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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년 사이 가장 영화를 덜 본 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가을 이후에는 극장 갈 새가 없을 정도여서 좀 힘들었습니다. 특히 '부당거래', '초능력자' 같은 기대작을 못 본 건 꽤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매년 꼽던 순위이니 한번 꼽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외로 연초에 본 영화들 가운데 괜찮은 작품들이 많더군요. 2011년의 첫 영화는 아무래도 잘못 고른 듯 합니다. '라스트 갓파더'... 이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어쨌든 1월이 가기 전에 얼른 이건 하나 정리해놓고 새해에 전념해야 할 듯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 황해

온 세상이 너무나 비정하고 악의에 가득 찬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을 빼면 완벽에 가까운 영화. 안 좋은 뒷얘기도 있지만 그건 영화와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듯.





2. 아저씨

'원빈 사용법'을 숙지한 감독의 승리!




3. 인셉션

"토템이 계속 돌았는지 멈췄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코브가 더 이상 토템이 멈추는지 아닌지를 애타게 바라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 크리스토퍼 놀런 -



4. 예언자

투옥은 사회와의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사회로의 입장이었다. 극장에 불이 켜지면 죄수가 되어 보지 않은 사람들도 출감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묘한 영화.




5. 500일의 썸머

거의 모든 성인 남자들의 기억 속에 최소한 하나씩은 박혀 있는, 그 어느 떠꺼머리 시절에 만났던 '그지같은 망할 년'에 대한 탁월한 인류학 보고서. 음악까지 완벽하다.

특히 연애 문제에 고민을 겪고 있는 사회 초년생이나 20대 초반 분들에게 필람을 권합니다. 리뷰는 이쪽: http://fivecard.joins.com/675



6. 인 디 에어

나만을 위한 삶이란 정말 가능할까. '패밀리 맨'과 짝을 이룰만한 싱글남 연구의 결정판. 장거리 항공편의 기내 영화로 보면 효과 200%.


7. 의형제

부지런한 횟집 주인과 검신합일에 이른 주방장의 행복한 만남


8. 전우치

다소 무리일 수도 있는 자신감마저도 만족스러운.




9. 아이언맨 2

'왜 영웅은 오만 풍상을 다 겪고, 개고생을 한 뒤, 자기편이 다 죽고 나서야 비로소 영웅으로 거듭나야 하는가?' 한국인의 이런 불만을 싹 해소해 준 상쾌 영웅의 후속편. '다크 나이트'고 뭐고 한국에선 '아이언맨'이 최고인 이유를 다시 보여준 영화.


10. 소셜 네트워크

비록 페이스북이 뭔지는 모르더라도 자녀를 천재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 학부형들이 보면 좋을 영화. '애가 똑똑해지면 다가 아니에요.'

경합작으로는 '하녀', '시라노 연애조작단', '방자전' '드래곤 길들이기' 팀 버튼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생각해보니 2010년의 한국 영화는 예년에 비해 참 풍성했던 듯 합니다. 반면 할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은 매우 실망스럽더군요.




그리고 나중에라도 권하고 싶지 않은 2010년의 영화들



1. 악마를 보았다

특이하게 한번 해 보겠다는 의욕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운 영화



2. 이끼

분위기는 죽이고 원작 줄거리만 살린 평작



3. 슈렉 포에버

아무리 좋은 시리즈도 언젠가는 아이디어가 고갈된다는 교훈?


4. 타이탄

신화도, 액션도, 멜로도, 돈값도 모두 놓친 특이한 영화


5. 페르시아의 왕자

...그냥 게임이나 할 걸 그랬어. 그것도 그냥 AT 시절에 나온 걸로.


아울러 2010년의 가장 황당했던 영화는 바로 이 영화.


'익스펜더블'입니다. 물론 제가 때려부수는 액션을 싫어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10편의 영화에 꼽지는 않았지만, 이런 영화도 새해엔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속편이 나오긴 쉽지 않을 듯...?


여러분의 추천 한방(아래 손가락)이 좋은 블로그 포스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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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드림하이'는 판타지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리얼리티를 찾는 건 '궁'을 보면서 "한국에 왕이 어디 있냐?"고 따지는 거나, 혹은 해리 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보면서 대체 뭔 수작이냐고 따지는 셈입니다. 이 드라마의 기획자들(물론 그중에 배용준과 박진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이 '이런 학교가 한국에 있다면 어떨까' 한 상상을 드라마로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손발이 오글거리고 세상에 이게 말이 되냐 싶은 대목이 있지만, 일단은 "어쨌든 그런 학교가 있어"라는 데서 시작하면 뭐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1, 2회로 볼 때 이 판타지는 제법 볼만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 좋은데, 드라마는 좀 따뜻한 환경에서 찍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너무 선명하게 보이는 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수없이 많은 장면에서 보이는 입김입니다.



동영상으로 볼 때와 캡처 화면으로 볼 때는 사뭇 다릅니다. 그리 선명하지 않죠. 입김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사진상으로는 빛의 산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입김입니다.

무용교사 이윤지의 복장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는 분명 실내- 무용연습장입니다. 아무리 바깥 날씨가 춥다지만 저렇게 입김이 나오는 곳에서 실내 활동을 하는 건 무리겠죠. 학생들을 하드트레이닝하려는 목적인지는 모르지만 저렇게 교사들부터 솔선수범할 것까지야...

게다가 상대적으로 학생들은 두껍게 입고 있습니다.


아무튼 마구 나옵니다.

연속화면으로 보면 좀 더 선명합니다. 화면이 빛 때문에 뭉개진 것이 아님을 사진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동영상이라면 매우 선명하게 보이죠.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고현정과 문근영이, 물론 말하는 내용과 태도는 전혀 달랐지만 비슷한 취지의 지적을 했습니다. 바로 드라마 촬영 현장의 열악함에 대한 이야기였죠.

물론 가장 크게 지적되어야 할 부분은 몰아찍기와 합리적인 스케줄링이 안 되는 주먹구구식 환경입니다. 드라마가 방송을 시작할 즈음에야 많으면 5~6회, 적으면 1~2회 정도밖에 완성되어있지 않다는 건 참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집필하고 있는 작가며 연출가들조차도 '그럴 수밖에 없다', 혹은 '그게 더 낫다'고 말하는 건 더욱 놀랍습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관찰해가며 드라마를 조율하겠다는 거죠. 스토리의 방향만 잡히면,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내보낼 수도 있다는 결의가 넘쳐납니다.

그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촬영장에서의 연기자/스태프 혹사 역시 대단합니다. 드라마건 영화건 '세트는 춥다'는 것은 오랜 상식이기도 하고, 50~60년대 영화를 보면 겨울 장면이 아닌데도 아무데서나 입김이 나오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중견 연기자들은 "대사를 내뱉을 때 얼음을 입에 물어 입김이 나오는 걸 방지했다"고 오래된 추억담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거울빛에 반사돼 입김이 선명하게 잡혔습니다.^^)

그런데 무슨 사정인지 모르지만 2011년의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도 수시로 입김이 나옵니다. 야외 신이나 극장 오디션 신에서 나오는 거야 그럴만 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실내 장면에서 잇달아 입김이 눈길을 끄는 건 꼭 이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동안도 계속 추웠는데 위에서 말한 대로 얼음을 물고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눈물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영화의 경우는 계절상 여름에 개봉하는 영화는 겨울에 여름 신을 찍고, 겨울 영화는 여름에 겨울 신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촬영장이 너무 넓어서 전체 난방을 하는 건 무리일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튼, 어느 쪽이든 '실내 장면에서의 입김'은 좀 보기에 민망합니다. 이건 리얼리티에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되니 말입니다.




좀 있으면 학생들이 "배용준 이사장님, 촬영장에 불좀 때 주세요"라고 항의할지도 모르겠군요.^^


P.S. 이 드라마의 오디션 장면에서 함은정과 수지가 립싱크를 했다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드라마지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비판을 한다면 음악과 연주자들의 손도 썩 잘 맞지 않던, 야외 연주 장면 때도 실내 연주장 특유의 울림이 그대로 들리던 '베토벤 바이러스'의 '핑거 싱크'가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에 영향을 준 미국 드라마 '글리'의 노래 장면은 100% 사전 녹음입니다. 물론 영화 '페임'은 더 말할 것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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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낚시라고 생각할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영국 날짜로 1월2일 암으로 서거한 피트 포슬스웨이트(Pete Postlethwaite, 향년 64세)가 세계 최고의 연기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누구?" 하고 반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변명을 하자면, 그를 가리켜 '세계 최고의 배우(the best actor in the world)'라고 부른 사람이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사는 원래 그렇게 기억되는 겁니다. 아이쉬와라 라이 역시 '세계 최고의 미녀'라고 불리게 된 건 줄리아 로버츠가 그렇게 불렀기 때문인 것이죠.

그리고 그의 이름(네. 매우 발음하기 힘들고, 매우 깁니다) 때문에 이름을 모르는 분들은 꽤 있겠지만,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본다면 아주 작은 역이라도 그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영화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그것이 세계 최고 배우의 위력이겠죠.


그가 어떻게 젊은 날을 보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어쨌든 젊어서 청춘 스타로 이름을 날릴 외모는 절대 아니었고, 40대 후반에 들어서야 세계적인 명성을 갖기 시작한 배우입니다.

그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이 당연히 짐 셰리단 감독의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 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에일리언3(1992)'가 1년 정도 빠릅니다. '에일리언3'에서도 그는 죄수들의 행성에서 브레인 역할을 맡은 죄수 데이비드로 출연했습니다.

이후 그가 출연한 작품들 내내 비슷한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 대개 머리가 좋고 인간미가 넘치는 남자 역이죠. 험상궂은듯 하면서도 따스한 눈매를 가진 덕분입니다.



어쨌든 47세때 '아버지의 이름으로'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이후 포슬스웨이트는 승승장구합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굳이 별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함께 아일랜드 분쟁의 격동에 휘말린 부자를 연기한 포슬스웨이트는 오히려 주인공인 루이스를 능가하는 존재감을 과시했죠. 사실은 11년 차이밖에 안 나는 부자간이었지만(당시 포슬스웨이트는 47세, 루이스는 36세), 타고난 노안 덕분에(?) 실감나는 연기가 펼쳐졌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작품, 감독, 남우주연 등 아카데미 핵심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지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이 해는 '쉰들러 리스트'의 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우조연상은 좀 아리까리합니다.




이 정도 후보라면 '쉰들러 리스트'에서 눈부신 이상성격 연기를 펼친 레이프 파인즈와 포슬스웨이트가 경합을 펼쳐야 정상일 듯 한데 갑자기 웬 토미 리 존스...

'도망자'도 물론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전혀 오스카 타입의 영화가 아니었던 터라 이건 뭥미 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존 말코비치('사선에서')가 같이 후보에 오른 걸 보면 이 해의 트렌드가 좀 희한했구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




이후 포슬스웨이트의 앞날은 탄탄대로처럼 펼쳐집니다. 1994년은 미리 계약해 놓은 드라마에 주력했다면(아마도 '아버지의 이름으로'가 대박이 날 줄은 몰랐겠죠^^), 1995년부터 세계적인 감독들과 작품 활동이 이어집니다.

