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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가 골든글로브 극영화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쓸었군요. 이렇게 되면 아카데미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이번엔 "나는 황제다!"라도 나오려나요?

'아바타'는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순위에서도 2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지난 주말까지 '아바타'는 전 세계에서 16억달러, 한국 돈으로 약 1조 8천억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죠. 이로써 제작비가 5억달러라서 어지간한 흥행으로는 영화사가 망할 지도 모른다는 쑥덕거림도 물건너간 얘기가 돼 버렸습니다. 이미 미국 국내 흥행만으로도 본전은 뽑을 전망입니다.

사실 미국 국내 흥행으로 4억9천만달러를 번다는 건 아무리 감독이 제임스 카메론이라도 쉽게 기대할 수 없는 수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숫자는 역대 미국내 흥행 영화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숫자였기 때문이죠. 미국 국내 흥행만으로 5억달러 수입을 넘긴 영화는 지금까지 단 두편 뿐입니다. '타이타닉'과 '다크 나이트'가 그 영화들입니다.

16억달러로 세계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아바타'보다 앞서 있는 영화 역시 '타이타닉', 단 한편 뿐이죠. 현재 기록은 18억달러로 2억 달러만(?) 더 벌면 순위가 바뀔 전망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기세로 보면 카메론의 기록을 깰 사람은 카메론 뿐인 듯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영화는 왜 이리 돈을 긁어 모으고 있는 걸까요. 흥행 성적을 보다 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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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흥행 순위 톱에 올라 있는 영화들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빅 히트를 기록한 작품들입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큰 성적을 내지 못하고 세계 순위에 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전체 흥행 성적에서 미국내 흥행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자료는 boxofficemojo.com의 것을 이용했습니다.

worldwide
1 Titanic Par. $1,842.9 $600.8 32.6% 1997
2 Avatar Fox $1,602.2 $491.8 30.7% 2009
3 The 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 NL $1,119.1 $377.0 33.7% 2003
4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BV $1,066.2 $423.3 39.7% 2006
5 The Dark Knight WB $1,001.9 $533.3 53.2% 2008
6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WB $974.7 $317.6 32.6% 2001
7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BV $961.0 $309.4 32.2% 2007
8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WB $938.2 $292.0 31.1% 2007
9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WB $929.4 $302.0 32.5% 2009
10 The Lord of the Rings: The Two Towers NL $925.3 $341.8 36.9% 2002^

(표 보시는 법: 영화 제목 - 영화사 - 세계 흥행 - 미국내 흥행 - 비율 - 제작 연도)

이 영화들이 역대 흥행 순위 탑 10에 오른 작품들입니다. 현재까지 미국내 흥행에서는 '아바타'를 앞서고 있는 '다크 나이트'가 세계 흥행 순위에서는 5위로 처져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미국내 흥행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흥행의 비율입니다. 세계 흥행 톱10에 들기 위해선 아무래도 미국내 흥행의 비율이 40% 이하라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일한 예외가 '다크 나이트'입니다. 미국 내 흥행이 전체 흥행의 53.2%나 됩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국 밖의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보다 훨씬 이 영화에 덜 열광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리고 탑10의 영화들을 보다 보면 어떤 영화들이 국제적인 흥행 대작이 될 수 있는지 쉽게 보입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3편,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2편,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2편이나 포함됐다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복잡하지 않은 줄거리이면서 판타지적인 소재, 그리고 온 가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특히나 '아바타'의 경우는 저 영화들 가운데서도 가장 미국내 흥행 비율이 낮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30.7%로 20%대까지 떨어질 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영화 관객들이 상당히 이례적으로 환호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대체 왜 그런 걸까요. 뭐 CG가 뛰어나니, 3D가 예술이니, 개량 서부극의 스토리이니, 뻔한 얘기는 일단 빼겠습니다. 지난번에도 관련된 글을 쓴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아바타를 보는 네가지 방법'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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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독교 중심 세계관으로부터의 탈피

겉으로 중시하고 있든, 속에 깔려 있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모두 서구 중심의 세계관을 깔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바타'는 제목부터 인도 신화를 염두에 두고 있고, 미국 중심의 가치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주인공을 맡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추구하는 미국 내 식자층의 분위기와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도덕적으로 충실한 영화인 셈입니다.


2. 현실에 대한 충실한 반영

세계 대부분의 문명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진짜 자아와 사이버 자아 사이의 불균형에 대한 절묘한 반영이 더욱 공감대를 크게 합니다. 게임 중독에 빠진 사람이 주변에 있는 사람이라면, 억지로 '가상 세계'로 부터 떼어 놓아야 한다는 경험, 목욕이나 식사, 면도 등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위해 필요한 행동을 가끔씩 강요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가상 세계에 대한 동경 등의 현상들에 대해 그리 낯설지 않을 겁니다. (미디어에 의해 자주 보도되는 내용이기도 하죠.^)

이런 두 가지에 대해서는 중앙일보 '분수대'에 이미 써 놓았던 글이 있습니다. 그냥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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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바타

세계 모든 신화에서 신들은 인류 역사에 개입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은 때로 인간의 형상으로 변신하거나 인간 여인들과 관계를 갖고 수많은 반신(半神)과 영웅들을 낳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비해 힌두 신들은 아예 독자적인 성격을 가진 인간이나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 이를 가리키는 산스크리트어가 아바타(avatar), 혹은 아바타라(avatara)다. 특히 3대 주신 중 하나인 비슈누의 아바타들은 인류를 위해 정의와 평화를 수호해왔다. 영웅 라마도, 무적의 전사 크리슈나도 비슈누의 아바타다.몸은 인간이되 권능은 신 그대로이므로 평범한 인간은 감히 상대가 될 수 없다.

힌두 최고의 전쟁 서사시인 '마하바라타'에서도 크리슈나의 동료나 적수들은 대부분 다른 주요 신의 아바타다. 물론 그중에서도 최고신인 비슈누의 아바타를 이길 존재는 없다.이런 어원을 가진 아바타는 오늘날 사이버 공간에서 수많은 네티즌의 분신으로 다시 태어났다.

싸이월드 같은 소셜(social)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리니지 등의 게임 속 세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아바타가 인간 주인과는 별개의 모습과 인격으로 존재한다.'타이타닉'의 거장 제임스 캐머런이 11년 만에 내놓은 신작 '아바타'도 결국 제2의 자아에 대한 이야기다.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 화면이 6대4 정도로 배합된 '아바타'는 새로운 형식과 시각적인 완성도로 찬탄을 자아내는 동시에 현실을 빗댄 우화로서도 풍부한 함의를 갖고 있다.

주인공 제이크(샘 워딩턴)는 두 다리를 못 쓰는 장애인이지만 원주민 아바타에 접속해선 용감한 전사로 변신해 비룡을 타고 모험을 펼친다. 그에게 이런 이중의 삶은 롤 플레잉 게임에 푹 빠진 오타쿠의 상황과 흡사하다. 인간으로 있을 때에도 목욕이며 식사를 내팽개친다든가, 현실과 게임 속을 혼동하기 시작하는 모습은 게임 중독에 대한 직설적인 풍자이기도 하다.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가 지구인이면서 아바타의 정체성을 선택해 인간과 싸운다는 설정은 자아와 제2의 자아가 반드시 순행하지는 않는다는 현실과 묘하게 맞물리는 느낌을 준다. 애당초 신화에서도 모든 아바타가 인간에게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비슈누의 아바타는 10개라고도 하고 22개라고도 한다. 공통적으로 마지막 아바타인 칼키(Khalki)는 약 43만 년 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종말을 선고할 존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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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3. 합법적인 반미 영화로서의 가능성

지구상 어디를 둘러봐도 미군(?)을 학살하면서 관객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영화는 없습니다. 물론 미국 국내에서는 더욱 당연한 얘기일 겁니다. 하지만 '아바타'는 그걸 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상으로는 애매하게 이들은 정규군이 아니며 기업에 의해 구성된 용병이라는 설정이지만 그렇다 해도 '미국어'를 쓰는 병사들이 퍽퍽 죽어 나가는데 관객이 반대편을 응원한다는 것은 참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카메론의 영화 세계로 표현하자면, 에일리언과 지구인이 사투를 벌이는데 관객이 에일리언을 응원하고 있는 격입니다.

어찌 보면 교묘한 속임수이기도 하지만, 미국 바깥의 관객들이 볼 때 이런 설정은 '우리가 항상 참일 수는 없다'는 미국내 지식인들의 반성으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이미 미국 내의 보수층은 이 영화가 '매우 위험한 선전물'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죠. 물론 이런 반응은 제작사나 카메론의 의도와 일치하는 것일테고, 영화의 흥행에는 훨씬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나 전 세계적으로 욕을 먹고 있는 미국 내의 보수집단이 이 영화에 대해 저주를 하면 할수록, 전 세계 흥행 성적은 더욱 솟구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P.S. 그런데 '아바타'의 속편이 같은 설정으로부터 이어진다면 과연 이런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정상적인 '인간'의 사고방식을 따른다면 인류와 나비족의 전면전이 예상되는데, 대체 카메론 선생은 과연 어떻게 이 줄거리를 풀어나갈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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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에 있어 만고의 진리 중 하나는, '정말 괜찮은 남자를 내버려두는 여자들은 없다'는 겁니다. 가끔 아주 간혹, 정말 괜찮은 여자가 이상한 이유로 솔로로 남아 있는 경우는 있지만 괜찮은 남자가 스스로 결혼을 기피한 것도 아닌데 일정 연령 위를 넘어가 있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많은 여자들이 친구 결혼식 같은 데 가서 '왜 멋지고 매너있는 남자들은 다 짝이 있는 거냐'고 푸념을 합니다. 겪어 보면 이 말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비슷한 또래의 총각들과 유부남들을 비교해 보면, 유부남들보다 나아 보이는 총각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총각이 한 다섯살은 젊어야 유부남들과 견줄만 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가장 상식적인 이유는 여자들이 보는 눈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괜찮은 남자들은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짝을 만납니다. 여자들이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괜찮은 남자들은 나이를 먹도록 내버려 두지를 않습니다. 악착같이 잡아내서 자기 남자로 들어앉히죠.


