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년 사이 가장 영화를 덜 본 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가을 이후에는 극장 갈 새가 없을 정도여서 좀 힘들었습니다. 특히 '부당거래', '초능력자' 같은 기대작을 못 본 건 꽤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매년 꼽던 순위이니 한번 꼽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외로 연초에 본 영화들 가운데 괜찮은 작품들이 많더군요. 2011년의 첫 영화는 아무래도 잘못 고른 듯 합니다. '라스트 갓파더'... 이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어쨌든 1월이 가기 전에 얼른 이건 하나 정리해놓고 새해에 전념해야 할 듯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 황해
온 세상이 너무나 비정하고 악의에 가득 찬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을 빼면 완벽에 가까운 영화. 안 좋은 뒷얘기도 있지만 그건 영화와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듯.
2. 아저씨
'원빈 사용법'을 숙지한 감독의 승리!
3. 인셉션
"토템이 계속 돌았는지 멈췄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코브가 더 이상 토템이 멈추는지 아닌지를 애타게 바라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 크리스토퍼 놀런 -
4. 예언자
투옥은 사회와의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사회로의 입장이었다. 극장에 불이 켜지면 죄수가 되어 보지 않은 사람들도 출감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묘한 영화.
5. 500일의 썸머
거의 모든 성인 남자들의 기억 속에 최소한 하나씩은 박혀 있는, 그 어느 떠꺼머리 시절에 만났던 '그지같은 망할 년'에 대한 탁월한 인류학 보고서. 음악까지 완벽하다.
특히 연애 문제에 고민을 겪고 있는 사회 초년생이나 20대 초반 분들에게 필람을 권합니다. 리뷰는 이쪽: http://fivecard.joins.com/675
6. 인 디 에어
나만을 위한 삶이란 정말 가능할까. '패밀리 맨'과 짝을 이룰만한 싱글남 연구의 결정판. 장거리 항공편의 기내 영화로 보면 효과 200%.
7. 의형제
부지런한 횟집 주인과 검신합일에 이른 주방장의 행복한 만남
8. 전우치
다소 무리일 수도 있는 자신감마저도 만족스러운.
9. 아이언맨 2
'왜 영웅은 오만 풍상을 다 겪고, 개고생을 한 뒤, 자기편이 다 죽고 나서야 비로소 영웅으로 거듭나야 하는가?' 한국인의 이런 불만을 싹 해소해 준 상쾌 영웅의 후속편. '다크 나이트'고 뭐고 한국에선 '아이언맨'이 최고인 이유를 다시 보여준 영화.
10. 소셜 네트워크
비록 페이스북이 뭔지는 모르더라도 자녀를 천재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 학부형들이 보면 좋을 영화. '애가 똑똑해지면 다가 아니에요.'
경합작으로는 '하녀', '시라노 연애조작단', '방자전' '드래곤 길들이기' 팀 버튼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생각해보니 2010년의 한국 영화는 예년에 비해 참 풍성했던 듯 합니다. 반면 할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은 매우 실망스럽더군요.
그리고 나중에라도 권하고 싶지 않은 2010년의 영화들
1. 악마를 보았다
특이하게 한번 해 보겠다는 의욕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운 영화
2. 이끼
분위기는 죽이고 원작 줄거리만 살린 평작
3. 슈렉 포에버
아무리 좋은 시리즈도 언젠가는 아이디어가 고갈된다는 교훈?
4. 타이탄
신화도, 액션도, 멜로도, 돈값도 모두 놓친 특이한 영화
5. 페르시아의 왕자
...그냥 게임이나 할 걸 그랬어. 그것도 그냥 AT 시절에 나온 걸로.
아울러 2010년의 가장 황당했던 영화는 바로 이 영화.
'익스펜더블'입니다. 물론 제가 때려부수는 액션을 싫어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10편의 영화에 꼽지는 않았지만, 이런 영화도 새해엔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속편이 나오긴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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