1995년의 대표작은 바로 '유주얼 서스펙트'. 여기서 포슬스웨이트는 커피잔 역으로 나오죠(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실수 없을 겁니다 ㅋ). 전혀 일본 사람같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만, 서구인들이 보기엔 동양인처럼 보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변호사 고바야시라니...


현명하고 선의로 가득한 중년 남자 역이 어울리는 배우지만 이 영화에서 변호사 고바야시는 말만 공손한 악역입니다.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황에서 "미스터 키튼, 지금 저를 쏘시면 심각한 실수를 하시게 됩니다"라고 조금도 흥분하지 않고 항변하는 장면은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그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 거죠.^^)




그 다음은 1996년작 '로미오+줄리엣'.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를 이어 주는 로렌스 신부 역입니다. 물론 전형적인 포슬스웨이트 타입의 연기지만 이 신부는 좀 괴짜죠. 등에 있는 거대한 십자가 모양의 문신(아래 사진)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온갖 인기 스타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정통 셰익스피어극 배우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도 받았죠.




이해 '브래스드 오프'같은 작은 영화에도 관심을 보인 그는 1997년 스필버그와 두 편의 프로젝트를 함께 합니다. 바로 '아미스타드'와 '주라기공원 2, 잃어버린 세계'죠. 특히 후자에서는 냉혹한 전문 사냥꾼으로 변신, 또 한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1993년에서 1997년 사이 이런 쟁쟁한 경력과 탄탄한 실력을 보여준 포슬스웨이트는 희한하게도 할리우드에서 실종됩니다. 은둔형 배우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미디어 노출을 꺼렸던 그인 터라 갑작스런 세계적인 주목은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혹은 매니저와 싸우고 업계에서 매장됐는지도...^^).

그 뒤의 경력은 거의 TV 수준에 머물고, 유명 감독들과도 '작은 영화'에 주력한 경향이 짙습니다. 세계 수준의 주목을 받은 영화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지난해의 '인셉션'은 그러던 그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작품이라 반갑기도 했는데, 어쩌면 그의 운명을 예견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느낌도 줍니다. 병상에 누워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모리스 피셔 회장 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향년 64세, 요즘 기준으로는 너무 이른 나이입니다. 그만한 배우는 세상에 많다고 말할 사람도 많겠지만, 그가 짧은 할리우드 나들이 기간 동안 보여준 연기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고 해도 좋을 듯 합니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라는 말이 무리가 아닌 배우였죠. 짧은 글로 고인을 추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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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올해를 대표할만한, 아니, 최근 3년간 한국 영화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아 전혀 손색이 없는 걸작이라는 것입니다. 긴박감 넘치는 연출, 배우들의 연기, 구멍 하나 없는 스토리까지 흠잡을 데 없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영화의 복선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분들이 몇 분 나타나곤 합니다. 그래서 해설 버전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물론 영화에 대한 첫번째 느낌은 따로 리뷰로 정리해 뒀습니다.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그 정도로 만족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은 '황해'에 대해 혹시라도 납득이 안 가는 부분들이 있는 분들을 위한 버전입니다.



** 다시 한번 경고,

'황해'에 대한 스포일러 없는 리뷰는 http://fivecard.joins.com/897 이쪽입니다.

이번 글은 영화를 보신 분이나, 절대 안 보실 분들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1. 왜 김승현(유도선수 출신의 교수/사업가)을 죽이러 간 사람이 셋이었나

가장 기초적인 부분입니다. 꼼꼼하게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혼동할 이유가 없겠지만, 김승현을 죽이려고 청부한 사람이 둘이었던 거죠. 한 사람은 김태원 사장이었던 거고, 또 하나는 모 저축은행의 김정환 과장이었던 겁니다.

버스 회사 사장이며 조폭 세력을 거느린 김태원 사장은 자신의 심복인 최성남을 통해 김승현의 운전기사(겸 보디가드)를 포섭했고, 그는 어디선가 두 명의 하수인을 구해 김승현을 살해하게 한 겁니다. 그 두 사람 중 하나는 김승현과 싸우다 건물 밖으로 던져졌고, 나머지 한 사람은 김승현에게 죽음을 당했든가, 일을 깔끔히 마무리하려는 운전기사에게 죽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김구남이 나타났고, 김구남이 살아서 현장을 빠져나가자 김태원은 당연히 운전기사가 고용한 하수인이 3명일 것으로 생각했고, 그가 살아나면 자신이 꼬리를 밟힐 여지가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대혼란의 시작이죠.


2. 김태원은 왜 김승현을 죽이려 했나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치신 분이 가끔 있는 듯 합니다. 김태원은 면정환에게 치명상을 입은 뒤 김구남이 현장에 왔을 때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그놈이 내 여자를 건드렸어, 그놈이 내 여자를..."이라고 되풀이해서 중얼거립니다.

그 앞 장면에서 분당에 있는 내연녀의 집에 간 김태원은 여자에게 "너 나한테 뭐 할말 없냐?"라고 씁쓸하게 물어봅니다. 그리고 김태원이 그 집을 나선 뒤, 다른 차에서 내린 남자들이 내연녀의 집으로 향하죠.

김승현이 김태원의 내연녀와 정분이 났고, 그 사실을 안 김태원이 김승현에게 복수를 한 겁니다. 흔히 있는 조폭간의 세력이나 돈 다툼이 아니라, 바로 '여자' 때문이었던 거죠.



3. 김정환은 왜 김승현을 죽이려 했나

마지막 단서인 김정환을 찾아간 김구남은 죽은 김승현의 아내가 김정환과 은행 직원과 고객으로서 마주앉아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랍니다. 김정환 또한 김구남이 앉아 있는 걸 보고 역시 소스라치게 놀라죠.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안 순간 김구남은 허탈감에 빠집니다.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고 김정환이 면정환에게 청부(김정환의 단골 웨이터를 통해서)를 했다면 이유는 한가지. 김승현의 아내와 김정환이 불륜에 빠져 있었을 거란 답이 나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실에 도달한 김구남은 그 며칠 전 김승현의 아내에게 "누가 시켰는지 찾아내서 내가 꼭 죽여 줄게"라고 말한 게 아무 소용 없는 짓이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또 그 불륜커플을 보다가 구남은 잠시 아내(라고 생각한)의 유골함을 바라보죠. 자신의 불륜 의심이 아내를 죽게 했다는 생각도 잠시 했을 수 있습니다.


4. 김정환은 진짜 청부를 했나?

일각에서 "세상에 살인 청부하면서 명함 뿌리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얘깁니다. 앞글에서 '살인청부란 왜 어려운가'에 대해 좀 설명을 했는데, 세상에 명함을 주고 사람을 죽여달라고 할 정도로 미친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감독의 의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의 김정환은 너무 쉽게 생각한 겁니다. 몇천만원 정도의 돈만 입금하고, 버튼만 누르면 자기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김승현이라는 인간을 제거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해 버린 거죠. 자신은 손끝 하나 더럽히지 않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고 전자 오락 게임 하듯 사람 하나 죽여달라고 청부한 김정환 때문에 수십명의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 참사가 벌어집니다. 나 하나 쯤 아무 상관 없을 거리고 생각한 무분별한 행동이 엄청난 짓이었다는 걸 깨닫게 해 주겠다는 것이 바로 이 김정환 캐릭터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5. 김구남의 아내는 돌아왔나?

맨 마지막 장면이 김구남의 상상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이건 감독의 의도가 뭐건 간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상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단서가 전혀 없죠. 일단 시체는 확인한 대행업자(심부름센터?)가 "이거 영 모르겠네"라고 투덜대는 데서 구남의 아내라고 단정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일각에선 그렇게까지 소식이 없던 아내가 갑자기 그렇게 돌아올리가 있느냐는 지적을 하기도 하고, 또 한편에선 아내가 돌아와야 구남의 헛된 죽음이라는 주제가 더욱 부각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돌아오는게 당연한 결말이라고 합니다. 뭐 후자 쪽이 더 당연한 얘기라는데 동의하고, 아울러 이런 생각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남의 아내와 정분이 났던 수산업자는 구남에게 된통 혼쭐이 나고, 구남의 아내에게서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럼 아내는 서울 생활에 진력이 났을 가능성이 있고, 그 때문에 남편에게 돌아가려고 마음먹을 수 있겠죠. 결과적으로 구남이 한국에서 간 것 중 유일한 결말은 아내를 돌아오게 한 것이었던 셈입니다. 자신이 돌아올수 있었건 말건.

(구남이 보던 뉴스에서 "...아울러 연변 출신 피살 여성의 팔과 다리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찾고 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문제의 수산업자가 구남의 아내를 이미 죽인 상태에서 구남을 만났다면, 혹시 구남이 먹은 양꼬치가...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지만 수산업자가 갑자기 고기를 납품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죠.^^ 너무 지나친 망상.)



6. 대체 두번째 청부업자들은 어떻게 김구남을 찾아냈을까?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사건의 흐름을 잠시 되살려 봅니다. 구남은 살인 현장이 된 건물 위 살림집(펜트하우스?)에 숨어 있다가 집에 온 피살자 김승현의 아내를 만납니다. 놀라는 여자에게 구남은 "...남편 죽이게 시킨 사람은 내가 반드시 죽여 주겠으니 나를 좀 도와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구남은 운전기사의 집을 통해 최성남을 찾아내고, 최성남의 집에 찾아가 단서를 찾아냅니다. 그러는 사이 김태원의 부하들은 차이나타운에서 김정환의 사주를 받은 웨이터를 찾아 데려옵니다. 이 웨이터로부터 '김정환'이란 이름이 박힌 명함을 본 김태원은 "이놈은 또 누구야? 최성남이 어디 갔어? 최성남이 데려와!"라고 소리치죠.

장면 전환. 최성남의 집을 빠져나가려던 구남의 차를 다른 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들이받습니다. 그리고 이 조선족 범인들은 의식을 잃은 구남을 트렁크에 싣고 어딘가로 가죠. (잠시 후 이 범인들은 "너 죽이라고 시킨 놈 명함이 차 안에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건 김정환의 명함입니다.)

그렇다면 의문입니다. 이 조선족 범인들은 무슨 수로 이렇게 빨리 구남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구남이 최성남을 찾아올 줄 알고 최성남의 집 앞에 매복하고 있다가 구남을 찾아내 공격할 수 있었을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김승현의 아내가 정보를 줬다는 것이지만, 이건 김승현의 아내가 운전기사에서 최성남, 김태원으로 이어지는 커넥션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럴 리가 없죠. 더구나 그렇다 쳐도 구남에게는 일부러 운전기사 선까지만 가르쳐 주고, 조선족 청부살인 2인조에게는 최성남의 존재를 가르쳐 줘서 속도 조절을 한 뒤에 그 자리에서 딱 마주치게 한다는 것은 신의 솜씨입니다. 인간의 통제 능력을 벗어난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부분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혹시 영화의 구멍? ㅋ )

              (김태원의 정부 역으로 출연한 신인 배우 이엘입니다. 늘씬하더군요.)

