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슈퍼스타K', 8일 방송된 TOP4 대결에서 결국 강승윤이 탈락, TOP3는 존 박, 장재인, 허각으로 압축됐습니다. 초기에 많은 사람이 예측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TOP 11이 처음 발표됐을 때 TOP4, TOP3에 들 것으로 예측됐던 사람들 중 김지수 하나만 바뀐 셈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평가하는 것은 그저 '어떻게 노래를 부르느냐(다시 말해 잘 부르나 못 부르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지난 2주에 걸쳐 '어떻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하는 것임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미션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가장 미션을 잘 소화한 두 후보가 탈락 위기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슈퍼스타K'가 짧은 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좋은 선생님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처음 시작할 땐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고, 이미 외국에서 여러 차례 검증된 시스템을 사실상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그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올해가 국내에선 두번째인 만큼 여러가지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미션도 마찬가지. 세 명의 심사위원이 남은 네 도전자를 나눠 갖고 자기 노래를 지도해 부르게 한다는 미션입니다. 이렇게 해서 장재인은 엄정화의 '초대'. 강승윤은 윤종신의 '본능적으로', 허각과 존 박은 각각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와 '잠도 오지 않는 밤에'를 불렀습니다.

물론 '잠도 오지 않는 밤에'는 엄밀히 말하면 이승철의 히트곡이라고 할 수 없죠. '안녕이라고 말하지마'와 함께 1989년 이승철의 1집에 들어 있었지만 당시엔 그리 주목받지 못했고, 작곡자인 박광현이 이듬해 자신의 앨범에 넣으면서 알려진 곡입니다. 김건모의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에도 삽입되면서 유명해졌죠.

(처음에 쓴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저는 이승철이 뒤늦게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작곡자 박광현이 이승철에게 먼저 이 곡을 주고 나중에 자신이 다시 불러 자기 앨범에 수록한 것입니다. 공교롭게 이날 허각이 부른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도 박광현 작곡입니다.)




솔직히 말해 장재인과 존 박에겐 대딘히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첫번째는 장재인. 엄정화의 노래 중에는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의 4강에서 부를만한 곡이 없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처음부터 대부분의 곡 자체가 가창력을 뽐내기보다는 춤과 노래를 함께 하기 위해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춤과 노래를 함께 할 때라야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노래들인데, 제아무리 장재인이라 한들 이런 노래를 그냥 서서 부른다면 그 결과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대'는 매력적인 곡이지만 장재인과는 1만 광년쯤 떨어져 있는 노래였고, 이날 장재인의 존재감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존 박은 아마도 이승철이 녹음했던 노래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색깔과 맞는 곡을 골라 냈습니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블루스의 색채가 깊이 배 있는 곡입니다. 존 박은 그런 곡을 잘 소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과연 블루스를 들고 나오는 것이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좋은 전략인가 하는 것은 상당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그건 다른 경쟁자들, 허각과 강승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허각은 이승철의 대표적인 히트곡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 '제대로' 소화해냈습니다. 타고난 미성과 고음 처리 능력을 유감없이 뽐낼 수 있었습니다.

강승윤도 끝내 따라다니던 '인물로 올라왔다'는 평을 씻어낼 수 있는 좋은 활약을 펼칩니다. '무심한 듯 거만하게' 부르라는 윤종신의 조언을 잘 따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정작 윤종신 자신의 점수는 그리 좋지 않더군요^^).



그렇게 해서 만약 이날 대결로만 평가했다면 허각과 강승윤이 안전한 자리를 차지하고 존 박과 장재인이 피말리는 마지막 대결을 폈어야 했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간단합니다. 대다수 투표자들이 이미 표심을 굳혔기 때문입니다.

TOP11이 발표됐을 때, 이미 엘리트 그룹과 비 엘리트 그룹의 구분은 거의 바뀌지 않을 정도가 돼 있었습니다. 장재인과 존 박 등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였죠.

여기서 다양한 라이브 미션을 통해 비 엘리트 그룹의 구성원들이 느낌을 바꿀 계기가 주어졌다면 모르겠는데, 역시 초반 2회의 라이브를 통해 절반인 5명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엘리트 그룹의 환상이 씻길 시간, 그리고 비 엘리트 그룹이 성장할 시간이 없었던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의 순위가 그냥 굳어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이날의 TOP4 미션은 그 순위를 한번 바꿔 보자는, 사실상 첫번째 시도였다고 할 수 있을 듯 한데 불행히도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4명밖에 안 남은 이상 투표자들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후보를 하나로 줄여 놓고 있습니다. TOP6 정도까지는 자신이 올려 놓고 싶은 후보를 두명까지는 수용할 여지가 있지만 TOP4 이후엔 자칫하면 자신의 넘버 원 후보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인 된 겁니다. 그러니 강승윤이 아무리 TOP4 미션을 잘 끝냈어도 그게 순위를 바꾸는 건 이미 늦었다고 해야 할 겁니다.



결국 TOP4까지 오고 나면 이미 정해진 순위에 변화를 준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건 아마도 앞으로 내년 이후의 '슈퍼스타K' 제작진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까지의 제도라면 TOP4 이후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필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 빨리 도전자의 숫자를 줄인 것이 그 주 요인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겁니다.) 물론 현재보다 더 뛰어난 도전자들이 많이 나와서 마지막까지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면 그보다 좋은 건 없겠죠.

그리고 강승윤에겐 이제 리얼 월드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도 TOP1이 아니었던 가수가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나이도 어린 강승윤,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숫자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종영을 향해 가고 있는 MBC TV '동이', 마침내 숙종은 세자에게 선위를 거론하며, 숙빈을 출궁시키고 세자를 후사로 삼는 일에 아무도 더 이상 이론이 없게 합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정상적인 진행입니다. 신하들의 입장에서 볼 때 장희빈이 낳은 세자와 숙빈(동이)이 낳은 연잉군은 왕위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인 것이죠. 여기서 왕이 세자의 손을 들어 준 이상 연잉군과 그 어머니 숙빈에게는 다소 냉랭하게 대하는 것이 정상일 듯 합니다. 그러다 장무열이 정세를 오판하고 숙빈에게 무력 시위를 하는 모습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 비쳐 보면 좀 황당무계한 일입니다. 숙종이 지시한 세자의 대리청정은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동이'에서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숙종이 대리청정을 얘기했던 날, 이 날은 바로 1717년 7월19일입니다. 그리고 그때 이미 숙빈은 궁에서 떠나 있었습니다.



1717년, 7월19일, 56세를 맞은 숙종은 심한 안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역대 조선의 국왕 가운데선 상당히 장수한 편에 속합니다. 이날 숙종은 자신의 건강을 이유로 세자에게 대리 청정을 시킬 것을 공표합니다. 자신이 왕위에서 물러나지는 않되, 실질적으로 국정 운영은 세자가 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드라마에선 소년이지만 1688년생인 세자는 이미 29세의 장년. 동생인 연잉군 역시 23세의 팔팔한 청년이었습니다. 당장 왕이 되어도 이상할게 없는 나이였죠. 그런데 숙종은 청정 발표 전에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바로 노론의 영수 이이명과 독대를 한 겁니다.

세자의 혈통을 보면 당연히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그의 지지세력은 소론과 몰락한 남인, 그리고 연잉군의 지지세력은 노론입니다(물론 이 시기의 노론은 영/정조때와는 달리 막강한 독재집단이 아닙니다. 숙종의 통치술이 만만찮음을 엿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발표를 하기 전인 미시(오후 1시-3시)에 노론의 영수와 홀로 만난 것입니다.



본래 임금이 신하를 만날 때에는 승지와 사관이 옆에 있어야 하는 법이지만, 숙종은 이이명 혼자 들어오라는 명을 내립니다. 그래서 승지 남도규와 사관 권적 등이 "이런 법은 없다"며 따라 들어가려 하는데 또 임금이 굳이 혼자 들어오라고 했는데 마구 밀고 들어가기도 켕겼는지 "자, 들어갑니다" 하고 보고를 합니다. 

그러나 임금은 들어오라고 허락하지 않고 결국 뒤늦게 들어가긴 하지만, 이미 임금과 이이명의 대화는 끝나 있었습니다.

 
(정황을 생각하면 마땅히 사관과 승지가 배석해야 하는 것이므로, 뒷날 '왜 배석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들어가려는 액션은 취하되, 또 마구 밀고 들어가면 임금의 진노를 살 우려가 있으므로 어정쩡하게 밖에 서서 기다린 것이 분명합니다.^^ 눈치 있는 사람들이었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임금은 이이명과의 독대를 마친 뒤에야 더 많은 대신들을 부릅니다. 이건 신시(오후 3시-5시)의 일로 되어 있습니다.

신시(申時)에 임금이 희정당(熙政堂)에 나가서 행판중추부사(行判中樞府事) 이유(李濡)·영의정(領議政) 김창집(金昌集)·좌의정(左議政) 이이명 등을 불러서 접견하였는데, 승지(承旨) 이기익(李箕翊)·가주서(假注書) 이의천(李倚天)·겸춘추(兼春秋) 김홍적(金弘迪)·대교(待敎) 권적(權?)이 따라 입시하였다. 행판중추부사(行判中樞府事) 서종태(徐宗泰)·조상우(趙相遇)·김우항(金宇杭)은 병을 핑계하고 패초(牌招)를 어기고서 끝내 오지 않았다.

결국 왕과 마주 앉은 사람들은 모두 노론의 거두들입니다. 이 자리에서 왕은 자신이 안질이 심해 국정에 대안이 필요하나 세자에게 국정을 맡기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말꼬리를 흐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노론의 세 대신이 일제히 "세자는 영명하고 자애로우니 세자에게 국정을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입을 모아 외칩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세자에게 왕권을 넘기고 후계구도를 분명하게 한다는데 노론 대신이 찬성을 하는 건 좀 이상한 일이죠. 더구나 '세자 카드'는 숙종이 이미 노론을 겁주는 데 써먹었던 카드입니다. 12년 전인 1705년, 숙종은 한번 "건강이 안 좋으니 세자에게 양위하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화들짝 놀란 신하들이 일제히 '앞으로 잘 할테니 그런 말씀 마세요'라고 외치자 슬며시 철회한 사건이었죠.

그리고 머잖아 그 답은 나옵니다. 왕과 이이명의 독대에서 왕은 "세자에게 대권을 잇게 하되, 연잉군을 왕세제로 삼아 그 뒤를 잇게 하겠다"는 언질을 준 것입니다. 이것은 극비에 해당하는 중대사였으므로 사관과 승지가 들어선 안되는 일이었던 겁니다.

이이명은 왕과 독대한 뒤 김창집과 이유에게 이 거래를 공유했고, 이후 세 대신은 자진해서 세자에게 청정을 맡기는 데 동의한 것입니다. 당장 세자가 바뀐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어차피 세자(뒷날의 경종)는 후사를 둘 수 없는 몸이라는 것이 이미 밝혀진 상황이고, 병약해 얼마를 더 살 지 모르는 상황이고 보면 연잉군에게 그 다음 임금 자리를 약속한다는 것은 노론에게도 큰 불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뜻대로, 경종은 즉위 1년만인 1721년에 인원왕후의 허락을 얻어 연잉군을 왕세제로 책봉합니다.)



결국 숙종은 이런 방법을 통해 두 아들을 모두 살리는 선택을 한 듯 합니다. 두 아들에게 동시에 왕좌를 물려줄 수는 없지만 세자의 신체적 결함을 감안할 때 연잉군의 위치만 보장해 준다면 노론이 당장의 후계구도를 양보해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죠.

물론 소론이 이런 숙종과 노론의 거래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소론 윤지완은 며칠 뒤인 7월28일 상소를 올려 이 조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합니다. 