"자, 이제 아무데도 못 가."

하지만 이렇게 치부할 수 없는 두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반드시 유부남이 아니더라도 짝이 있는 남자가 좀 더 나아 보입니다. 이건 또 웬일일까요. 당연히 괜찮은 남자가 후줄근한 남자보다는 애인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겠죠. 하지만 그 이상의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역시 때깔을 봐도 이쪽이 낫지...? 암?" 이런 건 아닐 수도 있죠.


남자는 주변에 여자가 있어야 다듬어집니다. 여자가 매만져주는대로 대부분의 남자들은 따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남자를 돋보이게 하는 건 외모 자체보다는 분위기입니다. 여자와는 다르죠. 남자들은 옷 입히는 대로, 가꾸면 가꾸는 대로 달라집니다. 모든 남자와 여자가 낼 수 있는 외모의 최대치를 100이라고 할 때, 여자들은 내버려 둬도 스스로 자기가 낼 수 있는 최대치의 70 이상은 대부분 가꾸고 사는 반면 남자들은 어지간히 일찍 이런 면에 눈을 떴거나 게이가 아닌 바에는 자연상태에서 50을 넘지 못합니다. 여자들의 손길에 의한 발전의 여지가 큰 거죠.

외모 뿐만 아니라 성품이나 매너도 마찬가지입니다. '멋진 남자'라는 것은 사실 여자들이 만들어 낸 환상과 현실의 중간 어디쯤에 걸쳐져 있는 것이고, 여자들이 보기에 멋진 남자는 절대로 자연 상태에서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 남자들은 모두 학습을 통해 단련된 남자들입니다. 그 학습은 누가 시킬까요. 여자들 아니면 누가 시키겠습니까.

여기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겁니다. '멋있는 남자들은 다 짝이 있더라'는 것은 당연한 진리지만 그 남자들이 그 여자들과 짝을 이루기 전부터 멋있는 남자들이었느냐, 이건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 남자들이 멋져지기까지엔 그들을 갈고 닦은 수많은 여자들의 고충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죠.


이런 남자를 가져다가...

그저 평범해 보이는 돌 같은 남자를 주워서 매끈한 차돌로 만들어 내 데리고 다니는 여자들의 웃음 속에는 뿌듯함이 넘쳐 흐릅니다. 유부남들이 총각보다 멋져 보인다구요. 제가 보기엔 그 절반 이상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남자들입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다른 여자들은 무슨 재주로 저런 놈들을 꿰 차고 다닐까 생각하는 여러분은 상대적으로 게으른 겁니다. 그 여자들이 집안이 유난히 좋고 미모가 뛰어난 경우도 있겠지만, 평범한 여자도 남자 보는 안목만 있으면 어설픈 놈들을 데려다 괜찮은 놈으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남들은 놀면서 괜찮은 남자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란 말입니다. 세상 너무 편하게 살 생각 마십쇼.


처음부터 이런 남자 없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가끔 엉뚱한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기껏 한 놈 주워다가 멀쩡하게 만들어 놨더니 키워준(?) 공도 모르고 '다른 년'에게 포르르 날아가 버리더라구요. 사실 사내라는 놈들은 이런 고마움은 전혀 모릅니다. 이런 얘기 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당한 분, 당신은 이제 남자 키우는 법을 마스터했습니다. 당신은 언제든 원석을 주워다 가공할 수 있습니다. 자부심을 느껴도 좋습니다. 머잖아 당신에게는 또 다른 원석이 눈에 띌 겁니다. 그 돌을 연마하다 보면 옛날의 지나간 돌 따위는 금세 잊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엔 인성에 좀 더 신경을 쓰시기 바랍니다. 뭐 이러면서 다 배우는 거죠.

P.S. 옛날 집에 2년 전쯤에 썼던 글이지만 아직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좀 분주해서... 새 글은 '추노' 재방송이나 좀 보고 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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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이 인기를 끌면서 '공부의 신'의 원작 만화인 '꼴찌 동경대 가다'와 원작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 자쿠라'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드래곤 자쿠라'는 일본에서 비운의 드라마로 통합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일본에선 그리 성공한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별반 학생들로 출연한 배우들은 2,3년 사이 모두 톱클래스로 성장했죠.

만화 원작에선 2명뿐이었던 특별반 학생들이 드라마에선 6명으로 늘었고, 다시 한국에서는 5명으로 축소되는 등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아무래도 '공부의 신'의 원작은 만화 '꼴찌 동경대 가다'라기보다는 드라마 '드래곤 자쿠라'라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그만치 만화 원작 보다는 드라마로부터 받은 영향이 더 커 보입니다.

그럼 한국판의 다섯 특별반 학생과 일본판의 여섯 학생들은 어떻게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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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백현 vs 야지마 유스케 (유승호 vs '야마삐' 야마시타 토모히사)

잘생긴 반항아이고, 구체적으로 학교의 보스라거나 이런 지위는 아니지만 어쨌든 아이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존재. 황백현은 별 특기는 갖고 있지 않지만 야지마 유스케는 밴드에서 트럼펫을 불고 있었습니다. '드래곤 자쿠라'에서는 사쿠라기 변호사가 야지마를 끌어들이는 데 이 트럼펫이 꽤 큰 역할을 하죠.

황백현의 부모는 어려서 죽고 백현은 할머니의 손에서 키워졌지만 야지마는 아버지가 빚 독촉에 몰려 가출하는 바람에 졸지에 어머니와 두 식구만 남아 빚을 짊어질 상황이 됩니다. 만화 원작에서 명문가의 버림받은 막내인 야지마와는 전혀 다릅니다. 대신 전교 여학생들이 달려들어 고백을 하고자 한다는 새로운 특징이 생깁니다.

유승호는 다소 박력이 좀 부족해 보인다는 점 외에는 다혈질이었다, 차분했다 하는 약간 이중적인 백현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야지마 역을 맡았던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김현중과 쌍둥이같은 잘 생긴 얼굴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지만 솔직히 연기력이 뛰어나다고(특히 이 시기에는) 보기는 어렵습니다. 야지마 역을 연기하면서 늘 똑같은 패턴으로 흥분했다가 가라앉는 바람에 '드래곤 자쿠라'가 일본에서 그리 큰 붐을 조성하지 못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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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길풀잎 vs 미즈노 나오미 (고아성 vs 나가사와 마사미)

만화 원작과 두 편의 드라마를 통해 이 여주인공 캐릭터는 모두 술집을 하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너무나도 앳되게 보이는 고아성과는 달리 '드래곤 자쿠라'의 미즈노 역을 맡은 나가사와 마사미는 꽤 성숙해 보입니다.

'드래곤...'에서 미즈노는 나중에 과로로 쓰러진 어머니를 대신해 술집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면까지 보이지만, 이런 역할은 아무래도 고아성에겐 무리일 듯. 그리고 이 미즈노는 남자주인공을 졸졸 따라다니는 고사카 요시노를 늘 긴장시키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 이후 가장 큰 성취를 보인 배우라면 나가사와 마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윤은혜와 닮은꼴인 건강미인 이미지를 살려 아다치 미츠루 원작인 '터치'와 '러프'에서 잇달아 주인공을 맡으며 또래 중의 1인자로 떠올랐습니다. 최근엔 '천지인'에서도 닌자 풍의 미녀 스파이 역으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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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홍찬두  vs 오가타 히데키 (이현우 vs 고이케 텟페이)

사실 '드래곤...'에서 오가타는 그냥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캐릭터입니다. 오가타까지 캐릭터를 살려 주기에는 일본 드라마의 기본인 11부작은 너무 짧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16부작이 기본이기 때문에 캐릭터별로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부의 신'의  찬두에게는 부잣집 막내라는 캐릭터가 주어지고, 풀잎과의 살짝 러브라인도 그려집니다.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만화 원작, 그냥 조연 느낌이던 '드래곤...'과는 천양지차.

오가타 역을 맡은 고이케 텟페이는 '의룡' 시리즈에 순진한(?) 인턴 이주인 역으로 인기를 모았고 '고쿠센' 시리즈에도 얼굴을 비쳤습니다. 반면 이현우는 '선덕여왕'의 어린 김유신 역에 이어 꽤 비중있는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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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현정 vs 고사카 요시노, 고바야시 마키 (지연 vs 아라가키 유이, 사에코)
[사진은 사에코 - 아라가키 유이 - 지연 순]

양쪽 모두 남자주인공과 여자친구로 대략 인정을 받고 있지만 정작 남자주인공은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일 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고사카는 나중에 폭주족과 어울리기도 하는 다소 터프한 캐릭터지만 '공부의 신'의 나현정은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드래곤...'의 특별반에는 '최초의 동경대 출신 아이들이 되겠다'는 고바야시 마키 캐릭터가 있지만 '공부의 신'에서는 이 캐릭터가 아예 사라졌죠. 나현정이 정작 걸 그룹 멤버인 지연(티아라)에 의해 연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언제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 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고사카 역의 아라가키 유이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신예죠.

