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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우연한 여행(이하 '호빗')]은 개봉 전 말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호빗]을 본 많은 사람들이 - 심지어 시사회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 이 영화가 3부작으로 기획됐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도 큰 작용을 한 듯 합니다. '뭐야, 왜 이렇게 끝나?'에서부터 '아니 왜 사건의 진도가 이렇게 안 나가?' 까지 다양한 불만이 나왔습니다.

 

사실 '호빗'이 3편의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건 좀 무리로 보이긴 합니다. '반지의 제왕'이야 원작이 3권(한국에선 6권)이니 3부작이라도 뭐랄 사람이 없겠지만 '호빗'은 원작도 그리 두껍지 않은 1권인데 대체 그걸로 어떻게 영화 세 편을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하지만 그런 혹평들이 기대를 털어내게 해 준 덕분인지, 직접 본 '호빗'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피터 잭슨은 '호빗'을 원작 그대로 3부작으로 쪼갤 생각은 애당초 없었던 모양입니다. 큰 줄거리는 소설 '호빗'을 따라가되, 원작에 나오지 않는 부분들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메꿔 넣어, '반지의 제왕' 마니아들이 즐거워할 만한 프리퀄의 요소를 훨씬 풍성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반지의 제왕'의 구도를 재현하려 한 근거는 바로 이런 인물에서 드러납니다. 사진상으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난쟁이' 킬리입니다.

 

...이런게 난쟁이라니! 이건 사기야! 게다가 활도 잘 쏜다니. 아무래도 이건...^^

 

 

 

일단 간단한 줄거리.

 

전혀 모험 따위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호빗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은 어느날 회색 마법사 간달프(이언 맥캘런)의 방문을 받습니다. 빌보는 '함께 모험을 떠나자'는 간달프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지만, 바로 다음날 '참나무 방패 소린'(리처드 아미티지)이 이끄는 열 세 난쟁이들의 방문을 받습니다.

 

난쟁이들의 목표는 강력한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들의 도시 예레보르를 탈환하겠다는 것. 난쟁이들의 먹성에 식품 저장고가 텅 비는 참사가 벌어지지만, 곡절 끝에 빌보는 소린 원정대의 일원이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는 길은 초원, 눈덮인 벼랑, 오크, 고블린, 트롤, 엘프 등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실 영화는 아주 친절한 편은 아닙니다. '본래 호빗들은 손님 접대를 좋아한다' '호빗들은 요리를 잘 한다' '난쟁이들은 매우 조용히 움직이고, 호빗들은 그보다 더 조용히 움직이기 때문에 은밀한 행동을 하는 데에는 호빗만큼 이점을 가진 종족이 없다'는 등의 설명이 있다면 영화 '호빗'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겠지만, 이런 설명들은 영화에선(대화 중에 나오긴 합니다만...) 전혀 중요하지 않은 말로 그냥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아무런 부담 없이 받아들입니다. 온 국민이 다 극장에서 본데다 기회만 있으면 케이블TV 영화 채널에서 시도 때도 없이 틀어 준 결과, 초등학생에서 할아버지까지 전 세대가 너무나 친숙하게 여기게 된 '반지의 제왕' 3부작 덕분이죠. 영화의 국적을 불문하고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사상 이보다 더 친숙한 영화는 없을 지경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이 분까지 나오시니 뭐 친숙함은 이루 말할수가...)

 

영화의 흐름은 어쩌면 피치 못하게 '반지의 제왕' 1편의 진행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원정대가 조직되고, 주인공 호빗이 예기치 못하게 그 일원이 되고, 험한 길을 가면서 괴물들과 싸운다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원정대의 실질적인 리더는 (그때나 지금이나) 간달프. 그리고 원정대의 표면적 리더는 (그때나 지금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미중년 전사.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원정대에 활기를 불어 넣는 꽃미남 궁수가 있습니다. 아라곤이 했던 역할을 소린이, 레골라스가 했던 역할은 킬리가 한다고 보면 딱 떨어질 구도입니다. 김리 역할은.... 뭐 10명이나 있습니다.

 

한마디로 '반지의 제왕'의 구도를 그대로 재현하려는 속셈이 너무 보인다는 얘기.

 

 

(카리스마틱 리더 소린 역의 리처드 아미티지,)

 

 

(기형 난쟁이 킬리 역의 에이단 터너. 이제 올란도 블룸은 끝난 거죠.)

 

 

(열 세 난쟁이 중 하나인 이분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주역 김리의 아버지인 글로인입니다. 배우 이름은... 근데 알아서 뭐 하실라구요?)

 

이런 구도는 사실 약간 위험하기도 합니다. 많은 관객들이 편안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면도 있지만, '뭐야, 재탕이야?'라는 느낌을 줄 여지도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관객들이 지루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관객들은 '고작 세 편'으로 끝난 '반지의 제왕'을 좀 더 오래 오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화 '호빗'을 세 편으로 만든다는 의도 자체가 바로 이런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봐야 할 겁니다.

 

 

 

'호빗'의 주인공 마틴 프리먼이 엘라이자 우드만큼의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의외로 대사도 별로 없는 킬리 역의 에이단 터너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다른 난쟁이들이 체형 비율에서도 난쟁이 표준인 4~5등신을 유지하는 반면 킬리는 키만 작을 뿐 신체 비율도 8등신입니다. 여성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 캐스팅의 냄새가 뚜렷합니다.

 

'호빗'을 보기 위해 원작 '호빗'을 새로 사서 읽을 필요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사실 원작을 읽어도 큰 방해는 되지 않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경우와는 달리 원작보다 영화가 훨씬 풍성하니까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에 앉으시면 다른 고민은 전혀 필요 없습니다. 다만 다소 쫓기듯 진행됐던 '반지의 제왕'에 비해 '호빗'은 훨씬 여유있고, 느긋한 영화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세 시간이 짧게 느껴지실 겁니다.

 

 

단지 이렇게까지 '반지의 제왕'의 주역들이 다 나와버리면 전편의 아라곤과 아르웬이 참 그리워진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케이트 블랜칫이 시리즈 최고의 미녀라는 건 아무래도 '호빗'의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그렇다고 수염 난 드워프 여주인공을 등장시킬 수도 없고...^^)

 

시리즈 2편에 가면 타우리엘이라는 새로운 엘프가 나올 듯 한데 그거나 기대해봐야겠군요.

 

 

 

 

P.S.1. HFR(High Frame Rate)을 적용한 초당 48프레임의 3D로 봤는데 기존의 영화와는 확실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너무 선명해서 영화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즉 판타지 영화 특유의 약간 부드러운 터치와 몽환적인 영상이 사라지고, 장시간 카메라를 고정하고 찍는 자연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화면이 이어지다 보니 오히려 영화의 현실감이 떨어졌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반면 HFR을 먼저 보고 그냥 디지털 2D로 다시 보신 분은 '두번째는 화면이 뿌예서(?)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 하시는 걸 보면, 역시 적응하기 나름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영화가 아니라 자연 다큐 혹은 전편을 거대한 세트에서 촬영한 시트콤 같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히 낮 장면이.)

 

P.S.2.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절대 알아볼 수 없는 두가지 역으로 모두 합해 약 20초간 나옵니다. 출연료를 받았을지가 매우 궁금.^^ 아무튼 셜록과 왓슨의 대결은 1편엔 없습니다.

 

P.S.3. 과이히르(영화에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호빗' 후반부를 보시면 누군지 저절로 아시게 됩니다)를 불렀으면 좀 더 태워달라고 하지 그렇게 엉뚱한 데에 내려주면...^^

 

 

 

 

P.S.4. 본래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드워프 종족의 특징은 '키가 작고, 손재주가 뛰어나고, 협동심이 강하고, 배타적이며, 보기보다 싸움도 잘 한다'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이 드워프가 어찌어찌해서 북유럽 지역으로 흘러들어온 아시아 계 민족일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물론 톨킨이나 잭슨의 해석과는 아무 상관 없는 얘깁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어쨌든 피터 잭슨, 마틴 프리먼, 엘라이자 우드는 현실에서도 호빗 사이즈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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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형사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됐습니다. 정식 명칭은 JTBC TV '당신을 구하는 TV - 우리는 형사다'입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만족했던 제목은 아닙니다.

 

방송이 나가기 전, 개인적으로도 '왜 이렇게 길고 설명적인 제목이 필요할까'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만큼 좀 더 감각적인 제목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제목은 경찰들의 일상이나 수사 과정을 6mm 카메라로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제목, 특히 '당신을 구하는 TV'에 강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의 목숨을 왔다갔다 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던 겁니다.

 

 

 

'우리는 형사다'는 한국 최초(그리고 제작진의 주장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형사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범죄 현황과 그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 첫회 후반부에는 실제 범죄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을 알려주는 '긴급전화 SOS' 코너가 방송됐습니다. 오래 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생극장' 코너를 연상시킵니다. '한밤에 택시를 타는 경우'에 대한 안전 대처법입니다.

 

예를 들어 한밤중 길에 나선 여성 출연자 앞에 두 대의 택시가 서 있습니다. 1번 택시에는 온화한 얼굴의 운전기사가, 2번 택시에는 다소 험상궂은 운전기사가 타고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느 택시를 타시겠습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자, 1번 차

 

 

 

 

2번 차입니다.

 

 

 

어떤 차가 더 안전한 차일까요?^^

(정답은 저 아래쪽으로 내려가시면 있습니다.)

 

아무튼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조금만 더:

 

'우리는 형사다'의 스튜디오에는 강력, 사이버, 성폭력, 조직폭력, 장기미제 사건, 프로파일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던 대한민국 최고의 형사들이 직접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범죄 예방에 대한 지식을 전달합니다.

 

물론 그렇게만 있으면 너무 딱딱해 질 것을 대비해 MC는 이휘재가 기용됐습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형사들에 대해 잘 아는 연예인,

 

 

 

지금은 손 씻은(?) 왕년의 스트리트파이터 김창렬도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첫회의 주제는 성범죄. 폭증하는 성범죄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이 소개됐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천사가 되려고 하지 마라'.

 

여성들의 동정심을 이용해 못된 짓에 사용하는 흉악범들이 늘고 있는 상황. 예를 들어 길을 잃은 척 하는 어린이의 집을 찾아 준다며 어린이가 이끄는대로 으슥한 뒷골목으로 갔다가 범죄의 위기에 노출됐던 여성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이밖에도 '요 옆 건물 3층까지만 짐을 좀 거들어 달라'는 할머니의 청을 들어 줬다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공범에게 노출된 사례도 있었죠.

 

 

 

또 여성들의 노출이 성범죄의 온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등장, "실제 사건 발생 비율을 보면 바지 입은 여성들의 피해 사례가 오히려 더 많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서구에 비해 한국의 성범죄 재범률이 높은 것은 낮은 형량과 합께,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는 위축되어 조용한 생활을 하므로 모범수로 감형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

 

한마디로 성범죄의 주역들이 얼마나 비열한 존재들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여성에게는 못된 짓을 하지만 자기보다 강한 남자 죄수들 사이에서는 기가 죽어 지낸다는 얘기죠.

 

 

 

 

 

 

 

후반부. 위에서 소개했던 택시 퀴즈가 포함된 '긴급전화 SOS' 코너입니다.

 

 

한밤중에 혼자 택시를 타는 상황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꽤 있을 겁니다. 실제로 꽤 많은 사건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 1번과 2번 택시 중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택시는 무엇일까요?

 

 

 

 

현장 방청객 중 약 75%가 '1번 택시'를 선택.

 

아무래도 운전기사의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한국에서 합법적인 택시는 모두 번호판의 가나다라 표지가 '아, 바, 사, 자' 로 되어 있다는 것. 그 밖의 번호판은 모두 무허가 택시입니다. 1번 택시의 번호판은 '가'로 되어 있죠.

 

정식 등록된 택시가 아닌 만큼, 범죄에 이용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즉 택시 기사의 인상을 보기 전에 일단 번호판을 확인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달리는 차에서 음료를 권하는 기사,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는 기사에겐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나왔습니다. 상황에선 기사가 통화를 하다가 "내 전화기의 배터리가 다 닳았다"며 손님에게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화기를 건네자 기사는 창을 열고 밖으로 전화기를 던져 버린 다음 광란의 질주를 시작합니다.

 

특히나 휴대전화는 한밤의 생명줄과 같다는 지적. '강호순도 위장 택시를 몰면서 피해 여성들에게서 제일 먼저 전화기부터 빼앗았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방청객들의 얼굴에도 충격이 스쳐갑니다.

