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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2번'이라는 말은 드라마 관계자들이 흔히 쓰는 말입니다. 언젠가부터 한국 드라마에서는 남-녀 각 2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것이 기본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가끔 남자 투톱, 여자 투톱의 드라마 같은 변형이 있지만, 현재 만들어지는 드라마의 80% 이상은 이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 구도에서 '진짜 주인공'은 각각 '남자1번'과 '여자1번'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남자2번'과 '여자2번'은 주연급이면서 각각 남자1번과 여자1번의 삼각관계 파트너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재벌가의 반항적인 후계자(남자1번)와 가난한 집 출신이지만 당찬 또순이(여자1번)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라면 여자 2번은 역시 유력가의 딸이며 남자1번의 약혼자로, 남자2번은 어린시절부터 여자2번을 지켜봐 온 동네 오빠라는 식으로 구도가 짜여지곤 했죠.

어떤 경우든 '2번이 1번의 영역을 넘볼수는 없다'는 것 역시 드라마 업계의 상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두 편의 대박 드라마에서 모두 2번이 1번을 누르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는 것도 특이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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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현정의 미실이 일반적인 의미에서 여자2번 캐릭터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당초 미실의 비중이 통상적인 여자2번에 머물러 있었다면 고현정 같은 빅 스타가 캐스팅에 응했을 리도 없죠.

하지만 드라마의 제목이 '악녀 미실'이 아니라 '선덕여왕'인 이상, 어쨌든 이 드라마를 끌고 나갈 책임은 덕만공주-선덕여왕의 몫입니다. 드라마의 전반을 미실이 이끈 것도 사실이지만 전편을 꿰뚫어 볼 때 이 드라마는 누가 봐도 덕만의 드라마입니다. 덕만이란 인물의 일생을 통해 작가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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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은 그 과정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더욱 선명해지게 하는 역할일 뿐, 그 스스로 이야기의 방향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강렬하고 선명하다 해도 그 선명함은 덕만의 보색처럼 덕만이 어떤 캐릭터인지를 선명하게 그려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당초의 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선덕여왕'은 과연 '선덕여왕'인지, '악녀 미실'인지 보는 사람이 혼동할 때도 있습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연기 역량이 원인입니다. 고현정의 호연 때문에 미실은 잠시라도 2선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이러다 보면 제작진도 당초의 의도를 망각(?)하고 미실이 드라마를 이끌어가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실은 곧 퇴장해야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덕만에게도 기회가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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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의 축은 이병헌-김태희이고, 지금도 제작진은 이 커플을 고수하려 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우려대로 이 커플은 제작진이 처음 기대했던 위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 드라마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것이 선화 역의 김소연입니다. 어찌 보면 그동안 미모나 연기력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받아온 김소연이 이제서야 개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연기력이 뒤지는 김태희가 김소연이 빛을 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물론 김태희가 빛을 내지 못하는 것이 김태희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대본 단계에서 캐릭터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연출진이 김태희의 능력을 온전하게 뽑아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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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똑같은 요소가 김소연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됩니다. 바로 위 사진 같은 부분이 애매하게 배우만 욕먹게 하는 연출의 좋은 예입니다. 김소연이 사격 때에는 개머리판을 어깨에 밀착해야 한다는 걸-무슨 말인지 모르는 분은 옆의 남자 배우와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어떻게 알겠습니까.

게다가 김태희 캐릭터 못잖게 김소연의 캐릭터도 보다 보면 어지럽습니다. 갑자기 이병헌에게 사로잡혀 이병헌을 좋아하게된 이후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연기력, 혹은 배우의 능력이 드러나는 것은 이런 부분입니다. 좋은 배우에게는 아무리 얼토당토 않은 캐릭터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어쩐지 그럴듯 한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힘이 있는 법입니다. 반면 애당초 약점이 있는 캐릭터라면, 신통찮은 배우일수록 그 약점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네. 보는 이로 하여금 '대체 쟤 저기서 뭐하니?'라는 평이 나오게 하는 연기죠.

그런 면에서 김소연은 확실히 이번 '아이리스'에서 전자 쪽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눈빛이나 숨결, 목소리, 신체의 모든 요소들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김소연이 아무리 이 드라마에서 여자2번의 역할을 120% 소화한다 해도 결말이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끝나고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에는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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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1번급의 배우인데 2번의 역할을 맡아 1번의 임무를 수행한 고현정과 최근 줄곧 2번의 역할을 맡으며 에너지를 비축하다가 이번에 1번을 압도하는 2번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킨 김소연의 입장은 매우 다릅니다. 따라서 한 방에 이 둘을 묶어 얘기하는 건 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당겨 봤습니다. 이런 글들이 혹시라도 현재 2번들에게 다소간 밀리고 있는 1번들에게 자극이 되어 불꽃튀는 1번과 2번의 연기 대결이 펼쳐진다면 그건 시청자들에겐 매우 좋은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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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작품성 있는 영화'라고 칭찬받는 작품들을 '영화제용 영화'라며 아예 취급을 안 하던 마나님이 "'파주' 언제 개봉하지? '파주' 좀 보러 가자"고 할 때부터 '아, 이 영화가 한 건 했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주'에 대한 평 중에는 좀 유치하다 싶은 '아름다운 불륜' 류의 것도 있었지만, 어쨌든 형부와 처제라는 '공식 불장난 우려 관계'를 바탕으로 진짜 인생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 한 편이 만들어졌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박찬옥 감독이 사람의 내면을 파고 들 때 '확 깨게 만드는' 솜씨는 이미 '질투는 나의 힘'에서 익히 본 바가 있었습니다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는 서우의 영화입니다. '미쓰 홍당무'에 이어 이 배우에게 두번째로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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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도시로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파주. 3년 전 '대학 입학금을 들고 인도로 날아갔던' 은모(서우)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형부 중식(이선균)을 다시 만나지만 둘 사이에는 편안하지 않은 긴장이 흐릅니다.

8년 전, 중식은 구속된 운동권 선배의 집에 은신하고 있다가 선배의 아내이자 자신의 첫사랑인 자영(김보경)과 불륜에 이르게 되지만 산 같은 죄책감만 안은 채 서울을 떠나 파주로 도피합니다. 거기서 공부방을 운영하다 반 아이들 중 하나인 은모의 언니, 은수(서이영)와 결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짜여진 세 사람의 가족의 행로는 순탄치 않습니다. 은모의 가출과 은수의 죽음, 그리고 형부와 처제가 함께 사는 삶. 그런 곡절을 안고 돌아온 은모는 언니가 죽은 이유를 궁금해 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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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 속에서 설악산을 오른 적이 있습니다. 오른쪽 등산로 밖으로 난 길 아래가 천길 낭떠러지일지도 모른다는 스릴도 짜릿했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슬며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웃 봉우리를 보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천년 전쯤으로 와 버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기도 했습니다.

'파주'는 짙은 안개 속에서 은모가 파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안개 속'은 이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정서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살을 맞대고 살아도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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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는 DIY 영화입니다. 완성품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민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완성시키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대체 왜 중식은 저기서 혼자 술을 마시는 걸까. 대체 왜 은모는 사과는 안 하고 엉뚱하게 저 말을 하는 걸까. 그리고 많은 관객들이 '생뚱맞다'고 하는 중식의 '고백(?)'은 왜 나오는 걸까.

얼마 전 '선덕여왕'을 보다가 '대체 저 캐릭터들은 자신에게 카메라가 오지 않을 때에는 서로 대화도 안 하는 거냐'고 한탄한 적이 있습니다. 극이 실제 인물들의 삶을 비쳐주는 거라면, 모든 캐릭터는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삽니다. 극은 그중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돌아다니면서 비추죠. 즉 모든 캐릭터는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 때에도 뭔가 행동하고, 생각하고, 시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선덕여왕'의 캐릭터들은 카메라 앞에서만 모든 의미있는 행동을 하고, 카메라 밖에서는 관 속으로 들어가 누워 있는 듯 할 때가 있습니다. 카메라가 비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이 꺼진 인형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죠.

하지만 '파주'의 등장인물들은 카메라의 프레임 밖에서 너무 많은 일들을 합니다. 그래서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부분은 관객이 추측하고, 영화의 빈 자리를 관객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메꿔야 합니다. 생각하기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질색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대로 따라 간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이야기'가 수백 페이지 분량의 텍스트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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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귀찮은 관객에게 이 영화는 생뚱맞음의 연속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작업 자체가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의 마음 속을 뚫고 들어가는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던 날라리가 어느날 갑자기 종교철학이니 사회복지학이니 하는게 어처구니없다'고 하기도 하고, 이 영화에 나오는 몇몇 장면들이 '너무 뜬금없어서 어처구니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관객들에게 '파주'의 뜬금없음과, 재벌집 아들인 남자 주인공이 가난한 집 출신의 여주인공에게 따귀 몇대 맞고 '날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식의 '뜬금없음'은 전혀 다르다는 걸 이해하길 바라는 게 무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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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공은 배우들에게 돌려야 할 듯 합니다. 어찌 보면 운명(?)에 질질 끌려 다니는 비운의 남자 주인공 역을 이선균이 연기하지 않았더라면, 이만한 반향을 일으키는 건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아내 역의 심이영과 평생의 로망인 선배 역의 김보경(무슨 특별출연이 이렇게 비중이 크단 말입니까^^) 역시 기대 이상의 호연입니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의 힘은 서우에게서 나옵니다.

서우가 연기한 은모는 그 자체로 불가해한 캐릭터입니다. 흔히 기성세대가 10대들을 보고 "대체 요즘 너희 세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니?"라고 말할 때, 이 말은 그저 '한심하다'는 뜻을 넘어 '정말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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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는 비논리와 즉흥성, 즉물성의 상징 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생각과 행동이 흔히 엇나가기 마련인 사춘기의 방황과 속단이 숨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성의 눈으로 볼 때에는 외계인처럼 보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를 서우가 연기하면서, 관객들은 '그래. 저런 캐릭터가 실제로도 있었지', 혹은 '나도 저런 때가 있었어'라고 납득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불가해한 캐릭터를 납득이 가게 만드는 힘, 아마 이런게 배우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서우는 어딘가 '와호장룡'에서의 장자이를 연상시키게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연기를 만들어 낸 것이 배우 혼자만의 힘일 리는 없습니다. 박찬옥 감독의 디렉션이 서우와 맞아 떨어진 결과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서우의 앞날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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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들의 투쟁 장면과, 중식이 운동권 출신의 활동가라는 점이 이 영화를 짐짓 오해하게 만들 여지가 있지만 정작 이 영화의 고갱이와는 별 상관 없는 부분들입니다.