어쨌든 이 경우에도 11부작과 16부작의 차이 때문에 황백현을 사이에 둔 나현정 - 길풀잎의 삼각관계는 상당히 강조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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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봉구 vs 오쿠노 이치로 (이찬호 vs 나카오 아키요시)
[나카오 아키요시: 사진 왼쪽]

가장 공통점이 없는 캐릭터. '드래곤 자쿠라'에서 오쿠노는 쌍둥이 형제의 형입니다. 동생은 진학 명문고에 다니고 있는 수재로 집안의 모든 기대는 동생에게 몰려 있습니다. 오쿠노도 성실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머리가 뛰어난 편은 아니고, 착하고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우리 집안에서 동경대에 갈만한 수재는 동생 하나로 족하다"며 현실을 그냥 웃어 넘기는 학생이죠. 그러다 막차로 특별반에 합류하게 됩니다.

비쩍 마르고 기운없어 보이는 오쿠노에 비해 오봉구는 외형부터 완전히 다른 캐릭터죠. 고깃집의 아들로 유복하게 자란데다 부모 역시 '너는 공부까지 잘 할 필요 없으니 쉬엄 쉬엄 하라'고 전혀 자극을 주지 않습니다.

어쨌든 '공부에 관심은 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정말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는 학생이 어느날 계기를 맞아 정말 공부에 올인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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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까지 다 끝내 버릴까 했는데 너무 길어지는건 좀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교사 편에선 따로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아무튼 '드래곤 자쿠라/꼴찌 동경대 가다'는 모두 현실에 대한 풍자를 배경으로 깔고 있습니다. '동경대? 동경대가 정말 그렇게 대단해? 미안하지만 동경대 들어가는 편법도 얼마든지 있어'라는 식의 생각이죠. 아마 이런 식의 태도가 결정적으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악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어쨌든' 이 드라마는 '감동의 학원 드라마'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공부 열심히 시켜서 좋은 대학 보내겠다고 아이들을 몰아세우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으로, 그렇지 않고 학생 인권이나 들먹이는 교사는 무능하고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한국 정서에서는 당연한 일인 듯 합니다.

이대로 가면 또 뻔한 학력만능주의 조장이니 뭐니 하는 비판이 나올 듯도 한데, 여기에 '공부의 신' 팀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할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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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열흘 전에 뭔가 하나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당연히 올해 최대의 화제를 주제로 골랐습니다. 그 다음날인 4일, 두 사람이 열애를 인정하는 걸 보고 원고를 마감했죠. 그리고 나서 일주일 동안, 정말 수도 없는 주장과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네. 유해진-김혜수 커플 얘깁니다.

입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한마디씩 언급을 했지만, 모든 사람에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두 사람의 말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분이 지금까지 생활해온 분위기를 볼 때 뭐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거라는 기대는 거의 할 수 없었죠.

당사자들의 코멘트를 듣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쳤을 때, 제게 두번째로 궁금했던 코멘트는 과연 '개그콘서트'의 박성광은 뭐라고 할까였습니다. 이미 장동건-고소영 열애 때 "1등끼리만 사귀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외쳤던 박성광인 터라...^^  그리고 박성광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지난 주말 '개그콘서트'에서 박성광은 "나 같은 놈도 1등과 사귈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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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상 질문과 대답이 이미 나와버린 글이지만, 주제는 아직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옮겨옵니다.


제목: 이젠 송승헌과 박지선이 나설 차례다.

요즘 '개그콘서트(KBS2)'에서 한창 뜨고 있는 코너 중에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 있다. 경찰 이광섭이 당직을 서고 있는 야심한 파출소에 끌려온 취객 박성광 허안나가 한바탕 주정과 한풀이로 웃음을 주는 코너다. 특히 박성광이 외치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는 발빠르게 유행어가 됐다.

이 코너에서 장동건-고소영 열애설 인정에 대한 박성광의 코멘트는 이랬다. “1등끼리만 연애하는 더러운 세상!” 그리고 그 적절함에 포복절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새해 벽두, 정말 놀라운 열애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대한민국에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섹시한 여자’라고 치면 저절로 연관 검색어로 뜬다는 김혜수가, ‘박지성’과 연관 검색어인 배우 유해진과 사귄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박성광이라도 할 말이 없어질 상황이다.

물론 여기서 유해진이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또 이번에 새롭게 알려진 대로 그가 얼마나 지적이고 우아한 품성을 가진 사람인지, 촬영장에서 얼마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좋은 친구인지를 강조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어머니들도 이제 유난히 작은 눈과 검은 얼굴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 받는 어린 아들에게 위로 삼아 해줄 얘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너도 착하고 성실하게 자라면, 나중에 김혜수 같은 여자와 연애할 수 있단다.” 하지만 그런 아들을 둔 어머니조차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를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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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답안지가 앞에 놓이면 ‘외모지상주의는 나쁘다’에 자신 있게 동그라미표를 치지만, 실생활에서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이 먼저 와 닿는다. 이것이 생각과 실전의 차이다. 게다가 사람이란, 특히 한국 사람이란 본래 주위의 눈치를 살피게 되어 있다. ‘이 남자(혹은 이 여자), 외모는 변변치 않지만 정말 끌려’라고 생각해도 ‘내가 이 남자랑 다니면 내 친구들(혹은 우리 엄마, 내가 그동안 찼던 남자들)은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어 있다. 이게 바로 통념의 무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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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제대로 짚어냈던 영화가 패럴리 형제의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다. 주인공 잭 블랙은 자고로 미녀가 아니면 사람으로 치지 않는 속물. 그런 그가 어느 날 심리치료사의 마법 덕분에 사람의 성품을 미모로 보는 눈을 갖게 되고, 미녀 기네스 팰트로(물론 그의 눈에만 그렇게 보인다)를 만나 꿈같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물색없는 친구의 쓸데없는 간섭 때문에 그 미녀가 성격은 좋지만 자신보다 두 배 이상 무거운 ‘뚱녀’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 사랑을 깨뜨리는 것이 바로 ‘친구의 눈’이라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더 유해진-김혜수 커플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아직 끝난 건 아니다. 김혜수의 소신에 찬 선택(물론 본인에겐 당연한 선택이겠지만)이 이 땅의 소심한 남자들, 특히 ‘루저’라는 말뚝이 아직 가슴에 박힌 남자들에게 다시 일어날 용기를 줬다면, 그 반대편에도 누군가 구원의 빛을 던져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사건만큼의 위력을 발휘하려면 애인이 생긴 장동건이나 현빈은 틀렸고, 송승헌이나 김현중이 박지선과 사귄다는 정도의 뉴스는 나와야 할 것 같다.

P.S. 물론 알고 보니 박지선네 뒷마당에서 유전이 나왔다든가 하면 무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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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 나온 잭 블랙은 누구보다 심한 외모지상주의 신봉자였죠. 하지만 그는 최면술의 효과 때문에 사람의 외모 아닌 내면을 보는 눈을 갖추게 되죠. 즉 진짜 예쁜 여자도 예쁘게 보이지만, 외모는 부실하되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짜 미남 미녀로 보이는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사람됨은 아름답지만 엄청난 뚱녀인 여주인공이 잭 블랙의 눈에는 기네스 팰트로로 보이고, 두 사람은 행복해집니다. 다만 이걸 받아들일 수 없던 것은 잭 블랙의 친구죠. 그의 뇌리에 박혀 있었던 것은 바로 "저런 여자와 다니는 걸 보면 사람들이 내 친구를 어떻게 보겠어!"라는 것 뿐입니다. 이 얘기는 바로 지난번에 썼던 글과 이어집니다.

지난번 유해진/김혜수 커플에 대한 글을 썼을 때 반응 중에는 '여자는 원래 인물 별로 안 따졌다' '남자들이나 여자 인물 따지지 말아라' 라는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뭐 충분히 공감합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라 언급할 필요가 없기도 했지만, 또 그때는 이 글을 써 놓은 다음이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떤 반응을 보면 박성광의 "나같은 놈도..." 발언이 유해진에 대한 매도라고 분개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개는 한편으론 박성광에 대한 매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박성광이 유해진에게 무슨 악의를 갖거나, 유해진을 우습게 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부디 농담은 농담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주제와 상관없이 누가 더 아깝네 어쩌네 하는 얘기는 이제 그만 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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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커플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이젠 실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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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이 MBC TV '지붕뚫고 하이킥'에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심 반가웠습니다. 일단 '지붕뚫고 하이킥'의 위상이 그만치 올라갔다는 얘기기 때문이죠. 이 시트콤이 인기가 없었다면 이나영 정도의 스타가 출연할 이유가 없다는 건 당연한 얘깁니다. 물론 이번 출연은 아주 노골적으로 영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의 홍보를 위한 것이지만 말입니다(물론 영화 홍보를 위해 주인공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온게 어제 오늘 얘기도 아니고, 이걸로 시비를 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얼마나 노골적이냐 하면... 영화 속 남장 캐릭터를 가져와 남장 여자 연기를 한다는 거였죠. 뭐 이미 황정남씨의 등장이 대단히 큰 웃음을 준 뒤라 과연 이번엔 어떤 남장 캐릭터가 나올까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실망이 매우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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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용인즉, 지훈(최다니엘)이 일하는 병원에서 정음(황정음)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훈을 자기 군대 후배 아니냐고 우기는 이상한 남자 이나봉(이나영)이 나타납니다. 이 남자는 지훈에게 친구가 되자는 둥, 삼겹살을 구워 먹으러 가자는 둥 이상한 행동을 잇달아 벌입니다.