세자로 하여금 항상 측근에 모시게 하여 문안하고 시탕(侍湯)하는 여가에 정사(政事)에 참여하게 한 다음 큰 일은 품정(稟定)하게 하고 작은 일은 재결(裁決)하게 하신다면 성궁(聖躬)께서 수응(酬應)하는 번거로움을 덜게 되고 국사가 지체되는 걱정이 없게 될 것이니, 그 위안(慰安)하는 방도와 훈도(訓導)하는 의리가 둘 다 마땅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청정(聽政)하는 일에 이르러는 천천히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대리청정이라는 것은 사실 명분이고, "중책을 맡겨 놓은 뒤 트집을 잡아 세자 교체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리청정을 시켰다가 세자를 교체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거야말로 그냥 생트집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뒷날 경종때, 연잉군에게 대리 청정을 시키자는 의견이 나오자 그때에도 소론은 반대합니다. 대리청정이 나쁜 것이라면 이때 반대할 이유가 없죠) 정작 이 상소가 공격하고자 한 것은 다음에 나옵니다.

독대(獨對)한 일에 이르러서는 상하(上下)가 서로 잘못했다는 것을 면할 수 없습니다. 전하께서 어떻게 상국(相國, 재상인 이이명을 말함) 을 사인(私人)으로 삼을 수가 있으며 대신(大臣)도 또한 어떻게 여러 사람들이 바라보는 정승의 지위를 임금의 사신(私臣)으로 만들 수가 있겠습니까? 중외(中外)가 놀라 의혹하고 국언(國言)이 떠들썩한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네. 결론은 내용이 문제가 아니고 왕이 노론과 몰래 협상을 했다는게 불쾌한 겁니다. 어쨌든 소론으로서는 연잉군이 지금 세자의 뒤를 잇는다는게 매우 싫긴 하지만, 당장 세자가 왕이 된다는데 거기에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죠. 드라마 속 장무열처럼 군사를 일으켜 언제 올지도 모르는 몰락을 앞당기는 해괴망칙한 일을 벌일 정도로 정신나간 사람들은 아니었던 겁니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이고, 그 흐름은 실제 역사와 일치하기 때문에 여기에 뭐라 토를 달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이 부분에선 굳이 '동이'가 연장방송에 들어가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와는 달리 숙빈 최씨는 숙종이 이런 결단을 내리기 1년 전인 1716년 이미 병을 이유로 사저에 나가 치료하고 있었고, 1718년 3월 숨을 거둡니다.

그러니 숙종이 왕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지시한 것은 어느 한 당파에 힘을 몰아 주지 않고, 두 아들에게 모두 살 길을 열어 주면서 불필요한 싸움을 억제하자는 뜻에서 내려진 판단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다룬 수많은 사극 때문에 숙종은 '여자 치마폭에서 놀아난 왕'이란 느낌이 강했지만, 보면 볼수록 정치적 수완이란 면에서 영조나 정조보다 한수 위였던 듯 합니다. ...그나자나 이렇게 '동이'도 끝나가는군요.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KBS 2TV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 합창 미션이었던 '하모니'의 최종편이 재방송까지도 10%대를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파장이 쉬이 식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인터뷰 제의를 고사하던 박칼린 캡틴도 끝내 몇몇 매체와 인터뷰를 해 기사가 나오고 있고, 배다해 선우 서두원 등 합창단의 주역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이 대목에서 심심찮게 '하모니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하모니'의 마지막편 방송에서 단원들이 박칼린 선생에게 "6개월 뒤에 꼭 다시 봅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됐고, 연출진도 인터뷰에서 '시즌2'의 가능성을 시사하더군요. 그리고 주요 멤버였던 선우 역시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꼭 거기 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시즌2는 나오는 걸까요?


일단 시즌2가 나온다는 건 제작진에겐 대단한 호재입니다. 시청률 면에서는 그만한 확보된 자산이 없을 겁니다. 물론 감동이나 신선감은 이번 미션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많은 시청자들은 추억을 되새김질 하기 위해 그 방송을 지켜볼 겁니다.

반면 반발도 꽤 있습니다. 일단 '하모니' 미션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에게 비판의 빌미를 또 한번 제공해주는 셈입니다. '하모니' 미션을 치르면서 이경규를 비롯한 기존 멤버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죠. 솔직히 말해 합창대회 참가를 위한 연습 장면에서 이경규의 존재감은 합창단 맨 앞줄에 섰던 박슬기에 비해 별로 나을 게 없었습니다. 노래할 때에는 목소리를 안 내는게 나았을 김국진은 더 말할 것도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게 낫다'는 쪽입니다. 물론 101가지 미션을 수행하려면 아직도 '남자의 자격' 팀은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이 정도의 몰입을 주었던 아이템은 전혀 없었던 만큼 '한번 더'에는 원칙적으로 찬성입니다. (물론 제 의견이 중요하다거나, 제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시청자 중 한 사람의 의견일 뿐입니다.)

단 개인적으로는 몇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6개월이든 1년이든, 충분한 시간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간격이 좁으면 좁을수록 비판의 여지는 훨씬 커진다고 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가능한 한 첫번째 도전에 참가했던 멤버들이 그대로 다시 출연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재소집'이 좋겠다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일단 시청자들은 '그때 그 멤버들'의 재회 장면을 굉장히 보고 싶어 할 겁니다. 시청자들의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시청자들은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들이 사회적인 지위나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하나의 목소리로 뭉쳐지는 것을 보고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가족같은 느낌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도 당연한 겁니다. 'god의 육아일기'를 본 시청자들이 god 멤버들과 재민이가 계속 친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그런 의미에서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 참가했던 멤버들이 계속 그런 유대를 유지하고, 옛 친구로서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큰 선물이 될 겁니다.



반대로 기존 멤버들과 박칼린 선생만을 남겨 두고 새로운 멤버들을 뽑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이제 상당히 위험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첫번째 합창단 미션이 재미있었던 것은 기존 멤버들을 제외하고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노래는 제법 하지만 합창이라는 조건에는 초보'였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 2기 멤버들을 모집한다면 그야말로 올스타 합창단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하모니' 미션의 위력을 이미 사람들이 알아 차린 만큼, 이 미션을 통해 곧바로 스타의 자리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겁니다. '여기만 들어가면 나도 뜰수 있다'는 것이 동기가 되고 나면 어지간한 노래 실력이 아니면 끼기도 힘들어 지는 건 물론이고, 이미 상당한 지명도를 확보한 아이들 그룹 멤버들까지도 그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겁니다.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마추어다운 어설픈 모습이 사라진 '하모니' 미션이 과연 최초의 '하모니' 미션때만큼 흥미로울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그보다는 '하모니' 1기 멤버들을 재소집해서 그동안 그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합창 연습과 합창제 참가가 그들 개인에게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짚어 보며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것이 훨씬 나을 듯 합니다.

물론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그 멤버들이 다시 만나 함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P.S. 아울러 기존 멤버들은, '하모니' 미션의 성과를 너무 남용하지 않는 게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일 방송에서 '개그콘서트' 출연을 준비하는 이경규 등 네 멤버들이 "거기서 그럼 넬라판타지아 한번 부르지" 하고 불렀던 '넬라 판타지아'는 과연 합창대회에 나갔을 때 이 분들이 정말 같이 노래를 부르긴 불렀을까 싶을 정도로 참 듣기 힘들더군요. 그리고 윤형빈이 '개그 콘서트'에 출연한 배다해와 선우에게 "니들이 할게 뭐 있니. 나와서 넬라 판타지아나 한번 불러"라는 식으로 대하는 건 왠지 시청자들의 감정에 찬물을 끼얹은듯 한 느낌입니다.

아무리 방송은 방송이고 현실은 현실이지만, 시청자들은 그 합창 미션 때 멤버들이 보여줬던 감동이 실제이기를 바랍니다. 비록 그게 착각이더라도, 시청자들이 그 착각을 좀 더 오래 유지하는게 출연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회마다 신화를 낳고 있는 슈퍼스타K가 4강으로 압축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존 박, 허각, 강승윤, 장재인으로 정리됐습니다. 뜻밖이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을 듯 합니다. 김은비도 김은비지만 뭣보다 실력으로는 top3 급이라고 꼽혔던 김지수의 탈락이 놀랍기도 합니다.

아울러 존 박과 강승윤의 4강행을 놓고 벌어진 논란은 이 대회의 정당성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지수가 떨어지고 강승윤과 존 박이 올라간 건 노래 실력과 무관하게 여성 팬들의 무분별한 몰표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마이클 잭슨 미션은 그런 논란을 충분히 씻을 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미션에서 선곡과 그 가수에 대한 이해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마이클 잭슨 미션'이란 말을 들었을 때부터 생각난 건 딱 하나였습니다. 과연 Man in the Mirror를 누가 부를까 하는 거였죠.



김은비 Heal the World
강승윤 Black or White

이번 미션을 하면서 'Heal the World'를 처음 들었다는 김은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건 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슈퍼스타K를 보면서, 가수 지망생들의 음악 청취 폭이 너무 좁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더군요. 당대의 동년배 가수들 노래만 줄줄 꿰어선 결코 음악에 대한 이해가 늘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Heal the World는 안전한 선택이기도 하고, 김은비의 소화도 괜찮았지만 딱 짚어낼만한 포인트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은 곡의 이해가 성패를 갈랐다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심사위원 이승철이 'Come together 같은 노래를 선곡할 줄 알았다'고 말한 건 강승윤이 Rocker를 표방하는 만큼, 잭슨의 노래 가운데 록의 느낌을 강조한 노래를 부르지 않겠느냐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 Come Together'는 사실 비틀즈의 곡을 마이클 잭슨이 리메이크한 곡이죠. 진정한 의미에서 잭슨의 리메이크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Black or White는 뮤직비디오에서도 보듯 록에 대한 잭슨의 헌정곡이라고 할 정도로 록적인 느낌이 넘치는 곡입니다. 강승윤으로선 좋은 선곡입니다. 물론 Dirty Diana나 They Don't Care About Us 같은 노래도 좋았겠지만 Black or White 만한 호응은 없었을 겁니다. 뭣보다 피치가 강조된 강승윤의 해석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안무를 곁들여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건 강승윤의 재능을 입증한 것이죠.



김지수 Ben
장재인 The Way You Make Me Feel

김지수의 평소 목소리를 생각하면 훌륭한 선곡이란 생각이 듭니다. 'Ben'은 나지막한 노래인 듯 하지만 사실은 대단히 드라마틱한 노래죠. 하지만 문제는 부르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정상적으로 불러야 할 높이보다 올라가 버리는 바람에 제 맛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또는 컨디션이 심하게 안 좋았는지도...). 이 때문에 평소 그의 매력인 고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조심스럽게 얘기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지수의 기타 솜씨를 생각하면 Ben 보단 Who is it을 기타 편곡과 함께 불렀으면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잠시.
장재인의 선곡은 최악이었습니다. 색다른 시도를 시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노래의 분위기는 전혀 살아나지 않더군요. 가사 전달이 엉망인 건 말할 것도 없고, 박자를 따라가기 급급한 분위기 또한 장재인의 실력을 가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점수가 너무 호의적이었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벌어 놓은 점수의 힘이 컸습니다.