플롯상에는 몇가지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그리고 이런 부분은 제가 평소 엄청나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주'의 울림은 영화를 본 다음날까지 지속됩니다. 겉으로 잔잔하게 보이는 수면 속에서 엄청난 격랑이 일고 있는 광경을 감지해 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 '파주'는 절대 심심한 영화가 아닙니다. 어쩌면 올해 최고의 영화들 중 하나가 될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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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늦은 밤이었지만 객석은 꽤 많이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오는 관객들 중 상당수가 '낚였다'는 반응을 보이더군요(위 화보를 비롯해 '안된다고 하니까 더 갖고 싶어졌다'류의 홍보 문구를 생각하면 그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네. 형부와 처제의 짜릿하고 자극적인 불륜을 기대하신 분이라면 그냥 집에서 비슷한 제목의 야동을 보시는게 나을 듯 합니다.

P.S.2. 은모가 중식에게 '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는거에요. 어떤 의미에요?'라고 물을 때 중식은 '젊었을 땐 ....했고, 지금은 잘 모르겠어. 계속 일이 생겨'라고 대답합니다. 중식은 영화 속에서 66년생. 박 감독은 68년생입니다. 말하자면 '불혹에 맞은 미혹'인 셈입니다. 문득 80년대생 젊은이들이 이 영화의 함의를 모두 읽어내길 기대하는 건 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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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는 세 사람의 대통령이 나옵니다. 평생을 민주화에 힘쓴 고령의 김정호 대통령(이순재), 정치인 2세인 젊은 엘리트 출신 차지욱 대통령(장동건), 그리고 대법원 판사와 법무장관을 역임한 한경자 대통령(고두심)까지 세 사람입니다.

세 사람 모두 모델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합니다만(굳이 말하자면 세번째 대통령의 모델 선정은 너무 노골적입니다), 아예 생각 않는게 보기에 편합니다. 주된 평가는 잔잔하고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인데, 정치 드라마건 로맨틱 코미디건 드라마의 강도는 매우 약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아주 옅은 커피라서 숭늉인지 커피인지 잘 분간이 안 가는데 어쨌든 커피라니까 커피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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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 대통령 모두 개인적인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노년의 김대통령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244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되면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아직 젊은 홀아비 차대통령은 연애 문제와 장기 이식 문제로 갈등에 빠집니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여성 한대통령은 자신에 비해 영 수준이 떨어지고 사고뭉치인 남편이 고민거리입니다.

2. 또 세 대통령은 동시에, 우리 사회가 봉착하고 있는 세 가지 문제 해결을 놓고 고민합니다. 김대통령은 과거사 청산과 갈등 해결, 차대통령은 대일-대북관계, 한대통령은 땅값과 부동산 투기 해결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이중의 구조는 장진 감독의 작품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1은 코미디적인 장치와 구성을 말하고, 2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작가로서 감독의 목소리입니다. 1을 위주로 한 즐거운 코미디인가 하고 있으면 어느새 등장인물들은 2를 얘기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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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은 1 만을 갖고 깜빡 넘어가게 웃기는 영화를 그리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경우든 2를 추가하는 것이 그의 취향이자 전략이죠. 이 전략엔 장점이 있습니다. 1이 다소 부실하더라도 2는 영화가 지나치게 싸구려(?)로 보이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합니다.

때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의 영화를 볼 때 진짜 원하는 것은 1인데도, 자신들이 이 영화를 보고 만족하는 것은 2 때문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합니다. 이런 관객들의 다소 이율배반적인 속내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장진 감독은 순수하게 1로만 구성된 작품을 내놓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의 영화에서 2는 1이 확 살아나는데 방해로 작용하곤 합니다. 그가 직접 감독을 맡지 않은 '웰컴 투 동막골'에서는 1과 2의 비율이 잘 어우러졌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2가 1을 짓누르고 일어서곤 합니다. 아, 물론 2가 자취를 감췄던 '아는 여자'가 호평을 받은 것도 우연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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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도 2는 자꾸 1을 위태롭게 합니다. 세 개의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이순재가 대통령을 연기하는 첫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이순재라는 탁월한 연기자의 능력 덕분에 2의 딱딱함이 잘 감싸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리 유연한 연기자가 아닌 장동건에게 공이 넘어오면 더 이상 영화는 매끄럽게 굴러가지 못합니다. 장동건에게 맡겨진 2는 지나치게 딱딱해서, 그 속을 파내고 1을 넣을 자리를 만들기가 힘들어집니다. 그저 길을 이탈하지 않고 계속 굴러가는 게 다행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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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동건이 자기 하나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배우는 아닙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영화에서는 최악의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신은 한채영에게 눈부신 미모와 세계 굴지의 S라인을 내려줬지만 안타깝게도 연기력까지 주지는 않았죠. 긴장을 풀어 줄 둘 사이의 관계에서는 아무런 화학적 반응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흔히 어떤 연기자들을 보고 "제발 국어 책좀 그만 읽으라"고 불평을 하곤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조차도 아쉽습니다. 국어책을 또박또박 읽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의 한경자 대통령은 가장 불리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누가 봐도 2는 분명한데, 이 경우에는 1도 2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안은 분명 코미디의 재료가 되어야 할텐데 한대통령의 경우에는 1이 되어야 할 것이 '사회 안에서 성공한 여성이 겪어야 할, 내조와 외조의 문제'라는 2가 돼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코미디는 사라지고, 세번째 에피소드에서 관객은 시계를 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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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이 영화는 '잔잔하긴 하지만 그냥 볼만한 영화'라는 정도의 평은 얻을 만 합니다. 그런데 실제 본 사람들의 평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살짝 실망 쪽으로 기우는 건 왜일까요. 그건 이 영화를 보러 간 관객의 대략 2/3 정도는 '대통령 장동건의 가슴뛰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즉, 홍보단계에서 이 영화는 마이클 더글러스의 '대통령의 연인'이나 '러브 액추얼리'에서 영국 총리 휴 그랜트의 구애 스토리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영화인 양 포장됐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영화에서 그런 걸 기대할 수는 없더군요.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장동건과 한채영 사이에선 사실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갑돌이와 갑순이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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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아무리 첫번째 에피소드가 설득력이 있어도 뭔가 성공을 기대하긴 힘들어집니다. 그렇다고 영화에 뚜렷하게 나쁘게 볼만한 대목이 없기 때문에 굳이 악평을 들을 일도 없습니다. 어쨌든 '착하디 착한 영화'인 건 분명합니다.

발을 구르며 '야, 이거 정말 재미있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이 영화는 살짝 부족합니다. 대다수 관객들의 평이 '너무 밋밋하지 않아?'와 '장동건 잘생겼더라' 사이에서 맴도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장동건이 나온 '박중훈 쇼'도 재미있게 보신 분이 있었을테니 이렇게 잘라 말하는 건 좀 무리일 수도 있겠군요. 그냥 '절반은 성공'이라고 하는게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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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최근 현대가 대통령전용차를 납품하기 전까지 한국 대통령은 벤츠 방탄차를 써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BMW가 등장하더군요. 이것도 P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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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일입니다. 어찌 어찌 하다가 모델 대회 심사를 하게 됐습니다.

S맥주의 모델 콘테스트였는데 이게 제가 일하는 회사와 관련된 행사다 보니... 싼맛에 불려 나가게 된 겁니다. 본래 이런 행사의 심사위원들은 많건 적건 심사료는 받는게 보통인데, 마케팅팀의 이규철 팀장은 "점심은 드릴게요" 한마디 해놓고 시치미를 뚝 떼더군요.

뭐 그런데 이런 장소는 한번쯤 가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평소 이런 행사의 결과(?)로 배출되는 친구들을 보고 "도대체 왜 저런 친구들을 뽑는 거지?"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고(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을 해 보셨을 걸로 압니다), 정말 현장에서 보면 성형미인과 자연미인을 척 보고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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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인 호텔의 무대. 그리고 아래쪽은 이 행사의 포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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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은 당연히 작년에 같은 대회를 통해 선발된 인물이죠. 소개는 아래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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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홈페이지입니다.
www.s-beer.com으로 들어가면 있습니다. 아직 행사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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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런 사진을 한번 찍어 보고 싶었습니다. 얼굴이 드러나면 불쾌해 할까봐 다리만 찍었습니다. 뭐 제가 무슨 발 페티쉬 같은게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하의 사진들은 하이트맥주 측에서 제공된 겁니다. 심사하다 말고 이렇게 사진 찍고 돌아다니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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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가 만나 본 모델 지망생은 약 30명. 이렇게 4인 1조로 밖에 대기하고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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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심사를 하게 됩니다. 1차 심사는 흰 탱크탑과 핫팬츠로 복장 제한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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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은 모두 여섯명이었습니다. 본사 직원, 모델관련사 대표, 다이어트 업계 대표, 드라마 제작사 대표, 영화감독, 그리고 저더군요. 제 등짝도 만만찮게 우람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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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친구들은 어디서 본 듯도 하더군요. 얼굴을 다 소개드렸으면 좋겠지만, 혹시 꺼려할 친구들도 있을 듯 해서 이렇게 어느 정도 활동한 친구들 둘만 골랐습니다.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저의 심사 방향이나 전체 심사 결과와는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어떤 친구들이 왔는지 보여드리기 위해 선택한 인물들입니다. 이 친구들이 어떤 식으로든 선발 결과와 무슨 관련(내정?)이 있을 거라는 오해는 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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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심사는 자유복입니다. 여기에는 개인기 테스트가 포함돼 있더군요. 춤과 노래가 대표적이고 춤 가운데서도 재즈댄스나 발레 등 특이한 쪽으로 재주를 보여주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개그'는 없더군요.

제공받은 사진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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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가 좁다며 바닥까지 내려와 춤추는 친구의 발을 찍어 봤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저 발 페티쉬 아닙니다. ;;

행사에 가본 소감으로 가장 먼저 드는 것은 참 뭐랄까... 포토샵 기술이 너무 많은 폐해를 끼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번 행사에 지원한 사람은 무려 1500여명. 그 인원을 모두 만나볼 수는 없고 당연히 사진 심사를 통해 30명을 골랐는데, 사진만큼 실물이 뒷받침되는 사람은 10명 내외였습니다.

