다. 사실 나무그늘이 많고 감춰진 듯 보물찾기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앙코르 지역의 사원들 중에서 가장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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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다섯시. 전날 '앙코르에서 일출을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계속 갸웃거리던 니르낫 군, "일단 해 보자"며 새벽에 약속을 했다. 워낙 캄캄하던 시간에 출발했지만 앙코르 와트 앞에 도착하자 어느 정도 사물의 윤곽은 보일 정도로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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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터운 구름. 이건 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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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혹시 붉은 기운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노심초사 기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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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깨워 데려나온 마누라는 어느새 병아리처럼 꼬박꼬박.결국 해가 중천에 떠 버렸다(물론 구름 속으로). 어쩔수 없이 일단 호텔로 후퇴.오전 10시부터 다시 스케줄 시작. 이번엔 앙코르 최고의 정교한 부조를 자랑한다는 반티아이 스레이로 향했다. 반티아이=사원, 스레이=여자라는 설명. 즉 '여인의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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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훨씬 작은 규모. 솔직히 약간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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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을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이 정교한 부조. 붉은 사암을 재료로 목각을 하듯 꼼꼼하게 파낸 솜씨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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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아이 스레이의 탑들은 이처럼 가짜 아치+가짜 문+가짜 창문으로 되어 있다. 진짜는 문 주위를 장식한 부조들 뿐. 부조는 부조이되 입체감이 놀라울 뿐이다. 물론 요즘 기술로 저렇게 못할 리가 없지만, 그 긴 세월을 이겨낸 고인들의 솜씨 앞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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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눈길을 끄는 힌두 신화의 한 장면. <라마야나>의 악역인 라바나가 수미산을 뽑아 흔들고 있다. 수미산 정상에서는 시바가 파르바티와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데 말이다. 제아무리 불사신 라바나라 한들 시바에게 감히 대들 수는 없는 일. 잠시 후 라바나는 아주 비굴한 자세로 노래를 불러 간신히 시바의 노여움을 달래고 빠져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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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라마야나>에 나오는 원숭이 형제의 싸움. 앞의 글에서 보듯 활을 들고 이 싸움에 개입한 오른쪽의 사나이는 활의 명수 라마 왕자다. 손상은 좀 있지만 원숭이들의 몸짓에서 생동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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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얼굴이 마모됐지만 이 납치 장면은 바로 <라마야나>의 핵심 갈등인 라마와 라바나의 대결을 촉발하는 '라바나의 시타 납치' 장면이다. 라바나는 라마의 꽃보다 아름다운 아내 시타를 몰래 연모해 어느날 몰래 시타를 납치한다.

쥐도새도 모를 범행이었지만 원숭이 장군 하누만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라마에게 알려줘 라바나를 물리치기 위한 라마의 대장정을 시작하게 한다.사실 라바나는 얼굴이 10개, 팔이 20개인 괴물에다 악신들의 제왕이지만 무려 1년 동안이나 시타를 보호하면서도 그녀의 마음이 돌아서기를 바랄 뿐, 무력을 행사해서 그녀를 차지하려 하지 않은 순정남의 면모를 보인다. (뭐 얘기가 되게 하려니까 그런 거지만...)

하지만 라마는 요즘 기준으로 하면 완벽주의자인 쫌팽이다. 결전 끝에 라바나를 물리치고 시타를 되찾은 라마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알까. 이제 당신을 악신으로부터 구했으니 의무는 다 한 셈이오. 당신은 당신의 갈 데로 가시오."라고 냉정하게 말해 버린다.(원 별... 그럴거면 뭐하러 그렇게 죽을둥 살둥 싸웠누?)결국 라바나와 싸워 이긴 건 시타를 되찾으려는 목적보다는 아내를 빼앗긴 데 대한 모욕감을 씻으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얘기다. 21세기라면 시타가 먼저 이런 남편의 자세에 질려서 돌아서련만 불행히도 시타의 시대에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게 여자의 도리였다.

아무튼 시타의 정절은 입증되고, <라마야나>는 해피엔딩을 향해 간다.(21세기는 커녕 17세기만 돼도 이런 클라이막스에서 대단원이 내려져야 하겠지만 <라마야나>는 이 뒤에도 라마와 시타의 귀향 과정을 지나치게 세심하게 서술해 독자의 인내력에 도전한다고 한다.)비록 라바나의 얼굴이 뭉개졌지만 이 장면은 앙코르 일대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표현되어 남아 있다. 이 반티아이 스레이에도 얼굴이 온전한 버전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지나치게 가까이 가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직접 찾아 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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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아이 스레이의 상징 중 하나안 가루다 마크(?).]