허각 I'll Be There
존 박 Man in the Mirror

허각의 선곡은 사실 좀 위험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I'll Be There는 어린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보다 사실 머라이어 캐리의 리메이크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 노래입니다. 더구나 캐리가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데뷔 초의 노래죠. 누구에게나 호쾌하고 하늘을 뚫을 듯한 시원시원한 초고음으로 익숙해 있는 노래입니다. 이런 노래를 남자의 목소리로 들으면 누구라도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위험천만한 선택에서 살아남은 건 허각의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허각의 노래 실력을 가졌다면 She's out of My Life'에 도전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반면 존 박은 그야말로 최고의 선곡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다른 도전자들에 비해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해의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 어떤 경쟁이든, 마이클 잭슨의 노래 중 단 한곡을 뽑아 경연에 나가야 한다면 남자의 경우는 이 'Man in Mirror'를 넘어설 만큼 드라마틱한 곡이 없을 정도입니다(코러스를 조율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Will you be there가 있겠지만 그건 이런 도전에서 쉽지 않겠죠^^). 이 노래가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 때 엔딩 곡으로 선택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물론 음정을 한참 낮춰 불러야 하는 존 박은 이번엔 좁은 음역 때문에 앞부분의 저음에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이승철의 평에는 동의할 수 없더군요^), 곡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달력(발음...) 덕분에 결점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목소리보단 감정 처리가 우선이란 걸 보여준 무대였다고 할까요.


결론적으로 이날 마이클 잭슨 미션은 대다수 도전자들이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해가 극히 부족한 상태에서 도전에 나섰다는 게 확연했고, 그런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건 강승윤과 존 박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슈퍼스타K'에서 폴 포츠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비난처럼 얘기하는데, 이건 번지수를 잘 못 찾은 얘기입니다. '슈퍼스타K'는 '아메리칸 아이돌'을 지향하는 방송이지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지향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폴 포츠를 찾는 건 갈비집에서 짜장면을 찾는 거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요.

강승윤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점점 드물어지고 있는 거칠고 야성미 넘치는 목소리와 표현력을 갖췄고, 존 박은 음역대가 좁다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흡인력 강한 목소리와 다른 가수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본고장 흑인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누구누구에 비해 실력이 딸려'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후보들입니다. 특히 10년 뒤의 모습을 본다면, 가장 큰 가수가 되어 있는 건 강승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될 정도입니다.




이하늘의 농담처럼 존 박이 외모와 스타일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에 존 박의 실력을 폄하하거나 분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김지수나 장재인, 허각을 지지하실 분들은 존 박을 깎아내릴 게 아니라 자신들이 선호하는 가수에 대한 애정을 더 키워나가는 게 좋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지수의 탈락이 매우 아쉽지만, 대중이 김지수를 선택한다면 '슈퍼스타K 도전자' 김지수가 아닌 '가수 김지수'의 모습은 계속 볼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나자나 빅4... 정점 흥미진진이군요.


P.S. 개인적으로 이날 최고의 의외는 장재인이 김윤아를 못 알아봤다는 겁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SBS TV의 새 드라마 '닥터챔프'가 1,2회 방송에서 모두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작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9시대 드라마는 MBC, KBS1의 메인 뉴스와 경쟁해야 하는 시간대이지만 SBS가 올해들어 이 시간대를 집중 공략한 결과,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이 점차 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대로 가면 한국에서도 8,9,10대가 모두 드라마로 채워지고 11시대에 가서 메인 뉴스가 방송되는 미국 TV를 따라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닥터 챔프'(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는 초반부터 늘어지지 않는 진행과 호감가는 주인공들을 배치,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갖고 있는 능력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김소연은 이번엔 지방대 출신으로 서울 명문대 대학병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주인공을 맡았고, 역시 개인적으로 후기지수의 선두 그룹으로 생각하는 정겨운은 여유넘치는 씩씩한 유도선수 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엄태웅입니다. 이 캐릭터를 생각하면 왜 극 초반에 갑자기 키스신이 나왔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엄태웅이 연기하는 이도욱 박사는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재활의학을 전공, '박찬호와 박지성이 부상으로 신음할때 재기를 가능하게 했던 스포츠 전문의'입니다. 그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태릉선수촌의 의무실장으로 부임하면서 드라마가 시작되죠.

그가 등장한 첫 장면, 별로 의사같아 보이지 않는 한 남자가 흰 바지에 지팡이를 짚고, 까칠한 표정으로 공항 출국장을 걸어나옵니다. 사람들이 지팡이를 의식하며 "선수 진료에는 지장이 없겠느냐"고 묻자 "내가 재기시킨 박찬호 박지성은 선수가 아니었느냐"며 곧바로 맞받아칩니다. 그리고는 바로 주머니에서 약통을 꺼내죠.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면 미드 팬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바로 휴 로리가 연기하는 닥터 그레고리 하우스. '하우스'의 타이틀 롤인 그 사람이죠.

부스스한 머리와 언제 갈아입는지 알 수 없는 푸른색 셔츠, 회색 재킷과 청바지에 운동화, 그리고 지팡이와 언제든 주머니에서 꺼낼 수 있는 진통제(바이코딘) 약통이 바로 하우스 박사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시각 요소입니다. 여기에 상대방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듣는 이의 속을 뒤집어놓는 독설이 있어야 진정한 하박사님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엄태웅이 연기하는 이도욱은 약통에서 약을 꺼내 입에 넣습니다. 옆 사람이 "다리가 많이 아프신거냐"고 묻자 "아뇨. 비타민인데요? 씹어먹는 거라 물 없이도 드실 수 있는데, 좀 드시겠습니까?"합니다.

한마디로 노골적인 '하우스' 패러디입니다. 저 지팡이는 바로 '천재적으로 유능하지만 까칠한 성격과 신랄한 화술 때문에 대인관계가 썩 원만하지 않은 의사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있어 우리가 지금부터 그려내는 캐릭터는 하우스 박사를 참고한 것입니다'라는 뜻을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한마디로 하우스 박사의 크리에이티브 마크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이도욱 박사는 왕년에 국가대표 스피드 스케이터 활약하다 부상과 '뭔가' 깊은 사연 때문에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의사가 된 사람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스포츠 스타 출신의 의사란 좀 어색해 보이긴 하지만, 전례가 없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또 하나의 인물은 바로 미국의 빙상영웅 에릭 하이든입니다. 지난 19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관왕에 오른 전설의 빙상왕 하이든은 빙상에서 더 이상 오를 자리가 없다고 판단하자 과감하게 의대에 진학, 제 2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스포츠 재활의학에서도 일가를 이뤄 올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미국 대표팀의 팀닥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죠. 한마디로 대단한 인간승리의 주인공입니다.

물론 이도욱 박사의 캐릭터가 스케이터로서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고, 부상으로 진로를 변경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어쨌든 스피드 스케이터 출신의 재활전문의라는 면에서 하이든의 캐릭터가 어느 정도 녹아 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밖에도 진짜 현장을 지킨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의 도움이 이 드라마에 녹아 있을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20년 동안 발만 생각해왔습니다. 남은 20여년도 발만을 생각하겠습니다." 노원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과장 이경태 박사(49)가 인터넷 블로그에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적어놓은 글이다. 그의 별명은 '발 박사'다.>> 라는 오늘 아침 신문 보도에서 보듯 스포츠의 발달에 전문 의학인들의 도움은 필수적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도욱 박사를 형상화하는 외피로 하우스 박사가 사용된 것은 흥미로운 적용 사례입니다. 이건 슬쩍 베끼는 것과는 좀 차원이 다른 인용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유사성이 너무나 선명한 만큼, 앞으로는 두 캐릭터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강조될 것인지가 중요하겠죠.


 
아마도 초반에 차예련과의 강렬한 키스신이 배치된 것도, 그런 면에서 확실히 선을 긋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걸로 보입니다. 닥터 하우스에 비해 닥터 이도욱은 훨씬 멜로드라마의 성격이 강한 캐릭터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이것이 아마 그 키스신의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튼 '닥터 챔프', 관심 가는 드라마입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KBS 2TV '남자의 자격' 하모니 미션이 마침내 막을 내렸습니다. 근 2개월에 걸쳐 하나의 미션에 대한 방송이 진행된 것도 처음이지만 살을 찢는 것도 아니고, 마라톤을 하는 것도 아니고, 번지 점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종격투기를 하는 것도 아닌 합창 하나로, 그것도 인기 스타들의 집합도 아니고 글자 그대로 '어중이 떠중이 듣보잡'이 모인 33명의 합창단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마지막 방송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사람은 '챔프' 서두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눈물은 곧 다른 합창단원들에게도 전염됐습니다. 이 대형 미션의 마지막 초점이 그에게 맞춰진 이유는 뭘까요. 이 미션에서 '서두원'이 상징했던 것을 생각하면 답은 간단합니다. 그건 바로 '꿈'이라는 단어입니다.



서두원은 "노래하는 것이 꿈이었고, 평생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는 꿈이었는데 이렇게 이뤄졌다"며 눈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지휘자인 박칼린 음악감독에게,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에게, 더 나아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습니다.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전국 방방곡곡, 없는 곳이 없는 노래방 간판만 봐도, '노래할 곳이 없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을 겁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녹음해서 CD까지 만들어 주는 곳이 즐비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걸로는 안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노래하는 걸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도 혼자 노래방에 가지는 않습니다(뭐 굳이 필요하다면 갈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당연한 얘깁니다. 누구든 내가 노래를 하면, 누군가 그 노래를 듣고 호응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노래에 자신이 있다면, 어떤 큰 무대에서 노래하고 그 노래를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 주기를 바랄 겁니다. 이게 더 나아가면 왜 '슈퍼스타 K'에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지를 설명하는 이유가 될 겁니다.

서두원은 격투기 선수라는 스스로 선택한 직업과, 그 분야에서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하고 싶어 했습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버리고 뛰어들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이것도 죽기 전에 꼭 한번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은 꿈인 건 분명합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이경규는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는 단원들에게 "이거, 아무 것도 아니야. 이게 잘 되고 안 되고가 여러분의 인생에 무슨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그냥 잘하건 못하건 하면 돼"라고 얘기합니다. 분명한 사실입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서 노래하기 위해 당장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정도로 대단한 희생을 치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더 절실한 꿈이기도 합니다. 그런 꿈을 이룬 서두원은 비록, 합창대회에 나와 장려상을 받았다고 해서 인생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겠지만, 죽는 날까지 기억할만한 추억을 갖게 됐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이고, 그 기쁨은 많은 사람들의 감동과 부러움을 샀습니다.

본래 '남자의 자격'에 속해 있던 이경규와 다른 멤버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어쩌면 모두 크고 작은 서두원입니다. 단복을 차려 입고 무대에서 노래하던 사람들 중에는, 노래하고 사람을 웃기는 것이 평소의 직업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아무런 보상을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고 노래할 기회는 없었을 겁니다. 심지어 그 중에는 점심때 순두부백반을 먹고 들어와 하루 종일 재미없는 액셀 프로그램을 돌리던 사람도 있고, 뉴스 시간이면 원고를 챙겨 들고 마이크 앞에 앉는 아나운서도 있습니다.



두어달 동안 방송된 '남자의 자격'을 통해 가장 강조되고, 끝없이 반복된 단어는 바로 '꿈'입니다. 이 방송을 지켜본 사람들 중 절대 다수는 하루 일과 중 점심시간때가 가장 행복한 평범한 직장인이거나, 드라마 보는 게 유일한 낙인 주부들입니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은 이 사람들에게 은근히 심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떤 질문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은 대체 꿈이 뭔가. 정말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도 지금처럼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정말 그랬나. 혹시 지금이라도 예전의 꿈을 기억해 낼 수 있나. 꿈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낼 생각은 없나.'



물론 이런 질문들은 살면서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질문들입니다. 누가 자극을 주지 않아도 불현듯 담배 연기와 함께, 소주잔 너머로 보이는 TV 화면 속에서, 집안 식구들이 황급히 비우고 나간 아침 식탁 너머로 고개를 들었다 금세 사라지곤 합니다.