7. 대체 왜 모든 경우에 여자가 문제?

그러게 말입니다. 살인청부 1도 여자 때문, 살인청부 2도 여자 때문, 청부 받아서 살인하러 온 사람도 여자 때문.

...대체 여자랑 무슨 원수가... (전 이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추천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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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천재의 등장에 눈을 크게 떴고, 두번째 작품인 '황해'의 개봉이 늦어지자 조심스럽게 소포모어 징크스를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황해'의 봉인이 뜯기자 세상은 곧바로 찬사와 감탄으로 가득찼습니다.

'황해'같은 영화가 예전에 없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만치 치밀하고 집요하게, 빈틈 없는 플롯으로 세 시간을 밀어붙인 작품이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면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특히 후반부의 자동차 추격 신과 충돌 신 등의 완성도는 입이 떡 벌어집니다.

한마디로 2010년을 며칠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최고의 역작이 나왔다는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제 인생을 통틀어서도 세 시간이 이렇게 짧은 영화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온 세상이 악의로 가득차고, 누군가 뒤에서 등에 칼을 꽂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불끈 불끈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황해'는 연변 어딘가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하고 있는 구남(하정우)이 그날 번 몇푼 안 되는 돈을 마작으로 다 날리는 데서 시작합니다. 한국에 일하러 간 아내는 소식이 없고, 아내의 비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진 빚은 도저히 갚을 방법이 없죠. 그런 가운데 사채업자들의 혹독한 빚독촉까지 받는 절망적인 나날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구남은 연변의 보스 면사장(김윤석)으로부터 솔깃한 제의를 받습니다. "한국에 가서 사람 하나 죽이고 오면 빚 탕감을 해 주겠다"는 겁니다.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제의를 받아들인 구남. 천신만고 끝에 밀입국에 성공하지만 달랑 주소와 이름 하나 받아들고 한국에 온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열흘. 그 사이에 아내의 행방도 찾고 주어진 일도 마무리하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입니다. 그리고 실행 단계,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황해'는 오락 영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만만찮습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고 왕래가 가능해진 뒤, 한국인들에게 '연변(옌볜) 동포'란 '언젠가 만나게 될 북한 동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그리움의 대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나면서 연변과 조선족 자치구에 대한 그리움과 반가움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저 이제는 싸고 말이 통하는 노동력의 공급처 정도로 인식되는 것이 보통이죠. 그러면서 조선족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하고, 무시와 모멸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때로 추격이 힘든 범죄자 집단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분명히 이 사회의 한 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조선족 아줌마' 없이 돌아가는 식당이 없을 지경인데도 온 세상이 그냥 외면하고 싶은 그런 존재들로 남아 있습니다.

'황해'는 단순히 치고 때리는 액션 영화가 아니라 과연 '조선족'이라는 집단이, 한국에 와 있고, 약간 이상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구분이 애매한 이 사람들은 대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수많은 조선족 관련 다큐멘터리나 시사월간지 기획 특집들 속에 이름과 나이로 표시되는 사람들이, 실제 숨쉬고 생각하는 우리 곁의 사람들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김윤석, 하정우의 연기와 나홍진 감독의 연출력, 스토리 진행력은 한마디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위에서 거론했던 자동차 추격 신에서 순간 순간 뉴스 화면처럼 보이는 영상(아마도 여러 대의 카메라를 쓰다 보니 노출 차이가 꽤 있었던 듯 합니다)이 삽입된 것은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거기까지 통제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문제삼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도 혹시 문제 제기를 한다면 하정우의 캐릭터에는 조금 부언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 넘어와 람보가 되는 하정우가 대체 왜 그렇게 잘 싸우고 임기응변이 뛰어난지에 대해서 너무 설명이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깨진 결혼사진에서 하정우가 입고 있는 옷이 군복이 아니었나(확실치 않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중국군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입니다. (아니면 연변 남자들에게 그 정도는 기본일까요? ㅋ )

'추적자'와 '황해'를 통해 볼 때 나홍진 감독의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여성관'입니다. '추적자'에서의 여성이란 학대당하고 죽음을 당하는, 수난의 대상인 반면 '황해'에서의 여성들은 남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남자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존재들입니다(영화를 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확실히 이해하실 겁니다). 과연 세번째 작품 쯤에는 '긍정적인 여성'이 등장할 지도 궁금합니다.

화면 전체가 피칠갑이 되는 영화지만 '악마를 보았다'에 비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폭력의 수준으로 본다면 '올드 보이'급?). 아무튼 이제 남은 건 과연 '황해'가 어느 정도 관객을 동원하는가를 넘어, '조선족'이라는 존재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데 대한 궁금증입니다.


P.S. 아울러 빛을 발하는 것은 나감독의 블랙 유머감각. 구남이 개고생을 하며 한국으로 타고 오는 배 이름이 '행복호'인 것을 비롯해 어두운 화면 여기 저기에 유머 코드가 숨어 있습니다. 저는 면정환이 "어, 그러고 보니 최이사가 안 보이네?"라고 말할 때에도 빵 터졌습니다(물론 뒤의 내용을 오해했기 때문이지만...).

P.S.2. 그런데 이 영화처럼 청부살인이란 쉬운 일일까요? 평범한 회사원도 사람을 사서 사람을 죽이는 세상일까요? 조금 생각해보면, 사실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람을 사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여러분이 조폭이라거나, 범죄 집단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라면 주변에 구직자(?)도 꽤 있을 것이고, '황해'에서 보듯 조선족을 쓰거나 '달콤한 인생'에서 보듯 다른 동남아 근로자를 고용해 일을 치르거나 등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그냥 평범한 사회인이라면, 여러가지 골치 아픈 일들이 생깁니다. 자, 우선 어디서 '사람을 죽여 주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뭐 세상이 편해졌으니 그런 웹사이트가 있다고 가정하죠. 홈페이지를 통해 당신은 KILLER-1 과 채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을 흥정한 뒤에, 죽일 사람에 대한 기초 정보를 주고, 거래를 마칩니다.

간단할 것 같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첫째. 여러분이 최소 수백만원 단위의 상당한 거금(뭐 사람 하나 죽여 주는데 30만원, 50만원 한다면 그건 더 믿을 수 없겠죠)을 KILLER-1이 시키는대로 입금하는데 그때부터 KILLER-1이 감감소식이 됩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은 분명 상당히 고가의 상품일텐데, 대체 뭘 믿고 돈을 주겠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돈만 갖고 튀어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KILLER-1을 직접 만나 그가 정말 사람을 죽일 능력과 그걸 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 의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해 볼까요? 사실 이것 역시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만날 사람이 진짜 킬러라면, 그는 귀찮게 사람을 죽이는 것 보다,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을 의뢰인을 등치는 것이 훨씬 간편하다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나중에 경찰에 가게 되더라도 대답이 궁색합니다. '평소 알지도 못하던 그 위험한 사람을 왜 으슥한 데서 만났어요?'라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까요? '사람 하나 죽여 달라고 부탁하려구요'?^^)

그 킬러에게 의뢰인인 당신이 노출되면 될수록 반대로 협박을 받을 가능성만 커집니다. 반드시 경찰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회사, 혹은 그 죽여달라고 청부한 목표 인물에게 '아무개가 돈을 줄테니 당신을 죽여 달라고 하더라'고 공개해 버리겠다는 협박은 꽤 유효합니다.

따라서, 살인청부라는 것은, 최소한 그 청부자에게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 너부터 죽을 수도 있다"는 암묵적인 협박이 가능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살인은 물론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그 살인 용역을 발주하는 것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특히나 '황해'에 나오듯, 어설프게 명함 한장 주고 시킬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이런 얘기는 '황해'의 완성도와는 무관한 얘깁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바로 영화의 의도라고 할 수 있겠죠.


P.S.3. 이 글을 다 쓰고 나니 "영화에 잘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목소리들이 들립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 프리 버전입니다. 스포일러 만땅 버전, "황해의 모든 것" 편은 곧 따로 공개하겠습니다.^^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추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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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절정의 드라마 SBS TV '시크릿 가든'의 협찬사인 롯데백화점이 희한한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요즘 백화점 매출의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이 50대 베이비붐 세대 등이며, 남성 고객들의 변화가 눈에 띈다는 등의 내용인데 눈길을 끄는 건 '로엘족'이라는 이름입니다.

예전과는 다른 남성 고객들의 특징이 로엘(LOEL: 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이라는 신조어로 요약된다는 것입니다. 약자야 뭐 가져다 맞추면 되는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 '로엘'이라는 이름을 한번 더 소비자/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말하자면 이 로엘족의 궁극적인 모습이 '시크릿 가든'의 CEO 김주원(현빈)이고, 그 이름을 쓸 권리가 있는 롯데 백화점은 바로 '시크릿 가든'의 협찬사입니다. 그러니까 '시크릿 가든'의 로엘 백화점이 바로 롯데 백화점인 것이죠. 그런데 왜 굳이 새삼 '로엘족'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된 걸까요?


사실 대다수 관심있는 시청자들은 극중 로엘 백화점의 매장만 봐도 롯데 백화점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드라마 시청률이 20~25%를 웃도는데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흑은 효과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윗분들의 닥달이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실제로 극중 현빈의 별장으로 나오는 마임비전 빌리지라는 장소가 뜬 데 비하면 부족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다소 무리한 '로엘족' 이라는 조어까지 등장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로엘'이란 이름을 어떻게든 한번이라도 더 각인시키려는 노력인 것이죠. 약간 쓴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긴 기업의 입장에서는 들인 홍보비에 비해 효과가 적다고 생각하면 악착같이 쥐어 짜려는게 정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드가 분명히 대대적으로 노출은 됐는데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기억하게 하는 방법을 동원해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문득 아주 오래 전, 비슷하다면 비슷한 사례가 생각납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광고인데 그게 어디 광고인지를 모른다면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죠. 공교롭게도 이것도 롯데와 관련된 사안이군요.
'따봉'이란 이름을 들으면 나이드신 분들은 생각나시는 게 있을 겁니다. 어떤 오렌지 주스 광고입니다. 이거죠.



이 광고는 엄청나게 히트했습니다. TV 코미디 프로에서도 패러디를 했고, '따봉'이란 말은 대대적인 유행어가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죠.

사람들이 '따봉'이란 말은 너무도 잘 기억한 반면, 그 '따봉'이란 말이 어느 오렌지 주스의 광고인지를 구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당시 롯데는 세계적인 식품 업체 델몬트와, 해태는 선키스트와 합작해서 주스를 생산하고 있었는데, '따봉'이라는 메시지는 너무들 잘 기억한 반면 '그 광고가 어느 회사의 것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선키스트'라고 대답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광고 제작자의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인 셈입니다.