바로 앞에 실물이 있어도 이 사진이 대체 누구 사진인지를 알아볼 수가 없다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절세미인이 아닌 친구들이 없다는 게 놀라웠지만 역시 실물은 절대 그렇지 않았고, 간혹 개중에는 사기죄로 사법처리를 해야 하는게 아닐까 할 정도도 있더군요. (이러다 보면 포샵 안 쓰고 진짜 사진으로 승부하다가 억울하게 떨어진 피해자도 꽤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이런 선발대회에서는 '적극적인 친구가 예쁘게 보인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이건, 경력이 있건,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들이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자질의 차이를 자신감이 극복할 수는 없겠죠. 아무리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갖고 있다 해도 자신감만으로 100m를 9초대에 뛸 수는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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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모델 심사'였긴 했지만 전문적인 패션 모델 선발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이름을 알려 연예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면, 참 이쪽 일을 원하는 친구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새삼 들었습니다. 뭣보다 용모는 몰라도 몸매들, 특히 다리 길이는 정말 훌륭하더군요. 1500명에서 30명으로 추린 친구들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제가 자랄 때와 비교해 볼 때 품종 개량은 확실히 이뤄진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대회를 하고 나면 '내가 떨어진 건 뭔가 음모가 있기 때문이야. 다들 인맥과 빽으로 미리 작업을 해 놔서 합격자는 내정돼 있었을 거라고!'라고 생각하거나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어떻게 나를 보여주라는거야? 조금 더 시간이 주어졌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항상 있습니다.

좀 더 나이먹은 사람으로서 충고하자면, 늘 그런 태도 - 항상 잘못은 내게 있는게 아니라 내 밖에 있다 - 를 갖고 있는 한, 주어질 기회라는 건 영원히 없을 거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어떤 경쟁이든 내가 탈락했다면, 과연 내게 부족한 것은 무엇이었을까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고, 문제점을 정정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고 세상의 기준이 변해 주기를 바라는 건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의 태도로는 최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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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포스터의 주인공이자 지난해 1등인 김은선 양입니다. 지난해 '연예가중계' 리포터로도 출연했고 SAT라는 이름으로 가수로도 활약했습니다. 최근에도 MNET의 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는군요.

부디 2009년 선발된 모델도 훌륭하게 성장하길 바라겠습니다.

음... 뭔가 마무리 코멘트가 생각나지 않는군요. (그냥) 앞으로도 S맥주를 애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블로그 방문의 완성은 화끈한 추천 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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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주만 제한 상영된다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This is it)'을 첫날 보고 왔습니다. 2주라도 시간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도저히 궁금해서 첫날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디스 이즈 잇'은 잭슨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기획하고 있던 공연의 이름이자, 그가 준비하고 있던 신곡의 제목입니다. 그리고 영화 '디스 이즈 잇'은 그가 준비하던 공연의 리허설 광경, 아주 짧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된 그의 생애 마지막 날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그를 성형수술과 메이크업, 친자 여부와 사소한 스캔들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디스 이즈 잇'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대중의 관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가운데서도 그는 결코 멈춰 서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를 잘 아는 분들이라면 '디스 이즈 잇'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과연 그는 그의 생애 마지막 공연(그의 죽음 이전에 이미 그는 이번 공연이 자신의 '은퇴 공연'이라고 공언했죠)을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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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잇'의 부제는 '마치 당신이 그를 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처럼((Like you've never seen him before)'입니다. 이 말은 그만치 '디스 이즈 잇'이 우리가 사전에 본 그의 공연과는 다른 공연이라는 것을 가리켜주고 있습니다.

일단 '디스 이즈 잇'의 예고편부터.



잭슨이 오프닝으로 애용하는 'Wanna be startin somethin'에서 잭슨의 장례식 때 엔딩 곡으로 사용된 'Man in the Mirror'까지 14곡의 음악이 등장하고, 각각의 노래들을 잭슨이 마지막 무대에서 어떻게 활용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영화 '디스 이즈 잇'의 내용입니다. 유일한 신곡, 'This is it'은 엔딩 크레딧이 나올 때 배경 음악으로 사용됩니다.

14곡의 노래들 중 그 전까지 그닥 사용되지 않았던 노래들은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모두 MJ의 정수를 고른 히트곡들입니다. 귀에 익을 대로 익은 노래들이죠. 하지만 이 노래들을 활용하는 방식은 모두 전과 같지 않습니다. 무대에서 이 노래들을 토대로 보여주는 퍼포먼스 역시 연구를 거듭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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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잭슨 자신에게서도 느껴집니다. 이 영상에서 잭슨은 그리 큰 몸짓을 하지 않습니다. 10년 전처럼 과격한 움직임은 하지 않는 반면, 노래에는 좀 더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더군요.

물론 이건 신체 나이와 무관하게 이 영상이 리허설 광경을 촬영한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가 공개되기 전, 잭슨의 가족들은 일제히 이 영화의 공개에 반대했습니다. 특히 누나 라토야 잭슨은 "마이클은 항상 자신이 한 최고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려 했다. 어느 누구도 리허설에서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지 않는다. 따라서 마이클은 이 영화의 일반 공개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디스 이즈 잇'을 볼 때 감안해야 할 부분입니다.)

(가족의 반대 가운데에는 "그 영화에 나오는 건 마이클이 아니라 누군가가 연기한 대역일 뿐"이라는 아버지 조 잭슨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본 느낌에 따르면... 원래 헛소리 잘 하기로 소문난 이 아저씨는 이제 제발 좀 가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잭슨의 퍼포먼스는 여전히 눈부십니다. 사실 '은퇴 공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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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의 연출자이자 마이클 잭슨과 함께 공동 대표였던 케니 오르테가는 영화 '하이 스쿨 뮤지컬'의 감독이자 안무가입니다. 그리고 '디스 이즈 잇'을 보면 그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조력자들의 힘은 20세기의 스타 MJ를 어떻게 21세기에 적응시킬까에 대한 많은 연구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를테면 백댄서 10여명으로 만들어 낸 이런 '디지털 백만대군'의 영상 삽입 등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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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잭슨은 공연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노련한 제작자의 모습으로 변신하곤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관객이 이렇게 박수를 칠거야. 그래서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해."

본래 잭슨은 '디스 이즈 잇' 공연을 10회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연장인 런던 O2 아레나는 대략 2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으니 20만 정도의 관객에게 자신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보여주려 한 것이죠. 하지만 그 즉시 몰려든 관객의 수요를 보고 진행 측은 공연을 순식간에 50회로 늘렸습니다. 물론 이 50회도 개표 즉시 매진됐죠. 한 도시에서 한 공연으로 100만 관객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는 얘깁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숫자입니다.

그리고 영상으로 일부분만 볼 수 있었던 '디스 이즈 잇'은 그런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 되었을 거라는 걸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 아마 케니 오르테가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이 영상을 기를 쓰고 공개하려 한 것은 - 물론 돈 문제도 있겠지만 - 이런 아쉬움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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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스 이즈 잇'으로 가장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잭슨의 백 보컬이었던 주디스 힐을 꼽게 될 듯 합니다. 힐은 이미 지난번 잭슨의 장례식 때 '힐 더 월드'를 불러 세계인의 주목을 끈 바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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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힐은 영화에서도 'I just can't stop loving you'를 잭슨과 함께 부르는 영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잭슨은 원곡의 시다 가렛을 비롯해 수많은 여가수들과 이 곡을 불렀지만 힐의 가창은 단연 최고 수준으로 꼽힐 만 하더군요. 특히 이 노래의 끝부분에서 잭슨과 힐이 보여주는 1분 가량의 애들립은 두 보컬의 수준을 가감 없이 보여줬습니다. 진짜 가수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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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2주만의 제한 상영이란 이 영상을 담은 dvd 등의 상품이 곧 나올 것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극장에 걸어 두면 그냥 관객들이 올(한국은 몰라도 최소한 미국에서는) 이런 자료를 2주만 틀고 폐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될 일이고, 2주간의 제한 상영은 이 영상물의 수익 모델이 극장 공개가 아니라 '영구 보관을 위한 판매' 쪽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래도 이 영상을 굳이 보실 분들이라면 극장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숨을 죽이며 보는 쪽을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노래나 기가 막힌 퍼포먼스가 나올 때마다 하! 하고 탄성을 터뜨리면서 말이죠. 어떤 상영관에서는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도 터져나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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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의 블록버스터 토크쇼 '강심장'이 방송 4주째를 맞았습니다. 대개 새로 시작된 예능 프로그램의 4주째는 적응기 내지는 숙성기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퀸의 'Seven Seas of Rhye'로 시작해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JCST'에서 'Superstar'로 이어지는 오프닝 뮤직도 이제야 귀에 익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강심장'은 이제 딱 네번 방송을 한 프로그램치고는 이례적으로 '이제 보여줄 건 다 보여준게 아닌가'하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시작은 정말 장대했습니다. 다른 토크쇼에서 한두명씩 나올 출연진이 무려 20여명이나 쏟아져 나왔고, 이들이 각자 감춰놓은 사연들을 털어놓는 광경은 그럴싸한 볼거리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불과 4회만에, 슬슬 끝을 보인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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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은 왜 조기에 정착할 수 있었을까요. 당연히 이유 1번은 '강호동+이승기'라는 슈퍼 MC 조합입니다. 2번은 이런 MC진의 힘에 걸맞는 화려한 게스트 섭외력이었고(물론 1번의 힘이 작용합니다), 3번은 새로운 포맷에 대한 이해가 필요 없는, 아주 단순하고 익숙한 포맷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3번은 왕년의 인기 프로그램 '서세원쇼'에서 '토크 1위'를 바꾸던 방식과 같습니다.

아, 물론 그걸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고, 분명히 말하지만, 이미 사용된 포맷이라고 해서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오래됐다는 것 자체가 나쁠 수는 없습니다. 미국 얘기지만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나 '오프라 윈프리 쇼'가 무슨 대단히 새로운 포맷을 갖고 있어서 오래 가고 있는 건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개그 콘서트'가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대단히 독특한 포맷이 있어서 장수하고 있는 건 결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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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토크'가 너무 얄팍하고 소모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강심장'이 초반에 보여준 '20여명 게스트'의 본질은 이미 드러났습니다. 말하자면 '뒷줄'의 고정(혹은 반 고정) 게스트들은 '앞줄'에 앉은 진짜 게스트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가질 뿐, 토크쇼의 게스트로서 결코 존중받지 못하는 존재들입니다. 케이크의 포장 상자일 뿐이죠. 그 고정(반 고정) 게스트 가운데서도 '붐 아카데미'라는 식으로 자력 구제에 나선 팀도 있지만 어쨌든 그 역할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진짜 '얘기'를 할 사람은 '앞줄'의 6-8명 정도에 국한됩니다. 물론 이 숫자도 '해피투게더'나 '놀러와', '상상더하기'에 비하면 많은 편이죠. 어쨌든 이 숫자가 많고, '뒷줄 멤버' 들에게도 얼마간의 시간이 할애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출연자들은 모두 '편집과의 전쟁'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휘발성 토크'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지금은 '서세원 쇼'가 독주하던 시대가 아닙니다. 온 채널에 비슷한 류의 폭로성 토크 프로그램들이 널려 있죠.