이나봉에게 '어디선가 본 듯 하다'고 말했던 지훈은 술에 취하자 '그러고 보니 내가 죽어도 못 잊는 사람과 닮았다'고 한마디 합니다. 그리고 정음은 우연히 다음날 이나봉이 여자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물론 이순재의 반지 에피소드가 있지만 여기선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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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나영은(정확하게 말하면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제작사 측은) 이번 출연으로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시트콤 한 회가 재미가 없었다는 점에서 출발해 이 한 회의 출연분이 '아빠가 엄마를 좋아해'에 대한 기대를 확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한편을 갖고 이나영이 연기력이 없는 배우라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는 여자'나 드라마 '내멋대로 해라'의 이나영은 훌륭한 배우였죠. 하지만 이날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이나영이 보여준 남장 여자 연기는 찬물에 담근 라면 면발처럼 겉돌기만 했습니다. 에피소드 역시 급조된 느낌이 강했고, 평소의 '하이킥'에 비해 설득력도 영 떨어졌습니다.

어딘가 조승우 강혜정 주연 영화 '도마뱀'의 냄새를 풍기려고 한 듯한 흔적이 있지만 이나영의 어색한 남장 연기 때문에 앞부분의 코미디는 완전히 사그라들었고, 뒷부분의 아련한 느낌 역시 전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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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날 한 편 때문에 '하이킥'의 명성에 금이 가거나 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하이킥'의 입장에서야 이나영은 그냥 한번 지나가는 등장인물이기 때문이죠. 그냥 '한번 나왔다'는 정도의 의미 이상은 갖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껏 공을 들여 영화 홍보에 나서려 했던 입장에선 문제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그저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나와 한껏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려던 계획이 그리 큰 효과를 얻은 것 같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방식으로 영화 홍보 효과를 노리던 사람들의 입장에선, 앞으로 이런 경우에 꽤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듯 합니다. 출연하려는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확실하게 젖어들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교훈 말입니다.


P.S.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일 뿐입니다. 물론 어제 에피소드를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를 보러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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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라는 이름만으로도 소년시절의 추억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요즘도 국내에서 방송되는 BBC의 수사드라마들을 볼 때마다 저 나라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셜록 홈즈의 후예들을 길러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모리스 르블랑은 '괴도 루팡' 시리즈 중 한 권인 '기암성'에서 영국이 자랑하는 영웅 셜록 홈즈를 패러디해 '해록 숌즈'라는 이상한 영국인 탐정을 루팡의 경쟁자로 등장시킵니다. 결론은 루팡의 완승. 르블랑의 이런 비겁한 반칙 때문에 '영국이란 나라에 대한 호감'과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반감'이 동시에 생긴 분이 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셜록 홈즈를 영화로 만든 감독이 가이 리치라는 것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비록 가이 리치의 걸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를 너무나 너무나 사랑하는 팬이긴 하지만, 가이 리치의 세계와 셜록 홈즈의 세계는 아무래도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주인공까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물론 좋아하는 배우고 좋아하는 감독이긴 한데, 이건 뭐랄까... 김병욱 감독님이 줄리엔 강을 주인공으로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만든다는 느낌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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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줄거리.

런던 베이커가 221B에 사는 탐정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단짝 친구 왓슨(주드 로)과 함께 사이비종교 교주 풍의 흑마술사인 블랙우드 경(마크 스트롱)을 체포합니다. 그와 동시에 홈즈는 이제 상대할 범죄자가 없다는 허무에 빠지고, 왓슨은 메리 몰스턴을 만나 결혼을 약속합니다. 그러는 사이 홈즈의 한때 애인이자 매력적인 도둑 아이린 아들러(레이첼 매커덤스)가 갑자기 나타나죠.

하지만 교수형을 앞둔 블랙우드는 홈즈를 불러 면회를 신청하고, 곧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예언은 적중되고 블랙우드는 묘지에서 사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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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셜로키언'이라고 자처할 정도로 열성 팬은 아니지만, 홈즈의 추억을 소년 시절의 중요한 부분으로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참 황당무계하게 여겨집니다. 물론 홈즈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 이상으로 터프한 남자고, 한때 권투 경력도 갖고 있었으며,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잠수를 탔을 때는 마약굴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괴짜스러운 사람이긴 합니다. 하지만 왓슨에 비해 똑부러진 영국 신사의 이미지는 아니라고 해도, 이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 수다스럽고 온 사방에 농담을 뿌리고 다니는 남자의 이미지는 결코 아니죠.

왓슨 역시 잘생기고 꼿꼿한, 튼튼하고 용감한 남자의 이미지이긴 하지만 이렇게 액션을 뿌리고 다니는 남자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아니 홈즈, 자네는 대체 그런걸 어떻게 다 알지?"가 고정 대사인 원작의 왓슨과는 달리 이 영화의 왓슨은 홈즈의 가장 중요한 조언자이며 초보 법의학자이기까지 합니다. 한마디로 장족의 발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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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영화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난 도일 경이 만들어 낸 세계와는 달리 장난기가 흘러 넘칩니다. 당연히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이라고 하기는 좀 힘들 정도입니다. 아주 아슬아슬하게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처럼 막 나가지 않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이 영화를 접했을 때, 홈즈의 세계에 익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중 어느 쪽의 호응이 훨씬 클 지는 자명합니다. 당연히 후자 쪽이죠. 그리고 아마도, 2010년의 영화 관객 중에는 후자 쪽이 훨씬 더 많을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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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글의 제목이 '셜록 홈즈를 읽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이라고 해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셜록 홈즈가 나오는 작품들을 읽지 않았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우삼이나 '적벽대전' 관게자들이 -심지어 출연하는 배우들까지도- 아무도 '삼국지연의'를 읽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가이 리치와 '셜록 홈즈' 제작진들은 홈즈의 세계를 속속들이 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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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아이린 아들러라는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은 '보히미아의 추문' 단 한 편 뿐이지만, 아마도 전편을 통틀어 유일하게 홈즈에게 '여성'으로 그려지는 중요한 존재입니다(언급되는 작품은 훨씬 더 많죠). 홈즈의 로맨스가 언급된다면 아들러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네 사람의 서명'은 왓슨이 첫 아내인 메리와 맺어지는 사건이기도 하죠. 이런 식의 구성을 보면 결코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홈즈의 세계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가이 리치의 태도는 "이봐, 솔직히 당신들 홈즈 홈즈 이름은 너무나 잘 알지만 책은 안 읽어 봤지? 괜찮아. 어쨌든 재미있게 만들어 주면 될 것 아냐!"라는 식으로 느껴집니다. 사실 재능있는 배우들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상큼합니다. 좀 지나친 개그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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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어느 케이블 TV에선가 줄곧 틀어 주다가 사라진, 제레미 브렛의 TV판 셜록 홈즈 시리즈가 그립습니다. 브렛이 연기하는 홈즈는 어딘가 좀 다른 듯도 하면서도 '그래, 저런게 바로 홈즈야'라는 생각이 들게 했는데 말입니다.

P.S. 미국에서도 '아바타'에 밀려 한번도 박스 오피스 1위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1억달러를 넘는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아마도 속편이 나오고, 그때는 영원한 악당 모리어티 교수와의 한판승부가 예상됩니다. 과연 그때는 누가 모리어티를 연기할까요. (이번 영화가 재미없다는 건 아니었지만, 그때도 이 영화를 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P.S.2. 닥터 하우스의 원작(?)이 홈즈 시리즈라는 건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래서인지 유독 이 영화를 보다 보면 홈즈가 하우스처럼, 왓슨이 윌슨처럼 보이곤 합니다. 아, 물론 전편에서 계속 그런 건 아니고 어떤 장면들이 그렇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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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관객 동원을 향해 가고 있는 '전우치'를 뒤늦게 봤습니다. 최동훈 감독에 대한 신뢰야 여전했지만 연말연시엔 도무지 짬이 나질 않더군요. 기대대로 영화는 재미 만발. 제작비를 물 쓰듯(그래 봐야 '아바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쓸 수 있게 된 최감독이 마음대로 하고 싶었던 걸 다 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도사 전우치'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교 시절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홍길동만큼 친숙하지는 않지만 암행어사 박문수나 홍의장군 곽재우 정도로는 익숙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 전우치는 홍길동 못잖게 도술과 해학으로 널리 이름을 떨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또 고전소설 '전우치전'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다만 홍길동과 차이가 있다면, 이 전우치는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이죠. (홍길동 역시 홍길동이란 도둑이 조선 중기에 있기는 했습니다만, 소설 속 홍길동과는 스펙이 너무나 다릅니다)

실존인물 전우치가 궁금하신 분은 바로 맨 아래로 가시기 바랍니다. 일단 영화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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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의 수장 표훈대덕이 잡아 놓고 있던 요괴들이 어리숙한 세 제자 신선들의 실수로 풀려나고, 이들을 제압하고 있던 보물 피리(만파식적?)가 함께 사라져 인간 세상을 어지럽힙니다. 시대는 조선 중기. 세 신선은 당대 최고의 도인 화담(김윤석)을 찾아가 요괴를 잡고 피리를 찾아 줄 것을 요청하죠. 한편 천관도사(백윤식)의 제자 전우치(강동원)는 부적을 사용하는 재주를 이용해 가난한 사람을 돕고 온갖 장난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합니다.