'남자의 자격'을 보고 나서 가슴을 한대 맞은 듯한 느낌을 받은 분들 중에도 90% 정도는 이 '하모니' 미션이 끝남과 동시에 그 질문을 잊어버리고 그냥 살던 대로 계속 살아갑니다. 하지만 나머지 10%, 아니 5%만 전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면 '재미없는 세상'은 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마지막 연습때 단원들이 박칼린 음악감독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장면이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 방송에 출연한 박칼린 선생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제가 보기에도 영화같았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꿈꾸는 법을 가르쳐주셔서.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8명이면 일반 대회에서는 준준결승에 해당합니다. 살아남으면 4강이죠. 물론 '슈퍼스타 K'에서는 살아남아도 6강입니다만, 8명까지 왔으면 그래도 '할만큼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만 합니다.

'슈퍼스타 K' 10회차는 이문세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미션이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선곡에 따른 불이익을 지적했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선곡 장면이 나와 좋았습니다. 특히 존 박은 처음에 선곡됐던 노래를 이문세의 지적에 따라 바꿨는데, 그 결과는 대적중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가수도 아니고, 작곡가도, 뮤지션도, 음악 선생도 아닙니다. 그냥 제 귀로 듣고 제가 판단한 내용입니다.


이런 대회에서는 가끔 '노래빨'이라는 말이 등장하곤 합니다.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적절하게 노래를 고른 덕분에 실력 이상으로 주목받는 도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대체 이런 공개 오디션의 경우에는 어떤 노래를 해야 할까요?

여러가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좋은 선택의 기준은 '얼마나 드라마틱한 노래인가'라는 것이 될 듯 합니다. 짧은 시간 사이에 듣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면, 노래 자체에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는 곡들이 좋습니다.

수전 보일이 'I dreamed a dream'으로, 그리고 폴 포츠가 'Nessun Dorma'로 스타덤에 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노래 자체의 힘이 가수의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좋은 선곡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어떤 오디션이건 노래를 시켜 보면 남자 출연자 중 80%는 'This is the moment(지금 이순간)'을, 여자는 영화 '드림걸스'에 나오는 'Listen'을 부른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이 진저리를 치는 것 역시 우연이 아니죠. 분명 이 두 곡의 노래 역시 그리 어렵지 않은 노래이면서 부르는 사람의 매력을 최대한 증폭시킬 수 있는 드라마틱한 곡들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노래도 자주 들어 지루해지면 효과는 반감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오디션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 두 곡은 제외하고 연습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문세의 노래 가운데서는 어떤 노래가 선곡되었어야 할까요?



강승윤 '그녀의 웃음소리'
박보람 '이별 이야기'

일단 이문세의 히트곡 가운데 드라마틱한 요소로 치자면 최고의 선곡은 '그녀의 웃음소리'입니다. 잔잔한 서주에서 시작해 마지막의 폭발에 이르는 구성이 그야말로 한폭의 드라마 같은 곡이죠. 반면 '이별 이야기'는 그리 좋은 선곡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듀엣곡을 혼자 부른다는 것도 좀 벅찰 뿐만 아니라, 이 곡의 매력은 마지막 '서러워-' 부분에서 뜨겁게 엉켜드는 남/녀의 하모니에 있기 때문입니다.
단 선곡에서의 유불리를 넘어서는 것은 곡의 소화 솜씨입니다. 강승윤은 좋은 선곡에도 불구하고 노래의 분위기를 100%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장 높은 곳에서 폭발시키는 힘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반면 박보람은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박보람의 탈락이 이날 보여준 퍼포먼스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앤드류 넬슨 솔로예찬
김지수 사랑이 지나가면

그동안도 아슬아슬했던 앤드류 넬슨에게는 지옥같은 미션이었을 겁니다. 이문세의 노래 가운데 앤드류 넬슨이 불러서 괜찮을 듯한 노래가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 '붉은 노을' 정도가 어떨까 싶었지만 이 노래는 단체 공연곡으로 지정된 노래였죠. 아무튼 넬슨에게 '솔로예찬'은 무리였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가사의 표현(이해도)은 50점 이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지수도 좋은 선곡이라고는 보기 힘들 듯 합니다. '사랑이 지나가면'은 드라마틱한 표현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그야말로 나지막히 읊조리듯 불러야 맛이 나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김지수의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살아나려면 '난 아직 모르잖아요'나 '깊은 밤을 날아서'같은 노래들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심사위원들이 그나마 좋은 점수를 준 것은 그동안 김지수가 보여준 실력에 대한 예우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가창이었습니다.



허각 조조할인
김은비 알수없는 인생

허각의 모험이 멋지게 성공한 무대입니다. 사실 어떤 노래든, 이문세의 대다수 히트곡 가운데 허각이 소화할 수 없는 노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그 중에서 골라 든 곡이 '조조할인'이라는 건 약간 의외였죠. 하지만 허각은 '미성의 발라드 가수'로만 이미지가 고정되기를 거부하고, 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데 성공했습니다. 수석합격이 당연한 활약.
김은비도 비슷한 도전을 한 셈인데, 앤드류 넬슨과 마찬가지로 가사나 노래의 분위기에 대한 이해가 기대 이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살아남았지만 김은비는 이제 남아 있는 멤버들 가운데서 가장 쉽게 떨어뜨릴 수 있는 멤버라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다음주에라도 뭔가 강력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김은비는 top6가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됩니다.






장재인 가로수 그늘 아래에 서면
존 박  빗속에서

마지막 교체는 두 사람 모두에게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가로수 그늘 아래에 서면'은 이문세의 노래 가운데 드라마틱한 면에서는 '그녀의 웃음소리'와 어깨를 겨룰 정도로 강력한 곡입니다. '잊지 않으리, 내가 사랑한 얘기' 이후의 부분은 그야말로 '쩡'하는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부분이죠. 물론 '광화문 연가'같은 곡을 불러다면 장재인에겐 쉬운 선택이었겠지만, 장재인도 새로운 도전을 택했습니다. 어쨌든 장재인이 처음에 부르려고 하던 '가을이 오면' 보다는 새로 선택한 곡이 훨씬 좋은 선곡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장재인이 이 노래를 그리 잘 소화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강약의 안배가 부족했고, 폭발해야 할 때 제대로 폭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곡의 매력이 제대로 살지 않았습니다. 물론 쌓아 놓은 점수만으로도 통과는 쉬운 일이었겠죠.
반면 존 박은 확실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대체 쟤는 왜 계속 올라가는 거야?'라는 의구심을 떨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가로수 그늘에 서면'을 불렀다면, 이런 의심은 계속됐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대목에서 주효했던 것이 이문세의 권유입니다. 존 박의 두툼한 음색이 블루지한 감성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죠. 그리고 그 판단은 적중했습니다. 심사평을 하던 이문세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라고 말한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 곡 하나로 존 박은 되살아났고, 4강을 향한 강력한 후보가 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장재인-김지수-허각의 3각편대에 존 박이 따라붙는 모습이 형성됐고, 강승윤과 김은비는 아슬아슬해진 상황입니다. 과연 다음주에는 위기를 맞은 두 어린 도전자들이 어떤 새로운 무기를 갖추고 나올지 궁금합니다.

물론 시청자 투표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일단은 아직 모두 '신인'도 아닌 후보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더 가능성을 보이는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설령 여기서 탈락한다 해도 그 다음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선 안될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들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기대해 봅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김현석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대략 두개의 키워드로 정리 가능합니다. 바로 '짝사랑'과 '야구'입니다. 후자에는 'YMCA 야구단'과 '스카우트', 그리고 대본을 맡았던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전자에는 '광식이 동생 광태'와 이번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들어갈 겁니다. (묘하게도 전자는 흥행 대박을 냈거나 대박이 예상되는 반면, 후자의 야구 소재 영화들은 거기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미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드러났듯, 김현석 감독은 미묘한 연애심리와 그 예측불가능성을 묘하게 짚어내는 데에는 정말 탁월한 재능을 드러냈습니다. 게다가 이번 '시라노'는 '광식이 동생 광태'를 뛰어넘어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역사를 다시 쓸만한 완성도를 과시하고 있더군요. 더구나, 올 연초부터 이어진 아바타 열풍까지 이 영화의 앞길에 레드 카펫을 깔아 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뜨거운 형제들'을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연극 연출을 하던 병훈(엄태웅)은 자금 마련을 위해 '시라노-연애조작단'이라는 회사를 차려 놓고 연애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을 다양한 첨단 기술을 이용해 맺어 주는 사업을 벌입니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가는데 어느날 펀드매니저 상용(최다니엘)이 찾아와 희중(이민정)과 자신을 연결해 달라는 청탁을 해 옵니다. 좋은 조건의 고객이지만 병훈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입니다. 희중이 유학시절 자신의 연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진행은 제목만 봐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만, 이 영화와 원작이랄 수 있는 희곡 '시라노 드 벨주락'은 사실 어찌 보면 비슷하고 어찌 보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극중에서도 충분히 설명되듯 17세기 프랑스의 실존 인물인 시라노 드 벨주락 Cyrano de Bergerac 은 최고의 글재주와 검술 실력을 갖췄지만, 우스꽝스러운 코로 인한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 록산느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시라노는 어찌 어찌 하다가 잘생긴 부하인 크리스티앙이 록산느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그 사랑을 이뤄 주기 위해 자신의 글재주를 이용합니다. 연애편지 대필에다 그녀를 만나 읊어 줄 즉흥시까지 써 주는 거죠. 이렇게 해서 크리스티앙과 록산느의 사랑이 이뤄지는 것으로 시라노는 대리 만족을 합니다.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에서는 그래도 시라노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집니다. 크리스티앙이 죽은 뒤, 혼자 살고 있는 록산느에게 중상을 입고 찾아간 시라노는 어둠 속에서 크리스티앙이 보낸 마지막 편지를 외워 보이죠. 그제서야 그동안 모든 편지를 쓴 것이 시라노란 것을 알게 된 록산느는 그녀가 시라노 또한 사랑하고 있었음을 밝히고, 이 고백을 마지막 위안으로 삼아 시라노는 세상을 등집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맺어지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설정은 비슷합니다. 비록 우스꽝스런 외모는 아니지만 여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할 상황이라는 게 포인트죠.



영화 '시라노'는 전개며 예상이 전혀 예측 불가능한 작품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고비 고비마다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탄탄한 대본은 이 영화가 가장 자랑할만한 강점입니다. 특히 배우들이 영화의 진행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솔직히 말해 한국 영화에서, 이 정도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모든 대사가 입에 붙은 듯 연기하는 모습을 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정말 놀랄만한 호연을 보여주는 배우로는 최다니엘을 반드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과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나이답지 않은 연기적응력을 보였던 최다니엘은 이 영화에서 최상의 캐릭터 몰입력을 보여줍니다. 한국 영화/드라마의 미래를 이끌어 갈,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의 탄생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이하의 내용은 영화 내용과는 사실 별 상관이 없습니다. 뭐 스포일러성은 아니니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겠지만, 나머지 부분은 영화를 보신 뒤에 읽어보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시라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랑은 기술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연애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바로 '기술의 부족'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사실 치료제가 아니라 진통제에 불과합니다.
영화 '시라노'에 나오는 연애조작단이 하는 일은 사람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랑의 기술'을 다른 데서 가져올 수 있게 해 주는 겁니다. 극중에서 최다니엘이 연기하는 상용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잘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제가 못하는 연애는 아웃소싱하자는 거죠. 이러면 정말 효율이 높아지지 않겠어요?" 하지만 과연 연애라는 것이 '아웃소싱'한다고 해서 정말 시간을 잡아먹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맺어지기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 사람이 어떤 음식, 어떤 음악,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를 알아내고, 그 사람의 호감을 살 수 있는 팁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말 하루 종일 생각나지 않는다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 때에도 모니터에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이뤄져봐야 말짱 꽝'인 사랑일 뿐입니다. 영화의 후반, 최다니엘이 크리스티앙과 시라노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이런 말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키스 한번 정도를 얻어내거나, 하룻밤 정도 같이 잘 수 있는 방법도 아마 수없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기술'의 한계는 거기서 끝난다는겁니다. 연주하지도 않는 첼로를 가지고 다닌다거나, 별 관심도 없는 스쿠터에 대해 아는 척 한다거나, 누가 만들어 준 요리로 정말 요리에 재능있는 척 하거나, 누가 대신 써 준 편지로 사랑을 고백한다거나 하는 건 누가 녹음해 준 노래를 자기가 부른 척 하는 거나 별반 차이 없는 짓들입니다. 이런 '기술'의 마력은 그 '기술'이 '그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 되는 순간 훅 날아가 버릴 뿐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 '기술'을 기술로 끝내지 않고, 자기의 내재된 속성으로 바꿔 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생전 물가에도 가지 않던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 수영 선수가 되는 일도 있고, 갑자기 섹소폰 연주의 대가가 되기도 합니다. 평생 티셔츠만 입던 사람이 패셔니스타가 되기도 하죠. 이런 '자기화'의 노력은 정말 높이 평가받을 만 합니다.