물론 초기처럼 빅뱅이나 2NE1같이 예능 출연이 적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빅 게스트들이 계속 나와 준다면 뒷줄 멤버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국내의 뻔한 토크쇼 게스트 풀에 비쳐 볼 때 이걸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결국은 몇달 안에 '너 또 나왔니' 성 게스트들이 뒷줄 멤버들과,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자학성 치고 받기로 생명을 유지하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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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작진이 설정한 몇가지 장치가 보입니다. 이를테면 '붐 아카데미'라든가 '솔비-낸시 랭'의 경쟁구도, 그리고 김태훈의 분석 코너 등이 있지만 사실 이런 장치들은 메인인 토크가 살아 줄 때 빛을 발하는 것이지, 그 자체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는 없는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강심장' 특유의 어수선한 포맷은 이른바 빅 게스트들의 기피 요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강호동이 길 건너편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릎팍 도사'급의 게스트들은 이런 식의 마트 형 토크쇼에 나올 의미를 느끼지 못할 겁니다.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포맷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아래 선에서 좀 더 밀도 있는 얘기를 원하는 게스트들은 '라디오 스타' 정도에서 타협이 이뤄질 겁니다.

얘깃거리가 상대적으로 풍성한 중년 게스트들은 '세바퀴'가 훨씬 편안하게 느껴지겠죠. 반면 '강심장'이 선호하는 아이들 그룹 멤버들은 어쨌든 인생 경험 자체가 얇은 만큼 얘기할 만한 에피소드 역시 곧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박규리처럼 아역때 강호동과 키스를 해 본 건 아니겠죠.

이런 저런 요인들을 둘러보고 나면 '강심장'에 남는 것은 이승기와 윤아의 러브라인 뿐입니다. 매우 강력합니다. 하지만 과연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입니다. 두 사람이 실제로 사귀어 준다면 꽤 폭발력이 있겠지만, 설마 그런 자살행위를 하도록 양쪽 회사가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겠죠(혹시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프로모션을 위해 아예 작정하고 '둘이 사귀어야 해!'라고 나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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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27일 방송된 '강심장'은 불과 네번 방송된 프로그램답지 않은 익숙함-지루함을 줬습니다. 물론 당장 시청률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또 모든 예능프로그램들은 시간이 가면 질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와 '1박2일'이 한창 최고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관계자들은 누구나 1년 늦게 시작한 '패밀리가 떴다'가 먼저 힘이 빠질 거라고 예상했고, 지금 그 예상이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뭐 '6개월(혹은 1년)이면 충분해. 뽑아 먹을 것 다 뽑아먹었는데 뭘'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면 할 말은 없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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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샤키라 삼고무'라는 말이 눈에 띄었습니다. 샤키라는 아는데 삼고무가 뭐더라... 하고 보니 샤키라가 방송 출연 때 한국 전통 무용단을 앞세우고 노래를 불렀다는 얘기더군요. 놀라웠습니다.

한국 가수가 미국에 간 것도 아니고, 샤키라 정도의 톱스타가 한국 무용을 자신의 퍼포먼스에 이용하고, 자기의 뮤직비디오에 넣었다는 건 정말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원더걸스가 빌보드 싱글 차트에 들어간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빌보드 싱글 탑10 히트곡을 여러 곡 갖고 있는 샤키라 정도의 스타가 이렇게 한국 문화 홍보(?)에 앞장선 것도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체 그럼 거기 함께 출연한 한국 무용수들은 누굴까요? 또 샤키라는 대체 왜 한국 무용수들을 기용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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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키라 무대의 한국 무용수는 재미 무용가 캐슬린 고


세계적인 팝스타 샤키라의 무대에 한국의 전통 무용 삼고무(三鼓舞)가 등장해 화제다.

최근 샤키라는 NBC TV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ABC TV '댄싱 위드 더 스타즈' 등 미국 지상파 방송의 유명 쇼 프로그램에 잇달아 한국 전통 무용단과 함께 등장해 신곡 '디드 잇 어게인(Did It Again)'의 무대를 꾸몄다. 샤키라와 함께 한복을 차려 입은 무용단이 장고춤과 삼고무를 보여주는 광경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국내 네티즌들에게도 알려졌고, 자연히 이 영상에 등장하는 한국인 무용수들이 누구냐는 궁금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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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결과 이들은 재미 한국무용가 고수희씨(53)의 맏딸 캐슬린 고(21)가 이끄는 단원들이었다. LA에서 고수희 무용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수희씨는 샤키라와의 협연에 대해 "샤키라가 신곡의 안무를 위해 전 세계의 전통 북 퍼포먼스를 검색하다가 한국의 삼고무를 직접 점찍었다고 들었다. 마침 딸 캐슬린이 다니고 있는 연기학교 관계자가 샤키라의 안무가인 하이햇(Hihat)과 친한 사이여서 우리에게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캐슬린 고와 고수희 무용단은 이번주 공개될 '디드 잇 어게인'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것을 비롯, 다음달로 예정된 샤키라의 런던 공연에도 동행할 예정이다.

1981년 도미한 고수희씨는 88년 LA에 고수희 무용연구소를 설립, 한국 전통 문화를 보급해왔다. 고씨는 "이번 샤키라와의 공동 작업을 본 현지인들로부터 '한국 춤이 저렇게 멋진 줄 몰랐다'는 관심어린 인사가 쏟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춤과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출신의 여가수 샤키라는 현재 라틴 음악의 여왕으로 자리하고 있는 월드 스타. 지난 2001년 '휀에버, 웨어레버(Whenever, Wherever)'가 일약 빌보드 싱글 차트 6위까지 오르며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6장의 앨범을 연속으로 빌보드 라틴 차트 1위에 올려 놨다.
송원섭 기자 f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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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고수희씨 모녀. 분홍 스카프 한 사람이 고수희씨, 그리고 그 왼쪽이 딸 캐슬린 고입니다. 샤키라와 함께 찍은 사진은 그쪽 입장을 몰라서 공개할 수가 없다더군요.

처음 소니뮤직 측에 "도대체 샤키라와 함께 나온 한국 무용팀이 누구냐"고 물으니 "LA에 있는 고수희 무용단이라는 것 까지는 알아봤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안 됐다"고 하더군요.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전화번호는 있는데 불통. 그런데 알고 보니 무용 연구소가 두 군데더군요. 나머지 한 군데로 연락해 고수희씨와 통화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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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캐슬린 고. 단체사진을 받아서 "대체 누가 캐슬린이냐"고 묻자 고수희씨는 "아유, 당연히 제일 예쁜 애죠"라며 웃습니다. 아, 어머니 마음이 아니라도 물론 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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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샤키라는 어떻게든 타악기 퍼포먼스를 하나 가져다 쓰고 싶었고, 유명 안무가 하이햇 (Hihat)을 졸라 갖가지 퍼포먼스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다가 한국의 삼고무에서 딱 꽂혔다는 겁니다. '옷이 너무 예쁘다'고 했다는군요. 정해 놓고 샤키라는 자신의 곡과 춤을 국립무용단 등 국내 전통무용단의 유튜브 영상과 맞춰 봤다고 합니다. 샤키라의 안무가 하이햇도 유명하지만 샤키라는 그 자신이 소문난 안무가일 정도로 춤과 퍼포먼스의 전문가이기도 하죠.

그래서 합격점이 나오자 그때부터 미국 내에서 한국 전통 무용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다가 고수희 무용연구소에 연락이 닿은 겁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Did it again'의 뮤직비디오는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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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샤키라의 퍼포먼스의 의의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쇼 프로그램에 한국의 전통문화 퍼포먼스가 들어갔다는 데 있습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줄여서 SNL은 1975년부터 무려 35년째 방송되고 있는 유서깊은 오락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이름을 대면 미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프로그램이죠. 초대되는 스타도 최고 레벨입니다. 이번 시즌은 지난 9월26일부터 방송이 시작됐는데 메건 폭스, U2, 드루 배리모어, 레이디가가가 나왔습니다. 샤키라와 같은 주에는 제러드 버틀러가 나왔군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또 하나, '댄싱 위드 더 스타즈(DANCING WITH THE STARS)는 현재 전 미국에서 시청률 3,4위권에 드는 쇼입니다. 지난 10월12일 방송분은 10.8%(시청자 수 약 1600만)를 기록했군요. 한국 기준으로 10.8%면 별볼일 없는 숫자지만 워낙 다매체 사회인 미국에선 그 주에 시청률 10%를 넘은 프로그램은 셋 뿐이었습니다.
http://en-us.nielsen.com/rankings/insights/rankings/television

물론 한국의 전통무용이란 설명이 붙어 나간 건 아니지만, 아마 이 퍼포먼스를 계기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 무용을 보게 된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 앞으로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 무용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이봐, SNL(혹은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서 샤키라가 춤출 때 뒤에 나오던 유니크한 무용 못봤어? 그게 한국 무용이야"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Shakira - Loba [She Wolf] Mp3 Lyrics Letras mp3 download rint...


샤키라... 이뻐해야겠습니다.