 

한밤에 택시를 타는 경우엔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행선지나 현재 위치등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설명. 그리고 여자 승객은 무조건 뒷자리에 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물론 대다수 선량한 택시기사들께서 이런 프로그램을 보시면 '우리가 무슨 범죄집단이냐'고 불쾌하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을 이용한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를 예방하기 위해 택시 승객들이 조금은 예의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더라도 이해해 주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를테면 택시를 탄 승객이 다른 사람과 통화하면서 자기가 탄 택시 번호를 불러 준다든가 할 경우에 말입니다.

 

 

 

 

첫회가 방송됐을 뿐이지만 실시간으로 SNS 반응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정말 필요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느낌.

 

범인 체포에는 귀신이지만 방송에는 초보인 형사님들이 긴장이 좀 풀리시면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소개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당연히 놀자판이 되면 안 되겠지만.^^)

 

 

 

매주 목요일 밤 11시.

 

'무릎팍 도사'가 당신의 생명을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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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들에서 주역은 청춘들입니다. 아무리 '제빵왕 김탁구'같은 드라마에서 '실질적인 주연'은 전인화와 정성모 같은 중년 배우들이었다고 해도 제목이 '김탁구'인 이상 김탁구 역의 윤시윤이 드라마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마찬가지. '우리가 결혼할수 있을까'(이하 우결수)도 실질적인 주인공은 한 딸의 이혼과 한 딸의 결혼을 온 몸으로 추진하고 있는 억척 엄마 들자 역의 이미숙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드라마의 핵심은 정훈(성준)과 혜윤(정소민) 커플입니다. 이 두 젊은이의 가파른 결혼 길이 드라마의 갈 길이고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 두 사람이 드라마의 커플 1번, 그리고 공기준(김영광)-동비(한그루) 커플이 2번으로 드라마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혼 위기에 있는 혜윤의 언니 혜진(정애연) 부부가 3번이죠. 그런데 4번 커플이 드라마 전면으로 죽죽 치고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민호(김진수)와 들래(최화정)의 중년 커플입니다.

 

 

극중 민호는 세 번의 이혼 경력을 갖고 결혼생활에 질려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 타는 취미로 사는 40대 중년남입니다. 그래도 '건물 하나 정도 갖고 있는' 재력 덕분에 사는 데 지장 없고, '20대 아니면 여자로 보이지 않는' 생활을 계속해 왔습니다.

 

반면 혜윤의 이모 들래는 50세의 노처녀 어린이집 교사. 예전엔 예쁘다는 말도 수없이 들었고, 소녀적인 정서를 아직 갖고 있는 탓에 이상형의 남자는 어디까지나 미소년-미중년으로 진화했을 뿐 무식하고 교양없는 중년의 아저씨에겐 눈길조차 줄 생각이 없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도 참 사람 일이라는게, 하다 보니 들레가 모터사이클에 대한 묘한 동경을 갖고 있고, 그러다 보니 민호와 들래 사이가 남녀 사이가 됩니다. 과연 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실제론 꽤 있습니다.

 

 

들레 같은 스타일의 노처녀들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 분들의 특징은 몸도 늙고 마음도 늙어가는데, 유독 취향은 늙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신들의 현실과는 아무 상관 없이, 이 분들의 이상형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만 발견됩니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만큼 대부분 먹고 사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현실에서의 로맨스는 그만치 멀리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소녀시절의 판타지가 날이 갈수록 공고해지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에 대한 하명희 작가의 시선은 코믹하지만 냉엄합니다. 이미 지난주 10회에서 드러났듯, 나이 50에 생물학적으로 처녀인 들레의 꿈 속에서 저승사자로 변한 언니 들자(이미숙)는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라는 말 알죠? 아직까지 성경험이 미개봉 상태이기 때문에 그 몸으론 저승에 갈 수 없어요. 영원히 구천을 떠돌게 될 거에요"라고 악담을 던진 뒤 주저없이 들레의 관 위로 삽질을 해 댑니다.

 

 

 

"언니 나는 어디로 가?"

 

 

"생전에 날 알던 사람인가본데, 난 저승사자가 되어 전생의 기억이 없어요."

 

 

"어디보자. 혼전순결이 미개봉 상태라서 이 상태론 저승에 갈 수가 없어요. 사랑하지 않은 자 유죄란 말 알죠?" 

"...그럼 전 어떻게 되나요?"

"이대로 구천을 떠돌게 되는 거죠."

 

 

이 뒤로는 이런 상상에 충격을 받은 들래가 민호에게 "중간 과정 생략하고 빨리 자자"고 재촉하는 코믹한 장면이 이어집니다. 아무리 농담이라도, 나이 50에 처녀라는게 생매장당할 죄라고 한다면 분노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세상이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실 분도... 뭐 따지다 보면 정말 억울한 분들도 있겠죠.;; (이런 얘기는 여기까지.)

 

사실 민호-들레 커플이 인기를 얻는 것은 실제 생활에서 그런 처지에 있는 분들이 이 커플을 좋아하시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반대로 그와는 전혀 거리가 먼 분들에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이 커플에 대한 하명희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눈길을 끕니다. 아마도 이 커플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겉으로는 자신만만한 척, 언제라도 젊은 여자들과 어울리면서 센 척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민호도 외롭습니다. 남자 생각 따위는 전혀 없는 것처럼 행세하지만 들레가 외로운 건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눈에 보입니다.

 

그런 두 사람이 서로의 외로움을 자신의 외로움에 겹쳐 보면서, 두가지 외로움이 서로 닮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민호의 별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들레는 생각합니다. "이 사람은 이렇게 외롭구나. 이렇게 같잖은 짓을 하면서까지 친해지고 싶어하는구나. 내가 뭐 잘났다고. 나도 아는데. 외로운 게 뭔지."

 

여기서 핵심은 바로 '내가 뭘 잘났다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데에는 사실 긴 시간이나 논리적인 설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개는 첫 눈에 서로 눈이 맞아 뭔가가 시작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즉 일단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먼저 호감을 갖기 시작한 경우라면 바로 이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내가 뭘 잘났다고.' 거기서부터 공감과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죠.

 

그러고 보면 '우결수'는 결혼적령기의 젊은이들이 보게 만들어진 드라마인 듯 하지만 사실은 퍽 어른용 드라마입니다. 대사 하나 하나마다 통찰이 숨어 있고, 인생이 녹아 있습니다. 웃음 속에 페이소스가 있고, 한숨 속에 지혜가 있습니다.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하고, 이해를 구한게 잘못이야?" "잘못이지. 그럼. 왜 다 알게 해. 생각만 복잡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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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인생의 뮤지컬'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우습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본 뮤지컬 중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레미제라블'을 꼽게 됩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님의 수많은 걸작들이 눈에 밟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음악의 완성도나 구성을 볼 때 '레미제라블'을 능가할 작품은 아직 인류의 뮤지컬 역사에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클로드 미셸 숀버그(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명한 현대 음악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와 같은 이름이고, 한때 친척이라는 정체불명의 소문이 돌았지만, 본인이 직접 아무런 혈연 관계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과 알랭 부브릴이 만들어 낸 이 위대한 작품은 1985년 초연 이후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라이센스와 무관하게 해적판(?) 공연이 이뤄진 적이 있었고, 1996년과 2002에 해외 공연진의 방문이 있었을 뿐입니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를 갈 기회가 있었던 일부 운 좋은 사람들 외에 대다수 국내 팬들은 이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10주년 기념 DVD에는 '레미제라블'이 공연된 17개국에서 온 각국의 장발장들이 등장하지만 그 가운데 한국은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공연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그것도 묘하게 할리우드 영화판 '레미제라블' - 물론 수십번 영화화된 작품이지만 이번엔 영화 '오페라의 유령'과 마찬가지로 뮤지컬 영화입니다 - 의 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말입니다.

 

 

 

일단 이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2008년 포스팅에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그쪽으로 가 보시기 바랍니다. 똑같은 동영상을 자꾸 퍼 오거나, 똑같은 얘기를 자꾸 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http://5card.tistory.com/130

 

지난주 용인 포은아트홀까지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제작사의 방침...이라고는 하지만 왜 용인에서 초연을 하고 지방 순회를 한 뒤 다시 서울에서 공연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하루 빨리 이 공연을 봐야겠다고 몸이 달아오른 사람들은 많았고, 평일인데도 객석은 빽빽했습니다.

 

그리고 3시간의 공연. 만약 이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레미제라블'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본래 '레미제라블'의 상징으로 꼽혔던 회전무대는 사라졌지만 무대의 깊이며 볼거리에서는 조금도 손색이 없었고, 역시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앙상블은 관객의 전율을 자아낼 만 했습니다.

 

예를 들어 1막의 끝곡인 'One Day More'나 두 차례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에서 잘 조율된 파워풀한 합창은 왜 사람들이 '레미제라블'을 사상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부르는지 충분히 보여줬다고 할만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몇몇 장면만으로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정말 대단한 공연을 보았다'고 느낄 것이고, 평생을 잊지 못할 감동을 간직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레미제라블' 마니아들에겐 역시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듯 합니다. '레미제라블'은 웅대한 합창과 비주얼 외에도, 수많은 뮤지컬 스타들이 일생을 두고 부르고 싶어하는 솔리스트용 명곡들로 채워진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장발장의 'Bring him home', 팡틴의 'I dreamed a dream', 자베르의 'Stars', 에포닌의 'On my own' 같은 곡들이 그렇죠. 또 중반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들어 보면 앙졸라라는 배역이 왜 젊은 뮤지컬 지망생들의 피를 끓게 하는지 금세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최고의 배우들을 모았다는 캐스트가 이런 명곡들을 얼마나 소화했나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이건, 사람들이 알피 볼이나 코엄 윌킨슨, 리아 살롱가나 마이클 볼 같은 일세를 풍미한 명가수들의 목소리로 이 노래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앙졸라를 한번 시도해 보련만, 아저씨의 로망은 역시 자베르가 부르는 Stars...정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노래.)

 

게다가 아무리 관대하게 보려 해도, 이번 '레미제라블'의 가사 번역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영어 가사에 맞게 만들어진 노래를 다시 한국어 가사에 맞추는 일이 쉬울리는 없습니다만,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공연들이 번안 공연되었다는 점에 비쳐 생각할 때, 이번 공연의 한국어 가사는 아무래도 많은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일각에서 '한국어 가사가 좋았다'는 리뷰들을 볼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음표에 맞게 가사를 꽉꽉 채워넣다 보니 한국어의 특성에 맞는 의미 전달은 무시된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관객들이 가사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된 데에는 뭔가 아직 박자가 맞지 않는 듯한 음향 조절에도 책임이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큰 책임은 한국어 가사에 있습니다.

 

(물론 모든 노래의 가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오페라처럼 송스루 스타일이다 보니, 오페라의 레시타티보에 해당하는 부분의 한국어 가사에서 집중적으로 문제가 노출됩니다. 끊어읽기라는 한국어의 특징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가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상대적으로 가사가 자연스러웠던 떼나르디에 부부에게 관객들의 호응이 매우 컸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할 듯 합니다.)

 

 

 

어쨌든 이런 저런 문제들을 고려한 다음 '레미제라블'의 주역들이 살려 줘야 할 핵심적인 명곡들의 처리를 놓고 평가하자면, 역시 장발장 역의 정성화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더군요. 공연 전에는 '과연...?'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지만, 공연을 보고 나니 정성화야 말로 최선의 캐스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 서막 부분에서는 미묘한 조바꿈에서 섬세함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지만 후반부, 특히 'Bring him home'에서 정성화는 '국가대표 장발장'으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대작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의 카리스마도 다른 배우들을 압도했습니다.

 

 

 

팡틴 역의 조정은은 오케스트라에 묻혀 'I dreamed a dream' 후반부의 노랫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배우의 음량을 고려해 전체 음향을 조절하는 데 실패한 것이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에포닌 역에 더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지만(몇년 전에 이 공연이 들어왔다면 단연 조정은이 에포닌 역으로 관객의 눈물을 쪽 빼는 명연을 보여주지 않았을까요),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아 낮은 평가를 받는다면 개인적으로 참 아쉬울 듯 합니다. 이번 공연의 에포닌 박지연도 물론 매우 훌륭합니다.

 

(아쉬움에 올려 보는 조정은의 On my own)

 

 

반면 앙졸라, 마리우스, 코제트 역할은 여러가지로 아쉽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앙졸라 역에서 좀 더 남성적이고 결의에 찬 목소리를 기대했습니다. 앙졸라가 마리우스 같아선 곤란하지 않을까요. 아울러 전체적으로 너무 많은 배우들이 '뽕끼 있는 발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전체 공연의 틀 안에서 보면 위에 든 아쉬움은 정말 소소한 아쉬움에 불과합니다. 일단 공연을 보신 분이라면 무슨 말인지 심히 공감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또 사소한 문제는 다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원작이 매력적입니다.