우연히 요괴와 싸우던 전우치의 손에 피리가 들어가고, 화담은 피리를 찾아 전우치와 스승 천관도사가 살고 있는 선경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어찌어찌하다가 전우치는 요괴와 한 편으로 몰려 그림 속에 봉인된 채 500년의 세월을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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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동훈 감독이 만들어 낸 전우치는 고대소설 '전우치전'보다는 '서유기'의 손오공에 가깝습니다. 말썽꾸러기 도사 전우치가 500년 세월을 봉인당했다가 새로운 시대에 풀려나 엎치락 뒤치락 코믹 액션을 펼치는 설정은 누가 봐도 손오공 이야기에서 따 온 것이죠. 중간에 벼슬을 주어 전우치를 달래자는 신선들의 이야기 역시 제천대성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어쨌거나 이 영화를 꿰뚫는 정서는 전복의 미학입니다. 갓 쓰고 도포 입은 전우치가 2009년의 서울 한복판에서 액션을 펼치는 것(의도적인지 모르겠지만 청계천과 한강, 남산타워 등 서울 시내의 볼만한 장소들이 특별히 강조되어 있습니다. 영화 전체가 서울의 홍보 역할을 하고 있죠)부터 이 전복은 시작됩니다.

전우치가 도술을 뽐내다 화담 서경덕에게 제압당하는 원작의 설정과는 달리 여기선 조선시대의 명 유학자로 이름을 날린 화담이 악당 중의 악당으로 등장하죠. 게다가 보쌈을 두려워해야 할 과부(임수정)는 오히려 20세기풍의 낭만적인 연애를 꿈꿉니다. 제자리에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최감독이야말로 전우치보다 더 악동인 셈이죠.^ 모조리 자리를 바꿔 놓고, 마지막엔 초랭이의 정체(?)까지 뒤집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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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늘 얘기하는 거지만 '전우치'의 경우에도 영화를 볼만하게 만드는 건 현란한 특수효과가 아닙니다. 한 순간도 '저기서 왜 말도 안되게 저기로 넘어가?'라는 말을 허용하지 않는 탄탄한 구조와 속도감 높은 편집입니다.

사실 주인공 강동원은 물론이고 김윤석이나 임수정, 염정아, 도사 3인방 역의 주진모 송영창 김상호 등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할 일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쉴새없이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 속에서 배우 하나가 '인상적인 장면'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 '배우들이 낭비됐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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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서도 김윤석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 하나를 살려 내는 솜씨를 보입니다. "더 살아 봐야 아무 것도 없단다." 대단합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당연히 강추작입니다. '어린이용 영화가 아닐까' 주저하셨던 분들, 어서 극장으로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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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제목에 대한 책임입니다. 실존인물 전우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정확한 생몰연대는 밝혀진 데가 없지만 조선 중기에 실제로 활동한 사람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다만 출신지에 대한 기록은 황해도, 개성, 평안도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덕무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61권에 따르면 전우치는 '순오지'의 저자로 알려진 홍만종의 '해동이적(海東異蹟)'이라는 책에 한국 선도의 대표적인 인물 38인 중 하나로 소개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중에는 한라선인, 지리선인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도사들도 있지만 토정 이지함이나 남사고처럼 예언가로 후세까지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있고, 김시습 강감찬 서경덕 곽재우 등 도술을 썼거나 신선이 되었다는 소문이 있는 사람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 이기의 '송와잡설(松窩雜說)'에도 '명나라 세종 연간(16세기 중엽)에 해서(황해도) 사람 전우치가 도술로 역병을 치료하고 사람들을 도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밖에도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죽은 뒤에도 나타났다는 기록 등이 여기 저기 남아 있습니다.

심지어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은 전우치의 시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늦가을 맑은 못에 서리 기운 해맑은데 / 秋晩瑤潭霜氣淸
공중의 퉁소 소리 바람 타고 내려오네 / 天風吹下紫簫聲
푸른 난(鸞)은 오지 않고 하늘 바다 넓으니 / 靑鸞不至海天闊
서른 여섯 봉우리에 가을 달은 밝도다 / 三十六峯秋月明

당대의 문장가인 허균이 '그의 시를 읽으면 시원하다'고 소개했을 정도입니다.

아무튼 행동거지가 남다른 사람이었던 것은 분명한 듯 하며, 이런 실재 인물을 배경으로 후세 사람들이 '전우치전'이라는 고대 소설을 남긴 듯 합니다. 다만 소설 속의 전우치는 실제의 행동보다 훨씬 과감해져서 임금을 희롱하기도 하고 군사를 지휘해 군공을 세우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때나 지금이나, 서민들의 마음을 달래는 영웅으로 묘사되는 데에는 차이가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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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도입부의 나레이션에서 '신선 표훈대덕'은 아마도 신라시대의 명승 표훈대사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싶은데, 굳이 고승에게 붙이는 칭호인 '대덕'을 신선에게 붙인 것도 이상하고, 그 다음에 '미관 말직의 세 신선'이라고 한 것 역시 대체 왜 신선을 미관 말직이라고 부르는 지 알 수가 없더군요. 왕년의 명 논술 강사 최동훈 감독의 손이 간 작품 치고는 이런 부분이 좀 의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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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주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이제사 이런걸 추린다는게 좀 우습기도 하지만, 연말엔 나름 바빴습니다(네. 블로그상으로는 시상식 설거지하느라 바빴습니다.^).

2009년에도 꽤 많은 영화를 봤습니다만, 마음이 바빠서인지 생각만큼 많이 리뷰를 쓰지는 못했습니다. 꽤 좋은 인상을 받은 작품인데도(ex. 레볼루셔너리 로드) 이상하게 글이 나오지 않아서 다루지 못한 영화도 있습니다. 솔직히 케이트 윈슬렛에 별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이 작품만큼은 강추하고 싶습니다. 흔히 호평을 받은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보다 이 영화 쪽이 훨씬 더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좀 늦게 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막판에 튀어나온 것도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아바타'를 3D로 보기 전에 순위를 작성했다면, 그리고 '10대 영화'에 포함시키지 않았더라면 참 빈곤한 리스트가 됐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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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바타

카메론은 영화의 미래.
 
 


2. 국가대표

어떤 오글거림도 배우들이 하늘을 나는 순간 용서하게 된다.
 
 


3. 마더
 
제작자만 빼면 모두 행복한 영화.

 


4. 디스 이즈 잇

물론 다른 영화와 비교한다는 건 좀 무리일 수 있지만 - 어쨌든 편견이니까.
 
 

5.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형, 멋져요. 형은 그래도 돼요.
 
 


6. 파주

"난 한번도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2009년의 대사.
 
 


7. 스타트렉
 
이런게 바로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라고!

 


8.7급 공무원

제발 5급 공무원도 만들어 주세요.
 
 


9. 박쥐
 
그런데 혹시 만들기 전에 '트와일라잇'을 보셨다면 어떤 영화가...^^

 


10. 슬럼독 밀리어네어
 
'어차피 운명이니까', 혹은 '어차피 대본에 그렇게 돼 있으니까'. That's entertainment.

 


그리고 '아바타' 때문에 두 편으로 늘어난 아차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CG나 모션캡처로도 이런 따스함이 나올 수 있다.
 
 


* 똥파리
 
새로울 건 없지만 어쨌든 새로웠던 영화.

 






다음은 2009년의 돈 아까웠던 영화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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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벽대전2
 
...이건 나의 삼국지가 아니야!

 

2. 불꽃처럼 나비처럼

...도대체 사극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3. 터미네이터4
 
...세번째부터 이미 아니 만났어도 좋았을.

 


4. 트랜스포머2
 
...듣기 좋은 콧노래는 딱 한번?

 


5.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애꿎은 비는 왜 들먹이고?
 


혹시 안 보신 작품들이 있다면 마지막 다섯 편은 절대 비추입니다.
(하긴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은 '욕하더라도 보긴 보겠다'도 가능하겠군요.)




아, 추천창이 너무 많긴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 대한 추천은 이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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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김혜수에게는 '소신 지원'이라는 칭찬을, 유해진에게는 '남자의 희망'이라는 부러움 섞인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참 이렇게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커플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일찍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게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물론, 대전제는 '누가 누구를 사귀고 말고 하는 문제로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반칙이라는 겁니다. 소신 어쩌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 다른 사람보다 김혜수 본인이 기가 막힐 것이고, 유해진에게는 남달리 실례가 될 겁니다. 그들 스스로는 서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사귀는 것 뿐인데, 칭찬이며 감탄이며 하는게 더 어색하겠죠. 그런데 사람들이 처음에 언급한 반응을 보이는 게 사실 이상한 건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남들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데'라는 것이죠.

그럼 '남들은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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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한 행인, 길에 쓰러진 취객을 일으켜 집에 보내준 사람, 달아내는 소매치기의 다리를 걸어 체포될 수 있게 한 사람, 거액이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 주고 사례를 마다한 사람, 목숨을 걸고 불타는 건물에서 잠자던 노인을 업고 나온 소방관. 모두 신문 사회면의 미담 기사에 실리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의 인터뷰 소감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말이 있습니다.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그렇습니다.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라고 하지만 실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세상엔 널려 있습니다. 윤리 시험 문제라면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답이지만, 같은 상황에서 주저없이 그런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죠.



사람은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 행동 양식을 선택할 때,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박지성의 선택은 박주영이나 기성용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것이고, 도요타는 현대차의 결정을 참고하겠죠. 이번 사건^^이 사람들의 입에 유난히 많이 오르내리는 것은, 김혜수가 흔히 김혜수와 비슷한 사람들이 하지 않는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슷한 환경에서 '유난히 튀는 선택'을 한 사람이 김혜수뿐만은 아닙니다만, 그런 선택들이 모두 환영받지는 못했습니다.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그것 역시 자명합니다. 김혜수의 선택에서는 '상대인 남자', 그 사람 개인 이외의 다른 요소들이 개입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외모, 사회적 지위, 재산, 명예, 가문, 학벌 등등의 소위 '조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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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다시 지난해 한때 뜨거웠던 '미수다'의 '루저의 난' 사태를 되새겨보게 됩니다. 당시 출연자들은 '여자는 몸을 꾸미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데이트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며' '연애 상대와 결혼 상대가 다른 건 당연하며' '아무리 멋진 남자라도 원룸에서 라면을 먹으며 사회 출발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독일 출신 미르야가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고 일갈을 날려 이들을 평정(?)하기도 했죠.