블로그 방문의 완성은 화끈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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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해피 선데이'의 두 축은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입니다. 후자가 이미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이 블로그의 포스팅 목록을 보시면 제가 얼마나 이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는지 충분히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간판은 분명히 '1박2일'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자의 자격'이 만만찮은 포스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박2일'의 앞 시간대에서 최강자는 단연 SBS TV의 '패밀리가 떴다'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패밀리가 떴다'의 힘이 부쩍 빠지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죠. 뒤늦게 투입된 멤버 때문이다, 빠져나간 멤버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문제다 등등 분석이 엇갈리는데 그중 한 요소는 '남자의 자격'의 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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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아 연예인들의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남자의 자격'의 포맷이 크게 독특할 것은 없습니다. 초기의 이 프로그램은 사실 큰 매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다소 억지스러웠기 때문이죠. 최근 몇해 동안 이경규가 출연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는 이윤석이 있었습니다. 어떤 포맷의 프로그램이든 호통치고 다그치는 이경규와 거기에 벌벌 떠는 심약+신약 이윤석의 구성은 21세기 들어 방송된 '이경규 예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자격'은 전형적인 이경규 예능이면서 멤버 구성에 좀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윤석이 너무 많았던 거죠. 진짜 이윤석은 물론이고 김태원과 김국진도 사실상 '변형 이윤석'이었던 겁니다. 특공대 훈련을 가건, 뭘 하건 '몸' 쓰는 예능에서는 일단 먼저 쓰러지고 보는 멤버가 셋이나 되다 보니 차별화도 없고 지루하기만 한 그저 그런 쇼가 될 위기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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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21세기 예능의 화두는 캐릭터. 오래 되지 않아 촐삭대는 김성민과 시니컬한 할머니 김태원의 캐릭터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김성민은 '환상의 커플'의 얼떨떨한 남편 빌리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는, 철없는 개구장이 역할로 자신을 부각시키기 시작했죠.

이에 비해 김태원은 대단히 복잡한 캐릭터입니다. 어떤 때에는 세상 이치에 통달한 중년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떤 때에는 철없는 중학생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비호감이지만 어찌 보면 젊은이들이 보기에 '(쎈 척 하지 않는)귀여운 중년'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가끔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고 있는 '무기력한 중년 남자'를 대변하는 데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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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현재 '남자의 자격'의 세 축은 이경규-김태원-김성민이고 나머지 멤버들은 말하자면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윤형빈은 좀 더 버라이어티 적응기가 필요할 것 같고, 이정진은 처음부터 제작진과 본인의 의사에 차이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김태원 없이 맞게 된 '하늘을 날다2' 프로젝트에서는 김성민의 역할이 단연 빛을 발했습니다. '하늘을 날다2'는 F-16에 조종사와 함께 탑승해 초음속 전투기를 체험해 보는 순서. 남자라면 언젠가 한번쯤 꿈꿔봤을만한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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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빨간 마후라를 매고 '자신을 위한 프로젝트'에 뛰어든 김성민은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따발총 멘트'로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물론 효율로 보면 많이 떨어집니다. 그렇게 말을 많이 하면서 다 웃길 수는 없죠. 하지만 이런 따발총 멘트는 주변의 다른 멤버들이 웃길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실제 방송에서도 김성민의 멘트는 거의 다 편집됐지만 그가 없었다면 이경규의 "쟤(김성민) 미친 거 다 찍었지?"같은 멘트가 살지 못했을 겁니다.

생방송이든 녹화방송이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시간은 죽은 시간입니다. 그리고 김성민은 고품질이든 저품질이든, '죽은 시간'을 최소화해 주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자의 자격' 멤버 구성상, 이런 '깔아 주는' 멤버의 의미는 각별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록 '김봉창'이라는 별명대로 엉뚱한 대로 가기도 하는 멘트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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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진 공군 조종사 육성 훈련 코스 탐방. 아무래도 가장 기대를 모은 것은 평상시 중력(흔히 1G라고 표기됩니다)의 6배에 달하는 6G 중력의 체험이었습니다. 여기서 바로 화장실로 직행한 김국진, 중간에 실신한 이윤석은 이 훈련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죠. 이럴 때는 또 상대적으로 '건강체'인 윤형빈 이정진 김성민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이정진이 6G를 경험한 뒤 '생각보다 그리 심하지 않더라'고 하자 김성민은 아예 실제 조종사들이 초음속 모드에서 경험하게 되는 9G 체험을 해 보겠다고 '나섭니다'. (참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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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창' 김성민은 어쩌면 연기자로서의 스펙트럼을 한 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 '국민할매' 김태원은 진지한 록 뮤지션으로서의 색채를 무너뜨릴 위험을 무릅쓰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한 변신에 나섰습니다. 일단 예능계에서는 확실히 자리를 잡았지만 과연 본래의 영역에선 각각의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아직 뭐라고 딱 잘라 얘기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 둘의 활약이 계속되고, 여기에 기존 멤버들 중 2명 정도만 분명한 캐릭터를 잡아 준다면 '1박2일'과의 자리 바꿈도 결코 꿈은 아닐 듯 합니다. '남자의 자격'의 분전에 부쩍 눈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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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 딸 원더걸스의 빌보드 싱글차트 상륙이라는 승전보가...라는 식의 70년대식 표현을 쓰고 싶은 나날입니다. 원더걸스가 빌보드 싱글100 차트에 76위로 올라갔더군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경사가 아닐수 없습니다. 정말 감개가 무량합니다.

그동안 어설프게 '빌보드 마케팅'에 나섰던 몇몇 팀들이 있긴 했지만 사실 전부 군소 차트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대중음악전문지 빌보드가 내놓는 차트는 수십가지죠. 그래도 그 중에서 핵심은 핫100 싱글 차트와 핫 200 앨범차트입니다. 물론 아직도 빌보드 차트가 판매량 순위라고 알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빌보드 차트는 음반의 판매량과 예상 판매량, 방송 회수 등의 여러 가지 지표(물론 구체적인 내용은 빌보드의 영업 비밀로 되어 있습니다)를 종합해 매겨지는 '예측 순위'입니다. 즉 빌보드 차트상의 순위는 '우리가 예측하건데 2주 뒤면 이런 판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의미의 예상 차트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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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부동의 권위를 갖고 있는 빌보드 차트에서 원더걸스가 인정받았다는 점은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이들은 미국 활동을 하는 동안, 별 희한한 말들을 다 들어야 했었죠. 언플(언론 플레이)이다, 과대포장이다, 그러다 한국에서도 잊혀지고 공중에 붕 뜬다... 참 요란했습니다.

어쨌든 이제 첫 성공을 거뒀으니 모두 옛날 일로 웃어 넘길 일입니다. 그런데 모든 기사마다 '원더걸스는 아시아에서 데뷔한 가수 가운데 네번째로 빌보드 싱글 차트에 올랐다'고 되어 있습니다. 물론 원더걸스에 앞서 빌보드에 상륙했던 아시아 가수들은 모두 일본 소속이었습니다. 그럼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이들이 걸은 길을 보면 원더걸스의 방향도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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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혁을 따지자면 무려 196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일본인은 물론 아시아 출신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에 오른, 그것도 영어 가사도 아닌 일본어 가사로 된 노래로 오른, 심지어 그냥 차트에 오르기만 한 게 아니라 무려 3주간이나 1위를 한 가수의 이름은 사카모토 큐(坂本九)입니다. 그리고 노래는 흔히 '스키야키(Sukiyaki)', 혹은 '스키야키 송'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목이 참 특이합니다. 아시다시피 스키야키는 불고기와 비슷한 일본의 쇠고기 전골 요리 이름이죠. 물론 원제가 아닙니다. 원제는 '위를 보고 걷자(上を向いて歩こう)' 였습니다. 그럼 대체 왜 미국에선 엉뚱한 제목을 갖게 된 거냐, 뻔한 얘깁니다. 일본어로 된 노래 제목을 외우지 못하는 미국 음악 관계자들이 그냥 친숙한 일본 요리 이름을 써서 '스키야키 송'이라고 불러 버린 겁니다. 또 처음 이 곡이 미국에 소개될 때에는 연주곡이었기 때문에 가사 내용은 아무 상관 없었습니다. 어쩌면 '스시 송'이나 '템푸라 송', '우동 송'이 될 수도 있었단 얘기죠.

(미국식이란 건 가끔 이런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원더걸스도 노래 제목이 '노바디'였으니 망정이지 '총맞은 것처럼'이었다면 그냥 '김치찌개송'이나 '비빔밥송'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을 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 노래는 애조를 띤 듯 하면서도 가볍고 산뜻한 멜로디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히트했고, 1000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수십명의 가수들이 이 노래의 리메이크에 나섰고, 그중 가장 히트한 곡은 1981년 여성 듀오 테이스트 오브 허니(A Taste of Honey) 버전입니다. 싱글 차트 3위에 올랐습니다. 그래도 원곡만은 못했네요.
 "

그리고 나서 한참 세월이 지난 뒤, 1979년 핑크 레이디가 다시 세계 무대를 노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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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979년 'Kiss in the Dark'로 빌보드 싱글 차트 37위에 오르며 Top 40 안에 드는 성공을 거뒀고,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해집니다. 특히 서울 국제가요제에 참가해 그랑프리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당시 한국의 문물 수준으로는 빌보드 싱글차트 37위의 노래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서울 국제가요제의 영향으로 핑크 레이디는 꽤 유명해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서울 국제가요제가 아닌 다른 행사였고, 그랑프리가 아니라 특별 초청 공연이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확인이 힘들 듯 합니다만 이 분들의 지적이 맞는 듯 합니다. 추가 정보 환영.)

심지어 미국에서도 말입니다. 미국 TV에 처음 소개된 핑크 레이디의 모습입니다. 그들을 소개하는 사회자의 얼굴을 보시면 깜짝 놀랄 분들도 있을 겁니다. 바로 이 시절, 숭의음악당에서 내한 공연을 해 한국 언니들을 자지러지게 했던 레이프 개릿이기 때문입니다.

 

노래가 참 묘하다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 무렵, 디스코의 물결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저 스타일이 첨단 유행이었습니다. 바로 같은 해에 아니타 워드가 명곡으로 꼽히는 'Ring My Bell'로 인기가도를 달립니다.

다이나믹 듀오에 의해 리메이크됐던 바로 그 노래입니다.

 

정말 비슷한 느낌 아닙니까?

하지만 핑크 레이디의 선풍적인 인기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한번도 진지하게 미국을 활동의 근거지로 삼으려고 노력하지 않았고(어디까지 이들의 시장은 일본이었습니다), 미국 진출 2년만인 1981년, 핑크 레이디라는 체제로는 일본 음악 시장에서 성인으로서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 하에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합니다. 그리고는 꽤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마 세계적인 디스코 열풍의 퇴조도 한 몫을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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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 1년 뒤인 1980년, 일본이 자랑하는 '시대를 앞서간 트리오' YMO가 1978년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Computer Game'으로 뜻하지 않은 성공을 거둡니다.

이 곡의 히트와 함께 YMO는 앨범 2장을 빌보드 앨범 차트에 올려놓는 쾌거를 이룹니다. 하지만 요즘의 시각에서 보면 대체 어떻게 이런 노래가 히트할 수 있었는지 어처구니없어 하실 분들이 꽤 될 겁니다. 6분이란 긴 러닝타임에 도입부만 1분30초,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난해한 화면 등이 그렇습니다.