마침 당시 학교 수업 시간에는 롯데 계열인 D모 대행사 관계자 한 분이 특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웃지 못할 상황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 도중 이 분은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졌고, 거기에 "그럼 그 이름을 상표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뒤, 이런 광고가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예 '따봉 주스'라는 신제품이 나온 겁니다.^^

그 수업 시간에 나온 이야기가 실제 반영됐을리는 없겠지만, 아무튼 이 후속 제품과 최진희의 CM송이 나온 뒤에는 '따봉'이 어떤 회사의 제품인지 헷갈리는 사람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따봉'이란 말은 여전히 유행어였죠.

'로엘족'이라는 말이 '따봉' 처럼 히트하는 유행어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드라마가 대대적으로 히트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로엘족'이라는 조어까지 밀어붙이는 건 약간 지나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어쨌든, 다 잘 되자고 하는 일이겠죠.^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추천 한방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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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예대상 최고의 관심사는 당연히 대상입니다. 그리고 대상 수상자는 이경규였습니다. 올해의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는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 신동엽 김병만이었고, 바로 전 글에서 예상한 바와 같이 대상 수상자는 강호동과 이경규의 대결이었다는 것을 거의 모든 사람이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대상 자체의 긴장감은 별로 없었죠.

그런 반면 대상 후보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많이 모은 사람은 김병만이었습니다. 사실 다섯명의 대상 후보 가운데 엄밀히 말해 앞의 네 사람은 MC, 김병만은 개그맨입니다. 다섯 사람 모두 코미디언 출신(...강호동도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데뷔해 한동안 활동했으니 그렇다고 치죠)이지만 현재 코미디를 하고 있는 사람은 김병만 하나 뿐이죠. 

그래서 '언뜻 처져 보이는' 김병만이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는 꽤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김병만은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 각 지상파 방송사가 주최하는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은 그 대상이 '얼마나 진행을 잘 하는지', 혹은 '얼마나 코미디를 잘 하는지', 내지는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지'에 따라 주어지는 상이 아닙니다. 시청자들이 이 점을 착각하기 때문에 가끔 논란이 일어납니다.

이 상들은 그 방송인이 상을 주는 방송사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느냐'와 '앞으로 얼마나 큰 공헌을 할 것인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물론 공헌이란 수입이고, 그 수입은 광고를 통해 얻어집니다. 광고는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에 의해 생기죠. 결국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방송사에 많은 돈을 벌어 준' 스타들에 대한 사은 행사입니다.

연예대상의 경우 시청자들이 보는 '훌륭한 예능인'과 이 시청률이 대개 일치하기 때문에 별 말이 없지만 연기대상의 경우에는 'A가 진정한 연기자인 B를 제치고 연기대상을 받는게 말이 되느냐'는 항의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건 뭐 그렇다 치고...



왜 강호동이 아니고 이경규냐 하는 것은 아마도 기대치의 차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강호동과 이경규는 모두 KBS에서 1개 프로그램만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냉정하게 얘기한다면, 강호동이 2011년에 2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KBS에서 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1박2일'에서 하차할 가능성 또한 거의 없죠.

하지만 이경규는 현재 케이블TV에 치우쳐 있는 활동 영역을 KBS로 옮겨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로서는 2011년을 위한 활용의 폭을 생각할 때 이경규에게 대상으로 선심을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또한 이경규 뒤에는 이윤석 김구라 윤형빈 등이 소속된 라인엔터테인먼트가 있죠.

아무튼 "이미 30년, 앞으로 20년"과 "후배들을 위해 길을 닦겠다"는 이경규의 수상 소감 역시 선배로서의 태도를 잃지 않은 훌륭한 소감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비즈니스 구조를 보면 왜 김병만이 다른 네 후보에 비해 수상 가능성이 낮은 후보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김병만은 한 프로그램을 자신의 역량으로 끌고 간다고 보기 힘들죠. '개그 콘서트'의 주요 출연자이긴 합니다만, 오직 김병만의 '달인' 때문에 개그콘서트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올해 뿐만 아니라 김병만은 2008, 2009년에도 대상 후보였습니다. 역량과 가능성은 예전부터 높이 평가되어 왔지만 누구도 그가 대상 수상자가 될 거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죠.

올해도 김병만은 최우수상에서 멈췄습니다. 본인도 아마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거기서 김병만이 빛난 이유는, 자신이 할 말을 정확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김병만은 "MBC SBS 사장님들, 코미디에 투자해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한때 SBS의 '웃찾사', MBC의 '개그야'가 '개그 콘서트'의 인기를 위협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미디의 장신 정신이랄까요, 코미디에 대한 진지한 투자와 마이너리그형 개그 프로그램들을 통한 신인 개그맨들의 육성 구조에서 모두 '개그 콘서트'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끊어 버리는 것이 한국 방송의 현실입니다. MBC와 SBS 모두 개그 프로그램들은 사라지고, '웃찾사'와 '개그야' 출신 개그맨들은 버라이어티 쇼에서도 자취를 감췄죠. MBC 출신으로는 김경진, SBS 출신으로는 정주리와 김숙 정도가 살아남았을 뿐입니다. 대신 MBC와 SBS 프로그램에도 KBS 출신 개그맨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유세윤, 박휘순, 이수근, 장동민 등은 채널 경계가 없어졌죠.

이런 현실을 김병만이 지적한 것입니다. 그가 받은 최우수상은 대상보다 작은 상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지적한 한마디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하겠습니다. 그가 '달인'을 통해 보여주는 연구와 노력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면 당장 대상을 받아도 부족함이 없겠지만, 그 혼자의 영광이 아니라 '바닥'의 확산을 위한 의견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그 프로그램 하나로 개그맨들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때문에 많은 개그맨들이 개그 프로그램을 떠나 버라이어티로 전환하곤 하지만, 그 역시 한쪽에서의 성공이 다른 쪽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구조는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언젠가는 연예대상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고려가 상을 통한 격려로 나타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P.S. "똑똑한 광대가 아니라 진정한 광대가 되겠다"는 박지선의 말도 오래 기억될 듯 합니다.


한번쯤 왼쪽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누르셔도 큰일이 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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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TV 예능이 두 사람의 천하라는 데에는 아무도 토를 달 수 없습니다. SBS가 연예대상을 시작한 2007년부터 최근 3년간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 수상자 명단을 보면 가장 확실히 드러납니다.

2007, 2008, 2009년의 대상 수상자를 살펴보면 SBS는 강호동-유재석-유재석,이효리에게 대상을 시상했습니다. KBS는 탁재훈-강호동-강호동, MBC는 무한도전,이순재-강호동-유재석으로 이어졌죠. 두번의 공동수상이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지난 3년간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이 모두 배제된 것은 단 한번밖에 없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연도별로 두 사람의 승부(?)를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2007년은 1:1 무승부, 2008년은 강호동의 2대1 우세승, 2009년은 유재석의 2대1 우세승입니다. 공동수상을 포함해 3년간의 승부가 4:4 동점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연예대상이 흥미로운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올해 트로피의 갯수에 따라 지난 4년간의 양웅 시대에 균형이 깨질 수도 있게 된 것이죠.


물론 이렇게 단순비교하면 안 될 요소도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강호동을 지지하는 측은 유재석에게 2회의 공동 수상이 있었으므로 모두 단독 수상인 강호동이 우세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고, 유재석을 지지하는 측은 이미 유재석이 2005년(KBS)과 2006년(MBC)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러나 무한도전팀이나 이효리가 유재석 없이 상을 받을 수 있었을리 만무하고, 또 2005~2006년을 유재석의 우세 시기라고 인정한다 해도, 두 사람이 TV 예능을 절반씩 나눠 가진 2007년 이후, 더구나 SBS까지 지상파 3사가 모두 연예대상을 치르기 시작한 이후를 기준으로 4:4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큰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판도가 펼쳐질까요. 솔직히 변수는 많습니다.




일단 가장 확실히 보이는 건 SBS입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3개 지상파 채널에서 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채널에서 두개를 하고 있다면 그 채널에는 조금 더 기여가 크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강호동은 SBS에서 올해 '강심장'을 띄웠고 '스타킹'으로 유재석에 우세를 점했습니다. 특히 '스타킹'이 토요일 예능의 상징적인 존재인 '무한도전'에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시청률에서 앞서기까지 한 건 매우 놀라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면 유재석은 SBS에 상대적으로 기여가 적었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 '런닝맨'이 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올해 SBS에의 기여를 따지면 강호동이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둘을 위협할 제3의 주자도 SBS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결론: 강호동 혹은 강호동-이승기의 공동 수상이 거의 확실




MBC의 경우는 좀 복잡합니다. '무한도전'이 '스타킹'에 따라잡히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긴 했지만, '놀러와'의 약진이 눈부셨습니다. 특히 하반기들어 '놀러와'는 세시봉 친구들을 비롯해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폭넓은 캐스팅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죠. 물론 '미수다'가 사라진 덕을 봤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활약도를 따지자면 유재석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릎팍 도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라디오 스타'가 주목받은 한해였다는 점에서 강호동은 강하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면 '세바퀴'인데, 문제가 복잡합니다. '세바퀴'에 대상을 안기자니 박미선 김구라 이휘재 등 세 MC에게만 상을 주는 건 뭔가 좀 아쉬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 MC의 공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분명 '세바퀴'는 이경실 김지선 조형기 임예진 등 '패널석의 고정 요원'들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팀플레이의 성과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무한도전'의 전례가 있긴 했지만 전체 팀으로 시상하자니 대상의 색채가 흐려질 여지도 있습니다. 이게 아마 올해 시상을 진행하는 측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론: 유재석과 '세바퀴' 팀 전원의 경합.



KBS도 약간 미묘합니다. 공헌도로 치자면 KBS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 올해도 여전히 최강의 면모를 뽐낸 '1박2일'의 강호동이 압권입니다. 다만, '해피 선데이'의 절반을 차지하는 '남자의 자격'이 만만찮은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남자의 자격'은 지난해 SBS의 '패밀리가 떴다'에 눌려 있던 일요일 6시대 예능을 KBS로 가져왔다는 공로가 있습니다. '1박2일'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줄곧 뒤지던 시간대를 역전시켰다는 건 대단히 큰 공이죠. 게다가 '밴드 미션', '합창 미션' 등은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큰 이슈가 됐습니다. 7명(현재 6명)의 멤버들이 모두 힘쓴 성과지만 리더로서 이경규의 성적은 대상 후보로 손색이 없습니다. 강호동, 이경규에 비하면 유재석의 '해피 투게더'는 훌륭하지만 대상 감으로 보이지는 않죠.