 

지난 6월 뮤지컬 어워즈에서 갈라 형태로 보여진 One Day More 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출연진을 더 사랑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포은아트홀로 지금 가신다면, 이 버전의 One Day More는 학예회라고 생각하시게 될 겁니다. 그만치 현재 공연 팀의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용인이 너무 머신 분은 내년을 기약하시길. 뭐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꽤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뮤지컬 팬이라면 어쨌든 한번은 봐야 할 작품이니 말입니다.

 

 

P.S. 곧 개봉할 영화판의 예고편입니다. 앤 해서웨이가 부르는 'i dreamed a dream'이 나옵니다만, 글쎄 그닥 인상적이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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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수]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본래 긴 제목은 '우리가 결혼할수 있을까' 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지만,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이 드라마는 지난주부터 매주 월,화요일 저녁 9시50분에 방송됩니다. 10시대는 본래 KBS 2, MBC, SBS 지상파 3사의 드라마가 격돌하는 시간이죠. 그런데 과감하게 그 시간에 뿌리를 박았습니다.

 

사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습니다. 그만치 드라마의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여러가지 이유로 힘들긴 하지만 어지간한 드라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건 분명했습니다. 지금도 기대 이상의 성원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만한 성원을 받게 된 것은 바로 SNS 덕분이라는 것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결수'는 처음부터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홍보에 힘을 기울인 작품입니다. 방송 1주일 전,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우결수' 1회가 먼저 공개됐습니다. 그러니까 정규 편성으로 방송되기 1주일 전에 드라마 1회를 인터넷으로 먼저 볼 수 있게 한 것이죠. 예고편이나 편집본이 아니라 정규 1회를 말입니다.

 

 

 

그리고 1회 영상을 SNS로 공유하기만 해도 선착순으로 캔커피를 그냥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방송 전 1주일간 이 1회는 13만회나 플레이됐습니다. 지금까지 총 20만 네티즌이 이 1회 영상을 보셨습니다.

 

방송이 시작된 뒤, 출연진들이 적극적으로 SNS를 통해 자신의 출연작 홍보에 나섰습니다.

 

남자 출연진 중 최고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진수.

 

 

 

물론 가장 영향력 크고(?) 열심한 사람은 정훈 역으로 출연중인 성준입니다.

 

 

 

성준의 가장 큰 위력은 파급력. 성준이 한번 트위터에 글을 남기면 수많은 팔로워들이 그 글을 널리 퍼뜨립니다. 그런데 성준 팔로워들은 "오빠, 키스신이 너무 많아서 못 보겠어요"라는 하소연을 할 때도 있더라는...^^

 

뒤늦게 트위터 활용에 나선 김영광.

 

 

 

이 역시 300여회가 넘는 리트윗을 기록하는 위력이 엿보입니다.

 

성준-김영광 투톱의 힘은 SNS에서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정애연,

 

 

한그루도 열심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편의 드라마를 방송했지만 이렇게 출연진이 자기 드라마에 애정을 갖고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우는 처음 보는 듯 합니다.

 

이렇게 출연진이 열심이다 보니 다른 쪽으로도 전파됩니다.

 

이 드라마와 전혀 상관 없는 김수로도.

 

 

 

지금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을 이용해 '우결수'를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연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남긴 호평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전문가가 쓴 리뷰보다 생생합니다. 그만치 이 드라마가 볼만한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해 주죠.

 

결론은: 얼른 동참하십쇼.^^ 지금부터 보셔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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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가 조용히 시청자들을 흔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보고 계십니다. 하루가 다르게 반응의 크기가 달라지고 있죠. 이 드라마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김수현이라는 작가의 힘을 가장 먼저 꼽지 않을 수 없죠. 이건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김수현이라는 작가는 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무소불위의 위력과 권위를 갖게 된 것일까요. 일단 대본만 읽어 봐도 그 깨알같은 설정과 마약같은 감칠맛에 감탄하게 되지만, 촬영장에 가 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정을영 감독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들이 그 대본을 영상화하는데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시청자들 가운데 아래 나오는 세 장의 졸업사진을 보신 분은 안 계실 겁니다.

 

 

 

 

김수현 작가가 '무자식 상팔자' 전에 마지막으로 집필한 미니시리즈는 수애 김래원 주연의 '천일의 약속'입니다. 나날이 치매로 시들어가는 수애의 가련한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작품이죠.

 

이 드라마 방송 도중 주제와는 아무 상관 없이 디테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었습니다. 수애가 요리하는 장면이었죠.

 

 

 

수애가 손에 들고 있는 마늘통을 냉장고 냉동실에서 꺼내고, 끓고 있는 찌개에 넣는 대목입니다. 이게 왜 문제일까요. 마늘을 빻아 놓고 냉동실에 넣고 쓰는 분들은 한둘이 아닌데.

 

한 시청자가 "냉동실에서 꺼낸 마늘이 너무 부드럽다. 그냥 찌개에 떠 넣을 정도일 리가 없다"고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얼어 있어야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 빻은 마늘을 아예 각설탕처럼 깍둑썰기를 해서 쓰시는 분들도 있죠.

 

아무튼 이 지적에 대한 김수현 작가의 반응(당시에는 트위터를 하고 계셨습니다)은 이랬습니다. "나도 열 받아 머리가 뜨끈했었어요. 아이고 음식 소품 담당이 제대로 챙겼어야 했는데. 그런 실수 나올 때마다 끔찍해요"

 

 

 

사실 모든 드라마가 찍다 보면 이런 사소한 실수를 하지만, 모든 작가가 이렇게 '머리가 뜨끈해 질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드라마 현장이 얼마나 군사 작전처럼 움직이는 지 다들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한 건 그냥 넘어가게 돼 있죠. 그런데 '김수현 드라마의 디테일'은 그냥 디테일이 아닙니다. 그 디테일이 바로 드라마가 갖는 힘의 일부죠.

 

일단 '무자식 상팔자' 스튜디오로 한번 가 보시겠습니다.

 

 

 

JTBC 사옥 지하로 내려가면 이런 긴 복도가 있고,

 

 

그 끝에 J2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스튜디오 바로 앞 부조에선 연출부의 지휘가 한창입니다. 가운데 팔을 높이 드신 분이 바로 연출자인 정을영 감독. 살짝 보이는 자양강장제 상자가 제작진의 노고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이건 스튜디오 안의 세트 모습. 마침 슛이 진행중이라 들어갈 수 없습니다. 멋모르고 문을 열었다간 정면에 앉아있는 저 연출부 스태프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겁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집안 방 방이 모두 세트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할아버지(이순재) 할머니(서우림)의 방.

 

 

 

 

 

바로 이런 장면이 연출되는 공간입니다. TV 화면으로도 어렵풋이 보신 분이 있겠지만, 사진으로 보면 문 위쪽에 졸업사진이 죽 붙어있는게 눈에 띕니다.

 

 

네. 이 세 손자 손녀의 졸업사진입니다.

 

 

그 옆의 큰 가족사진. '산수연'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산수(傘壽)는 80세를 가리키는 이름이죠. 드라마에서 두 분의 나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일은 없지만, 어쨌든 이 사진으로 보아 팔순의 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자식 상팔자'가 처음 기획되고 배우들이 모두 소집됐을 때, 제일 먼저 한 작업이 바로 이 가족사진 촬영이었습니다. 몇가지 버전의 가족사진이 촬영돼 목적에 따라 조금씩 수정을 거쳐 이렇게 쓰이고 있습니다.

 

화면에 저 깨알같은 사진 하나 하나가 비쳐질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예전에는 저 자리에 그냥 느낌이 비슷한 가족사진을 붙여 놓는 일도 적지 않았죠. 그렇다고 이 사진이 드라마 설정상 사용할 일도 아마 없을 것이고. 하지만 이런 디테일 하나 하나가 '김수현의 드라마'를 만들어 온 힘인 것입니다.

 

 

 

방 앞쪽에 보이는 할머니의 화장대. 할머니들이 쓰실법한 노인용 화장품 세트(아마도 자녀들 중 누군가가 사다 드린 것이겠죠) 앞에 정말 할머니 풍의 반달 빗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빗 하나까지도 어찌나 서우림 할머니 느낌인지.

 

아무튼 이런 것이 바로 디테일이고, 디테일이 곧 힘입니다.

 

 

다음엔 이 출연진들이 어떻게 드라마 속에 녹아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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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유동근] 이라는 배우를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근 10년 이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왕 역할이 가장 어울리는 연기자' 순위의 1위를 석권해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중 하나죠.

 

그런 유동근이 최근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에서 또 한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지금까지 주로 맡아 온 역할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말이죠. 생각해 보면 이 배우야말로 변신의 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무자식 상팔자'는 부모도 감쪽같이 모르게 미혼모가 된 소영(엄지원)을 중심으로 한창 이야기가 진행중입니다. 소영도 소영이지만 그 소영을 바라보는 아버지(유동근)와 어머니(김해숙)의 마음고생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위의 모습이 감동적인 것은 저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가 웬만하면 왕 아니면 대기업 회장 역만 하던 배우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유동근=왕'이라는 공식은 매우 선명하지만 사실 유동근이 왕 연기를 그리 많이 한 것은 아닙니다. 곰곰 생각을 해 봐도 '용의 눈물'에서 태종 역할, '장녹수'에서의 연산군 역할 외에는 똑부러지게 왕이라고 할만한 역할이 거의 없었다고나 할까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왕년의 '파천무'라는 드라마에서 세조 역을 한 적이 있지만 이걸 기억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물론 '명성황후'에서 대원군 역, 그리고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 역 등이 있지만 이건 엄밀히 말해 왕 역은 아니죠. 어쨌든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리 왕 역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유동근=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횟수와는 무관하게 카리스마와 남성적인 힘 부문에서 비교할 만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일 겁니다.

 

또 유동근은 '무자식 상팔자' 이전에도 몇 차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전력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황신혜와 공연했던 드라마 '애인'.

 

 

 

 

불륜에 대한 새로운 조명으로 장안의 화제가 됐던 드라마입니다. 더구나 '유동근의 멜로드라마'라는 점이 관계자들 사이에선 특히나 화제가 됐죠. 잉크색 셔츠나 멜빵 바지처럼 그 전까지 '아저씨'들에게선 전혀 볼 수 없었던 차림새가 이 드라마를 계기로 유행할 정도로 반향이 컸습니다.

 

아마도 이 '애인'을 유동근의 첫번째 변신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반면 유동근의 코믹 연기는 주 무대였던 드라마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영화 쪽에서는 두어 차례 선보인 적이 있었죠. 차태현 손예진과 공연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서 유동근은 말이 선생님이지 사실상 건달 두목같은 연기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 영화가 사실상의 데뷔작이라 청룡영화상 신인상까지 손에 쥐었습니다. 

 

그 다음엔 '가문의 영광'의 건달 가문 장남 역이 생각납니다. 제왕의 품격은 어디로 갔는지 영화 속 건달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그 뒤로 이 '가문' 시리즈는 지금 5탄이 제작중일 정도로 한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연작 성공사례가 됐습니다. 그 기틀을 닦은 것이 유동근의 건달 연기였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이것이 두번째 변신이라고 봐도 좋을 듯.

 

 

그런데 '무자식 상팔자'에서 유동근은 또 한번 변신했습니다. 그가 연기하는 희재는 호식(이순재)의 삼형제 중 장남. 평생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일하다 정년퇴직했고, 당뇨와 혈압이 지병이라 '절대 흥분하지 말자'를 좌우명으로 삼은 인물입니다. 더구나 천성이 우유부단(좋게 보면 그냥 온유)이라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옳고 저 말을 들으면 또 솔깃한 양반.

 

어디를 보나 평소 유동근이 자랑하던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지만, 놀랍게도 유동근이 이 역할을 맡고 나자 너무나 입던 옷처럼 잘 어울리는 마술이 펼쳐집니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총명했고 커서 기대대로 판사가 된 딸(엄지원)이 어느날 갑자기 만삭이 되어 나타났을 때, 딸에 대한 배신감도 배신감이지만 무엇보다 딸의 남은 인생이 걱정되어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을 경험했습니다.