영화 '시라노'의 앞부분은 이런 '기술'이 사랑을 달성하는 것처럼 보이게 살짝 포장해 놓습니다. 하지만 뒷부분에선 결국 기술은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해 줍니다. 사실 아바타가 진심으로 노력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뜨거운 형제들'만 열심히 본 사람도 알만 하죠.



세상이 아무리 얄팍해졌어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습니다. 결국 연애의 성패는 사람1이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사람2에게 알리는 데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2가 그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도 거부하는지, 아니면 진심임을 알고 그 마음을 받아들이는지에 있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진심'을 전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사랑이 생각보다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람2가 자기를 향해 던져진 사람1의 마음이 진심인 것을 알면서도 뿌리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2 들은 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해 그게 진심이라는 걸 모르는 척 합니다(심지어 그 스스로에게도 모른다고 우기죠). 안타깝지만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이 전달된 진심이 상대에게 승인을 받고, 그 자신이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그 '진심'이 사실과 전혀 다름이 없다는 것을 확인받을 때 비로소 '사랑이 이뤄진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영화 '시라노'는 그런 사실을 꽤 정확하게(때로는 암묵적으로 - 이를테면 이 영화에는 '못생긴 여자가 잘생긴 남자에게 구애하는 방법' 같은 건 나오지 않습니다)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저는 이 영화의 대본을 올해 한국 영화 최고의 대본으로 꼽아야 할 듯 합니다.

결론: 이번 추석 연휴 영화 중 '무적자' '아리에티' '퀴즈왕' '시라노'를 본 결과, 최우선순위의 추천작은 역시 '시라노'입니다. 이런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도, 그 완성도는 충분히 인정하실 걸로 믿습니다.

아울러 이 배우가 나온다는 점도 충분한 흥행 포인트죠.^^



P.S. 그런데 대체 이 정도의 장비와 인력, 소품을 운영하려면 대략 천만원대는 받아야 운영이 가능할 듯 한데, 과연 이 정도의 돈을 들여 '사랑을 성취'하려는 사람의 시장이 그렇게 클까요? (뭐 어차피 그것부터 판타지라면...^^)

P.S.2. 희중(이민정)은 병훈(엄태웅)이 "파리에 있을때 오르세 박물관도 못 가봤다"고 하자 "오빠는 루브르도 30분만에 들어갔다 나오는 사람이잖아. 모나리자 앞에서 사진 한번, 다비드상 앞에서 사진 한번 찍고..."라고(아주 정확하진 않습니다) 합니다만, 이건 좀 그렇습니다. 저 '다비드상'이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말하는 거라면(뭐 다른 군소 다비드상은 있을 수 있겠죠), 그건 루브르가 아니라 피렌체의 아카데미 갤러리에 있죠. 물론 화가 이름인 다비드를 말하는 거라고 우긴다면 별수 없지만.^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은 가끔씩 호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다 들리는 한국어를 굳이 자막으로 넣는 과잉친절도 친절이지만, 수시로 맞춤법이 틀리는가 하면 엉뚱한 비속어나 필요 없는 외국어로 도배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9일, KBS 2TV '남자의 자격'을 보다가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바로 실버합창단이 나왔을 때였죠. 언뜻 봐도 70대가 주류인 듯한 노인합창단이 무대에 서서 'Eres tu'를 부르는데, 정말 왠지, 아무 이유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겁니다. 그 분들 가운데 아는 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노래에 무슨 특별한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움직이는 겁니다. 자막에 나오는 대로, 정말 '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 미션 7주째. 같은 미션으로 주간 프로그램이 7주를 간다는 건 좀 비정상적이기도 하고, 이날 방송 초반까지 뻥을 슬쩍 보태자면 시청자들까지도 다 외울 지경이 된 '넬라 판타지아'가 두번이나 완창으로 나올 때에는, 이제 '남자의 자격' 제작진이 인기가 있으니 슬슬 연장방송에 들어가는 일일연속극을 본받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잠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날 밤 연습을 마치고 대회장에 들어가면서 신기하게도 다시 방송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사실 지난번 '남자의 자격 밴드', 줄여서 '남격밴드' 미션 때만 해도 굳이 대회에서 다른 참가자들이 부르는 노래까지 다 소개할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합창 미션에서는 다른 찹창단의 노래가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제작진이, 굳이 다른 합창단의 노래를 들려준 이유를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남자의 자격' 멤버 대다수에게 있어 이번 거제 합창제 참가는 절대 인생의 목표가 아닙니다. 아무리 '남자의 자격'의 부제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고 해도, 이건 크게 봐야 그 101가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하지만 다른 합창단에겐 다르죠. 그들에겐 이 대회가 일상으로부터 자신을 벗어나게 해 줄 엄청난 의미가 있는 무대입니다. 몇달 동안 애써 노력하고,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정을 나누고, 의상을 맞추고,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밤을 지새고, 곱게 화장을 하고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서고, 천명이 넘는 관객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또 박수를 받는다는게 '보통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의미인 겁니다. 물론 참가한 합창단의 수준은 아마추어를 갓 면한 레벨에서 해외 공연을 수시로 다니는 사실상 프로까지 다양하지만, 아무튼 이 분들에게 '합창'은 '남자의 자격 합창단'보다 훨씬 큰 의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도전 도중에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들어 보는건 꽤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특히나 실버 합창단의 노래 장면에선 제작진의 세심함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합창단이 서는 계단식 무대의 30cm 남짓한 턱도 한번에 넘지 못하는 멤버가 있는 합창단. 할어니들 사이에 약간 쑥스러운 듯 서 있는 유일한 할아버지 멤버, 가끔씩 박자를 놓치는 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합창단의 힘은 객석을 순식간에 장악해버립니다.

그 노래의 원곡입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노래일 겁니다. 80년대 웬만한 합창단이나 중창단이면 이 노래를 편곡해서 불러보지 않은 분들이 없을 정도로.


 

'에레스 투(Eres Tu)'는  본래 1973년 스페인 출신의 모세다데스(Mocedades)라는 7인조 혼성 중창단이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한 노래입니다. 국내에서는 1978년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상투스라는 팀이 '그대 있는 곳까지'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불러 히트한 적이 있었죠. 이날 실버 합창단이 부른 가사도 '영원히 사랑한다던 그 맹세'로 시작하는 당시 상투스 버전을 그대로 쓴 듯 합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던 그 맹세/ 잠깨어 보니 사라졌네

지난 밤 나를 부르던/ 그대 목소리 /아 모두 꿈이었나봐


그대가 멀리 떠나버린 후/ 이 마음 슬픔에 젖었네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 바람아 너는 알겠지


바람아 이 마음을 전해다오/ 불어라 내 님이 계신 곳까지


그댈 잊지 못하는 이 마음 전해다오

바람아 불어라 / 내님이 계신 곳까지



수잔 보일이 스타가 되는 데 'I Dreamed a dream'이라는 노래 자체가 갖고 있는 폭발력이 큰 힘을 발휘하기도 했듯 실버 합창단의 노래가 감동을 자아내는 데에는 이 'Eres Tu'라는 노래의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멜로디가 큰 힘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은 진정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웬만한 달고 쓴 맛을 모두 보셨을 나이, 자손을 다 키우고 만년을 보내고 있을 분들이 한 음절 한 음절, 음표 하나 하나 마다 제대로 힘을 주어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 아마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 볼 수는 없었지만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은 절로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노래 한 곡이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무대에서 그렇게 열심히 노래하고 내려오면 누구라도 이제 무슨 목표를 향해야 하나 하는 허탈감이 앞설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순간이라도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세상의 다른 일들을 잊게 하는 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고 음악의 사명이 아닐까요. '실버 합창단'을 자르지 않은 긴 편집은 아마도 그런 사실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P.S. 이번 주면 끝날 줄 알았던 하모니 미션이 다음주까지 이어지겠군요. 그런데 과연 이런 하모니 미션의 여파에서 정작 '남자의 자격' 팀은 어떻게 벗어날지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그동안 겉저리^ 내지는 조연, 아니면 '합창의 걸림돌'로 전락한 기존 멤버들은 어떻게 다시 자기 자리를 회복할까요?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슈퍼스타K'의 첫 생방송 대결이 펼쳐지고, 하루에 무려 3명이 탈락했습니다. TOP11이 하루만에 TOP8이 된 거죠. 원래 계획이라면 TOP10  중에서 TOP8이 되는게 목표였겠지만 심사위원간 의견 불일치로 11명이 선발되는 바람에 3명을 한방에 떨어뜨리게 됐습니다.

지난해 '시청자 투표 평점이 너무 높았다'는 지적에 의해 심사위원의 평가 비중을 높여 시청자 투표 60, 심사위원 투표 30, 인터넷 투표 10이라는 배점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그런데 심사 기준과는 별개로, 첫번째 미션인 '리메이크 미션'에서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과연 주어진 미션이 실력 발휘를 위해 적절했느냐 하는 것이죠.

이런 시스템이라면 도전자들이 정말 다 마음속에서 자신들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승복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날 리메이크 미션은 '한국 가요사의 불멸의 히트곡들을 돌이켜본다'는 목적에 따라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수많은 히트곡들을 도전자들이 리메이크해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창작곡을 부르지 않는 한 '슈퍼스타K'에서 도전자들이 부르는 노래는 모두 리메이크인 셈입니다. 원작을 부른 가수와 도전자가 동일인이 아닌 이상 말입니다. 지금까지도 도전자들은 모두 기존의 히트곡들을 살짝 자기 스타일로 불러왔죠. 오히려 도전자 중 허각은 박진영의 히트곡 '너의 뒤에서'를 "너무 박진영 카피처럼 불렀다"는 이유로 탈락 위기에 놓인 적도 있습니다. 또 도전자 김보경은 "너무 기존 가수들처럼 '올드한 창법'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떨어지기도 했죠.

그런데 새삼스럽게 '리메이크 미션'을 마련한 것은 결국 위에서 말한 것처럼 1980년대 이전의 히트곡들을 재조명해보자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니 이게 정말 공평한 미션 평가 방법이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날 미션 마스터였던 작곡가 조영수가 아무리 최고의 뮤지션이라고 해도, 모든 노래가 히트할 수 없듯 11곡의 리메이크를 맡아도 그중 잘된 리메이크가 있고, 원곡에 비해 손색이 있는 곡이 나올 수도 있는 법입니다. 이론상으로 생각해봐도 어떤 도전자는 좋은 노래를 받을 수 있고, 어떤 도전자는 덜 좋은 노래를 받게 됩니다. 이 좋고 나쁘고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그 도전자에게 맞는 노래냐 아니냐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전자들은 배정받은대로 노래를 불렀고, 거기에 따라 혜택을 받은 사람도, 불이익을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건 어찌 보면 복불복인 셈입니다.