YMO는 일본에서 1978년, 사카모토 류이치(키보드), 타카하시 유키히로(드럼), 호소노 하루오미(베이스)가 모여 결성한 일렉트로니카 그룹입니다. 그야말로 '최소한 10년 이상은 빨랐다'고 평가받는 혁신적인 뮤지션들이었죠. 문제의 노래 'Computer Game'입니다. 고전 게임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이펙트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런데 이번 원더걸스의 쾌거를 보도한 국내 매체들의 기사를 보면서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의 모든 매체가 YMO를 '옐로우 멍키 오케스트라' 라고 표기해놓고 있더군요. YMO는 YELLOW MAGIC ORCHESTRA의 약자입니다. MAGIC이 어쩌다 MONKEY가 돼 버린 걸까요.

거의 모든 매체가 공히 틀린 것으로 보아 아마도 보도자료 배포 축의 실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자료를 받으면 그 자료를 검증해 보려는 노력이라곤 전혀 하지 않는 매체가 이렇게 많다는 게 다시 한번 드러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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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YMO는 무명 뮤지션도 아닙니다. 최소한 그 멤버들 중 한 사람은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다시 성장했습니다. 바로 '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맡았던 사카모토 류이치가 그 사람입니다.

 

아무튼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일본 대중음악은 세계와 리얼 타임으로 맞붙을 수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장르도 다양했죠. 이 무렵에 등장한 메탈 밴드 라우드니스도 앨범을 빌보드 차트에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90년대를 거치면서 그런 도전정신이나 경쟁력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90년대 일본 최고의 프로듀서였던 고무로 테츠야를 비롯, 아무로 나미에에서 우타다 히카루까지 수없이 많은 빅 스타들이 미국 시장 상륙을 시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흔히들 말하듯 일본 음악시장이 거대해지면서 굳이 세계 무대를 노릴 의욕을 느끼지 못했다든가 하는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엔 '진출'을 시도한 톱스타들의 면면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대체 왜 일본 대중음악이 80년대 초의 에너지를 잃었는지는... 누군가 알고 있겠죠.^ 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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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레이디와 비교해 볼 때 원더걸스는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나이도 어리고, 영어 실력도 점점 나아질 겁니다. 뭣보다 미국 사정을 잘 알고 비즈니스 감각도 뛰어난 프로듀서가 아예 옆에 붙어 있다는 것도 꽤 바람직한 상황입니다.

이번 진입은 그저 시작일 뿐입니다. 이번 일도 대단히 기쁘고 의미 깊은 일이지만, 앞으로 원더걸스가 어디까지 성장할지는 바로 지금부터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 게 더욱 보는 사람을 기대하게 합니다. 아무쪼록 더 나은 모습이 있길 바랍니다.

뮤직비디오는 국내에서 만든 걸 그대로 쓰는 모양이더군요. 아직 못 보신 분들이라면 원더걸스의 영어 발음을 한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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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4회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헝가리 로케이션 장면인 4회에서 정준호가 타고 다니는 차에 눈길이 갔는데, 그게 '먹통차'였던 겁니다. 상표가 있어야 할 자리가 까맣게 비워져 있었죠.

물론 자동차 중에는 특유의 마크가 잘 보이는 차도 있고, 아예 안 보이는 차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든 한국 방송에서는 간접 광고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제작진은 상표가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차도 상표 없는 차로 분장(?)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한번 보시죠. 어떤 차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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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 라디에이터 그릴의 한복판에 있는 밥풀같이 생긴 까만 타원형이 바로 상표가 들어가 있어야 할 자리인 거죠.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눈에 알아보셨겠지만 저는 내가 저 차를 어디서 봤더라 잠시 고민해야 했습니다.

바로 이 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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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로체 이노베이션입니다. 확인을 위해 정면샷 몇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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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관심이 없어 몰랐더니 KIA가 '아이리스'의 공식 스폰서더군요. KIA가 준비하고 있는 세단 K-7도 이 드라마에 나온다고 하는데 벌써 나왔는지, 앞으로 나올 예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차는 이병헌의 차로 등장한다는 보도는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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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 어쩐지 로체 이노베이션과 앞얼굴이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주는군요. 그랜저 TG와 N 소나타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것이 패밀리 룩인 모양입니다.

문득 오래 전, '올인'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올인'에서 이병헌의 차로 나온 차는 수입차였습니다. 당시 제작진에게 "기왕이면 국산 차를 쓰지 왜 외제차를 썼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국내에서 가장 큰 승용차 회사에 협찬 요청을 했답니다. 그런데 대답이 "차량은 제공할 수 있지만 돈은 곤란하다"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한국 드라마에는 한국 차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왕이면 드라마 만드는데 애국한다고 생각하시고 국산차를 좀 쓰시죠" 하면서 오히려 힐난하는 눈초리더랍니다. 그래서 결국 외제 차를 쓰게 됐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일어났을 일은 뻔합니다. '올인'에 나온 차는 대만에서 일단 대박이 났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큰 붐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올인'에 이병헌의 차로 나왔기 때문이었죠. 아마 이런 사실을 알면 그 회사에서 당시 '올인' 측의 협찬 요청을 걷어차 버린 담당자에게 징계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만 해도 '한류'라는 말이 아주 없던 시절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들 아무 생각이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이병헌의 차'라는 이름을 단 저 차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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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김승우 일행이 타고 다니던 차는 클로즈업이 되지 않던데(당연히 협찬사인 기아 차가 아니어서 그렇겠죠), 이 차도 무슨 차인지 궁금합니다. 그림자만 봐도 무슨 차인지 아시는 고수분들이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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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가 있다면 저 차의 조수석 바로 앞에 HYBRID라는 글자가 박혀 있더라는 것 정도입니다. 그 외에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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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그나자나... 참 아이리스 전반부는, 예상대로이긴 하지만 그 예상보다도 더 너무 뻔하게 진행되는군요. 타로 카드의 복선 하며... 이거야 원. 좀 신선하게 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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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의 난'. 이번주 방송된 MBC TV '선덕여왕'의 핵심은 미실이 일으킨 정변입니다. 정변의 기본은 누군가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세력이 등장했다'고 크게 소리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대의명분과 함께 진짜 거병이 이뤄집니다.

'선덕여왕'에 나오는 미실의 난은 이런 기본 원칙에 아주 충실하게 진행됐습니다. 유신과 알천의 무력 도발이 유도됐고, 이어 석품에 의한 세종 습격 자작극으로 혼란을 유발한 뒤 수도 서라벌 인근의 정규군이 수도로 진격, 일시적인 계엄 상태를 만드는 것 하나 하나가 쿠데타의 기본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었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사건을 보는 눈이 지나치게 현대적이라는 것 정도.

그런데 미실의 난이 정말 일어났다 해도, 금세 정리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지금 시작은 대단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이 난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게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남아 있는 기록으로 볼 때 이 난 이후에도 미실과 그 측근 인물들은 멀쩡히 살아 남아 있을 것이 분명하고, 덕만공주와 그 측근인 유신이나 알천, 비담 가운데서도 이 난으로 다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는 누가 이 난의 희생양이 될 것인지를 분명히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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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랑세기'의 미실 관련 기록들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나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의 기록과 최대한 맞춰 보는 걸로 시도해 보겠습니다.

작가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미실의 난'을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는 '칠숙/석품의 난'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반란이든 이 반란은 실패합니다. 실제 역사가 이 반란을 진압하고 선덕여왕이 왕위에 오르는 것으로 이미 결과가 결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반란을 미실이 주도했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미실과 미실의 남편인 세종, 그 아들인 하종, 정부인 설원, 역시 그 아들인 보종, 미실의 동생 미생 등은 모두 참살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찬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세종이 난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건 삼국사기에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거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세종이 삼국사기에 나오는 것은 단 한번, 그것도 진지왕 2년의 무훈에 대한 기록입니다.

겨울 10월, 백제가 서쪽 변경의 주군을 침범하자, 이찬 세종으로 하여금 군사를 거느리고 출동하게 하였다. 세종은 일선 북쪽에서 이들을 격파하고, 3천7백 명을 목베었다. 내리서성을 쌓았다. (冬十月, 百濟侵西邊州郡, 命伊찬世宗出師, 擊破之於一善北, 斬獲三千七百級. 築內利西城)

그리고 아무런 기록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화랑세기'에도 미실이 반란에 관여했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죠. 미실과 설원은 잘 늙어 죽었고, 이들의 아들 보종 또한 유신의 뒤를 이어 풍월주에 오를 몸입니다.

한마디로 '난은 무슨 난?'입니다. 반란의 주모자들이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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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역사의 기록이 지목하고 있는 반란의 주범은 칠숙과 석품입니다. 이미 이 부분은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삼국사기 원문을 한번 확인합니다.

여름 5월, 이찬 칠숙과 아찬 석품이 반역을 도모하였다. 왕이 이를 알고 칠숙을 잡아 동쪽 시장에서 참수하고, 구족을 처형하였다. 아찬 석품은 백제 국경까지 도망하였으나, 처자가 보고 싶어 낮에는 숨고 밤이면 걸어서 총산까지 돌아왔다. 그는 그 곳에서 나무꾼 한 사람을 만나 그의 헤어진 옷과 바꾸어 입은채 나무를 지고 몰래 집에 돌아왔으나 곧 체포되어 처형당했다. (夏五月, 伊찬柒宿與阿찬石品謀叛, 王覺之, 捕捉柒宿, 斬之東市, 幷夷九族. 阿찬石品亡至百濟國境, 思見妻子, 晝伏夜行, 還至叢山, 見一樵夫, 脫衣換樵夫衣, 衣之, 負薪潛至於家, 被捉伏刑)

석품의 말로가 참 불쌍합니다. 아무튼 반란은 미실이 일으켰는데 칠숙과 석품은 척살당하지만 미실과 주변 인물들은 멀쩡하다.... 이건 참 불공평하기도 하지만, 과연 작가들이 어떻게 드라마를 풀어 나갈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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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덕만공주와 비담의 활약으로 미실은 큰 무력 충돌 없이 스스로 병력을 거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애당초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가 비담의 장래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비담의 요청에 따라 난을 거두는 것도 가능할 듯 합니다. 애당초 '미실이 직접 왕이 된다'는 황당무계한 목표는 무시해도 좋았을 듯 합니다.