 

 

 

게다가 그 딸이 낳은 아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놓고, 이 말도 들었다 저 말도 들었다 흔들리며 결정하지 못하는 희재의 모습은 과연 유동근이 이 역할을 맡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사실 체격은 크지만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남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구상하고 드라마에 세운 것은 누가 뭐래도 김수현 작가의 힘이죠. 여기에 그 캐릭터가 유동근의 손에 들어가니 너무나 생기넘치는 모습으로 형상화됐고, 그것이 '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의 상승세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드라마의 중심은 아무래도 아이를 낳은 소영 본인이고, 그 뒤로는 아내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하는 희명(송승환) 쪽으로 서서히 주도권이 넘어갈 전망입니다. 여기에 아직은 고양이와 개처럼 싸우고만 있는 성기(하석진)과 선배(오윤아) 사이, 그리고 졸지에 애아버지가 된 준기(이도영)와 도저히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신인류 수미(손나은)도 충분히 흥미를 자아낼 듯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기초가 있어야 가능한 법. 초반 이 드라마가 이만한 화제를 모으게 된 데에는 누가 뭐래도 유동근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연기가 다른 사람 아닌 유동근의 놀라운 변신에서 나왔다는 것 또한 다시 한번 감탄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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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박치기]라는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 얼마나 계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장성규]라는 신인 아나운서의 이름 역시, 들어 보신 분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초, MBC TV '일밤'의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물론 '패밀리가 떴다'나 '남자의 자격', '1박2일'같은 동시간대 프로그램에 밀려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신입 아나운서를 뽑는 오디션 과정을 예능 프로그램화 한다는 발상은 꽤 신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난히 튀던 장성규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이 친구는 그 발랄한 끼에도 불구하고 '너무 설친' 탓인지 최종 선발자에 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를 원하는 회사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현재 JTBC 아나운서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연기도 합니다.;

 

 

현재 이 친구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김국진의 현장박치기'입니다. 물론 당연히 JTBC 프로그램입니다(직원이라 다른 데에는 못 나갑니다). 제목은 '김국진의 현장박치기'지만, 최근에는 거의 '장성규의 현장박치기', 혹은 '김장(김국진+장성규) 박치기' 정도로는 불러야 하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요즘 비중이 큽니다. '현장박치기'라는 프로그램은 다른 설명 다 필요 없이, 제작진이 다소 무모할 정도로 이슈의 현장에 뛰어드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알고 싶다'나 '추적 60분'에서 '스폰지'에 이르는 폭넓은 화제 속으로 들어가 현재의 상황을 '예능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프로그램이죠.

 

지금까지 다룬 소재들을 보면 정말 다양합니다. 연애 못하는 남자, 무속의 세계, 성교육, 중년 여성의 일탈, 욕, 성형수술 등등입니다. 그리고 최근 방송에선 '뽕필(트로트)의 세계'로 가 보기도 했습니다.

 

뭐 직접 이 친구의 스타일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말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장성규군. 저돌적입니다.

 

몸에 약물 넣기(?)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물론 도구나 별다른 액션 없이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이 장성규의 강점.

 

전혀 웃음기 없이, 아무 일 아닌 듯 얘기하는 게 더 웃깁니다.

 

 

 

 

 

이렇게 몸으로 뛰다 보니 노력이 슬슬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시청률도 서서히 오르고 있고, 인터넷에서도 반응이 보입니다.

 

사례: [추천프로그램] 김국진의 현장박치기!!

http://blog.naver.com/vlftkak9592?Redirect=Log&logNo=169576712

 

 

 

 

이 글 제목에서 '생계형 아나운서'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당연히 한때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말을 들었던 카라의 한승연(당연히 위 사진 오른쪽)이 떠올라서였습니다.

 

구하라와 강지영이 합류하기 전의 1대 4인조 카라 시절, 데뷔 앨범은 스르르 묻혔고 카라 멤버들의 인지도도 형편없었습니다. 이때 한승연의 활약은 정말 눈부셨죠. 온갖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프로그램의 대소도 구별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노력이 어느새 팬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래서 '한듣보'라는 이상한 별명이 비아냥 아닌 칭찬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선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표현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고, 오늘날 카라의 전성기가 열리게 된 것이죠.

 

 

 

 

아무쪼록 저희의 꿈나무 장성규군도 쑥쑥 성장하고, 저희 방송국도 하루빨리 자리잡기를 바라는 뜻에서 '생계형 아나운서'라는 제목을 달아 봤습니다.

 

장성규군은 '현장박치기' 외에도 다음주부터 신설 프로그램 '스토리 셀러, 당신의 1분'에도 출연합니다. 메인 MC는 신동엽. 아직도 장성규는 어린 시절부터의 스타와 함께 방송할 때 감동할 줄 아는 청년입니다.

 

그의 페이스북입니다.

 

 

 

그가 앞으로 그의 멘토인 박수홍, 김국진, 신동엽을 넘어서는 최강의 예능 MC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많은 분들이 그의 성장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참. '김국진의 현장박치기'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됩니다.^^

 

 

깜빡 잊었는데 장성규 트위터https://twitter.com/jangsk83   (@jangsk83)

그리고 '현장박치기' 프로그램 트위터입니다.  https://twitter.com/jtbckim  (@jtb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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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라는 제목은 아무래도 '무한 루프'라는 말을 느끼게 합니다. 끝없는 순환의 고리를 가리키는 말이죠. 타임 머신을 다룬 SF 팬들에게는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라이언 존슨 감독의 '루퍼'는 그동안 '터미네이터' 이후 수백편 쯤 등장했던 '미래에서 온 킬러'에 대한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의 성패는 당연히 얼마나 참신한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런 면에서 '루퍼'는 근래 나왔던 몇몇 영화들 가운데서 단연 첫손에 꼽힐 만한 매력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습니다.

 

혹시 라이언 존슨 감독의 데뷔작 '브릭'을 보신 분이라면 이 감독의 기발함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금주법 시대의 시카고나 1950년대 LA 암흑가를 배경으로 할 만한 이야기를  한 고등학교를 무대로 바꿔놓았던 희한한 영화였죠.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바로 10대를 갓 지난 조셉 고든 래빗이었습니다.

 

 

("대체 누가 고든 래빗이라는 거야?"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특수분장의 힘.^^)

 

먼저 '루퍼'의 기본 설정.

 

근미래인 2044년. 이 시기에는 30년 뒤인 2074년의 악당들과 손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태깅 기술(?)의 발달로 시체의 완벽한 처리가 힘들어진 2074년의 범죄조직은 그들의 죽여야 하는 사람들을 타임 머신 기술을 이용해 2044년으로 보내고, 2044년의 악당들은 미래에서 전달되는 살해 대상들을 죽이고 시체를 정리하는 일을 맡습니다. 그 댓가로 은괴를 받죠. 이 일을 해서 먹고 사는 자들을 루퍼(looper)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미래의 조직이 이 루퍼들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 하고, 2074년의 루퍼들을 2044년의 그 자신에게 보내게 됩니다. 이걸 '해고'라고 부르죠. 얼굴을 가린 채 미래에서 날아오는 살해 대상에게 샷건을 날린 뒤, 평소 '동봉되어' 오던 은괴 대신에 금괴 뭉치를 발견하면 그건 죽은 사람이 그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영화의 앞부분은 이 설정을 관객에게 가르쳐 주는데 소요됩니다. 사실 이런 설정이라면 그 다음에 진행될 과정은 뻔한 셈이죠. 루퍼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조(조셉 골든 레빗) 앞에 미래의 자신(브루스 윌리스)이 나타나고, 순간 당황한 조가 미래의 자신을 제거하는 데 실패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 영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은 그리 뻔하지 않습니다.^^

 

 

 

 

타임머신을 다루는 영화 가운데 몇몇은 평행우주론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대부분은 단선적인 시간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개 과거를 바꿔 놓으면 바로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쪽이 스토리를 만들어내기기 때문일텐데, '루퍼'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조의 친구 세스(폴 데이노)가 미래의 세스를 죽이는 데 실패했을 때, 조직은 미래의 세스를 굳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의 세스를 죽이면 미래의 세스는 아무리 멀리 도망가도 바로 소멸되어 버립니다.

 

그러니까 2044년의 시공간에 '현재의 조(젊은 조)'와 '미래의 조(늙은 조)'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현재의 조는 미래의 조에 대해 모르지만 미래의 조는 현재의 조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건 현재의 조가 미래의 조에게 있어 '기억'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30년 전의 기억이라 약간 희미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기본 설정에서 더 나아가 '루퍼' 속 세계에서는, 현재의 조가 그때 그때 하는 행동이 모두 미래의 조의 기억에 영향을 미칩니다. 심지어 젊은 조가 어디 가서 무슨 행동을 하고 있든, 늙은 조는 거의 실시간(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옵니다)으로 젊은 조가 보고 느끼는 것을 바로 알게 됩니다. 젊은 조의 모든 행동은 늙은 조의 '기억'이기 때문이 그렇다는 얘기죠.

 

두 사람이 같은 시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데도 그 '기억'의 매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게 어찌 보면 말이 안 되기도 하지만,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 자체가 모순이라고 하니, 까짓 '어차피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데 받아들이자'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기억의 작용'은 '루퍼'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루퍼'를 매력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고나 할까요.

 

(사실 이 부분 외에도 '루퍼'의 시간 여행 설정에는 상당히 허점이 많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에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인 상황이죠. 그리고 따지자니 우리가 시간여행을 해본 것도 아니고...^^)

 

 

 

라이언 존슨의 영화 두 편('브릭'과 '루퍼')을 보고 나면, 그는 좋은 시나리오 작가이긴 하지만 아직 좋은 감독으로는 부족한 면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지만 구변은 좀 모자란 친구'와 같다고나 할까요. 화면 속 사건들은 재기넘치고 흥미롭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감독으로서의 스킬은 아직 더 갈고 닦아야 할 듯 합니다.

 

간혹 '루퍼'를 지루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야기에 완급 조절이 없기 때문입니다. 존슨의 이야기는 그냥 고저장단 없이 계속 일정한 톤으로 관객에게 전달됩니다. (이게 '그만의 스타일'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일이라면 좀 곤란한 스타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퍼'를 칭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 독특한 방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젊은 내가 30년 뒤의 세게에서 날아온 '내일의 나'를 죽여야 하는 상황. 그러니까 이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에게 꽤 많은 돈을 주면서, '이 돈은 30년 뒤에 당신이 죽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퇴직금'이라고 말하는 상대가 있다면 과연 당신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런 질문이죠.

 

'30년 뒤에 죽는 대신 거금을 받을래, 아니면 그냥 목돈 없이 살래?'라는 선택이 주어진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인생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의 대부분은 개개인의 선택 밖에서 결정되곤 합니다. 그리고 '루퍼'의 경우에는, 그 자신이 현재의 세계에서 루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선택인 셈이죠.

 

그 일을 해서 현재의 세계에서 먹고 사는 이상 딱 30년이든, 그보다 약간 긴 시간이든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끝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대략은 짐작하게 되니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루퍼들은 '언제든 남이 아닌 바로 자신의 미래를 향해 총을 쏘게 될 사람들'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뭇 상징적입니다.

 

어찌 보면 오늘 벌어 내일을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미래를 향해 총질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을 봐도 그렇고, 인류 전체를 봐도 역시 마찬가지. (물론 어찌 보면 직장생활에 대한 우화로 읽히기도 합니다.^^)

 

 

 

'루퍼'의 세계관에서 또 한가지 매력적인 점은 모든 인물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상황에서의 대립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자의 인물에게 분명한 명분이 있고, 그 명분의 성취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주인공과 상대역(악역?)이 경쟁할 때, 싸울 이유가 한 쪽에만 있거나, 승부가 어느 한 쪽의 태만이나 무능으로 결정된다면 참 그보다 맥빠지는 일도 없죠.

 

하지만 '루퍼'의 주역들은 모두 마음 한 구석에서 '내가 정말 이래도 될까. 나 하나 잘 되자고 이렇게 남을 희생시켜도 되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건 나 자신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라며 전력을 다합니다. 자연스럽게 설득력이 솟아납니다.

 

 

 

 

물론 '루퍼'의 성취는 좋은 배우들의 가세 덕분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와 닮아 보이기 위한 특수분장으로 아예 인상을 바꿔 버린 조셉 고든 래빗은 다소 나약해 보이는 평소 이미지를 벗고 또 한번 연기 폭을 넓혔습니다.

 

 

 

 

에밀리 블런트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때만 생각해선 큰일 날 변화를 보여줍니다.

 

 

'루퍼', 아무튼 자신있게 권할만한 작품입니다. 상영관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라이언 존슨의 전작 '브릭'도 은근히 볼만한 작품입니다. 특히 '밀러스 크로싱'이나 '말타의 매' 같은 작품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빠져들 법 합니다. 꽤 오래 전에 썼던 리뷰입니다.