그렇다면 대상은 강호동과 이경규의 경합이 될텐데, 이건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드러난 성적면에서 압도적인 4번 타자와 견실한 수비와 확실한 테이블세터인 1번 타자 가운데 누구의 고과를 더 높이 평가하냐는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강호동이 앞선 2년 연속으로 이미 대상을 받았다는 점, 내년 이후 강호동과 이경규가 KBS와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이냐에 대한 판단 등이 고려되어야겠죠.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경규를 대상 수상자로 정하더라도 KBS는 강호동의 양해를 얻어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전 조율 없이 대상이 결정된다면 상당한 앙금이 남을 시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강호동과 이경규의 경합



아무튼 이렇게 결산해 보면 올해의 전체 구도는 강호동이 살짝 앞선다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결국 수상자는 한명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최근 4년간 승부가 5:4가 될지, 5:5가 될지, 6:5가 될지는 결국 다 함께 지켜볼 일인 듯.


여러분의 추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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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서야 처음으로 마이클 잭슨의 유작 1집 '마이클(Michael)'을 접했습니다. 죽기 직전에도 공연과 녹음을 하고 있었고, 잭슨 같은 슈퍼스타가 죽은 뒤에 유작 앨범이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죽고 나서 10년 뒤까지 유작이 줄줄이 발매된 투팍(2Pac)의 경우를 생각해 보더라도 그렇죠. 게다가 잭슨의 경우는 유작이 100곡 이상 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유작 1집'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는 거죠.

그런데 12월14일 공식적으로 앨범 '마이클'이 공개되기 전, 11월 초 신곡 'Breaking News'가 공개된 뒤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 노래, 'Breaking News'를 부른 사람이 마이클 잭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체 왜? 라는 질문이 떠오르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겠죠.


일단 무슨 노래길래 그러나 싶은 분들이 제일 많겠지만, 함부로 가져오면 안될 것 같아 여기다 퍼오지는 못하겠습니다.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는 게 있긴 합니다만... 이 '진위 논란'을 보도하는 ABC 뉴스 리포트에도 'Breaking News'의 멜로디 한 줄 들어가 있지 않을 정도로 현재 저작권 관리가 엄격합니다. 함부로 거기에 동참해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소리의 진위만을 비교하기 위해 누군가가 1분여 길이로 이 노래에 나오는 마이클 잭슨의 보컬 부분만 반주를 빼고 추출한 버전이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음질이 훼손되기 때문에 이걸로 정상적인 비교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느낌만 한번 받아 보시는 정도?



대략의 느낌은 평소의 잭슨에 비해 훨씬 낮고 거친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이밖에도 전 세계의 엄청난 마니아들 중에는 '호!'하는 소리와 평소의 '하!'하는 소리까지 비교해가며 확실히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중에는 또 비슷한 비교를 통해 '절대로 마이클 잭슨이 맞다'고 우기기도 합니다.


어쨌든 논란은 마이클 잭슨의 가족들까지 참여하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누나 라토야 잭슨을 비롯한 가족 일부가 "이건 마이클의 목소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의혹이 증폭됐죠. 많은 팬들 역시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여 시끄러웠습니다.

반면 이 곡을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를 비롯해 소니 측은 "의혹의 여지는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라일리는 "사후작업을 좀 과하게(?) 해서 사람들의 귀에 설게 들리는 모양"이라고 말합니다.

어쨌든 한번 등장한 의혹이 쉽게 사라질 리는 없겠고, 여전히 떠들썩합니다. 심지어 이번에 새로 나온 음반을 받아 보고도 대개는 7번 트랙의 Breaking News부터 들어보곤 하죠.^





솔직히 '이 바닥'에서 구른 타락한 아저씨의 시각에서 보면 그리 심각한 문제로 보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일종의 작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위키피디아를 참조하면, 마이클 잭슨이 녹음해 놓고 앨범이나 음원으로 발표하지 않은 곡은 무려 100여곡에 달합니다. (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unreleased_Michael_Jackson_material ) 이 곡들에 대한 권리는 얼마전 무려 2억5천만달러에 소니 측에 넘어가 있습니다. '영원히'도 아니고, '2017년까지 활용할 권리'라는군요. 엄청난 가격이지만, 물론 소니 측은 그 사이에 본전을 충분히 뽑아낼 자신이 있는 거겠죠.

그런데 그 100곡 중에서 하필이면, 들었을 때 뭔가 이상하다 싶은 곡이나 혹은 가짜로 판명되어 음반사와 프로듀서들이 개망신을 당할 수 있는 곡을 골라서, 단 10곡이 들어간 '첫번째' 유작 앨범에서 맨 처음 일반에 공개한 곡을 골랐을까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이런 일이 생겼자면, 소니는 음반사도 아니고 테디 라일리는 프로듀서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건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저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신곡에 대한 이런 의혹과 논란이 새 앨범 '마이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보는 쪽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2억5천만 달러를 뽑아 내려면 약간의 조바심도 있었겠죠. 의혹이나 음모설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그냥 해프닝으로 보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이번 앨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평균 B에서 C 사이). '첫번째 사후 앨범'이라는 면에서,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 강조됐다는 점이 평론가들에게는 크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듯도 합니다. 그리고 마이클 잭슨의 진가는 역시 퍼포먼스가 함께 할 때 드러나는 것인데, 이번엔 음악으로만 접해야 한다는 점도 '예전의 걸작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충격을 완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겠죠.

그리고 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앨범 '마이클'은 미국 내에서 초도 90만장이 발매 첫주에 매진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빌보드 차트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쯤에는 잭슨의 여섯번째 차트 1위 앨범이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현재 Michaeljackson.com에서도 스트리밍으로 공개되고 있는 'Hold My Hands'. 이번 앨범의 색채를 잘 보여주는 곡입니다. 그가 현재 누리고 있을 평화를 느끼게 하는 곡이랄까요.





P.S. 개인적으로는 10번 트랙의 'Much Too Soon' 에 유난히 애착이 갑니다. 'Gone Too Soon'을 좋아했던 탓인지...

여러분의 적극적인 추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손가락 안의 숫자를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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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의 대작 '아테나'가 3회만에 10%대, 혹은 20%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는 보도가 요란합니다. 10%대 후반이든, 20% 초반이든, 가장 중요한 건 MBC TV '역전의 여왕'과 3~4% 정도 차이로 근접했다는 것이죠. '동이' 종영 뒤 '자이언트'가 패권을 가져갔고, '자이언트'가 끝나자 그동안 눌려 있던 '역전의 여왕'이 기를 펴는 형국입니다.

사실 '아테나'는 지금부터 어린이 드라마로 돌아서도 별 손해가 없을 전망입니다(물론 과장). 제작사는 제작사대로 사상 초유의 조건으로 지상파와 케이블TV에 방영권을 팔았고,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아테나' 끝날 때까지 법적으로 허용된 광고를 완판(매진) 시켰습니다. 물론 아직 해외 판매가 완료되지 않은 지역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성의를 다해야겠지만, 그것도 실질적으로는 마무리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만에 하나라도 '역전의 여왕'에 이름대로 역전이라도 된다든가 하는 건 자존심의 문제겠죠(여신이 여왕에게 역전..?). 게다가 '아이리스'-'아테나'가 연속 히트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예정된 '아이리스 2'의 캐스팅이나 협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럼 외양으로 봐선 완벽한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는 뭘까요.


물론 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얘기한다면 10%대 후반은 매우 훌륭한 성적입니다. 4개 지상파 채널에다 수십개의 케이블 채널이 경쟁하는 환경에서, 솔직히 20%대 시청률만 해도 놀라운 기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제빵왕 김탁구' 처럼 40% 넘는 시청률의 드라마가 나오는게 훨씬 더 불가사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시청률 저하의 이유는 사실 너무나 명료하게 눈에 보입니다. '동이' - '자이언트' - '역전의 여왕'으로 이동한 시청률의 정체는 뭐였을까요. 바로 '아줌마'라고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테나'는 몇가지 부분에서 전통적으로 '아줌마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던 요소들이 부족합니다. 첫째는 '간단한 플롯'입니다. '아테나'의 앞부분은 '도망자'의 1,2회처럼 극악의 혼란스러운 플롯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일반 시청자들이 '화장실도 왔다 갔다 하고, 전화도 받아 가면서' 볼 만큼 편안한 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 평 가운데는 이런 것도 있더군요.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었다. 그런데 잠시라도 눈을 떼면 이해가 안 간다." 물론 대단한 복선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튼 한국의 '주류' 시청자들은 특히 드라마 초반의 사건이 '이곳 저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걸 상당히 경계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중요한 두번째. 바로 '멜로 라인의 실종'입니다. 이 부분은 '아이리스'와 비교해도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나죠. 드라마 첫회에는 40여분이 지나 주인공 정우성이 처음 출연하고, 3회에는 수애가 채 10분도 출연하지 않습니다. 국제적인 음모와 폭력 속에 강제로 헤어진 연인, 서로 그리워하다 정신병이 걸릴 것 같은 안타까운 그리움, 그 과정에서 매달리는 다른 미녀에게도 차가운 정절남, 뭐 이런 '드라마틱' 한 요소들이 없다는 데에 많은 시청자들이 실망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정우성-수애의 키스신이 꿈이었다는 데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분개하고 있지만 사실 이건 언젠가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재현된다고 봐야겠죠. ㅋ 일종의 복선?)


혹자는 이걸 싸잡아 '스토리가 없고 액션만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분명 '아테나'는 스토리가 없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멜로' 스토리가 없는 드라마였죠. 정우성과 이지아의 과거, 차승원을 짝사랑하는 듯한 수애의 일방적인 모습 같은 것이 암시되고 있지만 분명 '주류 시청자'가 원하는 '가슴저미는 사랑'과는 자못 큰 거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요소 때문에 '아테나'는 더욱 가치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리스'를 만들고 '아테나'를 만든 제작진을 돌아보면, 위에서 지적된 두 가지 약점을 모를 리가 없는 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은 '아테나'를 만들었고 시청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늘 똑같은 드라마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테나'는 '아이리스'보다 훨씬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드라마입니다. 굳은 얼굴로 비정한 첩보 세계를 누비는 사나이와 미녀들의 이야기보다는, 뭔가 007을 꿈꾸는, 잘생겼지만 그만큼 빈틈도 많아 보이는 주인공이 다소 경쾌한 스텝으로 위기를 넘어 영웅이 되는 이야기죠. 아마도 '아이리스' 첫회를 본 시청자 중 절반 이상이 "이병헌은 드라마가 끝날 때 살아 있지 못하겠구나"라고 짐작했다면, '아테나'를 보고 정우성이 죽을 거라고 예상하는 시청자는 거의 없을 겁니다(만약 이런 식으로 진행되다가 정우성이 죽어버리면 정말 어이없는 결말이겠죠^^). 같은 첩보물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색깔이 다른 드라마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성공한 '블록버스터형' 드라마들의 색채를 되새겨 보시면 훨씬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뭔가 그늘이 있는 남자 주인공이, 그늘이 있는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다가, 서로 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상처를 주고 받고, 오해와 주변 환경 때문에 덕지덕지 만신창이가 되어 마지막에 피를 토하고 죽기 직전에서야 사랑을 확인하는 뭐 그런, 공식처럼 되어 버린 드라마들 말입니다. 사실 돈을 많이 들인 드라마들일수록 실패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크기 때문에, 그런 필승 공식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이런 드라마들 속에서 '아테나'는 매우 신선한 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민종과 이한위 같은 캐릭터의 활성화 역시 이런 색깔을 맞추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김민종은 오랜만에 그럴듯한 역할을 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단 3편만 보고 드라마의 앞날을 모두 내다보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방송된 '아테나'는 실망보다는 기대를 주는 드라마입니다. 비슷한 시도였던 '도망자'는 한번에 너무 먼 걸음을 뛰려 한 탓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지만, '아테나'는 거기에 비해 훨씬 덜 야심적인 드라마입니다. 평소 안방극장에서 '반드시 통하는' 흥행 공식에서 한 발 정도 비껴갔다고나 할까요.