반티아이 스레이를 나서는데 이제야 좀 훤한 해가 비치려고 한다.망할 놈의 해.반티아이 스레이를 가려면 기사 하루 일당(25불)에다 시외 수당(10불)을 더 얹어야 한다. 사실 1시간씩 시골 길을 달려 가서 30분만에 보고 나오면 좀 허탈하기도 하다. 부조가 멋지다는 건 결코 부정할 수 없지만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이라고 침을 튀기며 권하기엔 조금 망설여진다.
하지만 반티아이 스레이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프레 룹과 짝을 지워 놓으면 이동거리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계속)





앙코르 와트 지난 여행기 모아보기:

http://isblog.joins.com/fivecard/category/여행을%20하다가/앙코르와트/

(이상하게 클릭하면 문제가 생기는군요. 긁어다 주소창에 붙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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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님은 먼곳에' 때문에 시작한 포스팅입니다. '님은 먼곳에'와 그 노래들에 대한 포스팅은 다른 쪽에 있습니다. 이 글은 거기서 시작돼 본격적으로 다른 영화들과 그 수록곡들을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월남전을 소재로 한 작품의 음악 중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건 개인적으로는 역시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입니다. 실제로 당시 월남에 있던 병사들이 즐겨 듣던 음악이기도 하고, TV 시리즈 '머나먼 정글'의 주제곡으로 명성을 떨쳤죠.

(그런데 정작 '머나먼 정글'이 국내 방송될 때 이 노래는 금지곡 - 반전, 퇴폐성이라는 이유로 - 이었습니다. 그걸 모르고 오프닝을 그대로 살려 놓았던 담당자는 뜨악했죠. 하지만 그걸 문제삼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넘어갔다는 엄청난 얘기가 있습니다.)

자, 추억의 '머나먼 정글(Tour of Duty)'.



베트남전은 저에게도 먼 역사 속의 일입니다. 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미국 대사관을 철수하던 헬리콥터에 줄줄이 매달려 있던 피난민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뉴스 화면으로 본 듯한 기억이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리 먼 과거는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 삼촌뻘이죠 - 로부터 월남전과 관련된 전설(?)은 꽤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학교 다닐 때 교련 선생님들은 대부분 월남전 참전 장교 출신이었죠. 물론 학생들이 확인할 길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월남은 커녕 제주도도 못 가본 분들이더라도 학생들 앞에선 "이 새퀴들이, 백마부대 깡다구 강중위 그러면 베트콩 새퀴들도 다 죽었다고 엎드렸는데 어디서 개수작이야!"라고 충분히 표정관리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무튼 그때로선 비 오는 교련시간에 '월남 무용담' 듣는게 퍽이나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 중 기억나는 것 몇 토막(위문공연 이야기는 저번에 써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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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졸병들도 항상 실탄과 수류탄을 휴대했기 때문에 상급자라도 지나치게 심한 얼차려나 인간적인 모욕을 할 수 없었다. 자살하거나 내무반에서 총질을 하는 사고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못살게 굴던 고참을 쏴 죽이고 밀림으로 달아난 놈이 있었다. 얼마 지나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시체를 찾았는데, 온몸 살가죽이 다 벗겨진 채로 죽어 있었다. 당시 부대원들과 혹시라도 베트콩에게 생포될 것 같으면 서로 쏴 죽여 주자고 약속했다.

2. 더운 지역이라 땅을 파고 화장실을 만들어도 너무 냄새가 심해 고역이었다. 고민 끝에 석유 드럼통을 절반으로 자르고, 석유를 반쯤 부은 다음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간이변소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 변이 차면 바로 불을 질러 소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편했다.

그런데 한 놈이 그 위에서 양담배를 꼬나물고 꽁초를 휙 버린 거였다. 죽진 않았지만 중요 부분이 모두 불고기가 돼 있었다. 나중에 병원으로 문병을 갔는데, 침대에도 바로 눕지 못하고 허리가 공중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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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베트콩이 이쪽으로 도주한다는 정보를 받고 1개 소대가 잠복했다. 잠시 후 눈앞으로, 멀쩡히 보고 있는데 한 50미터 앞에서 사람들이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가는게 보였다. 몇 초 사이지만 한 20명 정도가 지나갔을 거다. 당연히 일제사격을 가했다. 경기관총을 포함해서 M-16을 자동으로 놓고 드륵드륵 갈겼다. 그런데. 실제로 총에 맞고 쓰러진 건 단 2명이었다.