'슈퍼스타K'의 모델인 아메리칸 아이돌에서는 최소한 출연자들에게 자신이 부를 노래는 끝까지 스스로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이를테면 '1970년대 노래', '디트로이트 사운드', '퀸의 히트곡', '홀 앤 오츠의 히트곡' 등등 노래를 고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뒤 도전자들이 스스로 자기의 기량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노래를 선정해 도전에 임하는 시스템입니다. 당연히 노래를 어떻게 바꿔 부를까 하는 것도 도전자들이 직접 선택합니다.




결국 '슈퍼스타K'와 '아메리칸 아이돌'의 이런 차이는 출연자를 최고의 가수가 되기 위한 후보들로 대우하느냐, 아니면 그냥 방송사가 마련한 잔치를 빛내 주기 위한 소품으로 간주하느냐는 기본적인 이념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슈퍼스타 K'의 출연자들은 모두 크건 작건 '나 자신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기나긴 예선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모두 '자기 스타일'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어 왔습니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접어들고, 매회 '미션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출연자들은 점점 방송을 위한 도구가 되어가고, 최종 승자 선발의 기준은 점점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뒤로 가면 김지수나 허각이 댄스 실력까지 보여줘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TOP11 중 댄스 부문을 대표한다고 보여졌던 김소정과 이보람이 '한방'에 모두 탈락한 것 역시 대체 기준이 무엇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동안 이들의 후원자 역할을 해 왔던 박진영이 심사에서 빠지면서 바로 탈락하게 된 것인지도 그렇지만 다른 출연자들은 순수하게 '가창력'을 평가받고 있는데 두 사람은 댄스 도전자라는 이유로 춤을 추면서 함께 노래까지 해야 한다면, 그리고 나서 결국은 '노래 실력'으로 평가받게 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는게 너무도 당연해집니다.

그런 거라면 애당초 TOP11에 뽑을 이유가 없었던 셈이죠.




김그림을 좀 더 돋보이게 했던(?) 편집은 어차피 방송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생방송 선발 과정은 어떻게 해서든 '쇼적인 요소' '게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도전자들의 '진짜 실력'을 평가하는 쪽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남아있는 도전자들의 실력에 대해 마음 속으로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누구를 찍을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이 굳어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장재인 김지수에 비해 다른 도전자들도 자기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복불복'의 요소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관심의 크기에 부응하는 신인 선발의 기회는 사라지고, 그저 한편의 오락 프로그램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는게 걱정됩니다.

서바이벌 쇼의 특성상 분명 누가 떨어져도 떨어집니다. 결국 승자는 마지막 한 명이 되는 겁니다. 그 전까지 11명중 10명은 분명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 떨어지는 과정에서 이 대결이 '정당했다'는 느낌, 그리고 떨어진 도전자들에게도 이 세상이 예의바르고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주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KBS 2TV '제빵왕 김탁구'는 올해 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록될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중반 이후 40%대의 시청률을 유지했고 16일 마지막회는 무려 50%를 넘는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죠. 결말의 처리도 아쉬움보다는 환영의 목소리가 더욱 컸습니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은 각 매체들의 반응입니다. 모든 목소리가 입을 모아 '제빵왕 김탁구'의 성공을 축하하며 이 드라마의 장점을 열거하기 바쁩니다. 마치 '제빵왕 김탁구'가 그동안 한국 TV 드라마들이 잊고 있었던 미덕을 모조리 갖춘 걸작이며, 앞으로 만들어질 드라마들이 본받아야 할 상징적인 존재인 양 말입니다.

솔직히 의아합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웰메이드 드라마일까요? 지금 쏟아지는 찬사를 모두 감당할 만큼의 수작일까요?



초반부터 출생의 비밀과 엇갈린 가족사, 정실 소생과 서자의 대립 구도 등 판에 박힌 홈드라마적 구조 때문에 욕을 먹었던 '제빵왕 김탁구'는 월드컵으로 인한 경쟁 드라마의 부재 등 좋은 조건을 타고 화끈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가면서도 이야기 구조 면에서 '제빵왕 김탁구'는 수시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비밀을 알면서도 '단지 드라마 속 갈등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에게도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 전형적인 '답답이 진행'을 펼쳤습니다. 이 때문에 신유경(유진) 캐릭터는 민폐 캐릭터로 취급받을 위기를 겪었죠.

게다가 드라마의 클라이막스인 26-30회로 가면서 원래 판타지였던 드라마는 완전히 동화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김탁구와 만나면 모든 사람이 착해지는 '착해져라 뽕' 마술 전개(심지어 한승재의 명령으로 김탁구 어머니를 납치하러 온 건달까지도 탁구의 절규를 보곤 바로 착해져서 어머니를 놓아 주고 사라집니다^^)는 참 즐겁더군요. 아울러 드라마의 진행을 보면 과연 무엇을 위해서 구회장은 병을 가장하고 있었는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과연 이게 함정이기는 했나요?


이런 부실한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김탁구'를 선호했습니다. 다른 채널의 경쟁작들이 완전히 중년 시청자들을 포기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장난스런 키스'였던 것도 큰 힘이 됐겠지만, 아무튼 '쉬운 진행'을 거쳐 '동화 수준의 진행'은 중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초반에 등장했던 '제빵왕 김탁구'의 막장성을 질타하는 기사들은 시청률이 40%를 넘으면서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른바 방송가에 만연한,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는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한다'는 원칙이 작동된 것이죠. 야구에 비교하자면 '3할3푼 치는 타자에게는 타격코치가 조언하지 못한다'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은 드라마의 질 논쟁을 쑥 들어가게 하는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역시 종영 후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모든 평이 찬사 일색입니다. 갖가지 이유를 끌어대 '김탁구의 성공요인'을 분석한답시고 난리지만 대개는 억지로 끼워다 맞춘데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연기력을 갖춘 중년 연기자의 힘이라지만, 대체 어떤 드라마에서 전광렬 전인화 전미선 정성모가 연기를 못 한 적이 있었단 말입니까? 아니, 대한민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45세 이상의 연기자 중에서 과연 '연기를 못한다'는 평을 들을만한 사람이 대체 몇명이나 있을까요?

김탁구의 성공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대를 준 것도 분명하지만 감동과 기대를 준 드라마가 김탁구 한 편 뿐은 아니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빵왕 김탁구'의 성공 요인은 '뻔뻔스러울 정도로 대중들의 기호에 충실했다'는 겁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음식으로 치자면 라면 같은 드라마죠. 고급 음식들은 참 많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거의 모든 사람이 불만 없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는 라면을 따라갈 것이 없습니다. 조미료가 들었네 기름에 튀겼네 가릴 사람은 여러가지를 가리지만, 그래도 그 가격에 이만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건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그래도 라면을 '우수한 요리'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제빵왕 김탁구'를 낯간지러운 찬사로 포장하는 건 제발 그만 뒀으면 합니다. '명작 드라마'가 아니었다는 거지 김탁구의 존재 가치나 효용을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김탁구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만듦새는 좀 부실하지만 대중의 기호를 잘 파악하고 거기에 부응한, 착하고 행복한 결말을 지향한 드라마'라는 것일 겁니다.

물론 김탁구가 마지막에 던진 메시지, 즉 처음부터 구회장의 어머니가 '대를 이을 아들'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중간의 이런 비극은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그래서 결국 그룹의 후계자 자리는 장녀 자경이 맡게 됩니다) 메시지는 유효합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아무 의미도 없는, 배신과 변신이 난무하는 초막장 드라마와는 다른 레벨에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런 드라마들보다 백배 낫다는 건 당연히 인정합니다("채널 돌리다 보면 얼마나 후진 드라마들이 많은데, 거기에 비하면 김탁구는 정말 걸작이야!"류의 반응은 사양합니다).

다만 착하고 선량한 드라마,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라고 해서 그 드라마의 모든 흠결이 사라지고, 갑자기 희대의 걸작 드라마로 칭송을 받아야 할 이유 또한 없습니다.



P.S. 사실 대중이 사랑한 '김탁구'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착하고 성실하고 영리한 김탁구는 어쨌든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둔다는 행복한 판타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김탁구는 구회장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정입니다. (구회장으로부터 물리적인 도움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그의 DNA로부터 영특한 두뇌와 불굴의 신념, 긍정적인 자세, 호감가는 외모 같은 우수한 요소들을 물려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평범하지만 착하고 성실한 사람(바로 시청자 자신 같은)' 사람이 성공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성공하지 못하는 건 구회장 아들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위안도 은근히 얻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김탁구'는 이 두가지 판타지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드라마였습니다. 진정한 성공의 비밀은 아마 이런 데 있는게 아니었을까요.^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흔히 '용광로 청년'으로 불리는 29세 김모씨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지도 벌써 1주일이 지났습니다. 처음 사고가 터졌을 때에는 그저 가끔씩 일어나는 산업재해 사고 중 하나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직후, 네티즌 허모씨가 쓴 추모시가 세상을 뒤흔들었고, 그 시에 나오는 내용대로 한 조각가가 나서 김씨의 조상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청원에 나섰고, 또 한편에서는 역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이 아니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득 지난 주말, '그 쇳물 쓰지 마라'로 시작되는 시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을 때 어떤 소리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속칭 '에밀레종', 성덕대왕신종의 소리 울림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글입니다.



제목: 에밀레종

국립경주박물관은 1998년,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의 구성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밝혀진 주재료는 구리(85%)와 주석(14%). 뼈의 성분인 인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유명한 ‘에밀레종’ 설화는 어찌 된 것일까. 많은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이 전설은 20세기 이전의 어떤 기록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삼국유사』에는 ‘경덕왕이 성덕왕을 위해 구리 12만 근을 들여 종을 주조하다 완성을 보지 못했고, 아들 혜공왕이 771년 완성해 봉덕사에 안치했다’는 내용뿐이다. 신종을 기술한 고려·조선시대의 문건에서도 아기의 희생을 암시하는 구절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전설이 실린 가장 오래된 기록은 미국인 호머 헐버트가 1906년 쓴 『대한제국 멸망사(The Passing of Korea)』인 것으로 추정된다. 헐버트는 “조선 사람들은 어린아이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종에서 ‘에미, 에밀레(Emmi, Emmille)’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이 말은 ‘엄마, 엄마 때문에’라는 뜻이다”고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문제의 종이 있는 곳은 경주가 아니라 서울 한복판이다.

성덕대왕신종이 곧 에밀레종이라는 주장은 192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함세훈의 친일 희곡 ‘어밀레종’(1942)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에밀레종 전설은 한민족의 유산을 폄하하려는 일제의 조작이란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역사소설가 문영은 중국 당나라에도 유사한 설화가 있음을 지목한다. 인명을 경시하는 학정에 대한 고발의 메시지가 인신공양 설화로 바뀌었을 거란 추정이다. 그만한 역사(役事)라면 피는 몰라도 눈물은 수없이 흘렀을 테니, 종소리가 원망하듯 슬프게 들렸을 것도 당연한 일이다.