결론은 지금까지 얘기한 바와 같습니다. '이런 드라마'가 한국 안방에서 통할 때, 그리고 이런 다양성을 충족하는 드라마가 한국에서 공급될 때 진정한 '글로벌 콘텐츠'를 한국에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당장 안방에서 30%, 40%가 나오는 드라마보다 훨씬 말입니다. 그래서 더욱 '아테나'의 선전을 기대하게 됩니다.

만,



P.S. 대통령의 딸이, 그것도 이보영 같은 미모의 소유자라면 대한민국 국민은 초등학생까지 다 알 것이고 심지어 아시아권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게다가 경호원 하나 없이 해외에서 혼자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죠.

그럼 대체 왜 그런 상황인지를 대사 한두마디로라도 설명을 해야 할텐데(예를 들면 대통령의 감춰진 딸이라든가) 그런 설명 하나 없이 넘어간 건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너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제작진이 제정신이라면 뭔가 이유를 만들었을텐데 그 이유가 3회에 공개되지 않은 건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여러분의 추천 한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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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가 시작된지도 9년째. 이번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편'은 영화로는 7번째 작품입니다. 책으로 7번째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그 분량 때문에 2회로 나뉘어 개봉됩니다. 혹시라도 영화 광고의 '해리 포터 완결편'이라는 설명만 보고 극장을 찾았다가 당황하시는 분이 없길 바랍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는 첫 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한지 10년만인 2011년, 시리즈 8편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편'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 7편은 종전 그대로 2D지만 8편째는 3D로 개봉됩니다. 당초 7편도 3D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취소됐다는군요.

지난번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5편 이후 '해리 포터' 영화를 보는 관객 중에는 '코 꿴' 상태의 관객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5편이나 봤으니 결말을 보기 위해선 기대보다는 의무감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꽤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런 관객들의 한숨을 더했던 것이 암울함의 극치였던 6편 '혼혈왕자'였지만 여기서 속단하면 안됩니다. 7편은 암울함에서는 한술 더 뜨기 때문입니다. 이미 원작으로 시리즈 7편을 보신 분들도 "정말 결말은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책을 들었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관객의 한숨을 달래기라도 하듯, 개봉을 앞두고 외지에서는 '7편에 토플리스 키스신이 나온다'는 보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설마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그것도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도 아니고?


일단 사진 얘기는 잠시 접고^^ 7편의 스토리라인을 간략하게 훑어봅니다.

6편에서 덤블도어가 사망한 뒤, 볼드모트와 추종자들은 해리를 찾아 제거하기 위해 정보망을 가동하고, 매드아이의 주도로 해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한 작전이 펼쳐집니다. 그 과정에서 매드아이가 희생됩니다. (그러나 해리 포터 시리즈의 특성상, 그런 희생에도 불구하고 해리의 안전은 절대 보장되지 않습니다.)

결국 죽음을 먹는 자들의 추적 때문에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의 삼총사는 의지할 사람 없이 도망다니는 신세가 되지만 그 와중에도 호크룩스를 찾아 파괴해야 한다는 사명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로켓 목걸이 하나를 파괴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정력이 투입됩니다.

그러는 사이 볼드모트는 마법부를 장악하고 머글 출신의 '잡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인종 청소에 들어갑니다. 시간이 갈수록 스토리는 점점 독재자 볼드모트와 거기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 해리 포터의 대결로 정리되어 갑니다.


온 마법계가 볼드모트의 손아귀에 들어간 상황의 이야기인 만큼 스토리는 정말 암울 그 자체입니다. 위에 나오는 '6명의 해리 포터' 장면 정도가 웃음을 줄 뿐, 그야말로 속터지는 이야기의 연속입니다.

물론 원작의 압축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해리 포터의 전투력 자체가 극약이다 보니 시원한 스토리의 진행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왜곡된 부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마법사 7-8명을 주인공 셋이 상대하지 못해 무기력하게 사로잡히는 수준이라면 참 갑갑하죠.

게다가 이야기의 진도 면에서도 7편은 영 지루합니다. 과연 꼭 필요한 장면인가 의심스러운 장면도 이어집니다. 특히 해리가 자신이 태어난 곳이자 부모가 죽음을 당한 곳인 고드릭 골짜기라는 곳에 찾아가는 시퀀스는 결과만 놓고 보면 시간 늘리기 외에는 아무런 소득이 없습니다.

유일한 소득이라면 헤르미온느가 어떤 사람의 묘비석에서 죽음의 성물을 가리키는 기호를 보는 정도...? 결론적으론 관객이 빨리 결말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지독하게 주인공들을 헛고생시키는 극악의 스토리 진행 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맨 위 사진에서 얘기했던 문제의 토플리스 키스신이나 바로 위 사진에서 헤르미온느와 해리의 러브러브 모드는 대체 왜 등장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아마도 원작 7편에서 롤링 여사가 독자들을 잠시 헷갈리게 하기 위해서 '난 이렇게 엮어 줄수도 있어'라는 식으로 작가의 권한을 좀 과도하게 사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입니다.

물론 스포일러를 각오하고 말씀드리자면, 저 토플리스 키스신은 낚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냥 현실이 아닙니다. 아울러, 촬영할 때에도 입을 건 다 입고 찍었다는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해리 포터 시리즈의 동화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아무리 현실이 아닌 환상 속이라 해도 이런 장면이 나오는 건 참 뭐랄까, 원작자에 대한 영화 제작진의 반항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실제 촬영 직전까지 제작진이 엠마 왓슨에게 "이번에는 토플리스로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키스하는 신이 있다"고 얘기하는 바람에 배우들도 상당히 긴장+당황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http://www.dailymail.co.uk/tvshowbiz/article-1334140/Harry-Potter-stars-Emma-Watson-Daniel-Radcliffe-passionate-topless-kissing-scene.html )

어쨌든 초등학생, 혹은 미취학 아동들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았던 국내 학부형들은 저 장면 앞에서 좀 당황하셨을 수도 있겠더군요.

(원작 보신 분들에게 질문: 대체 저 키스신은 원작 소설에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나요? 나오기는 나오는 건가요?)





뭐 달리 보면 해리 포터 시리즈가 이렇게 기괴해진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아로 학대당하면서 성장한 17세 소년 해리가 갑자기 네가 구하지 않으면 이 세계는 희망이 없다는, 주위의 과도한 기대와 사명감으로 어깨가 푹 주저앉은 시점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해리 아닌 누구라도 저 입장이면 참 미래가 암울할 겁니다. 볼드모트처럼 엄청나게 강한 마법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사실 따지고 보면 자기도 살아 있는 친구라고는 둘밖에 없는 주제에 볼드모트를 보고 "넌 사랑도 모르고 우정도 모르고... 난 네가 불쌍해"라고 말할 수 있는 독특한 자신감의 소유자이다 보니 저 정도 버티는 거지, 다른 소년들 같으면 약물중독이나 자살 같은 방법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너무 '암울'이란 표현을 많이 썼다는 생각은 들지만, 절대 지나치지 않습니다. 만약 '해리 포터' 시리즈가 대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확인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이 7편은 과감하게 건너 뛰셔도 좋을 정도입니다. 아무튼 8편으로 이어지는 데 있어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줄거리의 공백 때문에 혼동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 그것만이 이 영화의 사명이고,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솔직히 우리의 헤르미온느, 엠마 왓슨만 저 정도로 제대로 자라 주지 않았더라면 정말 결말이고 뭐고 관람을 포기하려고 마음 먹었을 겁니다. 이건 뭐...


P.S. 스토리 진행을 위해 등장하는 세 마법사의 동화 설명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P.S.2. 맥고나걸 교수가 한번도 안 나오는게 참 특이하더군요. 하긴 호그와트 자체가 안 나옵니다.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가 한 장면 등장할 뿐.


지금 하시는 여러분의 추천 한번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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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기 전에 검색을 했어야 하는데 쓰고 나서 검색을 해 보니 이런 기사가 이미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뭐, 블로거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역시 기업들이 잘 하고 있군요.^^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00531000185 

사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0062908030008344 이런 기사 때문에 헷갈렸단 말입니다. ㅜㅜ >>


KIA의 K-5, K-7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KIA차가 K 번호를 고유 브랜드로 삼을 방침을 정한 모양입니다. 하위 차종인 포르테도 K-3, 그리고 고급 차종인 오피러스의 후속 모델이 K-9로 이름지어질 것이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숫자로 차의 등급을 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BMW의 3, 5, 7 시리즈에서 따 온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이미 삼성르노의 SM3, 5, 7이 써먹은 숫자이기도 합니다. 뭐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 위의 숫자인 K-9는 '더 좋은 차'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도음울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약간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K-9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 때문입니다.


저는 차에 대해서는 전문가도 아니고,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사실 전혀 모릅니다. 자동차 담당 기자를 한 적도 없고, 작명 전문가도 물론 아닙니다. 그저 일반적인 한국 남자들이 알고 있는 수준일 겁니다.

KIA차의 성능이나 제원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이름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있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 문제가 안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만 팔 차라면 전혀 문제가 안 되겠지만, 이 이름이 '세계시장을 겨냥한(특히 북미 시장)' 것이라는 보도 때문입니다.

사실 K-9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어의 canine이라는 단어입니다. 아주 널리 쓰이지는 않는 단어인 듯 하지만, 이런 뜻입니다.



발음은 K-9과 똑같은 '케이나인'입니다. 이때문에 이 단어가 쓰여야 할 곳에 영문자로 K-9을 쓰는 일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일종의 영어식 말장난이죠. 뭐 only 4 you 처럼 for를 써야 할 곳에 four를 쓴다든가, eye for eye(눈에는 눈)을 I4I로 쓴다든가 하는 거나 비슷한 거죠.

그런데 꽤 보편적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국내에도 개 훈련소 가운데 K-9이라는 표기를 한 곳도 있고, 군견이나 경찰견은 아예 거의 공식적으로 K-9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런 영화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사진만 봐도 뻔히 알 수 있지만 경찰견과 형사 제임스 벨루시에 대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SF 시리즈 '닥터 후'에 나오는 강아지 로보트의 이름도 K-9이죠. 물론 드라마의 시대가 바뀌면서 개 로보트의 모델은 계속 바뀌었지만, 이름은 항상 똑같이 K-9입니다.