이 대목에서 왜 많은 다른 사람들은 '그냥 자기가 좋은 사람'과 사귀지 못할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제목은 '다른 여자들은...'이라고 달았지만 사실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건은 바로 '다른 사람의 눈'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 남자와 결혼하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이런 여자와 다니면 남들은 날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소위 '객관적인 조건'에 매달리는 겁니다.

이 '남들의 눈'은 더 폭넓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남들의 눈이란 조건이 사라져도 과연 지금처럼 명품 백이나 구두에 여자들이 목을 맬지, 남자들이 무리해서 눈만 오면 무용지물이 되는^^ 거대한 후륜구동 수입 세단을 사는데 매달릴 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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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김혜수나 되니까...'라는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 자신이 부와 명예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에 구애받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이런 주장은 쉽게 뒤집힐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벌가나 명문가 자제들은 대개 그 비슷한 문벌 안에서 상대를 찾습니다. 회장 아들과 가난한 신입사원의 결합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얘기일 뿐입니다. 세상을 보면 볼수록 0.1%에 드는 사람들도 결코 '남의 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게 됩니다. 소위 스스로 갖고 있는 '객관적 조건'은 소신있는 선택의 전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일 뿐입니다.

누군가 부동산 거래를 할 때, 100억원을 주고 25평짜리 아파트를 샀다는 얘기를 들으면 상관 없는 사람도 혀를 끌끌 찹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연애나 결혼 상대의 선택에도 비슷한 경제 논리를 들여다 설명을 한다는 것이 세상의 비극이죠.

이런 주제로 얘기를 하자면 정말 끝이 없겠지만, 여기선 일단 끝을 맺겠습니다. 오늘의 결론은, 온갖 조건으로 도배된 상대라야 만족할 수 있다는 사람에게 던지는 미르야씨의 한마디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없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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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공부의 신'이 반쪽 1위에서 2회만에 월화드라마 1위의 자리를 꿰찼습니다. 상당히 의미있는 성적입니다. 2010년 1월4일, 지상파 3사는 동시에 세 편(정확하게 말하면 네편이지만)의 월화드라마를 시작하면서 나름 칼을 갈았습니다. 그 동안 '선덕여왕'에게 밀려 기를 펴지 못했던 SBS와 KBS로서는 판도를 바꿔 놓을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고, MBC 역시 '선덕여왕'이 장기집권(심지어 연장방영까지)하는 동안 차기작을 준비할 충분한 여유가 있었죠.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 방송사 모두 내놓은 작품이 만만찮았고, 첫날은 오락가락, 세 드라마 모두 시청률 10%를 넘는 대혼전을 벌였습니다. 물론 시청률이라는 건 흔들리는 배 위에 놓인 물잔과 같아서 출렁하는가 싶으면 어느 한 쪽으로 쏠려 쓰러지게 되어 있죠.

'공부의 신'의 1회 포인트가 "너희같이 바보같은 놈들일수록 천하대(사실은 서울대)에 가야 한다!"고 외치던 김수로의 일장 연설이었다면 2회의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유승호의 눈물입니다. 특히 그 눈물의 매개가 할머니가 싸 준 도시락이라는 게 의미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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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통학교' 병문고를 되살리기 위해 천하대 입시 특별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강석호(김수로)에게 놓인 첫번째 미션은 이 특별반에 들어올 학생을 최소 다섯명은 모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죠. (당연히 그렇겠죠.)

드라마의 진행상 반드시 특별반의 주역이 되어야 할 백현(유승호)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셋집에서 쫓겨날 상황입니다. 당연히 목돈이 필요하죠. 학교는 뒤로 미루고 중국집 철가방과 카센터 아르바이트로 돈벌기에 나선 백현에게 짠 하고 나타난 강석호는 말합니다. "대체 이렇게 푼돈 벌어서 어느 세월에 집을 구해 할머니를 모시겠느냐. 네가 지금 돈 버는 시간은 미래를 위해 투자할 시간인데"라며 질타합니다.

당연히 "상관 말라"며 버럭 화를 낸 백현은 학교를 땡땡이치고 알바를 하다가 공원에서 할머니가 특별히 싸 준 도시락을 까 먹습니다. (급식 세상이라 소풍날 아니면 보기 힘들어진게 도시락이지만 '손자가 특별반에 갔다는데'라는게 갑자기 도시락이 등장한 이유입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게 할머니의 편지. 그리고 강석호를 통해 할머니가 자기 몰래 고시원으로 방을 빼는 걸 알게 된 백현은 마침내 특별반에 도전하기로 결심합니다.

여기서 뜬금없이 남자가 밥을 먹다가 목에 걸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벌써 24년 전 영화군요. 1986년작 '영웅본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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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한 구석에서 도시락을 꾸역꾸역 삼키고 있는 소마(주윤발). 아호(적룡)의 복수를 위해 총격전을 벌이다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소마는 왕년의 자기 부하였던 아문(이자웅)의 차를 닦으며 용돈을 받아 쓰는 처지가 돼 있습니다. 오직 밥을 빨리 먹어 없애는 게 인생의 목표라는 듯 목구멍으로 아귀아귀 밥을 밀어넣던 소마에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마, 편지에는 잘 지내고 있다고 썼잖아."

그 순간 소마의 표정은 한 순간에 얼어붙습니다. 보고싶던 친구를 마주했건만 현재 자신의 처지에 대한 수치와 곤혹스러움이 짧은 시간에 교차합니다.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입에 든 밥을 뱉지도 못하고, 삼키지도 못하고. 이 복잡한 순간을 표정 하나로 연기해내는 주윤발이라는 배우의 솜씨는 절묘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성 관객들은 이런 장면의 정서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심지어 이런 장면이 있었는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

아무튼 유승호군이 도시락 먹는 장면을 보면서 우연히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사나이 눈물'이라기엔 솜털이 보송보송한 얼굴이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은 명품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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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갑자기 곁길로 샜지만, 할머니의 도시락과 유승호의 굵고 짠 눈물은 드라마의 흐름 속에서 충분한 효과를 냈습니다. 물론 일본판 드라마 '드래곤 사쿠라'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이죠. 훨씬 한국적인 정서에 맞닿은 느낌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상황들이 그리 현실적이지는 않을 겁니다(앞으로 입시 훈련 과정이 나오면 당연히 더더욱 비현실적인 내용이 등장하겠죠^^). 그런 가운데서 과연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거의 생활보호대상급 고교생이 화려한 그래픽의 최신 휴대폰을 갖고 다녀도 될까 싶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부분이 현재 10대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물론, 드라마에 그런 장면이 나오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건 다들 아실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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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중년이 된 이 나이에도 강석호 쌤의 말씀들은 가슴에 콱콱 박힙니다. "너 같은 놈은 아직 자존심 세울 레벨도 안 돼. 아직 내가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어디서 짠 하고 나타나 도와줄 선생님도 없는 이 나이엔 뭘 어찌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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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가 갑자기 풍성해졌습니다. SBS TV '제중원'은 최초의 양의 병원을 그리는 사극+메디컬 드라마로, MBC TV '파스타'는 레스토랑을 무대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하나인 공효진이 주역으로 나선 코믹 터치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라, 저는 KBS 2TV '공부의 신'을 닥본사했습니다.

'공부의 신'은 잘 알려진대로 미타 노리후사의 일본 만화 '꼴찌 동경대가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일본에서도 '드래곤 사쿠라'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꽤 인기를 모으기도 했죠. 이미 이 일본 드라마는 국내에서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일본이나 한국이나, 서울대나 동경대나 비슷한 상황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보니 상당히 정서적으로 통하는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 드라마에서는 서울대라는 이름을 피해 천하대라는 이름을 썼죠.

첫 방송이 나간 뒤로 두 군데의 시청률 조사기관에서 한쪽은 '제중원', 다른 한 쪽은 '공부의 신'을 1위에 내놓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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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에는 수없이 많은 관전 포인트가 있겠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유승호와 이현우입니다. 물론 출연 시기가 겹치지는 않았지만 두 배우 모두 월화드라마 부동의 강자였던 '선덕여왕'이 끝나기 무섭게 '공부의 신'으로 옮겨 탔죠.

알려진대로 유승호는 춘추 역을, 이현우는 유신의 아역을 맡았습니다. 초반 시청률을 견인하는데 이현우의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큰 역할을 했다면 유승호는 춘추 역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춘추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공부의 신'은 본래 유승호가 연기하는 백현 역에 초점이 한껏 맞춰져 있기 때문에 유승호 팬들은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유승호로서는 '선덕여왕' 때 못 다 푼 주역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죠. 다만 라이벌이 있다면 같은 학생들이 아니라 스승 김수로가 될 거라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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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라인을 살짝 살펴보자면 이렇습니다. 일거리 없는 3류 변호사 강석호(김수로)는 어느날 주위 주민들의 골치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똥통' 병문고교를 정리하는 일거리를 맡습니다. 하지만 사실 병문고 출신이던 강석호는 이 학교를 어떻게든 일으켜 보려는 야심을 품죠.