그러고 나면 덕만공주와 미실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겠죠. (혹은 아래 댓글로 다른 분이 지적하셨듯 진주군 사령관 주진공과 덕만 사이에 먼저 합의가 타결될 수도 있겠습니다) 미실이 덕만에게 강요하려 했던 것과 반대로, 미실과 미실의 측근들이 모든 정무에서 손을 떼고 재야에 칩거하는 대신 난의 주모자로서의 처벌은 모면하게 해 주는 선에서 대략 대화가 끝날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정변이 있었고 군이 출동했는데 그냥 덮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여기선 누군가 희생양이 되어야겠죠. 그리고 칠숙과 석품이 그 굴레를 뒤집어 쓰게 될 겁니다. (아마 드라마 속 칠숙의 충성심으로 봐선 스스로 죄를 자처할 수도 있을 겁니다. )

이렇게 해서 비담과 유신, 춘추는 덕만공주를 옹립하는 세 축이 되고, 선덕여왕의 즉위에는 걸림돌이 사라집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 유신과 춘추가 한 편이 되어 비담을 배척하고, 결국 궁지에 몰린 비담이 난을 일으키는 지경에 다다르지만 그건 먼 훗날의 일입니다. 당장은 가장 확실한 같은 편일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지난번에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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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역사를 바꾸지 않는 한 필연입니다. 다만 남은 궁금증은 대체 덕만공주가 어떤 제안으로 미실로 하여금 뽑은 칼을 거두고 반란을 무마시킬수 있을까 하는 것인데, 어떤 명분을 대든 참 황당무계한 진행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비담과 덕만의 혼인...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그 정도로 뽑은 칼을 스스로 거두고 정국에서 물러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21세기도 아닌 7세기에 말입니다. 고작 몇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정변을 마무리한다는 건 그만큼 정변이 신속하고 별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을 때에나 가능한 일인데, 과연 무엇이 그렇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부디 작가진이 지혜를 발휘해서 보다 설득력있는 스토리를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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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케이블채널 tvN에서 '80일만에 서울대가기'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됐습니다(우선 가장 궁금하실 것부터 보면 비밀번호는 dream80이랍니다^.) 아무튼 제목부터 참 관심을 끕니다. 한국 중년 남녀의 공통적인 관심사라면 돈과 교육이 1,2위를 다툴텐데 그중 하나를 정면으로 겨냥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겁니다. 진지하게 성적을 올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EBS를 보는게 낫겠죠. 이 프로그램은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공부'를 갖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를 시험해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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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일찌기 MBC에서는 '공부의 제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의 왕도를 가르쳐주겠다'고 나선 적이 있고, 또 '꼴찌탈출'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학능력이 매우 낮은 학생들의 성적을 단시일내에 끌어올려 보겠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희한하게도 이 두 프로그램의 MC였던 이윤석과 김진수가 이번 '80일만에...'를 진행하는군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과 '80일만에...'의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열등생을 데리고 하건, 우등생을 데리고 하건 '성적을 끌어올린다'는 전제는 분명히 같습니다만 예전의 프로그램들은 어딘가 느슨한 면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즉, '언제까지 어느 정도나 성적을 올린다'는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좀 더 폭넓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여지가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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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다릅니다. '80일'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서울대'라는 공간적인 제약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즉 '80일 안에 (현재 성적으로 보아 서울대에 가지 못할 학생들이) 서울대를 가게 하겠다'는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설정이 정직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첫 방송에서는 7명의 고3 및 재수생들을 모아 놓고 합숙 수험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화면상으로 나타난 수능까지의 시간은 80일도 아닌 75일. 7명 가운데 과연 서울대를 가는 학생이 나올까요?

유력한 후보자는 지난해 연세대와 고려대를 지원했다 낙방했다는 재수생입니다. 이 정도라면 단기간에라도 입시에 도가 튼 유능한 강사들이 본격적으로 지원한다면 서울대를 갈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나머지 학생 가운데서도 서울대를 진학하는 학생이 나온다면 이 프로그램은 꽤 성공한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꽤 큰 금액이 될 제작비는 스타 강사들의 홍보비와 입시관련 용품의 PPL로 상당 부분 커버될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의 제목, '80일만에 서울대 가기'는 다소 기만적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그만이지만,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뭐 어쨌든 나머지 학생들도 성적이 꽤 오르기만 한다면 뭐라 탓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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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프로그램은 입시지옥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한국의 입시현장을 고발하는 프로그램도 아닙니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세상에 공부의 왕도라는게 있을리가 없죠. '성적올리기의 왕도'라면 어느 정도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일곱명의 학생들이 과연 성적이 오르는지 안 오르는지에 대한 변형 게임 쇼일 뿐입니다.

지원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최정예 전문가들로부터 무료로 지도를 받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그만치 방송으로 인한 귀찮은 요소들도 감내해야 합니다. 조명과 카메라의 방해로 공부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가끔은 '좀 더 재미있는 방송'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조건을 이겨내고 예상보다 좋은 학교를 간다면 뭐 누구라도 불만 없겠지만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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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동정을 할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대개 자체 경쟁을 통해 단 한 사람만 살아 남는 절대 다수의 서바이벌 쇼에 비해 이 학생들은 그 안에서의 경쟁 같은 것은 경험하지 않아도 좋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봐도 이들은 결코 불행한 편이 아닙니다.

또 이 프로그램의 성공에서 최대의 관건은 이들의 입시 결과겠지만 그 사이에 시청자들을 잡아 놓으려면 아무래도 출연자들이 드라마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들이 공부하는 중간에 보이는 감정의 변화나 발산이 화면으로 드러나야 할텐데, 과연 수험생들을 상대로 그런 밀착된 카메라 워킹이 가능할지도 궁금합니다.

아무튼 현재 가장 큰 관심은 이 영악한 쇼 프로그램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에 몰려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계속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 놓을 수 있을까요. 첫회는 비교적 성공적이었지만 2회에서도 그런 호응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성공한다면 최초의 '성공한 교육 버라이어티 쇼'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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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비슷한 소재의 일본 드라마 '드래곤 사쿠라'도 내년 1월쯤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 될 예정입니다. 그야말로 교육 붐이군요.


P.S.2. 오랜만에 이윤석과 김진수를 보니 '허리케인 블루'가 절로 생각나는군요.



블로그 방문의 마무리는 화끈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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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란 안 훙 감독의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을 보고 왔습니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제목은 저런데 왜 비는 안 나오고 이병헌이 나오느냐는 농담을 한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국내에 공개되다니, 세월 참 빠릅니다.

트란 감독은 잘 알려진대로 90년대 '시클로'와 '그린 파파야 향기'로 국제적인 주목을 끈 감독입니다. 그리고 2000년 이후 8년만에 이번 작품, '나는 비와 함께 간다'를 내놨고, 2010년 개봉 예정으로 현재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90년대의 트란 안 훙이 눈길을 끈 것은 베트남이라는 아열대 공간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끈끈함이 감도는 화면 안을 꽉 채우던 관능적이고 탐미적인 영상과, 순수와 현실의 대립이라는 소재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면 과연 지금도 그게 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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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 '나는 비와...'는 액션 느와르의 외피를 쓰고 있습니다. 당연히 총도 몇발 발사되죠. 일단 줄거리입니다.

경찰 출신인 탐정 클라인(조시 하트넷)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세계적인 갑부('세계 최대 제약회사의 주인'이란 설명이 붙여집니다)로부터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실종된 아들 시타오(기무라 타쿠야)를 찾아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시타오의 행적을 쫓아 홍콩까지 온 클라인은 홍콩 경찰인 친구 멩지(여문락)를 찾아 도움을 청하는데 이 과정에서 악질인 갱단 보스 수동포(이병헌)를 알게 됩니다. 어떤 것도 무참하게 살해해 버리는 잔학한 범죄자인 수동포에게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여인인 릴리(트란 누 엔 케)가 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분들은 여기까지만 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제목과 관련된 얘기는 영화 내용을 건드리게 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꼭 보시겠다는 분들은, 나머지 이야기도 영화를 본 뒤에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볼까 말까 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권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트란 감독은 '시클로'를 만들고 나서 13년 이상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걸작들은 시대를 넘어 서는 힘을 갖지만, 어떤 작품들은 그 시대가 지나면 용도폐기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 '나는 비와...'는 시대를 넘어서는 작품이라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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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형사인 탐정과 현직 강력계 형사, 그리고 악당 보스와 미녀가 나오는 이 작품은 전형적인 느와르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이 트란 안 훙인 이상, 관객의 위장을 쥐어 짜는 긴장감을 이 영화에서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졸음을 이길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이 영화를 특이하게 보이게 하는 것은 이른바 구세주 캐릭터입니다. 영화 속에서 기무라 타쿠야가 연기하는 시타오는 사람의 상처나 병을 치유하는 신비로운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대신 치료의 방법은 좀 독특합니다. 이미 알려진 치료사들과는 달리 시타오는 타인의 병이나 상처를 자신에게로 흡수해 그 사람을 낫게 합니다. 자연히 그 사람이 겪고 있던 고통은 그대로 시타오의 차지가 되죠. 시타오는 불사신의 몸이라 죽지는 않지만, 대신 상처가 나을 때까지 끔찍한 고통을 대신 겪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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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대신 겪는다는 것은 '타인의 죄를 대신 속죄한다'는 것을 곧바로 연상시킵니다. 그렇습니다. 시타오는 누가 보기에도 예수의 재림이었던 겁니다. 이 비유는 대단히 노골적입니다. 아름다운 창녀에서 그의 추종자로 변신하는 릴리는 막달라 마리아가 아니면 누구일까 싶습니다. 시타오는 자신을 죽이러 온 수동포를 살인자 바라바를 대하듯 합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는 비와...'는 이 추악한 욕망과 범죄의 시대에 잘못 찾아온 재림 예수에 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여기에 곁다리로 붙은 것은 클라인의 기억 속에서 계속 클라인을 괴롭히는 과거의 연쇄 살인마 이야기입니다. 이 연쇄살인범에 대한 기억은 클라인의 뇌리에 박혀서 그로 하여금 선과 악의 실체를 혼동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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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설정이 이제는 너무나도 흔해빠진 것이란 점입니다. 일찌기 니체가 말한(어느 책인지는 모릅니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 본다(Whoever fights monsters should see to it that in the process he does not become a monster. And when you look long into an abyss, the abyss also looks into you)'는 경구를 연상시키는 스토리는 더 이상 울궈먹을 게 없을 정도로 진부한 얘기가 돼 버렸습니다. 심지어 드라마 '아이리스'에도 나옵니다.