총이라는게 그렇게 안 맞는 건지 그때 처음 알았다. 하긴, 사람이 초긴장상태가 되면 총에 맞고도 전혀 이상 없이 달린다고도 하더라. 맞긴 맞았는데 다 도망갔다가 어디 엉뚱한 데서 쓰러졌는지도 모르지.

4. 미국이란 나라가 무서운 걸 처음 알았다. 헬리콥터고 트럭이고 부서졌다고 말만 하면 바로 새걸로 갖다줬다. 국내에서 훈련할 땐 '탄피 100% 회수' 때문에 어지긴히 신경을 썼는데 여기선 다음 보급때까지 전에 받은 탄약 다 쓰는게 귀찮을 정도였다. 사격 훈련도 전부 자동으로 놓고 긁었다. 원 없이 쏴 봤다. 탄피? 아무도 안 찾더라.

처음엔 C-레이션도 나중에 먹으려고 껌이며 통조림을 챙겨 놓는 놈들이 있었는데, 곧 그게 바보짓이란 걸 알게 됐다. 레이션 같은건 산처럼 쌓여 있었고, 오히려 김치랑 밥이 먹고 싶어 혼났다. 나중엔 입맛이 고급이 되어서 왕건이 통조림만 하나 까 먹고 나머지는 죄다 현지인 꼬마들한테 뿌렸다. 미국이란 나라랑 같은 편에서 전쟁한다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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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얘기가 너무 길었군요. 그럼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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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영화 얘기를 하자면, 아무래도 이 영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겠습니다.

일단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부터.





인상적인 모먼트는 여럿 있지만 도어즈의 'The End'로 시작하는 오프닝만큼 강렬하지는 않습니다. 단, 시퀀스가 너무 길기 때문에 원래 좋아하시는 분들 아니면 클릭을 자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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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이란 새로운 단어를 가르쳐 준 영홥니다. 이 영화에선 뭐니 뭐니 해도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유명했지만 그 외의 당시 분위기를 살린 팝 명곡들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White Rabbit'. 월남전-마리화나-사이키델릭 록은 빼놓을 수 없는 3박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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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는 유명한 인종주의자 마이클 치미노의 극단적인 오리엔탈리즘 때문에, 아시아인이 보기엔 어처구니없는 괴작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디어 헌터'의 음악만큼은 매우 훌륭합니다.

백만인의 애청곡, '카바티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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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큐브릭의 '풀 메탈 재킷'은 평범한 미국 청년들이 어떻게 전쟁 기계로 길러졌는지에 초첨을 맞춘 작품입니다. 저번 글에서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 마지막의 소녀 저격수 시퀀스가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죠.

본래는 트래쉬맨의 'Surfin Bird'가 삽입된 장면이 유명하지만, 다른 장면을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신 분들 중에도 이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궁금했던 분이 있었을 겁니다.



MIC, KEY, MOU, SE.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바로 '미키 마우스 송'이었던 겁니다. 전쟁터에서 총 든 군인들이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노래죠. 큐브릭이 보여주고자 했던 전쟁의 한 단편이 이 노래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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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빼면 울 것 같은 분이 있어서 넣었습니다. 사실 로빈 윌리엄스는 거의 모든 영화에서 지나치게 작위적인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이 영화에서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참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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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심지어 포스터는 뮤지컬)가 뭐냐고 의아해하실 분이 꽤 있겠지만, 록 뮤지컬의 효시라고 불리는 '헤어'는 월남전을 무대로 한 유명한 반전 작품입니다. 비록 전쟁터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주인공이 파월 장병으로 징집되는 데서 영화가 시작하고, 영화 전편이 전쟁에 대한 거부의 몸짓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결국 주인공 중 하나는 훈련소에서 월남으로 파병됩니다.

뒷날 '아마데우스'를 만드는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영화판은 뮤지컬 영화의 흐름을 바꾼 걸작이라고 감히 평가합니다. '헤어'를 유명해지게 한 노래는 'Aquarius'와 'Let the sunshine in'이죠. 본래 흑인 보컬 그룹 5th Dimension이 두 노래를 합쳐 불러 히트시킨 버전이 유명하지만 오늘은 따로 따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Age of)Aquarius.