그래서 하루빨리 학교를 정리할 생각 뿐인 쇼핑마니아 이사장 마리(오윤아)를 꼬드겨 1년간 천하대(물론 서울대를 말합니다) 입시 특별반을 운영해 다섯명의 합격생을 내면 학교를 훨씬 좋은 조건에 다른 운영자에게 넘길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전인교육을 주장하는 교사 수정(배두나)은 강석호에게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만들 셈이냐고 반발하지만 그럼 대안이 뭐냐는 말에 머쓱해집니다.

그리고 반항아 백현(유승호), 엄마가 술집을 하는 풀잎(고아성), 백현을 서방으로 모시는 현정(티아라 지연),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에게 반감을 가진 찬두(이현우), 고깃집 아들로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봉구(이찬호) 등 다섯 아이들이 천하대에 가기 위한 특수훈련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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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만에 서울대가기'의 열풍이 보여주듯, '공부'와 '명문대'는 한국 학생들과 학부형의 천형과 같은 존재입니다. '서울대가 밥 먹여주냐'고 애써 부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밥 먹여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를 나왔다'는 것이 그저 성적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에 진학한다는 건 두뇌 외에도 여러가지 면을 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일단 제도와 시스템에 순응하려는 마음가짐이 있다는 것, 또 높은 성취 동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고, 천재보다는 부지런함을 요구하는 입시 제도상 최소한 목표가 있는 상태에서 일정 기간 이상 자신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기존 질서에도 동화되기 쉽고, 타인의 말을 흘려 듣지 않으며, 무엇이 중요한 부분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이밖에도 객관식 시험문제에 맞는 사고방식은 다양한 의견 가운데서도 어떤 것이 최대 다수의 의견인지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에도 적당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과 겹쳐집니다. (뭐 이런 얘기는 그냥 이 정도로.)

아무튼 이 드라마/만화/일본 드라마/의 1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변호사 강석호(김수로)의 일장 연설입니다. "너희같이 공부도 못하고 머리 쓰는게 귀찮은 놈들은 평생 남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살 뿐이다. 왜? 항상 제도나 조건은 똑똑한 놈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그놈들이 고깝고 이 사회에 불만이 있으면 천하대를 가라. 가서 룰을 만드는 사람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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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듣는 사람이 10대라면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 구구절절 맞는 말입니다. 세상을 바꾸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아, 물론 현실에서는 여기에도 토가 계속 달립니다. 인성을 무시한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냐, 서울대는 아무나 가냐, 어차피 돈 많고 과외 많이 하는 강남 부유층 아이들이 서울대에도 가장 많이 가는게 정상 아니냐, 요즘은 로스쿨 때문에 돈 없으면 변호사도 못 된다... 등등.

드라마에서도 이런 반론이 등장하지만 이건 현실이 아니라 드라마이기 때문에, 초현실적인 비법이 등장합니다. 그걸 미리 말하는 건 드라마의 재미를 깎는 부분이니... 그냥 보시면 압니다. 아무튼 그리 현실적이진 않지만, 재미는 있을 겁니다.

그리고 뭐라고 부정하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생활수준의 향상을 꾀하는 데 결국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공부라는 것 역시(로또는 그리 효율적이지는 않죠^^) 맞는 말인 건 분명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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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를 봐선 유승호의 반항아 연기는 꽤 그럴싸 합니다. 할머니와 철거될 건물에서 둘이 사는 가난한 집 학생 치고는 너무 귀태가 난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이현우는 아직 출연 분량이 적어 뭐라 말하기 힘들 상황입니다.

'괴물'의 고아성이야 이미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고, 티아라의 지연 - 한때 리틀 김태희라고 불렸죠 - 이 얼마나 연기에 적응하는지가 꽤 볼거리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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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이 드라마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맥을 잇는 '외인구단' 형 드라마입니다. 루저들에게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 길을 열어주고 현실을 돌파하게 해 준다는 내용이기 때문이죠. 자연히 그 지도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집니다.

아무튼 김수로의 박력은 첫회 제대로 작렬.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더군요. '울학교 E.T'에서 교사 역을 연습한 게 큰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수로의 카리스마에 묻히지 않으려면 유승호도 꽤 노력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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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현재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을 뽑으라면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이 포진한 KBS 2TV '해피선데이'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듯 합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1박2일'의 앞 코너가 SBS TV '패밀리가 떴다'에 약세를 보인 탓에 '1박2일'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시청률 톱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두 코너 모두 활기를 띠면서 무려 29%라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패밀리가 떴다'가 일요일 예능 1위를 달린 비결에도 사실은 집계 방법의 함정이 있습니다. KBS 2TV '해피선데이'는 2시간 넘게 방송되는 전체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누지 않고 통으로 시청률을 기록하는 반면, SBS TV '일요일이 좋다'는 '패밀리가 떴다'를 1부, '골드미스가 간다'를 2부로 나누어 시청률을 집계했습니다. 그래서 2009년 상반기까지 '패밀리가 떴다'의 전성기 때에는 늘 일요일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일요일이 좋다 1부(즉 패밀리가 떴다)'였던 것이죠. '1박2일'이 아무리 시청률이 높아도 그 앞 코너가 시청률을 깎아먹는 이상 '해피선데이'가 '일요일이좋다 1부'를 이길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의 자격'이 '1박2일' 못잖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둘을 합해도 1위에 나선 것입니다.)

그럼 '21세기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을 꼽을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아무래도 '개그콘서트'를 꼽게 됩니다. 과연 5년 뒤나 7년 뒤의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이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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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여는 '개그콘서트'의 중심은 전통의 '봉숭아학당'보다 조금 앞쪽으로 옮겨갔습니다. '봉숭아학당'이 살짝 힘이 빠진 가운데(농담이 아니라 허경환이 정말 봉숭아학당을 살리고 있습니다), '커플지옥 솔로천국', '남보원', '나를 술푸하게하는 사회'의 3부작이 현재 개콘의 무게중심입니다. 그리고, 이 세 코너를 보면 너무도 선명하게 공통된 주제가 보입니다. 바로 '루저를 위한 위안'이죠.

(물론 여기서의 '루저'는 '키가 180이 안되는 남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의 정확한 의미는 지난번에도 말했듯, '스스로 자신을 패배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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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지옥 솔로천국'의 핵심은 교주와 '성녀 오나미'입니다. 특히 교주 역에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나왔던 교주 한민관이 더 신선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선도 물론 대단히 좋지만 이미 '봉숭아 학당'에서 이 소재를 너무 우려먹은 뒤끝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선은 목소리나 몸짓에서 '출산드라' 김현숙의 냄새가 좀 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어쨌든 재미있는 코너이고, 호응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미 인터넷으로 유행했던 '솔로부대'의 정서는 영원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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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원'의 인기는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겠죠. 특히나 박성호의 울분을 달래는 황현희의 '뾰로롱' 요술봉의 마력은 매번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사실 이 팀이야말로 의도적으로 '찌질해 보이기'를 유별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들이 정말 남녀간에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소재, 즉 군 가산점 같은 문제를 짚고 나선다면 정말 시끄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남보원' 팀이 알아서 피해 가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수다'에서 '루저' 파문이 일었을 때 이 팀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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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각광받는 코너는 박성광과 허안나의 열연이 돋보이는 '나를 술푸게하는 사회'입니다. '국가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발빠르게 유행어가 돼 버렸습니다. 지난밤에도 '왜 2008년 신인왕인 나를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소리치는 박성광의 모습을 보면서 떼굴떼굴 굴렀습니다.

이 세 코너가 가리키고 있는 사람들은 각각 '애인 없는 남녀' '애인이 있어도 질질 끌려다니며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도 눈치만 보고 있는 남자' 그리고 '어디 하나 큰소리 칠 구석이 없어 술추해 파출소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 입니다. 모두 세상에서 곧잘 무시당하고, 인터넷에서나 익명으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죠. 그리고 세상을 냉정하게 훑어보면 아무래도 0.1%의 승자 외에는 모두들 어느 정도씩 루저의 느낌을 갖고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혹시 모르겠습니다. 그 0.1%마저도 0.001%에 대해서는 루저의 느낌을 갖는지도...^)

아무튼 88만원 세대라는 말의 등장 이후로 서로 서로 '루저임'을 내세우며 위로하고 위로받는 것은 국민 대다수의 공통된 정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개그 코너들을 보면서 '에이, 나는 저 정도로 찌질하지는 않아' 하면서 위로받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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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2010년 '개그 콘서트'의 대 루저 전략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하긴 전통적으로 개그맨들은 사회의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해왔죠. 따지고 보면 봉숭아학당의 '행복전도사' 최효종도 역발상으로 루저 정서에 부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P.S. '개콘'보다 늦게 '개콘'의 스타일을 모방했다가 현재 어두운 그늘을 걷고 있는 '개콘'의 경쟁자들에게도 이렇게 세상의 흐름을 읽는 눈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어디서 승부가 갈리는지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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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대체 이 코너의 제목이 왜 '드라이 클리닝'인지 아시는 분? (니가 말한 그 빵이 선빵은 아니겠지~~~ 워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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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강호동의 '2009년 연말 지상파 3사 연예대상 대결'이 1.5:1로 유재석의 우세승으로 끝났습니다. 2:1이 아니라 1.5대 1이라고 쓴 것은 - 이효리와의 공동 수상이라는 점에서 살짝 의미가 바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체 수상 회수로 따진다면 유재석은 2009년 2개, 강호동은 1개의 대상을 받았다고 해야 하겠지만 강호동과의 상대 점수로 따지자면 2009년의 성적은 1.5:1 정도라고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어쨌든 지난해 강호동에게 대상 개수에서 2대1로 밀렸던 유재석은 다시 우세를 회복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현재 연예 버라이어티 쇼의 세계가 강/유, 혹은 유/강의 천하라는 데에 아무도 이론을 제기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1년 후가 되건 2년 후가 되건 언제쯤 이렇게 두 사람이 한국 예능을 좌우하는 판도에 변화가 올 지, 누가 그런 변화를 몰고 올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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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지상파 3사의 예능대상 수상 판도를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MBC         KBS        SBS
2007   유재석(*)  탁재훈     강호동
2008   강호동      강호동     유재석
2009   유재석      강호동     유재석/이효리

(*= 무한도전 팀 전원+이순재 공동 수상)

2007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SBS가 2007년부터 연예대상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2006년을 보자면 MBC는 유재석이, KBS는 김제동이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유재석은 2005년 KBS 연예대상을 차지했으므로 지금까지 통산 6개의 대상을 손에 쥐었습니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진정한 유/강의 양강체제가 성립된 것은 2007년 이후의 일입니다. 두 사람은 2007년 이후 9개의 대상 가운데 사이좋게 4개씩을 나눠가졌습니다. 굳이 승부를 가리자면 2개의 공동수상을 가진 유재석에 비해 4개 모두 단독 수상인 강호동이 조금 앞선다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만, 공평하게 따져 진정한 승부는 2010년 연말이라고 할수 있겠죠.