 

'브릭'을 보면 '말타의 매'가 보인다 http://blog.joinsmsn.com/fivecard/9125446

 

P.S. 브루스 윌리스의 아내 역으로 나온 중국 여배우는 허청(許晴, Xu Qing)입니다. 진개가의 왕년 역작 '현위의 인생' 등에 나왔다는데 그 뒤로는 TV 활동에 더 주력한 모양이군요.

 

아, '코요테 어글리'로 깜짝 스타가 될 줄 알았던 파이퍼 페라보는 갈수록 역할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선 젊은 조가 은근히 좋아하는 애 딸린 스트리퍼 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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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수] 두 편의 따끈따끈한 드라마가 방송 대기중입니다. 그중에도 '무자식 상팔자'는 전 방송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상품입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작가이면서 연기자의 지명도를 능가하는 유일한 작가, 김수현 작가의 신작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배우들까지 이순재, 유동근, 김해숙, 송승환, 임예진, 윤다훈 등등등 이름만 대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연기 9단들로 포진해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대표 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사실 그런 가운데서 찜찜했던 것은 다른 한 편의 드라마, 바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였습니다. 전사적으로 '무자식 상팔자'를 지원하는 분위기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면서도 안팎의 관심이 덜 몰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 (개인적으로는 '엄마 왜 나는 학원 안 보내줘?'라고 묻는 둘째의 눈망울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런 미안한 마음을 물리쳐주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23일의 온라인 공개.

 

 

 

사실 두 편의 드라마 모두 1회를 인터넷을 통해 선공개하면서도, 아무래도 더 큰 관심이 몰렸던 쪽은 '무자식 상팔자'입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작가와 배우들의 지명도에서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공개의 장이 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도 '무자식 상팔자' 쪽에 훨씬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힘을 발휘할 쪽은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는 성준/김영광 투탑. 10대와 20대 여성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모델 출신의 두 신인이 어지간히 위력을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대로, '우결수'는 방송 첫날 이미 3만 뷰를 넘기며 돌진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갈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 보시는 바와 같이 첫 방송 당일인 29일에는 12만 뷰를 바라볼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너무 많이 보시는게 아닌가 우려될 지경입니다.^^)

 

 

 

물론 다른 무엇보다 연출 김윤철 PD와 하명희 작가가 전력의 핵심입니다. 김윤철 감독은 누가 뭐래도 당시의 국민 드라마였던 '내이름은 김삼순'의 연출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명희 작가는 지명도에서는 다소 뒤질지 몰라도 매주 금요일 밤 주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사랑과 전쟁'을 오랫동안 지휘한 베테랑입니다.

 

스토리라인도 20대에서 50대까지 여성 시청층의 관심을 끌 만 합니다. 여기 한 엄마가 있습니다. 이름은 들자(이미숙). 남자 하나 잘못 만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탓에 두 딸의 결혼에 자신의 인생을 겁니다. 애들 시집 잘 보내는 것이 인생의 목표죠.

 

 

 

그런 소신 덕분에 큰 딸 혜진(정애연)을 의사 남편(김성민)에게 시집보내는 데 성공합니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죠. 아무튼 그러고 나니 눈에 걸리는 것이 둘째 혜윤(정소민)입니다. 탐문해 본 결과 혜윤이 사귀고 있고, 결혼하겠다고 나선 상대는 겉보기에 그냥 그저 그런 정훈(성준)입니다. 아버지가 소아과 의사라는 것 외에는 탐탁치 않습니다.

 

당연히 들자의 평소 성격대로 갈라놓기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훈네 집이 그렇게 희망 없는 집은 아니라는 정보가.... 이때부터 '그렇다면 너는 내 사위' 작전이 시작되겠죠?

 

 

 

이런 들자와 두 딸 커플 사이로 들자의 동생 들레(최화정)과 40대 후반 노총각 민호(김진수), 그리고 정훈의 선배이며 둘도 없는 '원조 나쁜 남자'인 레스토랑 사장 기종(김영광)과 겉보기에만 여권론자인 동비(한그루) 커플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바람기 있는 의사 남편과 재혼한 커플, 그저 사랑밖에 믿는게 없는 젊은 커플, 뒤늦게 사랑에 눈뜬 중년 처녀총각 커플, 그리고 나쁜 남자인 걸 뻔히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겉으로만 쿨한 커플까지 네 커플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 네 커플이 서로 죽이네 살리네, 오만가지 사랑의 양상을 그려내는 드라마가 바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줄여서 '우결수' 입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비록 자신은 연애 상대가 없지만 온 커플을 다 휘젓는 엄마 들자입니다. 두 딸, 여동생, 그리고 둘째딸의 친구까지 네 커플의 여자 쪽은 모두 들자의 영향권에 있는 인물들이죠.

 

그런 들자 역을 맡은 이미숙의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훨씬 크고 우렁찼습니다. "난 겁날게 없는 사람이야! 남자 없는 집이라고 우습게 볼 생각이거들랑 애저녁에 집어 치워! 내 딸 해치는 놈은 난 죽을 때까지 쫓아가서 끝장을 봐!" (뭐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이런 대사를 이미숙보다 더 잘 소화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습니다.

 

('신데렐라 언니'에서보다 전투적이고, '천일의 약속'에서보다 딸 사랑이 지극합니다. 그리고 1부 엔딩의 바나나 우유 신... 압권입니다.^^)

 

 

 

 

23일 시사회장에서 유리알같이 매끄러운 '우결수' 1회를 봤습니다. 영상미 하나만큼은 정말 대한민국 어떤 드라마에 비겨도 부족함이 없는 장인 정신이 돋보입니다.

 

 

솔직히 말해, 같은 편이지만 흠을 잡자면, 약간 아쉬웠습니다. 대본으로 보았을 때의 재미가 95라면 드라마로 느낀 재미는 88 정도? 그만큼 대본으로 만들어 놓았을 때의 완성도가 높았던 반면, 역시 20대 초반 연기자들의 대본 구현 능력은 좀 떨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이쪽에서 퉁 때리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아주 적절한 간격을 두고 저쪽에서도 퉁 때리며 대사의 랠리가 이어지는 리듬감, 그 화려한 리듬감까지 기대하기엔 성준-김영광-정소민-한그루 라인은 아직 더 많은 숙련이 필요할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네 젊은 배우들은 비주얼의 위력을 뽐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굳이 꼽자면 어린 시절의 송승헌을 연상시키는 성준이 역시 발군.

 

 

 

 

또 하루 종일 정애연과 함께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리던 한그루도 차세대 베이글녀 자리를 내놓지 않을 분위기였습니다.

 

아무튼 여기 저기서 하명희 작가의 '대삿발'은 불을 뿜었습니다. "내가, 니가 며칠 안에 다시 나 찾아온다는데 10원 건다." "돈 잘버는 아들은 며느리 거, 똑똑하고 학벌좋은 아들은 장모 거, 그리고 신용불량자 아들만 내 거라더라" 같은 대사는 쉽게 잊혀지지도 않습니다.

 

여자가 살아가는 데 있어 신경써야 할 돈이라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뭣보다 첫째는 혼수, 그리고 둘째는 위자료일 겁니다. 결국 '우결수'는 그 두 가지 돈에 대한 드라마가 될 전망입니다.

 

 

 

20대라면 '바로 내 연애' 이야기, 30대라면 '내가 왜 연애에서 성공하지 못했나'하는 이야기, 40대라면 '내가 노처녀라면 겪었을 법한 이야기', 50대라면 '내 딸들이 내 속 썩였던 이야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예전에 '아내의 자격'이 방송되던 시절, 많은 20대, 30대 미혼녀들이 "내가 결혼하면 겪게 될, 너무 리얼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호러 같더라"는 애기를 했습니다. '우결수'도 그 못잖은 리얼한 이야기지만 호러보다는 웃음이 넘칩니다. 일단 1회를 보시고 직접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매주 월,화요일 11시를 기다리시면 됩니다. 물론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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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상팔자] 새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첫회가 27일 방송됐습니다. 물론 이미 지난 22일, 제작발표회와 함께 온라인으로 1회가 선공개된 터라 미리 보신 분들도 적지 않겠지만, 역시 드라마는 본 방송으로 봐야 제맛인 듯. 방송 시간에 맞춰 여러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모습이 역시 믿음직 합니다.

 

'무자식 상팔자'는 방송 전부터 한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김수현 작가의 집필로 가장 큰 관심을 모아 왔습니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한류라는 말이 생기기 전부터 이미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로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분이기도 하죠.

 

그리고 오랜만에 자신의 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주말형 홈 드라마로 돌아왔습니다. 일찌기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그리고 최근에는 '인생은 아름다워'로 건재를 과시했던 장르죠. 이번에는 '무자식 상팔자'.

 

대본을 보는 순간 '이것이 최고 작가의 관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대사의 위력.

 

 

 

 

사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가 어떤 스타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겠고, 어지간한 배우들은 아예 그 대본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본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면 제아무리 최고의 연기자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대본을 100%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대본을 읽으면 10초 정도에 뇌에서 처리하게 될 정보를 드라마로 보게 되면 4~5초에 지나가게 됩니다. 대부분 작가들의 드라마는 그 속도에 맞춰 쓰여지는게 보통이죠. 하지만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꼬박 10초를 써야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이 꽉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로 만들어진 상태에선 대사의 맛이 100% 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런 건 드라마를 먼저 보고 대본으로 나중에 보는 분들도 공통적으로 느끼곤 합니다. '아, 그때 그 대사에 이런 의미가 또 들어 있었구나'하는 걸 발견하게 된다는거죠. 재방송을 봐도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랄까요.^^)

 

 

 

 

'무자식 상팔자' 첫회는 그 '대사의 신'이 또 한번 화력시범을 시작했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서울 근교의 지방 소도시. 아직도 정정한 80대 부모와 세 아들 부부, 그리고 손자들이 한 동네 이웃 사이에 모여 살고 있습니다. 첫회에선 일단 이렇게 '어른들'의 캐릭터가 소개되고, 장남의 맏딸이며 판사인 소영(엄지원)이 느닷없는 임신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정말이지 속도감이며 말맛이 지금까지의 대표작들에 비쳐 손색이 없습니다.

 

 

 

 

김수현 선생의 작품이 늘 그렇듯 이번 드라마도 마땅히 딱 꼬집어 누가 주인공이라고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건으로 보면 핵심 인물은 혼전 임신으로 초점이 된 엄지원이라고 봐야겠지만, 세 형제와 며느리 사이에 이야기가 충분히 분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무자식 상팔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버지와 세 형제의 캐릭터입니다. 특히 아버지 역의 이순재. 언제 어떤 작품에서든 진가를 드러내는 한국 드라마의 간판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이번 캐릭터는 '잔소리 폭격기'.

 

수돗물 한방울에서 더덕구이에 붙은 고추장 양념까지 어느 것 하나 눈에 거스르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다 맞는 말이라 뭐라 반박하기도 쉽지 않지만, 원래 잔소리는 맞는 말이 더 지긋지긋하 법이죠. 게다가 한번에 끝나는 법도 없고, 한번 꼬투리를 잡히면 죽을 때까지 되풀이하는 집요함까지 갖춘 캐릭터.^^

 

평생을 같이 살아 온 할머니(서우림)는 이제 습관이 됐을 법도 하지만, 60년을 함께 있어도 잔소리는 역시 잔소리. 서서히 할머니도 이 끝없는 잔소리에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합니다.

 

 

 

 

장남 희재 역의 유동근은 속없는 무골 호인.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 듯,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는 듯. 일생을 조용조용 지내온 소심한 장남이지만 한 순간에 일생의 수양이 물거품이 됩니다. 시집 안 간 딸이 만삭이 되어 온 광경을 보면 아니 그럴 수가 없겠죠.

 

 

 

둘째 희명 역의 송승환. 중견 기업 임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인물. 회사 생활에선 유연하고 원만한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막상 출근할 일이 없으면 급속도로 위축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나 경제권을 아내(임예진)에게 빼앗긴 뒤라 더욱 심합니다.

 

 

 

세째 희규 역의 윤다훈. 두 형에 비해 공부도 짧고 생각도 짧은 막내. 대신 가족에 대한 사랑이 깊고 나이에 비해 생각도 젊은 인물입니다. 사실 어찌 보면 '김수현 드라마'에서 윤다훈이 계속 유지해 가고 있는 그런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추가된 건 '닭살 부부'. 슬하에 아이 없는 커플로, 아내 역의 견미리와 나이를 잊고 펼치는 닭살 행각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첫회의 엔딩은 다시 한번 갈등이 폭발한 희명 부부가 신음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는 데서 끝났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엔딩 때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넘어졌던 걸 생각하면 이번엔 혹시 매회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마지막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아무튼 대본을 다 읽어 본 저로서도 2회가 어떻게 만들어져 나올지 궁금합니다.