(뭐 이 걱정을 하시는 분도 있다지만 이걸 외국 소비자들이 알 리는 없겠죠. 게다가 나쁜 이미지도 아닌 것 같고...^^)


결론은 K-9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개를 연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게 고급 차를 판매할 때 적절한 이름이 될지, 아니면 좋은 결과를 낳을 지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솔직히 저같으면, K-7보다 고급인 차에 '개'를 연상시키는 이름이 붙어 있다면 뭔가 어색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미국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며칠 전에도 나눈 얘기지만, 스웨덴 영화 '개같은 내 인생'에서 '개같은 삶'이라는 건 현지 표현으로는 '아주 팔자 좋은 인생'을 뜻한다고 하는군요.^^ 어떤 특정한 표현이 그 문화 속에서 어떤 의미로 통하는지는 제3자가 쉽게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물론 영미권에서도 머스탱이나 재규어처럼 동물의 이름을 붙인 차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개라고 안될 이유는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궁금한 것은, K-9이라는 이름을 정할 때 이런 요소들이 고려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KIA라는 회사 이름이 영어 약자로는 '전사자(Killed in Action)'를 뜻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K-9이든, canine이든,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전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요소들이 고려된 이름인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미국 생활을 하시는 분이나 미국 문화에 정통하신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오피러스 후속 정도의 고급 차종에 K-9이라는 이름이 적당할까요?


P.S.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KIA 차를 폄훼하거나 비웃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KIA 관계자들의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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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의 스핀오프(히트한 전작의 기본 설정 중 일부를 따 와서 만드는 드라마. '전부'를 잇지 않기 때문에 '속편'과는 다릅니다)인 SBS TV '아테나' 첫회를 본방사수했습니다. 방송 전에는 은근히 걱정도 많았죠. 예상보다 사전제작의 진척이 빠르지 않다, 정우성과 수애의 존재감이 이병헌과 김태희만 못하다, 줄거리가 마지막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 등등... 그래서 '아이리스'의 히트를 잇기는 좀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회를 본 결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첫회에서 이미 '아이리스'의 완성도는 넘어섰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뒷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테나' 첫회의 완성도는 대단히 높았습니다. 기존의 '아이리스'에서 군더더기로 지목됐던 부분이 깔끔하게 제거됐고, 대작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첫회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해 냈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역시 추성훈이 있었습니다.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첫회를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면:

대통령(이정길)은 북한 원자력 기술의 핵심인 김명국 박사를 남쪽으로 데려오려 하지만 러시아 기관이 개입, 일본에서 김박사를 빼앗깁니다. 전 세계가 차지하고 싶어하는 김박사지만 해외에서 한국 정보기관이 작전을 펼칠 경우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 결국 국가와 관계없이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권박사(유동근)의 팀이 동원됩니다. 팀 구성은 권박사와 B1부터 B6까지 총 7명.

그러나 작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B5, B6가 각각 혜인(수애)과 손혁(차승원)에게 제거당하고, 작전은 위기에 놓입니다. 그래도 무리하게 작전에 들어간 권박사 팀은 결국 김명국 박사를 되찾지만 전원이 사망하고, 권박사 본인도 생포된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납니다. (이때 손혁이 왜 권박사를 살려 두었는지는 차후 복선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 과정에서 손혁은 CIA 팀의 일원으로 이 작전에 개입했음이 드러납니다.



3년 뒤. 대통령은 김박사를 주축으로 한 신형 원자로 개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국정원의 외부에 NTS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초야에 묻혀 있던 권박사를 불러내 NTS의 지휘를 부탁합니다. 권박사는 거절하려 하지만 손혁이 미국 DIS 동아시아지부장이 되어 서울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막기 위해 나섭니다.

국정원 요원 출신인 정우(정우성)는 우연히 국정원 홍보팀에서 일하는 혜인을 보고 반해버리지만 혜인은 쌀쌀맞기만 합니다. 은밀히 권박사가 NTS의 지휘를 맡은 직후, 정우는 갑자기 미지의 해외 임무 수행을 위해 이탈리아로 파견되고, 거기서 뜻하지 않게 다시 혜인을 만납니다. (1부 끝)


대체 추성훈은 언제 나오냐고 하실 분들, 저 줄거리에서 손혁(차승원)과 격투를 벌이다 죽음을 당하는 B6가 바로 추성훈입니다.

추성훈의 등장은 차승원이 연기하는 손혁이 얼마나 신체적으로 터프한 인물인가를 설명해주는 데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추성훈이 격투기의 강자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보면, 그 추성훈과 1대1로 맞붙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대인 격투에서는 손혁을 넘어 설 사람이 거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정은 이렇습니다. B6가 권박사 팀의 일원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손혁이 그가 팀에 합류하기 전에 미리 제거에 나선 것이죠. B6의 일터에 나타난 손혁은 그를 미행, 그가 들어간 화장실 앞에 '보수중' 표시를 걸고 안에 들어가 볼펜형 독침으로 그를 공격합니다. 하지만 만만찮은 B6는 그의 기습을 피한 뒤 역공을 가해 오죠. 그래서 호텔 화장실(?) 공간 하나를 박살내는 혈투가 펼쳐집니다.

사실 화장실은 격투를 벌이기엔 대단히 위험한 공간입니다. 미끄럽기도 하고, 사방에 단단한 변기와 세면대 등 도기들이 널려 있습니다. 거울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 '터미네이터3'에서 사이보그들이 대격돌을 벌이는 장소로는 적절할 지 모르지만 뼈와 살로 만들어진 사람들이 싸우기에는 너무 위험한 공간입니다.



물론 전투력이 사이보그급인 손혁과 B6는 변기를 박살내고, 거울 파편을 맞아 가며, 세면대에 내동댕이쳐지면서도 굴하지 않고 격전을 펼칩니다. 뭐 드라마다 보니 과장이 개입돼 있지만, 아무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입니다. 실제 격투 장면만 추리면 채 4분이 안 되는 시퀀스이지만, 이 격투 신이 보여주는 힘은 압도적입니다.




이 장면에 앞서 수애의 멋진 니킥(물론 니킥은 턱에 맞아야 위력을 발휘합니다. 가슴에 부딪히는 니킥은 사실 공격으로서의 효용이 크지 않죠)이 등장하는 B5 암살 신도 있었지만, 1회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차승원-추성훈의 땀방울이 쏟아진 화장실 격투 신이었습니다.


이 신에서 발휘된 흥분은 곧바로 권박사 팀의 김박사 구출작전, 권박사-손혁의 자동차 치킨 게임으로 이어져 확실하게 시청자들을 손아귀에 쥐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물론 일부 여성 시청자들은 이 장면 언저리에서 "너무 잔인하다"며 채널을 돌렸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격투 신의 완성도는 '올해의 드라마 장면'으로 꼽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주인공 정우성이 시작한지 40분이 지나서야 처음 등장하는 구성, 빠른 사건 진행, '비교적' 말이 되는 플롯(물론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지만, 이 '비교'의 기준은 당연히 '아이리스'입니다), 그리고 첫회에 보여준 수애의 매력 등은 '아테나'가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합니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진행되다 보면 수애와 김태희가 비교의 대상이 되겠지만, 솔직히 말해 연기력 면에서는 비교하는게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특히 수애가 첫회에 보여준 양면성 - 잔인한 살인자와 흰 셔츠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여교사의 모습 - 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물론 '아테나'가 시청률에서 '아이리스'를 앞지를 것인가 하는 건 또 다른 문제가 되겠죠. 1회만 놓고 볼 때, '아테나'는 좀 더 잔혹하고, 좀 더 세련되고, 좀 더 빠른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전체 시청자'가 그렇게 생각할지는 좀 더 두고 볼 문제입니다. 드라마의 장르에 무관하게 '어쨌든 한국의 모든 드라마는 멜로드라마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촌스러운 시청자'가 여전히 많이 있다는 점 역시 앞으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만약 이런 요소들을 극복하고 첫회에 보여준 톤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아테나'의 업적이 되겠죠.


P.S. 추성훈의 손끝이 움직인 것은 역시 유동근이 살아 남았듯 추성훈도 살아 있다는 이야기일까요? 아무래도 한번만 나오고 말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어쨌든 미국의 수족이 된 듯한 차승원이 사실은 숨은 애국자...였을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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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눈이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겨울 하면 눈이죠.^^

물론 제멋대로 고른 리스트입니다. '눈이 소재인 영화 10선'도 아니고, '눈이 소재인 영화 가운데 최고의 작품성을 가진 영화 10선'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눈발이 날릴 때면 그냥 저 혼자 생각나는 영화 10편일 뿐입니다. 대략 1위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이긴 하지만,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가 크게 의미가 있는 숫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 놓고 시작해도 반드시 왜 그 영화가 있냐, 이 영화는 왜 없냐, 뭐 리스트가 이따위냐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는 그냥 직접 리스트를 꼽으시라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을 듯 합니다. (네. 많이 겪어 봐서 하는 얘깁니다.)

아무튼 시작합니다. 좀 예상을 뒤엎어 보고도 싶지만, 1위는 너무나 뻔한 영화 -


네. 오겡키데스카 맞습니다. 바로 그 영화. 다른 영화가 떠오른다 해도 솔직히 이 영화보다 먼저 떠오르지는 않더군요.

이 영화와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때문에 저 먼 홋카이도의 오타루라는 도시가 관광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다녀오고 나서 만족하신 분들도 꽤 있다고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참 뭐 이런걸 보러 여기까지 왔나 하는 곳이었습니다. 관광 명소로 꼽히는 오타로 운하, 오타루 유리 박물관 등등은 뭐 그냥 예쁜 동네 레벨.

개인적으로 홋카이도의 겨울 관광은 눈, 온천, 식도락 외에는 전부 무시하셔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눈이 오면 러브레터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2번은 좀 튑니다. 국내 제목은 '존 카펜터의 괴물'. 영어 제목 'The Thing'이라야 좀 더 아실 분이 늘어나려나요.

북극 기지에 갑자기 개 한마리가 나타나고, 그 개의 뒤를 쫓아 미친듯이 총을 쏴 대는 사람이 보입니다. 어찌 어찌 해서 북극 기지에서 그 개를 키우게 되는데, 그 뒤로 자꾸만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 개 안에는 산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외계에서 온 괴물이 숨어 있었던 거죠.

눈과 얼음으로 고립된 기지. 그 기지 안에서 필사적으로 외계 괴물과 싸우는 인간들. 특히 누가 괴물이고 누가 진짜 인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 지금 보면 특수효과가 좀 유치할 지 모르겠지만, 당대에는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내용으로 보면 1951년작인 'The Thing from Another World'의 리메이크라고 해도 좋을 듯 한데 리메이크라는 표현은 쓰지 않더군요. 물론 줄거리는 흡사하지만 내용은 훨씬 정교합니다.

구해서 보실 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으면 보셔도 좋을 듯. 재미납니다.