지난 7일 충남 당진에서 한 젊은이가 섭씨 1400도의 용광로에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한 무명 네티즌이 쓴 조시가 인터넷을 타고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고 있다. ‘그 쇳물 쓰지 마라/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그 쇳물은 쓰지 마라/(중략)/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정성으로 다듬어/정문 앞에 세워 주게/가끔 엄마 찾아와/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종소리처럼 퍼지며 눈물을 자아내는 이 조시가 부디 생명 존중과 사고 방지의 뜻을 널리 널리 전파했으면 한다. (끝)



성덕대왕신종은 높이 3.75m, 입지름 2.27m, 두께 11∼25㎝, 무게 18.9톤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종이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특히 이 거대한 종을 온 사방을 균질한 비중으로 구성한 것 뿐만 아니라, 오래전 본 방송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천년이 넘는 세월 이 신종을 지탱했던 고리도 만만찮은 내공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현대 기술로도 종의 상층부에 뚫린 구멍의 크기에 맞는 고리를 만들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더군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의문이 싹텄습니다. 대체 언제부터 이 종은 '에밀레종'이라고 불렸을까요. 전설대로라면 신라시대부터일텐데, 우리는 어떻게 한자로는 표기도 되지 않는 '에밀레'라는 소리로 이 종의 별명을 기억할 수 있게 된 걸까 하는 의문입니다. (비슷하게는 표기할 수 있겠지만, 그랬다면 '애밀래'나 '애밀례', 혹은 '예밀래'가 되었겠죠.)

어쨌든 이렇게 의문 많은 에밀레종 이야기가 널리 퍼진 것은 일제시대가 분명합니다. 그때문에 에밀레종의 전설 자체가 한민족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성덕대왕신종의 격을 낮추기 위한 일제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이런 전설이 존재한 것만은(그 대상이 보신각 종인지, 성덕대왕신종인지도 불분명하긴 하지만) 사실인 듯 합니다. 

그리고 윗글에 인용되어 있는 문영(블로거 초록불님으로도 유명합니다) 님은 이 전설이 중국 일대에서 여러번 등장하는 것과 관련, 이런 전설은 아마도 여러가지 형태로 백성들의 희생을 강요하던 가혹한 정치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희생이 있었고, 그 희생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전설로 변했을 거란 얘깁니다.

이런 부분에서 에밀레 전설과 아래 조시가 만난다는게 저의 느낌입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백마디 말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728x90
12일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거제 전국합창대회 출전 내용이 방송될 줄 알았더니 합창 대회 내용이 한 주 더 방송되는군요.^ 상대적으로 이날은 '1박2일'이 그냥 쉬어 가는 분위기라 '해피선데이'의 주력 코너가 앞으로 배치된 느낌이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도 주인공은 6명의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아니라 지휘자 박칼린이었습니다. 한 후배 기자는 "2주 전에 박칼린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긴가민가 하는 사이 1주일이 지났다. '남자의 자격'을 보고 부리나케 인터뷰 섭외 전화를 했더니 '이미 50통 이상의 전화를 받았는데, 너무 심한 제의 물결에 질려서 인터뷰는 안 하겠다고 하더라"며 아쉬워 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박칼린은 한국 방송연예계에서 갑자기 가장 HOT한 인물이 돼 버렸습니다. 이미 '박마에'니 '여자 히딩크'니 하는 표현과 함께 그녀가 왜 인기인지에 대한 분석까지 끝났습니다. 그럼 '남자의 자격'이 다음 주면 끝나는 이 마당에 이런 인기는 어느 방향으로 갈까요?


엊그제 KBS 2TV '음악창고'를 보다가 새삼 감탄했습니다. 요즘 TV 예능에서 가장 HOT한 인물인 박칼린 음악감독이 진행한 길지 않은 순서를 보면서 TV 음악 쇼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이날 박칼린은 이은정, 최재림, 옥주현과 함께 무대를 이끌었습니다. 물론 선곡과 진행도 박칼린의 몫이었지만 음악감독의 몫만이 아니라 함께 노래까지 하는 모습이 나왔죠.



노래는 너무나 유명한 '지킬 앤 하이드'의 'Once upon a dream'입니다. 옥주현과 박칼린이 함께 불렀습니다. 솔직히 놀랐습니다. 현재 뮤지컬의 주역 여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옥주현보다 박칼린 쪽에 훨씬 더 힘이 실렸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가수의 능력을 묘사할 때 '가창력'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 가창력이란 결국 글자의 의미대로 풀면 '노래하는 능력'이니 '가수의 능력=가창력'이란 건 동어 반복일 뿐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가창력'이란 그냥 '소리를 내는 능력'이란 뜻으로만 한정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즉 '표현력'의 상대적인 뜻으로 쓰이죠.

이를테면 가창력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로, 얼마나 일반인이 낼 수 없는 높은 음역의 고음이나 힘이 넘치는 소리를, 얼마나 안정되게 낼 수 있느냐 하는 능력을 가리킨다면 표현력이란 그와 상관 없이 듣는 이에게 얼마나 노래가 호소력있게 들리느냐를 종합한 능력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저 좁은 의미의 가창력이 절대적인 가수의 기준이라면, 김창완이나 김장훈, 장기하 같은 보컬들은 감히 가수를 하려고 나오면 안 될 사람들인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 이 분들의 노래를 듣고 나면 대체 가창력이란 무엇인가 하는 혼란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노래는 표현'이면서 '노래는 연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저는 수없이 많은 Don't Cry For Me Argentina 중에서도 마돈나의 노래를 능가하는 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래 실력으로 보면 사라 브라이트먼을 비롯해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디바들이 이 노래를 불렀지만, 마돈나만큼 가슴에 와 닿는 노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간이 길었는데, 박칼린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바로 이 표현력에 감동하게 됩니다. 자기가 하려는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 그 내용을 어떻게 듣는 이에게 전하려고 하는지를 속속들이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동영상의 음질은 전혀 권할만 하지 않습니다. 아래 버전은 동영상이 없는 대신 소리는 대단히 선명합니다. 위의 동영상은 분위기만 참고하시고, 노래는 아래쪽에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물랭 루즈'에서 니콜 키드만과 이완 맥그리거가 함께 부른 'Come what may'입니다.

 

사실 마라도나가 감독이라고 해서 메시 앞에서 드리블 시범을 보일 수는 없는 일이고 보면, 박칼린이 현역 가수들 앞에서 노래를 이렇게 하라고 시범을 보여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무대를 보고 있으면 이 양반이 가수들보다 노래를 잘 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뭐 저만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쨌든 제목을 보면 다 느낌이 오시겠지만 이제 남은 건 '박칼린의 음악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걸 그룹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넘치는 무대는 지금으로도 족합니다. 그걸 없애자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각 방송사에서 어찌 보면 체면치레로 갖고 있는 라이브 프로그램들도 아무튼 좋습니다. 여기에 색채가 좀 다른 라이브 프로그램 하나를 추가한다 해서 나쁠 것이 없어 보입니다.

박칼린이 전문가의 색채로 꾸미는 음악 프로그램,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 기대가 빨린 실현되기를 바라는 분들은 이 포스팅을 밀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솔직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인터넷에 4억 명품녀라는 검색어가 뜬 걸 보고 이 존재를 알았습니다. 케이블TV M.net의 '텐트 인 더 시티'에 '지금 몸에 걸친 것만 4억원어치'라고 자랑하는 24세 여성이 등장한 이후에 얻은 별명입니다.

자기가 쇼핑몰을 해서 4억원을 벌었다는데도 악플을 다는 세상인데 '직업은 백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24세 여성이 부모가 준 용돈으로 온 집안을 명품으로 도배를 하고 살고 있다니 세상이 조용할 리가 없겠죠. 저주에 가까운 악플이 쏟아진 이후, 일부는 국세청 홈페이지에까지 여기에 대한 분풀이를 했고, 국회에서까지 이 문제가 거론되며 국세청장이 “방송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조사가 필요하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진짜 코미디는 그 다음부터 이어졌습니다. 이 '4억 명품녀'가 진짜냐 가짜냐는 논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세청에서는 이 '4억 명품녀'에 대해 진위 조사에 나선 모양입니다. 그런데 국세청에서는 그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방송 내용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국세청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김씨의 부모는 수십억원의 용돈을 줄 정도로 부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미혼이 아니라 기혼자이며 남편 역시 봉급생활자로 부유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방송에서 밝힌 대로 논현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남편 이름으로 등기된 집도 연립주택으로 호화스럽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방송에서 자랑한 ‘3억원짜리 고급 승용차’도 김씨 명의로 소유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씨는 방송 이후 주변 인사에게 “방송사가 마련한 대본대로 읽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기사)

하지만 이런 국세청의 주장과는 달리 방송사 M.net 측은 방송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자 엠넷은 보도자료를 내고 “과장방송, 조작방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일본에 체류중인 김씨와 어렵게 통화를 한 결과 김씨는 ’대본대로 읽었을 뿐’이라는 발언을 한적이 없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엠넷은 “나름의 검증과 출연자 의사 및 인터뷰를 통해 방송을 결정했다. 방송 내용 역시 본인이 직접 발언한 것이며 방송에 대해서도 동의했다”며 “일말의 조작이나 대본 강요는 전혀 없었다. 대본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가 직접 촬영해 온 집 내부의 영상 및 촬영 직전 인터뷰, 방송 원본 테이프 등을 통해 조작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기사)

이에 대해 제작진은 "과장방송, 조작방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일본에 체류중인 김씨와 어렵게 통화를 한 결과 김씨는 '대본대로 읽었을 뿐'이라는 발언을 한적이 없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한 "나름의 검증과 출연자 의사 및 인터뷰를 통해 방송을 결정했다. 방송 내용 역시 본인이 직접 발언한 것이며 방송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일말의 조작이나 대본 강요는 전혀 없었다. 대본 자체가 없었다. 김씨가 직접 촬영해 온 집 내부의 영상 및 촬영 직전 인터뷰, 방송 원본 테이프 등을 통해 조작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OSEN 기사)



여기에 대해 KBS 뉴스도 이 김씨를 잘 안다는 지인까지 방송에 소개하며 김씨가 평소에도 명품을 주로 걸치고 다녔다는 증언을 방송, '텐트 인 더 시티'의 방송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방송했습니다.

여기까지 보고 나면 참 씁쓸해집니다. 일단 분명한 것은, '국세청이나 관계 당국이 파악한 내용'과 'M..net의 방송 내용'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둘 중 하나는 사실이 아니란 얘기가 됩니다.

만약 M.net의 방송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세청은 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사실 확인'을 했는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완전히 농락을 당한 셈입니다. 그렇게 분명치도 않은 사실을 언론에 흘린 데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 추궁이 따라야 하겠죠.

반면 국세청이 파악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M.net은 그때부터 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근거 없는 내용이 전파를 탈 수 있었는지, 역시 책임 소재를 밝혀 엄격한 제재 조치가 있어야 할 겁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하지도 않은 내용으로 국민을 우롱한 쪽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4억 명품녀 포스팅이라니까 "정신없는 미친 * 욕이나 실컷 하려고 했는데 뭔 엉뚱한 소리만 자꾸 나와?"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 여러분이 죽이고 싶어 하는 된장녀보다 이런 게 진짜 큰 문제인 겁니다.)




그런데 그 다음, 과연 M.net의 방송 내용이 대략 사실로 밝혀지면 '텐트 인 더 시티' 제작진은 책임이 없는 걸까요? 그렇게 가볍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이 진행되면서 '텐트 인 더 시티' 제작진 중 어느 누구도 김씨가 진짜 '4억 명품녀'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어 “김씨가 직접 촬영해 온 집 내부의 영상 및 촬영 직전 인터뷰, 방송 원본 테이프 등을 통해 조작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과장방송, 조작방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일본에 체류중인 김씨와 어렵게 통화를 한 결과 김씨는 '대본대로 읽었을 뿐'이라는 발언을 한적이 없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그러니까 방송 내용에 대한 검증은 모두 김씨 자신의 입을 통해서 이뤄졌고, 방송된 영상 자료 역시 모두 김씨가 직접 가져온 것이라는 겁니다. 단적으로 말해 그 집이 김씨의 집인지, 그 명품 백들이 모두 김씨의 것인지, 김씨가 주장한 내용이 얼마나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를 사전에 조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방송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 제작진이 충분히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거의 10년 전 일입니다만, TV의 짝짓기 프로그램에 한 여성 출연자가 학력과 경력을 조작한 뒤 출연해 꽤 큰 문제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너무나 당연히' 그 출연자의 선의를 믿었고 별다른 검증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런 수많은 사고를 거친 뒤, 각 지상파 방송사들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신상 정보나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엄격하게 확인하는 시스템이 정착됐고, 그 뒤로는 이런 사건이 거의 일어난 기억이 없습니다. 하지만 케이블TV에서는 여전히 이런 일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것이죠.