 

 

이번 작품을 앞두고 이번달 여성중앙과 함께 하신 인터뷰입니다. 흥미롭습니다.

http://woman.joinsmsn.com/article/article.asp?aid=1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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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폴]의 예고편은 너무나 멋졌습니다. 스피디하면서도 품격있고, 스토리를 내비치는 듯 하면서도 정작 궁금할만한 점은 그대로 남겨둔, 그야말로 예고편의 클래식이라고 부를 만 했습니다.

 

특히나 감독의 이름은 샘 멘데스. 물론 아직도 1999년작인 '아메리칸 뷰티'의 명성을 뛰어넘을만한 영화를 내놓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정교하고 세련된 연출은 일찌기 정평이 난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든다는 것도 상당히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만족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겁니다. 액션 영화가 갖고 있는 카타르시스의 기능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 정교한 이야기 구조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 007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낙천적 세계관에도 역시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 그저 다니엘 크레이그만 멋지게 나오면 다른 건 무시해도 좋은 사람, 이 영화의 PPL에 자사 상품을 넣은 사람, 그리고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지상 최고의 영화이고, 심지어 주인공만 바꿔 이 영화들을 다시 찍어도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박수갈채를 보낼 영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목부터 이상합니다. '스카이폴'이 아니고, '다크 본드' 혹은 '다크 본드 라이징'이라고 지었어야 할 영화죠.

 

 

 

일단 대략의 줄거리.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는 이스탄불에서 빼앗긴 하드 디스크를 회수하는 작전에 투입됩니다. 나토 공작원들의 리스트가 담긴 디스크를 회수하기 위해 M(주디 덴치)은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태도. 본드와 탈취범이 격투를 벌이고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 M은 저격수에게 냉정하고도 잔혹한 명령을 내립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런던의 MI6 본부가 사이버 테러로 공격당하고, 사라진 리스트에 포함됐던 스파이들이 여기저기서 정체가 드러나 살해당합니다. M은 은퇴 압력을 받게 되고, MI6에 대해 원한을 품은 듯한 적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23번째, 원조 '카지노 로얄'과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을 포함하면 25번째 007 영화인 '스카이폴'은 놀랄만큼 매끄러운 오프닝 시퀀스로 시작합니다. 오프닝의 마지막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지며, 몇몇 관객들의 마음 속에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불어 넣지만, 이어지는 아델의 주제가 'Skyfall'과 거기에 곁들여진 매혹적인 영상 구성이 다시 관객을 매료시킵니다.

 

하지만 바로 위에 쓴 '줄거리' 까지의 부분, 그 이후로 영화는 도저히 건질 수 없는 수렁으로 점점 빠져듭니다. 최소한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물량도, 배우도, 만듦새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참을 수 없는 것은 '이야기'의 흐름입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스토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관객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그 반대로 졸음의 세계로 내몰아 버립니다.

 

 

 

 

이 영화는 앞 시리즈에 대한 철저한 부정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수준의 지능을 가진 M이라면 도저히 MI6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고, 역시 제임스 본드가 이 영화 수준의 지능이었다면 '카지노 로열'이나 '퀀텀 오브 솔라스'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상당수 관객에게 이 영화는 '다크 나이트'를 두번 보는 효과를 강요합니다.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무책임한 인용(내지는 내놓고 리메이크)의 연속입니다. 007은 대놓고 배트맨 흉내를 내고, 악당 실바(하비에르 바르뎀)는 아예 조커의 쌍둥이입니다. "007도 만들고 싶고, 생각있어 보이고도 싶은" 욕심이 이 영화를 망친 주범입니다.

 

길게 얘기해 봐야 스포일러만 나올 듯 하니 일단 여기서 한번 접겠습니다.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혹시 애스턴 마틴 DB5의 광팬이시거나, 아래 상품들이 이 영화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스카이폴'은 근래 본 영화들 중 가장 화려한 광고판입니다. 아래 주장에 따르면 PPL 수입이 2900만파운드에 달한다는군요.

 

The London 'Mirror' newspaper reported that about £29 million or about a third of the film's budget was raised from commercial deals. Product placements, brand integrations and promotional tie-ins for 'Skyfall' include Heineken Lager Beer; Coca Cola's Coke Zero; Visit Britain Tourism's 'Live Like Bond' campaign; Procter & Gamble fragrance; Virgin Atlantic; 'Literary Review' magazine; Tom Ford clothing; Omega Watches including a 50th anniversary 007 watch; Swarovski jewelery; the London 2012 Olympics; Hornby Scalextric car sets; Jaguar & Land Rover vehicles; Activision's video-game; Sky TV's Sky Movies 007 HD Bond channel and Sony Electronics products including Bravia TVs, Vaio laptops & computers, and Xperia tablets & smart-phones, the Sony Xperia TL phone and Heineken beer being two of the products making brandcameos in the film.

 

 

 

 


(정작 애스턴 마틴은 스폰서 리스트에서 잘 보이지 않는...?)

 

 

 

(심지어 이런 것도 70불이나...^^)

 

그리고 아래는 줄거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이야기들. 영화 보실 분들은 건너 뛰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의 첫 시퀀스부터 M은 장기를 이기기 위해 하위 기물들을 닥치는대로 희생시키는 잔혹한 체스꾼의 면모를 과시합니다. 죽어가는 요원을 발견한 본드에게 "내버려두고 범인이나 추적하라"고 강요합니다. 본드가 기차 위에서 탈취범과 맨손 격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선 저격 라이플을 조준하고 있는 요원 이브(나오미 해리스)에게 기다리지 말고 쏴 버리라고 명령합니다.

 

물론 M의 이런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이유는, 바보가 아니라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악당 실바가 MI6와 M을 증오하게 된 이유를 강조하기 위한 토대를 다지자는 것이죠. 뭐 스파이 마스터가 이 정도의 냉철함을 갖고 있다는데 뭐랄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첫 시퀀스의 억지가 바로 '스카이폴'의 정체를 결정해 줍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드와 탈취범은 기차 지붕 위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브는 저격 가능지점에서 총을 겨누고 있죠. 기차는 곧 터널로 들어가고, 격투중인 두 사람은 곧 이브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본드가 이긴다면 다행이지만, 진다면 하드 디스크 회수는 어려워집니다.

 

 

 

 

이 대목에서 M이 "쏴버려"라고 말하는 것은 "누가 이길지 모르니 지금 네가 막아야 한다. 어쨌든 최대한 적을 겨냥하고 쏴라. 본드가 맞아도 그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이 상태로 터널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브가 다마고치가 아니라면 "쏴버려"라는 말이 이런 뜻임을 이해하지 못할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이브는 단 한발의 총을 쏘고, 본드가 그 총에 맞고 철교 아래로 떨어지고, 탈취범이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있는 가운데 "AGENT DOWN"이라고 보고해 버립니다. 마치 명령이 본드만 쏴 버리라는 뜻인 듯 말이죠. 정상인이라면 표적을 가리는 본드가 사라진 뒤 100발을 더 쏴서 탈취범을 쓰러뜨렸을 겁니다.

 

이 장면을 보고 나서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건 이브가 MI6의 적이라는 복선일까? (아닌데, 복선 치고는 너무 노골적인데...?) 아니면 맨데스는 '왜 이브가 단 한방만 총을 쏘고 탈취범은 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전혀 느끼지 않은 걸까? (에이 설마...?) 혹시 이브가 자신이 쏜 총에 본드가 맞는 걸 보고 너무 놀라서 자신의 임무를 망각해버린 걸까? (훈련받은 요원이...?)

 

그런데 영화를 보면 볼수록 2번이더군요. '스카이폴'을 보다 보면 MI6는 천하의 무능한 세금 도둑 기관입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배트맨 시리즈의 뉴욕 경찰이지 007 영화의 MI6가 아닙니다. 제임스 본드 혼자 기를 쓰고 뛰는 동안 관객을 머리 속엔 의문이 떠오릅니다. '대체 MI6엔 다른 요원은 하나도 없나?'

 

 

 

 

그럼 그동안은 007이 제임스 본드의 독무대가 아니었느냐는 반론이 나올 법 합니다. 당연히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과정은, '이 정도는 남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어. 나 혼자 해결해도 충분한 걸'이라는 식이었죠. 반면 '스카이폴'의 제임스 본드는 뭐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쩔쩔 매는데도, 조직의 도움은 전혀 받지 못합니다. 실바가 탈출한 가운데서도 본드 혼자 실바를 쫓아 뛰어갈 뿐, 목표가 M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Q는 현장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합니다.

 

(네. M에게 '얼른 피신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긴 합니다. 하지만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청문회장 주변에 '위험 인물이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하고 경비를 강화하지 않았을까요. 실바 일행이 도착할 때 청문회장은 사실상 무방비상태입니다.)

 

정말 웃기는 최후의 대결 장면. Q와 본드, 그리고 새로운 M이 되는 말로리(레이프 파인즈)는 기껏 머리를 쓴답시고 써서 스코틀랜드의 스카이폴 저택으로 실바 일당을 유인합니다. 그리고 본드는 장비 하나 없이 두 노인과 함께 몇명이 올 지 모르는 적을 맞서 싸울 준비를 합니다. (이건 뭔가요. '나홀로 집에?' 아니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패러디?) 그 많은 다른 MI6 요원이며 SAS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이 영화의 MI6는 '지원'이란 개념이 없는 걸까요?

 

한마디로 처음 30분을 제외하면 뭔가 시원한 맛이라곤 없습니다. 일상의 권태와 피로를 잊기 위해 극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짜증을 더해 주는 007이란... 참 상상하기 힘듭니다. 과연 그런 것이 007의 본분일까요.

 

 

 

 

언제부터 007 영화에서 논리적인 진행을 따졌느냐고 묻는 분들, 맞습니다.

 

하지만 본래의 007은 '어쨌든 우리 편이 다 이겨' 혹은 '본드 혼자도 다 처리할 수 있어'라는, 아주 낙관적이고 동화적인 세계 위에 건설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니엘 크레이그 이후의 본드는 종래의 본드보다는 제이슨 본을 더 추종하는 캐릭터입니다. 세계관도 진짜 피가 튀는 세상으로 바뀌었죠. 리얼 액션은 리얼 월드의 리얼 플롯을 필요로 합니다. 만약 제이슨 본 시리즈가 이따위의 형편없는 플롯으로 만들어졌다면 2편과 3편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겁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샘 멘데스가 "007을 연출하면서도 생각 있는 지적인 감독으로 보이고 싶다"는 이상한 야망을 품은 것이 실패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불편한 야심 탓에 '액션 영화에도 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고의 성공사례'에 집착하게 되고, 그래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세계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되고, 아예 그의 최고 성공작에 007의 껍질만 입혀서 다시 만들어 보겠다는 정신나간 판단을 하게 된 듯 합니다.

 

그 결과는 엉망진창의 혼란입니다. 실바 같은 위험한 적에게 "다음 총알은 빗나가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제임스 본드가 과연 제임스 본드일까요(본드라면 그냥 쏜 다음에 농담 한마디를 남기죠). 악당은 노골적으로 조커 코스프레를 하고, 본드는 배트맨이 빙의된 양 본분을 잊고 살인을 주저합니다. 물론 그 한 순간 뿐, KILLER LICENSE의 소유자답게 그 앞뒤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재개합니다. 한마디로 본드 캐릭터의 일관성 같은 것은 샘 멘데스의 머리 속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작 메시지는 공허합니다. 정말 공허합니다. 영화 속에서 M은 "이 냉전도 사라진지 오래인 고도 정보화 사회에 구태의연한 스파이 조직이 필요하냐"는 비판에 봉착합니다. 거기에 M은 "그래도 필요하다"는 논지로 맞서죠.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이 영화를 가리켜 "오늘날에도 왜 007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던지는 영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전형적인 '받아쓰기'입니다.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영화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 영화에 '고전적 첩보원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내용'이 나오긴 하는 걸까요? 오히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본드 같은 바보 요원보다는 Q 같은 똑똑한 해커들을 양산하는 것이 21세기 형 지능 범죄와 머리 좋은 악당들을 막는 데 훨씬 더 바람직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샘 멘데스는 이 영화 이후에 다시 007 영화를 연출할 생각이 없다고 했답니다. 시리즈의 운명을 위해서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M(레이프 파인즈,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볼드모트가 좋은 역이라는 점입니다), 새로운 머니페니(나오미 해리스, '캐리비안의 해적'과는 전혀 다른 모습^^), 새로운 Q(벤 위쇼, '향수'의 그르누이군)의 진용은 나쁘지 않습니다. 부디 새로운 멤버들이 새로운 감독과 협력해서 다시 새로운 007의 역사를 잘 써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영화의 소득 중 하나라면 33세의 모델 출신 베레니스 말로히. 중국계 캄보디아인과 프랑스인의 혼혈이라고 하는데 최소 4개 민족이 섞인 듯한, 오래 전 실크로드 한복판에서나 보였을 법한 독특한 외모가 특징입니다.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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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지상파 TV가 방송의 전부이던 시절의 방송인들은 흔히 그런 말을 했습니다. "방송이 제일 강력한 미디어인데 대체 방송을 어떻게 다른 매체로 홍보하냐?" 그래서 TV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채널을 통해 예고를 내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아마도 이 상식이 아직 깨지지 않았을 겁니다. 하루 평균 시청률 5%가 넘는 채널을 갖고 있다면 자기 채널을 이용한 홍보가 최고일 수밖에 없죠. 물론 현재 지상파 방송보다 유력한 매체가 없는 건 아니죠. 주요 포털의 메인 홈페이지에 노출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거기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사실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지상파가 아닌 방송사가 콘텐트를 널리 알리고 살아남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고심 끝에 한가지 수를 냈습니다. [만약 방송 드라마를 방송이 아닌,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죠.