다음은 Let the Sunshine in. 일부러 영화 버전과 다른 버전을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노래 같다가 2분30초쯤부터 나오는 유명한 후렴구를 듣고 나서 '아, 이 노래?' 하실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두개를 붙인 휩스 디멘전의 노래.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 음악이라는 게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는 거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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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은 빌리 조엘의 'Goodnight Saigon'입니다. 영화음악도 아니지만 이 노래가 빠진 월남전 노래 이야기는 상상하기 힘들 것 같아서 넣어 봤습니다. 물론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 처럼 실제로 당시 히트하던 노래들도 있지만 가사의 내용은 이 쪽이 훨씬 와 닿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끝까지 들었는데 왜 '님은 먼곳에'가 안 나오는지 궁금한 분들은




영화 리뷰를 보실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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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님은 먼곳에'를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장면이 바로 수애가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가 조종사의 요청으로 기내 마이크를 들고 무반주로 '님은 먼곳에'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져 있더군요. 앞부분은 무반주지만 뒤로 가면서 천천히 반주가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아무튼 목소리의 매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맨 앞 부분입니다.

청순형의 외모와는 달리 수애의 목소리는 상당히 저음입니다. 게다가 콧소리가 많이 섞여 있고, 이 노래를 할 때에는 떨림음이 잘 살아 있습니다. 평소 음치+몸치라고 말한 걸 생각하면 상당히 혹독한(?) 보컬 트레이닝을 거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듣고 나면 생각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제목을 보시고 이걸 연상하신 분도 저 하나 뿐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바로 이 목소리가 생각났습니다.




일단 목소리를 들어 보시라고 저 화면을 위로 올렸습니다.

이 노래는 1962년 5월 19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45회 생일 축하 파티(참가자가 15000명. 참 별 걸 다 했다 싶습니다)에서 먼로가 부른 것입니다. 낮은 목소리와 함께 비음이 듣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가 있는 목소리죠.

그 장면이 모두 담긴 영상은 아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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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수많은 뮤지컬 영화 경력에서도 볼 수 있듯 먼로는 수애보다 훨씬 훌륭한 가수입니다. 또 섹시함에서 먼로를 지구상의 다른 여자와 비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잘 알고 있으니 '감히 어따 비교를...' 이라고 찌질하게 외치실 분들은 좀 참으시길)

게다가 목소리가 똑같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목소리를 놓고 볼 때, 수애에게는 충분한 자질이 보입니다. 어떤 목소리냐구요. 당연한 걸 뭘....

목소리만으로 남자를 쓰러뜨릴 수 있는 그런 분위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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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 딴 얘기지만 위 화면에서 사회자는 먼로를 무대로 불러 내기 위해 두세차례 다시 소개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먼로가 노래를 하기 직전엔 'The Late Marilyn Monroe'라고 소개하는군요. 참고로 말하자면 이날의 날짜는 5월 19일. 먼로가 변사체로 발견되기 약 3개월 전입니다.  ...그렇습니다. 음모설인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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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내친 김에 김추자의 오리지널 '님은 먼곳에'을 들어 보셔야 합니다.




영화 공식 주제가는 거미의 목소립니다.




뭐 수도 없이 많은 가수들이 부른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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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수도 없이 많이 불린 노래가 또 있습니다. 바로 CCR의 'Suzie Q' 죠. 고 이주일씨를 통해(?) 한국에도 잘 알려졌지만,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올드 히트곡입니다.






이 노래가 '님은 먼곳에'에 등장하는 이유는 또 따로 있습니다. 이 장면, 기억하시겠죠.



월남전을 통틀어 수백번, 수천번 되풀이됐을 그런 장면입니다.



아무튼 영화엔 'Danny Boy'도 나오고,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도 나오지만 여기선 그냥 생략하기로 합니다. 후자의 경우엔 마땅한 동영상도 없군요.^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 교련(이게 뭔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텐데) 선생님들은 대부분 파월 전투 경험을 가진 장교 출신이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아니더라도 학생들 앞에선 전부 그렇게 얘기해셨겠죠. 아무튼 그중 한 분은 월남전을 생각하면 항상 이 노래가 생각나더랍니다.

파월 장병들이 타고 떠나는 거대한 수송선 선상에서 축하 악단의 연주를 듣고 있는데 유난히 이 노래가 귀에 감치더라는 거죠. 왠지 다시 못올 길을 떠나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그렇습니다. 인생은 원래 나그네 길인 거죠.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이 노래로 마무리.






자, 월남전을 다룬 다른 영화들의 음악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그나자나 수애는 언제쯤 영화 속 순이처럼 각성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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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는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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