하얀 자작나무 숲을 보면 이 영화가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를 신화처럼 떠받드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아무튼 충분히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흡혈귀 소녀의 종이면서 보호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했던, 그리 유능하지는 못한 옆집 아저씨의 운명이 매우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안 보신 분은 한번쯤 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영화입니다.


다음 세 편의 영화는 좀 얼굴을 찌푸리실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일단 일본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입니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배우들과 함께 1년간 산촌에서 직접 농사를 지었다고도 하고, 극중 할머니 역의 여배우는 자해 장면을 위해 일부러 돌에 이를 부딪혀 부러뜨리는 연기 아닌 연기를 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이쯤되면 열정을 넘어 광기의 수준이죠.

이런 부분에서는 참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영화입니다만, 마지막 시퀀스에 나오는 어머니와 아들의 고려장 장면은 참 가슴이 미어지는 명장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생각하고 나면 떠오르는 영화 두 편이 있습니다.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왕년의 '명화극장'에서는 '바렌'이란 제목으로 방송된 작품입니다. 원제는 'The Savage Innocents', 1960년작입니다. 앤서니 퀸이 에스키모 청년 이누크 역을 맡았고 일본 여배우 타니 요코가 그 아내, 그리고 지성파 배우 피터 오툴이 이들을 이해하는 문명인 역으로 등장합니다.

'바렌'이 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황무지를 뜻하는 barren을 쓴 것이 아닐까 싶은데, 어쩌다 저런 '한글 제목'이 붙었는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자면, 주인공 이누크는 빙원의 황무지에서 아내와 장모를 모시고 살아갑니다. 가끔씩 사냥한 바다표범 가죽 등을 가져가 백인들이 만든 교환 상점에서 쓸만한 물건으로 바꾸는 것이 이들에겐 유일한 문명과의 접촉 기회입니다.

그런 이누크가 어쩌다 살인 혐의를 쓰게 되고, 사법관인 피터 오툴은 이누크를 체포하기 위해 빙원을 건너 옵니다. 그러다 사고가 나고, 오툴은 오히려 이누크 부부의 보호를 받는 처지가 됩니다.

평범한 감독이 만들었다면 매우 서정적이고 슬픈, 문명이 순수한 야만을 파괴하는 이야기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유 없는 반항'의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이 영화를 문명과 야만에 대한, 놀랍도록 뛰어난 통찰이 담긴 코믹 터치의 걸작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이 영화 이야기는 나중에 또 길게 할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뭐 아무튼 에스키모 영화이니 당연히 눈과 얼음이 넘쳐 납니다.^^)



그 세번째 영화는 일마즈 귀니 감독의 '욜' 입니다. 1980년대 그래도 영화에 대해 한마디 하려면 반드시 봐야 했던 영화죠. 한때 '매춘'의 개봉에 즈음한 외국 문화의 일제 해금기에 어쩌다 이 영화도 개봉관에 걸렸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영화 전편을 즐겼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에피소드, 남편과 부정을 저지른 아내, 그리고 아들이 눈 덮인 들판을 건너는 에피소드는 정말 집중하고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본 거의 모든 관객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주는 설득력은 앞부분의 지루함을 충분히 잊게 할만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시작된 세 편의 자유연상은 여기까지.


눈 덮인 환경과 인간의 비극을 그린 작품들을 건너 다시 눈의 서정이 강조된 작품입니다. 바로 '에드워드 가위손'.

뭐 설명이 필요 없겠죠. 특히 마지막 시퀀스에서 에드워드가 만들어 내는 인공 눈(?)을 맞으며 그를 그리워하는 위노나 라이더의 청순한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네. 솔직히 이 영화가 생각났지만 너무 뻔해 보일까봐 참고 있었던 거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프란시스 레이의 그 유명한 음악과 함께, 이 영화의 눈 장난 장면은 그야말로 클래식이 됐죠.

너무 젊어서 제목을 모르는 분들에게 서비스하자면 제목은 '러브 스토리'입니다. 네. 정말로 영화 제목이 '러브 스토리'라니까요. 그런 영화가 있었습니다. 스토리는... 부잣집 아들이 가난한 집 여자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서, 갖은 고생 끝에 남자가 변호사가 되자 여자가 백혈병으로 죽는 이야기입니다.

네. 정말 그런 뻔한 영화가 있었다니까요. 거 참... ;;


뭐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습니다만, 안 보신 분이 의외로 많은 영화입니다. 코엔 형제의 재능이 발휘된 수많은 걸작 중 하나(물론 모든 영화가 걸작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죠. 저는 이 영화와 '밀러스 크로싱'을 최고로 칩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눈 덮인 벌판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인상이 너무도 강렬했던 영화. '파고' 입니다.

 

이 영화에서 대체 눈이 뭐 중요하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눈에 대한 영화를 생각하다 보면 이 영화가 떠오르는 걸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이 영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1편의 배경도 크리스마스였지만 공간이 LA였기 때문에 눈발은 날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편은 그야말로 눈밭에서 개고생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분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이 하드 2'는 1편 못잖게 재미있었던 2편의 예로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합니다.

물론 제아무리 항공유라고 해도, 불이 번지는 속도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속도에 비해 비교도 안 되게 느리다는 과학적인 상식 따위는 이 영화를 보는 동안은 잠시 꺼 두시는게 좋습니다.



 마감 때가 되면 효율이 높아지듯 이미 열 편은 찼지만 왠지 이 영화도 꼽고 싶어집니다. '쿨 러닝'. 이 영화에서 언제 눈 내리는 장면이 있냐고 반문하실 분들도 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이 선수들이 밟고 있는 건 모두 눈 맞습니다.

물론 그런 기준이라면 '국가대표'도 꼽고 싶어지는데... 아무튼 패스.


아울러 이 영화도 꼽고 싶어집니다만, 이 장면에서 날리는 것은 보시다시피 눈이 아니라 종이 테이프입니다. 그럼 대체 이 영화에서 눈이 나오는 장면은 어디일까요? 스케치 북 넘기는 고백 장면의 뒷 배경이 눈 덮인 길이었던가...?

기억이 안 나서 패스.



개인적으로는 위 영화, '프랑켄슈타인, 더 트루 스토리'도 꼽고 싶었지만 너무 마이너해서 빼기로 했습니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 역이었던 레너드 휘팅(화이팅?)이 프랑켄슈타인박사 역으로 나오는 TV판 영화입니다.

1973년작으로 역시 오래 전 베타 VTR과 TV 방영을 통해서만 봤지만 지금까지 본 프랑켄슈타인 영화 중에서는 단연 최고입니다. TV 영화라지만 본드걸 출신인 제인 세이무어, 제임스 메이슨, 데이비드 맥컬럼 등 호화 출연진이 눈길을 끌죠.

이 영화에서도 박사에 의해 창조된 '아담'이 처음 자살을 기도하며 눈밭 위에 뿌리는 검붉은 피가 너무나 인상적입니다....만, 패스.



좀 로컬한 퀴즈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러분은 이 그림을 보면 어떤 영화가 생각나시나요? 하긴 이건 퀴즈라기보다는 공감도 테스트 같군요.^^ 힌트는...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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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위대한 탄생'을 바라보는 외부의 눈길은 전혀 곱지 않습니다. '골리앗' 지상파가 '다윗' 케이블 TV의 히트작을 흉내내고 있고(뭐 둘 다 제3의 본보기를 흉내내고 있다고 주장하면 사실 할 말은 없지만), 그 추진 과정에서 이모저모로 졸속 진행의 흔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한달 전쯤 방송된 예고편 형식의 첫회가 워낙 혹평을 받아서인지, 한달만에 방송된 3일 일본 오디션 편은 꽤 신경쓴 태가 역력했습니다. 다만 편집의 속도감이나,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보이는 진행 등이 눈에 띄는 걸 보면 그만치 '슈스케'가 정교하게 연출된 프로그램이었다는 게 새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의 앞날도 그리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권리세라는 참가자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교복 차림으로 나타나 그저 여학생의 느낌뿐이었는데 좀 지나고 보니 2009 미스 코리아 재팬 진. 방송상으로는 약간 혼동의 여지가 있었지만 미스 재팬이란 뜻이 아니라 미스 코리아 재일교포 진이라는 뜻입니다.

지난해 몇 차례 국내 언론에도 소개가 됐더군요. 어쨌든 그때부터 소망은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싶다'는 것인 걸 보면 꽤 오랜 꿈인 듯.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 이후에 계속 국내에서 활동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면 설명이 되긴 합니다. 대학은 몰라도 고등학교 정도는 제대로 다닌 뒤에 활동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그때 바로 국내 기획사와 접촉을 했다면, 그때부터 1년 정도는 합류해서 연습생 생활을 할 것을 기대했을테니 그때 아예 국내 기획사들과 접촉을 하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일단 학업을 마친 뒤에 생각해 보자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권리세에겐 정말 안 어울리는 스타일링...ㅋ)

3일 방송을 보니 권리세는 미모와 가창력을 겸비했다고 말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특히 깨끗한 음색에다, 전문적인 가수 훈련을 받은 기색이 없는 자연스러운 창법이 장점으로 꼽힐만 합니다.

     
                               (어찌 보면 김연아를 연상시키기도...)


사실 권리세라는 존재가 나타난 덕분에 '위대한 탄생'이 그나마 주목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과연 MBC가 Mnet처럼 그런 관리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원천적인 문제지만 '슈퍼스타 K' 방송 기간 동안은 아예 편성이 '슈퍼스타 K' 중심으로 돌아갔던 Mnet과는 달리 MBC에서 '위대한 탄생'은 수많은 프로그램들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건 뭐 지켜보면 알 일이고, 당장은 권리세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게 시청자의 도리일 듯 합니다.^



아울러 권리세와 함께 선발된 백새은도 주목할만한 신인입니다.



노래할 때 관객에게 시선을 맞추지 못한다거나, 별다른 액션이 없는 걸 보면 생판 아마추어이긴 합니다만, 깔끔한 외모나 역시 무공해 음색은 충분히 스타성을 갖춘 걸로 보입니다.





와세다에서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더니 '록크라'라는 밴드였군요. 밴드 공연 때 의상(아래 사진)과 '위대한 탄생'의 의상(위 사진) 이 똑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스스로 공개한 것이니 퍼와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실명으로 싸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더군요. 주소는
http://www.cyworld.com/mermaiddd/2357688

이제 시작인 '위대한 탄생', 국외에서 치른 오디션을 보니 생각보다는 괜찮은 후보들이 참여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뽑힌 사람들을 어떻게 스타로 부각시키는가 하는 건 그 다음 문제죠.



그리고 이 분의 노력을 외면하면 안될 듯 합니다. 이름을 붙여도 되겠군요. '사이먼 시혁'. 앞으로 활약이 기대됩니다.^^



P.S. 네. 이렇게 불쑥 복귀했습니다.  구구절절 할 말은 없고 노래나 한곡 붙입니다. 제목은 'As if we never said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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