 

 

 

 

JTBC는 이번에 한국 TV 사상 처음으로 두 편의 드라마를 본 방송보다 앞서 온라인으로 론칭시켰습니다. 바로 27일부터 방송되는 '무자식 상팔자'와 29일부터 방송되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입니다. '무자식'은 22일, '우결수'는 23일부터 온라인으로 공개됩니다. 포털사이트 다음, 그리고 JTBC(www.jtbc.co.kr)와 중앙일보(joongang.co.kr) 홈페이지를 통해서입니다.

 

 

 

 

('무자식 상팔자'나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동영상을 카페, 블로그, SNS로 공유하시기만 해도 캔커피가 공짜! 이벤트 진행중입니다. 선착순입니다.

 이벤트 페이지 바로가기는 이쪽: http://home.jtbc.co.kr/Event/Event.aspx?prog_id=PR10010127&menu_id=PM10015634 )

 

드라마를 '첫 방송 10월27일 오후 8시50분'이라고 예고하면서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러니까 예고편도 아니고, 특집판도 아니고, '미리보기'도 아니고 정규 1회를 먼저 온라인으로 내놓는다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반대도 만만찮았습니다. 이를테면 가장 상식적인 반응은 당연히 이런 겁니다. "아니, 그걸 인터넷으로 먼저 다 보여주면, 누가 본방을 봅니까?"

 

물론 다 보여주는게 아니라 1회만 보여준다고 해도 불안해 하시는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뿐이지,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 상식이 되어 가고 있는 사전 홍보 방법입니다.

 

 

 

 

올해 7월, 미국 NBC는 9월에 시작하는 새 시리즈 6편의 첫회(파일럿)를 온라인으로 먼저 풀었습니다. 'The New Normal' 'Go On' 'Guys With Kids' 'REVOLUTION' 'Animal Practice' 'Chicago Fire' 까지 6편을 길게는 한달 전, 짧게는 2주 전에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것입니다. 방송사 자체 홈페이지는 물론, 유튜브나 훌루 등 온갖 사이트가 동원됐습니다. 물론 광고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온라인으로 먼저 보여주면 본방 시청률이 떨어질 게 아니냐는 얘기였죠. NBC 드라마의 온라인 론칭을 다룬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맨 위의 댓글이 그런 우려를 담고 있지만 그 아래 댓글들이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 줍니다.

 

 

 

 

미국 드라마업계에서 수년간의 실험 끝에 확인한 것은, "온라인 선공개가 본방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그 첫회를 먼저 본 사람들이 본방송 1회를 다시 볼 가능성은 별로 없겠죠. 하지만 먼저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그 드라마에 대한 평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온라인 선공개를 경험한 사람에 비해 몇 배나 되는 새로운 시청자들이 본 방송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얘깁니다.

 

NBC가 온라인 선공개에 적극적인 것은 당연히 올 연초, 뮤지컬 드라마 'SMASH'를 온라인으로 론칭한 것이 드라마의 성공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NBC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FOX의 'New Girl', ABC의 'The River'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그리고 온라인선공개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드라마를 론칭하는 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홍보나 마케팅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 드라마 성공의 키는 작품의 질이 쥐고 있죠.

 

 

 

 

사실 드라마의 질이 문제가 있는 경우,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하는 것은 글자 그대로 '쥐약'이 될 수 있습니다. 악평이 더 널리 퍼질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온라인으로 선공개를 하건 말건 망가지는 데에는 전혀 차이가 없을 겁니다. 본 방송으로 시작해도 망할 드라마는 망하고 말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JTBC가 공개하는 두 편의 드라마는 모두 퀄리티 면에서 확신을 갖게 합니다. '무자식 상팔자'는 김수현-정을영 콤비에 이순재 유동근 김해숙 송승환 등 연기 9단들이 즐비합니다.

 

 

 

29일부터 방송되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도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가 연출을 맡고 이미숙 최화정 김성민 김진수 등 베테랑들이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론칭을 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입니다. 좀 더 긴 유효기간에 걸쳐 좀 더 많은 시청자들이 JTBC의 콘텐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죠. 늘 보시던 채널만 고집하다 보니, 굳이 채널 바꿀 필요성을 못 느껴서, 어쩐지 별로 볼 것도 없을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이 기회에 한번 자신의 취향을 시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지금 '무자식 상팔자' 관련 이벤트는 너무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버스 사냥 이벤트를 비롯해 티저 사냥 이벤트, 동영상 퍼가기 이벤트 등등, 상품 갯수만도 2000개 이상입니다.

 

http://drama.jtbc.co.kr/mujasik/?cloc=jtbc|header|drama

 

이런 기회를 놓치시면 억울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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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크리스텔(1952-2012)]. 1980년대를 살아온 남자들에게 있어 실비아 크리스텔이라는 이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포스팅했던 '책받침 속의 요정들', 그러니까 브룩 실즈나 소피 마르소, 왕조현 등과는 또 다른 의미입니다.

 

'개인교수'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듯, 실비아 크리스텔은 그 시절에 10대의 나날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여선생님의 느낌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말 문화적으로 척박했던 1980년대, 그 어두웠던 시절에 처음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신 분이랄까요.

 

젊은 친구들에게 농담으로 "한 30년 지나 아** *라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마 너희가 느낄 감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크리스텔 여사님은 소라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포스를 가진 분입니다. 한마디로 레벨이 다른 배우였죠.

 

 

 

 

1980년대 초. 까까머리는 아니었지만(두발 자유화는 일찌감치 이뤄졌습니다) 교복과 자유복을 왔다갔다 했던 시절, '차타레부인의 사랑'이라는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됐습니다. 1981년의 일입니다. 그야말로 1980년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만 합니다. '레이디 채털레이'가 아니라 '차타레 부인'이라는 게 1980년대 한국의 문화 저변을 대변해주는 표현인 것이죠.

 

[두발 자유화는 1982년입니다. 공연히 혼동하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쓰다 보니 시제가 좀 헝클어졌군요.^^]

 

이 영화 이후 한국 영화에서는 수많은 '부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유명한 애마부인(애마=엠마누엘이라는 것도 유명한 얘기죠)을 비롯해 강남부인 장미부인... 뭐 끝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 시절, 남학생들에게는 '반드시 봐야 할' 몇 편의 영상물이 있었습니다. 브룩 실즈의 '푸른 산호초', 피비 케이츠의 '파라다이스' 등이 대표적이었죠. 절대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갖가기 경로를 통해 반드시 봐야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물건들이었습니다. 어딘가에서는 VHS를 통해 계속해서 복제가 이뤄졌고, 대부분의 남학생들이 볼 수 있었던 건 거의 끊어지기 직전의 더러운 화질이었지만 그래도 당시엔 모두 황홀해 했습니다. 그리고 그 끝, 궁극의 자리에 '엠마뉴엘'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그럼 자네 '엠마뉴엘'은 봤나? 오. 같이 얘기할 레벨이 되는군. 우리 더 깊이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 보세. 이를테면 입술에 침을 놓는 행위가 정말 환각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을까?" 뭐 이런.^^)

 

 

 

 

'엠마뉴엘' 시리즈는 솔직히 당시에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저렇게 자유분방한 생각의 사람들과, 저런 행위를 해도 받아들여지는 세계, 그리고 이런 영상물을 유명 배우들이 찍고, 그런 영화를 사람들이 버젓이 볼 수 있는 세계. 이런 당시의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일인 것이죠.

 

(이같은 분위기는 사실 2012년의 한국과 1970년대의 프랑스를 비교해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으로 유명한 77년작 '빌리티스'같은 영화를 35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 만들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하거나, 참여자들이 미친 사람 취급을 받기 십상일겁니다.)

 

아무튼 이 영화들이 흔히 말하는 포르노(네. 요즘보다는 한 1000배쯤 구하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있었습니다)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은 장님도 알 수 있었습니다. 형편없는 화질이었지만 그 영상미, 음악, 감각적인 연출, 배우의 연기, 모든 면에서 비교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죠. 그 당시에도 일부 교사들이나 몰지각한 학생들은 "엠마뉴엘? 그거 프랑스 포르노 아니야?"하는 망발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즉시 '도저히 같이 인생을 논할 수 없는 자'들의 낙인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극장에서 '개인교수'가 개봉하고, 이 영화는 서울시내 각급 재개봉관(당시에는 극장마다 등급이 확실했습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외화를 1차 상영할 수 있는 '개봉관'은 서울 시내에 불과 10개 정도. 나머지는 이 극장들이 1차 상영한 영화를 받아 재개봉했죠)으로 풀려 나가면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킵니다.

 

당연히 이 영화도 미성년자 관람불가. 하지만 관리감독이 치열한 개봉관과는 달리 재개봉관들은 사실상 단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인교수'는 재개봉관, 재재개봉관(대개 영화 2편을 한꺼번에 트는 동시상영관이었습니다)에서 대박을 기록합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 주변에는 몇개의 이런 재개봉관(뭐 흔히 3류극장이라고 불렀습니다)이 있었는데, 그중 여러가지 여건으로 보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던 J극장은 이 영화를 무려 6개월 넘게 상영했습니다. 동시상영관이었으니, 파트너 영화를 계속 바꿔 가며 6개월간 이 영화를 틀어 댄 것이죠. 물론 손님이 없었으면 틀었을 리가 없겠죠.^^

 

('개인교수'가 상영중인 극장에선 매번 비슷한 장난이 벌어졌습니다. 누군가 저 뒷자리에서 '꼰대다!'라고 소리를 치며 후다닥 뛰어나갑니다. 그럼 전 극장의 수백명 관객들이 모두 벌떡 일어나 우루루 몰려나가다가 장난이란 걸 알고 '어떤 XX야!'라고 소리치며 자리로 돌아오는 뭐 그런 식이죠. 네. 80년대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폭발적인 호응을 보인 건 사실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야말로 10대 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엄마 없이 부자 아버지와 함께 저택에 혼자 사는 소년. 아버지가 사업차 집을 떠나고 빈 집엔 늙은 가정부, 젊은 가정부, 운전기사뿐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젊고 예쁜 가정부가 묻습니다. "내 알몸이 보고 싶어? 그럼 오늘밤 내 방으로 와."

 

15세라기엔 너무나 순진해빠진 주인공(물론 그 덕분에 위기를 모면합니다만...). 그리고 옆에는 그때그때 맞는 듯 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조언을 해 주는, 딱 납득이같은 친구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통해 주인공을 '어른'으로 만들어 주고, 바람처럼 그의 곁을 떠나갑니다.

 

청소년기의 남성에게 이보다 더 황홀한 판타지는 없다고 봐도 좋겠죠. 그래서 이 영화의 전반부, 주인공 필리가 공항에서 아버지를 배웅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Fantasy'가 내내 흐릅니다. 이것이 바로 실비아 크리스텔이라는 배우를 한국에 연착륙시킨 작품, '개인교수'의 핵심입니다. 영화의 성애 묘사 수위는 '차타레 부인의 사랑'이 훨씬 높지만, 바로 이 '관객 맞춤형 서비스'가 위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이 시리즈의 위력은 끊임없는 재생산에서도 나타납니다. 매트 라탄지 주연의 '마이 튜터'같은 짝퉁 영화를 비롯해 일본에서는 SMAP의 이나가키 고로와 조애나 파큘라가 주연한 '일본판 개인교수'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그리고 수없이 많은 AV나 포르노를 통해 이런 류의 판타지가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국내에서 개봉되진 않았지만 '에어포트79'도 TV를 통해 소개됩니다. 흔히 '에로 배우' 취급을 받았던 크리스텔이 알랑 들롱의 상대역인 미녀 스튜어디스로 나오는 걸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합니다. '그래. 우리의 크리스텔 선생님은 그냥 그런 영화에만 나오는 후진 배우는 아니었어!' (으응?)