이번 '4억 명품녀' 사건에서는 제작진이 '조작방송'이라는 주장에 대단히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번 일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방송 이전에 출연자의 발언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말하지 못한다면, 그건 일종의 직무유기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수많은 케이블TV 프로그램에 역시 수없이 많이 등장한 일반인 출연자들의 가지각색 사연이 과연 얼마나 사실 여부가 검증된 뒤에 방송된 것인지 점검해 보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할 듯 합니다.



P.S. 일단 누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국민의 귀를 어지럽혔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있어야겠지만, 거기에 앞서 또 한번 '네티즌 수사대'라는 이름으로 아무 자격 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남의 신상정보를 파헤치는 일 역시 없어져야 할 듯 합니다. 당사자들은 그게 무슨 정의를 구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이런 식의 폭로나 수사라는 것이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보안 불감증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일인 만큼(예를 들어 쇼핑몰 관리자나 이동통신사 관련 담당자가 고객의 구매 정보나 신상 내용을 유출하는 경우), 이런 종류의 무책임한 행동도 근절되어야 합니다.



P.S.2. 물론 대체 어떤 손님을 '고귀한 손님'이라고 불러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이 수준인 제작진이라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합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728x90

'슈퍼스타 K'의 시즌2가 지난해 시즌1에 비해 훨씬 더 독하고 재미있어졌다는 건 대략 합의된 얘기인 듯 합니다. 그 '악랄하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마침내 생방송으로 승부를 겨룰 본선 진출자 11명을 공개했습니다. (이미 한달 전에 가려졌는데도 참 비밀유지하느라 관계자들이 애를 썼을 듯 합니다.)

11명은 이보람, 박보람, 김지수, 김그림, 존 박, 허각, 앤드류 넬슨, 김소정, 장재인, 김은비, 그리고 막차로 합류한 강승윤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그냥 개인적으로 본 11명에 대한 생각입니다. 대체 왜 이 11명을 뽑은 걸까요? 그리고 각자는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을까요?

가능한 한 가나다순으로 했습니다.


1. 강승윤:
어린 나이에 록 스타일의 보컬을 구사하는 도전자입니다. 목소리를 너무 굵게 내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오히려 R&B 스타일의 보컬 천지인 요즘 세상에서 훌륭한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확고한 자기 스타일이 있지만, 그건 본선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미션을 소화해야 하는 '슈퍼스타 K' 스타일의 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프로듀서 박진영의 취향이 아니라는 점이 좀 걱정거리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실전 가수로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선호? ㅋ)




2. 김소정:
카이스트 재학생이란 학벌과 어린 시절의 이제니를 연상시키는 앳된 미모가 주목받은 케이스. 수재 출신(?)인 만큼 당연히 정신적으로도 안정돼 보입니다. 춤 실력도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프리 스타일의 춤으로 강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보컬을 함께 소화해야 하는 미션을 만났을 때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톱11에 뽑히는 데에는 화제성이 크게 기여한 듯 한 느낌. TOP 4에 들 수준은 아닌 듯 합니다. 특히 이보람에게 1:1에서 패했다는 게 계속 따라다닐겁니다.





3. 김은비:
존재감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다른 도전자들에 비해 강렬한 면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순진해 보이는 눈빛과 깨끗한 목소리가 강점. 심사위원들이 늘 강조하는 '발전 가능성'이라는 말에 의해 톱11까지 올라왔다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라이벌 대결에서도 유독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TOP11 생방송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타입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약해 보이는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느냐가 과제일 겁니다.




4. 김그림:
그룹 미션때 조를 바꿔달라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며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던 도전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해가 안 가는 선택이었죠. 본래 있었던 조가 2명의 악기 연주자들(도전에서는 허수)을 포함하고 있었고, 새로 간 조는 5명 모두 보컬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혀 득이 없는 선택을 한 셈입니다. 1:3의 경쟁률을 1:5로 만든 거죠.
외모와 노래 솜씨에서 김그림은 손색 없는 후보입니다. 다만 앞날이 그리 평탄할 거라는 기대는 좀 무리입니다. 시청자 투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슈퍼스타K'라는 경쟁의 특성상, 절대적으로 남자가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게다가 시청자들은 장재인이나 김지수 같은 독특한 캐릭터에 호의적이고, 김그림은 지금까지 축적된 '인성 평가'를 역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5. 김지수:
실력과 독특한 스타일을 겸비한 재목이라고 평할만 합니다. 20대 초반이지만 기타 테크닉도 완숙. 라이벌 대결에서 장재인과 붙은 게 위기였지만 오히려 당당한 솜씨로 장재인을 탈력시키는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미남형은 아니지만 듬직한 체구와 스타일에서는 강한 스타성이 느껴집니다. 독특한 목소리, 지금까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성실성, 노래에 대한 빠른 적응력, 음악을 이해하는 감각 모두 수준급입니다.
나이에 비해 노안^^이라는 점이 약점일 수도 있겠지만, 스타가 되기 위해선 모두 꽃미남 꽃미녀야 하는 건 아니죠. 개성있는 용모는 절대 약점이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입니다.




6. 박보람:
현승희와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였는데, 심사위원들이 모두 '정말 대조적인 스타일'이라고 말한 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승희의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표현력에 비해 박보람은 쭉쭉 뻗어나가는, 거침없이 던지는 강속구 투수같은 느낌의 재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박보람의 또 한가지 장점은 듣는 사람까지 밝게 만들어주는 성격입니다. 지난 2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했을 때에는 잠시 눈물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건 정말 감동적인 일입니다. '살 많이 뺀거다' '할머니가 대회 나간다고 보양식을 해주셔서 다시 쪘다' 는, 꾸밈없어 보이는 말솜씨에 빵 터졌습니다.
현실적으로 박보람이 TOP4 정도에 들 거라는 기대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가장 응원하는 도전자가 될 듯 합니다.




7. 앤드류 넬슨:
닉쿤을 연상시키는 금발의 미남 소년. 천진난만한 표정과 고운 목소리에서 보장된 스타성이 느껴집니다. 특히 김은비와 함께 라이벌 예선을 마친 뒤, 눈을 가리고 우는 모습은 모성애를 잔뜩 자극했을 듯 합니다.
...만, 솔직히 말해 합께 TOP11에 뽑힌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노래 실력이나 준비 정도에서 역시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들 중 특히 박모씨의 편애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실로 미지수. 가장 이해가 안 가는 TOP11로 꼽고 싶습니다. '슈퍼스타K'보다는 기획사 오디션을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8. 이보람:
TOP11에 들기에 충분한 재능과 실력을 갖췄다는 건 분명하지만,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것은 대단한 약점입니다. 나이와 외모, 그리고 노래와 춤을 겸비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화제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슈퍼스타K'는 단순히 노래자랑이 아니라 미래의 스타를 뽑아내는 교묘한 경쟁의 축소판입니다.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저 개인의 능력보다 더 큰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까지의 이보람은 'TOP11용' 출연자입니다. TOP4에 들기 위해서는 생방송 미션 초기에 좀 큰 반전이 있어야 할 듯 합니다.




9. 장재인:
'묘한 스타성'을 갖고 있는 후보입니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기타를 메고 바닥에 책상다리로 노래하는게 편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고, '재학시절 왕따였다'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성장기의 어려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회성의 부족이 가수로 성공하는데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건 누가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한박자 뒤지는 듯한 모습이 대중으로부터 더 큰 성원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과연 장재인의 이런 독특한 스타일이 과연 심사위원들에게도 끝까지 먹힐 수 있을지, 시청자들이 계속 성원을 보낼 지. 어쨌든 지난해의 조문근과 비교할 수 있을 도전자입니다.




10. 존 박:
많은 논란을 만들고 있는 출연자. 과연 실력이 정말 최고 수준이냐는 논란에서 이번 대회 자체가 '존 박 스타 만들기'아니냐는 논란까지, 가장 많은 화제를 달고 다니는 인물이죠.
일반적인 부드러운 목소리보다는 다소 쇳소리가 섞인 독특한 목소리, 안정된 음감, 큰 키와 잘생긴 얼굴은 확실히 스타의 재목이라는 걸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막상 대결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도 이런 '가능성' 때문에 계속해서 올라오고 올라오고 하는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이나 제작진이나, 이런 재목을 그냥 떨궈 버리긴 너무 아까운 거죠.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존 박의 장기 생존은 낙관하기 힘들 듯 합니다. 특히 허각 같은 후보와 비교선상에 놓이면 존 박은 시청자들로부터 의외의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11. 허각:
이름이 '허걱'을 연상시켜서 웃었는데 쌍둥이 형제의 이름은 '허공'이더군요. 아버님의 유머감각이... 아무튼 평범한 외모와는 달리 현재까지 숙성된 목소리와 노래 솜씨는 이번 참가자들 중 김지수와 함께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굳이 문제점을 꼽자면 '너무 전형적'으로 잘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고운 목소리는 감동을 전하는 데 좀 약점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승훈보다 이승철의 목소리가, 이승철보다는 임재범의 목소리가 더 감정을 싣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 이유죠.
TOP11을 놓고 볼 때 허각은 나이와 외모에서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절대 열세입니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건 실력에서 확실히 인정을 받았다는 뜻일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환풍기 수리를 하며 놀이공원에서 공연을 해 왔다는 사연도 설득력이 있겠지만, 노래만큼 좋은 무기는 없겠죠.




솔직히 김보경이 TOP11에 오르는 것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들의 수준이 훨씬 높았다는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다른 TOP11 선발자들 가운데서 김보경만 못해 보이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TOP11 역시 꽤 잘 추려진 멤버들입니다. (소녀가장이라서 뽑자는 건 아닙니다. 심사위원들의 '올드한 창법'이라는 주장에 좀 아쉬움이 있다는 얘기.)

각자의 개성이 강하고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라 딱 잘라 말하긴 쉽지 않지만, 실력으로만 본다면 김지수, 장재인, 허각을 TOP3로 놓고 싶습니다. 가능성과 스타성을 염두에 둔다면 강승윤, 박보람, 김소정이 역시 TOP3가 될 겁니다. 물론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나머지 다섯 후보들은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할 듯.



어쨌든 전체적으로 좋은 평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심사위원 중에서 확실한 후원자가 있느냐 하는 겁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보면 앤드루 넬슨과 존 박은 박진영, 김지수는 윤종신, 그리고 강승윤은 이승철(물론 잠시 현승희 지지로 돌아서기도 했지만)로부터 상당한 후원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심사위원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박진영. 아무래도 '가장 성공한 제작자'라는 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지금부터는 심사위원들이 지원하는 데 상당히 한계가 있겠지만 어쨌든 '박심'이 누구를 향하는지, 그리고 심사위원 가운데서 비교적 조용했던 엄정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재미를 더할 것 같습니다.

누가 우승할지는 생방송 대결을 조금이라도 본 뒤에 찍어 보겠습니다.^^



그럴듯하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표시(추천)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추천 박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오신 분들은 화면 상단에 추천 표시가 있습니다.

@fivecard5 를 팔로우하시면 새글 소식을 더 빨리 아실수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