트란 안 훙 감독이 이 영화를 약 10년 전쯤 내놨더라면 아마도 이보다는 훨씬 우호적인 평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트란 감독이 '시클로'의 세계에 만족하고 있는 사이 세계는 2009년이 되어 버렸습니다. 유명 배우들을 끌어들이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이런 진부한 영화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성찰에 관객들이 탄복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일 듯 합니다. 차기작인 '노르웨이의 숲'은 오히려 통째로 회고적인 작품이니 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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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영화에서 기무라 타쿠야는 - 나름대로 열연하긴 했지만 - 이 영화에서 '2046'에 이어 또 한번 굴욕을 겪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사라곤 서너마디 뿐인, 그리고 나머지 장면에서는 모두 괴성을 지르며 굴러다니는 연기로 일관해야 하는 이런 캐릭터를 과연 일본 최고의 톱스타가 해야 하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도대체 왜 기무라가 이런 역할을 수락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한 영화라고는 '무사의 체통'과 '히어로' 정도가 전부인 기무라가 뭔가 좀 배우로서의 새로운 돌파구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이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건 납득할 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캐릭터로 대체 뭘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엑스트라로 전락했던 '2046'의 경험에서 별로 배운 것이 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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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지아이조'에서 주목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작품이나 감독보다 캐릭터의 힘이 컸다고 보아야 합니다. 문제는 감독이 뭘 보고 그런 캐릭터를 맡길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이병헌은 기무라 다쿠야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장점을 갖고 있죠. 영어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에서 두 사람의 영어 대사를 들어 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영어 실력이 배우로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자국어로 연기하는 배우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도 당연히 아닙니다(꼭 이런 헛소리를 하실 분이 있을 것 같아 노파심에서 덧붙이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굳이 '해외 진출'이라는 걸 원한다면, 아무래도 영어 실력은 필수일 듯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괴성을 지르는 벙어리 연기 외에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영화의 교훈 중 하나라고나 할까요.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는 연예인이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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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제목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성경 구절이 아닐까 했는데 딱 맞는 구절이 없더군요. 이사야 55장이나 에제키엘(에스겔) 13장에 뭔가 끌어다 붙일 수 있는 구절이 있긴 합니다만... 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 내리는 눈이 하늘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흠뻑 적시어 싹이 돋아 자라게 하며 씨뿌린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내주듯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그 받은 사명을 이루어 나의 역을 성취하지 아니하고는 그냥 나에게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As the rain and the snow come down from heaven, and do not return to it without watering the earth and making it bud and flourish, so that it yields seed for the sower and bread for the eater, so is my word that goes out from my mouth: It will not return to me empty, but will accomplish what I desire and achieve the purpose for which I sent it (이사야 55:10,11 - 해석은 공동번역)


블로그 방문의 완성은 한방의 추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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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권상우 부부의 화보가 눈길을 끈 적이 있습니다. 이 화보를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다른 부부의 이름이 떠올랐을 겁니다. 바로 데이비드 베컴 - 빅토리아 베컴이겠죠.

스타 커플들은 가끔 부부라는 이점(?)을 이용해 카메라 앞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애정표현을 하곤 합니다. 가끔은 '화보 찍으려고 결혼한거냐!'는 얘기가 나오고 싶도록 말이죠.^ 뭐 당연히 그럴 리는 없겠습니다만.

문득 권-손, 그리고 베컴 부부를 제외한 다른 커플들은 어떤 화보를 찍었는지 한번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뭐 그리 사례가 풍부하지 않아도 그냥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직접 찾아보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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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체 이런 화보의 가장 큰 목적은 뭘까요? 돈? 명예? 그건 아닌 것 같고... 사람들을 부러움이나 좌절감에 빠뜨리려는게 가장 큰 목적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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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미남 미녀 커플은 이미 결혼 직전에도 다른 사람들의 염장을 지른 적이 있습니다. 벌써 기억이 안 나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때도 이런 화보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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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화보의 경우, 국산품의 수준은 강도 면에서 뚝 떨어집니다.

속옷 광고니 잡지 화보니 해서 꽤 많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는 베컴 부부의 경우. 어떤 사진들은 좀 낯뜨거울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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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포즈를 맘놓고 취할 수 있고, 남들도 뭐 그러려니 넘어가는게 바로 부부 사이의 특권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비하면 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은 장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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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는 이들을 살짝 따라하는 듯한 화보를 내놨습니다. 'MR. AND MRS WILLIS'라는 것은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의 표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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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의 새 아내는 22세 연하의 영국 출신 모델 겸 배우 에마 헤밍입니다. 젊은날의 데미 무어를 닮았다는 평을 꽤 많이 듣고 있습니다. 사람의 취향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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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안에는 이런 SM 느낌의 화보도 있다는군요.

W지의 특징인가봅니다.


머라이어 캐리도 남편 닉 캐논과 함께 이런 포즈를 잡아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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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보를 찍는데 꼭 부부가 필요한 건 아니죠.

'하이스쿨 뮤지컬' 커플인 잭 에프런과 바네사 허진스도 동화 느낌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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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제시카 비엘... 이건 연출된 화면인지. 파파라치 샷이라기엔 너무 여러모로 완벽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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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용 사진은 아니지만 진짜 커플들은 러브신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모니카 벨루치와 뱅상 카셀이 '돌이킬수 없는'에서 보여준 후반부의 베드신은 자연스러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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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직업이 연기인 배우들은 화보 촬영 때에도 그럴싸한 감정을 뽑아내는게 당연합니다. 별 사이 아니라도 말입니다.

소지섭과 이지아가 얼마 전 진행한 이 화보도 꽤 느낌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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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화보를 보고 있으면 제목에 쓴 '스타커플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무색해지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두 배우가 화보를 찍는 동안만이라도 무슨 감정을 느꼈을지도.^

자, 진짜 커플 사진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느낌이 좀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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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커플의 이권 남용(?)은 클래식에서도 있습니다.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는 무대에서 수시로 '애정행각(?)'을 보여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죠. 특히 갈라 쇼 무대 같은 데서는 너무 천연덕스럽게 키스 등을 연출해 '뭐냐...'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아무튼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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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의 천둥번개 속에서 귀가들은 잘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꽤 젖었습니다.^

미리 2000만에 가까웠다고 설레발을 친 탓인지 뭘 들고 오셔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분들이 여럿 계셨던 모양입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 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뭐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 키보드에 머리를 박고 쓰러지지 않는 한 2000만이 곧 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괜히 설레발이 앞섰나 잠시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지난번의 예에 따라 오신 분들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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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임 장소에 도착했을 때 다섯 분이 와 있었습니다.

1. 아무래도 늘 가장 멀리서 오시는 분
2. '정말 또 와도 되냐'고 묻고 또 오신 기러기 한분
3. 오후 네시에 퇴근하고 오신 분(맨 첫 모임에 나타났다가 몇해만에 컴백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분은 신인이었습니다.

4. 늘 가장 멀리서 오시는 분보다 더 멀리서 오신 놀라운 분(밤은 어떻게...)
5. 새로운 노래방 몬스터의 출현을 알린 분


그리고는 대략 오신 순서대로

7. 어렸을땐 신체조건(키)의 이점이 뭐가 좋은지 모르셨다는 분
8. 이제는 대략 개근을 하고 있는 엄친아 한분
9. 전출
10. 말은 거의 전출이지만 실제로는 이제 겨우 두번째 방문인 분
11. 왜 블로그를 안 하는지 참 궁금한 선생님
12. 그분의 부인
13. 새로운 삶에 놀라운 적응을 보이시는 분(...분실사고는 안타깝습니다)
14. 최근 가족이 늘어나신 분(댓글 1위)
15. 날 잡은 놈

이렇게 해서 총 열 다섯명이 모였습니다. (오시기로 하고 나타나지 않은 분은 두분.)
 

예의 몸풀기 수다...가 있었고, 당연히 퀴즈...가 있었습니다.

2번, 11번, 12번님의 상품 협찬 덕분에 역대 모임 사상 선물이 가장 풍부했던 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설마 그 가운데서도 뭐 하나 챙겨가지 못한 분은 안 계시겠죠?) 그 와중에도 꽝표만 세개를 집어가신 분은 참...

새로 가족이 늘어난 14번의 살림 챙기기 실력이 돋보였던 하루였습니다.



2차. 이날 모임의 가장 큰 수확은 고리대금업자의 외모를 갖추고 2NE1을 소화하는 놀라운 뉴 페이스(5번)의 확인입니다. 아울러 오랜만에 재등장한 '말로만 전출' 씨(10번)의 실력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하면 셋이 노래방 24시간도 가능할 듯 합니다.

다음번쯤에는 이렇게 세 멤버가 소방차를 결성해서 보여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멤버는 정원관 1, 정원관 2, 정원관 3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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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밤 12시 전후해서 1, 2차가 정리된 느낌이라 3차까지 여덟 분이나 남았습니다(숫자로 하자면 2, 3, 4, 5, 6, 9, 10, 13번^^). 그런데 1, 2차에서 많이 달리신 탓인지 아무래도 3차에서는 살짝 횡설수설 분위기가 나더군요.

다음번에는 좀 더 바람직한 대화 분위기 형성을 위해 2차와 3차의 순서를 좀 바꾸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2차에서 칼로리 소모가 꽤 있었던 터라 그걸 보충할 3차가 필요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3차에서는 누가 계산하셨는지 아물아물합니다만, 계산해주신 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P.S. 어제도 몇가지 '1박2일'에 대한 제안이 나왔습니다. 왠지 이제는 MT로 가는 길이 역사의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 역사의 길에 몇분이나 동참하실지도 궁금합니다.^ (그런데 1박2일 하면 절반은 야외에서 자는 건가요?)


P.S.2. 어제 받은 선물 가운데 '앙금으로 구운 쿠키'는 2차에서 안주로 제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로만 전출^^'님의 케이크는 비 때문에 손잡이가 파손돼 차량 보유자들에게 눈물을 머금고 양도했습니다.

그래도 그 빗속에서 악착같이 남은 선물들을 고수해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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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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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신 호두 파이, 롤 케익, 딸기잼 파이, 쿠키입니다. 한결같이 맛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곧 개업하시면 꼭 성공하실 겁니다.

이 대목에서 레진사마가 부럽지 않아! 라고 하면 살짝 거짓말이겠지만^  참가해 주신 분들, 그리고 이밖에도 아주 고소한 선물을 보내 주신 분(사진은 생략합니다), 오시지는 않았지만 늘 성원해주시는 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2차 안 가고 도망가신 분들, 원망은 안 하겠습니다. 다만 앙금이 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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