 

 

 

 

1985년, 크리스텔은 영화 '마타하리' 개봉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합니다. 당시 포르노와 자신의 영화를 구별하는 기준에 대해 "포르노에선 그냥 성행위를 하지만 나는 감독의 연출에 따라 성애를 연기한다"고 대답한 것은 이후에도 많은 경우에 기준이 됐습니다. 어딘가의 인터뷰에서는 IQ가 150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었는데 뭐...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 아무튼 당시 MBC TV '쇼 2000'에 출연해 이덕화 아저씨와 끈끈한 눈길을 나누며 농담을 하던 장면은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사실 크리스텔의 전성기는 19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중반까지의 10년 정도였던 듯 합니다. '엠마뉴엘'의 정규 시리즈는 4편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실제 시리즈는 '엠마뉴엘'에서 '굿바이 엠마뉴엘'까지 세 편이라고 봐야죠. 1984년의 4편째는 크리스텔의 매력을 어떻게든 이어가 보자는 비즈니스의 결과물입니다.

 

 

 

 

'나이든(사실 요즘의 32세면 날아 다닐 나이지만 당시 32세의 여배우는 '중견급'이었습니다) 엠마뉴엘'이 최첨단 전신 성형 기술을 통해 젊고 파릇파릇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설정이었는데, 그 '새로운 엠마뉴엘' 역으로 미아 니그렌이라는 신예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스타 탄생은 실패.

 

 

 

 

이후에도 1993년 '포에버 엠마뉴엘'을 필두로 '늙은 엠마' 크리스텔과 '젊은 엠마' 마르셀라 월러스타인(Marcela Walerstein, 하나 위 사진입니다)을 포진시킨 7편의 TV 시리즈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만, 이 역시 별 반향은 일으키지 못합니다. 아, 1992년에는 정인엽 감독의 '성애의 침묵'에서 유혜리와도 공연.

 

결과적으로 90년대 초 이후에는 괄목할만한 활동이 없었던 셈이니 만년에 생활고를 겪었다는 이야기도 아마 사실일 듯. 사실 크리스텔은 연기력으로 평가받을만한 명 연기자는 아니었습니다. 경력의 어느 한 시점에서부터 커리어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나 훈련이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에 와서 보기에 크리스텔은 그냥 경력의 정점에서 소비된 배우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크리스텔은 절세의 미모를 가진 배우는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한 글래머도 아니었죠. '개인교수'에서 유명한 '옷 벗는 신'에서의 가슴 클로즈업은 대역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크리스텔을 생각해보면 그 외모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치명적인 백치미'라고도 불렸던 '아무것도 몰라요' 풍의 눈빛이 그랬고, 세상 어떤 것을 보여줘도 '난 이해해요'라고 말할 듯한 입술이 그랬죠.

 

 

 

 

 

이 모습은 2003년. 물론 이 이후의 사진도 있겠지만 굳이 찾아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이 모습으로 기억하렵니다. 편히 쉬시길.

 

전 세계의 소년들에게 좋은 일 많이 하셨으니 아마도 좋은 데로 가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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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정상을 눈앞에 둔 싸이. 이제 한국인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김정일, 문선명, 싸이라는 우스개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살아있는 인물은 싸이 하나뿐인이니 당대에는 대적할 사람이 없는 셈이군요(반기문 총장과 잠시 고민했지만, 식자층이 아닌 전체 인류를 기준으로 할 때 UN 사무총장보다는 싸이가 더 유명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싸이의 '위업'은 이제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가 버렸습니다.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을 거둔 뒤에도, 메트로폴리탄이나 바이로이트에서 주연을 맡아 무대에 올랐어도, 칸 영화제 주연상을 받아도, 심지어 유엔 사무총장이 됐어도 '빌보드 차트 정상'은 아직 꿈의 영역이었던 거죠.

 

그가 거둔 성공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에 지금은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싸이가 '미국에서 뜬다'는 소문이 돌 때만 해도 그 성취를 폄훼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중음악 안의 '고급음악 애호가' 계층이었던 거죠. '아이돌이 판을 치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저열함'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싸이가 엄청나게 떠 버렸다. 이제는 세계인의 노래가 된 강남스타일때문이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서 1억회가 훨씬 넘게 플레이됐다. 톰 크루즈가 트위터에서 싸이를 먼저 팔로(follow) 했고(싸이월드로 쳐서 설명하자면 먼저 일촌 신청을 한 셈이라고 치면 된다), 인기 여가수 케이티 페리가 미국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시상식장에서 싸이의 볼에 키스하는 장면을 전 세계 네티즌들이 지켜봤다. 최고의 팝 아이돌 저스틴 비버의 프로듀서 스쿠터 브라운과 매니지먼트 계약까지 했으니 미국 시장 진출도 초읽기다.

 

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국내 반응은 어떨까. 당연히 대중은 환호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1996년 미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의 아저씨 듀오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에 비교하며 21세기 SNS 시대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꼽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싸이의 성공을 폄훼하려는 시선이 보인다. 이른바 수준있는 음악 청취층이 그 핵심에 있다.

 

이들이 싸이를 보는 시선은 신기해서 어떻게 떴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느냐에 머물러 있다. 세계 최고 시장인 미국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됐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마카레나가 그랬듯 재미 요소가 주목받는 것이지 싸이라는 뮤지션이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싸이의 미국 진출에 대해 비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K POP의 인기는 실체가 없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평소에도 아이돌 음악 중심의 국내 음악시장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사람들이다. 미국이나 일본 대중음악의 힘은 수많은 장르의 음악이 공존할 수 있을만한 시장의 포용력에 있으며, 따라서 10대 아이돌 그룹만이 구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은 발전 동력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본과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과 유럽, 남미 시장에서까지 물론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기는 하지만 – K POP의 시장 형성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이건 한국 대중음악의 후진성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사람들에겐 참을 수 없는 현상이다. 영화계로 치자면 심형래 감독의 ‘D-WAR’가 미국 시장에서 호평 받았을 때(물론 다행히도 그런 일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국내 영화 평단이 받았을 충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선은 최근 런던 올림픽 개-폐막식 때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폴 매카트니에서 뮤즈, 퀸에서 조지 마이클까지 지난 50년간 세계 음악시장을 지배했던 수많은 영국 뮤지션들의 향연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때 등장한 논리가 과연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누구를 내보낼 것인가? 소녀시대? 빅뱅?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의외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사실 궁금하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가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되어야 부끄럽지 않을까.. 혹시 조수미나 신영옥, 박태환이나 김연아가 하는 것은 소위 '국위선양'이고 싸이나 소녀시대는 아니라는 이분법일까.

 

 

 

 

한국인들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수십년간 고요한 아침의 나라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같은 고상한 인상을 심으려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현재 세계인이 인식하는 한국의 이미지는 조용하긴커녕 무서운 변신 속도로 선진국에 진입하는 역동적인 나라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렇듯 '남들의 시선'을 우리 마음대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인들이 싸이의 말춤이나 한국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에 열광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없는 한국만의 고유 상품이면서 젊은이들을 끌어당기는 세련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외의 한국 문화 요소들이 그동안 이런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은 세계 각국에 충분히 대체할만한 자체적인 유사 상품이 있거나, 드물기는 하되 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그들의 판단 기준과 취향이 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의 강점이 온 세상에 드러나면서 우리 스스로도 놀라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우리는 미국의 홈런 타자들이 한국 투수의 공에 줄줄이 삼진을 당하는 날이 올 거라고 꿈꾸지 못했다. 삼성이 소니를 앞지르는 회사가 될 줄도 몰랐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귀한 줄 몰랐던 것들이 남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는 일들도 나타난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해외 시청자들이 밤잠을 설치게 될 줄 몰랐다. 물론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싸이의 춤을 따라 춘다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다.

 

싸이나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유치하고 난잡하다고 싫어하는 사람은 물론 있을 수 있다. 그건 분명히 취향의 문제다. 하지만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공 사례에서 굳이 그들만 제외하려 들어선 곤란하다. 싸이, 부끄럽지 않다. (끝)

 

 

 

 

시청앞 광장의 열기, 빌보드 차트의 영광 속에서 감히 싸이를 폄훼할 만한 용기가 있는 사람들은 없는 듯 합니다만, 8월말~9월초까지만 해도 애써 싸이의 미국 시장 성취를 깎아내리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국내에서 한때 온라인으로 붐을 이뤘던 '뚫훅송' (인도 가수 달라맨디의 '투낙투낙툰'입니다. 웬만하면 다들 아시겠지만 한때 SBS TV '웃찾사'에서 만사마 정만호가 등장할 때 나왔던 '뚜룩뚜룩뚜~~'로 시작되는 곡이죠) 정도로 그냥 그러다 말 것이다, 미국에서도 주류 음악 듣는 사람들은 안 좋아한다, 그리고 늘 등장하는 '우리 사촌이 미국 사는데 전혀 인기 없다고 하더라' 등등.

 

 

(물론 이 노래가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저도 이 노래 좋아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어지는 것이 '전문가 집단'의 '한번은 어쩌다 됐을지 모르지만 그냥 그러다 말지 않겠느냐'는 평가들이었습니다. 왜 이런 평들이 나왔을까요. 간단합니다. 한국에서도 인정하기 힘든 노래가 '팝의 본고장'에서 뜬다는 것을 용서하기 힘들었던 겁니다.

 

 

몇년 전의 일입니다. 어떤 대중음악상 시상식을 앞둔 준비 회의에 선정위원(심사위원은 아닙니다) 자격으로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한국의 그래미상을 표방하는, 음악 장르별 시상식이었습니다.

 

꽤 옛날 얘기인 것이, 이 시상식의 '댄스/일렉트로닉 부문' 예비 후보에 '텔미' '아이러니'가 수록된 원더걸스의 데뷔 앨범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때 선정위원 중의 한명인 대중음악 전문가 한 분이 마침 앞에 있던 원더걸스의 앨범을 두 손가락(네. 두 손가락입니다)으로 들고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것도 우리가 후보로 추천해야 합니까?"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선정위원들이 앨범은 들어 봤냐고 묻자 "들어보진 않았는데 뻔한 것 아니냐"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물론 전원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그 자리의 다른 인사들이 강력하게 맞서 원더걸스는 후보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분을 포함해 당시 그 자리에는 '어떻게 원더걸스 같은 앨범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대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정말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뮤지션이 어느날 갑자기 해외에서 붐을 일으켰다면, 싸이나 아이돌을 싫어하시던 분들도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싸이의 경우도 오늘날같은 '빌보드 2위'의 쾌거가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분명 가능성의 차이는 큽니다. 싸이나 슈퍼주니어의 노래들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퍼포먼스죠. 강렬한 안무와 리듬, 반복적인 후렴구는 분명 국경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싸이에 앞서 비 영어권 언어로 된 노래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사례들을 살펴봤는데, 6곡 중 리듬감이 강조되지 않은 노래는 없었습니다. 더구나 유튜브의 시대, 안무와 비주얼의 중요성은 더욱 더 중시됩니다.)

 

 

 

(한달 전쯤 올라온 영상이지만, 미국 대학 마칭 밴드(Marching Band)들이 싸이의 노래를 갖고 공연을 한다... 저는 사실 이게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이건 정말 '외국 문물,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은 일부 얼리 어돕터들' 만의 인기가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록이나 힙합 뮤지션에게 과연 언어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무기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윗글에서도 강조했지만 K-POP이 먹히고 있는 것은 현재 그들에게 없는 요소를 강점으로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한국의 언더그라운드가 같은 장르의 미국 주류 뮤지션들(네. 이쪽에서는 주류죠)의 틈새를 공략할만한 독자적인 무기를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아이돌과 대형 기획사 중심의 한국 대중음악계에 문제가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한국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문제는 문제고, 박태환이나 김연아의 성취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김연아를 가리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의 테두리 밖에서 오직 한가지만 한 덕분에 전인교육이 부족한 한국적인 기현상이 낳은 결과"라고 비아냥거려 봐야 과연 누구에게 설득력이 있을까요.

 

(아울러 '대체 왜 싸이를 가리켜 B급이라고 하는지', 혹은 '싸이의 성공과 김기덕의 성공을 왜 비슷한 선상에 놓고 보는지'를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지만, 이 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그건 다음 기회에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은 그렇습니다. 싸이의 성공, 맘껏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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