그럼 2010년 연말에는 상황이 좀 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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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변하지 않는 것부터 보겠습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각각 지상파에서만 매주 4개씩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서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월 : 놀러와(M, 유재석)
화 : 강심장(S, 강호동)
수 : 황금어장-무릎팍도사(M, 강호동)
목 : 해피투게더(K, 유재석)
금 :
토 : 무한도전(M, 유재석), 스타킹(S, 강호동)
일 :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S, 유재석), 해피선데이-1박2일(K, 강호동)

참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개인별로 보면 유재석이 MBC에서 2개, 강호동이 SBS에서 2개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사별로 보면 토요일 KBS, 일요일 MBC가 강/유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죠. 전통의 '일밤'이 무너진 것이 어찌 보면 유/강의 위력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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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달라질 부분은 그럼 어떤 쪽일까요. 일단 둘 모두 프로그램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주 4개의 프로그램은 사실상 포화라고 할 수 있죠. 이미 두 사람 모두 '돈도 좋지만 사람이 살자' 상태입니다.

변동 가능성이 없는 쪽부터 말하자면 '무한도전'과 '1박2일'은 한동안 변화가 없을 전망입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MC들이 자신들의 간판으로 생각하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유재석의 경우에는 "만약 시청률이 10% 이하로 떨어진다 해도 '무한도전'은 계속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밖에도 강호동의 경우에는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강심장'에 애착을 보이고 있고,  양쪽 모두 출연량을 줄인다면 2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사에서 하나를 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재석은 MBC에서 2개, 강호동은 SBS에서 2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유재석이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SBS TV의 '패밀리가 떴다'에서 하차한다 하더라도, SBS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출연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나설 것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방송사라도 강/유 중 하나를 놓친 상태에서 편성을 짜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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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 누가 신흥 세력이 되어 유/강의 아성을 무너뜨릴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사실 두 사람 모두 서로가 존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한 사람이 1주일에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4개를 넘기 힘듭니다.

강호동과 유재석 중 어느 하나가 연예계의 단독 지존으로 우뚝 선다 해도, 위에서 보기로 든 8개 프로그램 가운데 4개는 누군가에게 내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 두 사람이 양강으로 버티고 있으면, 그만큼 새로운 경쟁자의 유입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혼자보다 둘이 나눠 가진 상태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는 훨씬 좋은 건이라는 얘깁니다.

따라서 틈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언제든 좀 쉬고 싶을 때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유/강의 성장 과정에 비쳐 볼 때 차세대 주자는 누가 되건 아이들 스타들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일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을 비롯해 현재 톱클래스를 형성하고 있는 MC군은 모두 신화/핑클/H.O.T/젝스키스 등 90년대 후반의 아이들 스타들과 깊은 친분을 쌓으며 함께 성장했죠. 그리고 알게 모르게, 이들 아이들 그룹 멤버들과 브라운관 안팎에서 끈끈한 관계를 맺어갔습니다. 이 시절의 아이들 스타들은 데뷔 이후 줄곧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성장했으므로 소위 '예능 감'이 뛰어나고 아이들 활동이 별로 없을 때에도 버라이어티 쇼의 게스트 활동으로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다시 말해 21세기 이후의 버라이어티 무대는 이 시절의 아이들 그룹 멤버들 없이 존재할 수가 없었던 셈입니다. 그럼 그들과 가깝고, 그들에게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 최고 MC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결국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것은 '선덕여왕' 뿐만 아니라 예능계에서도 반드시 기억해 둬야 할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누가 '사람'들을 아우르며 차기 천하의 대권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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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들 복된 새해를 맞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눈을 떠 보니 참 놀라운 뉴스가 세상을 강타하고 있더군요.



문득 머리 속으로 몇가지 영상이 스쳐갑니다.

뭐 특정 뉴스와 너무 깊은 관계는 없습니다.

당연히 인권침해하려는 생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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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Seal)과 슈퍼모델 하이디 클럼 커플입니다. 씰을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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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지존(?) 커플. 라일 로빗과 줄리아 로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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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왕년 커플인 제임스 블런트/ 페트라 넴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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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조던 브래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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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 야노 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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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는... 남자 이름을 잘 모르겠군요.

뭐 그렇다는 얘깁니다. 댓글에서 특정 이름이 나오면 삭제합니다.^^

다들 즐거운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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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을 이틀에 걸쳐 잇달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역시 상이 참 많구나...하는 생각은 연기대상에서 극에 달했습니다. 후보가 세 명인 남자 최우수 연기상에서 후보가 3명인데 그중 윤상현과 엄태웅이 공동 수상하는 걸 보고 '이준기 혼자 빠지면 참 속상하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나서 어쨌든 하이라이트인 대상. '고현정이 시상식장에 나타나면 대상 단독수상의 가능성이 80%'라고 공언해 놓은 터라 살짝 긴장하면서 봤지만, 여자 최우수상을 김남주와 이요원이 공동 수상하면서 결과는 너무 불보듯 뻔해지더군요. 이제 남은 관심사는 고현정의 수상 소감.

결정적인 말은 살짝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아이들도 보고 있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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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사연을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 말 뒤로 바로 MC 이휘재는 "부모님은 언급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고현정은 "네, 전화 드려서 아마 지금 보고 계실 거에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두 마디를 종합해 보면 현재 그녀와 '아이들' 사이에 놓인 상황을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엄마가 상 받으러 나올테니 보라'는 말 한마디도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그 짧은 한마디 속에 여운으로 남게 된 거였죠.

아무튼 수상소감이 예상보다 너무 짧아 방송에 살짝 차질이 왔고, 현장에서는 아마 조연출이 양손으로 허공에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엿가락을 죽죽 잡아 당기며 MC 이휘재에게 사인을 보냈을 겁니다. 그러니 '할말이 없다'는 고현정을 자꾸 마이크 앞으로 밀어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런 현장 상황 때문에 '애들' 얘기가 나올 때 고현정의 눈가에 살짝 비쳤던 물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물론 이날 고현정의 매너가 아주 칭찬받을만 한건 아니었죠. 이휘재/박예진과의 중간 인터뷰 때에는 문제의 '미친 거 아냐?'가 나올 정도로 생방송과 사석을 구별하지 못하는 발언(물론 '분장실의 강선생'에 나오는 안영미의 패러디였다지만 분위기로 볼 때 그리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이 있었고, 굳이 대상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선덕여왕의 촬영 과정이 뭐 그리 썩 좋지만은 않았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여러 사람에 대한 결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애들' 발언 만큼은 기억에 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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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곱씹어 볼만한 게 전날 연예대상에서 있었던 이경실의 수상 소감이었습니다. 이경실의 수상 소감은 거칠게 요약하면 '엉엉 흑흑' 이었지만, 그 사이에 꽤 귀담아 들을 말들이 있었습니다.  '한때 다시는 이런 자리에 올라와 보지 못할 줄 알았다'는 말이 특히나.

지난해, 옛날 블로그를 쓸 때 '걸 스카우트'라는 영화의 리뷰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상당히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는데, 의외로 엉뚱한 댓글이 많이 달리는 걸 보고 좀 놀랐습니다(http://blog.joins.com/fivecard/9648849). '이경실이 나와서 아예 안 보려고 했다'는 식의 댓글들이었습니다. 이 사회의 편견이라는 것이 이렇게 강한 것이었나 하는 느낌이 스치더군요.



굳이 고현정과 이경실을 함께 거론하는 이유를 모르실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틀 전, 고현정의 연기대상 수상 가능성과 관련된 글을 썼을 때에도 '이혼'이라는 주제로 댓글을 다는 분들이 있더군요. 물론 극소수의 정신나간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하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아직 우리 사회가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 합니다.

고현정도 고현정이지만, 이경실의 경우에는 '그 꼴(?)을 당하고도 나와서 웃기려고 하느냐'는 이상하게 비틀린 사람들의 꼬투리 잡기가 정말이지 너무나 잔혹하게 여겨졌습니다. 물론 김미화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고, 앞으로 정선희가 또 겪을 일들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여운이 남는 수상수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누구나 그렇듯 앞으로 다시 보고 싶은 광경은 아닙니다. 과연 언제쯤 이런 편견이 사라질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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